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貴義

묵자 墨子 · 묵적(墨翟)과 그 문인들 · 기원전 4세기 무렵 · 단락 20 · 한자 1,846자 · 낭독 7.4분

「묵자」 귀의 「貴義」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전국시대에 유가와 나란히 「두 큰 무리」로 꼽히던 학파의 글이다. 한 사람의 저술이 아니라 묵적과 그 문인들이 대를 이어 보탠 것이라, 같은 주장을 상·중·하 세 벌로 적어 둔 편이 많다. 문파가 갈려 저마다 옮겨 적은 자취로 본다. 열 가지 주장이 뼈대다 — 어진 이를 높이고(상현), 위와 옳음을 같이하고(상동), 아울러 사랑하고(겸애), 침을 그르다 하고(비공), 씀에 마디 짓고(절용), 장사에 마디 짓고(절장), 하늘의 뜻을 따르고(천지), 귀신을 밝히고(명귀), 음악을 그르다 하고(비악), 명을 그르다 한다(비명). 「남의 집 보기를 제 집같이 하면 누가 훔치겠는가」가 겸애편에, 복숭아 한 알을 훔치면 벌하면서 남의 나라를 치면 기린다는 「비공」의 계단이, 잣대 없이 말하면 「돌아가는 물레 위에 해 뜨고 지는 자리를 세우는 것」이라는 세 표(三表)가 비명편에 있다. 끝의 「공수」 한 편은 이야기다. 초나라가 구름사다리를 만들어 송나라를 치려 하자 묵자가 열 낮 열 밤을 걸어가 공수반과 띠와 나뭇조각으로 아홉 번 겨루어 이기고,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나 정작 그 송나라 마을 문 안에서 비를 못 피한다.

子墨子曰:萬事莫貴於義。今謂人曰:「予子冠履,而斷子之手足,子爲之乎?」必不爲。何故?則冠履不若手足之貴也。又曰:「予子天下,而殺子之身,子爲之乎?」必不爲。何故?則天下不若身之貴也。爭一言以相殺,是貴義於其身也。故曰:萬事莫貴於義也。

묵자가 말하였다. 「만 가지 일에 옳음보다 귀한 것이 없다.

이제 남에게 이르기를 『그대에게 갓과 신을 주되 그대의 손과 발을 끊겠다. 그대는 하겠는가』 하면 반드시 하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갓과 신이 손과 발의 귀함만 못하기 때문이다.

또 이르기를 『그대에게 천하를 주되 그대의 몸을 죽이겠다. 그대는 하겠는가』 하면 반드시 하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천하가 몸의 귀함만 못하기 때문이다.

한마디 말을 다투다 서로 죽이니, 이는 옳음을 제 몸보다 귀히 여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만 가지 일에 옳음보다 귀한 것이 없다 한다.」

子墨子自魯之齊,即過故人,謂子墨子曰:「今天下莫爲義,子獨自苦而爲義,子不若已。」子墨子曰:「今有人於此,有子十人,一人耕而九人處,則耕者不可以不益急矣。何故?則食者衆而耕者寡也。今天下莫爲義,則子如勸我者也,何故止我?」

묵자가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가다가 옛 벗을 들렀다. 벗이 묵자에게 말하였다. 「이제 천하가 아무도 옳음을 하지 않는데 그대만 홀로 스스로 괴로워하며 옳음을 하니, 그대는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아들이 열인데 하나가 밭 갈고 아홉이 놀고 있다면, 밭 가는 이는 더욱 급히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슨 까닭인가. 먹는 이는 많고 밭 가는 이는 적기 때문이다. 이제 천하가 아무도 옳음을 하지 않으니, 그대는 마땅히 나를 권해야 할 터인데 무슨 까닭으로 나를 그치게 하는가.」

