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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전계敵戰計

삼십육계 三十六計 · 작자 미상 (단도제에 가탁) · 명말청초 무렵 집성 · 단락 6 · 한자 113자 · 낭독 0.5분

「삼십육계」 한 권 「적전계」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서른여섯 계책 가운데 달아나는 것이 상책」의 그 서른여섯 계책. 만천과해에서 주위상책까지, 계책마다 주역의 괘사로 뼈대를 세우고 안어(按語)로 실전 사례를 붙였다. 손자병법과 나란히 읽는 병법의 다른 한 축이다.

1제7계 무중생유 — 없는 데서 있는 것을 만들다

誑也,非誑也,實其所誑也。少陰、太陰、太陽。

속임이면서 속임이 아니니, 속인 것을 실제로 만드는 것이다. 소음(少陰)에서 태음(太陰)으로, 태양(太陽)으로.

협주 1

無而示有,誑也。誑不可久而易覺,故無不可以終無。無中生有,則由誑而真,由虛而實矣,無不可以敗敵,生有則敗敵矣,如:令狐潮圍雍丘,張巡縛嵩為人千餘,披黑夜,夜縋城下,潮兵爭射之,得箭數十萬。其後復夜縋人,潮兵笑,不設備,乃以死士五百砍潮營,焚壘幕,追奔十餘里。

없는데 있는 듯 보이는 것이 속임이다. 속임은 오래갈 수 없고 들키기 쉬우니, 없음은 끝까지 없음이어서는 안 된다. 없는 데서 있는 것을 만들면 속임에서 참으로, 헛것에서 실한 것으로 바뀐다. 없음으로는 적을 깨뜨릴 수 없으나, 있는 것을 만들면 적을 깨뜨린다. 이를테면 영호조가 옹구를 에워싸자 장순이 짚을 묶어 사람 형상 천여 개를 만들어 검은 옷을 입혀 밤에 성 아래로 달아 내리니, 조의 군사가 다투어 쏘아 화살 수십만을 얻었다. 그 뒤 다시 밤에 사람을 달아 내리니 조의 군사가 웃으며 방비하지 않았다. 이에 결사대 오백으로 조의 진영을 찍어 보루와 장막을 불사르고 십여 리를 쫓았다.

2제8계 암도진창 — 몰래 진창을 건너다

示之以動,利其靜而有主,益動而巽。

움직임을 보여 주고, 적이 가만히 지키고 있는 틈을 이용한다. 더함이 움직이고 겸손함이다.

협주 1

奇出於正,無正不能出奇。不明修棧道,則不能暗渡陳倉。昔鄧艾屯白水之北;姜維遙廖化屯白水之南,而結營焉。艾謂諸將曰:「維令卒還,吾軍少,法當來渡,而不作橋,此維使化持我,令不得還。必自東襲取洮城矣。」艾即夜潛軍,徑到洮城。維果來渡。而艾先至,據城,得以不破。此則是姜維不善用暗渡陳倉之計;而鄧艾察知其聲東擊西之謀也。

기병(奇兵)은 정병(正兵)에서 나오니, 정병이 없으면 기병을 낼 수 없다. 드러내 놓고 잔도를 고치지 않으면 몰래 진창을 건널 수 없다. 옛날 등애가 백수 북쪽에 주둔하자 강유는 요화를 시켜 백수 남쪽에 진영을 얽게 하였다. 등애가 장수들에게 말하였다. 「강유가 갑자기 돌아왔는데 우리 군사는 적으니, 법대로라면 건너와야 하는데 다리를 놓지 않는다. 이는 강유가 요화를 시켜 우리를 붙들어 두고 돌아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강유는 반드시 동쪽에서 조성을 습격하리라.」 등애가 곧 밤에 몰래 군사를 옮겨 곧장 조성에 이르렀다. 강유가 과연 건너왔으나 등애가 먼저 이르러 성을 지켜 깨지지 않을 수 있었다. 이는 강유가 암도진창의 계책을 잘 쓰지 못한 것이요, 등애가 그 성동격서의 꾀를 알아챈 것이다.

3제9계 격안관화 — 강 건너 불을 바라보다

陽乖序亂,陰以待逆。暴戾恣睢,其勢自斃。順以動豫,豫順以動。

드러난 질서가 어지러워지거든 가만히 그 어그러짐을 기다린다. 사납고 방자하면 그 형세는 절로 쓰러진다. 순리로 움직이는 것이 예(豫)니, 예는 순리로 움직인다.

