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 하告子下
1예와 밥, 어느 것이 무거운가
任人有問屋廬子曰:「禮與食孰重?」 曰:「禮重。」 「色與禮孰重?」 曰:「禮重。」 曰:「以禮食則饑而死,不以禮食則得食,必以禮乎?親迎則不得妻,不親迎則得妻,必親迎乎?」 屋廬子不能對。明日之鄒以告孟子。 孟子曰:「於答是也何有?不揣其本,而齊其末,方寸之木可使高於岑樓。金重於羽者,豈謂一鉤金與一輿羽之謂哉?取食之重者與禮之輕者而比之,奚翅食重?取色之重者與禮之輕者而比之,奚翅色重?往應之曰,『紾兄之臂而奪之食,則得食,不紾,則不得食,則將紾之乎?逾東家墻而摟其處子,則得妻,不摟,則不得妻,則將摟之乎?』」
임(任)나라 사람이 옥려자에게 물었다. "예와 밥 중에 어느 것이 무겁습니까?"
"예가 무겁습니다."
"여색과 예 중에 어느 것이 무겁습니까?"
"예가 무겁습니다."
"예로 먹으려면 굶어 죽고 예로 하지 않으면 밥을 얻는다 해도 반드시 예로 해야 합니까? 몸소 맞이하려면 아내를 얻지 못하고 몸소 맞이하지 않으면 아내를 얻는다 해도 반드시 몸소 맞이해야 합니까?"
옥려자가 대답하지 못하고 이튿날 추나라에 가서 맹자께 아뢰었다.
맹자가 말했다. "이에 답하는 것이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그 밑동을 헤아리지 않고 그 끝만 가지런히 하면, 한 치 나무도 높은 누각보다 높게 할 수 있다. 쇠가 깃털보다 무겁다는 것이 어찌 갈고리 하나의 쇠와 수레 하나의 깃털을 이르는 말이겠는가.
먹는 것의 무거운 쪽과 예의 가벼운 쪽을 취해 견주면 어찌 먹는 것만 무겁겠는가. 여색의 무거운 쪽과 예의 가벼운 쪽을 취해 견주면 어찌 여색만 무겁겠는가.
가서 이렇게 대답하라. '형의 팔을 비틀어 그 밥을 빼앗으면 밥을 얻고 비틀지 않으면 밥을 얻지 못한다 해도 장차 비틀겠는가? 동쪽 집 담을 넘어 그 처녀를 끌어오면 아내를 얻고 끌어오지 않으면 아내를 얻지 못한다 해도 장차 끌어오겠는가?'"
2사람은 다 요순이 될 수 있다
曹交問曰:「人皆可以為堯舜,有諸?」 孟子曰:「然。」 「交聞文王十尺,湯九尺;今交九尺四寸以長。食粟而已,如何則可?」 曰:「奚有於是?亦為之而已矣。有人於此,力不能勝一匹雛,則為無力人矣。今曰舉百鈞,則為有力人矣。然則舉烏獲之任,是亦為烏獲而已矣。夫人豈以不勝為患哉?弗為耳。徐行後長者,謂之弟;疾行先長者,謂之不弟。夫徐行者,豈人所不能哉?所不為也。堯舜之道,孝弟而已矣。子服堯之服、誦堯之言、行堯之行,是堯而已矣。子服桀之服、誦桀之言、行桀之行,是桀而已矣。」 曰:「交得見於鄒君,可以假館,愿留而受業於門。」 曰:「夫道,若大路然,豈難知哉?人病不求耳。子歸而求之,有餘師。」
조교가 물었다. "사람이 다 요순이 될 수 있다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그렇다."
"제가 듣기로 문왕은 열 자요 탕왕은 아홉 자였다는데, 지금 저는 아홉 자 네 치나 됩니다. 그런데 곡식만 먹을 뿐이니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거기에 무엇이 있겠는가. 또한 그것을 할 뿐이다.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병아리 한 마리도 들지 못한다면 힘없는 사람이 되고, 이제 삼천 근을 든다 하면 힘있는 사람이 된다. 그러니 오획이 들던 무게를 든다면 이 또한 오획이 될 뿐이다.
