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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전계並戰計

삼십육계 三十六計 · 작자 미상 (단도제에 가탁) · 명말청초 무렵 집성 · 단락 6 · 한자 121자 · 낭독 0.5분

「삼십육계」 한 권 「병전계」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서른여섯 계책 가운데 달아나는 것이 상책」의 그 서른여섯 계책. 만천과해에서 주위상책까지, 계책마다 주역의 괘사로 뼈대를 세우고 안어(按語)로 실전 사례를 붙였다. 손자병법과 나란히 읽는 병법의 다른 한 축이다.

1제25계 투량환주 — 대들보를 훔쳐 기둥과 바꾸다

頻更其陣,抽其勁旅,待其自敗,而後乘之,曳其輪也。

자주 그 진을 바꾸게 하여 정예를 빼내고, 절로 무너지기를 기다려 그 틈을 탄다. 수레바퀴를 끌어 멈추는 것이다.

협주 1

陣有縱橫,天衡為樑,地軸為柱。樑柱以精兵為之,故觀其陣,則知精兵之所在。共戰他敵時,頻更其陣,暗中抽換其精兵,或竟代其為樑柱;勢成陣塌,遂兼其兵。並此敵以擊他敵之首策也。

진에는 세로와 가로가 있으니, 천형(天衡)이 대들보요 지축(地軸)이 기둥이다. 대들보와 기둥은 정예로 세우므로 그 진을 보면 정예가 있는 곳을 안다. 함께 다른 적과 싸울 때 자주 그 진을 바꾸게 하여 몰래 그 정예를 빼돌리거나 아예 그 대들보와 기둥을 대신 서 주면, 형세가 이루어져 진이 무너지고 드디어 그 군사를 아우른다. 이 적을 아울러 다른 적을 치는 첫째 계책이다.

2제26계 지상매괴 — 뽕나무를 가리키며 홰나무를 꾸짖다

大凌小者,警以誘之。剛中而應,行險而順。

큰 것이 작은 것을 누를 때는 경계하여 이끈다. 굳셈이 가운데 있어 응하고, 험하게 행하되 순리를 따른다.

협주 1

率數未服者以對敵,若策之不行,而利誘之,又反啟其疑;於是故為自誤,責他人之失,以暗警之。警之者,反誘之也:此蓋以剛險驅之也。或曰:此遣將之法也。

복종하지 않는 무리를 거느리고 적을 상대할 때, 계책이 서지 않는다고 이익으로 꾀면 도리어 의심만 일으킨다. 이에 짐짓 제 잘못인 체하며 남의 허물을 꾸짖어 넌지시 경계한다. 경계함은 뒤집어 이끄는 것이니, 이는 대개 굳셈과 험함으로 모는 것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이는 장수 부리는 법이다.

3제27계 가치부전 — 어리석은 체하되 미친 체하지 않다

寧偽作不知不為,不偽作假知妄為。靜不露機,雲雷屯也。

차라리 모르는 체, 하지 않는 체할지언정, 아는 체하며 망령되이 움직이지 말라. 고요히 기미를 드러내지 않음은 구름 속 우레가 서린 둔(屯)이다.

협주 1

假作不知而實知,假作不為而實不可為,或將有所為。司馬懿之假病昏以誅曹爽,受巾幗假請命以老蜀兵,所以成功;姜維九伐中原,明知不可為而妄為之,則似癡矣,所以破滅。兵書曰:「故善戰者之勝也,無智名,無勇功。」當其機未發時,靜屯似癡;若假癲,則不但露機,則亂動而群疑。故假痴者勝,假癲者敗。或日:假痴可以對敵,並可以用兵。宋代,南俗尚鬼。狄青征儂智高時,大兵始出桂林之南,因佯祝曰:「勝負無以為據。」乃取百錢自持,與神約,果大捷,則投此錢盡錢面也。左右諫止,儻不如意,恐沮軍,青不聽。萬眾方聳視,已而揮手一擲,百錢旨面。於是舉兵歡呼,聲震林野,青亦大喜;顧左右,取百丁(釘)來,即隨錢疏密,布地而帖丁(釘)之,加以青紗籠,手自封焉。曰:「俟凱旋,當酬神取錢。」其後平邕州還師,如言取錢,幕府士大夫共祝視,乃兩面錢也。

