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맹자 › 한 권

진심 하盡心下

맹자 孟子 · 맹가(孟軻)와 그 문인 · 기원전 4세기~3세기 · 단락 38 · 한자 2,575자 · 낭독 10.3분

「맹자」 한 권 「진심 하」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로 시작해 「백성이 귀하고 임금은 가볍다」에 이르는 책. 논어가 조용히 이르는 자리에서 맹자는 임금 앞에서 따지고 되묻는다. 오십 보 백 보, 호연지기,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누구나 철렁하는 사단(四端),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함, 하늘이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 먼저 그 마음을 괴롭힌다는 말이 다 여기서 나왔다. 서재에 먼저 실린 논어와 나란히 두고 읽을 짝이다.

1사랑하지 않는 것에서 사랑하는 것에까지 미친다

孟子曰:「不仁哉,梁惠王也!仁者,以其所愛及其所不愛;不仁者,以其所不愛及其所愛。」 公孫丑問曰:「何謂也?」 「梁惠王以土地之故,糜爛其民而戰之,大敗;將復之,恐不能勝,故驅其所愛子弟以殉之;是之謂以其所不愛及其所愛也。」

맹자가 말했다. "어질지 못하구나, 양혜왕이여! 어진 이는 제가 사랑하는 것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에까지 미치고, 어질지 못한 이는 제가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사랑하는 것에까지 미친다."

공손추가 물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양혜왕이 땅 때문에 제 백성을 짓이겨 싸우게 했다가 크게 패했다. 다시 싸우려 하되 이기지 못할까 두려워 제가 사랑하는 자제를 몰아 죽게 했다. 이것이 제가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사랑하는 것에까지 미친다는 것이다."

2《춘추》에 의로운 전쟁은 없다

孟子曰:「《春秋》無義戰,彼善於此,則有之矣。征者,上伐下也,敵國不相征也。」

맹자가 말했다. "《춘추》에 의로운 전쟁은 없다. 저것이 이것보다 나은 것은 있다. 정벌(征)이란 위가 아래를 치는 것이니, 맞선 나라끼리는 서로 정벌하지 못한다."

3《서》를 다 믿으면 《서》가 없느니만 못하다

孟子曰:「盡信《書》,則不如無《書》。吾於《武成》,取二三策而已矣。仁人無敵於天下。以至仁伐至不仁,而何其血之流杵也?」

맹자가 말했다. "《서》를 다 믿으면 《서》가 없느니만 못하다. 나는 《무성(武成)》에서 두세 쪽만 취할 뿐이다.

어진 사람은 천하에 적이 없다. 지극히 어진 이로 지극히 어질지 못한 이를 쳤는데 어찌 피가 흘러 절굿공이가 떠내려갔겠는가?"

4내가 진을 잘 친다는 말은 큰 죄다

孟子曰:「有人曰:『我善為陳,我善為戰』,大罪也。國君好仁,天下無敵焉,南面而征北狄怨,東面而征西夷怨,曰:『奚為後我?』武王之伐殷也,革車三百兩,虎賁三千人。王曰:『無畏!寧爾也,非敵百姓也。』若崩厥角稽首。征之為言正也,各欲正己也,焉用戰?」

맹자가 말했다. "어떤 이가 '나는 진을 잘 치고 나는 싸움을 잘한다' 하면 큰 죄다.

나라 임금이 어짊을 좋아하면 천하에 적이 없다. 남쪽을 향해 치면 북쪽 오랑캐가 원망하고 동쪽을 향해 치면 서쪽 오랑캐가 원망하며 '어찌 우리를 뒤로 미루는가' 한다.

무왕이 은나라를 치실 때 가죽 수레 삼백 대와 용사 삼천 명이었다. 왕이 '두려워 말라. 너희를 편안케 하려는 것이지 백성을 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하시니, 무너지듯 이마를 땅에 대고 머리를 조아렸다.

정벌(征)이라는 말은 바로잡는다(正)는 뜻이다. 저마다 저를 바로잡아 주기를 바라는데 어찌 싸움을 쓰겠는가?"

5규구는 줄 수 있어도 재주는 주지 못한다

孟子曰:「梓匠輪輿,能與人規矩,不能使人巧。」

맹자가 말했다. "목수와 수레장이는 남에게 컴퍼스와 곱자는 줄 수 있어도 남을 재주 있게 하지는 못한다."