무릇 사람이 어찌 감당하지 못함을 근심하겠는가. 하지 않을 뿐이다. 천천히 걸어 어른보다 뒤에 가는 것을 공손하다 하고, 빨리 걸어 어른보다 앞서는 것을 공손하지 못하다 한다. 무릇 천천히 걷는 것이 어찌 사람이 못 하는 것이겠는가. 하지 않는 것이다.
요순의 도는 효도와 공경일 뿐이다. 그대가 요임금의 옷을 입고 요임금의 말을 외고 요임금의 행실을 행하면 이는 요임금일 뿐이요, 그대가 걸의 옷을 입고 걸의 말을 외고 걸의 행실을 행하면 이는 걸일 뿐이다."
"제가 추나라 임금을 뵈면 묵을 곳을 빌릴 수 있을 터이니, 문하에 머물며 배우기를 바랍니다."
"무릇 도는 큰길과 같으니 어찌 알기 어렵겠는가. 사람의 병통은 구하지 않는 데 있을 뿐이다. 그대가 돌아가서 구하면 스승이 넘칠 것이다."
3《소반》의 원망은 어버이를 어버이로 여김이다
公孫丑問曰:「高子曰:『《小弁》,小人之詩也。』」 孟子曰:「何以言之?」 曰:「怨。」 曰:「固哉,高叟之為《詩》也!有人於此,越人關弓而射之,則己談笑而道之;無他,疏之也。其兄關弓而射之,則己垂涕泣而道之,無他,戚之也。《小弁》之怨,親親也。親親,仁也。固矣夫,高叟之為《詩》也!」 曰:「《凱風》何以不怨?」 曰:「《凱風》,親之過小者也;《小弁》,親之過大者也。親之過大而不怨,是愈疏也。親之過小而怨,是不可磯也。愈疏,不孝也;不可磯,亦不孝也。孔子曰:『舜其至孝矣,五十而慕。』」
공손추가 물었다. "고자(高子)가 '《소반(小弁)》은 소인의 시다' 합니다."
맹자가 말했다. "무엇으로 그리 말하는가?"
"원망했기 때문입니다."
"고루하구나, 고 노인의 시 읽음이여!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월나라 사람이 활을 당겨 그를 쏘려 하면 저는 웃으며 타이를 것이니, 다른 까닭이 아니라 사이가 멀기 때문이다. 그 형이 활을 당겨 그를 쏘려 하면 저는 눈물을 흘리며 타이를 것이니, 다른 까닭이 아니라 사이가 가깝기 때문이다.
《소반》의 원망은 어버이를 어버이로 여긴 것이다. 어버이를 어버이로 여김은 어짊이다. 고루하구나, 고 노인의 시 읽음이여!"
"《개풍(凱風)》은 어찌하여 원망하지 않았습니까?"
"《개풍》은 어버이의 허물이 작은 것이요, 《소반》은 어버이의 허물이 큰 것이다. 어버이의 허물이 큰데도 원망하지 않으면 이는 더욱 멀어지는 것이요, 어버이의 허물이 작은데도 원망하면 이는 조금도 건드릴 수 없는 것이다. 더욱 멀어짐도 불효요, 조금도 건드릴 수 없음도 또한 불효다.
공자께서 '순임금은 지극한 효자시다. 쉰이 되어서도 사모하셨다' 하셨다."
