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손추 상公孫丑上
1관중과 안자를 나에게 견주는가
公孫丑問曰:「夫子當路於齊,管仲、晏子之功,可復許乎?」 孟子曰:「子誠齊人也,知管仲、晏子而已矣。或問乎曾西曰:『吾子與子路孰賢?』曾西蹙然曰:『吾先子之所畏也。』曰:『然則吾子與管仲孰賢?』曾西艴然不悅曰:『爾何曾比予於管仲?管仲得君如彼其專也,行乎國政如彼其久也,功烈如彼其卑也。爾何曾比予於是!』」曰:「管仲,曾西之所不為也,而子為我愿之乎?」 曰:「管仲以其君霸,晏子以其君顯,管仲、晏子猶不足為與?」 曰:「以齊王由反手也。」 曰:「若是,則弟子之惑滋甚。且以文王之德,百年而後崩,猶未洽於天下;武王、周公繼之,然後大行。今言王若易然,則文王不足法與?」 曰:「文王何可當也?由湯至於武丁,賢聖之君六七作。天下歸殷久矣;久則難變也。武丁朝諸侯有天下,猶運之掌也。紂之去武丁未久也,其故家遺俗、流風善政,猶有存者;又有微子、微仲、王子比干、箕子、膠鬲,皆賢人也,相與輔相之,故久而後失之也。尺地莫非其有也,一民莫非其臣也;然而文王猶方百里起,是以難也。齊人有言曰:『雖有智慧,不如乘勢;雖有镃基,不如待時。』今時則易然也。夏后、殷、周之盛,地未有過千里者也,而齊有其地矣;雞鳴狗吠相聞,而達乎四境,而齊有其民矣。地不改辟矣,民不改聚矣,行仁政而王,莫之能御也。且王者之不作,未有疏於此時者也;民之憔悴於虐政,未有甚於此時者也。饑者易為食,渴者易為飲。孔子曰:『德之流行,速於置郵而傳命。』當今之時,萬乘之國行仁政,民之悅之,猶解倒懸也。故事半古之人功必倍之,惟此時為然。」
공손추가 물었다. "선생님께서 제나라에서 요직을 맡으신다면 관중과 안자의 공을 다시 이룰 수 있겠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자네는 참으로 제나라 사람이로구나. 관중과 안자만 알 뿐이구나.
어떤 이가 증서에게 '그대와 자로 중에 누가 낫소?' 하고 물으니, 증서가 움찔하며 '그분은 우리 선친께서도 두려워하시던 분이오' 했다. '그러면 그대와 관중 중에 누가 낫소?' 하니, 증서가 발끈하여 언짢아하며 '너는 어찌 나를 관중에 견주느냐? 관중은 임금의 신임을 저토록 오로지 얻었고 나라의 정치를 저토록 오래 행했는데도 공적이 저토록 낮았다. 너는 어찌 나를 그에게 견주느냐!' 했다."
그리고 말했다. "관중은 증서도 되려 하지 않은 사람인데, 자네는 내가 그것을 바란다고 여기는가?"
"관중은 그 임금을 패자로 만들었고 안자는 그 임금을 드러냈습니다. 관중과 안자도 오히려 되기에 모자랍니까?"
"제나라로 왕 노릇 하기는 손바닥 뒤집기와 같다."
"그러시다면 제자의 의혹이 더욱 심해집니다. 문왕의 덕으로도 백 년을 살고서 돌아가셨는데 오히려 천하에 두루 미치지 못했고, 무왕과 주공이 뒤를 이은 뒤에야 크게 행해졌습니다. 지금 왕 노릇을 그토록 쉬운 듯이 말씀하시니, 그러면 문왕은 본받기에 모자랍니까?"
