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맹자 › 한 권

이루 상離婁上

맹자 孟子 · 맹가(孟軻)와 그 문인 · 기원전 4세기~3세기 · 단락 28 · 한자 2,710자 · 낭독 10.8분

「맹자」 한 권 「이루 상」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로 시작해 「백성이 귀하고 임금은 가볍다」에 이르는 책. 논어가 조용히 이르는 자리에서 맹자는 임금 앞에서 따지고 되묻는다. 오십 보 백 보, 호연지기,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누구나 철렁하는 사단(四端),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함, 하늘이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 먼저 그 마음을 괴롭힌다는 말이 다 여기서 나왔다. 서재에 먼저 실린 논어와 나란히 두고 읽을 짝이다.

1선함만으로는 정치가 되지 않는다

孟子曰:「離婁之明,公輸子之巧,不以規矩,不能成方員一作「圓」。師曠之聰,不以六律,不能正五音。堯舜之道,不以仁政,不能平治天下。今有仁心仁聞而民不被其澤,不可法於後世者,不行先王之道也。故曰:徒善不足以爲政,徒法不能以自行。《詩》云:『不愆不忘,率由舊章。』遵先王之法而過者,未之有也。聖人既竭目力焉,繼之以規矩準繩,以爲方員一作「圓」平直,不可勝用也。既竭耳力焉,繼之以六律正五音,不可勝用也。既竭心思焉,繼之以不忍人之政而仁覆天下矣。故曰:爲髙必因丘陵,爲下必因川澤。爲政不因先王之道,可謂智乎?是以惟仁者宜在髙位。不仁而在髙位,是播其惡於衆也。上無道揆也,下無法守也;朝不信道,工不信度;君子犯義,小人犯刑,國之所存者幸也。故曰:城郭不完,兵甲不多,非國之災也。田野不辟,貨財不聚,非國之害也。上無禮,下無學,賊民興,喪無日矣。《詩》曰:『天之方蹶,無然泄泄。』泄泄猶沓沓也。事君無義,進退無禮,言則非先王之道者,猶沓沓也。故曰:責難於君謂之恭,陳善閉邪謂之敬,吾君不能謂之賊。」

맹자가 말했다. "이루의 밝은 눈과 공수자의 정교한 솜씨로도 컴퍼스와 곱자가 없으면 네모와 원을 이루지 못하고, 사광의 밝은 귀로도 육률이 없으면 오음을 바로잡지 못하며, 요순의 도라도 어진 정치가 아니면 천하를 고르게 다스리지 못한다.

지금 어진 마음과 어질다는 소문이 있는데도 백성이 그 은택을 입지 못하고 후세에 법이 되지 못하는 것은, 선왕의 도를 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함만으로는 정치가 되기에 모자라고, 법만으로는 저절로 행해지지 못한다' 한다.

《시》에 '어긋나지도 않고 잊지도 않으며 옛 법을 따른다' 하였으니, 선왕의 법을 따르고서 허물이 있은 이는 아직 없었다.

성인이 눈의 힘을 다하시고 이어서 컴퍼스와 곱자와 수준기와 먹줄로 네모와 원과 평평함과 곧음을 만드시니 이루 다 쓸 수 없고, 귀의 힘을 다하시고 이어서 육률로 오음을 바로잡으시니 이루 다 쓸 수 없으며, 마음의 생각을 다하시고 이어서 남에게 차마 못 하는 정치로 어짊이 천하를 덮게 하셨다.

그러므로 '높이 지으려면 반드시 언덕을 따르고, 낮게 파려면 반드시 내와 늪을 따른다' 한다. 정치를 하면서 선왕의 도를 따르지 않는다면 지혜롭다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오직 어진 이라야 높은 자리에 있음이 마땅하다. 어질지 못하면서 높은 자리에 있으면 이는 그 악을 뭇사람에게 뿌리는 것이다.

