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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마립간慈悲麻立干

삼국사기 三國史記 · 김부식(金富軾) 등 · 1145년 (고려 인종 23) · 단락 18 · 한자 490자 · 낭독 2.0분

「삼국사기」 신라본기 「자비 마립간」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역사서. 신라·고구려·백제 본기와 지·표·열전으로 이루어졌다. 김부식이 곳곳에 「論曰」로 자기 평을 달아 두어, 편찬자가 무엇을 의심하고 무엇을 나무랐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1자비 마립간이 즉위하다

慈悲麻立干立,訥祇王長子,母金氏,實聖之女也。

자비 마립간이 즉위하였으니 눌지왕의 맏아들이요, 어머니는 김씨로 실성의 딸이다.

2이년 — 왜인 병선 백여 척이 월성을 에워싸다

二年,春二月,謁始祖廟。夏四月,倭人以兵船百餘艘,襲東邊,進圍月城,四面矢石,如雨。王城守,賊將退,出兵擊敗之,追北至海口,賊溺死者,過半。

이년 봄 이월에 시조 사당에 뵈었다. 여름 사월에 왜인(倭人)이 병선 백여 척으로 동쪽 변경을 습격하고 나아가 월성을 에워싸니, 네 면에서 화살과 돌이 비 오듯 하였다. 왕이 성을 지키다가 적이 물러가려 할 때 군사를 내어 쳐서 무찌르고, 달아나는 것을 뒤쫓아 바다 어귀에 이르니, 적 가운데 물에 빠져 죽은 이가 절반이 넘었다.

3사년 — 미사흔의 딸을 왕비로 맞다

四年,春二月,王納舒弗邯未斯欣女,爲妃。夏四月,龍見金城井中。

사년 봄 이월에 왕이 서불한 미사흔의 딸을 맞아 왕비로 삼았다. 여름 사월에 용이 금성 우물 가운데 나타났다.

4오년 — 왜인이 활개성을 깨뜨리다

五年,夏五月,倭人襲破活開城,虜人一千而去。

오년 여름 오월에 왜인(倭人)이 활개성을 습격하여 깨뜨리고 사람 일천을 사로잡아 갔다.

5육년 — 두 성을 쌓다

六年,春二月,倭人侵歃良城,不克而去,王命伐智、德智,領兵伏候於路,要擊,大敗之。王以倭人侵疆埸,緣邊築二城。秋七月,大閱。

육년 봄 이월에 왜인(倭人)이 삽량성을 침노하였으나 이기지 못하고 갔다. 왕이 벌지와 덕지에게 명하여 군사를 거느리고 길에 숨어 기다리다가 길목을 쳐서 크게 무찔렀다. 왕은 왜인이 지경을 침노하므로 변경을 따라 두 성을 쌓았다. 가을 칠월에 크게 사열하였다.

6팔년 — 산이 열일곱 곳 무너지다

八年,夏四月,大水,山崩一十七所。五月,沙伐郡,蝗。

팔년 여름 사월에 큰물이 나 산이 열일곱 곳 무너졌다. 오월에 사벌군에 메뚜기가 들끓었다.

7십년 — 전함을 손질하다

十年春,命有司修理戰艦。秋九月,天赤,大星自北流東南。

십년 봄에 담당 관리에게 명하여 전함을 손질하게 하였다. 가을 구월에 하늘이 붉고 큰 별이 북쪽에서 동남쪽으로 흘렀다.

8십일년 — 이하에 성을 쌓다

十一年春,高句麗與靺鞨,襲北邊悉直城。秋九月,徴何瑟羅人年十五已上,築城於泥河。

십일년 봄에 고구려가 말갈과 함께 북쪽 변경 실직성을 습격하였다. 가을 구월에 하슬라 사람으로 나이 열다섯 넘은 이를 불러 이하(泥河)에 성을 쌓았다.

협주 1

泥河,一名泥川。

이하는 이천(泥川)이라고도 한다.

9십이년 — 서울의 방과 리 이름을 정하다

十二年,春正月,定京都坊里名。夏四月,國西大水,漂毀民戶。秋七月,王巡撫經水州郡。

십이년 봄 정월에 서울의 방(坊)과 리(里) 이름을 정하였다. 여름 사월에 나라 서쪽에 큰물이 나 백성의 집이 떠내려가고 무너졌다. 가을 칠월에 왕이 물난리를 겪은 주와 군을 돌며 어루만졌다.

10십삼년 — 삼년산성을 쌓다

十三年,築三年山城。

십삼년에 삼년산성을 쌓았다.

협주 1

三年者,自興役,始終三年訖功,故名之。

삼년이란 일을 일으켜 마치기까지 세 해가 걸려 공을 마쳤으므로 그렇게 이름한 것이다.

11십사년 — 땅이 갈라지다

十四年,春二月,築芼老城。三月,京都地裂,廣袤二十丈,濁水湧。冬十月,大疫。

십사년 봄 이월에 모로성을 쌓았다. 삼월에 서울에 땅이 갈라져 너비와 길이가 스무 길이었고 흐린 물이 솟았다. 겨울 시월에 큰 돌림병이 돌았다.

12십육년 — 명활성을 손질하다

十六年,春正月,以阿飡伐智、級飡德智爲左右將軍。秋七月,葺明活城。

십육년 봄 정월에 아찬 벌지와 급찬 덕지를 좌우 장군으로 삼았다. 가을 칠월에 명활성을 손질하였다.

13십칠년 — 백제 왕 여경이 해를 입다

十七年,築一牟、沙尸、廣石、沓達、仇禮、坐羅等城。秋七月,高句麗王巨連,親率兵,攻百濟。百濟王餘慶,遣子文周求援,王出兵救之,未至,百濟已陷,餘慶亦被害。

십칠년에 일모·사시·광석·답달·구례·좌라 등의 성을 쌓았다. 가을 칠월에 고구려 왕 거련(巨連)이 몸소 군사를 거느리고 백제를 쳤다. 백제 왕 여경(餘慶)이 아들 문주를 보내어 구원을 청하므로 왕이 군사를 내어 구하게 하였으나, 이르기 전에 백제가 이미 함락되고 여경도 해를 입었다.

14십팔년 — 명활성으로 옮기다

十八年,春正月,王移居明活城。

십팔년 봄 정월에 왕이 명활성으로 옮겨 살았다.

15십구년 — 덕지가 왜인을 무찌르다

十九年,夏六月,倭人侵東邊。王命將軍德智擊敗之,殺虜二百餘人。

십구년 여름 유월에 왜인(倭人)이 동쪽 변경을 침노하였다. 왕이 장군 덕지에게 명하여 쳐서 무찌르니 이백여 사람을 죽이고 사로잡았다.

16이십년 — 왜인이 다섯 길로 오다

二十年,夏五月,倭人擧兵,五道來侵,竟無功而還。

이십년 여름 오월에 왜인(倭人)이 군사를 일으켜 다섯 길로 침노해 왔으나 끝내 공 없이 돌아갔다.

17이십일년 — 붉은 빛이 땅에서 하늘까지

二十一年,春二月,夜赤光如匹練,自地至天。冬十月,京都地震。

이십일년 봄 이월에 밤에 붉은 빛이 한 필 비단 같이 땅에서 하늘까지 뻗쳤다. 겨울 시월에 서울에 땅이 흔들렸다.

18이십이년 — 왕이 죽다

二十二年,春二月三日,王薨。

이십이년 봄 이월 사흘에 왕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