"문왕을 어찌 당할 수 있겠는가. 탕왕부터 무정에 이르기까지 어질고 성스러운 임금이 예닐곱은 나왔다. 천하가 은나라에 돌아간 지 오래되었으니, 오래되면 바꾸기 어렵다. 무정이 제후의 조회를 받고 천하를 가진 것이 손바닥 위에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주(紂)는 무정에게서 멀지 않았으니, 그 오래된 집안과 남은 풍속, 흐르는 기풍과 좋은 정치가 오히려 남아 있었다. 또 미자·미중·왕자 비간·기자·교격 같은 어진 사람들이 함께 도왔으므로 오래 지난 뒤에야 잃은 것이다. 한 자의 땅도 그의 것 아닌 것이 없었고 한 사람의 백성도 그의 신하 아닌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문왕은 사방 백 리에서 일어났으니 그래서 어려웠던 것이다.
제나라 사람의 말에 '비록 지혜가 있어도 형세를 타는 것만 못하고, 비록 농기구가 있어도 때를 기다리는 것만 못하다' 하였다. 지금은 곧 쉬운 때다.
하후씨와 은나라와 주나라가 성할 때도 땅이 천 리를 넘은 적이 없는데 제나라는 그만한 땅을 가졌다. 닭 울고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리며 사방 경계에 닿으니 제나라는 그만한 백성을 가졌다. 땅을 더 넓히지 않고 백성을 더 모으지 않아도, 어진 정치를 행하여 왕 노릇 하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게다가 왕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 이때보다 뜸했던 적이 없고, 백성이 학정에 시달린 것이 이때보다 심했던 적이 없다. 주린 이는 먹이기 쉽고 목마른 이는 마시게 하기 쉽다. 공자께서 '덕이 흘러 퍼지는 것은 파발마로 명을 전하는 것보다 빠르다' 하셨다.
지금 이때에 만승의 나라가 어진 정치를 행하면 백성이 기뻐하기를 거꾸로 매달린 데서 풀려나듯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일은 옛사람의 반만 하고도 공은 반드시 배가 되리니, 오직 이때가 그러하다."
2부동심과 호연지기 — 싹을 뽑아 올린 송나라 사람
公孫丑問曰:「夫子加齊之卿相,得行道焉,雖由此霸王不異矣。如此則動心否乎?」 孟子曰:「否,我四十不動心。」 曰:「若是則夫子過孟賁遠矣。」 曰:「是不難。告子先我不動心。」 曰:「不動心有道乎?」 曰:「有。北宮黝之養勇也,不膚橈,不目逃。思以一豪挫於人,若撻之於市朝。不受於褐寬博,亦不受於萬乘之君。視刺萬乘之君若刺褐夫。無嚴諸侯。惡聲至,必反之。孟施舍之所養勇也,曰:『視不勝猶勝也。量敵而後進,慮勝而後會,是畏三軍者也。舍豈能為必勝哉?能無懼而已矣。』孟施舍似曾子,北宮黝似子夏。夫二子之勇,未知其孰賢,然而孟施舍守約也。昔者曾子謂子襄曰:『子好勇乎?吾嘗聞大勇於夫子矣:自反而不縮,雖褐寬博,吾不惴焉;自反而縮,雖千萬人吾往矣。』孟施舍之守氣,又不如曾子之守約也。」 曰:「敢問夫子之不動心與告子之不動心,可得聞與?」 「告子曰:『不得於言,勿求於心;不得於心,勿求於氣。』不得於心,勿求於氣,可;不得於言,勿求於心,不可。夫志,氣之帥也;氣,體之充也。夫志至焉,氣次焉。故曰:持其志,無暴其氣。」 