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편孝行篇
1낳으시고 기르시니
《詩》雲:「父兮生我,母兮鞠我。哀哀父母,生我劬勞。欲報深恩,昊天罔極。」
《시경》에 이른다. 「아버님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 나를 기르셨네. 애달프다 부모님이여, 나를 낳아 수고로우셨네. 깊은 은혜 갚고자 하나, 넓은 하늘같이 가없어라.」
2효의 시작과 끝
子曰:「身體髮膚,受之父母,不敢毀傷,孝之始也。立身行道,揚名於後世,以顯父母,孝之終也。」
공자가 말하였다. 「몸과 터럭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헐고 다치지 않게 함이 효의 시작이요, 몸을 세워 도를 행하여 후세에 이름을 날려 부모를 드러나게 함이 효의 끝이다.」
3다섯 가지를 다하라
孝之事親,居則致其敬,養則致其樂,病則致其憂,喪則致其哀,祭則致其嚴。
효자가 어버이를 섬김에는, 거처하실 때는 그 공경을 다하고, 봉양할 때는 그 즐거움을 다하고, 병드시면 그 근심을 다하고, 상을 당하면 그 슬픔을 다하고, 제사에는 그 엄숙함을 다한다.
4패덕과 패례
故人不愛其親而愛他人者,謂之悖德;不敬其親而敬他人者,謂之悖禮。
그러므로 제 어버이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을 사랑하는 것을 패덕(悖德)이라 이르고, 제 어버이를 공경하지 않으면서 남을 공경하는 것을 패례(悖禮)라 이른다.
5효를 충으로 옮긴다
君子之事親孝,故忠可移於君;事兄弟,故順可移於長;居家理,故治可移於官。
군자가 어버이를 효로 섬기므로 충성을 임금에게 옮길 수 있고, 형을 공손히 섬기므로 순종을 어른에게 옮길 수 있고, 집에 있으며 다스리므로 다스림을 벼슬로 옮길 수 있다.
6나가면 아뢰고 돌아오면 뵈라
《曲禮》曰:「夫為人子者,出必告,反必面。所遊必有常,所習必有業。恆言不稱老,年長以倍則父事之,十年以長則兄事之,五年以長則肩隨之。」
《곡례》에 말한다. 「무릇 남의 자식 된 자는 나갈 때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 반드시 뵌다. 노는 곳이 반드시 일정하고, 익히는 것에 반드시 학업이 있다. 늘 하는 말에 스스로 늙었다 일컫지 않는다. 나이가 곱절 많으면 아버지처럼 섬기고, 열 살 위면 형처럼 섬기고, 다섯 살 위면 어깨를 나란히 하되 조금 뒤따른다.」
7멀리 나가 놀지 말라
父母在,不遠遊,遊必有方。
부모가 계시거든 멀리 나가 놀지 말며, 놀더라도 반드시 가는 곳이 있어야 한다.
8기쁘고도 두려운 나이
父母之年不可不知也。一則以喜,一則以懼。
부모의 나이는 알지 않으면 안 된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두렵다.
9삼 년을 고치지 말라
父在觀其志,父沒觀其行。三年無改於父之道,可謂孝矣。
아버지 살아 계실 때는 그 뜻을 보고, 돌아가신 뒤에는 그 행실을 본다. 삼 년을 아버지의 도에서 고침이 없어야 효라 이를 만하다.
10부모 없는 생일
伊川先生曰:「人無父母,生日當倍悲痛,更安忍置酒張樂以為樂,若具慶者可矣。」
이천 선생이 말하였다. 「부모 없는 사람은 생일에 마땅히 갑절로 슬퍼할 일이니, 어찌 차마 술상을 차리고 풍악을 벌여 즐거움으로 삼으랴. 부모가 다 살아 계신 이라면 괜찮다.」
11효는 대물림된다
太公曰:「孝於親,子亦孝之。身既不孝,子何孝焉?」
태공이 말하였다.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제 자식도 효도한다. 제 몸이 이미 불효인데 자식이 어찌 효도하랴?」
12처마 끝 낙숫물
孝順還生孝順子,忤逆還生忤逆兒。不信但看簷頭水,點點滴滴不差移。
효순한 이는 다시 효순한 자식을 낳고, 거스르는 이는 다시 거스르는 자식을 낳는다. 믿기지 않거든 처마 끝 낙숫물을 보라. 방울방울 떨어짐이 어긋나지 않는다.
