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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 하離婁下

맹자 孟子 · 맹가(孟軻)와 그 문인 · 기원전 4세기~3세기 · 단락 33 · 한자 2,654자 · 낭독 10.6분

「맹자」 한 권 「이루 하」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로 시작해 「백성이 귀하고 임금은 가볍다」에 이르는 책. 논어가 조용히 이르는 자리에서 맹자는 임금 앞에서 따지고 되묻는다. 오십 보 백 보, 호연지기,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누구나 철렁하는 사단(四端),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함, 하늘이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 먼저 그 마음을 괴롭힌다는 말이 다 여기서 나왔다. 서재에 먼저 실린 논어와 나란히 두고 읽을 짝이다.

1순은 동이 사람, 문왕은 서이 사람

孟子曰:「舜生於諸馮,遷於負夏,卒於鳴條,東夷之人也。文王生於岐周,卒於畢郢,西夷之人也。地之相去也,千有餘里;世之相後也,千有餘歲。得志行乎中國,若合符節。先聖後聖,其揆一也。」

맹자가 말했다. "순은 제풍에서 나시어 부하로 옮기시고 명조에서 돌아가셨으니 동이(東夷) 사람이다. 문왕은 기주에서 나시어 필영에서 돌아가셨으니 서이(西夷) 사람이다.

땅이 서로 떨어진 것이 천여 리요 세대가 서로 뒤진 것이 천여 년인데, 뜻을 얻어 중국에 행하심이 부절을 맞춘 듯하다. 앞선 성인과 뒤의 성인이 그 헤아림은 하나다."

2은혜롭되 정치를 알지 못한다

子產聽鄭國之政,以其乘輿濟人於溱、洧。孟子曰:「惠而不知為政,歲十一月徒杠成,十二月輿梁成,民未病涉也。君子平其政,行辟人可也;焉得人人而濟之?故為政者,每人而悅之,日亦不足矣。」

자산이 정나라의 정치를 맡았을 때 제 수레로 진수와 유수에서 사람들을 건네주었다.

맹자가 말했다. "은혜롭기는 하나 정치를 알지 못한다. 십일월에 걸어 다닐 다리가 이루어지고 십이월에 수레 다닐 다리가 이루어지면 백성이 건너는 데 괴로워하지 않는다. 군자가 그 정치를 고르게 하면 길을 갈 때 사람을 물리쳐도 되는데, 어찌 사람마다 다 건네주겠는가. 그러므로 정치하는 이가 사람마다 다 기쁘게 하려 한다면 날마다 해도 모자란다."

3임금이 신하를 흙과 지푸라기로 보면

孟子告齊宣王曰:「君之視臣如手足,則臣視君如腹心;君之視臣如犬馬,則臣視君如國人;君之視臣如土芥,則臣視君如寇讎。」 王曰:「禮,為舊君有服。何如斯可為服矣?」 曰:「諫行言聽,膏澤下於民;有故而去,則君使人導之出疆,又先於其所往;去三年不反,然後收其田里。此之謂三有禮焉。如此則為之服矣。今也為臣,諫則不行,言則不聽,膏澤不下於民;有故而去,則君搏執之,又極之於其所往;去之日,遂收其田里。此之謂寇讎。寇讎何服之有?」

맹자가 제선왕에게 아뢰었다. "임금이 신하 보기를 손발같이 하면 신하는 임금 보기를 배와 심장같이 하고, 임금이 신하 보기를 개와 말같이 하면 신하는 임금 보기를 길 가는 사람같이 하며, 임금이 신하 보기를 흙과 지푸라기같이 하면 신하는 임금 보기를 도적과 원수같이 합니다."

왕이 말했다. "예에 옛 임금을 위해 상복을 입는다 하는데, 어찌해야 상복을 입게 됩니까?"

"간하면 행해지고 말하면 들어주어 은택이 백성에게 내리며, 사정이 있어 떠나면 임금이 사람을 시켜 국경 밖까지 이끌어 주고 또 그가 가는 곳에 먼저 알려 주며, 떠난 지 세 해가 되도록 돌아오지 않은 뒤에야 그 밭과 집을 거두어들입니다. 이를 세 가지 예가 있다 합니다. 이와 같으면 그를 위해 상복을 입습니다.