6본디 지녔던 것인 듯

孟子曰:「舜之飯糗茹草也,若將終身焉。及其為天子也,被袗衣,鼓琴,二女果,若固有之。」

맹자가 말했다. "순임금이 마른밥을 드시고 나물을 잡수실 때는 죽도록 그러실 듯하더니, 천자가 되시자 수놓은 옷을 입으시고 거문고를 타시며 두 여인이 모시는 것을 본디 지니셨던 것인 듯하셨다."

7남의 어버이를 죽이는 일의 무거움

孟子曰:「吾今而後知殺人親之重也:殺人之父,人亦殺其父;殺人之兄,人亦殺其兄。然則非自殺之也,一間耳。」

맹자가 말했다. "내 이제야 남의 어버이를 죽이는 일이 무거운 줄 알겠다. 남의 아비를 죽이면 남도 제 아비를 죽이고, 남의 형을 죽이면 남도 제 형을 죽인다. 그러니 제가 죽인 것이 아닐 뿐 한 칸 차이일 따름이다."

8옛 관문과 오늘의 관문

孟子曰:「古之為關也,將以御暴;今之為關也,將以為暴。」

맹자가 말했다. "옛날에 관문을 만든 것은 사나움을 막으려는 것이었고, 오늘 관문을 만드는 것은 사나움을 부리려는 것이다."

9제 몸이 도를 행하지 않으면

孟子曰:「身不行道,不行於妻子;使人不以道,不能行於妻子。」

맹자가 말했다. "제 몸이 도를 행하지 않으면 처자에게도 행해지지 않고, 남을 부리되 도로써 하지 않으면 처자에게도 행할 수 없다."

10이익에 두루 갖춘 이는 흉년도 죽이지 못한다

孟子曰:「周于利者,兇年不能殺;周於德者,邪世不能亂。」

맹자가 말했다. "이익에 두루 갖춘 이는 흉년도 죽이지 못하고, 덕에 두루 갖춘 이는 삿된 세상도 어지럽히지 못한다."

11이름을 좋아하는 사람

孟子曰:「好名之人能讓千乘之國。茍非其人,簞食、豆羹見於色。」

맹자가 말했다.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천승의 나라도 사양할 수 있다. 그러나 진실로 그럴 사람이 아니면 한 대바구니 밥과 한 그릇 국에도 낯빛에 드러난다."

12어진 이를 믿지 않으면 나라가 빈다

孟子曰:「不信仁賢,則國空虛;無禮義,則上下亂;無政事,則財用不足。」

맹자가 말했다. "어질고 현명한 이를 믿지 않으면 나라가 텅 비고, 예의가 없으면 위아래가 어지러우며, 정사가 없으면 재물이 모자란다."

13어질지 못하고 천하를 얻은 이는 없다

孟子曰:「不仁而得國者,有之矣;不仁而得天下者,未之有也。」

맹자가 말했다. "어질지 못하고 나라를 얻은 이는 있으나, 어질지 못하고 천하를 얻은 이는 아직 없었다."

14백성이 귀하고 임금은 가볍다

孟子曰:「民為貴,社稷次之,君為輕。是故得乎丘民而為天子;得乎天子為諸侯;得乎諸侯為大夫。諸侯危社稷,則變置;犧牲既成,粢盛既潔,祭祀以時,然而旱乾水溢,則變置社稷。」

맹자가 말했다. "백성이 귀하고 사직이 그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

그러므로 뭇 백성에게 마음을 얻으면 천자가 되고, 천자에게 마음을 얻으면 제후가 되며, 제후에게 마음을 얻으면 대부가 된다.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갈아 세우고, 희생이 이미 갖추어지고 제삿밥이 이미 깨끗하며 제사를 때맞춰 지냈는데도 가뭄이 들고 물이 넘치면 사직을 갈아 세운다."

15성인은 백 세의 스승이다

孟子曰:「聖人,百世之師也,伯夷、柳下惠是也。故聞伯夷之風者,頑夫廉,懦夫有立志。聞柳下惠之風者,薄夫敦,鄙夫寬。奮乎百世之上,百世之下聞者莫不興起也。非聖人而能若是乎?而況於親炙之者乎?」

맹자가 말했다. "성인은 백 세의 스승이니 백이와 유하혜가 그런 이다.

