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명편順命篇
1죽고 삶은 명에 있다
子夏曰:「死生有命,富貴在天。」
자하가 말하였다. 「죽고 사는 것은 명에 있고, 부귀는 하늘에 있다.」
2가고 그침은 사람 힘이 아니다
孟子曰:「行或使之,止或尼之,行止非人所能也。」
맹자가 말하였다. 「가는 것도 무엇이 시키는 것이요 그치는 것도 무엇이 막는 것이니, 가고 그침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3한 모금도 미리 정해져 있다
一飲一啄,事皆前定。
물 한 모금 밥 한 술도 일마다 다 미리 정해져 있다.
4뜬 인생만 공연히 바쁘다
萬事分已定,浮生空自忙。
만사는 분수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뜬 인생이 공연히 저 홀로 바쁘다.
5일생은 명이 안배한다
萬事不由人計較,一生都是命安排。
만사는 사람의 헤아림대로 되지 않으니, 일생은 모두 명이 안배하는 것이다.
6힘쓸 수 없는 곳이 명이다
《景行錄》雲:「凡不可著力處,便是命也。」
《경행록》에 이른다. 「무릇 힘을 쓸 수 없는 곳, 그것이 곧 명이다.」
7재주가 복만 못하다
會不如命,智不如福。
재주 있음이 명만 못하고, 슬기가 복만 못하다.
8화는 면할 수 없고
《景行錄》雲:「禍不可以免,福不可再求。」
《경행록》에 이른다. 「화는 면하려 해서 면할 수 없고, 복은 두 번 구할 수 없다.」
9구차히 얻지 말라
《素書》雲:「見嫌而不苟免,見利而不苟得。」重刊本中此處還有一句:福至不可苟求,禍至不可苟免。
《소서(素書)》에 이른다. 「미움을 받더라도 구차히 면하려 하지 말고, 이익을 보더라도 구차히 얻으려 하지 말라.」 다시 새긴 판본에는 여기에 한 구절이 더 있다. 「복이 와도 구차히 구하지 말고, 화가 와도 구차히 면하려 하지 말라.」
10재물 앞에서 구차하지 말라
《曲禮》曰:「臨財毋苟得,臨難毋苟。」
《곡례》에 말한다. 「재물 앞에서 구차히 얻으려 하지 말고, 어려움 앞에서 구차히 면하려 하지 말라.」
11명을 아는 사람
子曰:「知命之人,見利不動,臨死不怨。」
공자가 말하였다. 「명을 아는 사람은 이익을 보아도 움직이지 않고, 죽음 앞에서도 원망하지 않는다.」
12하루를 얻으면 하루를 살라
得一日過一日,得一時過一時。
하루를 얻으면 하루를 지내고, 한때를 얻으면 한때를 지내라.
13길은 정해진 만큼뿐
緊行慢行,前程只有許多路。
바삐 가나 천천히 가나, 앞길은 다만 정해진 만큼의 길이 있을 뿐이다.
14때가 오면, 운이 가면
時來風送滕王閣,運去雷轟薦福碑。
때가 오니 바람이 등왕각으로 보내 주고, 운이 가니 우레가 천복비를 부수는구나.
15명이지 사람이 아니다
《列子》曰:「癡聾瘖癧家豪富,智慧聰明卻受貧。年月日時該載定,算來由命不由人。」
《열자》에 말한다. 「어리석고 귀먹고 벙어리라도 집은 크게 부유하고, 슬기롭고 총명해도 도리어 가난을 받는다. 해와 달과 날과 때가 다 실려 정해져 있으니, 따져 보면 명에 달린 것이지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니다.」
16명에 없으면 억지로 구하지 말라
命裡有終須有,命裡無莫強求。
명에 있으면 마침내 반드시 있고, 명에 없으면 억지로 구하지 말라.
17담담하게 지내라
先儒曰:「世味非不濃艷,可以淡然處之。若富貴貧窮由我力取,則造物無權矣。」
옛 선비가 말하였다. 「세상 재미가 짙고 곱지 않은 것은 아니나 담담하게 지낼 일이다. 부귀와 빈궁을 내 힘으로 얻는 것이라면 조물주에게 무슨 권한이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