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霸篇
國者,天下之利用也;人主者,天下之利埶也。得道以持之,則大安也,大榮也,積美之源也;不得道以持之,則大危也,大累也,有之不如無之;及其綦也,索為匹夫不可得也,齊湣、宋獻是也。故人主天下之利埶也,然而不能自安也,安之者必將道也。
나라란 천하의 이로운 그릇이요 임금이란 천하의 이로운 형세다. 도를 얻어 이를 지니면 크게 편안하고 크게 영광스러워 아름다움을 쌓는 근원이 되고, 도를 얻지 못하고 이를 지니면 크게 위태롭고 크게 얽매여 가진 것이 없느니만 못하며, 그 끝에 이르러서는 필부 되기를 구해도 얻을 수 없다. 제 민왕과 송 헌왕이 이들이다. 그러므로 임금은 천하의 이로운 형세이나 능히 스스로 편안하지 못하니, 이를 편안히 하는 것은 반드시 도다.
故用國者,義立而王,信立而霸,權謀立而亡。--三者明主之所謹擇也,仁人之所務白也。絜國以呼禮義,而無以害之,行一不義,殺一無罪,而得天下,仁者不為也。擽然扶持心國,且若是其固也。之所與為之者,之人則舉義士也;之所以為布陳於國家刑法者,則舉義法也;主之所極然帥群臣而首鄉之者,則舉義志也。如是則下仰上以義矣,是綦定也;綦定而國定,國定而天下定。仲尼無置錐之地,誠義乎志意,加義乎身行,箸之言語,濟之日,不隱乎天下,名垂乎後世。今亦以天下之顯諸侯,誠義乎志意,加義乎法則度量,箸之以政事,案申重之以貴賤殺生,使襲然終始猶一也。如是,則夫名聲之部發於天地之間也,豈不如日月雷霆然矣哉!故曰:以國齊義,一日而白,湯武是也。湯以亳,武王以鄗,皆百里之地也,天下為一,諸侯為臣,通達之屬,莫不從服,無它故焉,以義濟矣。--是所謂義立而王也。
그러므로 나라를 쓰는 이는 옳음이 서면 왕 노릇 하고, 미더움이 서면 으뜸이 되고, 권세와 꾀가 서면 없어진다. 이 셋은 밝은 임금이 삼가 가리는 바요 어진 사람이 밝히기에 힘쓰는 바다.
나라를 들어 예와 옳음을 부르고 이를 해칠 것이 없어, 한 가지 옳지 않은 일을 행하고 한 죄 없는 이를 죽여 천하를 얻는대도 어진 이는 하지 않는다. 굳세게 마음과 나라를 붙듦이 또한 이처럼 단단하다.
더불어 함께하는 사람은 다 옳은 선비를 들고, 나라에 형법으로 펴 벌이는 것은 다 옳은 법을 들고, 임금이 지극히 뭇 신하를 거느리고 앞장서 향하는 것은 다 옳은 뜻을 든다. 이와 같으면 아래가 위를 옳음으로 우러르니 이것이 터가 정해짐이다. 터가 정해지면 나라가 정해지고 나라가 정해지면 천하가 정해진다.
중니는 송곳 꽂을 땅도 없었으나 뜻에 참으로 옳고 몸가짐에 옳음을 더하고 말에 이를 드러내어, 이룬 날에 천하에 숨지 않고 이름이 뒷세상에 드리웠다.
이제 천하의 드러난 제후로서 뜻에 참으로 옳고 법과 도량에 옳음을 더하고 정사로 이를 드러내며 귀하고 천함과 죽이고 살림으로 거듭 무겁게 하여, 겹겹이 처음과 끝이 오히려 하나 같게 한다면, 무릇 그 이름과 소리가 하늘과 땅 사이에 퍼짐이 어찌 해와 달과 우레 같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이르기를, 나라로 옳음을 가지런히 하면 하루에 밝아진다 하니 탕임금과 무왕이 이들이다. 탕임금은 박(亳)으로, 무왕은 호(鄗)로 하였으니 다 백 리 땅이었는데 천하가 하나 되고 제후가 신하가 되어 통하는 무리가 좇아 굴복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다른 까닭이 없다. 옳음으로 이룬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옳음이 서서 왕 노릇 한다는 것이다.
