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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왕毗有王

삼국사기 三國史記 · 김부식(金富軾) 등 · 1145년 (고려 인종 23) · 단락 10 · 한자 278자 · 낭독 1.1분

「삼국사기」 백제본기 「비유왕」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역사서. 신라·고구려·백제 본기와 지·표·열전으로 이루어졌다. 김부식이 곳곳에 「論曰」로 자기 평을 달아 두어, 편찬자가 무엇을 의심하고 무엇을 나무랐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1비유왕이 즉위하다

毗有王,久尒辛王之長子。美姿貌,有口辯,人所推重,久尒辛王薨,卽位。

비유왕(毗有王)은 구이신왕의 맏아들이다. 모습이 아름답고 말재주가 있어 사람들이 우러러 받들었다. 구이신왕이 죽으매 즉위하였다.

협주 1

或云腆支王庶子,未知孰是。

전지왕의 서자라고도 하는데 어느 것이 옳은지 알 수 없다.

2이년 — 네 부를 돌아보며 어루만지다

二年,春二月,王巡撫四部,賜貧乏穀有差。倭國使至,從者五十人。

이년 봄 이월에 왕이 네 부를 돌아보며 어루만지고 가난한 이에게 곡식을 차등 있게 내렸다. 왜국 사신이 이르렀는데 따르는 이가 쉰 사람이었다.

3삼년 — 해수를 상좌평으로 삼다

三年,秋,遣使入宋朝貢。冬十月,上佐平餘信卒,以解須爲上佐平。十一月,地震,大風飛瓦。十二月,無氷。

삼년 가을에 사신을 보내어 송나라에 들어가 조공하였다. 겨울 시월에 상좌평 여신이 죽으므로 해수를 상좌평으로 삼았다. 십일월에 땅이 흔들리고 큰 바람이 불어 기와를 날렸다. 십이월에 얼음이 얼지 않았다.

4사년 — 앞 임금 전지에게 벼슬을 주다

四年,夏四月,宋文皇帝以王復修職貢,降使冊授前王腆支爵號。

사년 여름 사월에 송나라 문황제가 왕이 직분의 공물을 다시 닦는다 하여 사신을 내려보내어 앞 임금 전지의 벼슬 이름을 책봉하여 주었다.

협주 1

腆支王十二年,東晋冊命,為使持節都督百濟諸軍事鎭東將軍百濟王。

전지왕 십이년에 동진이 책명하여 사지절 도독백제제군사 진동장군 백제왕으로 삼았다.

5칠년 — 신라에 화친을 청하다

七年,春夏不雨。秋七月,遣使入新羅,請和。

칠년 봄과 여름에 비가 오지 않았다. 가을 칠월에 사신을 신라에 보내어 화친을 청하였다.

6팔년 — 신라와 예물을 주고받다

八年,春二月,遣使新羅,送良馬二匹。秋九月,又送白鷹。冬十月,新羅報聘以良金、明珠。

팔년 봄 이월에 사신을 신라에 보내어 좋은 말 두 필을 보냈다. 가을 구월에 또 흰 매를 보냈다. 겨울 시월에 신라가 좋은 금과 밝은 구슬로 답례하였다.

7십사년 — 송나라에 조공하다

十四年,夏四月戊午朔,日有食之。冬十月,遣使入宋朝貢。

십사년 여름 사월 초하루 무오에 일식이 있었다. 겨울 시월에 사신을 보내어 송나라에 들어가 조공하였다.

8이십일년 — 못 가운데 불이 나다

二十一年,夏五月,宮南池中有火,焰如車輪,終夜而滅。秋七月,旱,穀不熟,民饑,流入新羅者多。

이십일년 여름 오월에 궁 남쪽 못 가운데 불이 있어 불꽃이 수레바퀴 같더니 밤새도록 타다가 꺼졌다. 가을 칠월에 가물어 곡식이 익지 않아 백성이 주려 신라로 흘러 들어간 이가 많았다.

9이십팔년 — 별이 비 오듯 떨어지다

二十八年,星隕如雨,星孛于西北,長二丈許。秋八月,蝗害穀,年饑。

이십팔년에 별이 비 오듯 떨어지고 살별이 서북쪽에 나타났는데 길이가 두 길쯤이었다. 가을 팔월에 메뚜기가 곡식을 해쳐 해가 흉년이 들었다.

10이십구년 — 비유왕이 죽다

二十九年,春三月,王獵於漢山。秋九月,黑龍見漢江,須臾雲霧晦冥飛去。王薨。

이십구년 봄 삼월에 왕이 한산에서 사냥하였다. 가을 구월에 검은 용이 한강에 나타났는데 잠깐 사이에 구름과 안개가 어두워지며 날아갔다. 왕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