「既曰『志,至焉;氣,次焉』,又曰『持其志,無暴其氣』者,何也?」 曰:「志壹則動氣;氣壹則動志也。今夫蹶者趨者是氣也而反動其心。」 「敢問夫子惡乎長?」 曰:「我知言,我善養吾浩然之氣。」 「敢問何謂浩然之氣?」 曰:「難言也。其為氣也至大至剛,以直養而無害,則塞于天地之間。其為氣也配義與道,無是餒也。是集義所生者,非義襲而取之也。行有不慊於心則餒矣。我故曰:告子未嘗知義。以其外之也。必有事焉而勿正,心勿忘,勿助長也。無若宋人然。宋人有閔其苗之不長而揠之者,芒芒然歸,謂其人曰:『今日病矣!予助苗長矣!』其子趨而往視之,苗則槁矣!天下之不助苗長者寡矣。以為無益而舍之者,不耘苗者也。助之長者,揠苗者也,非徒無益,而又害之。」 「何謂知言?」 曰:「詖辭知其所蔽,淫辭知其所陷,邪辭知其所離,遁辭知其所窮。生於其心,害於其政;發於其政,害於其事。聖人復起,必從吾言矣。」 「宰我、子貢善為說辭,冉牛、閔子、顏淵善言德行;孔子兼之,曰:『我於辭命,則不能也。』然則夫子既聖矣乎?」 曰:「惡!是何言也!昔者子貢問於孔子曰:『夫子聖矣乎?』孔子曰:『聖則吾不能,我學不厭而教不倦也。』子貢曰:『學不厭,智也;教不倦,仁也。仁且智,夫子既聖矣。』夫聖,孔子不居,是何言也?」 「昔者竊聞之:子夏、子游、子張皆有聖人之一體,冉牛、閔子、顏淵則具體而微,敢問所安?」 曰:「姑舍是。」 曰:「伯夷、伊尹何如?」 曰:「不同道。非其君不事,非其民不使,治則進,亂則退,伯夷也。何事非君?何使非民?治亦進,亂亦進,伊尹也。可以仕則仕,可以止則止,可以久則久,可以速則速,孔子也。皆古聖人也。吾未能有行焉,乃所愿,則學孔子也。」 「伯夷、伊尹於孔子,若是班乎?」 曰:「否,自有生民以來,未有孔子也。」 曰:「然則有同與?」 曰:「有。得百里之地而君之,皆能以朝諸侯,有天下。行一不義、殺一不辜而得天下,皆不為也。是則同。」 曰:「敢問其所以異?」 曰:「宰我、子貢、有若,智足以知聖人;污,不至阿其所好。宰我曰:『以予觀於夫子,賢於堯、舜遠矣。』子貢曰:『見其禮而知其政,聞其樂而知其德。由百世之後,等百世之王,莫之能違也。自生民以來,未有夫子也。』有若曰:『豈惟民哉!麒麟之於走獸,鳳凰之於飛鳥,泰山之於丘垤,河海之於行潦,類也。聖人之於民,亦類也。出於其類,拔乎其萃。自生民以來,未有盛於孔子也。』」
공손추가 물었다. "선생님께서 제나라의 경상(卿相)이 되시어 도를 행하실 수 있다면, 이로 말미암아 패자나 왕자가 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마음이 움직이겠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아니다. 나는 마흔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시다면 선생님은 맹분보다 훨씬 앞서십니다."
"그것은 어렵지 않다. 고자는 나보다 먼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게 하는 데 방법이 있습니까?"
"있다. 북궁유가 용기를 기른 것은 이러했다. 살갗이 찔려도 움츠리지 않고 눈이 찔려도 피하지 않았다. 털끝만큼이라도 남에게 꺾이면 저자에서 매를 맞은 것처럼 여겼다. 헐렁한 베옷 입은 이에게도 업신여김을 받지 않고 만승의 임금에게도 업신여김을 받지 않았다. 만승의 임금을 찌르는 것을 헐렁한 옷 입은 이 찌르듯 여겼다. 제후를 두려워함이 없었고, 나쁜 소리가 들리면 반드시 되갚았다.