子墨子南游於楚,獻書惠王,惠王以老辭,使穆賀見子墨子,子墨子說穆賀,穆賀大說,謂子墨子曰:「子之言則成善矣,而君王天下之大王也,毋乃曰『賤人之所爲』而不用乎?」子墨子曰:「唯其可行。譬若藥然,草之本,天子食之以順其疾,豈曰『一草之本』而不食哉?今農夫入其稅於大人,大人爲酒醴粢盛,以祭上帝鬼神,豈曰『賤人之所爲』而不享哉?故雖賤人也,上比之農,下比之藥,曾不若一草之本乎?且主君亦嘗聞湯之說乎?昔者湯將往見伊尹,令彭氏之子御,彭氏之子半道而問曰:『君將何之?』湯曰:『將往見伊尹。』彭氏之子曰:『伊尹,天下之賤人也。君若欲見之,亦令召問焉,彼受賜矣。』湯曰:『非女所知也。今有藥於此,食之則耳加聰、目加明,則吾必說而强食之。今夫伊尹之於我國也,譬之良醫善藥也,而子不欲我見伊尹,是子不欲吾善也。』因下彭氏之子,不使御。彼苟然,然後可也。」

묵자가 남으로 초나라에 노닐며 혜왕에게 글을 바쳤다. 혜왕이 늙었다 하여 사양하고 목하로 하여금 묵자를 보게 하였다. 묵자가 목하를 달래니 목하가 크게 기뻐하여 묵자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말은 참으로 좋으나 임금은 천하의 큰 왕이니, 아마 『천한 사람이 한 것』이라 하여 쓰지 않지 않겠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오직 행할 만하면 된다. 비유하면 약과 같다. 풀뿌리를 천자가 먹어 그 병을 낫게 하는데, 어찌 『한 풀뿌리』라 하여 먹지 않겠는가.

이제 농부가 그 구실을 대인에게 들이면 대인이 술과 젯메를 갖추어 하느님과 귀신에게 제사하는데, 어찌 『천한 사람이 한 것』이라 하여 흠향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비록 천한 사람이라도 위로는 농부에 견주고 아래로는 약에 견주니, 어찌 한 풀뿌리만도 못하겠는가.

또 임금께서도 일찍이 탕임금의 말을 들으셨는가. 옛적에 탕임금이 장차 이윤을 보러 가려 하여 팽씨의 아들에게 수레를 몰게 하였다. 팽씨의 아들이 길 반쯤에서 물었다. 『임금께서 장차 어디로 가십니까.』 탕임금이 말하였다. 『장차 이윤을 보러 간다.』 팽씨의 아들이 말하였다. 『이윤은 천하의 천한 사람입니다. 임금께서 만일 그를 보고자 하시면 또한 불러 물으시면 저이가 은혜를 받을 것입니다.』

탕임금이 말하였다. 『네가 알 바가 아니다. 이제 여기 약이 있어 먹으면 귀가 더 밝아지고 눈이 더 밝아진다면, 나는 반드시 기뻐하며 힘써 먹을 것이다. 이제 저 이윤이 우리 나라에 대함은 비유하면 좋은 의원이요 좋은 약인데, 그대가 내가 이윤 보기를 바라지 않으니 이는 그대가 내가 착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하고 팽씨의 아들을 내려 수레를 몰지 못하게 하였다. 저이가 진실로 그러한 뒤에야 된다.」

子墨子曰:凡言、凡動,利於天鬼百姓者爲之;凡言、凡動,害於天鬼百姓者舍之。凡言、凡動,合於三代聖王堯舜禹湯文武者爲之;凡言、凡動,合於三代暴王桀紂幽厲者舍之。

묵자가 말하였다. 「무릇 말과 무릇 움직임이 하늘과 귀신과 백성에게 이로우면 하고, 무릇 말과 무릇 움직임이 하늘과 귀신과 백성에게 해로우면 놓는다. 무릇 말과 무릇 움직임이 삼대의 거룩한 왕 요·순·우·탕·문·무에 맞으면 하고, 무릇 말과 무릇 움직임이 삼대의 사나운 왕 걸과 주와 유왕과 여왕에 맞으면 놓는다.」

子墨子曰:言足以遷行者,常之;不足以遷行者,勿常。不足以遷行而常之,是蕩口也。

묵자가 말하였다. 「말이 행함으로 옮기기에 넉넉하면 늘 하고, 행함으로 옮기기에 넉넉하지 않으면 늘 하지 말라. 행함으로 옮기기에 넉넉하지 않은데 늘 하면 이는 입만 놀리는 것이다.」

子墨子曰:嘿則思,言則誨,動則事,使三者代御,必爲聖人。

묵자가 말하였다. 「잠잠하면 생각하고, 말하면 가르치고, 움직이면 일한다. 이 셋을 갈마들며 부리면 반드시 성인이 된다.」

必去六辟,必去喜、去怒、去樂、去悲、去愛,而用仁義。手足口鼻耳從事於義,必爲聖人。

반드시 여섯 치우침을 없애야 한다. 반드시 기쁨을 없애고 성냄을 없애고 즐거움을 없애고 슬픔을 없애고 사랑을 없애고 어짊과 옳음을 쓴다. 손과 발과 입과 코와 귀가 옳음을 좇는 일에 나아가면 반드시 성인이 된다.