위에 도로 헤아림이 없고 아래에 법으로 지킴이 없으며, 조정이 도를 믿지 않고 장인이 법도를 믿지 않으며, 군자가 의를 범하고 소인이 형벌을 범한다면, 나라가 남아 있는 것은 요행이다.

그러므로 '성곽이 온전하지 않고 병기와 갑옷이 많지 않은 것이 나라의 재앙이 아니요, 들이 개간되지 않고 재화가 모이지 않는 것이 나라의 해가 아니다. 위에 예가 없고 아래에 배움이 없어 백성을 해치는 자가 일어나면 망할 날이 며칠 안 남는다' 한다.

《시》에 '하늘이 바야흐로 뒤엎으려 하니 그렇게 느긋하지 말라' 하였다. 느긋하다(泄泄)는 것은 굼뜨다(沓沓)는 말과 같다. 임금을 섬김에 의가 없고 나아가고 물러남에 예가 없으며 말하면 선왕의 도를 그르다 하는 것이 곧 굼뜬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에게 어려운 일을 요구하는 것을 공(恭)이라 하고, 선을 아뢰어 삿됨을 막는 것을 경(敬)이라 하며, 우리 임금은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을 적(賊)이라 한다' 하는 것이다."

2컴퍼스와 곱자는 네모와 원의 지극함

孟子曰:「規矩,方員一作「圓」之至也。聖人,人倫之至也。欲爲君,盡君道;欲爲臣,盡臣道,二者皆法堯舜而已矣。不以舜之所以事堯事君,不敬其君者也;不以堯之所以治民治民,賊其民者也。孔子曰:『道二,仁與不仁而已矣。』暴其民甚,則身弒國亡,不甚,則身危國削,名之曰『幽』、『厲』,雖孝子慈孫,百世不能改也。《詩》云:『殷鑒不遠,在夏后之世。』此之謂也。」

맹자가 말했다. "컴퍼스와 곱자는 네모와 원의 지극함이요, 성인은 인륜의 지극함이다.

임금이 되고자 하면 임금의 도를 다하고, 신하가 되고자 하면 신하의 도를 다할 것이니, 두 가지 다 요순을 본받을 뿐이다. 순이 요를 섬기던 것으로 임금을 섬기지 않으면 그 임금을 공경하지 않는 것이요, 요가 백성을 다스리던 것으로 백성을 다스리지 않으면 그 백성을 해치는 것이다.

공자께서 '도는 둘이니 어짊과 어질지 못함일 뿐이다' 하셨다.

그 백성을 학대함이 심하면 몸이 죽고 나라가 망하며, 심하지 않아도 몸이 위태롭고 나라가 깎인다. 이름을 유(幽)니 여(厲)니 하면, 비록 효성스러운 자손이라도 백 대가 지나도록 고칠 수 없다.

《시》에 '은나라의 거울이 멀지 않으니 하후씨의 세상에 있다' 하였으니 이를 이른 것이다."

3어짊으로 얻고 어질지 못함으로 잃는다

孟子曰:「三代之得天下也以仁,其失天下也以不仁。國之所以廢興存亡者亦然。天子不仁,不保四海;諸侯不仁,不保社稷;卿大夫不仁,不保宗廟;士庶人不仁,不保四體。今惡死亡而樂不仁,是由惡醉而強酒。」

맹자가 말했다. "삼대가 천하를 얻은 것은 어짊으로써요, 천하를 잃은 것은 어질지 못함으로써다. 나라가 무너지고 일어나고 남고 망하는 까닭도 또한 그러하다.

천자가 어질지 못하면 사해를 지키지 못하고, 제후가 어질지 못하면 사직을 지키지 못하며, 경대부가 어질지 못하면 종묘를 지키지 못하고, 선비와 백성이 어질지 못하면 제 팔다리도 지키지 못한다.

지금 죽고 망함을 싫어하면서 어질지 못함을 즐기니, 이는 취함을 싫어하면서 억지로 술을 마시는 것과 같다."

