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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 이세좌跋

필원잡기 筆苑雜記 · 서거정(徐居正) · 1487년 (조선 성종 18) · 단락 1 · 한자 214자 · 낭독 0.9분

「필원잡기」 발 「발 — 이세좌」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서거정이 한가한 틈에 붓 가는 대로 적어 1487년 의성에서 판에 새긴 잡기. 조선 개국부터 성종 때까지 백 년 사이의 조정과 재야 이야기 177단락이 실려 있다. 우산으로 새는 지붕을 가리던 유관, 아이 종이 문서에 오줌을 누어도 노하지 않은 황희, 호랑이를 쏘고도 무슨 짐승인지 몰랐던 최윤덕, 밤새 장서각 책을 다 읽은 성간처럼 사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았고, 세조 앞에서 사주의 수가 오십일만 팔천사백뿐이라며 녹명의 책을 믿을 수 없다고 아뢴 대목, 산수의 설과 시호의 법을 따진 대목처럼 지은이 자신의 생각을 밝힌 글도 함께 있다. 중국 사신의 사람됨을 하나하나 매기고, 『삼국사기』를 두고 「미더이 전하는 책이 아니다」라 한 자리도 여기 있다. 팽소·표연말·조위의 서문 셋과 이세좌의 발문을 함께 옮겼다.

1이세좌의 발 — 나라 사서의 날개

右筆苑雜記。吾座主四佳徐相公閑中信筆所著也。丁未春。弘文校理兪侯好仁。出守義城來也。公付以手抄一本。俾鏤諸梓。遂走書於余以勖之。僕聞命以來。凡鳩工供費之事。一皆移諸傍邑。因堅囑兪以壽其傳焉。吁是書皆吾東方國家之典攷。賢臣之事蹟。該而備。博而卞。實羽翼於國乘者。非滑稽小說之比也。況公之德業文章。固將冠一世而聳百代。奚待此書之傳而後益顯耶。然後之人觀是編。亦足以知公學問之博。而祖宗制作之盛。賢士大夫嘉言懿行。亦將爲法於後世。夫豈小補哉。成化紀元二十三年九月日。門人觀察使漢原李世佐謹跋。

위 『필원잡기』는 우리 좌주이신 사가 서 상공이 한가한 가운데 붓 가는 대로 지으신 것이다. 정미년 봄 홍문관 교리 유호인 후가 의성 원으로 나갈 때 공이 손수 베낀 한 본을 주며 판에 새기게 하고, 마침내 나에게 글을 보내 힘쓰게 하셨다. 내가 명을 들은 뒤로 무릇 장인을 모으고 비용을 대는 일을 다 이웃 고을로 옮기고, 이어 유 후에게 굳이 부탁하여 그 전함을 오래게 하였다. 아, 이 책은 다 우리 동방 나라의 전고요 어진 신하의 사적이라 갖추어 두루 하고 널리 분별하였으니 실로 나라 사서의 날개요 골계 소설에 견줄 것이 아니다. 하물며 공의 덕업과 문장은 참으로 한 세상에 으뜸이고 백대에 우뚝할 것이니 어찌 이 책이 전한 뒤에야 더 드러나기를 기다리겠는가. 그러나 뒷사람이 이 책을 보면 또한 공의 학문이 넓음을 알기에 족하고, 조종의 제작이 성함과 어진 사대부의 아름다운 말과 훌륭한 행실이 또한 장차 뒷세상에 법이 될 것이니 어찌 작은 보탬이겠는가. 성화 기원 이십삼년 구월 어느 날, 문인 관찰사 한원 이세좌가 삼가 발문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