지금은 신하가 되어 간해도 행해지지 않고 말해도 들어주지 않아 은택이 백성에게 내리지 않으며, 사정이 있어 떠나면 임금이 붙잡아 가두고 또 그가 가는 곳에서 궁지에 몰며, 떠나는 날에 곧 그 밭과 집을 거두어들입니다. 이를 도적과 원수라 합니다. 도적과 원수에게 무슨 상복이 있겠습니까?"

4죄 없이 선비를 죽이면

孟子曰:「無罪而殺士,則大夫可以去;無罪而戮民,則士可以徙。」

맹자가 말했다. "죄 없이 선비를 죽이면 대부가 떠날 만하고, 죄 없이 백성을 죽이면 선비가 옮겨 갈 만하다."

5임금이 어질면 어질지 않은 이가 없다

孟子曰:「君仁莫不仁,君義莫不義。」

맹자가 말했다. "임금이 어질면 어질지 않은 이가 없고, 임금이 의로우면 의롭지 않은 이가 없다."

6예 아닌 예, 의 아닌 의

孟子曰:「非禮之禮,非義之義,大人弗為。」

맹자가 말했다. "예 아닌 예와 의 아닌 의를 대인은 하지 않는다."

7중도가 중도 아닌 이를 기른다

孟子曰:「中也養不中,才也養不才,故人樂有賢父兄也。如中也棄不中,才也棄不才,則賢不肖之相去,其間不能以寸。」

맹자가 말했다. "중도를 얻은 이가 중도를 얻지 못한 이를 기르고 재주 있는 이가 재주 없는 이를 기른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어진 아비와 형 있음을 즐거워한다.

만약 중도를 얻은 이가 중도를 얻지 못한 이를 버리고 재주 있는 이가 재주 없는 이를 버린다면, 어진 이와 못난 이의 서로 떨어진 거리가 한 치도 되지 않는다."

8하지 않는 바가 있어야 하는 바가 있다

孟子曰:「人有不為也,而後可以有為。」

맹자가 말했다. "사람은 하지 않는 바가 있은 뒤에야 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

9남의 좋지 못함을 말하면 뒷걱정을 어찌하랴

孟子曰:「言人之不善,當如後患何?」

맹자가 말했다. "남의 좋지 못함을 말하면 뒷걱정을 어찌하려는가?"

10중니는 지나친 일을 하지 않으셨다

孟子曰:「仲尼不為已甚者。」

맹자가 말했다. "중니께서는 지나친 일을 하지 않으셨다."

11대인은 오직 의가 있는 데를 따른다

孟子曰:「大人者,言不必信,行不必果,惟義所在。」

맹자가 말했다. "대인은 말에 반드시 미더움을 기약하지 않고 행함에 반드시 결과를 기약하지 않으며, 오직 의(義)가 있는 데를 따른다."

12대인은 갓난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孟子曰:「大人者,不失其赤子之心者也。」

맹자가 말했다. "대인이란 그 갓난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이다."

13죽은 이를 보내는 일이라야 큰일이라 할 만하다

孟子曰:「養生者,不足以當大事,惟送死可以當大事。」

맹자가 말했다. "산 이를 봉양하는 것은 큰일이라 하기에 모자라고, 오직 죽은 이를 보내는 일이라야 큰일이라 할 만하다."

14스스로 얻게 하려는 것이다

孟子曰:「君子深造之以道,欲其自得之也。自得之則居之安,居之安則資之深,資之深則取之左右逢其原。故君子欲其自得之也。」

맹자가 말했다. "군자가 도로써 깊이 나아감은 스스로 얻고자 함이다. 스스로 얻으면 머무는 것이 편안하고, 머무는 것이 편안하면 바탕으로 삼는 것이 깊어지며, 바탕으로 삼는 것이 깊어지면 좌우에서 취해도 그 근원을 만난다. 그러므로 군자는 스스로 얻고자 하는 것이다."

15널리 배워 자세히 말함은 요약으로 돌아가려는 것

孟子曰:「博學而詳說之,將以反說約也。」

맹자가 말했다. "널리 배우고 자세히 말하는 것은 장차 돌이켜 요약을 말하려는 것이다."

16선으로 남을 길러야 천하를 복종시킨다

孟子曰:「以善服人者,未有能服人者也。以善養人,然後能服天下。天下不心服而王者,未之有也。」

맹자가 말했다. "선으로 남을 복종시키려 한 이 가운데 남을 복종시킨 이는 아직 없었다. 선으로 남을 기른 뒤에야 천하를 복종시킬 수 있다. 천하가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는데 왕 노릇 한 이는 아직 없었다."