4돌이켜 제게서 구하라

孟子曰:「愛人不親,反其仁;治人不治,反其智;禮人不答,反其敬。行有不得者,皆反求諸己。其身正而天下歸之。《詩》云:『永言配命,自求多福。』」

맹자가 말했다. "남을 사랑해도 친해지지 않거든 제 어짊을 돌이켜 보고,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거든 제 지혜를 돌이켜 보며, 남에게 예를 갖추어도 답하지 않거든 제 공경을 돌이켜 보라.

행하고서 얻지 못하는 것이 있거든 다 돌이켜 제게서 구하라. 제 몸이 바르면 천하가 그에게 돌아간다.

《시》에 '길이 천명에 짝하기를 생각하여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한다' 하였다."

5천하의 근본은 나라, 나라의 근본은 집, 집의 근본은 몸

孟子曰:「人有恒言,皆曰『天下國家』,天下之本在國,國之本在家,家之本在身。」

맹자가 말했다. "사람에게 늘 하는 말이 있어 다들 '천하국가'라 한다. 천하의 근본은 나라에 있고, 나라의 근본은 집에 있으며, 집의 근본은 몸에 있다."

6큰 집에 죄를 얻지 않는 것

孟子曰:「爲政不難,不得罪於巨室。巨室之所慕,一國慕之;一國之所慕,天下慕之。故沛然德教,溢乎四海。」

맹자가 말했다. "정치를 하기가 어렵지 않다. 큰 집안에 죄를 얻지 않으면 된다. 큰 집안이 우러르는 바를 온 나라가 우러르고, 온 나라가 우러르는 바를 천하가 우러른다. 그러므로 세차게 흐르는 덕의 가르침이 사해에 넘친다."

7하늘을 따르면 살고 거스르면 망한다

孟子曰:「天下有道,小德役大德,小賢役大賢。天下無道,小役大,弱役強,斯二者,天也。順天者存,逆天者亡。齊景公曰:『既不能令,又不受命,是絶物也。』涕出而女於呉。今也小國師大國,而恥受命焉,是猶弟子而恥受命於先師也。如恥之,莫若師文王,師文王,大國五年,小國七年,必爲政於天下矣。《詩》云:『商之孫子,其麗不億。上帝既命,侯于周服。侯服于周,天命靡常。殷士膚敏,祼將于京。』孔子曰:『仁不可爲衆也夫!國君好仁,天下無敵。』今也欲無敵於天下,而不以仁,是猶執熱而不以濯也。《詩》云:『誰能執熱,逝不以濯?』」

맹자가 말했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덕이 작은 이가 덕이 큰 이에게 부림받고 어짊이 작은 이가 어짊이 큰 이에게 부림받는다. 천하에 도가 없으면 작은 것이 큰 것에게 부림받고 약한 것이 강한 것에게 부림받는다. 이 두 가지는 하늘이다. 하늘을 따르는 이는 살고 하늘을 거스르는 이는 망한다.

제경공이 '이미 명령할 수도 없고 또 명령을 받지도 않으면 이는 남과 끊는 것이다' 하고 눈물을 흘리며 딸을 오나라에 시집보냈다.

지금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본받으면서 명령 받기를 부끄러워하니, 이는 제자이면서 스승에게 명령 받기를 부끄러워하는 것과 같다. 만약 그것이 부끄럽다면 문왕을 스승 삼는 것만 한 것이 없다. 문왕을 스승 삼으면 큰 나라는 다섯 해, 작은 나라는 일곱 해면 반드시 천하에 정치를 펴게 된다.

《시》에 '상나라의 자손이 그 수가 억으로도 다 세지 못하나, 상제께서 이미 명하시니 주나라에 복종하는구나. 주나라에 복종하니 천명은 한결같지 않다. 은나라 선비들이 늠름하고 민첩하게 주나라 서울에서 강신제를 돕는구나' 하였다.

공자께서 '어짊 앞에서는 수가 많아도 소용없다! 나라 임금이 어짊을 좋아하면 천하에 적이 없다' 하셨다.