맹시사가 용기를 기른 것은 이러했다. '이기지 못할 것을 보기를 이길 것처럼 한다. 적을 헤아린 뒤에 나아가고 이길 것을 생각한 뒤에 맞붙는다면 이는 삼군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내가 어찌 반드시 이길 수 있으랴. 두려움이 없을 뿐이다.'
맹시사는 증자를 닮았고 북궁유는 자하를 닮았다. 저 두 사람의 용기는 누가 나은지 알 수 없으나, 그래도 맹시사가 요체를 지켰다.
옛날 증자께서 자양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용기를 좋아하느냐? 내 일찍이 큰 용기를 선생님께 들었다. 스스로 돌이켜 곧지 못하면 헐렁한 베옷 입은 이에게도 내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고, 스스로 돌이켜 곧으면 천만 사람이라도 내가 가리라.'
맹시사가 기(氣)를 지킨 것은 또 증자가 요체를 지킨 것만 못하다."
"감히 여쭙습니다. 선생님의 부동심과 고자의 부동심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고자가 말했다. '말에서 얻지 못하거든 마음에서 구하지 말고, 마음에서 얻지 못하거든 기에서 구하지 말라.' 마음에서 얻지 못하거든 기에서 구하지 말라는 것은 옳으나, 말에서 얻지 못하거든 마음에서 구하지 말라는 것은 옳지 않다.
무릇 뜻(志)은 기의 장수요, 기는 몸을 채우는 것이다. 뜻이 먼저 이르고 기가 그다음이다. 그러므로 '그 뜻을 지키되 그 기를 함부로 하지 말라' 하는 것이다."
"이미 '뜻이 먼저 이르고 기가 그다음이다' 하시고, 또 '그 뜻을 지키되 그 기를 함부로 하지 말라' 하심은 어째서입니까?"
"뜻이 한결같으면 기를 움직이고, 기가 한결같으면 뜻을 움직인다. 지금 저 넘어지는 이와 달리는 이는 기인데 도리어 그 마음을 움직인다."
"감히 여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무엇에 뛰어나십니까?"
"나는 말을 알고, 나는 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잘 기른다."
"감히 여쭙습니다. 무엇을 호연지기라 합니까?"
"말하기 어렵다. 그 기 됨이 지극히 크고 지극히 굳세니, 곧음으로 기르고 해치지 않으면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운다. 그 기 됨이 의(義)와 도(道)에 짝하니, 이것이 없으면 굶주린다.
이것은 의를 모아서 생기는 것이지 의가 밖에서 엄습해 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하고서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 데가 있으면 굶주린다. 그래서 나는 '고자는 일찍이 의를 알지 못했다' 하는 것이니, 그가 의를 밖에 두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일삼되 미리 기약하지 말고, 마음에 잊지도 말고 억지로 자라게 하지도 말라. 저 송나라 사람처럼 하지 말라. 송나라 사람 가운데 제 싹이 자라지 않는 것을 걱정하여 뽑아 올린 이가 있었다. 지쳐서 돌아와 집사람에게 '오늘 고단하다. 내가 싹이 자라도록 도왔다' 하기에, 그 아들이 달려가 보니 싹이 말라 있었다.
천하에 싹이 자라도록 돕지 않는 이가 드물다. 이로움이 없다 하여 버려두는 이는 김을 매지 않는 자요, 자라도록 돕는 이는 싹을 뽑아 올리는 자다. 이로움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해친다."
"무엇을 말을 안다 합니까?"
"치우친 말에서 그 가려진 바를 알고, 지나친 말에서 그 빠진 바를 알며, 삿된 말에서 그 떠난 바를 알고, 둘러대는 말에서 그 막힌 바를 안다. 마음에서 생겨 정치를 해치고, 정치에서 나와 일을 해친다. 성인이 다시 나오셔도 반드시 내 말을 따르시리라."
"재아와 자공은 말을 잘했고, 염우와 민자와 안연은 덕행을 잘 말했으며, 공자께서는 이를 겸하셨으면서도 '나는 사령(辭命)에는 능하지 못하다'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이미 성인이십니까?"
