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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추 하公孫丑下

맹자 孟子 · 맹가(孟軻)와 그 문인 · 기원전 4세기~3세기 · 단락 14 · 한자 2,723자 · 낭독 10.9분

「맹자」 한 권 「공손추 하」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로 시작해 「백성이 귀하고 임금은 가볍다」에 이르는 책. 논어가 조용히 이르는 자리에서 맹자는 임금 앞에서 따지고 되묻는다. 오십 보 백 보, 호연지기,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누구나 철렁하는 사단(四端),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함, 하늘이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 먼저 그 마음을 괴롭힌다는 말이 다 여기서 나왔다. 서재에 먼저 실린 논어와 나란히 두고 읽을 짝이다.

1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

孟子曰:「天時不如地利,地利不如人和。三里之城,七里之郭,環而攻之而不勝;夫環而攻之,必有得天時者矣,然而不勝者,是天時不如地利也。城非不高也,池非不深也,兵革非不堅利也,米粟非不多也,委而去之,是地利不如人和也。故曰:域民不以封疆之界,固國不以山溪之險,威天下不以兵革之利。得道者多助,失道者寡助。寡助之至,親戚畔之;多助之至,天下順之。以天下之所順,攻親戚之所畔,故君子有不戰,戰必勝矣。」

맹자가 말했다. "하늘의 때는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

삼 리의 성과 칠 리의 외성을 에워싸고 쳐도 이기지 못하는 수가 있다. 무릇 에워싸고 친다면 반드시 하늘의 때를 얻은 것이 있을 터인데도 이기지 못하는 것은, 하늘의 때가 땅의 이로움만 못하기 때문이다.

성이 높지 않은 것도 아니고, 못이 깊지 않은 것도 아니며, 병기와 갑옷이 굳고 날카롭지 않은 것도 아니고, 쌀과 곡식이 많지 않은 것도 아닌데, 버리고 떠나가는 수가 있다. 이는 땅의 이로움이 사람의 화합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말한다. 백성을 붙드는 데 국경의 경계로 하지 않고, 나라를 굳게 하는 데 산과 골짜기의 험함으로 하지 않으며, 천하에 위엄을 보이는 데 병기와 갑옷의 날카로움으로 하지 않는다.

도를 얻은 이에게는 돕는 이가 많고 도를 잃은 이에게는 돕는 이가 적다. 돕는 이가 적음이 지극하면 친척이 배반하고, 돕는 이가 많음이 지극하면 천하가 따른다. 천하가 따르는 바로써 친척이 배반하는 바를 치는 것이니, 그러므로 군자는 싸우지 않을지언정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

2부르지 못할 신하가 있어야 한다

孟子將朝王。王使人來曰:「寡人如就見者也,有寒疾,不可以風;朝將視朝,不識可使寡人得見乎?」 對曰:「不幸而有疾,不能造朝。」 明日出弔於東郭氏。公孙丑曰:「昔者辭以病,今日弔,或者不可乎?」 曰:「昔者疾,今日愈,如之何不弔?」 王使人問疾,醫來。孟仲子對曰:「昔者有王命,有采薪之憂,不能造朝。今病小愈,趨造於朝;我不識能至否乎?」使數人要於路曰:「請必無歸而造於朝。」 不得已而之景丑氏宿焉。 景子曰:「內則父子,外則君臣,人之大倫也。父子主恩,君臣主敬。丑見王之敬子也,未見所以敬王也。」 曰:「惡!是何言也!齊人無以仁義與王言者,豈以仁義為不美也?其心曰『是何足與言仁義也』云爾,則不敬莫大乎是。我非堯舜之道不敢以陳於王前,故齊人莫如我敬王也。」 景子曰:「否,非此之謂也。《禮》曰:『父召無諾;君命召,不俟駕。』固將朝也,聞王命而遂不果,宜與夫禮若不相似然。」 曰:「豈謂是與?曾子曰:『晉楚之富,不可及也。彼以其富,我以吾仁;彼以其爵,我以吾義,吾何慊乎哉?』夫豈不義而曾子言之?是或一道也。天下有達尊三:爵一,齒一,德一。朝廷莫如爵,鄉黨莫如齒,輔世長民莫如德。惡得有其一,以慢其二哉?故將大有為之君,必有所不召之臣;欲有謀焉則就之。其尊德樂道,不如是不足以有為也。故湯之於伊尹,學焉而後臣之,故不勞而王;桓公之於管仲,學焉而後臣之,故不勞而霸;今天下地醜德齊,莫能相尚。無他,好臣其所教,而不好臣其所受教。湯之於伊尹,桓公之於管仲,則不敢召;管仲且猶不可召,而況不為管仲者乎?」

