魯問
魯君謂子墨子曰:「吾恐齊之攻我也,可救乎?」子墨子曰:「可。昔者三代之聖王禹湯文武,百里之諸侯也,說忠行義,取天下。三代之暴王桀紂幽厲,讐怨行暴,失天下。吾願主君之上者尊天事鬼,下者愛利百姓,厚爲皮幣,卑辭令,亟徧禮四鄰諸侯,敺國而以事齊,患可救也。非願無可爲者。」
노나라 임금이 묵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제나라가 우리를 칠까 두렵다. 건질 수 있겠는가.」
묵자가 말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옛적 삼대의 거룩한 왕 우임금과 탕임금과 문왕과 무왕은 백 리 제후였는데 참됨을 달래고 옳음을 행하여 천하를 얻었고, 삼대의 사나운 왕 걸과 주와 유왕과 여왕은 원수 지고 사나움을 행하여 천하를 잃었습니다.
저는 임금께서 위로는 하늘을 높이고 귀신을 섬기며 아래로는 백성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고, 가죽과 폐백을 두터이 하고 말을 낮추어 사방 이웃 제후에게 재빨리 두루 예를 갖추고, 나라를 몰아 제나라를 섬기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근심을 건질 수 있습니다. 이 밖에는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齊將伐魯,子墨子謂項子牛曰:「伐魯,齊之大過也。昔者吳王東伐越,棲諸會稽;西伐楚,葆昭王於隨;北伐齊,取國太子以歸於吳。諸侯報其讐,百姓苦其勞而弗爲用,是以國爲虛戾,身爲刑戮也。昔者智伯伐范氏與中行氏,兼三晉之地。諸侯報其讎,百姓苦其勞而弗爲用,是以國爲虛戾,身爲刑戮,用是也。故大國之攻小國也,是交相賊也,過必反於國。」
제나라가 장차 노나라를 치려 하매 묵자가 항자우에게 말하였다. 「노나라를 침은 제나라의 큰 허물입니다.
옛적에 오나라 왕이 동으로 월나라를 쳐서 회계에 몰아넣고, 서로 초나라를 쳐서 소왕을 수(隨)에 숨게 하고, 북으로 제나라를 쳐서 나라의 태자를 잡아 오나라로 돌아갔습니다. 제후가 그 원수를 갚고 백성이 그 수고로움을 괴로워하여 쓰이지 않았으니, 이로써 나라가 빈터가 되고 몸이 형벌로 죽었습니다.
옛적에 지백이 범씨와 중항씨를 치고 세 진(晉)의 땅을 아울렀습니다. 제후가 그 원수를 갚고 백성이 그 수고로움을 괴로워하여 쓰이지 않았으니, 이로써 나라가 빈터가 되고 몸이 형벌로 죽은 것이 이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침은 이는 사귀어 서로 해치는 것이라 허물이 반드시 제 나라로 돌아옵니다.」
子墨子見齊大王,曰:「今有刀於此,試之人頭,倅然斷之,可謂利乎?」大王曰:「利。」子墨子曰:「多試之人頭,倅然斷之,可謂利乎?」大王曰:「利。」子墨子曰:「刀則利矣,孰將受其不祥?」大王曰:「刀受其利,試者受其不祥。」子墨子曰:「并國覆軍,賊𢽅百姓,孰將受其不祥?」大王俯仰而思之,曰:「我受其不祥。」
묵자가 제나라 대왕을 뵙고 말하였다. 「이제 여기 칼이 있어 사람 머리에 시험하매 쓱 끊어지면 날카롭다 할 만합니까.」
대왕이 말하였다. 「날카롭다.」
묵자가 말하였다. 「사람 머리에 여러 번 시험하매 쓱 끊어지면 날카롭다 할 만합니까.」
대왕이 말하였다. 「날카롭다.」
묵자가 말하였다. 「칼은 날카롭거니와 누가 장차 그 상서롭지 못함을 받겠습니까.」
대왕이 말하였다. 「칼은 그 날카로움을 받고 시험한 이가 그 상서롭지 못함을 받는다.」
