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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계混戰計

삼십육계 三十六計 · 작자 미상 (단도제에 가탁) · 명말청초 무렵 집성 · 단락 6 · 한자 101자 · 낭독 0.4분

「삼십육계」 한 권 「혼전계」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서른여섯 계책 가운데 달아나는 것이 상책」의 그 서른여섯 계책. 만천과해에서 주위상책까지, 계책마다 주역의 괘사로 뼈대를 세우고 안어(按語)로 실전 사례를 붙였다. 손자병법과 나란히 읽는 병법의 다른 한 축이다.

1제19계 부저추신 — 솥 밑에서 장작을 빼내다

不敵其力,而消其勢,兌下乾上之象。

그 힘을 대적하지 말고 그 기세를 삭힌다. 태(兌)가 아래요 건(乾)이 위인 상이다.

협주 1

水沸者,力也,火之力也,陽中之陽也,銳不可當;薪者,火之魄也,即力之勢也,陰中之陰也,進而無害;故力不可當而勢猶可消。《尉繚子》曰:「氣實則鬥,氣奪則走。」而奪氣之法,則在攻心。昔吳漢為大司馬,有寇夜攻漢營,軍中驚擾,漢堅臥不動,軍中聞漢不動,有傾乃定。乃選精兵反擊,大破之。此即不直當其力而撲消其勢也。宋薛長儒為漢、湖、滑三州通判,駐漢州。州兵數百叛,開營門,謀殺知州、兵馬監押,燒營以為亂。有來告者,知州、監押皆不敢出。長儒挺身徒步,自壞垣入其營中,以福禍語亂卒日:「汝輩皆有父母妻子,何故作此?叛者立於左,脅從者立於右!」於是,不與謀者數百人立於右;獨主謀者十三人突門而出,散於諸村野,尋捕獲。時謂非長儒,則一城塗炭矣!此即攻心奪氣之用也。或日:敵與敵對,搗強敵之虛以敗其將成之功也。

물이 끓는 것은 힘이니 불의 힘이요, 양 가운데 양이라 그 날카로움을 당할 수 없다. 장작은 불의 몸이니 곧 힘의 바탕이요, 음 가운데 음이라 다가가도 해가 없다. 그러므로 힘은 당할 수 없어도 기세는 삭힐 수 있다. 울료자가 「기운이 실하면 싸우고, 기운을 빼앗기면 달아난다」 하였으니, 기운을 빼앗는 법은 마음을 치는 데 있다. 옛날 오한이 대사마일 때 도적이 밤에 진영을 치니 군중이 놀라 소란했으나, 한은 굳게 누워 움직이지 않았다. 군중이 한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이윽고 안정되니, 이에 정예를 뽑아 되받아쳐 크게 깨뜨렸다. 이것이 곧 그 힘을 바로 맞받지 않고 그 기세를 꺼서 삭힌 것이다. 송나라 설장유가 한주·호주·활주 세 주의 통판으로 한주에 머물 때, 주의 군사 수백이 배반하여 진영 문을 열고 지주와 병마감압을 죽이고 진영을 불살라 난을 꾀했다. 와서 알리는 자가 있었으나 지주와 감압이 다 감히 나서지 못했다. 장유가 몸을 빼어 걸어서 무너진 담으로 그 진영에 들어가, 화와 복으로 난군을 타일렀다. 「너희에게 다 부모와 처자가 있는데 무슨 까닭으로 이러느냐. 배반한 자는 왼쪽에 서고, 협박에 따른 자는 오른쪽에 서라!」 이에 모의에 끼지 않은 수백 명이 오른쪽에 서고, 주모자 열세 명만 문을 뚫고 나가 여러 마을로 흩어졌다가 이내 붙잡혔다. 그때 사람들이 장유가 아니었으면 온 성이 도탄에 빠졌으리라 하였다. 이것이 곧 마음을 쳐서 기운을 빼앗는 쓰임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적과 적이 맞설 때 강한 적의 빈 데를 찔러 그 다 되어 가는 공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2제20계 혼수모어 — 흐린 물에서 고기를 더듬다

乘其陰亂,利其弱而無主。隨,以向晦入宴息。

그 속이 어지러운 틈을 타고, 약하여 주인 없는 것을 이용한다. 따름이니, 저물면 들어가 쉬는 것이다.