4하필 이익을 말하십니까 — 송경에게
宋牼將之楚,孟子遇於石丘,曰:「先生將何之?」 曰:「吾聞秦、楚構兵,我將見楚王,說而罷之;楚王不悅,我將見秦王,說而罷之。二王我將有所遇焉。」 曰:「軻也請無問其詳,愿聞其指。說之將何如?」 曰:「我將言其不利也。」 曰:「先生之志則大矣,先生之號則不可。先生以利說秦、楚之王,秦、楚之王悅於利,以罷三軍之師;是三軍之士樂罷而悅於利也。為人臣者,懷利以事其君,為人子者,懷利以事其父,為人弟者,懷利以事其兄,是君臣、父子、兄弟終去仁義,懷利以相接;然而不亡者,未之有也。先生以仁義說秦、楚之王,秦、楚之王悅於仁義,以罷三軍之師;是三軍之士樂罷而悅於仁義也。為人臣者,懷仁義以事其君,為人子者,懷仁義以事其父,為人弟者,懷仁義以事其兄,是君臣、父子、兄弟去利,懷仁義以相接也;然而不王者,未之有也。何必曰利?」
송경이 초나라로 가려는데 맹자가 석구에서 만나 말했다. "선생께서는 어디로 가십니까?"
"내 들으니 진나라와 초나라가 군사를 일으켰다 하기에, 내가 초왕을 뵙고 설득하여 그치게 하려 하오. 초왕이 기뻐하지 않으면 내가 진왕을 뵙고 설득하여 그치게 하려 하오. 두 왕 가운데 내가 만나는 이가 있을 것이오."
"저 가(軻)는 그 자세함은 묻지 않겠습니다. 그 뜻을 듣고자 합니다. 설득을 어떻게 하시렵니까?"
"내가 그 이롭지 못함을 말하려 하오."
"선생의 뜻은 크나 선생의 명분은 안 됩니다.
선생께서 이익으로 진나라와 초나라의 왕을 설득하여 두 왕이 이익을 기뻐하여 삼군의 군사를 그친다면, 이는 삼군의 군사가 그침을 즐거워하고 이익을 기뻐하는 것입니다. 남의 신하 된 이가 이익을 품고 제 임금을 섬기고, 남의 자식 된 이가 이익을 품고 제 아비를 섬기며, 남의 아우 된 이가 이익을 품고 제 형을 섬긴다면, 이는 임금과 신하, 아비와 자식, 형과 아우가 마침내 인의를 버리고 이익을 품고 서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러고도 망하지 않은 이는 아직 없었습니다.
선생께서 인의로 진나라와 초나라의 왕을 설득하여 두 왕이 인의를 기뻐하여 삼군의 군사를 그친다면, 이는 삼군의 군사가 그침을 즐거워하고 인의를 기뻐하는 것입니다. 남의 신하 된 이가 인의를 품고 제 임금을 섬기고, 남의 자식 된 이가 인의를 품고 제 아비를 섬기며, 남의 아우 된 이가 인의를 품고 제 형을 섬긴다면, 이는 임금과 신하, 아비와 자식, 형과 아우가 이익을 버리고 인의를 품고 서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러고도 왕 노릇 하지 못한 이는 아직 없었습니다.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5예물을 받고 답하지 않은 까닭
孟子居鄒,季任為任處守,以幣交,受之而不報。處於平陸,儲子為相,以幣交,受之而不報。他日由鄒之任,見季子,由平陸之齊,不見儲子。屋廬子喜曰:「連得間矣。」 問曰:「夫子之任見季子,之齊不見儲子,為其為相與?」 曰:「非也。《書》曰:『享多儀,儀不及物,曰不享。惟不役志于享。』為其不成享也。」屋廬子悅。或問之,屋廬子曰:「季子不得之鄒,儲子得之平陸。」
맹자가 추나라에 계실 때 계임이 임나라의 유수(留守)로 있으며 폐백으로 사귐을 청하니 받고 답하지 않으셨다. 평륙에 계실 때 저자(儲子)라는 이가 재상으로 있으며 폐백으로 사귐을 청하니 받고 답하지 않으셨다.
뒷날 추나라에서 임나라로 가서는 계자를 뵈었고, 평륙에서 제나라로 가서는 저자라는 이를 뵙지 않으셨다.
옥려자가 기뻐하며 말했다. "내가 틈을 얻었구나." 그리고 물었다. "선생님께서 임나라에 가셔서는 계자를 뵈시고 제나라에 가셔서는 저자라는 이를 뵙지 않으셨으니, 그가 재상이기 때문입니까?"