지금 천하에 적이 없기를 바라면서 어짊으로 하지 않으니, 이는 뜨거운 것을 잡고서 물에 담그지 않는 것과 같다. 《시》에 '누가 능히 뜨거운 것을 잡고서 물에 담그지 않으랴' 하였다."

8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업신여긴 뒤에

孟子曰:「不仁者,可與言哉?安其危而利其葘,樂其所以亡者。不仁而可與言,則何亡國敗家之有?有孺子歌曰:『滄浪之水淸兮,可以濯我纓;滄浪之水濁兮,可以濯我足。』孔子曰:『小子聽之!淸斯濯纓,濁斯濯足矣,自取之也。』夫人必自侮,然後人侮之;家必自毀,而後人毀之;國必自伐,而後人伐之。《太甲》曰:『天作孽,猶可違;自作孽,不可活』,此之謂也。」

맹자가 말했다. "어질지 못한 자와 더불어 말할 수 있겠는가. 그 위태로움을 편안히 여기고 그 재앙을 이롭게 여기며 망할 까닭을 즐긴다. 어질지 못하면서 더불어 말할 수 있다면 어찌 나라를 망치고 집을 무너뜨리는 일이 있겠는가.

어떤 아이가 노래하기를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 했다. 공자께서 '얘들아, 들으라!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나니, 스스로 취하는 것이다' 하셨다.

무릇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업신여긴 뒤에야 남이 업신여기고, 집은 반드시 스스로 무너뜨린 뒤에야 남이 무너뜨리며,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친 뒤에야 남이 친다.

《태갑》에 '하늘이 지은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으나 스스로 지은 재앙은 살아날 수 없다' 하였으니 이를 이른 것이다."

9백성의 마음을 얻는 길

孟子曰:「桀紂之失天下也,失其民也。失其民者,失其心也。得天下有道:得其民斯得天下矣。得其民有道,得其心斯得民矣。得其心有道:所欲,與之聚之;所惡,勿施爾也。民之歸仁也,猶水之就下,獸之走壙也。故爲淵驅魚者,獺也;爲叢驅爵者,鹯也;爲湯、武驅民者,桀與紂也。今天下之君有好仁者,則諸侯皆爲之駆矣;雖欲無王,不可得已。今之欲王者,猶七年之病求三年之艾也。茍爲不畜,終身不得。茍不志於仁,終身憂辱,以陷於死亡。《詩》云:『其何能淑?載胥及溺』,此之謂也。」

맹자가 말했다. "걸과 주가 천하를 잃은 것은 그 백성을 잃었기 때문이요, 그 백성을 잃은 것은 그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천하를 얻는 데 길이 있으니, 그 백성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 그 백성을 얻는 데 길이 있으니, 그 마음을 얻으면 백성을 얻는다. 그 마음을 얻는 데 길이 있으니, 바라는 바를 함께 모아 주고 싫어하는 바를 베풀지 않는 것뿐이다.

백성이 어짊에 돌아가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고 짐승이 들로 달리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못을 위해 물고기를 몰아 주는 것은 수달이요, 숲을 위해 참새를 몰아 주는 것은 새매요, 탕왕과 무왕을 위해 백성을 몰아 준 것은 걸과 주다.

지금 천하의 임금 가운데 어짊을 좋아하는 이가 있으면 제후가 다 그를 위해 몰아 줄 것이니, 비록 왕 노릇 하지 않으려 해도 될 수 없다.

지금 왕 노릇 하려는 이는 일곱 해 묵은 병에 삼 년 말린 쑥을 구하는 것과 같다. 진실로 미리 쌓아 두지 않으면 죽도록 얻지 못한다. 진실로 어짊에 뜻을 두지 않으면 죽도록 근심하고 욕되어 죽고 망함에 빠진다.

《시》에 '그 어찌 잘될 수 있으랴, 서로 이끌고 빠질 뿐이다' 하였으니 이를 이른 것이다."

