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물 이사금奈勿尼師今
1내물 이사금이 즉위하다
奈勿尼師今立,姓金,仇道葛文王之孫也。父,末仇角干;母,金氏休禮夫人。妃金氏,味鄒王女。訖解薨,無子,奈勿繼之。
내물 이사금이 즉위하였다. 성은 김씨요 구도 갈문왕의 손자다. 아버지는 말구 각간이요 어머니는 김씨 휴례부인이다. 왕비는 김씨로 미추왕의 딸이다. 흘해가 죽고 아들이 없으므로 내물이 이었다.
협주 2
一云那密。
나밀(那密)이라고도 한다.
末仇,味鄒尼師今兄弟也。
말구는 미추 이사금과 형제다.
2사론 — 같은 성끼리 혼인하지 않는다
論曰:取妻不取同姓,以厚別也。是故,魯公之取於吳,晋侯之有四姬,陳司敗、鄭子産深譏之。若新羅,則不止取同姓而已,兄弟子姑姨從姊妹,皆聘爲妻。雖外國各異俗,責之以中國之禮,則大悖矣。若匈奴之烝母報子,則又甚於此矣。
김부식이 논한다.
아내를 맞을 때 같은 성을 취하지 않는 것은 분별을 두터이 하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노나라 임금이 오나라에서 아내를 맞은 일과 진(晋)나라 임금이 네 희씨를 둔 일을 두고, 진(陳)나라 사패와 정나라 자산이 깊이 나무랐다.
신라로 말하면 같은 성을 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형제의 자식과 고모·이모·사촌 자매까지 모두 맞아 아내로 삼았다. 비록 다른 나라가 저마다 풍속이 다르다 하나, 중국의 예로 나무란다면 크게 어그러진 일이다. 흉노가 어미를 아내로 삼고 아들의 아내를 취하는 것과 같은 일은 또 이보다 심하다.
3이년 — 홀아비와 과부에게 곡식을 내리다
二年春,發使撫問鰥寡孤獨,各賜穀三斛。孝悌有異行者,賜職一級。
이년 봄에 사신을 보내어 홀아비와 과부와 고아와 자식 없는 늙은이를 위문하고 저마다 곡식 세 섬을 내렸다. 효도와 우애에 남다른 행실이 있는 이에게는 벼슬 한 등급을 내렸다.
4삼년 — 자줏빛 구름과 신령한 새
三年,春二月,親祀始祖廟。紫雲盤旋廟上,神雀集於廟庭。
삼년 봄 이월에 몸소 시조 사당에 제사하였다. 자줏빛 구름이 사당 위를 감돌고 신령한 새가 사당 뜰에 모였다.
5칠년 — 나뭇가지가 이어지다
七年,夏四月。始祖廟庭樹連理。
칠년 여름 사월에 시조 사당 뜰의 나무가 가지를 이었다.
6구년 — 허수아비로 왜를 속이다
九年,夏四月,倭兵大至。王聞之,恐不可敵,造草偶人數千,衣衣持兵,列立吐含山下,伏勇士一千於斧峴東原。倭人恃衆直進,伏發擊其不意,倭人大敗走,追擊殺之幾盡。
구년 여름 사월에 왜병(倭兵)이 크게 이르렀다. 왕이 듣고 맞설 수 없을까 두려워하여, 풀로 허수아비 수천을 만들어 옷을 입히고 병기를 들려 토함산 아래 벌여 세웠다. 그리고 용사 일천을 부현 동쪽 벌판에 숨겼다.
왜인(倭人)이 수가 많은 것을 믿고 곧바로 나아가는데, 숨었던 군사가 일어나 뜻하지 않은 곳을 치니 왜인이 크게 져서 달아났다. 뒤쫓아 쳐서 거의 다 죽였다.
7십일년 — 백제가 사신으로 오다
十一年,春三月,百濟人來聘。夏四月,大水,山崩十三所。
십일년 봄 삼월에 백제 사람이 사신으로 왔다. 여름 사월에 큰물이 나 산이 열세 곳 무너졌다.
8십삼년 — 백제가 좋은 말을 바치다
十三年春,百濟遣使,進良馬二匹。
십삼년 봄에 백제가 사신을 보내어 좋은 말 두 필을 바쳤다.
9십칠년 — 창고를 열어 나누어 주다
十七年,春夏大旱。年荒民飢,多流亡,發使開倉廩賑之。
십칠년 봄과 여름에 크게 가물었다. 흉년이 들어 백성이 굶주리고 떠도는 이가 많으므로, 사신을 보내어 창고를 열어 나누어 주었다.
10십팔년 — 백성은 늘 그러한 마음이 없다
十八年,百濟禿山城主,率人三百來投,王納之,分居六部。百濟王移書曰:「兩國和好,約爲兄弟,今大王納我逃民,甚乖和親之意,非所望於大王也,請還之。」答曰:「民者無常心,故思則來,斁則去,固其所也。大王不患民之不安,而責寡人,何其甚乎?」百濟聞之,不復言。夏五月,京都雨魚。
십팔년에 백제 독산성주가 사람 삼백을 거느리고 와서 의탁하므로 왕이 받아들여 여섯 부에 나누어 살게 하였다.
백제 왕이 글을 보내어 말하였다. "두 나라가 사이좋게 지내며 형제가 되기로 약속하였는데, 이제 대왕이 우리 도망한 백성을 받아들이니 화친의 뜻에 몹시 어그러집니다. 대왕에게 바라던 바가 아니니 돌려보내기를 청합니다."