13옳지 않은 부모는 없다
羅先生曰:「天下無不是的父母。」
나 선생(나종언)이 말하였다. 「천하에 옳지 않은 부모는 없다.」
14길러 봐야 안다
養子方知父母恩,立身方知人辛苦。
자식을 길러 봐야 비로소 부모 은혜를 알고, 몸을 세워 봐야 비로소 남의 수고로움을 안다.
15후사 없음이 가장 크다
孟子曰:「不孝有三,無後為大。」
맹자가 말하였다. 「불효에 셋이 있으니, 후사 없음이 가장 크다.」
16길러 늙음에 대비한다
養兒防老,積谷防飢。
자식을 길러 늙음에 대비하고, 곡식을 쌓아 굶주림에 대비한다.
17간하되 거스르지 말라
曾子曰:「父母愛之,喜而不忘。父母惡之,懼而無怨。父母有過,諫而不逆。」
증자가 말하였다. 「부모가 사랑하시거든 기뻐하여 잊지 말고, 부모가 미워하시거든 두려워하되 원망하지 말고, 부모에게 허물이 있거든 간하되 거스르지 말라.」
18불효보다 큰 죄가 없다
子曰:「五刑之屬三千,而罪莫大於不孝。」
공자가 말하였다. 「다섯 형벌에 딸린 죄가 삼천 가지나, 죄가 불효보다 큰 것이 없다.」
19효가 하늘에 이르면
曾子曰:「孝慈者,百行之先莫過於孝。孝至於天,則風雨順時;孝至於地,則萬物化盛;孝至於人,則眾福來臻。」
증자가 말하였다. 「효도와 자애로움은 온갖 행실 가운데 효보다 앞서는 것이 없다. 효가 하늘에 이르면 바람과 비가 때를 따르고, 효가 땅에 이르면 만물이 화하여 성하고, 효가 사람에 이르면 뭇 복이 몰려온다.」
20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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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글자가 결락되어 △로 표시되어 있다.)
21팔반가
《八反歌》
《팔반가(八反歌)》 — 여덟 가지 뒤집힌 마음의 노래.
협주 1
錄《桂宮誌》
《계궁지(桂宮誌)》에서 실었다.
22어버이를 아이 보듯
幼兒或詈我,我心覺歡喜。父母嗔怒我,我心反不甘。一歡喜,一不甘,待兒待父心何懸?勸君今日逢親怒也,應將親作兒看。
어린아이가 혹 나를 욕해도 내 마음엔 기쁨이 느껴지고, 부모가 나에게 성내시면 내 마음은 도리어 달갑지 않다. 하나는 기쁘고 하나는 달갑지 않으니, 아이 대하는 마음과 어버이 대하는 마음이 어찌 이리 다른가. 그대에게 권하노니, 오늘 어버이의 노여움을 만나거든 마땅히 어버이를 아이 보듯 하라.
23참견이 아니라 걱정이다
兒曹出千言,君聽常不厭。父母一開口,便道多閒管。非閒管,親掛牽,皓首白頭多諳練。勸君敬奉老人言,莫教乳口爭長短。
아이들은 천 마디를 내어도 그대는 늘 싫증 내지 않고 듣건만, 부모가 한 번 입을 열면 곧 참견이 많다 한다. 참견이 아니라 어버이 마음에 걸려서이니, 흰머리 되도록 겪어 아시는 것이 많음이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은이 말씀을 공경히 받들고, 젖내 나는 입으로 길고 짧음을 다투지 말게 하라.
24여섯 자 몸이 어디서 왔는가
幼兒屎糞穢,君心無厭忌。老親涕唾零,反有憎嫌意。六尺軀,來何處?父精母血成汝體。勸君敬待老來人,壯時為爾筋骨敝。
어린아이의 똥오줌 더러움은 그대 마음에 싫어함이 없더니, 늙은 어버이의 눈물 콧물 떨어짐엔 도리어 미워하고 꺼리는 뜻이 있구나. 여섯 자 몸이 어디서 왔는가.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가 네 몸을 이루었느니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 가는 이를 공경히 대접하라. 젊으셨을 적 그대 위해 살과 뼈가 닳으셨느니라.
