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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왕聖王

삼국사기 三國史記 · 김부식(金富軾) 등 · 1145년 (고려 인종 23) · 단락 16 · 한자 492자 · 낭독 2.0분

「삼국사기」 백제본기 「성왕」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역사서. 신라·고구려·백제 본기와 지·표·열전으로 이루어졌다. 김부식이 곳곳에 「論曰」로 자기 평을 달아 두어, 편찬자가 무엇을 의심하고 무엇을 나무랐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1성왕이 즉위하다

聖王,諱明襛,武寧王之子也。智識英邁,能斷事。武寧薨,繼位,國人稱為聖王。秋八月,高句麗兵至浿水,王命左將志忠,帥步騎一萬,出戰退之。

성왕(聖王)은 이름이 명농(明襛)이요 무령왕의 아들이다. 슬기와 식견이 빼어나고 뛰어나 일을 잘 결단하였다. 무령이 죽으매 자리를 이으니 나라 사람이 일컬어 성왕이라 하였다.

가을 팔월에 고구려 군사가 패수에 이르므로 왕이 좌장 지충에게 명하여 보병과 기병 일만을 거느리고 나가 싸워 물리치게 하였다.

2이년 — 양나라가 수동장군으로 삼다

二年,梁高祖詔冊王為持節都督百濟諸軍事綏東將軍百濟王。

이년에 양나라 고조가 조서로 왕을 책봉하여 지절 도독백제제군사 수동장군 백제왕으로 삼았다.

3삼년 — 신라와 사신을 주고받다

三年,春二月,與新羅交聘。

삼년 봄 이월에 신라와 사신을 주고받았다.

4사년 — 웅진성을 고쳐 손질하다

四年,冬十月,修葺熊津城,立沙井柵。

사년 겨울 시월에 웅진성을 고쳐 손질하고 사정 목책을 세웠다.

5칠년 — 오곡 벌판에서 지다

七年,冬十月,高句麗王興安,躬帥兵馬來侵,拔北鄙穴城。命佐平燕謨,領步騎三萬,拒戰於五谷之原,不克。死者二千餘人。

칠년 겨울 시월에 고구려 왕 흥안이 몸소 군마를 거느리고 침노하러 와서 북쪽 변두리 혈성을 빼앗았다. 좌평 연모에게 명하여 보병과 기병 삼만을 거느리고 오곡 벌판에서 막아 싸우게 하였으나 이기지 못하였다. 죽은 이가 이천여 사람이었다.

6십년 — 별이 비 오듯 떨어지다

十年,秋七月甲辰,星隕如雨。

십년 가을 칠월 갑진에 별이 비 오듯 떨어졌다.

7십이년 — 형혹이 남두를 범하다

十二年,春三月,遣使入梁朝貢。夏四月丁卯,熒惑犯南斗。

십이년 봄 삼월에 사신을 보내어 양나라에 들어가 조공하였다. 여름 사월 정묘에 형혹성이 남두를 범하였다.

8십육년 — 사비로 도읍을 옮기다

十六年,春,移都於泗沘,國號南扶餘。

십육년 봄에 사비로 도읍을 옮기고 나라 이름을 남부여(南扶餘)라 하였다.

협주 1

一名所夫里。

일명 소부리다.

9십팔년 — 우산성을 치다

十八年,秋九月,王命將軍燕會,攻高句麗牛山城,不克。

십팔년 가을 구월에 왕이 장군 연회에게 명하여 고구려 우산성을 치게 하였으나 이기지 못하였다.

10십구년 — 양나라에 모시박사를 청하다

十九年,王遣使入梁朝貢,兼表請《毛詩》博士、涅槃等經義,幷工匠、畵師等,從之。

십구년에 왕이 사신을 보내어 양나라에 들어가 조공하고, 아울러 표를 올려 『모시』 박사와 『열반』 등 경전의 뜻과 아울러 공장과 화사 등을 청하니 그대로 따랐다.

11이십오년 — 일식이 있다

二十五年,春正月己亥朔,日有食之。

이십오년 봄 정월 초하루 기해에 일식이 있었다.

12이십육년 — 독산성 아래에서 크게 깨뜨리다

二十六年,春正月,高句麗王平成與濊謀,攻漢北獨山城。王遣使請救於新羅。羅王命將軍朱珍,領甲卒三千,發之。朱珍日夜兼程,至獨山城下,與麗兵一戰,大破之。

이십육년 봄 정월에 고구려 왕 평성이 예와 꾀하여 한수 북쪽 독산성을 쳤다. 왕이 사신을 보내어 신라에 구원을 청하니, 신라 왕이 장군 주진에게 명하여 갑사 삼천을 거느리고 떠나게 하였다. 주진이 밤낮으로 길을 겹으로 걸어 독산성 아래에 이르러 고구려 군사와 한 번 싸워 크게 깨뜨렸다.

13이십칠년 — 후경이 사신을 가두다

二十七年,春正月庚申,白虹貫日。冬十月,王不知梁京師有寇賊,遣使朝貢。使人旣至,見城闕荒毁,竝號泣於端門外,行路見者,莫不灑淚。侯景聞之,大怒,執囚之。及景平,方得還國。

이십칠년 봄 정월 경신에 흰 무지개가 해를 꿰뚫었다.

겨울 시월에 왕이 양나라 서울에 도둑이 있는 줄 모르고 사신을 보내어 조공하였다. 사신이 이르러 성과 대궐이 거칠어지고 헐린 것을 보고 아울러 단문 밖에서 소리 내어 우니, 길 가다 보는 이가 눈물을 뿌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후경이 이를 듣고 크게 노하여 잡아 가두었다. 후경이 평정되매 비로소 나라에 돌아올 수 있었다.

14이십팔년 — 도살성을 빼앗다

二十八年,春正月,王遣將軍達己,領兵一萬,攻取高句麗道薩城。三月,高句麗兵圍金峴城。

이십팔년 봄 정월에 왕이 장군 달기를 보내어 군사 일만을 거느리고 고구려 도살성을 쳐서 빼앗게 하였다. 삼월에 고구려 군사가 금현성을 에웠다.

15삼십일년 — 신라가 신주를 두다

三十一年,秋七月,新羅取東北鄙,置新州。冬十月,王女歸于新羅。

삼십일년 가을 칠월에 신라가 동북쪽 변두리를 빼앗아 신주를 두었다. 겨울 시월에 왕의 딸이 신라에 시집갔다.

16삼십이년 — 성왕이 구천에서 죽다

三十二年,秋七月,王欲襲新羅,親帥步騎五十,夜至狗川,新羅伏兵發與戰,為亂兵所害薨。諡曰聖。

삼십이년 가을 칠월에 왕이 신라를 습격하려고 몸소 보병과 기병 오십을 거느리고 밤에 구천에 이르렀는데, 신라의 숨은 군사가 일어나 싸우다가 난병에게 해를 입어 죽었다. 시호를 성(聖)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