그러므로 백이의 기풍을 들은 이는 완악한 사내가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내가 뜻을 세우며, 유하혜의 기풍을 들은 이는 각박한 사내가 도타워지고 옹졸한 사내가 너그러워진다.

백 세 위에서 떨쳐 일어나매 백 세 아래에서 듣는 이가 흥기하지 않는 이가 없다. 성인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 있겠는가. 하물며 몸소 가까이서 배운 이겠는가."

16어짊이란 사람이다

孟子曰:「仁也者,人也;合而言之,道也。」

맹자가 말했다. "어짊(仁)이란 사람(人)이다. 합해서 말하면 도(道)다."

17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

孟子曰:「孔子之去魯,曰:『遲遲吾行也』,去父母國之道也。去齊,接淅而行,去他國之道也。」

맹자가 말했다. "공자께서 노나라를 떠나실 때 '더디구나, 내 걸음이여' 하셨으니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요, 제나라를 떠나실 때는 일던 쌀을 건져 들고 떠나셨으니 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다."

18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의 곤경

孟子曰:「君子之戹於陳、蔡之間,無上下之交也。」

맹자가 말했다. "군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경을 겪으신 것은 위아래로 사귐이 없었기 때문이다."

19입이 많은 것을 근심하랴

貉稽曰:「稽大不理於口。」 孟子曰:「無傷也。士憎茲多口。《詩》云:『憂心悄悄,慍于群小』,孔子也。『肆不殄厥慍,亦不隕厥問』,文王也。」

맥계가 말했다. "저 계(稽)는 남의 입에 몹시 시달립니다."

맹자가 말했다. "상심할 것 없다. 선비는 이 많은 입을 미워한다. 《시》에 '근심하는 마음이 애타는데 뭇 소인에게 미움을 받는다' 하였으니 공자시요, '끝내 그 미움을 없애지 못하셨으나 또한 그 명성을 떨어뜨리지도 않으셨다' 하였으니 문왕이시다."

20제 밝음으로 남을 밝게 한다

孟子曰:「賢者以其昭昭,使人昭昭;今以其昏昏,使人昭昭。」

맹자가 말했다. "어진 이는 제 밝음으로 남을 밝게 하는데, 지금은 제 어두움으로 남을 밝게 하려 한다."

21산길도 쓰지 않으면 띠가 막는다

孟子謂高子曰:「山徑之蹊間,介然用之而成路;為間不用,則茅塞之矣。今茅塞子之心矣。」

맹자가 고자(高子)에게 말했다. "산길의 좁은 틈도 부지런히 다니면 길이 되고, 얼마 동안 다니지 않으면 띠풀이 막는다. 지금 띠풀이 그대의 마음을 막았구나."

22성문의 수레바퀴 자국

高子曰:「禹之聲,尚文王之聲。」 孟子曰:「何以言之?」 曰:「以追蠡。」 曰:「是奚足哉?城門之軌,兩馬之力與?」

고자(高子)가 말했다. "우임금의 음악이 문왕의 음악보다 낫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무엇으로 그리 말하는가?"

"종을 매단 끈이 닳은 것으로 압니다."

"그것으로 어찌 넉넉하겠는가. 성문의 수레바퀴 자국이 두 마리 말의 힘으로 난 것이겠는가?"

23풍부(馮婦)가 되는 일

齊饑。陳臻曰:「國人皆以夫子將復為發棠,殆不可復。」 孟子曰:「是為馮婦也。晉人有馮婦者,善搏虎,卒為善士;則之野,有眾逐虎,虎負嵎,莫之敢攖;望見馮婦,趨而迎之;馮婦攘臂下車,眾皆悅之,其為士者笑之。」

제나라에 흉년이 들었다. 진진이 말했다. "나라 사람들이 다 선생님께서 다시 당(棠) 땅의 곡식을 풀게 하시리라 여기는데, 아마 다시는 못 하시겠지요."

맹자가 말했다. "그것은 풍부(馮婦)가 되는 일이다.

진나라 사람 풍부라는 이가 범을 잘 잡다가 마침내 좋은 선비가 되었다. 들에 갔더니 여럿이 범을 쫓는데 범이 산모퉁이를 등지고 있어 아무도 감히 덤비지 못했다. 풍부를 멀리서 보고 달려가 맞이하니, 풍부가 팔을 걷고 수레에서 내렸다. 뭇사람은 다 기뻐했으나 선비 된 이들은 그를 비웃었다."