묵자가 말하였다. 「나라를 아우르고 군사를 엎고 백성을 해쳐 죽이면 누가 장차 그 상서롭지 못함을 받겠습니까.」
대왕이 굽어보고 우러러보며 생각하다가 말하였다. 「내가 그 상서롭지 못함을 받는다.」
魯陽文君將攻鄭,子墨子聞而止之,謂陽文君曰:「今使魯四境之內,大都攻其小都,大家伐其小家,殺其人民,取其牛馬狗豕布帛米粟貨財,則何若?」魯陽文君曰:「魯四境之內,皆寡人之臣也。今大都攻其小都,大家伐其小家,奪之貨財,則寡人必將厚罰之。」子墨子曰:「夫天之兼有天下也,亦猶君之有四境之內也。今舉兵將以攻鄭,天誅亓不至乎?」魯陽文君曰:「先生何止我攻鄭也?我攻鄭順於天之志,鄭人三世殺其父,天加誅焉,使三年不全,我將助天誅也。」子墨子曰:「鄭人三世殺其父,而天加誅焉,使三年不全,天誅足矣。今又舉兵將以攻鄭,曰:『吾攻鄭也,順於天之志。』譬有人於此,其子强梁不材,故其父笞之。其鄰家之父舉木而擊之,曰:『吾擊之也,順於其父之志。』則豈不悖哉!」子墨子謂魯陽文君曰:「攻其鄰國,殺其民人,取其牛馬粟米貨財,則書之於竹帛,鏤之於金石,以爲銘於鍾鼎,傳遺後世子孫,曰:『莫若吾多。』今賤人也,亦攻其鄰家,殺其人民,取其狗豕食糧衣裘,亦書之竹帛,以爲銘於席豆,以遺後世子孫,曰:『莫若我多。』亓可乎?」魯陽文君曰:「然,吾以子之言觀之,則天下之所謂可者,未必然也。」
노양 문군이 장차 정나라를 치려 하매 묵자가 듣고 이를 그치게 하려 노양 문군에게 말하였다.
「이제 노나라 네 지경 안에서 큰 도읍이 그 작은 도읍을 치고 큰 집이 그 작은 집을 쳐서, 그 백성을 죽이고 그 소와 말과 개와 돼지와 베와 비단과 쌀과 조와 재물을 가져간다면 어떠하겠습니까.」
노양 문군이 말하였다. 「노나라 네 지경 안이 다 과인의 신하다. 이제 큰 도읍이 그 작은 도읍을 치고 큰 집이 그 작은 집을 쳐서 그 재물을 빼앗으면 과인이 반드시 장차 두터이 벌하겠다.」
묵자가 말하였다. 「무릇 하늘이 천하를 아울러 가짐도 또한 임금께서 네 지경 안을 가진 것과 같습니다. 이제 군사를 들어 장차 정나라를 치려 하시니 하늘이 벌함이 어찌 이르지 않겠습니까.」
노양 문군이 말하였다. 「선생은 어찌 내가 정나라 치는 것을 그치게 하는가. 내가 정나라를 침은 하늘의 뜻에 따르는 것이다. 정나라 사람이 세 대에 걸쳐 그 아비를 죽였으매 하늘이 벌을 더하여 세 해 동안 온전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나는 장차 하늘의 벌을 돕는 것이다.」
묵자가 말하였다. 「정나라 사람이 세 대에 걸쳐 그 아비를 죽였으매 하늘이 벌을 더하여 세 해 동안 온전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하늘의 벌이 넉넉합니다. 이제 또 군사를 들어 장차 정나라를 치며 『내가 정나라를 침은 하늘의 뜻에 따르는 것이다』 하십니다.
비유하면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그 아들이 억세고 재목이 못 되므로 그 아비가 매를 칩니다. 그 이웃집 아비가 몽둥이를 들어 그를 치며 『내가 그를 침은 그 아비의 뜻에 따르는 것이다』 한다면 어찌 어그러지지 않겠습니까.」
묵자가 노양 문군에게 말하였다. 「그 이웃 나라를 쳐서 그 백성을 죽이고 그 소와 말과 조와 쌀과 재물을 가져가면 이를 대나무와 비단에 적고 쇠와 돌에 새겨 종과 솥에 새김을 삼아 뒷세상 자손에게 전하여 남기며 『아무도 나만큼 많지 않다』 합니다.