맹자가 왕에게 조회하려 했다. 왕이 사람을 보내 말했다. "과인이 나아가 뵈어야 하나 감기가 들어 바람을 쐴 수 없습니다. 아침에 조회를 볼 터인데, 과인이 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답했다. "불행히 병이 나서 조회에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튿날 동곽씨에게 조문하러 나갔다. 공손추가 말했다. "어제는 병이라 사양하시고 오늘은 조문하시니, 혹 안 되는 일이 아닙니까?"

"어제는 병이었고 오늘은 나았으니 어찌 조문하지 않겠는가?"

왕이 사람을 보내 병을 묻고 의원이 왔다. 맹중자가 응대했다. "어제 왕명이 있었으나 병환이 있어 조회에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오늘 병이 조금 나아 서둘러 조회에 나아가셨는데, 이르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을 시켜 길에서 맞으며 "부디 집으로 돌아오지 마시고 조회에 나아가십시오" 하게 했다.

마지못해 경추씨의 집에 가서 묵었다.

경자가 말했다. "안으로는 아비와 자식이요 밖으로는 임금과 신하가 사람의 큰 인륜입니다. 아비와 자식은 은혜를 주로 하고 임금과 신하는 공경을 주로 합니다. 저는 왕께서 선생을 공경하시는 것은 보았으나, 선생께서 왕을 공경하시는 바는 보지 못했습니다."

"아! 이 무슨 말인가. 제나라 사람 가운데 인의(仁義)로 왕께 말하는 이가 없으니, 어찌 인의를 아름답지 않게 여겨서겠는가. 그 마음에 '이 사람과 어찌 인의를 말하랴' 할 뿐이니, 그렇다면 공경하지 않음이 이보다 큰 것이 없다. 나는 요순의 도가 아니면 감히 왕 앞에 펴지 않으니, 그러므로 제나라 사람 가운데 나만큼 왕을 공경하는 이가 없다."

경자가 말했다. "아닙니다. 그것을 이르는 것이 아닙니다. 《예》에 '아비가 부르면 「예」 하고 대답만 하지 않고 곧 가며, 임금이 명하여 부르면 수레에 멍에 얹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본디 조회하려 하시다가 왕명을 듣고 마침내 가지 않으셨으니, 저 예와 서로 같지 않은 듯합니다."

"어찌 그것을 이르는 것이겠는가. 증자께서 '진나라와 초나라의 부유함은 미칠 수 없다. 저들이 그 부유함으로 하면 나는 내 어짊으로 하고, 저들이 그 벼슬로 하면 나는 내 의로움으로 하니, 내 무엇이 부족하랴' 하셨다. 어찌 의롭지 않은 것을 증자께서 말씀하셨겠는가. 이것도 하나의 도리다.

천하에 두루 높이는 것이 셋 있으니, 벼슬이 하나요 나이가 하나요 덕이 하나다. 조정에서는 벼슬만 한 것이 없고, 마을에서는 나이만 한 것이 없으며, 세상을 돕고 백성을 기르는 데는 덕만 한 것이 없다. 어찌 그 하나를 가지고 그 둘을 업신여길 수 있으랴.

그러므로 장차 크게 하려는 임금에게는 반드시 부르지 못할 신하가 있어, 꾀할 일이 있으면 그에게 나아간다. 그가 덕을 높이고 도를 즐김이 이와 같지 않으면 함께 큰일을 하기에 모자란다.

그러므로 탕왕은 이윤에게 배운 뒤에 신하로 삼았으니 그래서 힘들이지 않고 왕 노릇 했고, 환공은 관중에게 배운 뒤에 신하로 삼았으니 그래서 힘들이지 않고 패자가 되었다.

지금 천하가 땅이 비슷하고 덕이 고르되 아무도 서로 낫지 못하는 것은 다른 까닭이 아니라, 제가 가르치는 이를 신하 삼기를 좋아하고 제가 가르침 받는 이를 신하 삼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탕왕이 이윤에게, 환공이 관중에게는 감히 부르지 못했다. 관중조차 부르지 못했거늘, 하물며 관중 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야 어떻겠는가?"