24본성이라 하지 않고 명이라 하지 않는다

孟子曰:「口之於味也,目之於色也,耳之於聲也,鼻之於臭也,四肢之於安佚也;性也,有命焉,君子不謂性也。仁之於父子也,義之於君臣也,禮之於賓主也,知之於賢者也,聖人之於天道也;命也,有性焉,君子不謂命也。」

맹자가 말했다. "입이 맛에 대하여, 눈이 빛깔에 대하여, 귀가 소리에 대하여, 코가 냄새에 대하여, 팔다리가 편안함에 대하여 그러함은 본성이나 거기에 명(命)이 있으므로 군자는 본성이라 하지 않는다.

어짊이 아비와 자식에 대하여, 의로움이 임금과 신하에 대하여, 예가 손님과 주인에 대하여, 지혜가 어진 이에 대하여, 성인이 하늘의 도에 대하여 그러함은 명이나 거기에 본성이 있으므로 군자는 명이라 하지 않는다."

25선·미더움·아름다움·큼·성스러움·신묘함

浩生不害問曰:「樂正子,何人也?」 孟子曰:「善人也,信人也。」 「何謂善?何謂信?」 曰:「可欲之謂善。有諸己之謂信。充實之謂美。充實而有光輝之謂大。大而化之之謂聖。聖而不可知之之謂神。樂正子,二之中、四之下也。」

호생불해가 물었다. "악정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선한 사람이요 미더운 사람이다."

"무엇을 선하다 하고 무엇을 미덥다 합니까?"

"바랄 만한 것을 선(善)이라 하고, 제게 지닌 것을 미더움(信)이라 하며, 가득 채운 것을 아름다움(美)이라 하고, 가득 채워 빛남이 있는 것을 큼(大)이라 하며, 커서 교화하는 것을 성스러움(聖)이라 하고, 성스러워 헤아릴 수 없는 것을 신묘함(神)이라 한다.

악정자는 앞의 둘 가운데 있고 뒤의 넷에는 미치지 못한다."

26달아난 돼지를 우리에 넣고 또 발을 묶으랴

孟子曰:「逃墨必歸於楊,逃楊必歸於儒。歸,斯受之而已矣。今之與楊、墨辯者,如追放豚,既入其苙,又從而招之。」

맹자가 말했다. "묵가에서 달아나면 반드시 양주에게 돌아가고, 양주에게서 달아나면 반드시 유가로 돌아온다. 돌아오면 받아들일 뿐이다.

지금 양주·묵적과 논쟁하는 이들은 달아난 돼지를 쫓는 것 같아서, 이미 그 우리에 들여놓고도 또 따라가 발을 묶는다."

27세 가지 징수 — 하나만 쓰고 둘은 늦추라

孟子曰:「有布縷之征,粟米之征,力役之征。君子用其一,緩其二。用其二而民有殍;用其三而父子離。」

맹자가 말했다. "베와 실의 징수가 있고 곡식의 징수가 있으며 부역의 징수가 있다. 군자는 그 하나만 쓰고 둘은 늦춘다. 둘을 쓰면 백성에게 굶어 죽는 이가 생기고, 셋을 쓰면 아비와 자식이 흩어진다."

28제후의 보배 셋

孟子曰:「諸侯之寶三:土地、人民、政事。寶珠玉者,殃必及身。」

맹자가 말했다. "제후의 보배가 셋이니 땅과 백성과 정사다. 구슬과 옥을 보배로 여기는 이는 재앙이 반드시 제 몸에 미친다."

29분성괄이 죽다

盆成括仕於齊。 孟子曰:「死矣盆成括!」 盆成括見殺,門人問曰:「夫子何以知其將見殺?」 曰:「其為人也,小有才,未聞君子之大道也,則足以殺其軀而已矣。」

분성괄이 제나라에서 벼슬했다.

맹자가 말했다. "죽었구나, 분성괄이여!"

분성괄이 죽임을 당하자 문인이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무엇으로 그가 죽임을 당할 줄 아셨습니까?"

"그 사람됨이 조금 재주는 있으나 군자의 큰 도를 듣지 못했으니, 그 몸을 죽이기에 넉넉할 뿐이다."

