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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 하萬章下

맹자 孟子 · 맹가(孟軻)와 그 문인 · 기원전 4세기~3세기 · 단락 9 · 한자 2,741자 · 낭독 11.0분

「맹자」 한 권 「만장 하」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로 시작해 「백성이 귀하고 임금은 가볍다」에 이르는 책. 논어가 조용히 이르는 자리에서 맹자는 임금 앞에서 따지고 되묻는다. 오십 보 백 보, 호연지기,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누구나 철렁하는 사단(四端),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함, 하늘이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 먼저 그 마음을 괴롭힌다는 말이 다 여기서 나왔다. 서재에 먼저 실린 논어와 나란히 두고 읽을 짝이다.

1공자는 성인 가운데 때를 아신 분 — 집대성

孟子曰:「伯夷目不視惡色,耳不聽惡聲。非其君不事,非其民不使。治則進,亂則退。橫政之所出,橫民之所止,不忍居也。思與鄉人處,如以朝衣朝冠坐於涂炭也。當紂之時,居北海之濱,以待天下之清也。故聞伯夷之風者,頑夫廉,懦夫有立志。」 「伊尹曰:『何事非君?何使非民?』治亦進,亂亦進。曰:『天之生斯民也,使先知覺後知,使先覺覺後覺。予,天民之先覺者也;予將以此道覺此民也。』思天下之民匹夫匹婦有不與被堯舜之澤者,如己推而內之溝中。其自任以天下之重也。」 「柳下惠,不羞污君,不辭小官;進不隱賢,必以其道;遺佚而不怨,厄窮而不憫。與鄉人處,由由然不忍去也。『爾為爾,我為我,雖袒裼裸裎於我側,爾焉能浼我哉?』故聞柳下惠之風者,鄙夫寬,薄夫敦。」 「孔子之去齊,接淅而行;去魯,曰:『遲遲吾行也。』去父母國之道也。可以速而速,可以久而久,可以處而處,可以仕而仕,孔子也。」 孟子曰:「伯夷,聖之清者也;伊尹,聖之任者也;柳下惠,聖之和者也;孔子,聖之時者也。孔子之謂集大成。集大成也者,金聲而玉振之也。金聲也者,始條理也;玉振之也者,終條理也。始條理者,智之事也;終條理者,聖之事也。智,譬則巧也;聖,譬則力也。由射於百步之外也;其至,爾力也;其中,非爾力也。」

맹자가 말했다. "백이는 눈으로 나쁜 빛을 보지 않고 귀로 나쁜 소리를 듣지 않았다. 제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제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않았으며,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어지러우면 물러났다. 어지러운 정치가 나오는 곳과 어지러운 백성이 머무는 곳에는 차마 살지 못했다. 마을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조복과 조관 차림으로 진흙과 숯에 앉는 것처럼 여겼다. 주(紂)의 때를 만나 북쪽 바닷가에 살며 천하가 맑아지기를 기다렸다. 그러므로 백이의 기풍을 들은 이는 완악한 사내가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내가 뜻을 세우게 된다."

"이윤은 '어느 임금인들 섬기지 못하며 어느 백성인들 부리지 못하랴' 하여, 다스려져도 나아가고 어지러워도 나아갔다. 그리고 '하늘이 이 백성을 내실 때 먼저 안 이로 하여금 뒤에 알 이를 깨우치게 하시고, 먼저 깨달은 이로 하여금 뒤에 깨달을 이를 깨우치게 하셨다. 나는 하늘이 낸 백성 가운데 먼저 깨달은 이다. 내가 장차 이 도로 이 백성을 깨우치리라' 했다. 천하의 백성 가운데 한 사내와 한 아녀자라도 요순의 은택을 함께 입지 못한 이가 있으면 제가 밀어 도랑에 넣은 듯이 여겼으니, 천하의 무거움을 제 짐으로 삼음이 이러했다."

"유하혜는 더러운 임금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작은 벼슬을 사양하지 않았다. 나아가서는 어짊을 숨기지 않고 반드시 제 도로써 했으며, 버려져도 원망하지 않고 곤궁해도 걱정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과 함께 있어도 느긋이 차마 떠나지 못했다. '너는 너요 나는 나다. 비록 내 곁에서 웃통을 벗고 알몸을 드러낸들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히랴' 했다. 그러므로 유하혜의 기풍을 들은 이는 옹졸한 사내가 너그러워지고 각박한 사내가 도타워진다."

