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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계敗戰計

삼십육계 三十六計 · 작자 미상 (단도제에 가탁) · 명말청초 무렵 집성 · 단락 6 · 한자 128자 · 낭독 0.5분

「삼십육계」 한 권 「패전계」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서른여섯 계책 가운데 달아나는 것이 상책」의 그 서른여섯 계책. 만천과해에서 주위상책까지, 계책마다 주역의 괘사로 뼈대를 세우고 안어(按語)로 실전 사례를 붙였다. 손자병법과 나란히 읽는 병법의 다른 한 축이다.

1제31계 미인계 — 미인을 쓰다

兵強者,攻其將;兵智者,伐其情。將弱兵頹,其勢自萎。利用御寇,順相保也。

군사가 강하거든 그 장수를 치고, 장수가 슬기롭거든 그 정(情)을 친다. 장수가 약해지고 군사가 무너지면 그 형세는 절로 시든다. 막는 힘을 이용하니, 순리로 서로 지키는 것이다.

협주 1

兵強將智,不可以敵,勢必事先。事之以土地,以增其勢,如六國之事秦:策之最下者也。事之以幣帛,以增其富,如宋之事遼金:策之下者也。惟事以美人,以佚其志,以弱其體,以增其下怨。如勾踐以西施重寶取悅夫差,乃可轉敗為勝。

군사가 강하고 장수가 슬기로우면 맞설 수 없으니 형세상 반드시 섬겨야 한다. 땅으로 섬겨 그 형세를 키워 줌은 여섯 나라가 진(秦)을 섬긴 것과 같으니 가장 낮은 계책이요, 폐백으로 섬겨 그 부를 키워 줌은 송나라가 요·금을 섬긴 것과 같으니 낮은 계책이다. 오직 미인으로 섬겨 그 뜻을 풀어지게 하고 그 몸을 약하게 하며 그 아랫사람들의 원망을 키우는 것 — 구천이 서시와 보물로 부차를 기쁘게 하고서야 패배를 승리로 돌릴 수 있었던 것과 같다.

2제32계 공성계 — 빈 성을 열어 두다

虛者虛之,疑中生疑;剛柔之際,奇而復奇。

빈 것을 비워 보이면 의심 속에 의심이 난다. 굳셈과 부드러움이 갈리는 즈음이니, 기이하고 또 기이한 것이다.

협주 1

虛虛實實,兵無常勢。虛而示虛,諸葛而後,不乏其人。如吐蕃陷瓜州,王君煥死,河西惱懼。以張守圭為瓜州刺史,領餘眾,方復築州城。版干裁立,敵又暴至。略無守御之具。城中相顧失色,莫有鬥志。守圭日:「徒眾我寡,又瘡痍之後,不可以矢石相持,須以權道制之。」乃於城上,置酒作樂,以會將士。敵疑城中有備,不敢攻而退。又如齊祖廷為北徐州刺史,至州,會有陳寇,百姓多反。廷不關城門。守陴者,皆令下城,靜座街巷,禁斷行人雞犬。賊無所見聞,不測所以,或疑人走城空,不設警備。廷復令大叫,鼓噪聒天,賊大驚,頓時走散。

헛것과 실한 것이 섞이니 군사에는 정해진 형세가 없다. 비었으면서 빈 것을 보이는 일은 제갈량 뒤로도 그런 사람이 적지 않다. 토번이 과주를 함락시켜 왕군환이 죽자 하서가 두려워 떨었다. 장수규를 과주자사로 삼아 남은 무리를 거느리고 바야흐로 주성을 다시 쌓는데, 판축 틀이 겨우 서자 적이 또 갑자기 이르렀다. 지킬 기구가 하나도 없어 성안이 서로 돌아보며 낯빛을 잃고 싸울 뜻이 없었다. 수규가 「저들은 많고 우리는 적으며 또 상처 입은 뒤라, 화살과 돌로 맞설 수 없으니 권도로 제압해야 한다」 하고, 이에 성 위에 술자리를 차리고 풍악을 울리며 장사들과 모였다. 적이 성안에 방비가 있는가 의심하여 감히 치지 못하고 물러갔다. 또 제나라 조정(祖珽)이 북서주자사가 되어 주에 이르렀을 때 마침 진(陳)의 도적이 들어 백성이 많이 배반했다. 정은 성문을 닫지 않고, 성가퀴 지키는 자들을 다 성에서 내려오게 하여 거리에 고요히 앉히고 행인과 닭과 개 소리를 끊게 했다. 도적이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없어 까닭을 헤아리지 못하고, 사람이 달아나 성이 비었는가 의심하여 경비를 두지 않았다. 정이 다시 크게 소리치게 하니 북소리와 함성이 하늘을 뒤흔들매, 도적이 크게 놀라 삽시간에 흩어져 달아났다.

3제33계 반간계 — 적의 간자를 되돌려 쓰다

疑中之疑。比之自內,不自失也。

의심 속의 의심이다. 견줌이 안에서 나오니, 저를 잃지 않는 것이다.