子墨子謂二三子曰:爲義而不能,必無排其道。譬若匠人之斵而不能,無排其繩。

묵자가 두어 제자에게 말하였다. 「옳음을 하되 능하지 못하여도 반드시 그 도를 밀쳐 내지 말라. 비유하면 목수가 깎되 능하지 못하다 하여 그 먹줄을 밀쳐 내지 않는 것과 같다.」

子墨子曰:世之君子,使之爲一彘之宰,不能則辭之;使爲一國之相,不能而爲之。豈不悖哉?

묵자가 말하였다. 「세상의 군자는 그로 하여금 돼지 한 마리를 잡게 하면 능하지 못하다 하여 사양하고, 한 나라의 재상이 되게 하면 능하지 못한데도 한다. 어찌 어그러지지 않았는가.」

子墨子曰:今瞽曰「鉅者,白也。黔者,黑也」,雖明目者無以易之。兼白黑,使瞽取焉,不能知也。故我曰瞽不知白黑者,非以其名也,以其取也。今天下之君子之名仁也,雖禹湯無以易之。兼仁與不仁,而使天下之君子取焉,不能知也。故我曰天下之君子不知仁者,非以其名也,亦以其取也。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눈먼 이가 『큰 것은 흰 것이요 검은 것은 검은 것이다』 한다면, 비록 눈 밝은 이라도 이를 바꿀 수 없다. 흰 것과 검은 것을 아울러 놓고 눈먼 이로 하여금 고르게 하면 능히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내가 눈먼 이가 희고 검음을 알지 못한다 하는 것은 그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름으로 하는 것이다.

이제 천하의 군자가 어짊을 이름 붙임은 비록 우임금과 탕임금이라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어짊과 어질지 않음을 아울러 놓고 천하의 군자로 하여금 고르게 하면 능히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내가 천하의 군자가 어짊을 알지 못한다 하는 것은 그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그 고름으로 하는 것이다.」

子墨子曰:今士之用身,不若商人之用一布之慎也。商人用一布布,不敢繼苟而讐焉,必擇良者。今士之用身則不然,意之所欲則爲之,厚者入刑罰,薄者被毀醜。則士之用身,不若商人之用一布之慎也。

묵자가 말하였다. 「이제 선비가 제 몸 씀이 장사꾼이 베 한 필 쓰는 삼감만 못하다. 장사꾼이 베 한 필을 쓸 때 감히 구차히 이어 팔지 않고 반드시 좋은 것을 가린다.

이제 선비가 제 몸 씀은 그렇지 않아, 뜻에 바라는 바가 있으면 이를 하여 두터우면 형벌에 들고 엷으면 헐뜯음과 더러움을 입는다. 그러면 선비가 제 몸 씀이 장사꾼이 베 한 필 쓰는 삼감만 못하다.」

子墨子曰:世之君子欲其義之成,而助之脩其身則慍,是猶欲其墻之成,而人助之築則慍也。豈不悖哉?

묵자가 말하였다. 「세상의 군자가 그 옳음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그 몸 닦기를 도우면 성내니, 이는 그 담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남이 쌓기를 도우면 성내는 것과 같다. 어찌 어그러지지 않았는가.」

子墨子曰:古之聖王欲傳其道於後世,是故書之竹帛,鏤之金石,傳遺後世子孫,欲後世子孫法之也。今聞先王之遺而不爲,是廢先王之傳也。

묵자가 말하였다. 「옛적 거룩한 왕이 그 도를 뒷세상에 전하고자 하였으므로 대나무와 비단에 적고 쇠와 돌에 새겨 뒷세상 자손에게 전하여 남겼으니, 뒷세상 자손이 이를 법 삼기를 바라서다. 이제 앞선 임금이 남긴 것을 듣고도 하지 않으면 이는 앞선 임금의 전함을 폐하는 것이다.」