"공자께서 제나라를 떠나실 때는 일던 쌀을 건져 들고 떠나셨고, 노나라를 떠나실 때는 '더디구나, 내 걸음이여' 하셨으니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다. 빨리 떠날 만하면 빨리 떠나고 오래 있을 만하면 오래 있으며, 머물 만하면 머물고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신 이가 공자시다."

맹자가 말했다. "백이는 성인 가운데 맑은 분이요, 이윤은 성인 가운데 스스로 짐 지신 분이요, 유하혜는 성인 가운데 어울리신 분이요, 공자는 성인 가운데 때를 아신 분이다.

공자를 일러 집대성(集大成)이라 한다. 집대성이란 쇠로 소리를 내고 옥으로 거두는 것이다. 쇠로 소리를 냄은 가락을 시작하는 것이요, 옥으로 거둠은 가락을 마치는 것이다. 가락을 시작하는 것은 지혜의 일이요, 가락을 마치는 것은 성스러움의 일이다.

지혜는 비유하자면 재주요 성스러움은 비유하자면 힘이다. 백 걸음 밖에서 활을 쏘는 것과 같으니, 거기까지 이르는 것은 그대의 힘이지만 맞히는 것은 그대의 힘이 아니다."

2주나라의 벼슬과 녹의 등급

北宫𨪆問曰:「周室班爵祿也,如之何?」 孟子曰:「其詳不可得聞也,諸侯惡其害己也,而皆去其籍。然而軻也嘗聞其略也。天子一位,公一位,侯一位,伯一位,子、男同一位,凡五等也。君一位,卿一位,大夫一位,上士一位,中士一位,下士一位,凡六等。天子之制,地方千里,公侯皆方百里,伯七十里,子、男五十里,凡四等。不能五十里,不達於天子,附於諸侯,曰附庸。天子之卿受地視侯,大夫受地視伯,元士受地視子、男。大國地方百里,君十卿祿,卿祿四大夫,大夫倍上士,上士倍中士,中士倍下士,下士與庶人在官者同祿,祿足以代其耕也。次國地方七十里,君十卿祿,卿祿三大夫,大夫倍上士,上士倍中士,中士倍下士,下士與庶人在官者同祿,祿足以代其耕也。小國地方五十里,君十卿祿,卿祿二大夫,大夫倍上士,上士倍中士,中士倍下士,下士與庶人在官者同祿,祿足以代其耕也。耕者之所獲,一夫百畝;百畝之糞,上農夫食九人,上次食八人,中食七人,中次食六人,下食五人。庶人在官者,其祿以是為差。

북궁기가 물었다. "주나라 왕실이 벼슬과 녹을 나눈 것은 어떠했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그 자세함은 들을 수 없다. 제후들이 제게 해로울까 싫어하여 다 그 문서를 없앴다. 그러나 나 가(軻)가 일찍이 그 대강은 들었다.

천자가 한 자리, 공이 한 자리, 후가 한 자리, 백이 한 자리, 자와 남이 같이 한 자리이니 모두 다섯 등급이다. 임금이 한 자리, 경이 한 자리, 대부가 한 자리, 상사가 한 자리, 중사가 한 자리, 하사가 한 자리이니 모두 여섯 등급이다.

천자의 제도는 땅이 사방 천 리요, 공과 후는 다 사방 백 리, 백은 칠십 리, 자와 남은 오십 리이니 모두 네 등급이다. 오십 리가 못 되면 천자에게 직접 이르지 못하고 제후에 붙으니 부용(附庸)이라 한다.

천자의 경은 후에 견주어 땅을 받고, 대부는 백에 견주어 받으며, 원사는 자와 남에 견주어 받는다.

큰 나라는 땅이 사방 백 리인데, 임금은 경 녹의 열 곱, 경의 녹은 대부의 네 곱, 대부는 상사의 갑절, 상사는 중사의 갑절, 중사는 하사의 갑절이며, 하사는 벼슬자리에 있는 서인과 녹이 같으니 그 녹이 밭 가는 것을 대신하기에 넉넉하다.