협주 1

動蕩之際,數力衝撞,弱者依違無主,散蔽而不察,我隨而取之。《六韜》曰:「三軍數驚,士卒不齊,相恐以敵強,相語以不利,耳目相屬,妖言不止,眾口相惑,不畏法令,不重其將:此弱征也。」是魚,混戰之際,擇此而取之。如:劉備之得荊州,取西川,皆此計也。

요동치는 즈음에는 여러 힘이 부딪쳐, 약한 자는 기댈 데 없이 흔들리고 가려진 채 살피지 못하니, 내가 따라가 취한다. 육도에 이르기를 「삼군이 자주 놀라고 사졸이 가지런하지 못하며, 적이 강하다고 서로 겁주고 불리하다고 서로 수군거리며, 눈짓과 귀엣말이 이어지고 요망한 말이 그치지 않아 뭇 입이 서로 홀리며, 법령을 두려워하지 않고 장수를 무겁게 여기지 않으면 — 이것이 약함의 징조다」 하였다. 이것이 물고기니, 혼전의 즈음에 이런 것을 골라 취한다. 유비가 형주를 얻고 서천을 취한 것이 다 이 계책이다.

3제21계 금선탈각 — 매미가 허물을 벗다

存其形,完其勢;友不疑,敵不動。巽而止,蠱。

그 형상을 남겨 형세를 온전히 해 두면, 벗은 의심하지 않고 적은 움직이지 않는다. 겸손하게 멈추니, 고(蠱)다.

협주 1

共友擊敵,坐觀其勢。尚另有一敵,則須去而存勢。則金蟬脫殼者,非徒走也,蓋為分身之法也。故大軍轉動,而旌旗金鼓,儼然原陣,使敵不敢動,友不生疑,待己摧他敵而返,而友敵始知,或猶且不知。然則金蟬脫殼者,在對敵之際,而抽精銳以襲別陣也。如:諸葛亮卒於軍,司馬懿追焉,姜維令儀反旗鳴鼓,若向懿者,懿退,於是儀結營而去。檀道濟被圍,乃命軍士悉甲,身自(白)服乘輿徐出外圍,魏懼有伏,不敢逼,乃歸。

벗과 함께 적을 칠 때는 앉아서 형세를 살핀다. 또 다른 적이 있으면 몸은 떠나되 형세는 남겨야 한다. 금선탈각이란 한갓 달아남이 아니라 몸을 나누는 법이다. 그러므로 대군이 움직여도 깃발과 징과 북이 본래 진 그대로면, 적은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벗은 의심을 내지 않는다. 다른 적을 꺾고 돌아온 뒤에야 벗과 적이 비로소 알거나 오히려 모르기도 한다. 그러니 금선탈각이란 적과 맞선 즈음에 정예를 빼내어 다른 진을 치는 것이다. 제갈량이 군중에서 죽자 사마의가 쫓았는데, 강유가 양의를 시켜 깃발을 돌리고 북을 울려 사마의에게 향하는 듯이 하니 의가 물러났고, 이에 양의가 진영을 정돈해 떠났다. 단도제가 포위되었을 때 군사들에게 다 갑옷을 입히고 저는 흰옷으로 수레를 타고 천천히 포위 밖으로 나가니, 위나라는 복병이 있을까 두려워 감히 다가오지 못했고 이에 돌아갔다.