3받은 것과 받지 않은 것이 다 옳다

陳臻問曰:「前日於齊,王饋兼金一百而不受;於宋,饋七十鎰而受;於薛,饋五十鎰而受。前日之不受是,則今日之受非也;今日之受是,則前日之不受非也;夫子必居一於此矣。」 孟子曰:「皆是也。當在宋也,予將有遠行;行者必以贐,辭曰『饋贐』,予何為不受?當在薛也,予有戒心,辭曰『聞戒故為兵饋之』,予何為不受?若於齊則未有處也。無處而饋之,是貨之也;焉有君子而可以貨取乎?」

진진이 물었다. "지난날 제나라에서 왕이 좋은 금 백 일(鎰)을 주었는데 받지 않으시고, 송나라에서 칠십 일을 주자 받으셨으며, 설나라에서 오십 일을 주자 받으셨습니다. 지난날 받지 않으신 것이 옳다면 오늘 받으신 것이 그르고, 오늘 받으신 것이 옳다면 지난날 받지 않으신 것이 그릅니다. 선생님께서는 반드시 이 가운데 하나에 계실 것입니다."

맹자가 말했다. "다 옳다. 송나라에 있을 때는 내가 멀리 갈 일이 있었다. 길 떠나는 이에게는 반드시 노자를 주는 법인데, 말하기를 '노자를 드립니다' 하니 내 어찌 받지 않겠는가.

설나라에 있을 때는 내게 경계하는 마음이 있었다. 말하기를 '경계하신다 들었기에 병기 마련하시라고 드립니다' 하니 내 어찌 받지 않겠는가.

제나라에서는 받을 만한 명목이 없었다. 명목 없이 주는 것은 재물로 사려는 것이다. 어찌 군자를 재물로 살 수 있겠는가?"

4이는 제 죄입니다

孟子之平陸,謂其大夫曰:「子之持戟之士,一日而三失伍,則去之否乎?」 曰:「不待三。」 「然則子之失伍也亦多矣。兇年饑歲,子之民老羸轉於溝壑,壯者散而之四方者幾千人矣。」 曰:「此非距心之所得為也。」 曰:「今有受人之牛羊而為之牧之者,則必為之求牧與芻矣。求牧與芻而不得,則反諸其人乎?抑亦立而視其死與?」 曰:「此則距心之罪也。」 他日,見於王曰:「王之為都者,臣知五人焉。知其罪者,惟孔距心。為王誦之。」 王曰:「此則寡人之罪也。」

맹자가 평륙에 가서 그 대부에게 말했다. "그대의 창 든 군사가 하루에 세 번 대오를 잃으면 물리치겠소, 안 물리치겠소?"

"세 번을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대가 대오를 잃은 것도 많소. 흉년과 굶주린 해에 그대의 백성 가운데 늙고 여윈 이가 도랑과 골짜기에 굴러 떨어지고 젊은이가 흩어져 사방으로 간 것이 몇천 명이오."

"이는 저 거심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지금 남의 소와 양을 받아 대신 기르는 이가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위해 목장과 꼴을 구할 것이오. 목장과 꼴을 구해도 얻지 못하면 그 주인에게 돌려주겠소, 아니면 서서 그것들이 죽는 것을 보겠소?"

"이는 곧 거심의 죄입니다."

뒷날 왕을 뵙고 말했다. "왕의 고을을 다스리는 이 가운데 신이 다섯 사람을 압니다. 제 죄를 아는 이는 오직 공거심뿐입니다." 그리고 왕을 위해 그 이야기를 외었다.

왕이 말했다. "이는 곧 과인의 죄입니다."

5맡은 자리가 없으면 나아가고 물러남이 넉넉하다

孟子謂蚔蛙曰:「子之辭靈丘而請士師,似也,為其可以言也。今既數月矣,未可以言與?」 蚔蛙諫於王而不用,致為臣而去。 齊人曰:「所以為蚔蛙,則善矣;所以自為,則吾不知也。」 公都子以告。 曰:「吾聞之也:有官守者,不得其職則去;有言責者,不得其言則去。我無官守,我無言責也,則吾進退豈不綽綽然有餘裕哉?」

맹자가 지와에게 말했다. "그대가 영구 땅을 사양하고 옥관 자리를 청한 것은 그럴듯하니,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오. 그런데 이제 여러 달이 되었는데 아직 말할 수 없소?"