그다음 나라는 땅이 사방 칠십 리인데, 임금은 경 녹의 열 곱, 경의 녹은 대부의 세 곱, 대부는 상사의 갑절, 상사는 중사의 갑절, 중사는 하사의 갑절이며, 하사는 벼슬자리에 있는 서인과 녹이 같으니 그 녹이 밭 가는 것을 대신하기에 넉넉하다.

작은 나라는 땅이 사방 오십 리인데, 임금은 경 녹의 열 곱, 경의 녹은 대부의 두 곱, 대부는 상사의 갑절, 상사는 중사의 갑절, 중사는 하사의 갑절이며, 하사는 벼슬자리에 있는 서인과 녹이 같으니 그 녹이 밭 가는 것을 대신하기에 넉넉하다.

밭 가는 이가 얻는 것은 한 사내에 백 이랑이다. 백 이랑에 거름을 주면 상농부는 아홉 사람을 먹이고, 그다음은 여덟 사람, 중농부는 일곱 사람, 그다음은 여섯 사람, 하농부는 다섯 사람을 먹인다. 벼슬자리에 있는 서인은 그 녹을 이것으로 차등을 삼는다."

3벗한다는 것은 그 덕을 벗하는 것

萬章問曰:「敢問友。」 孟子曰:「不挾長,不挾貴,不挾兄弟而友。友也者,友其德也,不可以有挾也。孟獻子,百乘之家也,有友五人焉:樂正裘、牧仲,其三人則予忘之矣。獻子之與此五人者友也,無獻子之家者也。此五人者亦有獻子之家,則不與之友矣。非惟百乘之家為然也,雖小國之君亦有之。費惠公曰:『吾於子思則師之矣,吾於顏般則友之矣,王順、長息,則事我者也。』非惟小國之君為然也,雖大國之君亦有之。晉平公之於亥唐也,入云則入,坐云則坐,食云則食。雖疏食菜羹,未嘗不飽,蓋不敢不飽也。然終於此而已矣,弗與共天位也,弗與治天職也,弗與食天祿也。士之尊賢者也,非王公之尊賢也。舜尚見帝,帝館甥于貳室,亦饗舜,迭為賓主,是天子而友匹夫也。用下敬上,謂之貴貴;用上敬下,謂之尊賢。貴貴、尊賢,其義一也。」

만장이 물었다. "감히 벗 사귐을 여쭙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나이를 내세우지 않고 귀함을 내세우지 않으며 형제를 내세우지 않고 벗한다. 벗한다는 것은 그 덕을 벗하는 것이니, 내세우는 바가 있어서는 안 된다.

맹헌자는 수레 백 대를 가진 집안인데 벗이 다섯 있었다. 악정구와 목중이요, 나머지 셋은 내가 잊었다. 헌자가 이 다섯 사람과 벗한 것은 헌자의 집안을 의식하지 않은 것이다. 이 다섯 사람이 또한 헌자의 집안을 의식했다면 그와 벗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레 백 대의 집안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작은 나라의 임금에게도 그런 일이 있다. 비혜공이 '나는 자사에게는 스승으로 대하고 안반에게는 벗으로 대하며, 왕순과 장식은 나를 섬기는 이들이다' 했다.

작은 나라의 임금만 그런 것이 아니라 큰 나라의 임금에게도 그런 일이 있다. 진평공이 해당에게 대하기를, 들어오라 하면 들어가고 앉으라 하면 앉으며 먹으라 하면 먹었다. 비록 거친 밥과 나물국이라도 배부르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감히 배불리 먹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쳤을 뿐 그와 하늘의 자리를 함께하지 않았고, 그와 하늘의 직분을 다스리지 않았으며, 그와 하늘의 녹을 먹지 않았다. 이는 선비가 어진 이를 높인 것이지 왕공이 어진 이를 높인 것이 아니다.

순이 요임금을 뵈러 올라가시자 요임금이 사위를 별궁에 묵게 하시고 또 순에게 잔치를 베푸시어 번갈아 손님과 주인이 되셨으니, 이는 천자로서 필부를 벗한 것이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귀함을 귀히 여긴다(貴貴) 하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어진 이를 높인다(尊賢) 한다. 귀함을 귀히 여김과 어진 이를 높임은 그 뜻이 하나다."

