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명심보감 › 본편

계성편戒性篇

명심보감 明心寶鑑 · 범립본(范立本) 엮음 · 1393년 (명 홍무 26) · 단락 16 · 한자 677자 · 낭독 2.7분

「명심보감」 본편 「계성편」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마음을 밝히는 보배 거울. 경전과 제자백가에서 착하게 사는 길을 뽑아 엮은 잠언집으로, 조선의 서당에서 천자문 다음에 읽었다. 팔반가 여덟 수와 손순·인관·홍기섭 같은 한국 이야기가 함께 실려 있다.

1성품은 물과 같다

《景行錄》雲:「人性如水。水一傾則不可復,性一縱則不可反。制水者必以堤防,制性者必以禮法。」

《경행록》에 이른다.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다. 물이 한 번 쏟아지면 다시 담을 수 없듯, 성품도 한 번 놓아 버리면 되돌릴 수 없다. 물을 다스리는 자는 반드시 둑으로 하고, 성품을 다스리는 자는 반드시 예법으로 한다.」

2한때의 성냄을 참으면

忍一時之氣,免百日之憂。

한때의 성냄을 참으면, 백 날의 근심을 면한다.

3작은 일이 커진다

得忍且忍,得戒且戒。不忍不戒,小事成大。

참을 수 있으면 우선 참고, 경계할 수 있으면 우선 경계하라. 참지 않고 경계하지 않으면 작은 일이 크게 된다.

4번뇌는 참지 못함에서 난다

一切諸煩惱,皆從不忍生。臨機與對鏡,妙在先見明。佛語在無螢,儒書貴無爭。好條快活路,世上少人行。

온갖 모든 번뇌는 다 참지 못함에서 난다. 일에 임하고 경계를 마주함에 묘함은 먼저 밝게 보는 데 있다. 부처의 말씀은 다툼 없음에 있고 유가의 글은 다툼 없음을 귀히 여기니, 좋구나 시원한 이 길을 세상에 가는 사람이 적구나.

5참음은 마음의 보배

忍是心之寶,不忍身之殃。舌柔常在口,齒折只為剛。思量這忍字,好個快活方。片時不能忍,煩惱日月長。

참음은 마음의 보배요, 참지 않음은 몸의 재앙이다. 혀는 부드러워 늘 입에 남아 있고, 이가 부러짐은 다만 굳센 탓이다. 이 참을 인(忍) 자를 헤아려 보면 참으로 시원하게 사는 방책이니, 한순간을 참지 못하면 번뇌가 나날이 길어진다.

6귓가의 바람으로 삼으라

愚濁生瞋怒,皆因理不通。休添心上焰,只作耳邊風。長短家家有,炎涼處處同。是非無實相,究竟終成空。

어리석고 흐린 이가 성을 내는 것은 다 이치에 통하지 못한 탓이다. 마음 위에 불길을 더하지 말고 다만 귓가의 바람으로 삼으라. 장점 단점은 집집마다 있고 더웠다 식었다 하는 세태는 곳곳이 같다. 옳고 그름은 실다운 모습이 없어 마침내는 다 헛것이 된다.

7참을 인 자 하나

子張欲行,辭於夫子:「願賜一言為修身之美。」夫子曰:「百行之本,忍之為上。」子張曰:「何為忍之?」夫子曰:「天子忍之國無害,諸侯忍之成其大,官吏忍之進其位,兄弟忍之家豪富,夫婦忍之終其世,朋友忍之名不廢,自身忍之無禍患。」子張曰:「不忍何如?」夫子曰:「天子不忍失其國校正本及重刊本作「國空虛」。,諸侯不忍喪其軀,官吏疏不忍刑罰誅,兄弟不忍各分居,夫妻不忍令子孤,朋友不忍情意疏離。,自身不忍患不除。」子張曰:「善哉!善哉!難忍難忍!非人不忍,不忍非人。」