이제 천한 사람도 또한 그 이웃집을 쳐서 그 사람을 죽이고 그 개와 돼지와 먹을 것과 옷과 갖옷을 가져가고, 또한 이를 대나무와 비단에 적고 자리와 그릇에 새김을 삼아 뒷세상 자손에게 남기며 『아무도 나만큼 많지 않다』 한다면 그것이 되겠습니까.」
노양 문군이 말하였다. 「그렇다. 내가 그대의 말로 보건대 천하가 이르는 옳다는 것이 반드시 그렇지는 않구나.」
子墨子謂魯陽文君曰:「世俗之君子,皆知小物而不知大物。今有人於此,竊一犬一彘則謂之不仁,竊一國一都則以爲義。譬猶小視白謂之白,大視白則謂之黑。是故世俗之君子知小物而不知大物者,此若言之謂也。」
묵자가 노양 문군에게 말하였다. 「세속의 군자가 다 작은 물건은 알고 큰 물건은 알지 못합니다. 이제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개 한 마리와 돼지 한 마리를 훔치면 어질지 않다 하고, 나라 하나와 도읍 하나를 훔치면 옳다 합니다. 비유하면 작게 흰 것을 보고는 희다 하고 크게 흰 것을 보고는 검다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세속의 군자가 작은 물건은 알고 큰 물건은 알지 못한다는 것이 이 말을 이름입니다.」
魯陽文君語子墨子曰:「楚之南有啖人之國者焉,其國之長子生,則解而食之,謂之宜弟。美,則以遺其君,君喜則賞其父。豈不惡俗哉?」子墨子曰:「雖中國之俗,亦猶是也。殺其父而賞其子,何以異食其子而賞其父者哉?苟不用仁義,何以非夷人食其子也?」
노양 문군이 묵자에게 말하였다. 「초나라 남쪽에 사람 먹는 나라가 있어 그 나라의 맏아들이 나면 갈라 먹으며 이를 아우에게 마땅하다 하고, 맛이 좋으면 그 임금에게 보내며 임금이 기뻐하면 그 아비에게 상을 준다 한다. 어찌 나쁜 풍속이 아닌가.」
묵자가 말하였다. 「비록 중원의 풍속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그 아비를 죽이고 그 아들에게 상 주는 것이 그 아들을 먹고 그 아비에게 상 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진실로 어짊과 옳음을 쓰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오랑캐가 그 아들 먹는 것을 그르다 하겠습니까.」
魯君之嬖人死,魯君爲之誄,魯人因說而用之。子墨子聞之,曰:「誄者,道死人之志也。今因說而用之,是猶以來首從服也。」魯陽文君謂子墨子曰:「有語我以忠臣者,令之俯則俯,令之仰則仰,處則靜,呼則應,可謂忠臣乎?」子墨子曰:「令之俯則俯,令之仰則仰,是似景也。處則靜,呼則應,是似響也。君將何得於景與響哉?若以翟之所謂忠臣者,上有過則微之以諫,己有善則訪之上,而無敢以告外,匡其邪而入其善,尚同而無下比,是以美善在上而怨讐在下,安樂在上而憂慼在臣。此翟之所謂忠臣者也。」
노나라 임금의 사랑하는 이가 죽으매 노나라 임금이 그를 위해 애도문을 지었다. 노나라 사람이 이로 인해 기뻐하며 그를 썼다. 묵자가 이를 듣고 말하였다. 「애도문이란 죽은 사람의 뜻을 말하는 것이다. 이제 기뻐한다 하여 그를 쓰니, 이는 상여 앞머리를 따라 옷을 입는 것과 같다.」
노양 문군이 묵자에게 말하였다. 「내게 참된 신하를 말해 준 이가 있는데, 굽히라 하면 굽히고 우러르라 하면 우러르며, 두면 고요하고 부르면 응한다 하니 참된 신하라 할 만한가.」
묵자가 말하였다. 「굽히라 하면 굽히고 우러르라 하면 우러르니 이는 그림자와 같고, 두면 고요하고 부르면 응하니 이는 메아리와 같습니다. 임금께서 장차 그림자와 메아리에게서 무엇을 얻겠습니까.
