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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전계勝戰計

삼십육계 三十六計 · 작자 미상 (단도제에 가탁) · 명말청초 무렵 집성 · 단락 6 · 한자 106자 · 낭독 0.4분

「삼십육계」 한 권 「승전계」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서른여섯 계책 가운데 달아나는 것이 상책」의 그 서른여섯 계책. 만천과해에서 주위상책까지, 계책마다 주역의 괘사로 뼈대를 세우고 안어(按語)로 실전 사례를 붙였다. 손자병법과 나란히 읽는 병법의 다른 한 축이다.

1제1계 만천과해 — 하늘을 속여 바다를 건너다

備周則意怠;常見則不疑。陰在陽之內,不在陽之對。太陽,太陰。

방비가 두루 미치면 마음이 풀어지고, 늘 보던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음(陰)은 양(陽)의 안에 있지, 양의 맞은편에 있지 않다. 아주 드러난 것이 아주 감춘 것이다.

협주 1

陰謀作為,不能背於秘處行之。夜半行竊,僻巷殺人,愚俗之行,非謀士之所為也。

음모로 일을 꾸밈은 남몰래 구석진 데서 행하는 것이 아니다. 한밤에 도둑질하고 후미진 골목에서 사람을 죽이는 짓은 어리석은 자들의 행실이지 모사(謀士)가 할 바가 아니다.

2제2계 위위구조 — 위나라를 에워싸 조나라를 구하다

共敵不如分敵,敵陽不如敵陰。

적을 한데 상대하느니 갈라놓고 상대하는 것이 낫고, 드러난 적을 치느니 드러나지 않은 곳을 치는 것이 낫다.

협주 1

治兵如治水,銳者避其鋒,如導疏;弱者塞其虛,如築堰。故當齊救趙時,孫子謂田忌曰:「夫解雜亂糾紛者不控拳,救鬥者,不搏擊,批亢搗虛,形格勢禁,則自為解耳。」

군사 다스리기는 물 다스리기와 같다. 날카로운 자는 그 칼끝을 피하니 물길을 터서 이끌 듯 하고, 약한 자는 그 빈 데를 막으니 둑을 쌓듯 한다. 그러므로 제나라가 조나라를 구할 때 손자가 전기에게 말하였다. 「엉킨 실타래를 푸는 자는 주먹으로 치지 않고, 싸움을 말리는 자는 함께 치고받지 않는다. 목을 누르고 빈 데를 찌르면 형세가 막혀, 절로 풀린다.」

3제3계 차도살인 —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베다

敵已明,友未定,引友殺敵,不自出力,以損推演。

적은 이미 분명하고 벗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거든, 벗을 끌어 적을 죽이게 하여 제 힘을 쓰지 않는다. 손괘(損卦)로 미루어 편 것이다.

협주 1

敵象已露,而另一勢力更張,將有所為,便應借此力以毀敵人。如:鄭桓公將欲襲鄶,先向鄶之豪傑、良臣、辨智、果敢之士,盡書姓名,擇鄶之良田賂之,為官爵之名而書之,因為設壇場郭門之處而埋之,釁之以雞豭,若盟狀。鄶君以為內難也,而盡殺其良臣。桓公襲鄶,遂取之。諸葛亮之和吳拒魏,及關羽圍樊、襄,曹欲徙都,懿及蔣濟說曹曰:「劉備、孫權外親內疏,關羽得志,權心不願也。可遣人躡其後,許割江南以封權,則樊圍自釋。」曹從之,羽遂見擒。

적의 형상이 이미 드러났는데 다른 세력이 다시 뻗어 무엇인가 하려 하거든, 곧 그 힘을 빌려 적을 부수어야 한다. 이를테면 정 환공이 회(鄶)를 습격하려 할 때, 먼저 회의 호걸·어진 신하·슬기롭고 과감한 이들의 이름을 다 적고, 회의 좋은 밭을 골라 그들에게 준다 하고 벼슬 이름까지 적은 다음, 성문 밖에 단을 만들어 그 문서를 묻고 닭과 수퇘지의 피를 발라 맹세한 것처럼 꾸몄다. 회의 임금은 안에서 난을 꾸민다 여겨 그 어진 신하들을 다 죽였다. 환공이 회를 습격하여 드디어 차지하였다. 제갈량이 오와 화친하여 위를 막은 것도 그렇고, 관우가 번성과 양양을 에워싸자 조조가 도읍을 옮기려 할 때 사마의와 장제가 조조를 달랬다. 「유비와 손권은 겉으로 친하나 속은 성깁니다. 관우가 뜻을 얻는 것을 손권은 속으로 바라지 않습니다. 사람을 보내 그 뒤를 밟게 하고 강남을 떼어 손권을 봉하기로 허락하면 번성의 포위는 절로 풀립니다.」 조조가 따르니 관우가 드디어 사로잡혔다.