17어진 이를 가리는 자가 그 벌을 받는다

孟子曰:「言無實,不詳。不詳之實,蔽賢者當之。」

맹자가 말했다. "말에 실상이 없는 것은 상서롭지 못하다. 상서롭지 못함의 실상은 어진 이를 가리는 자가 그것을 받는다."

18근원 있는 샘물은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다

徐子曰:「仲尼亟稱於水曰:『水哉!水哉!』何取於水也?」 孟子曰:「源泉混混,不舍晝夜,盈科而後進,放乎四海;有本者如是,是之取爾。茍為無本,七、八月之間雨集,溝澮皆盈;其涸也,可立而待也。故聲聞過情,君子恥之。」

서자가 말했다. "중니께서 자주 물을 일컬어 '물이여! 물이여!' 하셨는데, 물에서 무엇을 취하신 것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근원 있는 샘물이 콸콸 솟아 밤낮으로 그치지 않고, 웅덩이를 채운 뒤에 나아가 사해에 이른다. 근본이 있는 것이 이와 같으니, 이것을 취하신 것이다.

진실로 근본이 없다면, 칠팔월 사이에 비가 모여 도랑이 다 차더라도 그 마르는 것은 서서 기다릴 수 있다. 그러므로 명성이 실상보다 지나친 것을 군자는 부끄러워한다."

19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은 얼마 안 된다

孟子曰:「人之所以異於禽獸者幾希,庶民去之,君子存之。舜明於庶物,察於人倫;由仁義行,非行仁義也。」

맹자가 말했다. "사람이 새와 짐승과 다른 점은 얼마 되지 않는데, 뭇 백성은 그것을 버리고 군자는 그것을 지닌다.

순임금은 뭇 사물에 밝으시고 인륜을 살피셨으니, 인의(仁義)를 말미암아 행하신 것이지 인의를 행하신 것이 아니다."

20우임금은 좋은 술을 미워하셨다

孟子曰:「禹惡旨酒而好善言。湯執中,立賢無方。文王視民如傷,望道而未之見。武王不泄邇,不忘遠。周公思兼三王,以施四事。其有不合者,仰而思之,夜以繼日;幸而得之,坐以待旦。」

맹자가 말했다. "우임금은 좋은 술을 미워하시고 좋은 말을 좋아하셨다. 탕왕은 중도를 잡으시고 어진 이를 세우되 부류를 가리지 않으셨다. 문왕은 백성 보기를 다친 이처럼 하시고, 도를 바라보시되 아직 보지 못한 듯이 하셨다. 무왕은 가까운 이를 함부로 대하지 않으시고 먼 이를 잊지 않으셨다.

주공은 세 왕을 겸하여 네 가지 일을 베풀 것을 생각하시되, 맞지 않는 것이 있으면 우러러 생각하시기를 밤으로 낮을 이으시고, 다행히 얻으시면 앉아서 아침을 기다리셨다."

21《시》가 없어진 뒤에 《춘추》가 지어졌다

孟子曰:「王者之跡熄而《詩》亡,《詩》亡然後《春秋》作。晉之《乘》、楚之《梼杌》、魯之《春秋》,一也。其事則齊桓、晉文,其文則史。孔子曰:『其義則丘竊取之矣。』」

맹자가 말했다. "왕자의 자취가 스러지자 《시》가 없어졌고, 《시》가 없어진 뒤에 《춘추》가 지어졌다.

진나라의 《승(乘)》과 초나라의 《도올(檮杌)》과 노나라의 《춘추》가 하나다. 그 일은 제환공과 진문공이요 그 글은 사관의 글인데, 공자께서 '그 뜻은 내가 가만히 취했다' 하셨다."

22나는 남을 통해 사숙했다

孟子曰:「君子之澤,五世而斬;小人之澤,五世而斬。予未得為孔子徒也,予私淑諸人也。」

맹자가 말했다. "군자의 은택도 다섯 대면 끊기고 소인의 은택도 다섯 대면 끊긴다. 나는 공자의 문도가 되지 못했으나, 나는 남을 통해 사숙(私淑)했다."