제가 이르는 참된 신하란, 위에 허물이 있으면 살며시 간하고 제게 착함이 있으면 위에 아뢰되 감히 밖에 알리지 않으며, 그 그릇됨을 바로잡고 그 착함을 들이고, 위와 같이하되 아래로 패거리 짓지 않습니다. 이로써 아름답고 착함은 위에 있고 원망과 원수는 아래에 있으며, 편안하고 즐거움은 위에 있고 근심과 시름은 신하에게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이르는 참된 신하입니다.」
魯君謂子墨子曰:「我有二子,一人者好學,一人者好分人財,孰以爲太子而可?」子墨子曰:「未可知也,或所爲賞與爲是也。魡者之恭,非爲魚賜也;餌鼠以蟲,非愛之也。吾願主君之合其志功而觀焉。」
노나라 임금이 묵자에게 말하였다. 「내게 두 아들이 있어 하나는 배우기를 좋아하고 하나는 남에게 재물 나누기를 좋아한다. 누구를 태자로 삼는 것이 좋겠는가.」
묵자가 말하였다.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혹 상 주는 것을 위해 그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낚시하는 이의 공손함은 물고기에게 주려는 것이 아니요, 쥐에게 벌레로 미끼 주는 것은 쥐를 사랑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임금께서 그 뜻과 공을 합하여 보시기를 바랍니다.」
魯人有因子墨子而學其子者,其子戰而死,其父讓子墨子。子墨子曰:「子欲學子之子,今學成矣,戰而死,而子慍,是猶欲糶糴,讎則慍也,豈不費哉!」
노나라 사람으로 묵자를 말미암아 그 아들을 배우게 한 이가 있었는데, 그 아들이 싸우다 죽으매 그 아비가 묵자를 나무랐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대가 그대의 아들을 배우게 하고자 하여 이제 배움이 이루어졌는데, 싸우다 죽었다 하여 그대가 성내니, 이는 팔고 사기를 바라면서 팔리면 성내는 것과 같으니 어찌 어그러지지 않은가.」
魯之南鄙人有吳慮者,冬陶夏耕,自比於舜。子墨子聞而見之,吳慮謂子墨子曰:「義耳義耳,焉用言之哉?」子墨子曰:「子之所謂義者,亦有力以勞人,有財以分人乎?」吳慮曰:「有。」子墨子曰:「翟嘗計之矣。翟慮耕而食天下之人矣,盛,然後當一農之耕,分諸天下,不能人得一升粟。籍而以爲得一升粟,其不能飽天下之飢者,既可睹矣。翟慮織而衣天下之人矣,盛,然後當一婦人之織,分諸天下,不能人得尺布。籍而以爲得尺布,其不能煖天下之寒者,既可睹矣。翟慮被堅執銳救諸侯之患,盛,然後當一夫之戰。一夫之戰,其不御三軍,既可睹矣。翟以爲不若誦先王之道而求其說,通聖人之言而察其辭,上說王公大人,次說匹夫徒步之士。王公大人用吾言,國必治;匹夫徒步之士用吾言,行必脩。故翟以爲雖不耕而食飢,不織而衣寒,功賢於耕而食之、織而衣之者也。故翟以爲雖不耕織乎,而功賢於耕織也。」
노나라 남쪽 시골 사람에 오려(吳慮)라는 이가 있어 겨울에 그릇을 굽고 여름에 밭 갈며 스스로 순임금에 견주었다. 묵자가 듣고 그를 보았다.
오려가 묵자에게 말하였다. 「옳음일 뿐이요 옳음일 뿐인데 어찌 말을 쓰겠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그대가 이르는 옳음이란 또한 힘이 있어 남을 위해 수고하고 재물이 있어 남에게 나누는 것인가.」
오려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내가 일찍이 이를 셈해 보았다. 내가 밭 갈아 천하 사람을 먹이려 헤아려 보니, 성하여도 한 농부의 밭갊에 맞을 뿐이라 천하에 나누면 사람마다 한 되 조를 얻을 수 없다. 설령 한 되 조를 얻는다 한들 천하의 주림을 배부르게 할 수 없음은 이미 볼 만하다.
내가 짜서 천하 사람을 입히려 헤아려 보니, 성하여도 한 아낙의 짜기에 맞을 뿐이라 천하에 나누면 사람마다 한 자 베를 얻을 수 없다. 설령 한 자 베를 얻는다 한들 천하의 추위를 따뜻하게 할 수 없음은 이미 볼 만하다.
내가 굳은 갑옷을 입고 날카로운 병기를 잡아 제후의 근심을 건지려 헤아려 보니, 성하여도 한 사내의 싸움에 맞을 뿐이다. 한 사내의 싸움으로 삼군을 막지 못함은 이미 볼 만하다.
나는 앞선 임금의 도를 외어 그 말을 구하고 성인의 말에 통하여 그 말을 살펴, 위로는 왕공과 대인을 달래고 다음으로는 필부와 걸어 다니는 선비를 달래는 것만 못하다고 여긴다. 왕공과 대인이 내 말을 쓰면 나라가 반드시 다스려지고, 필부와 걸어 다니는 선비가 내 말을 쓰면 행실이 반드시 닦인다.