4사귐의 예 — 물리치지 않는 까닭

萬章曰:「敢問交際何心也?」 孟子曰:「恭也。」 曰:「卻之卻之為不恭,何哉?」 曰:「尊者賜之,曰:『其所取之者,義乎不義乎?』而後受之,以是為不恭,故弗卻也。」 曰:「請無以辭卻之,以心卻之,曰:『其取諸民之不義也。』而以他辭無受,不可乎?」 曰:「其交也以道,其接也以禮,斯孔子受之矣。」 萬章曰:「今有御人於國門之外者,其交也以道,其饋也以禮,斯可受御與?」 曰:「不可。《康誥》曰:『殺越人于貨,閔不畏死,凡民罔不譈』是不待教而誅者也。殷受夏,周受殷,所不辭也,於今為烈,如之何其受之?」 曰:「今之諸侯取之於民也,猶御也。『茍善其禮際矣,斯君子受之』,敢問何說也?」 曰:「子以為有王者作,將比今之諸侯而誅之乎?其教之不改而後誅之乎?夫謂非其有而取之者盜也,充類至義之盡也。孔子之仕於魯也,魯人獵較,孔子亦獵較。獵較猶可,而況受其賜乎?」 曰:「然則孔子之仕也,非事道與?」 曰:「事道也。」 「事道奚獵較也?」 曰:「孔子先簿正祭器,不以四方之食供簿正。」 曰:「奚不去也?」 曰:「為之兆也,兆足以行矣,而不行,而後去;是以未嘗有所終三年淹也。孔子有見行可之仕,有際可之仕,有公養之仕。於季桓子,見行可之仕也;於衛靈公,際可之仕也;於衛孝公,公養之仕也。」

만장이 말했다. "감히 여쭙건대 사귐은 어떤 마음으로 합니까?"

맹자가 말했다. "공손함이다."

"물리치고 물리치는 것이 공손하지 못하다 하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높은 이가 주시는데 '그가 취한 바가 의로운가 의롭지 않은가' 따진 뒤에야 받는 것을 공손하지 못하다 여긴다. 그러므로 물리치지 않는 것이다."

"청컨대 말로 물리치지 말고 마음으로 물리쳐 '그가 백성에게서 취한 것이 의롭지 않다' 하되, 다른 말로 받지 않으면 안 됩니까?"

"그가 사귐을 도로써 하고 대접을 예로써 하면 공자께서도 받으셨다."

만장이 말했다. "지금 성문 밖에서 사람을 막아 물건을 빼앗는 자가 있는데, 그 사귐이 도로써 하고 그 줌이 예로써 한다면 그 빼앗은 것을 받아도 됩니까?"

"안 된다. 《강고》에 '사람을 죽이고 재물을 빼앗으며 억세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를 뭇 백성이 미워하지 않는 이가 없다' 하였으니, 이는 가르침을 기다리지 않고 벌하는 자다. 은나라가 하나라에게서 받고 주나라가 은나라에게서 받은 것을 사양하지 않았으니, 지금에 와서 더욱 심한데 어찌 그것을 받겠는가?"

"지금 제후가 백성에게서 취하는 것도 빼앗는 것과 같습니다. '진실로 그 예로 사귐을 잘하면 군자가 받는다' 하시니 감히 여쭙건대 무슨 말씀입니까?"

"그대는 왕자가 나오면 장차 지금의 제후를 죄다 벌하리라 여기는가, 아니면 가르쳐도 고치지 않은 뒤에 벌하리라 여기는가? 무릇 제 것이 아닌 것을 취하는 이를 도둑이라 하는 것은 같은 부류를 넓혀 의리를 다한 말이다.

공자께서 노나라에서 벼슬하실 때 노나라 사람들이 사냥한 것을 다투어 가졌는데 공자께서도 그리하셨다. 사냥한 것을 다투어 가지는 일도 오히려 하셨거늘 하물며 주는 것을 받는 것이랴?"

"그러면 공자께서 벼슬하신 것은 도를 일삼으신 것이 아닙니까?"

"도를 일삼으신 것이다."

"도를 일삼으셨는데 어찌 사냥한 것을 다투어 가지셨습니까?"

"공자께서 먼저 장부로 제기를 바로잡으시어 사방에서 온 음식으로 그 장부에 맞춘 제기를 채우지 않으셨다."

"어찌 떠나지 않으셨습니까?"