23받아도 되고 안 받아도 되면

孟子曰:「可以取,可以無取,取傷廉。可以與,可以無與,與傷惠。可以死,可以無死,死傷勇。」

맹자가 말했다. "받아도 되고 받지 않아도 될 때 받으면 청렴을 상하고, 주어도 되고 주지 않아도 될 때 주면 은혜를 상하며, 죽어도 되고 죽지 않아도 될 때 죽으면 용기를 상한다."

24방몽이 예를 죽이다 — 화살촉을 뽑고 쏘다

逢蒙學射於羿,盡羿之道,思天下惟羿為愈己,於是殺羿。孟子曰:「是亦羿有罪焉。」 公明儀曰:「宜若無罪焉?」 曰:「薄乎云爾,惡得無罪?鄭人使子濯孺子侵衛,衛使庾公之斯追之。子濯孺子曰:『今日我疾作,不可以執弓,吾死矣夫!』問其僕曰:『追我者誰也?』其僕曰:『庾公之斯也。』曰:『吾生矣。』其僕曰:『庾公之斯,衛之善射者也,夫子曰「吾生」,何謂也?』曰:『庾公之斯學射於尹公之他,尹公之他學射於我。夫尹公之他,端人也,其取友必端矣。』庾公之斯至,曰:『夫子何為不執弓?』曰:『今日我疾作,不可以執弓。』曰:『小人學射於尹公之他,尹公之他學射於夫子。我不忍以夫子之道,反害夫子。雖然,今日之事,君事也,我不敢廢。』抽矢叩輪,去其金、發乘矢而後反。」

방몽이 예(羿)에게 활을 배워 예의 도를 다 익히고, 천하에 오직 예만이 저보다 낫다고 여겨 마침내 예를 죽였다.

맹자가 말했다. "이것도 예에게 죄가 있다."

공명의가 말했다. "죄가 없는 듯한데요?"

"적다고 할 뿐이지 어찌 죄가 없겠는가.

정나라가 자탁유자를 시켜 위나라를 침범하게 하니 위나라가 유공지사를 시켜 쫓게 했다. 자탁유자가 '오늘 내 병이 도져 활을 잡을 수 없으니 나는 죽었구나!' 하고 그 마부에게 '나를 쫓는 이가 누구냐' 물었다. 마부가 '유공지사입니다' 하니 '나는 살았다' 했다.

마부가 '유공지사는 위나라의 활 잘 쏘는 이인데 선생께서 「나는 살았다」 하심은 무슨 말씀입니까' 하니, '유공지사는 윤공지타에게 활을 배웠고 윤공지타는 나에게 활을 배웠다. 무릇 윤공지타는 단정한 사람이니 그가 벗을 고른 것도 반드시 단정했을 것이다' 했다.

유공지사가 이르러 말했다. '선생께서는 어찌하여 활을 잡지 않으십니까?' '오늘 내 병이 도져 활을 잡을 수 없네.' '소인은 윤공지타에게 활을 배웠고 윤공지타는 선생께 활을 배웠습니다. 제가 차마 선생의 도로 도리어 선생을 해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오늘 일은 임금의 일이라 제가 감히 그만둘 수 없습니다.' 그리고 화살을 뽑아 수레바퀴에 두드려 그 쇠촉을 없애고 네 대를 쏜 뒤에 돌아갔다."

25서시도 더러운 것을 쓰면

孟子曰:「西子蒙不潔,則人皆掩鼻而過之。雖有惡人,齋戒沐浴,則可以祀上帝。」

맹자가 말했다. "서시(西施)라도 더러운 것을 쓰고 있으면 사람들이 다 코를 막고 지나간다. 비록 못생긴 사람이라도 재계하고 목욕하면 상제께 제사할 수 있다."

26본성을 말함은 이미 그러한 자취일 뿐

孟子曰:「天下之言性也,則故而已矣。故者,以利為本。所惡於智者,為其鑿也。如智者,若禹之行水也,則無惡於智矣。禹之行水也,行其所無事也。如智者亦行其所無事,則智亦大矣。天之高也,星辰之遠也,茍求其故,千歲之日至,可坐而致也。」

맹자가 말했다. "천하에서 본성을 말하는 것은 이미 그러한 자취(故)일 뿐이다. 그 자취란 순리를 근본으로 삼는다.