"아! 이 무슨 말인가! 옛날 자공이 공자께 '선생님은 성인이십니까?' 하고 물으니, 공자께서 '성인은 내가 능하지 못하다. 나는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을 뿐이다' 하셨다. 자공이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음은 지혜요,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음은 어짊입니다. 어질고 또 지혜로우시니 선생님은 이미 성인이십니다' 했다. 무릇 성인은 공자께서도 자처하지 않으셨는데 이 무슨 말인가?"
"옛날 가만히 들으니 자하·자유·자장은 다 성인의 한 부분을 지녔고, 염우·민자·안연은 온전히 갖추었으나 작았다 합니다. 감히 여쭙건대 어디에 자처하시겠습니까?"
"우선 그것은 두자."
"백이와 이윤은 어떻습니까?"
"길이 같지 않다. 제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제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않으며,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어지러우면 물러난 이가 백이다. 어느 임금인들 섬기지 못하며 어느 백성인들 부리지 못하랴 하여, 다스려져도 나아가고 어지러워도 나아간 이가 이윤이다.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고 그만둘 만하면 그만두며, 오래 있을 만하면 오래 있고 빨리 떠날 만하면 빨리 떠난 이가 공자시다. 다 옛 성인이다. 나는 그렇게 행하지 못했으나, 바라는 바는 공자를 배우는 것이다."
"백이와 이윤이 공자와 이처럼 나란합니까?"
"아니다. 사람이 생긴 이래로 공자 같은 분은 없었다."
"그러면 같은 점이 있습니까?"
"있다. 백 리의 땅을 얻어 임금 노릇 하면 다 제후의 조회를 받고 천하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한 가지 의롭지 않은 일을 행하고 한 사람의 죄 없는 이를 죽여 천하를 얻는 일은 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같다."
"감히 여쭙건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재아·자공·유약은 지혜가 성인을 알아보기에 넉넉했고, 낮추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이에게 아첨하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재아는 '내가 선생님을 보건대 요순보다 훨씬 어지시다' 했다.
자공은 '그 예를 보고 그 정치를 알며 그 음악을 듣고 그 덕을 안다. 백 세 뒤에서 백 세의 왕들을 헤아려도 이를 어길 수 없다. 사람이 생긴 이래로 선생님 같은 분은 없었다' 했다.
유약은 '어찌 사람만이랴. 기린이 달리는 짐승에 대하여, 봉황이 나는 새에 대하여, 태산이 언덕에 대하여, 강과 바다가 길에 괸 빗물에 대하여 같은 무리다. 성인이 백성에 대하여도 또한 같은 무리다. 그 무리에서 나왔으되 그 떨기에서 빼어났다. 사람이 생긴 이래로 공자보다 성한 분은 없었다' 했다."
3힘으로 하면 패도, 덕으로 하면 왕도
孟子曰:「以力假仁者霸,霸必有大國;以德行仁者王,王不待大,湯以七十里,文王以百里。以力服人者,非心服也,力不贍也;以德服人者,中心悅而誠服也,如七十子之服孔子也。《詩》云:『自西自東,自南自北,無思不服。』此之謂也。」
맹자가 말했다. "힘으로 어짊을 빌리는 이는 패자(霸)이니 패자는 반드시 큰 나라를 가져야 하고, 덕으로 어짊을 행하는 이는 왕자(王)이니 왕자는 큰 나라를 기다리지 않는다. 탕왕은 칠십 리로, 문왕은 백 리로 하셨다.
힘으로 남을 복종시키는 것은 마음으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모자라서요, 덕으로 남을 복종시키는 것은 마음속으로 기뻐하여 참으로 복종하는 것이니, 일흔 제자가 공자께 복종한 것과 같다.
《시》에 '서쪽에서 동쪽에서 남쪽에서 북쪽에서 복종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없었다' 하였으니 이를 이른 것이다."