10스스로 해치는 이와 스스로 버리는 이

孟子曰:「自暴者,不可與有言也;自棄者,不可與有爲也。言非禮義,謂之自暴也;吾身不能居仁由義,謂之自棄也。」「仁,人之安宅也;義,人之正路也。曠安宅而弗居,舍正路而不由,哀哉!」

맹자가 말했다. "스스로 해치는 이와는 더불어 말할 수 없고, 스스로 버리는 이와는 더불어 일할 수 없다. 말이 예의를 그르다 하는 것을 스스로 해친다(自暴) 하고, 내 몸이 어짊에 살고 의를 따를 수 없다 하는 것을 스스로 버린다(自棄) 한다."

"어짊은 사람의 편안한 집이요 의로움은 사람의 바른 길이다. 편안한 집을 비워 두고 살지 않으며 바른 길을 버려두고 가지 않으니, 슬프도다!"

11도는 가까운 데 있다

孟子曰:「道在邇,而求諸遠;事在易,而求諸難。人人親其親、長其長,而天下平。」

맹자가 말했다. "도는 가까운 데 있는데 먼 데서 구하고, 일은 쉬운 데 있는데 어려운 데서 구한다. 사람마다 제 어버이를 어버이로 섬기고 제 어른을 어른으로 섬기면 천하가 고르게 된다."

12정성은 하늘의 도다

孟子曰:「居下位而不獲於上,民不可得而治也。獲於上有道,不信於友,弗獲於上矣。信於友有道,事親弗悅,弗信於友矣。悅親有道,反身不誠,不悅於親矣。誠身有道,不明乎善,不誠其身矣。是故誠者,天之道也。思誠者,人之道也。至誠而不動者,未之有也。不誠,未有能動者也。」

맹자가 말했다.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 백성을 다스릴 수 없다.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는 데 길이 있으니, 벗에게 미덥지 못하면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한다. 벗에게 미더운 데 길이 있으니, 어버이를 섬겨 기쁘게 해 드리지 못하면 벗에게 미덥지 못하다. 어버이를 기쁘게 하는 데 길이 있으니, 제 몸을 돌이켜 정성스럽지 못하면 어버이를 기쁘게 하지 못한다. 몸을 정성스럽게 하는 데 길이 있으니, 선을 밝히지 못하면 제 몸을 정성스럽게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정성(誠)은 하늘의 도요, 정성을 생각하는 것은 사람의 도다. 지극히 정성스러운데 남을 움직이지 못한 이는 아직 없었고, 정성스럽지 못한데 남을 움직인 이도 아직 없었다."

13천하의 아버지가 돌아가니 그 아들이 어디로 가랴

孟子曰:「伯夷辟紂,居北海之濱,聞文王作興,曰:『盍歸乎來!吾聞西伯善養老者。』太公辟紂,居東海之濱,聞文王作興,曰:『盍歸乎來!吾聞西伯善養老者。』二老者,天下之大老也而歸之,是天下之父歸之也。天下之父歸之,其子焉往?諸侯有行文王之政者,七年之内,必爲政於天下矣。」

맹자가 말했다. "백이가 주를 피해 북쪽 바닷가에 살다가 문왕이 일어나셨다는 말을 듣고 '어찌 돌아가지 않으랴! 내 들으니 서백은 늙은이를 잘 봉양하는 이라 한다' 했다.

태공이 주를 피해 동쪽 바닷가에 살다가 문왕이 일어나셨다는 말을 듣고 '어찌 돌아가지 않으랴! 내 들으니 서백은 늙은이를 잘 봉양하는 이라 한다' 했다.

이 두 노인은 천하의 큰 어른인데 그에게 돌아갔으니, 이는 천하의 아버지가 그에게 돌아간 것이다. 천하의 아버지가 그에게 돌아갔으니 그 아들이 어디로 가겠는가.

제후 가운데 문왕의 정치를 행하는 이가 있으면 일곱 해 안에 반드시 천하에 정치를 펴게 될 것이다."