"아니다. 《서》에 '올림에는 몸가짐이 많아야 하니, 몸가짐이 물건에 미치지 못하면 올리지 않았다 한다. 올리는 데 뜻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였다. 그 올림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옥려자가 기뻐했다. 어떤 이가 그 뜻을 물으니 옥려자가 말했다. "계자는 추나라에 갈 수 없었으나 저자라는 이는 평륙에 갈 수 있었다."
6어진 이가 나라에 보탬이 없다는 말
淳于髡曰:「先名實者,為人也;後名實者,自為也。夫子在三卿之中,名實未加於上下而去之,仁者固如此乎?」 孟子曰:「居下位,不以賢事不肖者,伯夷也。五就湯、五就桀者,伊尹也。不惡污君,不辭小官者,柳下惠也。三子者不同道,其趨一也。一者何也?曰仁也。君子亦仁而已矣,何必同?」 曰:「魯繆公之時,公儀子為政,子柳、子思為臣,魯之削也滋甚。若是乎賢者之無益於國也!」 曰:「虞不用百里奚而亡,秦繆公用之而霸。不用賢則亡,削何可得與?」 曰:「昔者,王豹處於淇,而河西善謳。綿駒處於高唐,而齊右善歌。華周、杞梁之妻,善哭其夫,而變國俗。有諸內,必形諸外。為其事而無其功者,髡未嘗睹之也。是故無賢者也;有則髡必識之。」 曰:「孔子為魯司寇,不用,從而祭,燔肉不至,不稅冕而行。不知者以為為肉也;其知者以為為無禮也。乃孔子則欲以微罪行,不欲為茍去。君子之所為,眾人固不識也。」
순우곤이 말했다. "이름과 실상을 앞세우는 이는 남을 위하는 것이요, 이름과 실상을 뒤로 하는 이는 저를 위하는 것입니다. 선생께서 삼경(三卿) 가운데 계시면서 이름과 실상이 위아래에 더해지지 않았는데 떠나셨으니, 어진 이도 본디 이러합니까?"
맹자가 말했다. "낮은 자리에 있으면서 어짊으로 못난 이를 섬기지 않은 이는 백이요, 다섯 번 탕왕에게 나아가고 다섯 번 걸에게 나아간 이는 이윤이며, 더러운 임금을 미워하지 않고 작은 벼슬을 사양하지 않은 이는 유하혜다. 세 사람이 길은 같지 않으나 그 향한 바는 하나다. 하나란 무엇인가? 어짊이다. 군자도 또한 어질 뿐이니, 하필 같아야 하겠는가?"
"노목공 때에 공의자가 정치를 맡고 자류와 자사가 신하였는데도 노나라가 깎임이 더욱 심했습니다. 이와 같으니 어진 이가 나라에 보탬이 없군요!"
"우나라는 백리해를 쓰지 않아 망했고 진목공은 그를 써서 패자가 되었다. 어진 이를 쓰지 않으면 망하는데 깎이는 것인들 어찌 얻겠는가?"
"옛날 왕표가 기수에 살자 하서 사람들이 노래를 잘하게 되었고, 면구가 고당에 살자 제나라 서쪽 사람들이 노래를 잘하게 되었으며, 화주와 기량의 아내가 그 남편을 잘 곡하자 나라 풍속이 바뀌었습니다. 안에 있으면 반드시 밖으로 드러납니다. 그 일을 하고서 그 공이 없는 것을 저 곤(髡)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어진 이가 없는 것입니다. 있다면 저 곤이 반드시 알았을 것입니다."
"공자께서 노나라 사구가 되셨으나 쓰이지 않으셨다. 따라가 제사를 지냈는데 제사 고기가 이르지 않자 면류관도 벗지 않고 떠나셨다. 모르는 이는 고기 때문이라 여기고, 아는 이는 예가 없었기 때문이라 여긴다. 그런데 공자께서는 작은 허물을 핑계로 떠나고자 하신 것이지 구차히 떠나고자 하신 것이 아니다. 군자가 하는 바를 뭇사람은 본디 알지 못한다."