협주 1

間者,使敵自相疑忌也;反間者,因敵之間而間之也。如燕昭王薨,惠王自為太子時,不快於樂毅。田單乃縱反間曰:「樂毅與燕王有隙,畏誅,欲連兵王齊,齊人未附。故且緩攻即墨,以待其事。齊人唯恐他將來,即墨殘矣。」惠王聞之,即使騎劫代將,毅遂奔趙。又如周瑜利用曹操間諜,以間其將;陳平以金縱反間於楚軍,間范增,楚王疑而去之。亦疑中之疑之局也。

간(間)이란 적이 저희끼리 의심하고 시기하게 만드는 것이요, 반간(反間)이란 적의 간자를 이용해 도리어 이간하는 것이다. 연 소왕이 죽자 혜왕은 태자 시절부터 악의를 못마땅해했다. 전단이 이에 반간을 놓아 말하였다. 「악의는 연왕과 틈이 있어 죽임당할까 두려워 군사를 잇대어 제나라에서 왕 노릇 하고자 하는데, 제나라 사람들이 아직 붙지 않으므로 우선 즉묵 공격을 늦추며 그 일을 기다린다. 제나라 사람들은 다른 장수가 올까만 두려워한다. 그러면 즉묵은 결딴난다.」 혜왕이 듣고 곧 기겁으로 장수를 갈게 하니 악의가 드디어 조나라로 달아났다. 또 주유는 조조의 간첩을 이용해 그 장수들을 이간했고, 진평은 금으로 초군에 반간을 놓아 범증을 이간하니 초왕이 의심하여 그를 버렸다. 역시 의심 속의 의심의 판이다.

4제34계 고육계 — 제 살을 도려 믿게 하다

人不自害,受害必真;假真真假,間以得行。童蒙之吉,順以巽也。

사람은 제 몸을 해치지 않으니, 해를 입었다면 반드시 참이라 여긴다. 거짓을 참으로, 참을 거짓으로 하면 이간이 행해진다. 어린아이의 길함은 순하게 따름이다.

협주 1

間者,使敵人相疑也;反間者,因敵人之疑,而實其疑也;苦肉計者,蓋假作自間以間人也。凡遣與己有隙者以誘敵人,約為響應,或約為共力者,皆苦肉計之類也。如:鄭武公伐胡而先以女妻胡君,並戮關其思;韓信下齊而驪生遭烹。

간이란 적이 서로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요, 반간이란 적의 의심을 이용해 그 의심을 실하게 만드는 것이요, 고육계란 짐짓 제 속을 이간당한 체하여 남을 이간하는 것이다. 무릇 저와 틈이 있는 자를 보내 적을 꾀고, 내응을 약속하거나 힘을 합치기로 약속하는 것이 다 고육계의 갈래다. 정 무공이 호(胡)를 치려고 먼저 딸을 호군(胡君)에게 시집보내고 아울러 관기사를 죽인 것과, 한신이 제를 칠 때 역이기가 삶겨 죽은 것이 그것이다.

5제35계 연환계 — 고리를 이어 묶다

將多兵眾,不可以敵,使其自累,以殺其勢。在師中吉,承天寵也。

장수가 많고 군사가 무리이면 맞서 칠 수 없으니, 저희끼리 얽매이게 하여 그 기세를 죽인다. 군사 가운데 있어 길함은 하늘의 총애를 받는 것이다.

협주 1

龐統使曹操戰艦勾連,而後縱火焚之,使不得脫。則連環計者,其結在使敵自累,而後圖之。蓋一計累敵,一計攻敵,兩計扣用,以摧強勢也。如宋畢再遇嘗引敵與戰,且前且卻,至於數四。視日已晚,乃以香料煮黑豆,布地上。復前搏戰,佯敗走。敵乘勝追逐。其馬已饑,聞豆香,乃就食,鞭之不前。遇率師反攻,遂大勝。皆連環之計也。

방통이 조조의 싸움배들을 고리로 잇게 한 뒤에 불을 놓아 태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연환계란 그 요체가 적이 저희끼리 얽매이게 만든 뒤에 도모하는 데 있다. 대개 한 계책으로 적을 얽고 한 계책으로 적을 치니, 두 계책을 맞물려 써서 강한 형세를 꺾는 것이다. 송나라 필재우가 일찍이 적을 끌어 싸우며 나아갔다 물러났다 하기를 서너 차례, 날이 이미 저묾을 보고 향료를 넣어 삶은 검은 콩을 땅에 뿌려 두고, 다시 나아가 싸우다 짐짓 져서 달아났다. 적이 이긴 김에 쫓는데 그 말들이 이미 주렸는지라 콩 냄새를 맡자 먹으려 들어 채찍질해도 나아가지 않았다. 재우가 군사를 돌려 되치니 드디어 크게 이겼다. 다 연환의 계책이다.

6제36계 주위상책 — 달아나는 것이 상책이다

全師避敵。左次無咎,未失常也。

온 군사로 적을 피한다. 물러나 진 침에 허물이 없으니, 떳떳함을 잃지 않은 것이다.

협주 1

敵勢全勝,我不能戰,則必降,必和,必走。降則全敗,和則半敗,走則未敗。未敗者,勝之轉機也。如宋畢再遇與金人對壘,度金兵至者日眾,難與爭鋒。一夕拔營去,留旗幟於營,縛生羊懸之,置其前二足於鼓上,羊不堪懸,則足擊鼓有聲。金人不覺為空營,相持數日,乃覺,欲追之,則已遠矣。可謂善走者矣!

적의 형세가 온전히 우세하여 내가 싸울 수 없으면, 항복하거나 화친하거나 달아나야 한다. 항복하면 온전히 지는 것이요, 화친하면 반쯤 지는 것이요, 달아나면 아직 지지 않은 것이다. 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김의 돌쩌귀다. 송나라 필재우가 금나라 사람과 맞설 때, 금군이 날로 불어 칼끝을 다투기 어려움을 헤아렸다. 하룻밤에 진영을 뽑아 떠나며 깃발을 진영에 남기고 산 양을 매달아 그 앞다리 둘을 북 위에 두니, 양이 매달림을 견디지 못해 발로 북을 치니 소리가 났다. 금나라 사람들이 빈 진영인 줄 모르고 며칠을 대치하다가 그제야 알아채고 쫓으려 하니 이미 멀어진 뒤였다. 잘 달아나는 자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