협주 1

乖氣浮張,逼則受擊,退則遠之,則亂自起。昔袁尚、袁熙奔遼東,眾尚有數千騎。初,遼東太守公孫康,恃遠不服。及曹操破烏丸,或說曹遂征之,尚兄弟可擒也。操曰:「吾方使斬送尚、熙首來,不煩兵矣。」九月,操引兵自柳城還,康即斬尚、熙,傳其首。諸將問其故,澡日:「彼素畏尚等,吾急之, 則並力; 緩之,則相圖,其勢然也。」或曰:此兵書火攻之道也,按兵書《火攻篇》前段言火攻之法,後段言慎動之理,與隔岸觀火之意,亦相吻合。

어그러진 기운이 떠올라 뻗칠 때 다그치면 반격을 받고, 물러나 멀리하면 어지러움이 절로 일어난다. 옛날 원상·원희가 요동으로 달아났는데 무리가 아직 수천 기였다. 애초 요동태수 공손강은 먼 것을 믿고 복종하지 않았다. 조조가 오환을 깨뜨리자 어떤 이가 이 김에 치면 원씨 형제를 사로잡을 수 있다고 권했다. 조조가 「나는 바야흐로 공손강이 원상·원희의 머리를 베어 보내게 하려 하니 군사를 번거롭게 할 것 없다」 하였다. 구월에 조조가 유성에서 군사를 돌리니, 공손강이 곧 원상·원희를 베어 그 머리를 전했다. 장수들이 까닭을 물으니 조조가 말하였다. 「저들은 본디 원상 등을 두려워했다. 내가 다그치면 힘을 합치고, 늦추면 서로 잡아먹으니, 형세가 그런 것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이는 병서 화공(火攻)의 도리다. 병서 화공편의 앞은 불로 치는 법을 말하고 뒤는 삼가 움직이는 이치를 말하니, 강 건너 불 바라보는 뜻과 서로 맞는다.

4제10계 소리장도 — 웃음 속에 칼을 감추다

信而安之,陰以圖之,備而後動,勿使有變。剛中柔外也。

믿게 하여 안심시키고 몰래 도모하며, 갖춘 뒤에 움직여 변고가 없게 한다. 속은 굳세고 겉은 부드러운 것이다.

협주 1

兵書云:「辭卑而益備者,進也;……無約而請和者,謀也。」故凡敵人之巧言令色,皆殺機之外露也。宋曹瑋知渭州,號令明肅,西夏人憚之。一日瑋方對客奕棋,會有叛誇數千,亡奔夏境。堠騎(騎馬的探子)報至,諸將相顧失色,公言笑如平時。徐謂騎日:「吾命也,汝勿顯言。」西夏人聞之,以為襲己,盡殺之。此臨機應變之用也。若勾踐之事夫差,則意使其久而安之矣。

병서에 이르기를 「말이 낮아지면서 방비를 더하는 것은 나아오려는 것이요, …… 약조도 없이 화친을 청하는 것은 꾀가 있는 것이다」 하였다. 그러므로 무릇 적의 교묘한 말과 고운 낯빛은 다 살기(殺機)가 밖으로 새어 나온 것이다. 송나라 조위가 위주를 다스릴 때 호령이 밝고 엄숙하여 서하 사람들이 두려워했다. 하루는 조위가 손님과 바둑을 두는데 마침 반란한 군사 수천이 서하 지경으로 도망쳤다. 척후 기병의 보고가 이르자 장수들이 서로 돌아보며 낯빛을 잃었으나, 공은 평소처럼 웃고 이야기하며 천천히 기병에게 일렀다. 「내 명령이다. 드러내 말하지 말라.」 서하 사람들이 듣고 저들을 습격하러 온 것이라 여겨 다 죽였다. 이는 기미에 다다라 변화에 응한 쓰임이다. 구천이 부차를 섬긴 일 같으면, 일부러 오래 안심하게 만든 것이다.

5제11계 이대도강 — 오얏이 복숭아 대신 쓰러지다

勢必有損,損陰以益陽。

형세가 반드시 덜릴 데가 있거든, 음(陰)을 덜어 양(陽)을 보탠다.

협주 1

我敵之情,各有長短。戰爭之事,難得全勝,而勝負之訣,即在長短之相較,乃有以短勝長之秘訣。如以下駟敵上駟,以上駟敵中駟,以中駟敵下駟之類:則誠兵家獨具之詭謀,非常理之可測也。

나와 적의 사정에는 저마다 장단이 있다. 싸움에서 전승은 얻기 어려우니, 승부의 비결은 장단을 서로 견줌에 있고, 이에 짧은 것으로 긴 것을 이기는 비결이 있다. 하등 말로 상등 말을 상대하고, 상등 말로 중등 말을 상대하고, 중등 말로 하등 말을 상대하는 따위는, 참으로 병가만이 지닌 속임수라 예사 이치로 헤아릴 수 없다.

6제12계 순수견양 — 지나는 길에 양을 끌고 가다

微隙在所必乘;微利在所必得。少陰,少陽。

작은 틈이라도 반드시 타고, 작은 이익이라도 반드시 얻는다. 소음(少陰)이요 소양(少陽)이다.

협주 1

大軍動處,其隙甚多,乘間取利,不必以勝。勝固可用,敗亦可用。

대군이 움직이는 곳에는 그 틈이 몹시 많으니, 틈을 타 이익을 취하되 꼭 이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길 때도 쓸 수 있고 질 때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