7오패는 삼왕의 죄인이다
孟子曰:「五霸者,三王之罪人也。今之諸侯,五霸之罪人也。今之大夫,今之諸侯之罪人也。天子適諸侯曰巡狩;諸侯朝於天子曰述職。春省耕而補不足,秋省斂而助不給。入其疆,土地辟,田野治,養老、尊賢、俊杰在位,則有慶,慶以地。入其疆,土地荒蕪,遺老、失賢,掊克在位,則有讓。一不朝,則貶其爵;再不朝,則削其地;三不朝,則六師移之。是故天子討而不伐,諸侯伐而不討。五霸者,摟諸侯以伐諸侯者也,故曰:五霸者,三王之罪人也。五霸,桓公為盛。葵丘之會,諸侯束牲載書而不歃血。初命曰:『誅不孝,無易樹子,無以妾為妻。』再命曰:『尊賢、育才,以彰有德。』三命曰:『敬老、慈幼,無忘賓旅。』四命曰:『士無世官,官事無攝,取士必得,無專殺大夫。』五命曰:『無曲防,無遏糴,無有封而不告。』曰:『凡我同盟之人,既盟之後,言歸于好。』今之諸侯,皆犯此五禁,故曰:今之諸侯,五霸之罪人也。長君之惡,其罪小;逢君之惡,其罪大。今之大夫皆逢君之惡,故曰:今之大夫,今之諸侯之罪人也。」
맹자가 말했다. "오패(五霸)는 삼왕의 죄인이요, 오늘의 제후는 오패의 죄인이며, 오늘의 대부는 오늘의 제후의 죄인이다.
천자가 제후에게 가는 것을 순수라 하고 제후가 천자에게 조회하는 것을 술직이라 한다. 봄에는 밭갈이를 살펴 모자란 것을 채워 주고 가을에는 거둠을 살펴 넉넉지 못한 것을 도와준다.
그 지경에 들어가 땅이 개간되고 들이 다스려지며 늙은이를 봉양하고 어진 이를 높이며 뛰어난 이가 자리에 있으면 상이 있으니 땅으로 상을 준다. 그 지경에 들어가 땅이 거칠고 늙은이를 버려두고 어진 이를 잃으며 가혹하게 거두는 자가 자리에 있으면 꾸짖음이 있다.
한 번 조회하지 않으면 그 벼슬을 낮추고, 두 번 조회하지 않으면 그 땅을 깎으며, 세 번 조회하지 않으면 육사(六師)를 움직인다. 그러므로 천자는 성토하되 치지 않고 제후는 치되 성토하지 않는다.
오패는 제후를 끌어다 제후를 친 자들이다. 그러므로 '오패는 삼왕의 죄인이다' 한다.
오패 가운데 환공이 가장 성했다. 규구의 모임에서 제후가 희생을 묶고 글을 얹되 피를 마시지는 않았다.
첫째 명에 '불효한 자를 벌하고, 세운 아들을 바꾸지 말며, 첩을 아내로 삼지 말라' 했고, 둘째 명에 '어진 이를 높이고 인재를 기르며 덕 있는 이를 드러내라' 했으며, 셋째 명에 '늙은이를 공경하고 어린이를 사랑하며 손님과 나그네를 잊지 말라' 했고, 넷째 명에 '선비에게 대물림 벼슬을 주지 말고 관청 일을 겸하게 하지 말며, 선비를 뽑되 반드시 알맞은 이를 얻고 대부를 함부로 죽이지 말라' 했으며, 다섯째 명에 '제방을 굽게 쌓지 말고 곡식 사 가는 것을 막지 말며, 봉해 주고서 알리지 않는 일이 없게 하라' 했다. 그리고 '무릇 우리 동맹한 이들은 맹세한 뒤에 우호로 돌아가자' 했다.
오늘의 제후는 다 이 다섯 금령을 어긴다. 그러므로 '오늘의 제후는 오패의 죄인이다' 한다.
임금의 악을 자라게 하는 것은 그 죄가 작고, 임금의 악을 맞이해 부추기는 것은 그 죄가 크다. 오늘의 대부는 다 임금의 악을 맞이해 부추긴다. 그러므로 '오늘의 대부는 오늘의 제후의 죄인이다' 한다."