"조짐을 삼으신 것이다. 조짐이 행할 만한데도 행해지지 않은 뒤에 떠나셨다. 그래서 세 해를 채워 머무신 적이 없었다.

공자께는 도가 행해질 만함을 보고 하신 벼슬이 있고, 대접이 괜찮아 하신 벼슬이 있으며, 나라에서 길러 주어 하신 벼슬이 있다. 계환자에게는 도가 행해질 만함을 보고 하신 벼슬이요, 위영공에게는 대접이 괜찮아 하신 벼슬이요, 위효공에게는 나라에서 길러 주어 하신 벼슬이다."

5벼슬은 가난 때문이 아니나 때로는 가난 때문에

孟子曰:「仕非為貧也,而有時乎為貧;娶妻非為養也,而有時乎為養。為貧者,辭尊居卑,辭富居貧。辭尊居卑,辭富居貧,惡乎宜乎?抱關擊柝。孔子嘗為委吏矣,曰:『會計當而已矣。』嘗為乘田矣,曰:『牛羊茁壯,長而已矣。』位卑而言高,罪也。立乎人之本朝而道不行,恥也。」

맹자가 말했다. "벼슬은 가난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나 때로는 가난 때문에 하고, 아내를 맞는 것은 봉양 때문이 아니나 때로는 봉양 때문에 한다.

가난 때문에 하는 이는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데 있으며, 넉넉한 자리를 사양하고 가난한 데 있는다.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데 있으며 넉넉한 자리를 사양하고 가난한 데 있으려면 어디가 마땅한가? 문지기와 야경꾼이다.

공자께서 일찍이 창고지기가 되시어 '회계가 맞을 뿐이다' 하셨고, 일찍이 목장지기가 되시어 '소와 양이 잘 자랄 뿐이다' 하셨다.

자리가 낮은데 말이 높은 것은 죄요, 남의 조정에 서서 도가 행해지지 않는 것은 부끄러움이다."

6임금이 군자를 기르는 도리

萬章曰:「士之不托諸侯,何也?」 孟子曰:「不敢也。諸侯失國而後托於諸侯,禮也。士之托於諸侯,非禮也。」 萬章曰:「君饋之粟,則受之乎?」 曰:「受之。」 「受之何義也?」 曰:「君之於氓也,固周之。」 曰:「周之則受,賜之則不受,何也?」 曰:「不敢也。」 曰:「敢問其不敢何也?」 曰:「抱關擊柝者,皆有常職以食於上。無常職而賜於上者,以為不恭也。」 曰:「君饋之,則受之,不識可常繼乎?」 曰:「繆公之於子思也,亟問,亟饋鼎肉。子思不悅,於卒也標使者出諸大門之外,北面稽首再拜而不受,曰:『今而後知君之犬馬畜汲!』蓋自是臺無饋也。悅賢不能舉,又不能養也,可謂悅賢乎?」 曰:「敢問國君欲養君子,如何斯可謂養矣?」 曰:「以君命將之,再拜稽首而受;其後廩人繼粟,庖人繼肉,不以君命將之。子思以為鼎肉使己僕僕爾亟拜也,非養君子之道也。堯之於舜也,使其子九男事之,二女女焉,百官牛羊倉廩備,以養舜於畎畝之中,後舉而加諸上位。故曰王公之尊賢者也。」

만장이 말했다. "선비가 제후에게 몸을 붙이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감히 못 하는 것이다. 제후가 나라를 잃은 뒤에 제후에게 몸을 붙이는 것은 예다. 선비가 제후에게 몸을 붙이는 것은 예가 아니다."

만장이 말했다. "임금이 곡식을 주면 받습니까?"

"받는다."

"받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임금은 떠도는 백성에게 본디 두루 도와주는 것이다."

"두루 도와주면 받고 내려 주면 받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감히 못 하는 것이다."

"감히 여쭙건대 감히 못 한다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문지기와 야경꾼도 다 일정한 직분이 있어 위에서 먹는다. 일정한 직분 없이 위에서 내려 주는 것을 받는 것은 공손하지 못하다 여기기 때문이다."