25떡은 누구 먼저인가
看君晨入市,買餅又買糕。少聞供父母,多說供兒曹。親未啖,兒先飽,子心不比親心好。勸君多出買餅錢,供養白頭光陰少。
보니 그대 새벽 저자에 들어가 떡을 사고 또 과자를 사는구나. 부모께 드린단 말은 적게 들리고 아이들 준단 말만 많네. 어버이는 맛도 못 보셨는데 아이가 먼저 배부르니, 자식 위하는 마음은 어버이 위하는 좋은 마음에 비할 바 아니로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떡 살 돈을 넉넉히 내어, 흰머리에 살날 적으신 어버이를 공양하라.
26어버이 약은 왜 없는가
市區賣藥肆,惟有肥兒丸,未有壯人。何故兩般看?兒亦病,親亦病,醫兒不比醫親症。割股還是親的肉,勸君亟保雙親命。
저자의 약 가게에 아이 살찌우는 환약만 있고 어른 튼튼하게 할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에 둘을 달리 보는가.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었을 때, 아이 고치는 일은 어버이 병 고치는 일에 비할 바 아니로다. 다리 살을 베더라도 도로 어버이의 살이니, 그대에게 권하노니 어서 두 분 목숨을 보전하라.
27한 마음 두 갈래 길
富貴養親易,親常有未安。貧賤養兒難,兒不受飢寒。一條心,兩條路,為兒終不如為父。勸君養親如養兒,凡事莫推家不富。
부귀하면 어버이 모시기 쉬운데도 어버이는 늘 편치 못한 데가 있고, 빈천하면 아이 기르기 어려운데도 아이는 배고픔과 추위를 겪지 않는다. 한 가닥 마음에 두 갈래 길이니, 아이 위함이 끝내 어버이 위함만 못하구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어버이 섬기기를 아이 기르듯 하고, 모든 일을 집이 넉넉지 못한 탓으로 미루지 말라.
28두 분 봉양도 다투는가
養親隻二人,常與兄弟爭。養兒雖十人,君皆獨自任。兒飽暖,親常問,父母飢寒不在心。勸君養親須竭力,當初衣食被君侵。
어버이 봉양은 단 두 분인데도 늘 형제끼리 다투고, 아이 기름은 열이라도 그대 혼자 다 떠맡는다. 아이 배부르고 따뜻한가는 늘 물으면서 부모의 배고픔과 추위는 마음에 없구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어버이 봉양에 모름지기 힘을 다하라. 애초에 그대 입을 것 먹을 것도 그분들 것을 덜어 낸 것이니라.
29본보기는 그대 몸에 있다
親有十分慈,君不念其恩。兒有一分孝,君就揚其名。待親暗,待兒明,誰識高堂養子心?勸君漫信兒曹孝,兒曹親子在君身。
어버이는 열에 열 자애로우셔도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지 않고, 아이가 하나라도 효도하면 그대는 곧 그 이름을 자랑한다. 어버이 대함은 어둡고 아이 대함은 밝으니, 뉘라서 어버이의 자식 기르신 마음을 알랴. 그대에게 권하노니 아이들의 효도를 부질없이 믿지 말라. 아이들의 본보기가 그대 몸에 있느니라.
30아이를 묻으려다 돌종을 얻다
孫順家貧,與妻傭作人家以養母。有兒每奪母食。順謂妻曰:「兒奪母食,兒可得,母難再求。」乃負兒往歸醉山北郊,欲埋。掘地,忽有甚奇石鐘,驚怪。試撞之,舂容可愛。妻曰:「得此奇物,殆之福,埋之不可。」順以為然。將兒與鐘還家,懸於梁撞之。王聞鐘聲清遠異常而核聞其實,曰:「昔郭巨埋子,天賜金釜。今孫順埋兒,地出石鐘。前後符同。」賜家一區,歲給米五十石。
손순(孫順)은 집이 가난하여 아내와 함께 남의 집에 품을 팔아 어머니를 봉양했는데, 아이가 있어 늘 어머니의 밥을 빼앗아 먹었다. 손순이 아내에게 말하였다. 「아이가 어머니 밥을 빼앗으니, 아이는 다시 얻을 수 있으나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렵소.」
이에 아이를 업고 귀취산(歸醉山) 북쪽 들로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파는데, 문득 몹시 신기한 돌종이 나와 놀라고 이상히 여겼다. 시험 삼아 쳐 보니 그 소리가 은은하여 사랑스러웠다. 아내가 말하였다. 「이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마 아이의 복이니, 묻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손순도 그렇게 여겨 아이와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들보에 매달고 쳤다.