그러므로 나는 비록 밭 갈지 않고 주린 이를 먹이고 짜지 않고 추운 이를 입혀도, 공이 밭 갈아 먹이고 짜서 입히는 이보다 낫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나는 비록 밭 갈고 짜지 않아도 공이 밭 갈고 짜는 것보다 낫다고 여긴다.」
吳慮謂子墨子曰:「義耳義耳,焉用言之哉?」子墨子曰:「籍設而天下不知耕,教人耕,與不教人耕而獨耕者,其功孰多?」吳慮曰:「教人耕者其功多。」子墨子曰:「籍設而攻不義之國,鼓而使衆進戰,與不鼓而使衆進戰而獨進戰者,其功孰多?」吳慮曰:「鼓而進衆者其功多。」子墨子曰:「天下匹夫徒步之士少知義,而教天下以義者功亦多,何故弗言也?若得鼓而進於義,則吾義豈不益進哉?」
오려가 묵자에게 말하였다. 「옳음일 뿐이요 옳음일 뿐인데 어찌 말을 쓰겠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설령 천하가 밭 갈 줄 모른다 하고, 사람에게 밭 갈기를 가르치는 이와 사람에게 가르치지 않고 홀로 밭 가는 이 가운데 그 공이 어느 쪽이 많겠는가.」
오려가 말하였다. 「사람에게 밭 갈기를 가르치는 이의 공이 많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설령 옳지 않은 나라를 치는데, 북을 쳐서 무리로 하여금 나아가 싸우게 하는 이와 북을 치지 않고 홀로 나아가 싸우는 이 가운데 그 공이 어느 쪽이 많겠는가.」
오려가 말하였다. 「북을 쳐서 무리를 나아가게 하는 이의 공이 많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천하의 필부와 걸어 다니는 선비가 옳음을 아는 이가 적으니, 천하를 옳음으로 가르치는 이의 공이 또한 많다. 무슨 까닭으로 말하지 않겠는가. 만일 북을 쳐서 옳음에 나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내 옳음이 어찌 더욱 나아가지 않겠는가.」
子墨子游公尚過於越,公尚過說越王,越王大說,謂公尚過曰:「先生苟能使子墨子至於越而教寡人,請裂故吳之地方五百里以封子墨子。」公尚過許諾,遂爲公尚過束車五十乘,以迎子墨子於魯,曰:「吾以夫子之道說越王,越王大說,謂過曰:苟能使子墨子至於越而教寡人,請裂故吳之地方五百里以封子。」子墨子謂公尚過曰:「子觀越王之志何若?意越王將聽吾言,用我道,則翟將往,量腹而食,度身而衣,自比於羣臣,奚能以封爲哉?抑越王不聽吾言,不用吾道,而我往焉,則是我以義䊮也。鈞之䊮,亦於中國耳,何必於越哉?」
묵자가 공상과를 월나라에 보내 노닐게 하였다. 공상과가 월왕을 달래니 월왕이 크게 기뻐하여 공상과에게 말하였다. 「선생이 진실로 묵자를 월나라에 이르게 하여 과인을 가르치게 할 수 있다면, 옛 오나라의 땅 사방 오백 리를 갈라 묵자에게 봉하기를 청한다.」
공상과가 허락하고, 마침내 공상과를 위해 수레 쉰 채를 묶어 노나라로 묵자를 맞으러 가서 말하였다. 「제가 선생의 도로 월왕을 달래니 월왕이 크게 기뻐하여 저에게 말하기를 『진실로 묵자를 월나라에 이르게 하여 과인을 가르치게 할 수 있다면, 옛 오나라의 땅 사방 오백 리를 갈라 그대에게 봉하기를 청한다』 하였습니다.」
묵자가 공상과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월왕의 뜻을 보건대 어떠한가. 만일 월왕이 장차 내 말을 듣고 내 도를 쓴다면 나는 장차 가서 배를 헤아려 먹고 몸을 재어 입으며 스스로 뭇 신하에 견줄 것이니, 어찌 봉함을 쓰겠는가.
그러나 월왕이 내 말을 듣지 않고 내 도를 쓰지 않는데 내가 간다면, 이는 내가 옳음을 팔아먹는 것이다. 고르게 팔아먹을 바에는 또한 중원에서 할 뿐이지 어찌 반드시 월나라에서 하겠는가.」
子墨子游,魏越曰:「既得見四方之君,子則將先語?」子墨子曰:「凡入國,必擇務而從事焉。國家昏亂,則語之尚賢尚同;國家貧,則語之節用節葬;國家憙音湛湎,則語之非樂非命;國家淫僻無禮,則語之尊天事鬼;國家務奪侵凌,即語之兼愛非攻。故曰:擇務而從事焉。」
묵자가 노닐 때 위월이 말하였다. 「사방의 임금을 뵙게 되면 선생께서는 장차 무엇을 먼저 말씀하시겠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무릇 나라에 들면 반드시 힘쓸 것을 가려 일을 좇는다.
