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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혜實兮

삼국사기 三國史記 · 김부식(金富軾) 등 · 1145년 (고려 인종 23) · 단락 1 · 한자 222자 · 낭독 0.9분

「삼국사기」 열전 「실혜」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역사서. 신라·고구려·백제 본기와 지·표·열전으로 이루어졌다. 김부식이 곳곳에 「論曰」로 자기 평을 달아 두어, 편찬자가 무엇을 의심하고 무엇을 나무랐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1실혜

實兮,大舍純德之子也。性剛直,不可屈以非義。眞平王時五十三年,為上舍人。時下舍人珍堤,其為人便佞,為王所嬖。雖與實兮同寮,臨事互相是非,實兮守正不苟且。珍堤嫉恨,屢讒於王曰:「實兮無智慧,多膽氣,急於喜怒,雖大王之言,非其意則憤不能已。若不懲艾,其將為亂,盍黜退之?待其屈服,而後用之,非晚也。」王然之,謫官泠林。或謂實兮曰:「君自祖考,以忠誠公材,聞於時。今為佞臣之讒毁,遠宦於竹嶺之外荒僻之地,不亦痛乎?何不直言自辨?」實兮答曰:「昔,屈原孤直,為楚擯黜,李斯盡忠,為秦極刑。故知佞臣惑主,忠士被斥,古亦然也,何足悲乎?」遂不言而往,作長歌見意。

실혜는 대사 순덕의 아들이다. 성품이 굳세고 곧아 의롭지 않은 것으로는 굽힐 수 없었다.

진평왕 오십삼년에 상사인이 되었다. 그때 하사인 진제는 그 사람됨이 아첨을 잘하여 왕의 사랑을 받았다. 비록 실혜와 같은 벼슬아치였으나 일에 임하여 서로 옳다 그르다 하는데, 실혜가 바름을 지키고 구차하지 않았다.

진제가 시기하고 한스러워하여 여러 번 왕에게 참소하였다. "실혜는 슬기가 없고 담기만 많아 기뻐하고 노함에 급하니, 비록 대왕의 말씀이라도 그 뜻에 맞지 않으면 분함을 그치지 못합니다. 만약 징계하지 않으면 장차 난을 일으킬 것이니, 어찌 내치지 않으십니까. 그가 굽혀 복종하기를 기다린 뒤에 쓰더라도 늦지 않습니다."

왕이 그렇게 여겨 영림으로 벼슬을 옮겨 귀양 보냈다.

어떤 이가 실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충성과 공변된 재주로 그때에 이름났소. 이제 아첨하는 신하의 참소와 헐뜯음을 받아 죽령 밖 거칠고 외진 땅에 멀리 벼슬하니 또한 아프지 않소. 어찌 곧이 말하여 스스로 밝히지 않소."

실혜가 답하였다. "옛날 굴원이 외롭고 곧아 초나라에서 내쫓기고, 이사가 충성을 다하고도 진나라에서 죽임을 당하였소. 그러므로 아첨하는 신하가 임금을 미혹하고 충성된 선비가 물리침을 받는 것이 예로부터 또한 그러하였음을 아니 무엇이 슬퍼할 만하겠소."

마침내 말하지 않고 가서 긴 노래를 지어 뜻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