답하였다. "백성이란 늘 그러한 마음이 없어, 그리우면 오고 싫으면 가는 것이 본디 그러합니다. 대왕은 백성이 편안하지 못한 것은 걱정하지 않고 과인을 나무라니 어찌 그리 심하십니까."
백제가 듣고 다시 말하지 않았다. 여름 오월에 서울에 물고기 비가 내렸다.
11이십일년 — 뿔 하나 달린 사슴
二十一年,秋七月,夫沙郡進一角鹿。大有年。
이십일년 가을 칠월에 부사군에서 뿔 하나 달린 사슴을 바쳤다. 크게 풍년이 들었다.
12이십사년 — 작은 참새가 큰 새를 낳다
二十四年,夏四月,楊山有小雀,生大鳥。
이십사년 여름 사월에 양산에서 작은 참새가 큰 새를 낳았다.
13이십육년 — 위두가 부견에게 답하다
二十六年,春夏旱,年荒民飢。遣衛頭入苻秦,貢方物。苻堅問衛頭曰:「卿言海東之事與古不同,何耶?」答曰:「亦猶中國,時代變革,名號改易,今焉得同?」
이십육년 봄과 여름에 가물어 흉년이 들고 백성이 굶주렸다. 위두(衛頭)를 부진(苻秦)에 보내어 그 지방 산물을 바쳤다.
부견이 위두에게 물었다. "경이 말하는 해동(海東)의 일이 옛날과 같지 않으니 어찌된 일인가."
답하였다. "또한 중국과 같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이름과 칭호가 고쳐지니, 이제 어찌 같을 수 있겠습니까."
14삼십삼년 — 지진
三十三年,夏四月,京都地震。六月,又震。冬,無氷。
삼십삼년 여름 사월에 서울에 땅이 흔들렸다. 유월에 또 흔들렸다. 겨울에 얼음이 얼지 않았다.
15삼십사년 — 큰 돌림병
三十四年,春正月,京都大疫。二月,雨土。秋七月,蝗,穀不登。
삼십사년 봄 정월에 서울에 큰 돌림병이 돌았다. 이월에 흙비가 내렸다. 가을 칠월에 메뚜기가 들끓어 곡식이 여물지 않았다.
16삼십칠년 — 실성을 고구려에 볼모로 보내다
三十七年,春正月,高句麗遣使,王以高句麗強盛,送伊飡大西知子實聖爲質。
삼십칠년 봄 정월에 고구려가 사신을 보냈다. 왕은 고구려가 강성하므로 이찬 대서지의 아들 실성(實聖)을 보내어 볼모로 삼게 하였다.
17삼십팔년 — 왜인이 금성을 닷새 에워싸다
三十八年,夏五月,倭人來圍金城,五日不解。將士皆請出戰,王曰:「今賊棄舟深入,在於死地,鋒不可當。」乃閉城門,賊無功而退。王先遣勇騎二百,遮其歸路。又遣步卒一千,追於獨山,夾擊大敗之,殺獲甚衆。
삼십팔년 여름 오월에 왜인(倭人)이 와서 금성을 에워싸고 닷새가 되도록 풀지 않았다. 장수와 군사가 모두 나가 싸우기를 청하니 왕이 말하였다. "이제 적이 배를 버리고 깊이 들어와 죽을 자리에 있으니 그 날카로움을 당할 수 없다." 이에 성문을 닫으니 적이 공 없이 물러갔다.
왕이 먼저 날랜 기병 이백을 보내어 그 돌아갈 길을 막고, 또 보병 일천을 보내어 독산에서 뒤쫓아 양쪽에서 치니 크게 무찔러 죽이고 사로잡은 것이 매우 많았다.
18사십년 — 말갈을 실직 벌판에서 무찌르다
四十年,秋八月,靺鞨侵北邊,出師,大敗之於悉直之原。
사십년 가을 팔월에 말갈이 북쪽 변경을 침노하므로 군사를 내어 실직 벌판에서 크게 무찔렀다.
19사십이년 — 하슬라의 조세를 면하다
四十二年,秋七月,北邊何瑟羅,旱蝗。年荒民飢,曲赦囚徒,復一年租調。
사십이년 가을 칠월에 북쪽 변경 하슬라에 가뭄과 메뚜기가 들었다. 흉년이 들어 백성이 굶주리므로 갇힌 죄수를 부분적으로 사면하고 한 해 조세를 면해 주었다.
20사십사년 — 메뚜기가 들을 덮다
四十四年,秋七月,飛蝗蔽野。
사십사년 가을 칠월에 메뚜기가 날아 들을 덮었다.
21사십오년 — 말이 무릎을 꿇고 울다
四十五年,秋八月,星孛于東方。冬十月,王所嘗御內廐馬,跪膝流淚哀鳴。
사십오년 가을 팔월에 동쪽에 살별이 나타났다. 겨울 시월에 왕이 늘 타던 대궐 마구간의 말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다.
22사십육년 — 실성이 돌아오다
四十六年,春夏,旱。秋七月,高句麗質子實聖還。
사십육년 봄과 여름에 가물었다. 가을 칠월에 고구려에 볼모로 갔던 실성이 돌아왔다.
23사십칠년 — 왕이 죽다
四十七年,春二月,王薨。
사십칠년 봄 이월에 왕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