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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성 이사금實聖尼師今

삼국사기 三國史記 · 김부식(金富軾) 등 · 1145년 (고려 인종 23) · 단락 13 · 한자 440자 · 낭독 1.8분

「삼국사기」 신라본기 「실성 이사금」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역사서. 신라·고구려·백제 본기와 지·표·열전으로 이루어졌다. 김부식이 곳곳에 「論曰」로 자기 평을 달아 두어, 편찬자가 무엇을 의심하고 무엇을 나무랐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1실성 이사금이 즉위하다

實聖尼師今立,閼智裔孫,大西知伊飡之子。母伊利夫人,昔登保阿干之女。妃,味鄒王女也。實聖身長七尺五寸,明達有遠識。奈勿薨,其子幼少,國人立實聖繼位。

실성 이사금이 즉위하였으니 알지의 먼 후손이요 대서지 이찬의 아들이다. 어머니는 이리부인이니 석등보 아간의 딸이요, 왕비는 미추왕의 딸이다. 실성은 키가 일곱 자 다섯 치요 밝게 통달하여 멀리 내다보는 식견이 있었다. 내물이 죽고 그 아들이 어리므로 나라 사람들이 실성을 세워 자리를 잇게 하였다.

협주 1

伊,一作企。

이(伊)는 기(企)로도 쓴다.

2원년 — 미사흔을 왜국에 볼모로 보내다

元年,三月,與倭國通好,以奈勿王子未斯欣爲質。

원년 삼월에 왜국(倭國)과 사이좋게 지내며, 내물왕의 아들 미사흔(未斯欣)을 볼모로 보냈다.

3이년 — 미사품에게 군국의 일을 맡기다

二年,春正月,以未斯品爲舒弗邯,委以軍國之事。秋七月,百濟侵邊。

이년 봄 정월에 미사품을 서불한으로 삼아 군사와 나라의 일을 맡겼다. 가을 칠월에 백제가 변경을 침노하였다.

4삼년 — 시조 사당에 뵈다

三年,春二月,親謁始祖廟。

삼년 봄 이월에 몸소 시조 사당에 뵈었다.

5사년 — 왜병을 독산 남쪽에서 무찌르다

四年,夏四月,倭兵來攻明活城,不克而歸,王率騎兵,要之獨山之南,再戰破之,殺獲三百餘級。

사년 여름 사월에 왜병(倭兵)이 와서 명활성을 쳤으나 이기지 못하고 돌아갔다. 왕이 기병을 거느리고 독산 남쪽에서 길목을 막아 두 번 싸워 깨뜨리니, 삼백여 급을 죽이고 사로잡았다.

6오년 — 메뚜기와 지진

五年,秋七月,國西蝗,害穀,冬十月,京都地震。十一月,無氷。

오년 가을 칠월에 나라 서쪽에 메뚜기가 들끓어 곡식을 해쳤다. 겨울 시월에 서울에 땅이 흔들렸다. 십일월에 얼음이 얼지 않았다.

7육년 — 왜인이 백 사람을 빼앗아 가다

六年,春三月,倭人侵東邊。夏六月,又侵南邊,奪掠一百人。

육년 봄 삼월에 왜인(倭人)이 동쪽 변경을 침노하였다. 여름 유월에 또 남쪽 변경을 침노하여 백 사람을 빼앗아 갔다.

8칠년 — 대마도를 먼저 치자는 논의

七年,春二月,王聞倭人於對馬島置營,貯以兵革資粮,以謀襲我,我欲先其未發,揀精兵擊破兵儲,舒弗邯未斯品曰:「臣聞:『兵凶器,戰危事。』況涉巨浸以伐人,萬一失利,則悔不可追,不若依嶮設關,來則禦之,使不得侵猾,便則出而禽之,此所謂致人而不致於人,策之上也。」王從之。

칠년 봄 이월에 왕이 듣기로, 왜인(倭人)이 대마도(對馬島)에 진영을 두고 병기와 군량을 쌓아 신라를 습격하려 꾀한다 하였다. 왕은 그들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정예를 가려 쳐서 쌓아 둔 것을 깨뜨리고자 하였다.

서불한 미사품이 말하였다. "신이 듣기로 '군사는 흉한 그릇이요 싸움은 위태로운 일'이라 하였습니다. 하물며 큰 물을 건너 남을 치는 일이겠습니까. 만에 하나 이롭지 못하면 뉘우쳐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험한 곳에 기대어 관문을 세우고, 오면 막아 침노하지 못하게 하다가, 편할 때 나가 사로잡느니만 못합니다. 이것이 이른바 '적을 끌어들이되 적에게 끌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니 계책의 으뜸입니다."

왕이 그 말을 따랐다.

9십일년 — 복호를 고구려에 볼모로 보내다

十一年,以奈勿王子卜好,質於高句麗。

십일년에 내물왕의 아들 복호(卜好)를 고구려에 볼모로 보냈다.

10십이년 — 낭산에 구름이 일다

十二年,秋八月,雲起狼山,望之如樓閣,香氣郁然,久而不歇。王謂:是必仙靈降遊,應是福地。從此後,禁人斬伐樹木。新成平壤州大橋。

십이년 가을 팔월에 낭산(狼山)에 구름이 일어 바라보니 누각 같았고, 향기가 짙어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 왕이 이르기를 "이는 반드시 신선이 내려와 노는 것이니 마땅히 복된 땅이다" 하였다. 이 뒤로 사람들이 나무 베는 것을 금하였다. 평양주에 큰 다리를 새로 놓았다.

11십사년 — 풍도에서 왜인을 이기다

十四年,秋七月,大閱於穴城原,又御金城南門觀射。八月,與倭人戰於風島,克之。

십사년 가을 칠월에 혈성 벌판에서 크게 사열하고, 또 금성 남문에 나아가 활쏘기를 보았다. 팔월에 풍도에서 왜인(倭人)과 싸워 이겼다.

12십오년 — 뿔 달린 큰 물고기

十五年,春三月,東海邊獲大魚,有角,其大盈車。夏五月,吐含山崩,泉水湧,高三丈。

십오년 봄 삼월에 동쪽 바닷가에서 큰 물고기를 잡았는데 뿔이 있고 크기가 수레에 가득하였다. 여름 오월에 토함산이 무너지고 샘물이 솟아 높이가 세 길이었다.

13십육년 — 왕이 죽다

十六年,夏五月,王薨。

십육년 여름 오월에 왕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