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령자丕寧子
1비녕자가 죽음을 결단하다
丕寧子,不知鄕邑族姓。眞德王元年丁未,百濟以大兵,來攻茂山、甘勿、桐岑等三城,庾信率步騎一萬,拒之。百濟兵甚銳,苦戰不能克,士氣索而力憊。庾信知丕寧子有力戰深入之志,召謂曰:「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今日之事,急矣,非子誰能奮勵出奇,以激衆心乎?」因與之飲酒,以示殷勤。丕寧子再拜云:「今於稠人廣衆之中,獨以事屬我,可謂知己矣,固當以死報之。」出謂奴合節曰:「吾今日上為國家,下為知己,死之。吾子擧眞,雖幼年,有壯志,必欲與之俱死,若父子倂命,則家人其將疇依?汝其與擧眞好收吾骸骨,歸以慰母心。」言畢,卽鞭馬橫槊,災突賊陣,格殺數人而死。擧眞望之欲去,合節請曰:「大人有言,令合節與阿郞還家,安慰夫人。
비녕자는 고을과 겨레와 성을 알지 못한다.
진덕왕 원년 정미에 백제가 큰 군사로 무산과 감물과 동잠 등 세 성을 치러 오니, 유신이 보병과 기병 일만을 거느리고 막았다. 백제 군사가 몹시 날카로워 괴로이 싸워도 이기지 못하고 사기가 흩어지고 힘이 지쳤다.
유신이 비녕자가 힘껏 싸워 깊이 들어갈 뜻이 있음을 알고 불러 말하였다. "추운 철이 된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안다. 오늘의 일이 급하니 그대가 아니면 누가 떨쳐 힘써 기이함을 내어 여럿의 마음을 격동하겠는가." 이로 인하여 그와 술을 마시며 은근함을 보였다.
비녕자가 두 번 절하고 말하였다. "이제 이 많은 사람 가운데 홀로 일을 나에게 맡기시니 나를 알아준다 할 만합니다. 진실로 마땅히 죽음으로 갚겠습니다."
나와서 종 합절에게 말하였다. "내가 오늘 위로는 나라를 위하고 아래로는 나를 알아준 이를 위하여 죽겠다. 내 아들 거진이 비록 어린 나이나 장한 뜻이 있어 반드시 나와 함께 죽으려 할 것이다. 만약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목숨을 버리면 집안사람이 장차 누구에게 의지하겠느냐. 너는 거진과 함께 내 뼈를 잘 거두어 돌아가 어미의 마음을 위로하라."
말을 마치자 곧 말을 채찍질하고 창을 비껴들고 적진에 부딪쳐 몇 사람을 쳐 죽이고 죽었다.
거진이 이를 바라보고 가려 하니 합절이 청하였다. "어른께서 말씀하시기를 합절더러 아랑과 함께 집에 돌아가 부인을 편안히 위로하라 하셨습니다.
2세 사람이 다 죽다
今子負父命棄母慈,可謂孝乎?」執馬轡不放。擧眞曰:「見父死而苟存,豈所謂孝子乎?」卽以劒擊折合節臂,奔入敵中戰死。合節曰:「私天崩矣,不死何為?」亦交鋒而死。軍士見三人之死,感激爭進,所向挫鋒陷陣,大敗賊兵,斬首三千餘級。庾信收三屍,脫衣覆之,哭甚哀。大王聞之涕淚,以禮合葬於反知山,恩賞妻子、九族尤渥。
이제 그대가 아버지의 명을 저버리고 어머니의 사랑을 버리니 효도라 할 수 있겠습니까." 말고삐를 잡고 놓지 않았다.
거진이 말하였다. "아버지가 죽는 것을 보고 구차히 사는 것이 어찌 이른바 효자이겠는가." 곧 칼로 합절의 팔을 쳐 꺾고 적 가운데 달려 들어가 싸우다 죽었다.
합절이 말하였다. "내 하늘이 무너졌으니 죽지 않고 무엇하랴." 또한 칼끝을 맞대고 죽었다.
군사가 세 사람의 죽음을 보고 감격하여 다투어 나아가니, 향하는 곳마다 칼끝을 꺾고 진을 무너뜨려 도둑의 군사를 크게 무찌르고 삼천여 급을 베었다.
유신이 세 주검을 거두어 옷을 벗어 덮고 곡하기를 몹시 슬피 하였다. 대왕이 이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예로 반지산에 합장하고, 처자와 구족에게 은혜와 상을 더욱 두터이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