4화와 복은 제가 부르지 않는 것이 없다
孟子曰:「仁則榮,不仁則辱。今惡辱而居不仁,是猶惡濕而居下也。如惡之,莫如貴德而尊士。賢者在位,能者在職;國家閑暇,及是時明其政刑,雖大國,必畏之矣。《詩》云:『迨天之未陰雨,徹彼桑土,綢繆牖戶。今此下民,或敢侮予?』孔子曰:『為此詩者,其知道乎!能治其國家,誰敢侮之?』今國家閑暇,及是時般樂怠敖,是自求禍也。禍福無不自己求之者。《詩》云:『永言配命,自求多福。』《太甲》曰:『天作孽,猶可違;自作孽,不可活』,此之謂也。」
맹자가 말했다. "어질면 영화롭고 어질지 못하면 욕되다. 지금 욕됨을 싫어하면서 어질지 못한 데 머무는 것은, 축축한 것을 싫어하면서 낮은 데 머무는 것과 같다.
만약 그것을 싫어한다면 덕을 귀히 여기고 선비를 높이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어진 이가 자리에 있고 능한 이가 직책에 있어, 나라가 한가할 때 그 정치와 형벌을 밝힌다면, 큰 나라라도 반드시 두려워할 것이다.
《시》에 '하늘이 흐리고 비 오기 전에 저 뽕나무 뿌리를 벗겨다가 창과 문을 얽어 두리라. 이제 이 아래 백성이 누가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 하였다. 공자께서 '이 시를 지은 이는 도를 알았구나! 제 나라를 잘 다스리면 누가 감히 업신여기랴' 하셨다.
지금 나라가 한가한데 이때를 타서 즐기고 놀며 게으르고 오만하다면 이는 스스로 화를 부르는 것이다. 화와 복은 제가 부르지 않는 것이 없다.
《시》에 '길이 천명에 짝하기를 생각하여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한다' 하였고, 《태갑》에 '하늘이 지은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으나 스스로 지은 재앙은 살아날 수 없다' 하였으니 이를 이른 것이다."
5어진 정치의 다섯 가지
孟子曰:「尊賢使能,俊杰在位,則天下之士皆悅而愿立於其朝矣。市,廛而不征,法而不廛,則天下之商皆悅而愿藏於其市矣。關,譏而不征,則天下之旅皆悅而愿出於其路矣。耕者,助而不稅,則天下之農皆悅而愿耕於其野矣。廛,無夫、里之布,則天下之民皆悅而愿為之氓矣。信能行此五者,則鄰國之民仰之若父母矣。率其子弟攻其父母,自有生民以來未有能濟者也。如此,則無敵於天下。無敵於天下者,天吏也。然而不王者,未之有也。」
맹자가 말했다. "어진 이를 높이고 능한 이를 부려 뛰어난 이가 자리에 있으면, 천하의 선비가 다 기뻐하여 그 조정에 서기를 바란다.
저자에서 자리세만 받고 물건에 세를 매기지 않거나 법대로만 하고 자리세도 받지 않으면, 천하의 장사꾼이 다 기뻐하여 그 저자에 물건을 두기를 바란다.
관문에서 살피기만 하고 세를 매기지 않으면, 천하의 나그네가 다 기뻐하여 그 길로 나서기를 바란다.
밭 가는 이에게 공전(公田)을 돕게만 하고 따로 세를 매기지 않으면, 천하의 농부가 다 기뻐하여 그 들에서 갈기를 바란다.
집자리에 부포(夫布)와 이포(里布)를 매기지 않으면, 천하의 백성이 다 기뻐하여 그 백성이 되기를 바란다.