8백성을 재앙에 빠뜨리는 일
魯欲使慎子為將軍。孟子曰:「不教民而用之,謂之殃民,殃民者,不容於堯舜之世。一戰勝齊,遂有南陽,然且不可。」 慎子勃然不悅曰:「此則滑厘所不識也。」 曰:「吾明告子,天子之地方千里;不千里,不足以待諸侯。諸侯之地方百里;不百里,不足以守宗廟之典籍。周公之封於魯,為方百里也;地非不足,而儉於百里。太公之封於齊也,亦為方百里也;地非不足也,而儉於百里。今魯方百里者五,子以為有王者作,則魯在所損乎?在所益乎?徒取諸彼以與此,然且仁者不為,況於殺人以求之乎?君子之事君也,務引其君以當道,志於仁而已。」
노나라가 신자를 장군으로 삼으려 했다. 맹자가 말했다. "백성을 가르치지 않고 쓰는 것을 백성을 재앙에 빠뜨린다 하니, 백성을 재앙에 빠뜨리는 이는 요순의 세상에 용납되지 못한다. 한 번 싸워 제나라를 이겨 마침내 남양을 얻는다 해도 그래도 안 된다."
신자가 발끈하여 언짢아하며 말했다. "이것은 저 골리(滑釐)가 알 바가 아닙니다."
"내 그대에게 밝히 말하겠다. 천자의 땅은 사방 천 리이니, 천 리가 아니면 제후를 대하기에 모자란다. 제후의 땅은 사방 백 리이니, 백 리가 아니면 종묘의 전적을 지키기에 모자란다.
주공이 노나라에 봉해질 때 사방 백 리였다. 땅이 모자란 것이 아니었으나 백 리로 검소하게 하셨다. 태공이 제나라에 봉해질 때도 사방 백 리였다. 땅이 모자란 것이 아니었으나 백 리로 검소하게 하셨다.
지금 노나라는 사방 백 리인 것이 다섯이다. 그대는 왕자가 나온다면 노나라가 덜릴 쪽에 있으리라 여기는가, 더해질 쪽에 있으리라 여기는가?
한갓 저기서 취해 여기에 주는 것도 어진 이는 하지 않는데, 하물며 사람을 죽여 그것을 구하는 것이랴. 군자가 임금을 섬김은 힘써 그 임금을 이끌어 도에 맞게 하고 어짊에 뜻을 두게 할 뿐이다."
9오늘의 어진 신하는 옛날의 백성 도적
孟子曰:「今之事君者,皆曰:『我能為君辟土地,充府庫。』今之所謂良臣,古之所謂民賊也。君不鄉道、不志於仁,而求富之,是富桀也。『我能為君約與國,戰必克。』今之所謂良臣,古之所謂民賊也。君不鄉道、不志於仁,而求為之強戰,是輔桀也。由今之道,無變今之俗,雖與之天下,不能一朝居也。」
맹자가 말했다. "오늘 임금을 섬기는 이들은 다 '내가 임금을 위해 땅을 넓히고 곳간을 채울 수 있다' 한다. 오늘 이른바 어진 신하가 옛날 이른바 백성의 도적이다. 임금이 도를 향하지 않고 어짊에 뜻을 두지 않는데 그를 부유하게 하기를 구하니, 이는 걸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다.
'내가 임금을 위해 동맹국을 맺어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 한다. 오늘 이른바 어진 신하가 옛날 이른바 백성의 도적이다. 임금이 도를 향하지 않고 어짊에 뜻을 두지 않는데 그를 위해 억지로 싸우기를 구하니, 이는 걸을 돕는 것이다.
오늘의 도를 말미암고 오늘의 풍속을 바꾸지 않는다면, 비록 천하를 준다 해도 하루아침도 지킬 수 없다."
