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輸
公輸般爲楚造雲梯之械成,將以攻宋。子墨子聞之,起於齊,行十日十夜,而至於郢,見公輸般。公輸般曰:「夫子何命焉爲?」子墨子曰:「北方有侮臣者,願藉子殺之。」公輸般不說。子墨子曰:「請獻十金。」公輸般曰:「吾義固不殺人。」子墨子起,再拜曰:「請說之。吾從北方聞子爲梯,將以攻宋。宋何罪之有?荆國有餘於地,而不足於民,殺所不足而爭所有餘,不可謂智。宋無罪而攻之,不可謂仁。知而不爭,不可謂忠。爭而不得,不可謂强。義不殺少而殺衆,不可謂知類。」公輸般服。子墨子曰:「然乎不已乎?」公輸般曰:「不可,吾既已言之王矣。」子墨子曰:「胡不見我於王?」公輸般曰:「諾。」子墨子見王,曰:「今有人於此,舍其文軒,鄰有敝轝而欲竊之;舍其錦繡,鄰有短褐而欲竊之;舍其粱肉,鄰有穅糟而欲竊之。此爲何若人?」王曰:「必爲竊疾矣。」子墨子曰:「荆之地方五千里,宋方五百里,此猶文軒之與敝轝也;荆有雲夢,犀兕麋鹿滿之,江漢之魚鼈黿鼉爲天下富,宋所爲無雉兔狐貍者也,此猶粱肉之與穅糟也;荆有長松文梓楩柟豫章,宋無長木,此猶錦繡之與短褐也。臣以三事之攻宋也,爲與此同類。」王曰:「善哉!雖然,公輸般爲我爲雲梯,必取宋。」於是見公輸般,子墨子解帶爲城,以牒爲械,公輸般九設攻城之機變,子墨子九距之,公輸般之攻械盡,子墨子之守圉有餘。公輸般詘,而曰:「吾知所以距子矣,吾不言。」子墨子亦曰:「吾知子之所以距我,吾不言。」楚王問其故,子墨子曰:「公輸子之意,不過欲殺臣,殺臣,宋莫能守,可攻也。然臣之弟子禽滑釐等三百人,已持臣守圉之器,在宋城上而待楚寇矣。雖殺臣,不能絕也。」楚王曰:「善哉!吾請無攻宋矣。」子墨子歸,過宋,天雨,庇其閭中,守閭者不內也。故曰:治於神者,衆人不知其功;爭於明者,衆人知之。
공수반이 초나라를 위해 구름사다리의 기구를 만들어 이루매 장차 송나라를 치려 하였다.
묵자가 이를 듣고 제나라에서 일어나 열 낮 열 밤을 걸어 영(郢)에 이르러 공수반을 보았다.
공수반이 말하였다. 「선생께서 무슨 명이 있으십니까.」
묵자가 말하였다. 「북쪽에 나를 업신여기는 이가 있어 그대를 빌려 그를 죽이고자 합니다.」
공수반이 기뻐하지 않았다. 묵자가 말하였다. 「열 금을 드리기를 청합니다.」
공수반이 말하였다. 「내 옳음은 본디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다.」
묵자가 일어나 두 번 절하고 말하였다. 「이를 말씀드리기를 청합니다. 내가 북쪽에서 그대가 사다리를 만들어 장차 송나라를 치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송나라에 무슨 죄가 있습니까.
초나라(荊)는 땅이 남고 백성이 모자랍니다. 모자란 것을 죽여 남는 것을 다투니 슬기롭다 할 수 없습니다. 송나라가 죄 없는데 이를 치니 어질다 할 수 없습니다. 알고도 다투지 않으니 참되다 할 수 없습니다. 다투어 얻지 못하니 굳세다 할 수 없습니다. 옳음이 적게 죽이지 않으면서 많이 죽이니 갈래를 안다 할 수 없습니다.」
공수반이 굴복하였다.
묵자가 말하였다. 「그런데 그치지 않겠습니까.」
공수반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내가 이미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묵자가 말하였다. 「어찌 나를 왕에게 뵈어 주지 않습니까.」
공수반이 말하였다. 「그러지요.」
묵자가 왕을 뵙고 말하였다. 「이제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그 무늬 놓은 수레를 버리고 이웃에 낡은 수레가 있으면 훔치고자 하고, 그 비단에 수놓은 옷을 버리고 이웃에 짧은 털옷이 있으면 훔치고자 하고, 그 쌀과 고기를 버리고 이웃에 겨와 지게미가 있으면 훔치고자 합니다. 이는 어떤 사람이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반드시 훔치는 병이 있을 것이다.」
묵자가 말하였다. 「초나라 땅이 사방 오천 리요 송나라는 사방 오백 리이니 이는 무늬 놓은 수레와 낡은 수레 같습니다. 초나라에 운몽이 있어 무소와 큰사슴이 가득하고 강수와 한수의 물고기와 자라와 악어가 천하에 가멸은데, 송나라는 이른바 꿩과 토끼와 여우도 없으니 이는 쌀과 고기와 겨와 지게미 같습니다. 초나라에 긴 소나무와 무늬 있는 가래나무와 녹나무와 예장나무가 있는데 송나라에 긴 나무가 없으니 이는 비단에 수놓은 옷과 짧은 털옷 같습니다.
저는 임금의 신하가 송나라를 치는 것이 이와 같은 갈래라고 여깁니다.」
왕이 말하였다. 「좋도다. 그러나 공수반이 나를 위해 구름사다리를 만들었으니 반드시 송나라를 취하겠다.」
이에 공수반을 보매, 묵자가 띠를 풀어 성을 삼고 나뭇조각으로 기구를 삼았다. 공수반이 성 치는 기구의 달라짐을 아홉 번 베풀매 묵자가 아홉 번 이를 막았다. 공수반의 치는 기구가 다하였는데 묵자의 지키고 막음은 남았다.
공수반이 굽히고 말하였다. 「내가 그대를 막을 바를 아나 나는 말하지 않겠다.」
묵자가 또한 말하였다. 「내가 그대가 나를 막을 바를 아나 나는 말하지 않겠다.」
초나라 왕이 그 까닭을 물으매 묵자가 말하였다. 「공수자의 뜻은 신을 죽이려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신을 죽이면 송나라가 능히 지키지 못하여 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의 제자 금활리 등 삼백 사람이 이미 신의 지키고 막는 기구를 가지고 송나라 성 위에서 초나라 도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록 신을 죽여도 끊을 수 없습니다.」
초나라 왕이 말하였다. 「좋도다. 나는 송나라 치지 않기를 청한다.」
묵자가 돌아가다 송나라를 지나는데 하늘이 비를 내려 그 마을 문 안에 비를 피하려 하니 문 지키는 이가 들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신묘한 데서 다스리는 이는 뭇 사람이 그 공을 알지 못하고, 밝은 데서 다투는 이는 뭇 사람이 이를 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