나라가 어둡고 어지러우면 어진 이를 높이고 위와 같이하라 말하고, 나라가 가난하면 씀에 마디 짓고 장사에 마디 지으라 말하고, 나라가 소리를 즐겨 술에 빠지면 음악을 그르다 하고 명을 그르다 하라 말하고, 나라가 넘치고 치우쳐 예가 없으면 하늘을 높이고 귀신을 섬기라 말하고, 나라가 빼앗고 침노하기에 힘쓰면 아울러 사랑하고 침을 그르다 하라 말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힘쓸 것을 가려 일을 좇는다 한다.」
子墨子曰出曹公子而於宋,三年而反,睹子墨子曰:「始吾游於子之門,短褐之衣,藜藿之羹,朝得之則夕弗得,弗得祭祀鬼神。今而以夫子之故,家厚於始也,有家厚謹祭祀鬼神。然而人徒多死,六畜不蕃,身湛於病,吾未知夫子之道之可用也。」子墨子曰:「不然,夫鬼神之所欲於人者多,欲人之處高爵祿則以讓賢也,多財則以分貧也,夫鬼神豈唯擢季拑肺之爲欲哉?今子處高爵祿而不以讓賢,一不祥也;多財而不以分貧,二不祥也。今子事鬼神,唯祭而已矣,而曰:『病何自至哉?』是猶百門而閉一門焉,曰:『盜何從入?』若是而求福,於有?怪之鬼,豈可哉?」
묵자가 조공자를 송나라에 내보냈는데 세 해 만에 돌아와 묵자를 뵙고 말하였다. 「처음 제가 선생의 문에 노닐 때 짧은 털옷을 입고 명아주와 콩잎 국을 먹어, 아침에 얻으면 저녁에 얻지 못하여 귀신에게 제사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선생의 까닭으로 집이 처음보다 두터워져 집이 두터우매 삼가 귀신에게 제사합니다. 그런데 사람 무리가 많이 죽고 여섯 가축이 붇지 않고 몸이 병에 잠기니, 저는 아직 선생의 도가 쓸 만한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다. 무릇 귀신이 사람에게 바라는 것이 많다. 사람이 높은 벼슬과 녹에 처하면 어진 이에게 사양하고, 재물이 많으면 가난한 이에게 나누기를 바란다. 무릇 귀신이 어찌 오직 뽑아 먹고 씹는 것만 바라겠는가.
이제 그대가 높은 벼슬과 녹에 처하되 어진 이에게 사양하지 않으니 하나의 상서롭지 못함이요, 재물이 많되 가난한 이에게 나누지 않으니 둘째 상서롭지 못함이다. 이제 그대가 귀신을 섬김이 오직 제사할 뿐이면서 『병이 어디서 이르렀는가』 하니, 이는 백 문 가운데 한 문을 닫고 『도둑이 어디로 들어오겠는가』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하고서 복을 구하니, 괴이한 귀신에게 어찌 될 일이겠는가.」
魯祝以一豚祭,而求百福於鬼神。子墨子聞之,曰:「是不可。今施人薄而望人厚,則人唯恐其有賜於己也。今以一豚祭而求百福於鬼神,鬼神唯恐其以牛羊祀也。古者聖王事鬼神,祭而已矣。今以豚祭而求百福,則其富不如其貧也。」
노나라 축(祝)이 돼지 한 마리로 제사하고 귀신에게 백 가지 복을 구하였다. 묵자가 듣고 말하였다. 「이는 안 된다. 이제 남에게 베풂이 엷으면서 남에게 두터움을 바라면, 남이 오직 제게 줄 것이 있을까 두려워한다. 이제 돼지 한 마리로 제사하고 귀신에게 백 가지 복을 구하면, 귀신이 오직 소와 양으로 제사할까 두려워한다.