"임금이 주면 받는다 하시니, 늘 이어 받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목공이 자사에게 자주 문안하고 자주 삶은 고기를 보냈다. 자사가 언짢아하다가 마침내 사자를 대문 밖으로 밀어내고 북쪽을 향해 머리를 조아려 두 번 절하고 받지 않으며 '이제야 임금이 나 급(伋)을 개나 말처럼 기르는 줄 알겠다' 했다. 아마 이때부터 보내는 일이 없어졌으리라. 어진 이를 좋아하면서 들어 쓰지도 못하고 또 기르지도 못한다면 어진 이를 좋아한다 할 수 있겠는가?"

"감히 여쭙건대 나라 임금이 군자를 기르고자 하면 어찌해야 기른다 할 수 있습니까?"

"임금의 명으로 보내면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려 받는다. 그 뒤로는 창고지기가 곡식을 이어 대고 푸주지기가 고기를 이어 대되 임금의 명으로 보내지 않는다.

자사는 삶은 고기가 자기로 하여금 번거롭게 자주 절하게 하니 군자를 기르는 도리가 아니라고 여긴 것이다.

요임금이 순에게 대하시기를, 그 아들 아홉으로 섬기게 하고 두 딸을 시집보내며 백관과 소와 양과 창고를 갖추어 밭 가운데서 순을 기르시고, 뒤에 들어 윗자리에 앉히셨다. 그러므로 왕공이 어진 이를 높인 것이라 한다."

7제 부름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

萬章曰:「敢問不見諸侯,何義也?」 孟子曰:「在國曰市井之臣,在野曰草莽之臣,皆謂庶人。庶人不傳質為臣,不敢見於諸侯,禮也。」 萬章曰:「庶人,召之役,則往役;君欲見之,召之,則不往見之,何也?」 曰:「往役,義也;往見,不義也。且君之欲見之也,何為也哉?」 曰:「為其多聞也,為其賢也。」 曰:「為其多聞也,則天子不召師,而況諸侯乎?為其賢也,則吾未聞欲見賢而召之也。繆公亟見於子思,曰:『古千乘之國以友士,何如?』子思不悅,曰:『古之人有言曰:「事之云乎」,豈曰友之云乎?』子思之不悅也,豈不曰:『以位,則子,君也,我,臣也,何敢與君友也?以德,則子事我者也,奚可以與我友?』千乘之君求與之友,而不可得也,而況可召與?齊景公田,招虞人以旌;不至,將殺之。『志士不忘在溝壑,勇士不忘喪其元。』孔子奚取焉?取非其招不往也。」 曰:「敢問招虞人何以?」 曰:「以皮冠。庶人以旃,士以旗,大夫以旌。以大夫之招招虞人,虞人死不敢往;以士之招招庶人,庶人豈敢往哉?況乎以不賢人之招招賢人乎?欲見賢人而不以其道,猶欲其入而閉之門也。夫義,路也;禮,門也。惟君子能由是路,出入是門也。《詩》云:『周道如底,其直如矢;君子所履,小人所視。』」 萬章曰:「孔子『君命召,不俟駕而行』。然則孔子非與?」 曰:「孔子當仕有官職,而以其官召之也。」

만장이 말했다. "감히 여쭙건대 제후를 만나지 않으시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성안에 있으면 시정의 신하라 하고 들에 있으면 초망의 신하라 하니, 다 서인을 이른다. 서인은 폐백을 바쳐 신하가 되지 않으면 감히 제후를 뵙지 않는 것이 예다."

만장이 말했다. "서인은 불러 부역시키면 가서 부역하는데, 임금이 만나고자 불러도 가서 뵙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가서 부역하는 것은 의롭고, 가서 뵙는 것은 의롭지 않다. 또 임금이 그를 만나고자 함은 무엇 때문인가?"

"많이 들었기 때문이고 어질기 때문입니다."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면 천자도 스승을 부르지 않는데 하물며 제후겠는가. 어질기 때문이라면 나는 어진 이를 만나고자 하면서 부른다는 말을 아직 듣지 못했다.

목공이 자주 자사를 뵙고 '옛날 천승의 나라가 선비를 벗했다는데 어떻습니까' 하니, 자사가 언짢아하며 '옛사람의 말에 「섬긴다」 했지 어찌 「벗한다」 했겠습니까' 했다. 자사가 언짢아하신 것은 어찌 이런 뜻이 아니겠는가. '자리로 하면 그대는 임금이요 나는 신하이니 어찌 감히 임금과 벗하랴. 덕으로 하면 그대는 나를 섬기는 이이니 어찌 나와 벗할 수 있으랴.'