지와가 왕에게 간했으나 쓰이지 않자 신하 자리를 내놓고 떠났다.

제나라 사람이 말했다. "지와를 위해 한 것은 좋았으나, 스스로를 위해 하는 바는 우리가 모르겠다."

공도자가 이를 아뢰었다.

"내 들으니, 맡은 벼슬이 있는 이는 그 직분을 얻지 못하면 떠나고, 말할 책임이 있는 이는 그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떠난다 한다. 나는 맡은 벼슬도 없고 말할 책임도 없으니, 내 나아가고 물러남이 어찌 넉넉하고 여유롭지 않겠는가?"

6이미 누가 맡아 하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랴

孟子為卿於齊,出弔於滕,王使蓋大夫王驩為輔行。王驩朝暮見,反齊、滕之路,未嘗與之言行事也。 公孫丑曰:「齊卿之位,不為小矣;齊、滕之路,不為近矣。反之而未嘗與言行事,何也?」 曰:「夫既或治之,予何言哉?」

맹자가 제나라의 경(卿)이 되어 등나라에 조문하러 갔는데, 왕이 개(蓋) 땅의 대부 왕환을 부사(副使)로 딸려 보냈다. 왕환이 아침저녁으로 뵈었으나, 제나라와 등나라를 오가는 길에서 그와 더불어 사행의 일을 말한 적이 없었다.

공손추가 말했다. "제나라 경의 자리가 작지 않고 제나라와 등나라의 길이 가깝지 않은데, 오가면서 그와 더불어 일을 말씀하신 적이 없으시니 어째서입니까?"

"무릇 이미 누가 그것을 맡아 하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7천하 때문에 그 어버이에게 인색하지 않는다

孟子自齊葬於魯。反於齊,止於嬴。充虞請曰:「前日不知虞之不肖,使虞敦匠事;嚴,虞不敢請。今愿竊有請也:木若以美然。」 曰:「古者棺槨無度,中古棺七寸,槨稱之,自天子達於庶人。非直為觀美也,然後盡於人心。不得,不可以為悅;無財,不可以為悅。得之為有財。古之人皆用之,吾何為獨不然?且比化者,無使土親膚,於人心獨無恔乎?吾聞之君子:不以天下儉其親。」

맹자가 제나라에서 노나라로 가서 장사를 지냈다. 제나라로 돌아오다가 영 땅에 머물렀다. 충우가 청했다. "지난날 제가 못난 줄 모르시고 저에게 관 짜는 일을 맡기셨는데, 일이 급해 제가 감히 여쭙지 못했습니다. 이제 가만히 여쭙고자 합니다. 나무가 지나치게 좋았던 듯합니다."

"옛날에는 관과 곽에 정한 치수가 없었다. 중고에 관을 일곱 치로 하고 곽을 거기 맞추었으니,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그러했다. 다만 보기 아름답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한 뒤에야 사람의 마음을 다하기 때문이다.

제도에 맞지 않으면 기쁠 수 없고, 재물이 없으면 기쁠 수 없다. 제도에 맞고 재물이 있으면 옛사람이 다 그것을 썼는데, 내 어찌 홀로 그러지 않겠는가?

또 죽어 변해 가는 이를 위해 흙이 살갗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에 어찌 흡족함이 없겠는가? 내 들으니 군자는 천하 때문에 그 어버이에게 인색하게 하지 않는다 한다."

8연나라로 연나라를 치는데 무엇을 권했으랴

沈同以其私問曰:「燕可伐與?」 孟子曰:「可。子噲不得與人燕,子之不得受燕於子噲。有仕於此,而子悅之,不告於王,而私與之吾子之祿爵;夫士也,亦無王命而私受之於子,則可乎?何以異於是?」 齊人伐燕。或問曰:「勸齊伐燕,有諸?」 曰:「未也。沈同問:『燕可伐與?』吾應之曰:『可。』彼然而伐之也。彼如曰:『孰可以伐之?』則將應之曰:『為天吏則可以伐之。』今有殺人者,或問之曰:『人可殺與?』則將應之曰:『可。』彼如曰:『孰可以殺之?』則將應之曰:『為士師則可以殺之。』今以燕伐燕,何為勸之哉?」