왕이 그 종소리가 맑고 멀리 퍼져 예사롭지 않음을 듣고 그 사실을 자세히 알아보고 말하였다. 「옛날 곽거가 아들을 묻으려 하자 하늘이 금솥을 내렸다더니, 이제 손순이 아이를 묻으려 하자 땅에서 돌종이 나왔구나. 앞과 뒤가 꼭 맞는다.」 집 한 채를 내리고 해마다 쌀 쉰 섬을 주었다.
31다리 살을 베어 봉양하다
向德值年荒癘疫,父母飢病濱死。向德日夜不解衣,盡誠安慰。無以為養,則刲髀肉食之。母發癰,吮之即愈。王嘉之,賜趙甚厚。命旌其門,立石紀事。
향덕(向德)은 흉년과 돌림병을 만나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죽게 되었다. 향덕은 밤낮으로 옷을 벗지 않고 정성을 다해 위로하였다. 봉양할 것이 없으면 넓적다리 살을 베어 잡수시게 하였고, 어머니가 종기가 나자 입으로 빨아 곧 낫게 하였다. 왕이 가상히 여겨 몹시 후하게 상을 내리고, 그 마을 문에 정려를 세우게 하고 비석을 세워 일을 기록하였다.
32범이 태워다 준 홍시
都氏家貧至孝,賣炭買肉,無闕母饌。一日,於市晚而忙歸,鳶忽攫肉。都悲號至家,鳶既投肉於庭。一日,母病,索非時之紅柿。都徬徨柿林,不覺日昏。有虎屢遮前路,以示乘意。都乘至百餘里山村,訪人家投宿。俄而主人饋祭飯,而有蕃茄。都喜。問柿之來歷,且述己意。答曰:「亡父嗜柿,故每秋擇柿二百個,藏諸窟中,而至此五月,則完者不過七八。今得五十個完者,故心異之。是天感君孝。」遺以二十顆。都謝,出門外,虎尚俟伏。乘至家,曉雞喔喔。後母以天命終,都流血淚。
도씨(都氏)는 집이 가난했으나 지극히 효성스러워,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 반찬을 빠뜨리지 않았다. 하루는 저자에서 늦어 바삐 돌아오는데 솔개가 문득 고기를 채 갔다. 도씨가 슬피 울며 집에 이르니, 솔개가 이미 고기를 뜰에 던져 놓았다.
하루는 어머니가 병이 나서 철 아닌 홍시를 찾았다. 도씨가 감나무 숲을 헤매다가 날이 저문 줄도 몰랐는데, 범이 여러 번 앞길을 가로막으며 타라는 뜻을 보였다. 도씨가 타고 백여 리 산마을에 이르러 인가를 찾아 묵었다. 이윽고 주인이 제삿밥을 내오는데 홍시가 있었다. 도씨가 기뻐하며 감의 내력을 묻고 또 제 사정을 말하니, 답하였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감을 즐기셨으므로 해마다 가을이면 감 이백 개를 골라 굴 안에 갈무리하는데, 이 오월에 이르면 성한 것이 일고여덟에 지나지 않더니, 이번엔 성한 것 쉰 개를 얻어 마음에 이상히 여겼소. 이는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이오.」 하고 스무 개를 내주었다.
도씨가 사례하고 문밖에 나오니 범이 아직도 엎드려 기다리고 있었다. 타고 집에 이르니 새벽닭이 꼬끼오 울었다. 뒤에 어머니가 천명으로 돌아가시자 도씨는 피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