30오는 이를 막지 않는다

孟子之滕,館於上宮。有業屨於牖上,館人求之弗得。 或問之曰:「若是乎從者之廋也。」 曰:「子以是為竊屨來與?」 曰:「殆非也。夫子之設科也,往者不追,來者不拒。茍以是心至,斯受之而已矣。」

맹자가 등나라에 가서 상궁에 묵으셨다. 들창 위에 만들다 만 신이 있었는데, 여관 사람이 찾았으나 얻지 못했다.

어떤 이가 물었다. "이와 같으니 따라온 이들이 감춘 것이겠지요?"

"그대는 이들이 신을 훔치러 왔다고 여기는가?"

"아마 아니겠지요. 선생께서 과목을 여심에 가는 이를 쫓지 않고 오는 이를 막지 않으시니, 진실로 이 마음으로 오면 받아들이실 뿐이지요."

31차마 못 하는 마음을 넓혀 어짊에 이른다

孟子曰:「人皆有所不忍,達之於其所忍,仁也;人皆有所不為,達之於其所為,義也。人能充『無欲害人』之心,而仁不可勝用也。人能充『無穿窬』之心,而義不可勝用也。人能充無受爾汝之實,無所往而不為義也。士未可以言而言,是以言餂之也;可以言而不言,是以不言餂之也。是皆穿逾之類也。」

맹자가 말했다. "사람은 다 차마 못 하는 바가 있으니 그것을 차마 하는 바에까지 넓히면 어짊이요, 사람은 다 하지 않는 바가 있으니 그것을 하는 바에까지 넓히면 의로움이다.

사람이 '남을 해치려 하지 않는' 마음을 채울 수 있으면 어짊을 이루 다 쓸 수 없고, 사람이 '담을 뚫지 않는' 마음을 채울 수 있으면 의로움을 이루 다 쓸 수 없다. 사람이 '너, 이놈' 하는 소리를 받지 않을 실상을 채울 수 있으면 가는 곳마다 의롭지 않음이 없다.

선비가 말해서는 안 될 때 말하는 것은 말로써 낚는 것이요, 말해도 될 때 말하지 않는 것은 말하지 않음으로써 낚는 것이다. 이는 다 담을 뚫는 것과 같은 무리다."

32말이 가깝되 뜻이 먼 것이 좋은 말

孟子曰:「言近而指遠者,善言也;守約而施博者,善道也。君子之言也,不下帶而道存焉。君子之守,修其身而天下平。人病舍其田而芸人之田,所求於人者重,而所以自任者輕。」

맹자가 말했다. "말이 가깝되 뜻이 먼 것이 좋은 말이요, 지킴이 요약되되 베풂이 넓은 것이 좋은 도다.

군자의 말은 허리띠 아래로 내려가지 않되 도가 거기 있고, 군자의 지킴은 제 몸을 닦되 천하가 고르게 된다.

사람의 병통은 제 밭을 버려두고 남의 밭을 김매는 것이니, 남에게 구하는 바는 무겁고 제가 맡는 바는 가볍기 때문이다."

33군자는 법을 행하며 명을 기다릴 뿐

孟子曰:「堯、舜,性者也;湯、武,反之也。動容周旋中禮者,盛德之至也。哭死而哀,非為生者也。經德不回,非以干祿也。言語必信,非以正行也。君子行法,以俟命而已矣。」

맹자가 말했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본성대로 하신 분이요, 탕왕과 무왕은 돌이켜 회복하신 분이다.

몸가짐과 움직임이 예에 맞는 것은 성대한 덕의 지극함이다. 죽은 이를 곡하며 슬퍼함은 산 이를 위해서가 아니요, 덕을 지켜 굽히지 않음은 녹을 구해서가 아니며, 말을 반드시 미덥게 함은 행실을 바르게 보이려 해서가 아니다.

군자는 법을 행하며 명(命)을 기다릴 뿐이다."

34대인에게 유세할 때는 그를 하찮게 보라

孟子曰:「說大人,則藐之,勿視其巍巍然。堂高數仞,榱題數尺,我得志弗為也。食前方丈,侍妾數百人,我得志弗為也。般樂飲酒,驅騁田獵,後車千乘,我得志弗為也。在彼者,皆我所不為也;在我者,皆古之制也,吾何畏彼哉?」

맹자가 말했다. "대인에게 유세할 때는 그를 하찮게 보고 그 으리으리함을 보지 말라.