천승의 임금이 그와 벗하기를 구해도 얻지 못하는데 하물며 부를 수 있겠는가.

제경공이 사냥할 때 사냥터지기를 깃발로 불렀는데 오지 않자 죽이려 했다. '뜻있는 선비는 도랑과 골짜기에 버려질 것을 잊지 않고, 용감한 선비는 제 머리를 잃을 것을 잊지 않는다' 하였는데, 공자께서 무엇을 취하셨겠는가. 제게 맞는 부름이 아니면 가지 않은 것을 취하신 것이다."

"감히 여쭙건대 사냥터지기는 무엇으로 부릅니까?"

"가죽 갓으로 부른다. 서인은 붉은 깃발로, 선비는 무늬 깃발로, 대부는 깃대 장식 깃발로 부른다.

대부의 부름으로 사냥터지기를 부르면 사냥터지기는 죽어도 감히 가지 않고, 선비의 부름으로 서인을 부르면 서인이 어찌 감히 가겠는가. 하물며 어질지 못한 이의 부름으로 어진 이를 부르는 것이랴.

어진 이를 만나고자 하면서 그 도로 하지 않는 것은, 그가 들어오기를 바라면서 문을 닫는 것과 같다. 무릇 의(義)는 길이요 예(禮)는 문이다. 오직 군자라야 이 길을 말미암고 이 문으로 드나들 수 있다.

《시》에 '주나라 길이 숫돌 같고 그 곧기가 화살 같으니, 군자가 밟는 바요 소인이 우러르는 바다' 하였다."

만장이 말했다. "공자께서는 '임금이 명하여 부르면 수레에 멍에 얹기를 기다리지 않고 가셨다' 하는데, 그러면 공자께서 그르셨습니까?"

"공자께서는 그때 벼슬하시어 관직이 있었으므로 그 관직으로 부른 것이다."

8옛사람을 벗한다 — 그 세상을 논한다

孟子謂萬章曰:「一鄉之善士,斯友一鄉之善士;一國之善士,斯友一國之善士;天下之善士,斯友天下之善士。以友天下之善士為未足,又尚論古之人。頌其詩,讀其書,不知其人,可乎?是以論其世也。是尚友也。」

맹자가 만장에게 말했다. "한 마을의 좋은 선비라야 한 마을의 좋은 선비를 벗하고, 한 나라의 좋은 선비라야 한 나라의 좋은 선비를 벗하며, 천하의 좋은 선비라야 천하의 좋은 선비를 벗한다.

천하의 좋은 선비를 벗하는 것으로도 모자라다 여겨 또 위로 옛사람을 논한다. 그 시를 외고 그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을 알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그러므로 그 세상을 논하는 것이니, 이것이 위로 벗하는 것(尙友)이다."

9귀척의 경과 이성의 경

齊宣王問卿。孟子曰:「王何卿之問也?」 王曰:「卿不同乎?」 曰:「不同,有貴戚之卿,有異姓之卿。」 王曰:「請問貴戚之卿。」 曰:「君有大過則諫,反覆之而不聽,則易位。」 王勃然變乎色。 曰:「王勿異也。王問臣,臣不敢不以正對。」 王色定,然後請問異姓之卿。 曰:「君有過則諫,反覆之而不聽,則去。」 上一篇回目录下一篇

제선왕이 경(卿)을 물었다. 맹자가 말했다. "왕께서는 어느 경을 물으십니까?"

왕이 말했다. "경이 같지 않습니까?"

"같지 않습니다. 귀척(貴戚)의 경이 있고 이성(異姓)의 경이 있습니다."

왕이 말했다. "귀척의 경을 여쭙습니다."

"임금에게 큰 허물이 있으면 간하고, 거듭해도 듣지 않으면 자리를 바꿉니다."

왕이 발끈하여 낯빛이 변했다.

"왕께서는 이상히 여기지 마십시오. 왕께서 신에게 물으시니 신이 감히 바름으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왕의 낯빛이 가라앉은 뒤에 이성의 경을 물었다.

"임금에게 허물이 있으면 간하고, 거듭해도 듣지 않으면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