참으로 이 다섯 가지를 행할 수 있으면 이웃 나라의 백성이 그를 우러르기를 부모같이 할 것이다. 제 자제를 이끌고 제 부모를 치는 일은, 사람이 생긴 이래로 이룬 이가 없었다. 이와 같으면 천하에 적이 없다. 천하에 적이 없는 이는 하늘의 관리다. 그러고도 왕 노릇 하지 못한 이는 아직 없었다."
6사람은 다 차마 못 하는 마음이 있다 — 사단(四端)
孟子曰:「人皆有不忍人之心。先王有不忍人之心,斯有不忍人之政矣。以不忍人之心,行不忍人之政,治天下可運之掌上。所以謂人皆有不忍人之心者,今人乍見孺子將入於井,皆有怵惕惻隱之心;非所以內交於孺子之父母也,非所以要譽於鄉黨朋友也,非惡其聲而然也。由是觀之,無惻隱之心,非人也。無羞惡之心,非人也。無辭讓之心,非人也。無是非之心,非人也。惻隱之心,仁之端也;羞惡之心,義之端也;辭讓之心,禮之端也;是非之心,智之端也。人之有是四端也,猶其有四體也。有是四端而自謂不能者,自賊者也;謂其君不能者,賊其君者也。凡有四端於我者,知皆擴而充之矣,若火之始然,泉之始達。茍能充之,足以保四海;茍不充之,不足以事父母。」
맹자가 말했다. "사람은 다 남에게 차마 못 하는 마음이 있다. 선왕께서 남에게 차마 못 하는 마음이 있어 이에 남에게 차마 못 하는 정치가 있었다. 남에게 차마 못 하는 마음으로 남에게 차마 못 하는 정치를 행하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손바닥 위에서 움직일 수 있다.
사람이 다 남에게 차마 못 하는 마음이 있다고 하는 까닭은 이렇다. 지금 어떤 사람이 문득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것을 보면 다 놀라고 아파하는 마음이 든다. 이는 그 아이의 부모와 사귀려 해서가 아니고, 마을 사람과 벗에게 칭찬을 구해서가 아니며, 그 소리가 싫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이로 보건대 아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아파하는 마음은 인(仁)의 실마리요,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의(義)의 실마리요, 사양하는 마음은 예(禮)의 실마리요,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은 지(智)의 실마리다.
사람에게 이 네 실마리가 있음은 그에게 네 팔다리가 있음과 같다. 이 네 실마리가 있는데도 스스로 할 수 없다고 하는 이는 제 몸을 해치는 자요, 제 임금이 할 수 없다고 하는 이는 제 임금을 해치는 자다.
무릇 내게 있는 네 실마리를 다 넓혀 채울 줄 알면, 불이 처음 타오르고 샘이 처음 솟는 것과 같다. 진실로 채울 수 있으면 사해를 지키기에 넉넉하고, 진실로 채우지 못하면 부모를 섬기기에도 모자란다."
7어짊은 활쏘기와 같다
孟子曰:「矢人豈不仁於函人哉?矢人惟恐不傷人,函人惟恐傷人。巫匠亦然。故術不可不慎也。孔子曰:『里仁為美。擇不處仁,焉得智?』夫仁,天之尊爵也,人之安宅也。莫之御而不仁,是不智也。不仁不智,無禮無義,人役也。人役而恥為役,由弓人而恥為弓、矢人而恥為矢也。如恥之,莫如為仁。仁者如射:射者正己而後發;發而不中,不怨勝己者,反求諸己而已矣。」
맹자가 말했다. "화살 만드는 이가 어찌 갑옷 만드는 이보다 어질지 못하겠는가. 화살 만드는 이는 오직 사람을 상하게 하지 못할까 걱정하고, 갑옷 만드는 이는 오직 사람이 상할까 걱정한다. 무당과 관 짜는 이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생업을 삼가지 않을 수 없다.
공자께서 '어진 마을에 사는 것이 아름답다. 골라서 어짊에 처하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 하랴' 하셨다.