집의 높이가 여러 길이고 서까래 끝이 여러 자인 것을, 나는 뜻을 얻어도 하지 않는다. 밥상 앞이 한 길이고 모시는 첩이 수백인 것을, 나는 뜻을 얻어도 하지 않는다. 즐겁게 놀며 술 마시고 말 달려 사냥하며 뒤따르는 수레가 천 대인 것을, 나는 뜻을 얻어도 하지 않는다.

저에게 있는 것은 다 내가 하지 않을 바요, 나에게 있는 것은 다 옛 법도다. 내 어찌 저를 두려워하겠는가?"

35마음을 기르는 데 욕심을 적게 함보다 좋은 것이 없다

孟子曰:「養心莫善於寡欲。其為人也寡欲,雖有不存焉者,寡矣。其為人也多欲,雖有存焉者,寡矣。」

맹자가 말했다. "마음을 기르는 데 욕심을 적게 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그 사람됨이 욕심이 적으면 비록 지키지 못하는 것이 있어도 적고, 그 사람됨이 욕심이 많으면 비록 지키는 것이 있어도 적다."

36증자가 양대추를 차마 먹지 못한 까닭

曾晳嗜羊棗,而曾子不忍食羊棗。公孫丑問曰:「膾炙與羊棗孰美?」 孟子曰:「膾炙哉!」 公孫丑曰:「然則曾子何為食膾炙而不食羊棗?」 曰:「膾炙所同也,羊棗所獨也。諱名不諱姓,姓所同也,名所獨也。」

증석이 양대추를 즐겼으므로 증자가 차마 양대추를 먹지 못했다.

공손추가 물었다. "회와 구운 고기와 양대추 중에 어느 것이 맛있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회와 구운 고기지!"

공손추가 말했다. "그러면 증자께서는 어찌하여 회와 구운 고기는 드시면서 양대추는 드시지 않았습니까?"

"회와 구운 고기는 다 같이 좋아하는 것이요 양대추는 홀로 좋아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이름은 피하되 성은 피하지 않으니, 성은 다 같이 쓰는 것이요 이름은 홀로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37광자와 견자, 그리고 향원 — 덕의 도적

萬章問曰:「孔子在陳,曰:『盍歸乎來!吾黨之士狂簡,進取不忘其初。』孔子在陳,何思魯之狂士?」 孟子曰:「孔子『不得中道而與之,必也狂狷乎!狂者進取;狷者有所不為也。』孔子豈不欲中道哉?不可必得,故思其次也。」 「敢問何如斯可謂狂矣?」 曰:「如琴張、曾晳、牧皮者,孔子之所謂狂矣。」 「何以謂之狂也?」 曰:「其志嘐嘐然,曰:『古之人,古之人』,夷考其行而不掩焉者也。狂者又不可得;欲得不屑不潔之士而與之,是獧也。是又其次也。孔子曰:『過我門而不入我室,我不憾焉者,其惟鄉原乎!鄉原,德之賊也。』」 曰:何如斯可謂之鄉原矣?」 「曰:『何以是嘐嘐也?言不顧行,行不顧言,則曰:古之人古之人。行何為踽踽涼涼?生斯世也,為斯世也,善斯可矣。』閹然媚於世也者,是鄉原也。」 萬章曰:「一鄉皆稱原人焉,無所往而不為原人;孔子以為德之賊,何哉?」 曰:「非之無舉也,剌之無剌也;同乎流俗,合乎污世;居之似忠信,行之似廉潔;眾皆悅之;自以為是,而不可與入堯舜之道,故曰『德之賊也』。孔子曰:『惡似而非者:惡莠,恐其亂苗也;惡佞,恐其亂義也;惡利口,恐其亂信也;惡鄭聲,恐其亂樂也;惡紫,恐其亂朱也;惡鄉原,恐其亂德也。』君子反經而已矣。經正,則庶民興;庶民興,斯無邪慝矣。」

만장이 물었다. "공자께서 진나라에 계실 때 '어찌 돌아가지 않으랴! 우리 고을의 선비들이 뜻은 크나 거칠어, 나아가 취하되 그 처음을 잊지 않는다' 하셨습니다. 공자께서 진나라에 계시면서 어찌 노나라의 뜻 큰 선비를 생각하셨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공자께서 '중도를 얻어 함께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광자(狂者)나 견자(狷者)와 함께하리라. 광자는 나아가 취하고 견자는 하지 않는 바가 있다' 하셨다. 공자께서 어찌 중도를 바라지 않으셨겠는가. 반드시 얻을 수 없으므로 그다음을 생각하신 것이다."