심동이 사사로이 물었다. "연나라를 쳐도 되겠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됩니다. 자쾌가 남에게 연나라를 줄 수 없고, 자지가 자쾌에게서 연나라를 받을 수 없습니다. 여기 벼슬하는 이가 있는데 그대가 그를 좋아하여 왕께 아뢰지 않고 사사로이 그대의 녹과 벼슬을 준다면, 그리고 그 선비 또한 왕명 없이 사사로이 그대에게서 받는다면 되겠습니까? 이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제나라 사람이 연나라를 쳤다. 어떤 이가 물었다. "제나라에 연나라를 치라 권하셨다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아니다. 심동이 '연나라를 쳐도 되겠습니까' 묻기에 내가 '됩니다' 하고 대답했더니 저들이 그렇게 여겨 친 것이다. 저가 만약 '누가 칠 수 있습니까' 물었다면 나는 '하늘의 관리라야 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했을 것이다.

지금 사람을 죽인 자가 있는데 어떤 이가 '이 사람을 죽여도 됩니까' 묻는다면 '됩니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저가 만약 '누가 죽일 수 있습니까' 묻는다면 '옥관이라야 죽일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지금 연나라로 연나라를 치는 판인데 내가 무엇 하러 권했겠는가?"

9옛 군자는 허물을 고쳤다

燕人畔,王曰:「吾甚慚於孟子。」 陳賈曰:「王無患焉,王自以為與周公,孰仁且智?」 王曰:「惡!是何言也!」 曰:「周公使管叔監殷,管叔以殷畔。知而使之,是不仁也;不知而使之,是不智也。仁智,周公未之盡也,而況於王乎?賈請見而解之。」 見孟子問曰:「周公何人也?」 曰:「古聖人也。」 曰:「使管叔監殷,管叔以殷畔也,有諸?」 曰:「然。」 曰:「周公知其將畔而使之與?」 曰:「不知也。」 「然則聖人且有過與?」 曰:「周公,弟也;管叔,兄也。周公之過,不亦宜乎?且古之君子,過則改之;今之君子,過則順之。古之君子,其過也如日月之食,民皆見之;及其更也,民皆仰之。今之君子,豈徒順之?又從為之辭。」

연나라 사람이 배반하자 왕이 말했다. "내가 맹자에게 몹시 부끄럽다."

진가가 말했다. "왕께서는 근심하지 마십시오. 왕께서 스스로 주공과 견주어 누가 더 어질고 지혜롭다 여기십니까?"

왕이 말했다. "아! 이 무슨 말인가!"

"주공이 관숙에게 은나라를 감독하게 했는데 관숙이 은나라로 배반했습니다. 알고서 시켰다면 어질지 못한 것이요, 모르고서 시켰다면 지혜롭지 못한 것입니다. 어짊과 지혜를 주공도 다하지 못했거늘 하물며 왕이시겠습니까? 제가 뵙고 풀어 드리겠습니다."

맹자를 뵙고 물었다. "주공은 어떤 분입니까?"

"옛 성인이시다."

"관숙에게 은나라를 감독하게 했는데 관숙이 은나라로 배반했다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그렇다."

"주공은 그가 장차 배반할 줄 알고 시켰습니까?"

"몰랐다."

"그렇다면 성인도 허물이 있습니까?"

"주공은 아우요 관숙은 형이다. 주공의 허물이 또한 마땅하지 않은가.

또 옛 군자는 허물이 있으면 고쳤는데, 지금 군자는 허물이 있으면 그대로 밀고 나간다. 옛 군자는 그 허물이 해와 달의 먹힘 같아 백성이 다 보았고, 그것을 고침에 이르러서는 백성이 다 우러렀다. 지금 군자는 어찌 그저 밀고 나갈 뿐이랴. 또 따라서 변명까지 한다."