德雖未至也,義雖未濟也,然而天下之理略奏矣,刑賞已諾信乎天下矣,臣下曉然皆知其可要也。政令已陳,雖睹利敗,不欺其民;約結已定,雖睹利敗,不欺其與。如是,則兵勁城固,敵國畏之;國一綦明,與國信之;雖在僻陋之國,威動天下,五伯是也。非本政教也,非致隆高也,非綦文理也,非服人之心也,鄉方略,審勞佚,謹畜積,脩戰備,齺然上下相信,而天下莫之敢當。故齊桓、晉文、楚莊、吳闔閭、越勾踐,是皆僻陋之國也,威動天下,彊殆中國,無它故焉,略信也。--是所謂信立而霸也。
덕이 비록 아직 이르지 못하고 옳음이 비록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어도, 천하의 이치가 얼추 아뢰어지고 형벌과 상과 이미 허락한 것이 천하에 미더워 신하 아래가 환히 다 그것이 요긴히 할 만함을 안다.
정사와 명이 이미 펴지매 비록 이롭고 해로움을 보아도 그 백성을 속이지 않고, 언약이 이미 정해지매 비록 이롭고 해로움을 보아도 그 함께하는 이를 속이지 않는다. 이와 같으면 군사가 굳세고 성이 튼튼하여 적국이 두려워하고, 나라가 하나 되어 터가 밝아 함께하는 나라가 미더워한다. 비록 궁벽한 나라에 있어도 위엄이 천하를 움직이니 다섯 패자가 이들이다.
정사와 가르침에 밑동을 둔 것도 아니요, 높음을 이룬 것도 아니요, 무늬와 이치를 다한 것도 아니요, 사람의 마음을 굴복시킨 것도 아니다. 방략을 향하고 수고로움과 편안함을 살피고 쌓아 둠을 삼가고 싸울 채비를 닦아 어긋남 없이 위아래가 서로 미더우니 천하가 아무도 감히 맞서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제 환공과 진 문공과 초 장왕과 오 합려와 월 구천은 다 궁벽한 나라였는데 위엄이 천하를 움직이고 굳세기가 중원을 위태롭게 하였으니 다른 까닭이 없다. 얼추 미더웠던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미더움이 서서 으뜸이 된다는 것이다.
絜國以呼功利,不務張其義,齊其信,唯利之求,內則不憚詐其民,而求小利焉;外則不憚詐其與,而求大利焉,內不脩正其所以有,然常欲人之有。如是,則臣下百姓莫不以詐心待其上矣。上詐其下,下詐其上,則是上下析也。如是,則敵國輕之,與國疑之,權謀日行,而國不免危削,綦之而亡,齊閔、薛公是也。故用彊齊,非以修禮義也,非以本政教也,非以一天下也,綿綿常以結引馳外為務。故彊、南足以破楚,西足以詘秦,北足以敗燕,中足以舉宋。及以燕趙起而攻之,若振槁然,而身死國亡,為天下大戮,後世言惡,則必稽焉。是無它故焉,唯其不由禮義,而由權謀也。
나라를 들어 공과 이로움을 부르고 그 옳음을 펴고 그 미더움을 가지런히 하기에 힘쓰지 않으며 오직 이로움만 구하여, 안으로는 그 백성 속이기를 꺼리지 않고 작은 이로움을 구하고 밖으로는 그 함께하는 이 속이기를 꺼리지 않고 큰 이로움을 구하며, 안으로 제가 가진 바를 닦아 바로잡지 않으면서 늘 남이 가진 것을 바란다.
이와 같으면 신하 아래와 백성이 속이는 마음으로 그 위를 대하지 않는 이가 없다. 위가 그 아래를 속이고 아래가 그 위를 속이면 이는 위아래가 갈라진 것이다. 이와 같으면 적국이 그를 가벼이 여기고 함께하는 나라가 그를 의심하며 권세와 꾀가 날로 행해져 나라가 위태롭고 깎임을 면하지 못하고 끝에 가서는 없어진다. 제 민왕과 설공이 이들이다.
그러므로 굳센 제나라를 쓰되 예와 옳음을 닦지 않고 정사와 가르침에 밑동을 두지 않고 천하를 하나로 하려 하지 않으며, 이어 늘 밖으로 얽어 끌고 달리기를 힘썼다. 그러므로 굳세어 남으로는 초나라를 깨뜨리기에 넉넉하고 서로는 진나라를 굽히기에 넉넉하고 북으로는 연나라를 지우기에 넉넉하고 가운데로는 송나라를 들기에 넉넉하였다. 그러다 연나라와 조나라가 일어나 치매 마른 것을 떨치듯 하여 몸이 죽고 나라가 없어져 천하의 큰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뒷세상이 악함을 말하면 반드시 여기를 상고한다. 이는 다른 까닭이 없다. 오직 예와 옳음을 말미암지 않고 권세와 꾀를 말미암았기 때문이다.