14싸움 잘하는 자에게 가장 무거운 형벌을

孟子曰:「求也,爲季氏宰,無能改於其德,而賦粟倍他日。孔子曰:『求非我徒也,小子鳴鼓而攻之,可也。』由此觀之,君不行仁政而富之,皆棄於孔子者也,況於爲之強戰?爭地以戰,殺人盈野;爭城以戰,殺人盈城,此所謂率土地而食人肉,罪不容於死。故善戰者服上刑,連諸侯者次之,辟草萊、任土地者次之。」

맹자가 말했다. "염구가 계씨의 가신이 되어 그 덕을 고치지 못하고 곡식 거두기를 지난날의 갑절로 했다. 공자께서 '구는 내 무리가 아니다. 얘들아, 북을 울리며 성토해도 좋다' 하셨다.

이로 보건대 임금이 어진 정치를 행하지 않는데 부유하게 해 주는 이는 다 공자께 버림받은 자들이다. 하물며 그를 위해 억지로 싸우는 자이랴.

땅을 다투어 싸우면 죽은 사람이 들에 가득하고, 성을 다투어 싸우면 죽은 사람이 성에 가득하다. 이것이 이른바 땅을 이끌고 사람 고기를 먹이는 것이니, 죄가 죽음으로도 모자란다.

그러므로 싸움 잘하는 자는 가장 무거운 형벌을 받고, 제후를 이어 붙이는 자가 그다음이며, 풀밭을 개간하고 땅을 맡기는 자가 그다음이다."

15눈동자는 그 악함을 가리지 못한다

孟子曰:「存乎人者,莫良於眸子,眸子不能掩其惡。胸中正,則眸子瞭焉;胸中不正,則眸子眊焉。聽其言也,觀其眸子,人焉廋哉?」

맹자가 말했다. "사람에게 있는 것 가운데 눈동자보다 좋은 것이 없다. 눈동자는 그 악함을 가리지 못한다. 가슴속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고, 가슴속이 바르지 않으면 눈동자가 흐리다.

그 말을 듣고 그 눈동자를 보면, 사람이 어디에 숨기겠는가?"

16공손함과 검소함을 소리와 웃음으로 하랴

孟子曰:「恭者不侮人,儉者不奪人。侮奪人之君,惟恐不順焉,惡得爲恭儉?恭儉豈可以聲音笑貌爲哉?」

맹자가 말했다. "공손한 이는 남을 업신여기지 않고 검소한 이는 남의 것을 빼앗지 않는다. 남을 업신여기고 빼앗는 임금은 오직 백성이 순종하지 않을까 두려워할 뿐이니, 어찌 공손하고 검소하다 하겠는가.

공손함과 검소함을 어찌 목소리와 웃는 얼굴로 할 수 있겠는가?"

17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으로 건진다

淳于髡曰:「男女授受不親,禮與?」 孟子曰:「禮也。」 曰:「嫂溺則援之以手乎?」 曰:「嫂溺不援,是豺狼也。男女授受不親,禮也。嫂溺援之以手者,權也。」 曰:「今天下溺矣,夫子之不援,何也?」 曰:「天下溺,援之以道;嫂溺,援之以手。子欲手援天下乎?」

순우곤이 말했다. "남녀가 주고받기를 몸소 하지 않는 것이 예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예다."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으로 건집니까?"

"형수가 물에 빠졌는데 건지지 않으면 이는 승냥이와 이리다. 남녀가 주고받기를 몸소 하지 않는 것은 예요, 형수가 물에 빠졌을 때 손으로 건지는 것은 저울질(權)이다."

"지금 천하가 물에 빠졌는데 선생께서 건지지 않으심은 어째서입니까?"

"천하가 물에 빠지면 도로 건지고,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으로 건진다. 그대는 손으로 천하를 건지려 하는가?"