10저자의 언덕을 차지한 사내

孟子致為臣而歸。 王就見孟子曰:「前日愿見而不可得,得侍同朝甚喜。今又棄寡人而歸,不識可以繼此而得見乎?」 對曰:「不敢請耳,固所愿也。」 他日王謂時子曰:「我欲中國而授孟子室,養弟子以萬鐘,使諸大夫國人皆有所矜式。子盍為我言之?」 時子因陳子而以告孟子,陳子以時子之言告孟子。 孟子曰:「然。夫時子惡知其不可也?如使予欲富,辭十萬而受萬,是為欲富乎?季孫曰:『異哉子叔疑!使己為政,不用,則亦已矣,又使其子弟為卿。人亦孰不欲富貴?而獨於富貴之中有私龍斷焉。』古之為市也,以其所有易其所無者,有司者治之耳。有賤丈夫焉,必求龍斷而登之,以左右望而罔市利。人皆以為賤,故從而征之。征商自此賤丈夫始矣。」

맹자가 신하 자리를 내놓고 돌아가려 했다.

왕이 맹자에게 나아가 뵙고 말했다. "지난날 뵙기를 바랐으나 얻지 못했다가 같은 조정에서 모시게 되어 몹시 기뻤습니다. 이제 또 과인을 버리고 돌아가시니, 이 뒤로 다시 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답했다. "감히 청하지 못할 뿐, 본디 바라는 바입니다."

뒷날 왕이 시자에게 말했다. "내가 나라 한가운데에 맹자의 집을 주고 만종(萬鍾)으로 제자들을 기르게 하여, 여러 대부와 나라 사람들이 다 본받을 바가 있게 하고 싶소. 그대가 나를 위해 말해 주지 않겠소?"

시자가 진자를 통해 맹자에게 알리게 하니, 진자가 시자의 말을 맹자에게 전했다.

맹자가 말했다. "그런가. 무릇 시자가 그것이 안 될 일임을 어찌 알겠는가. 만약 내가 부유해지고자 했다면, 십만을 사양하고 만을 받는 것이 부유해지려는 것이겠는가?

계손이 말했다. '이상하구나, 자숙의여! 제가 정치를 하다가 쓰이지 않으면 그만둘 일이지, 또 그 자제를 경(卿)으로 삼게 하는구나. 사람이야 누군들 부귀를 바라지 않으랴마는, 유독 부귀 가운데서 사사로이 언덕을 차지하는구나.'

옛날 저자를 열 때는 제가 가진 것으로 제게 없는 것을 바꾸었고 관리는 다스리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천한 사내가 있어 반드시 언덕을 찾아 올라가 좌우로 둘러보며 저자의 이익을 그물질했다. 사람들이 다 천하게 여겼으므로 뒤따라 세금을 매겼다. 장사꾼에게 세금을 매기는 일이 이 천한 사내에게서 비롯되었다."

11어른이 그대를 끊은 것인가

孟子去齊,宿於晝。有欲為王留行者,坐而言。不應,隱几而臥。 客不悅曰:「弟子齊宿而後敢言;夫子臥而不聽;請勿復敢見矣。」 曰:「坐。我明語子:昔者魯繆公無人乎子思之側,則不能安子思;泄柳、申詳無人乎繆公之側,則不能安其身。子為長者慮,而不及子思。子絕長者乎?長者絕子乎?」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 주(晝) 땅에 묵었다. 왕을 위해 걸음을 붙들려는 이가 있어 앉아서 말했다. 응하지 않고 안석에 기대어 누웠다.

손님이 언짢아하며 말했다. "제자가 하룻밤 재계한 뒤에야 감히 말씀드렸는데, 선생님은 누워서 듣지 않으시니 다시는 감히 뵙지 않겠습니다."

"앉으시오. 내 그대에게 밝히 말하리다. 옛날 노목공은 자사 곁에 사람을 두지 않으면 자사를 편안히 모실 수 없었고, 설류와 신상은 목공 곁에 사람을 두지 않으면 제 몸을 편안히 할 수 없었소. 그대는 어른을 위해 염려한다면서 자사에게는 미치지 못하는구려. 그대가 어른을 끊은 것이오, 어른이 그대를 끊은 것이오?"