"감히 여쭙건대 어떠해야 광(狂)이라 할 수 있습니까?"

"금장·증석·목피 같은 이가 공자께서 이르신 광이다."

"어찌하여 그들을 광이라 합니까?"

"그 뜻이 커서 '옛사람이여, 옛사람이여' 하지만, 그 행실을 살펴보면 덮지 못하는 이들이다.

광자를 또 얻지 못하면, 깨끗하지 않은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선비를 얻어 함께하고자 하니 이것이 견(獧)이다. 이것이 또 그다음이다.

공자께서 '내 문 앞을 지나면서 내 집에 들어오지 않아도 내가 서운해하지 않을 이는 오직 향원(鄕原)뿐이리라. 향원은 덕의 도적이다' 하셨다."

"어떠해야 향원이라 할 수 있습니까?"

"'어찌 이리 큰소리만 치는가. 말은 행실을 돌아보지 않고 행실은 말을 돌아보지 않으면서 「옛사람이여, 옛사람이여」 한다. 행실은 어찌 그리 외롭고 쓸쓸한가. 이 세상에 났으면 이 세상을 위해 살아 좋으면 그만이다' 하며, 몰래 세상에 아첨하는 이가 향원이다."

만장이 말했다. "한 고을이 다 그를 성실한 사람이라 일컫고 가는 곳마다 성실한 사람이 되지 않음이 없는데, 공자께서 덕의 도적이라 하심은 어째서입니까?"

"그르다 하려 해도 들 것이 없고 나무라려 해도 나무랄 것이 없다. 흐르는 풍속과 같이하고 더러운 세상에 맞추어, 머무름은 충성스럽고 미더운 듯하고 행함은 청렴하고 깨끗한 듯하여 뭇사람이 다 기뻐한다. 스스로 옳다 여기지만 그와 더불어 요순의 도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러므로 '덕의 도적이다' 하신 것이다.

공자께서 '비슷하면서 아닌 것을 미워한다. 가라지를 미워함은 그것이 싹을 어지럽힐까 해서요, 말재주를 미워함은 그것이 의로움을 어지럽힐까 해서요, 입 빠른 것을 미워함은 그것이 미더움을 어지럽힐까 해서요, 정나라 소리를 미워함은 그것이 음악을 어지럽힐까 해서요, 자줏빛을 미워함은 그것이 붉은빛을 어지럽힐까 해서요, 향원을 미워함은 그것이 덕을 어지럽힐까 해서다' 하셨다.

군자는 떳떳함으로 돌아갈 뿐이다. 떳떳함이 바르면 뭇 백성이 일어나고, 뭇 백성이 일어나면 삿되고 사특함이 없어진다."

38보고 안 이와 듣고 안 이 — 이제 그런 이가 없구나

孟子曰:「由堯、舜至於湯,五百有餘歲,若禹、皋陶,則見而知之;若湯,則聞而知之。由湯至於文王,五百有餘歲,若伊尹、萊朱則見而知之;若文王,則聞而知之。由文王至於孔子,五百有餘歲,若大公望、散宜生,則見而知之;若孔子,則聞而知之。由孔子而來至於今,百有餘歲,去聖人之世,若此其未遠也;近聖人之居,若此其甚也,然而無有乎爾,則亦無有乎爾!」

맹자가 말했다. "요임금과 순임금으로부터 탕왕에 이르기까지 오백 년 남짓인데, 우임금과 고요 같은 이는 보아서 아셨고 탕왕 같은 이는 들어서 아셨다.

탕왕으로부터 문왕에 이르기까지 오백 년 남짓인데, 이윤과 내주 같은 이는 보아서 알았고 문왕 같은 이는 들어서 아셨다.

문왕으로부터 공자에 이르기까지 오백 년 남짓인데, 태공망과 산의생 같은 이는 보아서 알았고 공자 같은 이는 들어서 아셨다.

공자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백 년 남짓이다. 성인의 세상에서 떨어진 것이 이처럼 멀지 않고, 성인이 사시던 곳에 가깝기가 이처럼 가까운데, 그런데도 그런 이가 없구나. 그러니 또한 그런 이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