옛적 거룩한 왕이 귀신을 섬김에 제사할 뿐이었다. 이제 돼지로 제사하고 백 가지 복을 구하면 그 가멸음이 그 가난함만 못하다.」
彭輕生子曰:「往者可知,來者不可知。」子墨子曰:「籍設而親在百里之外,則遇難焉,期以一日也,及之則生,不及則死。今有固車良馬於此,又有奴馬四隅之輪於此,使子擇焉,子將可乘?」對曰:「乘良馬固車,可以速至。」子墨子曰:「焉在矣來。」
팽경생자가 말하였다. 「지난 것은 알 수 있어도 올 것은 알 수 없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설령 어버이가 백 리 밖에 있는데 어려움을 만나 하루로 기약하여 미치면 살고 미치지 못하면 죽는다 하자. 이제 여기 굳은 수레와 좋은 말이 있고 또 여기 둔한 말과 네 모서리 바퀴가 있어 그대로 하여금 가리게 한다면 그대는 무엇을 타겠는가.」
답하였다. 「좋은 말과 굳은 수레를 타야 빨리 이를 수 있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어찌 올 것을 알지 못한다 하는가.」
孟山譽王子閭曰:「昔白公之禍,執王子閭,斧鉞鉤要,直兵當心,謂之曰:『爲王則生,不爲王則死。』王子閭曰:『何其侮我也。殺我親,而喜我以楚國。我得天下而不義,不爲也,又況於楚國乎?』遂而不爲。王子閭豈不仁哉?」子墨子曰:「難則難矣,然而未仁也。若以王爲無道,則何故不受而治也?若以白公爲不義,何故不受王,誅白公然而反王?故曰:難則難矣,然而未仁也。」
맹산이 왕자 려(閭)를 기려 말하였다. 「옛적 백공의 난에 왕자 려를 잡아 도끼로 허리를 걸고 곧은 병기를 가슴에 대고 이르기를 『왕이 되면 살고 왕이 되지 않으면 죽는다』 하였습니다.
왕자 려가 말하기를 『어찌 그리 나를 업신여기는가. 내 친척을 죽이고 나를 초나라로 기쁘게 하려는가. 내가 천하를 얻어도 옳지 않으면 하지 않겠거늘 하물며 초나라이겠는가』 하고 마침내 하지 않았습니다. 왕자 려가 어찌 어질지 않겠습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어렵기는 어렵거니와 그러나 아직 어질지는 않다. 만일 왕이 도가 없다 여겼다면 무슨 까닭으로 받아 다스리지 않았는가. 만일 백공이 옳지 않다 여겼다면 무슨 까닭으로 왕을 받아 백공을 벤 뒤에 왕에게 돌려주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이르기를, 어렵기는 어렵거니와 그러나 아직 어질지는 않다 한다.」
子墨子使勝綽事項子牛,項子牛三侵魯地,而勝綽三從。子墨子聞之,使高孫子請而退之,曰:「我使綽也,將以濟驕而正嬖也。今綽也,祿厚而譎夫子,夫子三侵魯,而綽三從,是鼓鞭於馬靳也。翟聞之,言義而弗行,是犯明也。綽非弗之知也,祿勝義也。」
묵자가 승작으로 하여금 항자우를 섬기게 하였다. 항자우가 세 번 노나라 땅을 침노하매 승작이 세 번 좇았다.
묵자가 듣고 고손자로 하여금 청하여 그를 물러나게 하며 말하였다. 「내가 작(綽)을 보낸 것은 장차 교만함을 건지고 사랑받는 이를 바로잡게 하려 함이었다. 이제 작이 녹은 두터우면서 그 어른을 속인다. 어른이 세 번 노나라를 침노하매 작이 세 번 좇았으니, 이는 말의 가슴걸이에 채찍을 치는 것이다.
