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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都彌

삼국사기 三國史記 · 김부식(金富軾) 등 · 1145년 (고려 인종 23) · 단락 2 · 한자 334자 · 낭독 1.3분

「삼국사기」 열전 「도미」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역사서. 신라·고구려·백제 본기와 지·표·열전으로 이루어졌다. 김부식이 곳곳에 「論曰」로 자기 평을 달아 두어, 편찬자가 무엇을 의심하고 무엇을 나무랐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1도미의 아내

都彌,百濟人也。雖編戶小民,而頗知義理。其妻美麗,亦有節行,為時人所稱。蓋婁王聞之,召都彌與語曰:「凡婦人之德,雖以貞潔為先,若在幽昏無人之處,誘之以巧言,則能不動心者,鮮矣乎!」對曰:「人之情,不可測也,而若臣之妻者,雖死無貳者也。」王欲試之,留都彌以事,使一近臣,假王衣服馬從,夜抵其家,使人先報王來。謂其婦曰:「我久聞爾好,與都彌博得之。來日入爾為宮人,自此後,爾身吾所有也。」遂將亂之。婦曰:「國王無妄語,吾敢不順?請大王先入室!吾更衣乃進。」退而雜餙一婢子薦之。王後知見欺,大怒,誣都彌以罪,矐其兩眸子,使人牽出之,置小船泛之河上。遂引其婦,强欲淫之。婦曰:「今良人已失,單獨一身,不能自持。

도미는 백제 사람이다. 비록 호적에 든 작은 백성이나 자못 의로움과 이치를 알았다. 그 아내가 아름답고 고우며 또한 절개 있는 행실이 있어 그때 사람이 일컬었다.

개루왕이 이를 듣고 도미를 불러 말하였다. "무릇 부인의 덕은 비록 곧고 깨끗함을 먼저 삼으나, 만약 그윽하고 어두워 사람 없는 곳에서 공교한 말로 꾀면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 이가 드물다."

답하였다. "사람의 정은 헤아릴 수 없으나 신의 아내 같은 이는 비록 죽어도 두 마음이 없을 자입니다."

왕이 이를 시험하고자 도미를 일로 붙들어 두고, 한 가까운 신하로 하여금 왕의 옷과 말과 시종을 빌려 밤에 그 집에 이르게 하고, 사람을 시켜 먼저 왕이 온다고 알리게 하였다.

그 아내에게 말하였다. "내가 오래 너의 아름다움을 듣고 도미와 내기하여 얻었다. 내일 너를 들여 궁인으로 삼을 것이니 이 뒤로 네 몸은 내가 가진 바다." 마침내 어지럽히려 하였다.

아내가 말하였다. "국왕은 헛된 말씀이 없으시니 제가 감히 따르지 않겠습니까. 청컨대 대왕께서 먼저 방에 드소서. 제가 옷을 갈아입고 나아가겠습니다."

물러나 계집종 하나를 섞어 꾸며 드렸다. 왕이 뒤에 속은 줄 알고 크게 노하여, 도미를 죄로 무고하여 그 두 눈동자를 지지고 사람을 시켜 끌어내어 작은 배에 태워 강 위에 띄웠다.

마침내 그 아내를 이끌어 억지로 욕보이려 하였다. 아내가 말하였다. "이제 지아비를 이미 잃고 홀로 된 한 몸이라 스스로 지킬 수 없습니다.

2강 어귀에서 배를 만나다

況為王御,豈敢相違?今以月經,渾身汚穢,請俟他日,薰浴而後來。」王信而許之。婦便逃至江口,不能渡,呼天慟哭,忽見孤舟,隨波而至,乘至泉城島,遇其夫,未死掘草根以喫,遂與同舟,至高句麗䔉山之下。麗人哀之,丐以衣食。遂苟活,終於羈旅。

하물며 왕을 모시게 되었으니 어찌 감히 어기겠습니까. 다만 이제 달거리로 온몸이 더러우니, 청컨대 다른 날을 기다려 향물에 목욕한 뒤에 오겠습니다."

왕이 믿고 허락하였다. 아내가 곧 달아나 강 어귀에 이르렀으나 건널 수 없어 하늘을 부르며 통곡하니, 문득 외로운 배 하나가 물결을 따라 이르는 것이 보였다. 타고 천성도에 이르러 그 지아비를 만났는데 아직 죽지 않고 풀뿌리를 캐어 먹고 있었다.

마침내 함께 배를 타고 고구려 산산 아래에 이르니, 고구려 사람이 가엾이 여겨 옷과 밥을 빌어 주었다. 마침내 구차히 살다가 나그넷길에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