모르는 체하나 실은 알고, 하지 않는 체하나 실은 할 수 없거나 장차 하려는 것이다. 사마의가 병들어 정신 놓은 체하여 조상을 벤 것과, 부인의 수건을 받고도 짐짓 명을 청하며 촉군을 지치게 한 것은 그래서 성공했고, 강유가 아홉 번 중원을 치며 안 될 줄 뻔히 알면서 망령되이 움직인 것은 어리석음 같으니 그래서 무너졌다. 병서에 「잘 싸우는 자의 이김에는 슬기로운 이름도 용감한 공도 없다」 하였다. 그 기미가 아직 트이지 않았을 때는 고요히 진 치고 어리석은 듯이 하라. 미친 체하면 기미를 드러낼 뿐 아니라 함부로 움직여 뭇 의심을 산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체하는 자는 이기고 미친 체하는 자는 진다. 어떤 이는 말한다. 어리석은 체함은 적을 상대하는 데도 군사를 부리는 데도 쓸 수 있다. 송나라 때 남쪽 풍속은 귀신을 숭상했다. 적청이 농지고를 칠 때 대군이 계림 남쪽을 갓 나서자 짐짓 빌었다. 「승부를 기약할 수 없다.」 이에 동전 백 닢을 손에 들고 신과 약속하기를, 크게 이길 것이면 던진 돈이 다 앞면이 되게 해 달라 하였다. 좌우가 말렸다 — 뜻대로 안 되면 군사의 사기가 꺾일까 두렵다고. 청이 듣지 않았다. 만 사람이 바야흐로 곤두서 보는데 손을 휘둘러 한 번 던지니 백 닢이 다 앞면이었다. 이에 온 군사가 환호하여 소리가 숲과 들을 흔들었고 청도 크게 기뻐하며, 좌우를 돌아보아 못 백 개를 가져오게 하여 돈이 놓인 자리대로 땅에 박아 붙이고 푸른 깁으로 덮어 손수 봉하며 「개선하거든 신께 사례하고 돈을 거두리라」 하였다. 그 뒤 옹주를 평정하고 군사를 돌려 말대로 돈을 거두니, 막부의 사대부들이 함께 들여다보매 곧 양면이 다 앞면인 돈이었다.

4제28계 상옥추제 — 지붕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우다

假之以便,唆之使前,斷其援應,陷之死地。遇毒,位不當也。

짐짓 편의를 주어 앞으로 나가도록 부추긴 뒤, 응원을 끊어 죽을 땅에 빠뜨린다. 독을 만남은 자리가 마땅치 않은 것이다.

협주 1

唆者,利使之也。利使之而不先為之便,或猶且不行。故抽梯之局,須先置梯,或示之梯。如:慕容垂、姚萇諸人慫秦苻堅侵晉,以乘機自起。

부추김은 이익으로 부리는 것이다. 이익으로 부리면서 먼저 편의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오히려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그러므로 사다리를 치우는 판은 먼저 사다리를 놓아 주거나 사다리를 보여 주어야 한다. 모용수와 요장 등이 진(秦)의 부견을 부추겨 진(晉)을 침노하게 하고 그 틈을 타 스스로 일어난 것이 그것이다.

5제29계 수상개화 — 나무 위에 꽃을 피우다

借局布勢,力小勢大。鴻漸於陸,其羽可用為儀也。

판을 빌려 형세를 벌이면 힘이 작아도 기세는 크다. 기러기가 뭍에 내려앉으니 그 깃이 의장(儀裝)이 될 만하다.

협주 1

此樹根本無花而樹則可以有花,剪綵貼之,不細察者不易覺,使花與樹交相輝映,而成玲瓏全局也。此蓋布精兵於友軍之陣,完其勢以威敵也。

이 나무에는 본디 꽃이 없으나 나무에는 꽃이 있을 수 있으니, 비단을 잘라 붙이면 자세히 살피지 않는 자는 알아채기 어렵고, 꽃과 나무가 서로 어우러져 영롱한 판을 이룬다. 이는 대개 정예를 우군의 진에 벌여 그 형세를 온전하게 꾸며 적을 위압하는 것이다.

6제30계 반객위주 — 손이 도리어 주인이 되다

乘隙插足,扼其主機,漸之進也。

틈을 타 발을 들이밀고 그 중심 기틀을 쥐니, 차츰 나아가는 것이다.

협주 1

為人驅使者為奴,為人尊處者為客,不能立足者為暫客,能立足者為久客,客久而不能主事者為賤客,能主事則可漸握機要,而為主矣。故反客為主之局:第一步須爭客位;第二步須乘隙;第三步須插足;第四足須握機;第五步乃成功。為主,則並人之軍矣;此漸進之陰謀也。如李淵書尊李密,密卒以敗;漢高視勢未敵項羽之先,卑事項羽,使其見信,而漸以侵其勢,至垓下一役,一舉亡之。

남에게 부림받는 자는 종이요, 남에게 높임받는 자는 손이다. 발붙이지 못하는 자는 잠깐 손이요, 발붙일 수 있는 자는 오랜 손이며, 손으로 오래 있으면서 일을 주관하지 못하는 자는 천한 손이요, 일을 주관할 수 있으면 차츰 기틀을 쥐어 주인이 된다. 그러므로 반객위주의 판은, 첫걸음은 손의 자리를 다투고, 둘째 걸음은 틈을 타고, 셋째 걸음은 발을 들이밀고, 넷째 걸음은 기틀을 쥐고, 다섯째 걸음에 이룬다. 주인이 되면 남의 군사를 아우르니, 이는 차츰 나아가는 음모다. 이연이 글로 이밀을 높이니 밀이 끝내 그로써 패했고, 한 고조는 형세가 아직 항우에 못 미칠 때는 항우를 낮추어 섬겨 믿음을 얻고 차츰 그 형세를 잠식하다가, 해하 한 싸움에 단번에 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