지혜로운 이에게서 미워하는 바는 그가 억지로 뚫기 때문이다. 만약 지혜로운 이가 우임금이 물을 흐르게 하시듯 한다면 지혜를 미워할 것이 없다. 우임금이 물을 흐르게 하심은 일 없는 바를 행하신 것이다. 만약 지혜로운 이도 일 없는 바를 행한다면 그 지혜 또한 크다.

하늘이 높고 별들이 멀지만, 진실로 그 자취를 구하면 천 년 뒤의 동짓날도 앉아서 알아낼 수 있다."

27조정에서는 자리를 건너뛰어 말하지 않는다

公行子有子之喪,右師往弔。入門,有進而與右師言者,有就右師之位而與右師言者。孟子不與右師言,右師不悅曰:「諸君子皆與驩言,孟子獨不與驩言,是簡驩也。」孟子聞之,曰:「禮:朝庭不歷位而相與言,不逾階而相揖也。我欲行禮,子敖以我為簡,不亦異乎?」

공행자에게 아들의 상이 있어 우사(右師)가 조문하러 갔다. 문에 들어서자 나아가 우사와 말하는 이가 있고, 우사의 자리로 가서 우사와 말하는 이가 있었다.

맹자가 우사와 말하지 않으니 우사가 언짢아하며 말했다. "여러 군자가 다 나 환(驩)과 말하는데 맹자만 홀로 나와 말하지 않으니, 이는 나를 소홀히 여기는 것이다."

맹자가 이를 듣고 말했다. "예에 '조정에서는 자리를 건너뛰어 서로 말하지 않고, 층계를 넘어 서로 읍하지 않는다' 하였다. 나는 예를 행하려 했는데 자오가 나를 소홀하다 여기니 또한 이상하지 않은가?"

28군자에게는 평생의 근심이 있다

孟子曰:「君子所以異於人者,以其存心也。君子以仁存心,以禮存心。仁者愛人,有禮者敬人。愛人者,人恒愛之;敬人者,人恒敬之。有人於此,其待我以橫逆,則君子必自反也:『我必不仁也,必無禮也,此物奚宜至哉?』其自反而仁矣,自反而有禮矣。其橫逆由是也,君子必自反也:『我必不忠。』自反而忠矣。其橫逆由是也,君子曰:『此亦妄人也已矣。如此則與禽獸奚擇哉?於禽獸又何難焉!』是故君子有終身之憂,無一朝之患也。乃若所憂則有之。舜人也,我亦人也;舜為法於天下,可傳於後世,我由未免為鄉人也,是則可憂也。憂之如何?如舜而已矣。若夫君子所患則亡矣。非仁無為也,非禮無行也。如有一朝之患,則君子不患矣。」

맹자가 말했다. "군자가 남과 다른 까닭은 그 마음을 지니는 데 있다. 군자는 어짊으로 마음을 지니고 예로 마음을 지닌다.

어진 이는 남을 사랑하고 예 있는 이는 남을 공경한다. 남을 사랑하는 이는 남이 늘 그를 사랑하고, 남을 공경하는 이는 남이 늘 그를 공경한다.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나를 함부로 거스르며 대한다면, 군자는 반드시 스스로 돌이켜 본다. '내가 반드시 어질지 못했구나, 반드시 예가 없었구나. 이 일이 어찌 마땅히 이르렀겠는가?' 스스로 돌이켜 어질었고 스스로 돌이켜 예가 있었는데도 그 함부로 거스름이 여전하면, 군자는 반드시 스스로 돌이켜 본다. '내가 반드시 충실하지 못했구나.' 스스로 돌이켜 충실했는데도 그 함부로 거스름이 여전하면, 군자는 '이 또한 망령된 사람일 뿐이다. 이와 같다면 새나 짐승과 무엇을 가리랴. 새와 짐승에게 또 무엇을 따지랴' 한다.

그러므로 군자에게는 평생의 근심은 있어도 하루아침의 걱정은 없다. 근심하는 바로 말하면 있다. 순도 사람이요 나도 사람인데, 순은 천하에 법이 되어 후세에 전할 만하거늘 나는 아직 시골 사람 됨을 면하지 못했으니, 이것이 근심할 만하다. 근심하면 어찌하는가? 순처럼 할 뿐이다.

저 군자가 걱정할 바로 말하면 없다. 어짊이 아니면 하지 않고 예가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 만약 하루아침의 걱정이 있더라도 군자는 걱정하지 않는다."