4제4계 이일대로 — 편안히 지친 적을 기다리다

困敵之勢,不以戰;損剛益柔。

적을 곤하게 만드는 형세는 싸움으로 하지 않는다. 굳센 것을 덜어 부드러운 것을 보탠다.

협주 1

此即致敵之法也。兵書云:「凡先處戰地而待敵者佚,後處戰地而趨戰者勞。故善戰者,致人而不致於人。」兵書論敵,此為論勢,則其旨非擇地以待敵,而在以簡馭繁,以不變應變,以小變應大變,以不動應動,以小動應大動,以樞應環也。管仲寓軍令於內政,實而備之;孫臏於馬陵道伏擊龐涓;李牧守雁門,久而不戰,而實備之,戰而大破匈奴。

이것이 곧 적을 오게 만드는 법이다. 병서에 이르기를 「무릇 먼저 싸움터에 이르러 적을 기다리는 자는 편안하고, 뒤에 이르러 싸움에 달려가는 자는 지친다. 그러므로 잘 싸우는 자는 남을 오게 하지 남에게 이끌려 가지 않는다」 하였다. 병서는 적을 논했으나 여기서는 형세를 논하니, 그 뜻은 땅을 골라 적을 기다리는 데 있지 않고, 간략함으로 번다함을 부리고, 불변으로 변화에 응하고, 작은 변화로 큰 변화에 응하고, 부동으로 움직임에 응하고, 작은 움직임으로 큰 움직임에 응하며, 지도리로 고리에 응하는 데 있다. 관중은 군령을 내정에 붙여 실하게 갖추었고, 손빈은 마릉길에서 방연을 매복해 쳤으며, 이목은 안문을 지키며 오래 싸우지 않되 실로 갖추었다가 싸워서 흉노를 크게 깨뜨렸다.

5제5계 진화타겁 — 불난 틈에 빼앗다

敵之害大,就勢取利,剛決柔也。

적의 해가 크거든 형세를 타고 이익을 취한다. 굳셈이 부드러움을 결단하는 것이다.

협주 1

敵害在內,則劫其地;敵害在外,則劫其民;內外交害,則劫其國。如:越王乘吳國內蟹稻不遺種而謀攻之,後卒乘吳北會諸侯於黃池之際,國內空虛,因而搗之,大獲全勝。

적의 해가 안에 있으면 그 땅을 빼앗고, 해가 밖에 있으면 그 백성을 빼앗고, 안팎이 다 해로우면 그 나라를 빼앗는다. 이를테면 월왕은 오나라에 게가 벼를 갉아 씨도 안 남은 흉년이 든 틈을 타 칠 것을 꾀했고, 끝내 오왕이 북쪽 황지에서 제후들과 회맹하여 나라 안이 텅 빈 틈을 타 들이쳐 크게 이겼다.

6제6계 성동격서 — 동쪽에서 소리 내고 서쪽을 치다

敵志亂萃,不虞,坤下兌上之象。利其不自主而取之。

적의 마음이 어지러이 흐트러져 뜻밖의 일에 대비하지 못함은, 곤(坤)이 아래요 태(兌)가 위인 상(象)이다.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틈을 타서 취한다.

협주 1

西漢,七國反,周亞夫堅壁不戰。吳兵奔壁之東南陬,亞夫便備西北;已而吳王精兵果攻西北,遂不得入。此敵志不亂,能自主也。漢末,朱雋圍黃巾於宛,張圍結壘,起土山以臨城內,鳴鼓攻其西南,黃巾悉眾赴之;雋自將精兵五千,掩其東北,遂乘虛而入。此敵志亂萃,不虞也。然則聲東擊西之策,須視敵志亂否為定。亂,則勝;不亂,將自取敗亡,險策也。

서한 때 일곱 나라가 배반하자 주아부는 벽을 굳히고 싸우지 않았다. 오나라 군사가 진영의 동남 모퉁이로 몰려들자 아부는 곧 서북을 방비했다. 이윽고 오왕의 정예가 과연 서북을 쳤으나 들어오지 못했다. 이는 적의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 스스로를 가눌 수 있었던 경우다. 한나라 말에 주준이 완성에서 황건을 에워쌌는데, 진을 벌이고 보루를 얽어 흙산을 쌓아 성안을 굽어보며, 북을 울려 서남쪽을 치니 황건이 무리를 다해 그리로 달려갔다. 준이 스스로 정예 오천을 거느리고 동북을 덮쳐 드디어 빈 틈을 타 들어갔다. 이는 적의 마음이 어지러이 흐트러져 뜻밖에 대비하지 못한 경우다. 그러니 성동격서의 계책은 적의 마음이 어지러운지 아닌지를 보고 정해야 한다. 어지러우면 이기고, 어지럽지 않으면 스스로 패망을 부르는 위험한 계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