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마립간慈悲麻立干
1자비 마립간이 즉위하다
慈悲麻立干立,訥祇王長子,母金氏,實聖之女也。
자비 마립간이 즉위하였으니 눌지왕의 맏아들이요, 어머니는 김씨로 실성의 딸이다.
2이년 — 왜인 병선 백여 척이 월성을 에워싸다
二年,春二月,謁始祖廟。夏四月,倭人以兵船百餘艘,襲東邊,進圍月城,四面矢石,如雨。王城守,賊將退,出兵擊敗之,追北至海口,賊溺死者,過半。
이년 봄 이월에 시조 사당에 뵈었다. 여름 사월에 왜인(倭人)이 병선 백여 척으로 동쪽 변경을 습격하고 나아가 월성을 에워싸니, 네 면에서 화살과 돌이 비 오듯 하였다. 왕이 성을 지키다가 적이 물러가려 할 때 군사를 내어 쳐서 무찌르고, 달아나는 것을 뒤쫓아 바다 어귀에 이르니, 적 가운데 물에 빠져 죽은 이가 절반이 넘었다.
3사년 — 미사흔의 딸을 왕비로 맞다
四年,春二月,王納舒弗邯未斯欣女,爲妃。夏四月,龍見金城井中。
사년 봄 이월에 왕이 서불한 미사흔의 딸을 맞아 왕비로 삼았다. 여름 사월에 용이 금성 우물 가운데 나타났다.
4오년 — 왜인이 활개성을 깨뜨리다
五年,夏五月,倭人襲破活開城,虜人一千而去。
오년 여름 오월에 왜인(倭人)이 활개성을 습격하여 깨뜨리고 사람 일천을 사로잡아 갔다.
5육년 — 두 성을 쌓다
六年,春二月,倭人侵歃良城,不克而去,王命伐智、德智,領兵伏候於路,要擊,大敗之。王以倭人侵疆埸,緣邊築二城。秋七月,大閱。
육년 봄 이월에 왜인(倭人)이 삽량성을 침노하였으나 이기지 못하고 갔다. 왕이 벌지와 덕지에게 명하여 군사를 거느리고 길에 숨어 기다리다가 길목을 쳐서 크게 무찔렀다. 왕은 왜인이 지경을 침노하므로 변경을 따라 두 성을 쌓았다. 가을 칠월에 크게 사열하였다.
6팔년 — 산이 열일곱 곳 무너지다
八年,夏四月,大水,山崩一十七所。五月,沙伐郡,蝗。
팔년 여름 사월에 큰물이 나 산이 열일곱 곳 무너졌다. 오월에 사벌군에 메뚜기가 들끓었다.
7십년 — 전함을 손질하다
十年春,命有司修理戰艦。秋九月,天赤,大星自北流東南。
십년 봄에 담당 관리에게 명하여 전함을 손질하게 하였다. 가을 구월에 하늘이 붉고 큰 별이 북쪽에서 동남쪽으로 흘렀다.
8십일년 — 이하에 성을 쌓다
十一年春,高句麗與靺鞨,襲北邊悉直城。秋九月,徴何瑟羅人年十五已上,築城於泥河。
십일년 봄에 고구려가 말갈과 함께 북쪽 변경 실직성을 습격하였다. 가을 구월에 하슬라 사람으로 나이 열다섯 넘은 이를 불러 이하(泥河)에 성을 쌓았다.
협주 1
泥河,一名泥川。
이하는 이천(泥川)이라고도 한다.
9십이년 — 서울의 방과 리 이름을 정하다
十二年,春正月,定京都坊里名。夏四月,國西大水,漂毀民戶。秋七月,王巡撫經水州郡。
십이년 봄 정월에 서울의 방(坊)과 리(里) 이름을 정하였다. 여름 사월에 나라 서쪽에 큰물이 나 백성의 집이 떠내려가고 무너졌다. 가을 칠월에 왕이 물난리를 겪은 주와 군을 돌며 어루만졌다.
10십삼년 — 삼년산성을 쌓다
十三年,築三年山城。
십삼년에 삼년산성을 쌓았다.
협주 1
三年者,自興役,始終三年訖功,故名之。
삼년이란 일을 일으켜 마치기까지 세 해가 걸려 공을 마쳤으므로 그렇게 이름한 것이다.
11십사년 — 땅이 갈라지다
十四年,春二月,築芼老城。三月,京都地裂,廣袤二十丈,濁水湧。冬十月,大疫。
십사년 봄 이월에 모로성을 쌓았다. 삼월에 서울에 땅이 갈라져 너비와 길이가 스무 길이었고 흐린 물이 솟았다. 겨울 시월에 큰 돌림병이 돌았다.
12십육년 — 명활성을 손질하다
十六年,春正月,以阿飡伐智、級飡德智爲左右將軍。秋七月,葺明活城。
십육년 봄 정월에 아찬 벌지와 급찬 덕지를 좌우 장군으로 삼았다. 가을 칠월에 명활성을 손질하였다.
13십칠년 — 백제 왕 여경이 해를 입다
十七年,築一牟、沙尸、廣石、沓達、仇禮、坐羅等城。秋七月,高句麗王巨連,親率兵,攻百濟。百濟王餘慶,遣子文周求援,王出兵救之,未至,百濟已陷,餘慶亦被害。
십칠년에 일모·사시·광석·답달·구례·좌라 등의 성을 쌓았다. 가을 칠월에 고구려 왕 거련(巨連)이 몸소 군사를 거느리고 백제를 쳤다. 백제 왕 여경(餘慶)이 아들 문주를 보내어 구원을 청하므로 왕이 군사를 내어 구하게 하였으나, 이르기 전에 백제가 이미 함락되고 여경도 해를 입었다.
14십팔년 — 명활성으로 옮기다
十八年,春正月,王移居明活城。
십팔년 봄 정월에 왕이 명활성으로 옮겨 살았다.
15십구년 — 덕지가 왜인을 무찌르다
十九年,夏六月,倭人侵東邊。王命將軍德智擊敗之,殺虜二百餘人。
십구년 여름 유월에 왜인(倭人)이 동쪽 변경을 침노하였다. 왕이 장군 덕지에게 명하여 쳐서 무찌르니 이백여 사람을 죽이고 사로잡았다.
16이십년 — 왜인이 다섯 길로 오다
二十年,夏五月,倭人擧兵,五道來侵,竟無功而還。
이십년 여름 오월에 왜인(倭人)이 군사를 일으켜 다섯 길로 침노해 왔으나 끝내 공 없이 돌아갔다.
17이십일년 — 붉은 빛이 땅에서 하늘까지
二十一年,春二月,夜赤光如匹練,自地至天。冬十月,京都地震。
이십일년 봄 이월에 밤에 붉은 빛이 한 필 비단 같이 땅에서 하늘까지 뻗쳤다. 겨울 시월에 서울에 땅이 흔들렸다.
18이십이년 — 왕이 죽다
二十二年,春二月三日,王薨。
이십이년 봄 이월 사흘에 왕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