子墨子南遊使衛,關中載書甚多。弦唐子見而怪之,曰:「吾夫子教公尚過曰:『揣曲直而已。』今夫子載書甚多,何有也?」子墨子曰:「昔者周公旦朝讀書百篇,夕見漆十士,故周公旦佐相天子,其脩至於今。翟上無君上之事,下無耕農之難,吾安敢廢此?翟聞之,同歸之物,信有誤者。然而民聽不鈞,是以書多也。今若過之心者,數逆於精微,同歸之物既已知其要矣,是以不教以書也。而子何怪焉?」

묵자가 남으로 위나라에 사신 갈 때 수레에 실은 글이 매우 많았다. 현당자가 보고 괴이히 여겨 말하였다. 「우리 선생께서 공상과에게 가르치시기를 『굽고 곧음을 헤아릴 뿐이다』 하셨습니다. 이제 선생께서 글을 매우 많이 실으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옛적에 주공 단이 아침에 글 백 편을 읽고 저녁에 일흔 선비를 보았으므로, 주공 단이 천자를 도와 재상 노릇 하여 그 닦음이 이제까지 이른다.

나 적(翟)은 위로 임금 섬기는 일이 없고 아래로 밭 가는 어려움이 없으니, 내가 어찌 감히 이를 폐하겠는가. 내가 들으니 같은 데로 돌아가는 물건에도 참으로 어긋남이 있다 하였다. 그런데 백성의 들음이 고르지 않으니, 이로써 글이 많은 것이다.

이제 과(過)의 마음 같은 이는 여러 번 정밀하고 미묘한 데를 거슬러 같은 데로 돌아가는 물건의 요긴함을 이미 알았으니, 이로써 글로 가르치지 않는다. 그런데 그대는 무엇을 괴이히 여기는가.」

子墨子謂公良桓子曰:衛小國也,處於齊晉之閒,猶貧家之處於富家之閒也。貧家而學富家之衣食多用,則速亡必矣。今簡子之家,飾車數百乘,馬食菽粟者數百匹,婦人衣文繡者數百人。吾取飾車食馬之費與繡衣之財以畜士,必千人有餘。若有患難,則使數百人處於前,數百於後,與婦人數百人處前後孰安?吾以爲不若畜士之安也。

묵자가 공량환자에게 말하였다. 「위나라는 작은 나라라 제나라와 진나라 사이에 처하니, 가난한 집이 가멸은 집 사이에 처한 것과 같다. 가난한 집이 가멸은 집의 옷과 밥에 많이 쓰는 것을 배우면 빨리 없어질 것이 뻔하다.

이제 그대의 집에 꾸민 수레가 몇백 채요 콩과 조를 먹는 말이 몇백 마리요 무늬와 수를 입은 아낙이 몇백 사람이다. 내가 수레를 꾸미고 말을 먹이는 비용과 수놓은 옷의 재물을 취해 선비를 기른다면 반드시 천 사람이 넘을 것이다.

만일 근심과 어려움이 있으면 몇백 사람을 앞에 두고 몇백 사람을 뒤에 두는 것과, 아낙 몇백 사람을 앞뒤에 두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편안하겠는가. 나는 선비를 기르는 편안함만 못하다고 여긴다.」

子墨子仕人於衛,所仕者至而反。子墨子曰:「何故反?」對曰:「與我言而不當,曰『待女以千盆』,授我五百盆,故去之也。」子墨子曰:「授子過千盆,則子去之乎?」對曰:「不去。」子墨子曰:「然則非爲其不審也,爲其寡也。」

묵자가 어떤 사람을 위나라에 벼슬시켰는데, 벼슬한 이가 이르렀다가 돌아왔다.