자장이 길을 떠나려고 공자께 하직하며 「한 말씀을 내려 주시어 몸 닦는 아름다움으로 삼게 하소서」 하니, 공자가 말하였다. 「온갖 행실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다.」 자장이 「어떻게 참는 것입니까?」 하니, 공자가 말하였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해가 없고, 제후가 참으면 그 큼을 이루고, 벼슬아치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오르고, 형제가 참으면 집이 크게 부유하고, 부부가 참으면 한평생을 함께 마치고, 벗이 참으면 이름이 무너지지 않고, 제 몸이 참으면 화와 근심이 없다.」

자장이 「참지 않으면 어떠합니까?」 하니, 공자가 말하였다. 「천자가 참지 않으면 그 나라를 잃고 — 교정본과 중간본에는 「나라가 비게 된다」로 되어 있다 —, 제후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고, 벼슬아치가 참지 않으면 형벌로 죽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저마다 갈라져 살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을 외롭게 하고, 벗이 참지 않으면 정과 뜻이 멀어지고, 제 몸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없어지지 않는다.」

자장이 말하였다. 「좋으신 말씀입니다, 좋으신 말씀입니다! 참기 어렵고 참기 어려우니,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하고, 참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로군요!」

8참고 견딤에 있다

忍耐在。

참고 견딤에 있다.

9저를 굽히는 자가 뭇사람과 산다

《景行錄》雲:「屈己者能處眾,好勝者必遇敵。」

《경행록》에 이른다. 「저를 굽히는 자는 뭇사람과 함께 살 수 있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적을 만난다.」

10작은 용기와 큰 용기

張敬夫曰:「小勇者,血氣之怒也。大勇者,禮義之怒也。血氣之怒不可有,禮義之怒不可無。知此,則可以見性情之正而識天理人欲之分矣。」

장경부가 말하였다. 「작은 용기는 혈기의 노여움이요, 큰 용기는 예의의 노여움이다. 혈기의 노여움은 있어서는 안 되고, 예의의 노여움은 없어서는 안 된다. 이를 알면 성정의 바름을 보고 천리와 인욕의 갈림을 알 수 있다.」

11하늘에 뱉은 침

惡人罵善人,善人總不對。善人若還罵,彼此無智慧。不對心清涼,罵者口熱沸。正如人唾天,還從己身墜。我若被罵,佯聾不分說。譬如火燒空,不救自然滅。嗔火亦如是,有物遭他,我心等虛空,聽你翻唇舌。

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꾸짖거든 착한 사람은 도무지 대꾸하지 말라. 착한 사람이 마주 꾸짖으면 피차에 지혜가 없는 것이다. 대꾸하지 않으면 마음이 맑고 서늘하나, 꾸짖는 자는 입이 뜨겁게 끓는다. 마치 사람이 하늘에 침을 뱉으면 도로 제 몸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

내가 만약 욕을 먹거든 귀먹은 체하고 시비를 가리지 말라. 비유하면 불이 허공을 태우다가 끄지 않아도 절로 꺼지는 것과 같다. 성냄의 불도 이와 같으니, 남은 무엇에든 옮겨붙어도 내 마음이 허공과 같으면 네 입술과 혀만 나불거릴 뿐이다.

12윗선비는 다투지 않는다

老子曰:「上士無爭,下士好爭。」

노자가 말하였다. 「윗선비는 다투지 않고, 아랫선비는 다투기를 좋아한다.」

13인정을 남겨 두라

凡事留人情,後來好相見。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 두면, 뒷날 좋게 서로 만난다.

14박명한 사람

或問晦庵曰:「如何是命?」先生曰:「性是也。凡性格不通不近人情者,薄命之士也。」

어떤 이가 회암(주자)에게 「무엇이 명입니까?」 하고 물으니, 선생이 말하였다. 「성품이 곧 그것이다. 무릇 성격이 통하지 못하고 인정에 가깝지 않은 자는 박명한 사람이다.」

15참는 이가 대장부

先儒曰:「為人所不能為,方稱奇男子。忍人所不能忍,乃是大丈夫。」

옛 선비가 말하였다. 「남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여야 비로소 기이한 남자라 일컫고, 남이 참지 못하는 것을 참아야 곧 대장부다.」

16부드러움이 몸을 지킨다

柔弱護身之本,剛強惹禍之由。

부드럽고 약함은 몸을 지키는 근본이요, 굳세고 강함은 화를 부르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