4제22계 관문착적 — 문을 닫아걸고 도적을 잡다

小敵困之。剝,不利有攸往。

작은 적은 가둔다. 박(剝)이니, 가는 것이 이롭지 않다.

협주 1

捉賊而必關門,非恐其逸也,恐其逸而為他人所得也;且逸者不可復追,恐其誘也。賊者,奇兵也,游兵也,所以勞我者也。吳子曰:「今使一死賊,伏於曠野,千人追之,莫不梟視狼顧。何者?恐其暴起而害己也。是以一人投命,足懼千夫。」追賊者,賊有脫逃之機,勢必死鬥;若斷其去路,則成擒矣。故小敵必困之,不能,則放之可也。

도적을 잡을 때 반드시 문을 닫는 것은 달아날까 두려워서가 아니라, 달아나서 남의 손에 들어갈까 두려워서다. 또 달아난 자는 다시 쫓아서는 안 되니, 꾐일까 두렵기 때문이다. 도적이란 기병(奇兵)이요 유병(游兵)이니 우리를 지치게 하는 자다. 오자가 말하였다. 「지금 죽기로 든 도적 하나가 너른 들에 숨으면, 천 사람이 쫓아도 올빼미처럼 두리번거리고 이리처럼 돌아보지 않는 이가 없다. 왜인가. 갑자기 일어나 저를 해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목숨을 던지면 천 사람을 두렵게 하기에 족하다.」 도적을 쫓으면 도적은 빠져나갈 기회가 있어 반드시 죽기로 싸우지만, 그 갈 길을 끊으면 사로잡힌다. 그러므로 작은 적은 반드시 가두되, 못 하겠거든 놓아주는 것도 괜찮다.

5제23계 원교근공 — 먼 나라와 사귀고 가까운 나라를 치다

形禁勢格,利從近取,害以遠隔。上火下澤。

형세가 막히고 얽혔거든, 가까운 데서 취함이 이롭고 먼 데를 치는 것은 해롭다. 위는 불이요 아래는 못이다.

협주 1

混戰之局,縱橫捭闔之中,各自取利。遠不可攻,而可以利相結;近者交之,反使變生肘腋。范睢之謀,為地理之定則,其理甚明。

혼전의 판에서는 합종연횡 가운데 저마다 이익을 취한다. 먼 데는 칠 수 없으나 이익으로 맺을 수 있고, 가까운 데와 사귀면 도리어 변고가 팔꿈치와 겨드랑이에서 생긴다. 범수의 꾀는 지리의 정한 법칙이니 그 이치가 몹시 밝다.

6제24계 가도벌괵 — 길을 빌려 괵을 치다

兩大之間,敵脅以從,我假以勢。困,有言不信。

두 큰 나라 사이에 낀 적이 위협에 눌려 따르거든, 나는 형세를 빌려 준다. 곤(困)이니, 말해도 믿지 않는다.

협주 1

假地用兵之舉,非巧言可誑,必其勢不受一方之脅從,則將受雙方之夾擊。如此境況之際,敵必迫之以威,我則誑之以不害,利其幸存之心,速得全勢,彼將不能自陣,故不戰而滅之矣。如:晉侯假道於虞以伐虢,晉滅虢,虢公丑奔京師,師還,襲虞滅之。

길을 빌려 군사를 쓰는 일은 교묘한 말로 속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그 형세가 한쪽의 위협을 받지 않으면 양쪽의 협공을 받을 처지라야 한다. 이런 지경에서는 적이 반드시 위엄으로 다그치니, 나는 해치지 않겠다고 달래어 요행히 살아남으려는 마음을 이용해 재빨리 온 형세를 얻으면, 저들은 스스로 진을 칠 수 없으니 싸우지 않고 멸할 수 있다. 진(晉) 헌공이 우(虞)에서 길을 빌려 괵(虢)을 치고, 괵을 멸하자 괵공 추는 경사로 달아났으며, 군사가 돌아오는 길에 우를 습격해 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