12임금이 고치기를 날마다 바랐다

孟子去齊,尹士語人曰:「不識王之不可以為湯、武,則是不明也;識其不可然且至,則是干澤也。千里而見王,不遇故去;三宿而後出晝,是何濡滯也!士則茲不悅。」 高子以告。 曰:「夫尹士惡知予哉?千里而見王,是予所欲也。不遇故去,豈予所欲哉?予不得已也。予三宿而出晝,於予心猶以為速。王庶幾改之!王如改諸,則必反予。夫出晝而王不予追也,予然後浩然有歸志。予雖然,豈舍王哉?王由足用為善;王如用予,則豈徒齊民安?天下之民舉安。王庶幾改之!予日望之!予豈若是小丈夫然哉!諫於其君而不受,則怒,悻悻然見於其面,去則窮日之力而後宿哉?」 尹士聞之,曰:「士誠小人也。」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자 윤사가 사람들에게 말했다. "왕이 탕왕이나 무왕이 될 수 없음을 몰랐다면 이는 밝지 못한 것이요, 그것을 알고도 왔다면 이는 은택을 구한 것이다. 천 리를 와서 왕을 뵙고 뜻이 맞지 않아 떠나면서 사흘을 묵은 뒤에야 주 땅을 나섰으니, 어찌 그리 더디고 굼떴는가! 나는 이것이 언짢다."

고자(高子)가 이를 아뢰었다.

"무릇 윤사가 어찌 나를 알겠는가. 천 리를 와서 왕을 뵌 것은 내가 바라던 바다. 뜻이 맞지 않아 떠나는 것이 어찌 내가 바라던 바겠는가. 나는 마지못한 것이다.

내가 사흘을 묵고 주 땅을 나선 것도 내 마음에는 오히려 빠르다고 여겼다. 왕께서 부디 고치시기를! 왕께서 만약 고치신다면 반드시 나를 돌아오게 하시리라. 무릇 주 땅을 나섰는데도 왕께서 나를 쫓아오지 않으시니, 나는 그런 뒤에야 시원스레 돌아갈 뜻을 두었다.

내가 비록 그러하나 어찌 왕을 버리겠는가. 왕은 그래도 선을 행하기에 넉넉하시다. 왕께서 만약 나를 쓰신다면 어찌 제나라 백성만 편안하겠는가. 천하의 백성이 다 편안해질 것이다. 왕께서 부디 고치시기를! 나는 날마다 그것을 바란다.

내가 어찌 저 좀스러운 사내 같겠는가. 제 임금에게 간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성을 내어 발끈한 빛이 낯에 드러나고, 떠나면 하루 힘을 다 쓴 뒤에야 묵는 그런 사람이겠는가?"

윤사가 이를 듣고 말했다. "내가 참으로 소인이로다."

13내가 아니면 누구랴

孟子去齊,充虞路問曰:「夫子若有不豫色然。前日虞聞諸夫子曰:『君子不怨天,不尤人。』」 曰:「彼一時,此一時也。五百年必有王者興,其間必有名世者。由周而來,七百有餘歲矣;以其數則過矣,以其時考之則可矣。夫天,未欲平治天下也,如欲平治天下,當今之世,舍我其誰也?吾何為不豫哉?」

맹자가 제나라를 떠날 때 충우가 길에서 물었다. "선생님께 기쁘지 않은 낯빛이 있으신 듯합니다. 지난날 제가 선생님께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하심을 들었습니다."

"저때는 저때요 이때는 이때다. 오백 년이면 반드시 왕자가 일어나고 그 사이에 반드시 세상에 이름날 이가 있다. 주나라 이래로 칠백여 년이니, 그 햇수로는 지났고 그 때로 헤아리면 이르렀다.

무릇 하늘이 아직 천하를 고르게 다스리려 하지 않으시는 것이다. 만약 천하를 고르게 다스리려 하신다면, 지금 세상에 나 말고 누구겠는가? 내 어찌 기뻐하지 않겠는가?"

14녹을 받지 않은 까닭

孟子去齊,居休。公孫丑問曰:「仕而不受祿,古之道乎?」 曰:「非也。於崇,吾得見王;退而有去志,不欲變,故不受也。繼而有師命,不可以請。久於齊,非我志也。」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 휴(休) 땅에 머물렀다. 공손추가 물었다. "벼슬하면서 녹을 받지 않는 것이 옛 도입니까?"

"아니다. 숭(崇) 땅에서 내가 왕을 뵙고 물러나 떠날 뜻을 두었는데, 그 뜻을 바꾸고 싶지 않았으므로 받지 않은 것이다. 이어서 군사를 내라는 명이 있어 떠나기를 청할 수 없었다. 제나라에 오래 있는 것은 내 뜻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