三者明主之所以謹擇也,而仁人之所以務白也。善擇者制人,不善擇者人制之。
이 셋은 밝은 임금이 삼가 가리는 바요 어진 사람이 밝히기에 힘쓰는 바다. 잘 가리는 이는 남을 마름질하고 잘 가리지 못하는 이는 남에게 마름질당한다.
國者、天下之大器也,重任也,不可不善為擇所而後錯之,錯險則危;不可不善為擇道然後道之,涂薉則塞;危塞則亡。彼國錯者,非封焉之謂也,何法之道,誰子之與也。故道王者之法,與王者之人為之,則亦王;道霸者之法,與霸者之人為之,則亦霸;道亡國之法,與亡國之人為之,則亦亡。--三者明主之所以謹擇也,而仁人之所以務白也。
나라란 천하의 큰 그릇이요 무거운 짐이니 잘 자리를 가려 놓지 않을 수 없다. 험한 데 놓으면 위태롭다. 잘 길을 가려 인도하지 않을 수 없다. 길이 거칠면 막힌다. 위태롭고 막히면 없어진다.
저 나라를 놓는다는 것은 봉하여 준다는 말이 아니라 어떤 법을 길로 삼고 누구와 함께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므로 왕 노릇 하는 이의 법을 길로 삼고 왕 노릇 하는 이의 사람과 함께하면 또한 왕 노릇 하고, 으뜸 되는 이의 법을 길로 삼고 으뜸 되는 이의 사람과 함께하면 또한 으뜸이 되고, 없어질 나라의 법을 길로 삼고 없어질 나라의 사람과 함께하면 또한 없어진다. 이 셋은 밝은 임금이 삼가 가리는 바요 어진 사람이 밝히기에 힘쓰는 바다.
故國者、重任也,不以積持之則不立。故國者,世所以新者也,是憚,憚、非變也,改王改行也。故一朝之日也,一日之人也,然而厭焉有千歲之國,何也?曰:援夫千歲之信法以持之也,安與夫千歲之信士為之也。人無百歲之壽,而有千歲之信士,何也?曰:以夫千歲之法自持者,是乃千歲之信士矣。故與積禮義之君子為之則王,與端誠信全之士為之則霸,與權謀傾覆之人為之則亡。--三者明主之所以謹擇也,仁人之所以務白也。善擇之者制人,不善擇之者人制之。
그러므로 나라란 무거운 짐이니 쌓음으로 지니지 않으면 서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라란 세상이 새로 하는 바이니 이것이 갈아듦이다. 갈아듦이란 달라짐이 아니라 왕을 고치고 행함을 고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루아침의 날이요 하루의 사람인데 넉넉히 천 해 가는 나라가 있으니 어째서인가. 말하기를, 저 천 해 가는 미더운 법을 끌어다 지니고 저 천 해 가는 미더운 선비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백 해의 목숨이 없는데 천 해 가는 미더운 선비가 있으니 어째서인가. 말하기를, 저 천 해 가는 법으로 스스로를 지니는 이는 곧 천 해 가는 미더운 선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와 옳음을 쌓은 군자와 함께하면 왕 노릇 하고, 바르고 참되고 미덥고 온전한 선비와 함께하면 으뜸이 되고, 권세와 꾀로 기울어 엎는 사람과 함께하면 없어진다. 이 셋은 밝은 임금이 삼가 가리는 바요 어진 사람이 밝히기에 힘쓰는 바다. 잘 가리는 이는 남을 마름질하고 잘 가리지 못하는 이는 남에게 마름질당한다.
彼持國者,必不可以獨也,然則彊固榮辱在於取相矣。身能相能,如是者王,身不能,知恐懼而求能者,如是者彊;身不能,不知恐懼而求能者,安唯便僻左右親比己者之用,如是者危削;綦之而亡。國者,巨用之則大,小用之則小;綦大而王,綦小而亡,小巨分流者存。巨用之者,先義而後利,安不卹親疏,不卹貴賤,唯誠能之求,夫是之謂巨用之。小用之者,先利而後義,安不卹是非,不治曲直,唯便僻親比己者之用,夫是之謂小用之。巨用之者若彼,小用之者若此,小巨分流者,亦一若彼,一若此也。故曰:「粹而王,駁而霸,無一焉而亡。」此之謂也。
저 나라를 지니는 이는 반드시 홀로 할 수 없다. 그러면 굳세고 튼튼하고 영광스럽고 욕됨이 재상 취하는 데 있다.