묵자가 말하였다. 「무슨 까닭으로 돌아왔는가.」

답하였다. 「나와 말한 것이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너를 천 동이로 대접하겠다』 하고는 내게 오백 동이를 주었으므로 떠났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대에게 천 동이가 넘게 주었다면 그대는 떠났겠는가.」

답하였다. 「떠나지 않았겠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러면 그 살피지 않음 때문이 아니라 그 적음 때문이다.」

子墨子曰:世俗之君子,視義士不若視負粟者。今有人於此,負粟息於路側,欲起而不能,君子見之,無長少貴賤,必起之。何故也?曰:義也。今爲義之君子,奉承先王之道以語之,縱不說而行,又從而非毀之。則是世俗之君子之視義士也,不若視負粟者也。

묵자가 말하였다. 「세속의 군자가 옳은 선비 보기를 조를 진 이 보는 것만 못하게 한다.

이제 여기 어떤 사람이 조를 지고 길가에서 쉬는데 일어나려 하나 능하지 못하면, 군자가 이를 보고 어른이든 아이든 귀하든 천하든 반드시 일으켜 준다. 무슨 까닭인가. 말하기를, 옳음이다.

이제 옳음을 하는 군자가 앞선 임금의 도를 받들어 이어 말하면, 비록 기뻐하며 행하지는 않을망정 또 좇아 그르다 하고 헐뜯는다. 그러면 이는 세속의 군자가 옳은 선비 보기를 조를 진 이 보는 것만 못하게 하는 것이다.」

子墨子曰:商人之四方,市賈倍徙,雖有關梁之難、盜賊之危,必爲之。今士坐而言義,無關梁之難、盜賊之危,此爲倍徙不可勝計,然而不爲。則士之計利,不若商人之察也。

묵자가 말하였다. 「장사꾼이 사방에 가매 저자의 값이 갑절이 되니, 비록 관문과 다리의 어려움과 도적의 위태로움이 있어도 반드시 이를 한다.

이제 선비가 앉아서 옳음을 말하매 관문과 다리의 어려움도 없고 도적의 위태로움도 없으니, 이것이 갑절이 됨을 이루 셀 수 없다. 그런데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 선비가 이로움을 셈함이 장사꾼의 살핌만 못하다.」

子墨子北之齊,遇日者。日者曰:「帝以今日殺黑龍於北方,而先生之色黑,不可以北。」子墨子不聽,遂北至淄水,不遂而反焉。日者曰:「我謂先生不可以北。」子墨子曰:「南之人不得北,北之人不得南,其色有黑者,有白者,何故皆不遂也?且帝以甲乙殺青龍於東方,以丙丁殺赤龍於南方,以庚辛殺白龍於西方,以壬癸殺黑龍於北方,若用子之言,則是禁天下之行者也。是圍心而虛天下也,子之言不可用也。」

묵자가 북으로 제나라에 가다가 날 보는 이를 만났다. 날 보는 이가 말하였다. 「하느님이 오늘 북쪽에서 검은 용을 죽였는데 선생의 빛깔이 검으니 북으로 가면 안 됩니다.」

묵자가 듣지 않고 마침내 북으로 치수에 이르렀으나 이루지 못하고 돌아왔다.

날 보는 이가 말하였다. 「내가 선생께 북으로 가면 안 된다 하였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남쪽 사람이 북으로 가지 못하고 북쪽 사람이 남으로 가지 못한다면, 그 빛깔에 검은 이도 있고 흰 이도 있는데 무슨 까닭으로 다 이루지 못하겠는가.

또 하느님이 갑을에 동쪽에서 푸른 용을 죽이고, 병정에 남쪽에서 붉은 용을 죽이고, 경신에 서쪽에서 흰 용을 죽이고, 임계에 북쪽에서 검은 용을 죽인다 하니, 만일 그대의 말을 쓰면 이는 천하에 다니는 이를 금하는 것이다. 이는 마음을 에워싸고 천하를 비우는 것이니 그대의 말은 쓸 수 없다.」

子墨子曰:吾言足用矣,舍言革思者,是猶舍穫而攈粟也。以其言非吾言者,是猶以卵投石也,盡天下之卵,其石猶是也,不可毀也。

묵자가 말하였다. 「내 말이 쓰기에 넉넉하다. 내 말을 버리고 생각을 고치는 이는 거둠을 버리고 이삭을 줍는 것과 같다. 제 말로 내 말을 그르다 하는 이는 알로 돌을 치는 것과 같으니, 천하의 알을 다하여도 그 돌은 오히려 그대로라 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