29우·직과 안회는 같은 도다

禹、稷當平世,三過其門而不入,孔子賢之。顏子當亂世,居於陋巷,一簞食,一瓢飲,人不堪其憂,顏子不改其樂,孔子賢之。孟子曰:「禹、稷、顏回同道。禹思天下有溺者,由己溺之也;稷思天下有饑者,由己饑之也。是以如是其急也。禹、稷、顏子易地則皆然。今有同室之人鬭者,救之,雖被髪纓冠而救之,可也。鄉鄰有鬭者,被髪纓冠而往救之,則惑也,雖閉戶可也。」

우임금과 후직은 태평한 세상을 만나 세 번 제 집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으셨으니 공자께서 어질게 여기셨다. 안자는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 누추한 골목에 살며 한 대바구니 밥과 한 표주박 물로 지내니 남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했으나 안자는 그 즐거움을 고치지 않았으니 공자께서 어질게 여기셨다.

맹자가 말했다. "우임금과 후직과 안회는 같은 도다. 우임금은 천하에 물에 빠진 이가 있으면 제가 빠뜨린 듯이 여기셨고, 후직은 천하에 굶주린 이가 있으면 제가 굶긴 듯이 여기셨다. 그래서 이토록 급하셨던 것이다. 우임금과 후직과 안자가 처지를 바꾸면 다 그러했을 것이다.

지금 한 집안 사람이 싸우면 구하되 머리를 풀어헤치고 갓끈만 매고 달려가 구해도 된다. 그러나 마을 이웃이 싸우는데 머리를 풀어헤치고 갓끈만 매고 가서 구한다면 이는 미혹된 것이니, 비록 문을 닫고 있어도 된다."

30광장을 불효라 하는 까닭

公都子曰:「匡章,通國皆稱不孝焉。夫子與之游,又從而禮貌之,敢問何也?」 孟子曰:「世俗所謂不孝者五:惰其四支,不顧父母之養,一不孝也;博弈、好飲酒,不顧父母之養,二不孝也;好貨財、私妻子,不顧父母之養,三不孝也;從耳目之欲,以為父母戮,四不孝也;好勇鬭狠,以危父母,五不孝也。章子有一於是乎?夫章子,子父責善而不相遇也。責善,朋友之道也。父子責善,賊恩之大者。夫章子豈不欲有夫妻子母之屬哉?為得罪於父,不得近;出妻屏子,終身不養焉。其設心以為不若是,是則罪之大者。是則章子已矣。」

공도자가 말했다. "광장은 온 나라가 다 불효라 일컫는데, 선생님께서 그와 사귀시고 또 예로 대하시니 감히 여쭙건대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세속에서 이르는 불효가 다섯이다. 제 팔다리를 게을리하여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음이 첫째 불효요, 노름하고 바둑 두며 술 마시기를 좋아하여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음이 둘째 불효요,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만 아껴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음이 셋째 불효요, 귀와 눈의 욕심을 좇아 부모를 욕되게 함이 넷째 불효요, 용맹을 좋아하고 사납게 싸워 부모를 위태롭게 함이 다섯째 불효다.

장자에게 이 가운데 하나라도 있는가? 무릇 장자는 아들과 아비가 선을 요구하다가 서로 맞지 않은 것이다. 선을 요구하는 것은 벗의 도리요, 아비와 자식이 선을 요구하는 것은 은혜를 해치는 큰 것이다.

무릇 장자인들 어찌 부부와 모자의 정을 두고 싶지 않았겠는가. 아비에게 죄를 얻어 가까이할 수 없게 되자 아내를 내보내고 자식을 물리쳐 죽도록 봉양을 받지 않았다. 그 마음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야말로 죄가 큰 것이라 여긴 것이다. 이것이 장자일 뿐이다."

31증자와 자사는 같은 도다

曾子居武城,有越寇。或曰:「寇至,盍去諸?」曰:「無寓人於我室,毀傷其薪木。」寇退,則曰:「修我墻屋,我將反。」寇退,曾子反。左右曰:「待先生如此其忠且敬也,寇至則先去以為民望,寇退則反,殆於不可。」沈猶行曰:「是非汝所知也。昔沈猶有負芻之禍,從先生者七十人,未有與焉。」 子思居於衛,有齊寇。或曰:「寇至,盍去諸?」子思曰:「如汲去,君誰與守?」 孟子曰:「曾子、子思同道。曾子師也,父兄也;子思臣也,微也。曾子、子思易地則皆然。」

증자가 무성에 계실 때 월나라 도적이 왔다. 어떤 이가 "도적이 오는데 어찌 떠나지 않으십니까?" 하니, "내 집에 사람을 들이지 말라. 섶과 나무를 상할까 한다" 하셨다. 도적이 물러가자 "내 담과 집을 손보라. 내 장차 돌아가리라" 하셨다. 도적이 물러가고 증자가 돌아오셨다.

