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 이사금儒禮尼師今
1유례 이사금이 즉위하다
儒禮尼師今立,助賁王長子。母,朴氏,葛文王奈音之女。嘗夜行,星光入口,因有娠,載誕之夕,異香滿室。
유례 이사금이 즉위하였으니 조분왕의 맏아들이다. 어머니는 박씨로 갈문왕 내음의 딸이다. 일찍이 밤길을 가는데 별빛이 입으로 들어와 아이를 배었고, 낳던 날 저녁에 남다른 향기가 방에 가득하였다.
협주 1
《古記》第三,第十四,二王同諱儒理,或云儒禮,未知孰是。
『고기(古記)』에 셋째와 열넷째 두 왕의 이름이 다 같이 유리(儒理)라 하고 더러는 유례(儒禮)라 하니, 어느 것이 옳은지 알 수 없다.
2이년 — 홍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다
二年,春正月,謁始祖廟。二月,拜伊飡弘權爲舒弗邯,委以機務。
이년 봄 정월에 시조 사당에 뵈었다. 이월에 이찬 홍권을 서불한으로 삼아 중요한 일을 맡겼다.
3삼년 — 백제가 화친을 청하다
三年,春正月,百濟遣使請和。三月,旱。
삼년 봄 정월에 백제가 사신을 보내어 화친을 청하였다. 삼월에 가물었다.
4사년 — 왜인이 일례부를 불태우다
四年,夏四月,倭人襲一禮部縱火燒之,虜人一千而去。
사년 여름 사월에 왜인(倭人)이 일례부를 습격하여 불을 놓아 태우고 사람 일천을 사로잡아 갔다.
5육년 — 왜병이 온다는 말에 배와 병기를 갖추다
六年,夏五月,聞倭兵至,理舟楫,繕甲兵。
육년 여름 오월에 왜병(倭兵)이 온다는 말을 듣고 배와 노를 손질하고 갑옷과 병기를 갖추었다.
6칠년 — 월성이 무너지다
七年,夏五月,大水。月城頹毁。
칠년 여름 오월에 큰물이 났다. 월성이 무너졌다.
7팔년 — 말구에게 정사의 요체를 묻다
八年,春正月,拜末仇爲伊伐飡,末仇忠貞,有智略,王常訪問政要。
팔년 봄 정월에 말구를 이벌찬으로 삼았다. 말구는 충직하고 곧으며 지략이 있어, 왕이 늘 정사의 요체를 물었다.
8구년 — 왜병이 사도성을 함락하다
九年,夏六月,倭兵攻陷沙道城,命一吉飡大谷,領兵救完之。秋七月,旱、蝗。
구년 여름 유월에 왜병(倭兵)이 사도성을 쳐서 함락하므로, 일길찬 대곡에게 명하여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구하여 온전케 하였다. 가을 칠월에 가물고 메뚜기가 들끓었다.
9십년 — 사도성을 고쳐 쌓다
十年,春二月,改築沙道城,移沙伐州豪民八十餘家。
십년 봄 이월에 사도성을 고쳐 쌓고 사벌주의 넉넉한 백성 여든여 집을 옮겼다.
10십일년 — 왜병이 장봉성을 치다
十一年,夏,倭兵來攻長峯城,不克。秋七月,多沙郡進嘉禾。
십일년 여름에 왜병(倭兵)이 와서 장봉성을 쳤으나 이기지 못하였다. 가을 칠월에 다사군에서 상서로운 벼를 바쳤다.
11십이년 — 왜를 치자는 논의
十二年春,王謂臣下曰:「倭人屢犯我城邑,百姓不得安居。吾欲與百濟謀,一時浮海,入擊其國,如何?」舒弗邯弘權對曰:「吾人不習水戰。冒險遠征,恐有不測之危。況百濟多詐,常有呑噬我國之心。亦恐難與同謀。」王曰:「善。」
십이년 봄에 왕이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왜인(倭人)이 여러 번 우리 성과 고을을 침범하여 백성이 편안히 살지 못한다. 내가 백제와 꾀하여 한꺼번에 바다를 건너 그 나라로 들어가 치고자 하는데 어떠한가."
서불한 홍권이 답하였다. "우리 사람은 물에서 싸우는 데 익숙하지 못합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멀리 치는 것은 헤아리지 못할 위태로움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하물며 백제는 속임이 많고 늘 우리나라를 삼키려는 마음이 있으니, 또한 함께 꾀하기 어려울까 두렵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옳다."
12십사년 — 대나무 잎을 꽂은 군사
十四年,春正月,以智良爲伊飡,長昕爲一吉飡,順宣爲沙飡。伊西古國,來攻金城,我大擧兵防禦,不能攘。忽有異兵來,其數不可勝紀。人皆珥竹葉,與我軍同擊賊破之,後不知其所歸。人或
십사년 봄 정월에 지량을 이찬으로, 장흔을 일길찬으로, 순선을 사찬으로 삼았다.
이서고국이 와서 금성을 쳤다. 신라가 크게 군사를 일으켜 막았으나 물리치지 못하였다. 문득 남다른 군사가 왔는데 그 수를 다 헤아릴 수 없었다. 사람마다 대나무 잎을 귀에 꽂고 신라 군사와 함께 적을 쳐서 깨뜨렸는데, 뒤에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어떤 이가
13십사년 — 이어서
見竹葉數萬積於竹長陵。由是,國人謂:先王以陰兵助戰也。
죽장릉에 대나무 잎 수만 장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이로 말미암아 나라 사람들이 이르기를, 앞선 임금이 저승의 군사로 싸움을 도왔다고 하였다.
14십오년 — 왕이 죽다
十五年,春二月,京都大霧,不辨人,五日而霽。冬十二月,王薨。
십오년 봄 이월에 서울에 큰 안개가 끼어 사람을 알아볼 수 없다가 닷새 만에 걷혔다. 겨울 십이월에 왕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