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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부匹夫

삼국사기 三國史記 · 김부식(金富軾) 등 · 1145년 (고려 인종 23) · 단락 1 · 한자 259자 · 낭독 1.0분

「삼국사기」 열전 「필부」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역사서. 신라·고구려·백제 본기와 지·표·열전으로 이루어졌다. 김부식이 곳곳에 「論曰」로 자기 평을 달아 두어, 편찬자가 무엇을 의심하고 무엇을 나무랐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1필부가 칠중성을 지키다

匹夫,沙梁人也,父尊臺阿飡。大宗大王太宗大王以百濟、高句麗、靺鞨轉相親比,為脣齒,同謀侵奪,求忠勇材堪綏禦者,以匹夫為七重城下縣令。其明年庚申秋七月,王與唐師滅百濟。於是,高句麗疾我,以冬十月,發兵來圍七重城,匹夫守且戰二十餘日。賊將見我士卒盡誠,鬪不內顧,謂不可猝拔,便欲引還。逆臣大奈麻比歃密遣人告賊,以城內食盡力窮,若攻之必降,賊遂復戰。匹夫知之,拔劒斬比歃首,投之城外。乃告軍士曰:「忠臣義士,死且不屈,勉哉努力!城之存亡,在此一戰。」乃奮拳一呼,病者皆起,爭先登,而士氣疲乏,死傷過半。賊乘風縱火,攻城突入。匹夫與上干本宿、謀支、美齊等,向賊對射。飛矢如雨,支體穿破,血流至踵,乃仆而死。大王聞之,哭甚痛,追贈級飡。

필부는 사량 사람이다. 아버지는 아찬 존대다.

태종대왕이 백제와 고구려와 말갈이 갈수록 서로 친하여 입술과 이가 되어 함께 침노하여 빼앗기를 꾀하매, 충성되고 용감하며 재주가 편안히 막을 만한 이를 구하여 필부를 칠중성 아래 현령으로 삼았다.

그 이듬해 경신 가을 칠월에 왕이 당나라 군사와 함께 백제를 없앴다. 이에 고구려가 신라를 미워하여 겨울 시월에 군사를 내어 칠중성을 에우러 왔다.

필부가 지키며 또 싸우기를 스무여 날 하였다. 도둑의 장수가 신라 군사가 정성을 다하고 싸우며 안을 돌아보지 않음을 보고, 갑자기 빼앗을 수 없다 하여 곧 이끌고 돌아가려 하였다.

거스른 신하 대나마 비삽이 몰래 사람을 보내어 도둑에게 알리기를, 성 안에 먹을 것이 다하고 힘이 궁하니 만약 치면 반드시 항복하리라 하매 도둑이 마침내 다시 싸웠다.

필부가 이를 알고 칼을 빼어 비삽의 머리를 베어 성 밖으로 던졌다. 이에 군사에게 알렸다. "충성스러운 신하와 의로운 선비는 죽어도 굽히지 않는다. 힘쓰고 힘쓰라. 성의 있고 없어짐이 이 한 싸움에 있다."

이에 주먹을 떨치며 한 번 외치니 병든 이도 다 일어나 다투어 먼저 올랐다. 그러나 사기가 지치고 다하여 죽고 다친 이가 반이 넘었다.

도둑이 바람을 타고 불을 놓아 성을 쳐서 돌진해 들어왔다. 필부가 상간 본숙과 모지와 미제 등과 함께 도둑을 향하여 마주 쏘았다. 나는 화살이 비 같아 몸이 뚫리고 깨어져 피가 흘러 발꿈치에 이르매 이에 넘어져 죽었다.

대왕이 이를 듣고 곡하기를 몹시 아파하며 급찬을 추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