18군자가 제 자식을 가르치지 않는 까닭

公孫丑曰:「君子之不教子,何也?」 孟子曰:「勢不行也。教者必以正;以正不行,繼之以怒;繼之以怒,則反夷矣。『夫子教我以正;夫子未出於正也。』則是父子相夷也。父子相夷則惡矣。古者易子而教之,父子之間不責善,責善則離,離則不祥莫大焉。」

공손추가 말했다. "군자가 제 자식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형편이 그렇게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이는 반드시 바름으로 하는데, 바름으로 해도 행해지지 않으면 이어서 성을 내게 된다. 이어서 성을 내면 도리어 상하게 한다.

'아버지가 나를 바름으로 가르치시면서 아버지도 바름에서 나오지 않으셨다' 하면 이는 아비와 자식이 서로 상하게 하는 것이다. 아비와 자식이 서로 상하게 하면 나쁘다.

옛사람은 자식을 바꾸어 가르쳤다. 아비와 자식 사이에는 선을 요구하지 않으니, 선을 요구하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상서롭지 못함이 그보다 큰 것이 없다."

19뜻을 봉양함과 입과 몸을 봉양함

孟子曰:「事孰爲大?事親爲大。守孰爲大?守身爲大。不失其身而能事其親者,吾聞之矣;失其身而能事其親者,吾未之聞也。孰不爲事?事親,事之本也。孰不爲守?守身,守之本也。曾子養曾晳,必有酒肉;將徹,必請所與;問有餘,必曰『有』。曾晳死,曾元養曾子,必有酒肉;將徹,不請所與;問有餘,曰『亡矣』,將以復進也,此所謂養口體者也。若曾子,則可謂養志也。事親若曾子者,可也。」

맹자가 말했다. "섬기는 것 중에 무엇이 큰가? 어버이를 섬기는 것이 크다. 지키는 것 중에 무엇이 큰가? 제 몸을 지키는 것이 크다.

제 몸을 잃지 않고 그 어버이를 잘 섬긴 이는 내가 들었으나, 제 몸을 잃고서 그 어버이를 잘 섬긴 이는 내가 아직 듣지 못했다.

무엇인들 섬기는 일이 아니랴마는 어버이를 섬기는 것이 섬김의 근본이요, 무엇인들 지키는 일이 아니랴마는 제 몸을 지키는 것이 지킴의 근본이다.

증자께서 증석을 봉양하실 때 반드시 술과 고기를 올리셨고, 상을 물릴 때는 반드시 누구에게 드릴지 여쭈었으며, '남은 것이 있느냐' 물으시면 반드시 '있습니다' 하셨다.

증석이 돌아가시고 증원이 증자를 봉양할 때도 반드시 술과 고기를 올렸으나, 상을 물릴 때 누구에게 드릴지 여쭙지 않았고, '남은 것이 있느냐' 물으면 '없습니다' 했으니 다시 올리려 해서였다. 이것이 이른바 입과 몸을 봉양하는 것이다.

증자 같으면 뜻을 봉양했다 할 만하다. 어버이 섬기기를 증자같이 하면 된다."

20임금의 마음을 바로잡는 일

孟子曰:「人不足與適也,政不足與間也,惟大人爲能格君心之非。君仁莫不仁,君義莫不義,君正莫不正,一正君而國定矣。」

맹자가 말했다. "사람을 일일이 나무랄 것이 못 되고 정치를 일일이 흠잡을 것이 못 된다. 오직 대인이라야 임금 마음의 그름을 바로잡을 수 있다.

임금이 어질면 어질지 않은 이가 없고, 임금이 의로우면 의롭지 않은 이가 없으며, 임금이 바르면 바르지 않은 이가 없다. 한 번 임금을 바로잡으면 나라가 안정된다."

21뜻밖의 기림과 온전함을 구하다 얻는 헐뜯음

孟子曰:「有不虞之譽,有求全之毀。」

맹자가 말했다. "뜻밖에 얻는 기림이 있고, 온전함을 구하다가 얻는 헐뜯음이 있다."