10이십분의 일을 거두겠다는 말
白圭曰:「吾欲二十而取一,何如?」 孟子曰:「子之道,貉道也。萬室之國,一人陶,則可乎?」 曰:「不可,器不足用也。」 曰:「夫貉,五穀不生,惟黍生之,無城郭、宮室、宗廟、祭祀之禮,無諸侯幣帛饔飧,無百官有司,故二十取一而足也。今居中國,去人倫,無君子,如之何其可也?陶以寡,且不可以為國,況無君子乎?欲輕之於堯舜之道者,大貉、小貉也;欲重之於堯舜之道者,大桀、小桀也。」
백규가 말했다. "내가 스물에 하나를 거두려 하는데 어떻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그대의 도는 맥(貉)나라의 도다. 만 집의 나라에 한 사람이 질그릇을 굽는다면 되겠는가?"
"안 됩니다. 그릇이 쓰기에 모자랍니다."
"무릇 맥나라는 오곡이 나지 않고 오직 기장만 나며, 성곽과 궁실과 종묘와 제사의 예가 없고, 제후에게 보내는 폐백과 잔치가 없으며, 백관과 유사가 없다. 그러므로 스물에 하나를 거두어도 넉넉하다.
지금 중국에 살면서 인륜을 없애고 군자가 없다면 어찌 되겠는가. 질그릇이 적어도 나라가 되지 못하는데 하물며 군자가 없는 것이랴.
요순의 도보다 가볍게 하려는 이는 큰 맥나라와 작은 맥나라요, 요순의 도보다 무겁게 하려는 이는 큰 걸과 작은 걸이다."
11이웃 나라를 구렁으로 삼는가
白圭曰:「丹之治水也愈於禹。」 孟子曰:「子過矣。禹之治水,水之道也。是故禹以四海為壑。今吾子以鄰國為壑。水逆行,謂之洚水;洚水者,洪水也,仁人之所惡也。吾子過矣。」
백규가 말했다. "제가 물을 다스린 것이 우임금보다 낫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그대가 잘못 알았다. 우임금이 물을 다스리심은 물의 길을 따르신 것이다. 그러므로 우임금은 사해를 구렁으로 삼으셨다. 지금 그대는 이웃 나라를 구렁으로 삼는다.
물이 거슬러 흐르는 것을 강수(洚水)라 하니, 강수는 홍수라 어진 사람이 미워하는 바다. 그대가 잘못 알았다."
12군자가 미덥지 못하면 무엇을 잡으랴
孟子曰:「君子不亮,惡乎執?」
맹자가 말했다. "군자가 미덥지 못하면 무엇을 잡겠는가?"
13선을 좋아하면 천하도 넉넉하다
魯欲使樂正子為政。孟子曰:「吾聞之,喜而不寐。」 公孫丑曰:「樂正子強乎?」 曰:「否。」「有知慮乎?」 曰:「否。」 「多聞識乎?」 曰:「否。」 「然則奚為喜而不寐。」 曰:「其為人也好善。」 「好善足乎?」 曰:「好善優於天下,而況魯國乎?夫茍好善,則四海之內,皆將輕千里而來告之以善。夫茍不好善,則人將曰:『訑訑,予既已知之矣。』訑訑之聲音顏色,距人於千里之外。士止於千里之外,則讒諂面諛之人至矣。與讒諂面諛之人居,國欲治,可得乎?」
노나라가 악정자에게 정치를 맡기려 했다. 맹자가 말했다. "내 이를 듣고 기뻐서 잠들지 못했다."
공손추가 말했다. "악정자는 굳셉니까?"
"아니다."
"지혜와 헤아림이 있습니까?"
"아니다."
"많이 듣고 아는 것이 많습니까?"
"아니다."
"그러면 어찌하여 기뻐서 잠들지 못하셨습니까?"
"그 사람됨이 선을 좋아한다."
"선을 좋아하면 넉넉합니까?"
"선을 좋아하면 천하를 다스리기에도 넉넉한데 하물며 노나라랴.