내가 들으니 옳음을 말하고 행하지 않으면 이는 밝음을 범하는 것이라 하였다. 작이 이를 알지 못한 것이 아니라 녹이 옳음을 이긴 것이다.」
昔者楚人與越人舟戰於江,楚人順流而進,迎流而退,見利而進,見不利則其退難。越人迎流而進,順流而退,見利而進,見不利則其退速。越人因此若埶,亟敗楚人。公輸子自魯南游楚,焉始爲舟戰之器,作爲鉤强之備,退者鉤之,進者强之,量其鉤强之長,而制爲之兵。楚之兵節,越之兵不節,楚人因此若埶,亟敗越人。公輸子善其巧,以語子墨子曰:「我舟戰有鉤强,不知子之義亦有鉤强乎?」子墨子曰:「我義之鉤强,賢於子舟戰之鉤强。我鉤强,我鉤之以愛,揣之以恭。弗鉤以愛則不親,弗揣以恭則速狎,狎而不親,則速離。故交相愛,交相恭,猶若相利也。今子鉤而止人,人亦鉤而止子,子强而距人,人亦强而距子。交相鉤,交相强,猶若相害也。故我義之鉤强,賢子舟戰之鉤强。」
옛적에 초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강에서 배로 싸웠다. 초나라 사람은 흐름을 따라 나아가고 흐름을 거슬러 물러나므로, 이로움을 보면 나아가되 이롭지 않음을 보면 그 물러남이 어려웠다. 월나라 사람은 흐름을 거슬러 나아가고 흐름을 따라 물러나므로, 이로움을 보면 나아가되 이롭지 않음을 보면 그 물러남이 빨랐다. 월나라 사람이 이 형세를 말미암아 자주 초나라 사람을 지웠다.
공수자가 노나라에서 남으로 초나라에 노닐어, 이에 비로소 배 싸움의 기구를 만들어 갈고리와 밀대의 갖춤을 지었다. 물러나는 이는 갈고리로 걸고 나아가는 이는 밀대로 밀며, 그 갈고리와 밀대의 길이를 헤아려 병기를 마름질하였다. 초나라 병기는 마디에 맞고 월나라 병기는 마디에 맞지 않아, 초나라 사람이 이 형세를 말미암아 자주 월나라 사람을 지웠다.
공수자가 그 공교로움을 좋게 여겨 묵자에게 말하였다. 「내 배 싸움에 갈고리와 밀대가 있는데, 알 수 없거니와 그대의 옳음에도 또한 갈고리와 밀대가 있는가.」
묵자가 말하였다. 「내 옳음의 갈고리와 밀대가 그대의 배 싸움의 갈고리와 밀대보다 낫다. 내 갈고리와 밀대는, 내가 사랑으로 걸고 공손함으로 민다. 사랑으로 걸지 않으면 친하지 않고 공손함으로 밀지 않으면 빨리 버릇없어지니, 버릇없고 친하지 않으면 빨리 떠난다. 그러므로 사귀어 서로 사랑하고 사귀어 서로 공손하면 오히려 서로 이롭게 하는 것과 같다.
이제 그대가 걸어 남을 그치게 하면 남도 또한 걸어 그대를 그치게 하고, 그대가 밀어 남을 막으면 남도 또한 밀어 그대를 막는다. 사귀어 서로 걸고 사귀어 서로 미니 오히려 서로 해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내 옳음의 갈고리와 밀대가 그대의 배 싸움의 갈고리와 밀대보다 낫다.」
公輸子削竹木以爲䧿,成而飛之,三日不下,公輸子自以爲至巧。子墨子謂公輸子曰:「子之爲䧿也,不如翟之爲車轄,須臾斵三寸之木,而任五十石之重。故所爲巧,利於人謂之巧,不利於人謂之拙。」
공수자가 대나무와 나무를 깎아 까치를 만들었다. 이루어져 날리매 사흘이 되도록 내려오지 않았다. 공수자가 스스로 지극히 공교롭다 여겼다.
묵자가 공수자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까치를 만든 것은 내가 수레 굴대빗장을 만드는 것만 못하다. 잠깐 사이에 세 치 나무를 깎아 오십 섬의 무게를 맡는다. 그러므로 공교롭다 하는 바는 사람에게 이로우면 공교롭다 하고 사람에게 이롭지 않으면 서투르다 한다.」
公輸子謂子墨子曰:「吾未得見之時,我欲得宋,自我得見之後,予我宋而不義,我不爲。」子墨子曰:「翟之未得見之時也,子欲得宋,自翟得見子之後,予子宋而不義,子弗爲,是我予子宋也。子務爲義,翟又將與子天下。」
공수자가 묵자에게 말하였다. 「내가 아직 그대를 보지 못하였을 때는 내가 송나라를 얻고자 하였는데, 내가 그대를 본 뒤로는 내게 송나라를 주어도 옳지 않으면 나는 하지 않겠다.」
묵자가 말하였다. 「내가 아직 그대를 보지 못하였을 때는 그대가 송나라를 얻고자 하였는데, 내가 그대를 본 뒤로 그대에게 송나라를 주어도 옳지 않으면 그대가 하지 않겠다 하니, 이는 내가 그대에게 송나라를 준 것이다. 그대가 옳음 하기에 힘쓰면 내가 또 장차 그대에게 천하를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