22사람이 말을 쉽게 하는 것은

孟子曰:「人之易其言也,無責耳矣。」

맹자가 말했다. "사람이 제 말을 쉽게 하는 것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뿐이다."

23사람의 병통은 남의 스승 되기를 좋아함

孟子曰:「人之患在好爲人師。」

맹자가 말했다. "사람의 병통은 남의 스승 되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

24악정자를 꾸짖다

樂正子從於子敖之齊。 樂正子見孟子,孟子曰:「子亦來見我乎?」 曰:「先生何爲出此言也?」 曰:「子來幾日矣?」 曰:「昔者。」 曰:「昔者,則我出此言也,不亦宜乎?」 曰:「舍館未定。」 曰:「子聞之也;『舍館定,然後求見長者』乎?」 曰:「克有罪。」

악정자가 자오를 따라 제나라에 갔다.

악정자가 맹자를 뵈니 맹자가 말했다. "그대도 나를 보러 왔는가?"

"선생님께서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대가 온 지 며칠인가?"

"어제입니다."

"어제라면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또한 마땅하지 않은가?"

"묵을 곳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대는 '묵을 곳이 정해진 뒤에 어른 뵙기를 청한다'고 들었는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25먹고 마시러 왔을 뿐인가

孟子謂樂正子曰:「子之從於子敖來,徒餔啜也。我不意子學古之道而以餔啜也。」

맹자가 악정자에게 말했다. "그대가 자오를 따라온 것은 한갓 먹고 마시러 온 것이다. 나는 그대가 옛 도를 배워 먹고 마시는 데 쓸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26불효 셋 가운데 후사 없음이 크다

孟子曰:「不孝有三,無後爲大。舜不告而娶,爲無後也,君子以爲猶告也。」

맹자가 말했다. "불효에 세 가지가 있는데 후사가 없음이 크다. 순이 아뢰지 않고 장가드신 것은 후사가 없을까 해서였으니, 군자는 아뢴 것이나 마찬가지라 여긴다."

27어짊의 실상은 어버이를 섬김이다

孟子曰:「仁之實,事親是也。義之實,從兄是也。智之實,知斯二者弗去是也。禮之實,節文斯二者是也。樂之實,樂斯二者,樂則生矣。生則惡可已也?惡可已,則不知足之蹈之、手之舞之。」

맹자가 말했다. "어짊의 실상은 어버이를 섬김이 이것이요, 의로움의 실상은 형을 따름이 이것이다. 지혜의 실상은 이 둘을 알아 버리지 않음이 이것이요, 예의 실상은 이 둘을 절도 있게 꾸밈이 이것이며, 음악의 실상은 이 둘을 즐거워함이 이것이다.

즐거워하면 곧 생겨나니, 생겨나면 어찌 그칠 수 있으랴. 어찌 그칠 수 있으랴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발이 구르고 손이 춤춘다."

28고수가 기뻐하니 천하가 교화되다

孟子曰:「天下大悅而將歸己,視天下悅而歸己,猶草芥也,惟舜爲然。不得乎親,不可以爲人;不順乎親,不可以爲子。舜盡事親之道,而瞽瞍厎豫。瞽瞍厎豫而天下化;瞽瞍厎豫而天下之爲父子者定。此之謂大孝。」 上一篇回目録下一篇

맹자가 말했다. "천하가 크게 기뻐하며 장차 제게 돌아오려 하는데, 천하가 기뻐하며 제게 돌아오는 것을 보기를 지푸라기같이 여기신 이는 오직 순임금뿐이었다.

어버이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사람이 될 수 없고, 어버이에게 순하지 못하면 자식이 될 수 없다. 순임금이 어버이 섬기는 도를 다하시니 고수(瞽瞍)가 마침내 기뻐했다. 고수가 기뻐하니 천하가 교화되었고, 고수가 기뻐하니 천하의 아비와 자식 된 이들이 정해졌다. 이를 큰 효도(大孝)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