무릇 진실로 선을 좋아하면 사해 안에서 다 천 리를 가볍게 여기고 와서 선을 일러 줄 것이다. 무릇 진실로 선을 좋아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장차 '잘난 체하는구나, 내가 이미 다 안다' 할 것이다. 잘난 체하는 목소리와 낯빛이 사람을 천 리 밖에 막는다. 선비가 천 리 밖에 멈추면 참소하고 아첨하며 낯빛을 꾸미는 이들이 이른다. 참소하고 아첨하며 낯빛을 꾸미는 이들과 함께 살면서 나라가 다스려지기를 바란들 될 수 있겠는가?"
14나아가는 세 가지와 떠나는 세 가지
陳子曰:「古之君子何如則仕?」 孟子曰:「所就三,所去三。迎之致敬以有禮,言將行其言也,則就之;禮貌未衰,言弗行也,則去之。其次,雖未行其言也,迎之致敬以有禮,則就之;禮貌衰,則去之。其下,朝不食,夕不食,饑餓不能出門戶;君聞之,曰:『吾大者不能行其道,又不能從其言也,使饑餓於我土地,吾恥之。』周之,亦可受也,免死而已矣。」
진자가 말했다. "옛 군자는 어떠하면 벼슬했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나아가는 것이 셋이요 떠나는 것이 셋이다.
맞이하기를 공경을 다해 예로써 하고 장차 그 말을 행하겠다 하면 나아가고, 예로 대함이 아직 시들지 않았어도 말이 행해지지 않으면 떠난다.
그다음은, 비록 그 말을 행하지 않더라도 맞이하기를 공경을 다해 예로써 하면 나아가고, 예로 대함이 시들면 떠난다.
그 아래는, 아침에도 먹지 못하고 저녁에도 먹지 못해 굶주려 문밖에 나서지 못하는데 임금이 이를 듣고 '내가 크게는 그 도를 행하지 못하고 또 그 말을 따르지도 못하면서 내 땅에서 굶주리게 하니 내가 부끄럽다' 하며 두루 도와주면 또한 받을 만하니, 죽음을 면할 뿐이다."
15하늘이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 — 근심에서 살고 안락에서 죽는다
孟子曰:「舜發於畎畝之中,傅說舉於版筑之間,膠鬲舉於魚鹽之中,管夷吾舉於士,孫叔敖舉於海,百里奚舉於市。故天將降大任於是人也,必先苦其心志,勞其筋骨,餓其體膚,空乏其身,行拂亂其所為;所以動心忍性,曾益其所不能。人恒過,然後能改。困於心,衡於慮,而後作。徵於色,發於聲,而後喻。入則無法家拂士、出則無敵國外患者,國恒亡。然後知生於憂患,而死於安樂也。」
맹자가 말했다. "순임금은 밭 가운데서 일어나셨고, 부열은 담 쌓는 데서 들어 쓰였으며, 교격은 물고기와 소금 파는 데서 들어 쓰였고, 관이오는 옥리에게서 들어 쓰였으며, 손숙오는 바닷가에서 들어 쓰였고, 백리해는 저자에서 들어 쓰였다.
그러므로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이 사람에게 내리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그 힘줄과 뼈를 지치게 하며 그 몸과 살갗을 굶주리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여, 행하는 바를 어긋나고 어지럽게 한다. 이는 마음을 움직이고 성품을 참게 하여 그 하지 못하던 바를 더해 주려는 것이다.
사람은 늘 허물을 지은 뒤에야 고칠 수 있고, 마음에 막히고 생각에 걸린 뒤에야 일어나며, 낯빛에 나타나고 소리로 터진 뒤에야 깨닫는다.
안으로 법도를 지키는 집안과 보필하는 선비가 없고 밖으로 맞설 나라와 바깥 근심이 없으면 나라가 늘 망한다. 그런 뒤에야 근심과 걱정에서 살고 안락에서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16달갑게 여기지 않는 가르침도 가르침이다
孟子曰:「教亦多術矣。予不屑之教誨也者,是亦教誨之而已矣。」 上一篇回目录下一篇
맹자가 말했다. "가르치는 데도 여러 방법이 있다. 내가 달갑게 여기지 않아 가르치지 않는 것, 이 또한 그를 가르치는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