무릇 어짊은 하늘의 높은 벼슬이요 사람의 편안한 집이다. 막는 이가 없는데도 어질지 못하다면 이는 지혜롭지 못한 것이다. 어질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하며 예도 없고 의도 없으면 남에게 부림받는 사람이다. 남에게 부림받으면서 부림받는 것을 부끄러워함은, 활 만드는 이가 활 만들기를 부끄러워하고 화살 만드는 이가 화살 만들기를 부끄러워하는 것과 같다.
만약 그것을 부끄러워한다면 어짊을 행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어진 이는 활 쏘는 것과 같다. 활 쏘는 이는 제 몸을 바로 한 뒤에 쏘고, 쏘아서 맞지 않아도 저를 이긴 이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 제게서 구할 뿐이다."
8남과 더불어 선을 이룬다
孟子曰:「子路,人告之以有過則喜。禹聞善言則拜。大舜有大焉,善與人同,舍己從人,樂取於人以為善。自耕稼、陶、漁,以至為帝,無非取於人者。取諸人以為善,是與人為善者也。故君子莫大乎與人為善。」
맹자가 말했다. "자로는 남이 허물을 일러 주면 기뻐했다. 우임금은 좋은 말을 들으면 절하셨다. 대순께서는 그보다 더하심이 있었으니, 선을 남과 함께하시어 제 것을 버리고 남을 따르시며 남에게서 취해 선을 이루기를 즐기셨다.
밭 갈고 질그릇 굽고 고기 잡던 때부터 임금이 되시기까지 남에게서 취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남에게서 취해 선을 이루는 것, 이것이 남과 더불어 선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에게는 남과 더불어 선을 이루는 것보다 큰 일이 없다."
9백이는 좁고 유하혜는 공손하지 못하다
孟子曰:「伯夷非其君不事,非其友不友。不立於惡人之朝,不與惡人言;立於惡人之朝,與惡人言,如以朝衣朝冠坐於涂炭。推惡惡之心,思與鄉人立,其冠不正,望望然去之,若將浼焉。是故諸侯雖有善其辭命而至者,不受也。不受也者,是亦不屑就已。柳下惠,不羞污君,不卑小官。進不隱賢,必以其道。遺佚而不怨,厄窮而不憫。故曰:『爾為爾,我為我。雖袒裼裸裎於我側,爾焉能浼我哉!』故由由然與之偕而不自失焉,援而止之而止。援而止之而止者,是亦不屑去已。」孟子曰:「伯夷隘,柳下惠不恭。隘與不恭,君子不由也。」
맹자가 말했다. "백이는 제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제 벗이 아니면 벗하지 않았다. 악한 사람의 조정에 서지 않고 악한 사람과 말하지 않았다. 악한 사람의 조정에 서고 악한 사람과 말하는 것을, 조복과 조관 차림으로 진흙과 숯에 앉는 것처럼 여겼다.
악을 미워하는 마음을 미루어, 마을 사람과 함께 섰을 때 그 갓이 바르지 않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가 마치 제가 더럽혀질 듯이 여겼다. 그래서 제후 가운데 말을 잘 꾸며 찾아오는 이가 있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이 또한 나아가기를 달갑게 여기지 않은 것이다.
유하혜는 더러운 임금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작은 벼슬을 낮게 여기지 않았다. 나아가서는 어짊을 숨기지 않고 반드시 제 도로써 했다. 버려져도 원망하지 않고 곤궁해도 걱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너는 너요 나는 나다. 비록 내 곁에서 웃통을 벗고 알몸을 드러낸들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히랴' 했다. 그러므로 느긋이 그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았고, 붙잡아 멈추게 하면 멈추었다. 붙잡아 멈추게 하면 멈춘 것은 이 또한 떠나기를 달갑게 여기지 않은 것이다."
맹자가 말했다. "백이는 좁고 유하혜는 공손하지 못하다. 좁음과 공손하지 못함은 군자가 따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