좌우에서 말했다. "선생을 이토록 충성스럽고 공경히 모셨는데, 도적이 오자 먼저 떠나 백성이 그것을 보게 하시고 도적이 물러가자 돌아오시니, 아마 안 될 듯합니다."

심유행이 말했다. "이는 그대들이 알 바가 아니다. 옛날 심유씨에게 부추의 난이 있었을 때, 선생을 따르던 이가 일흔이었는데 아무도 거기 끼지 않았다."

자사가 위나라에 계실 때 제나라 도적이 왔다. 어떤 이가 "도적이 오는데 어찌 떠나지 않으십니까?" 하니, 자사가 "내가 떠나면 임금이 누구와 더불어 지키겠는가?" 하셨다.

맹자가 말했다. "증자와 자사는 같은 도다. 증자는 스승이요 아버지뻘 형뻘이었고, 자사는 신하요 낮은 자리였다. 증자와 자사가 처지를 바꾸면 다 그러했을 것이다."

32요순도 남과 같을 뿐이다

儲子曰:「王使人瞷夫子,果有以異於人乎?」 孟子曰:「何以異於人哉?堯、舜與人同耳。」

제나라 사람 저자(儲子)가 말했다. "왕이 사람을 시켜 선생을 엿보게 하는데, 정말 남과 다른 데가 있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무엇이 남과 다르겠는가. 요임금과 순임금도 남과 같았을 뿐이다."

33제나라 사람의 아내와 첩 — 무덤 사이에서 빌어먹다

齊人有一妻一妾而處室者,其良人出,則必饜酒肉而後反。其妻問其所與飲食者,則盡富貴也。其妻告其妾曰:「良人出,則必饜酒肉而後反;問其與飲食者,盡富貴也。而未嘗有顯者來。吾將瞷良人之所之也。」早起,施從良人之所之。遍國中,無與立談者。卒之東郭墦間,之祭者,乞其餘;不足,又顧而之他──此其為饜足之道也。其妻歸,告其妾曰:「良人者,所仰望而終身也。今若此!」與其妾訕其良人,而相泣於中庭。而良人未之知也,施施從外來,驕其妻妾。由君子觀之,則人之所以求富貴利達者,其妻妾不羞也而不相泣者,幾希矣! 上一篇回目录下一篇

제나라 사람 가운데 아내 하나와 첩 하나를 두고 사는 이가 있었다. 그 남편이 나가면 반드시 술과 고기를 물리도록 먹은 뒤에 돌아왔다. 그 아내가 함께 먹고 마신 이를 물으면 다 부귀한 이들이었다.

그 아내가 첩에게 말했다. "남편이 나가면 반드시 술과 고기를 물리도록 먹은 뒤에 돌아오는데, 함께 먹고 마신 이를 물으면 다 부귀한 이라 하네. 그런데 여태 이름난 이가 온 적이 없네. 내 장차 남편이 가는 데를 엿보리라."

일찍 일어나 남편이 가는 데를 몰래 따라갔다. 온 성안을 다니는데 함께 서서 말하는 이가 없었다. 마침내 동쪽 성 밖 무덤 사이로 가서 제사 지내는 이에게 그 남은 것을 빌고, 모자라면 또 둘러보고 다른 데로 갔다. 이것이 그가 물리도록 먹는 방법이었다.

그 아내가 돌아와 첩에게 말했다. "남편이란 우러러보며 평생을 함께할 사람인데 지금 이 꼴이라니!" 그리고 첩과 함께 남편을 헐뜯으며 뜰 가운데서 서로 울었다.

그런데 남편은 그것을 알지 못하고 의기양양하게 밖에서 들어와 아내와 첩에게 뽐냈다.

군자가 보건대, 사람이 부귀와 영달을 구하는 방법 가운데 그 아내와 첩이 부끄러워하며 서로 울지 않을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