제 몸이 능하고 재상이 능하면 이런 이는 왕 노릇 하고, 제 몸이 능하지 못하되 두려워할 줄 알아 능한 이를 구하면 이런 이는 굳세고, 제 몸이 능하지 못하고 두려워할 줄 몰라 능한 이를 구하지 않으며 다만 편벽되고 곁에서 저와 친한 이만 쓰면 이런 이는 위태롭고 깎이며 끝에 가서는 없어진다.
나라란 크게 쓰면 크고 작게 쓰면 작으니, 크기를 다하면 왕 노릇 하고 작기를 다하면 없어지며 작고 큼이 갈려 흐르는 이는 남는다.
크게 쓰는 이는 옳음을 먼저 하고 이로움을 뒤로 하며, 친하고 먼 것을 돌아보지 않고 귀하고 천함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참으로 능한 이만 구하니 무릇 이를 크게 쓴다 한다. 작게 쓰는 이는 이로움을 먼저 하고 옳음을 뒤로 하며, 옳고 그름을 돌아보지 않고 굽고 곧음을 다스리지 않고 오직 편벽되고 저와 친한 이만 쓰니 무릇 이를 작게 쓴다 한다.
크게 쓰는 이가 저와 같고 작게 쓰는 이가 이와 같으며, 작고 큼이 갈려 흐르는 이는 또한 하나는 저와 같고 하나는 이와 같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순수하면 왕 노릇 하고 섞이면 으뜸이 되고 하나도 없으면 없어진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國無禮則不正。禮之所以正國也,譬之:猶衡之於輕重也,猶繩墨之於曲直也,猶規矩之於方圓也,既錯之而人莫之能誣也。詩云:「如霜雪之將將,如日月之光明,為之則存,不為則亡。」此之謂也。
나라에 예가 없으면 바르지 않다. 예가 나라를 바로잡는 것은 비유하면 저울이 가볍고 무거움에 대한 것 같고, 먹줄이 굽고 곧음에 대한 것 같고, 그림쇠와 곱자가 모나고 둥긂에 대한 것 같아, 이미 놓아 두면 아무도 속일 수 없다. 「시」에 이르기를 「서리와 눈이 쟁쟁한 듯 해와 달이 빛나는 듯, 하면 남고 하지 않으면 없어지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國危則無樂君,國安則無憂民。亂則國危,治則國安。今君人者,急逐樂而緩治國,豈不過甚矣哉!譬之是由好聲色,而恬無耳目也,豈不哀哉!夫人之情,目欲綦色,耳欲綦聲,口欲綦味,鼻欲綦臭,心欲綦佚。--此五綦者,人情之所必不免也。養五綦者有具。無其具,則五綦者不可得而致也。萬乘之國,可謂廣大富厚矣,加有治辨彊固之道焉,若是則恬愉無患難矣,然後養五綦之具具也。故百樂者,生於治國者也;憂患者,生於亂國者也。急逐樂而緩治國者,非知樂者也。故明君者,必將先治其國,然後百樂得其中。闇君者,必將急逐樂而緩治國,故憂患不可勝校也,必至於身死國亡然後止也,豈不哀哉!將以為樂,乃得憂焉;將以為安,乃得危焉;將以為福,乃得死亡焉,豈不哀哉!於乎!君人者,亦可以察若言矣。故治國有道,人主有職。若夫貫日而治詳,一日而曲列之,是所使夫百吏官人為也,不足以是傷游玩安燕之樂。若夫論一相以兼率之,使臣下百吏莫不宿道鄉方而務,是夫人主之職也。若是則一天下,名配堯禹。之主者,守至約而詳,事至佚而功,垂衣裳,不下簟席之上,而海內之人莫不願得以為帝王。夫是之謂至約,樂莫大焉。
나라가 위태로우면 즐거운 임금이 없고 나라가 편안하면 근심하는 백성이 없다. 어지러우면 나라가 위태롭고 다스려지면 나라가 편안하다.
이제 사람을 다스리는 이가 즐거움 좇기를 급히 하고 나라 다스리기를 느슨히 하니 어찌 지나침이 심하지 않은가. 비유하면 이는 소리와 빛깔을 좋아하면서 귀와 눈이 없어도 태연한 것과 같으니 어찌 슬프지 않은가.
무릇 사람의 정은 눈이 빛깔을 다하고자 하고 귀가 소리를 다하고자 하고 입이 맛을 다하고자 하고 코가 냄새를 다하고자 하고 마음이 편안함을 다하고자 한다. 이 다섯 다함은 사람의 정이 반드시 면하지 못하는 바다. 다섯 다함을 기르는 데는 갖춤이 있으니 그 갖춤이 없으면 다섯 다함을 얻어 이룰 수 없다.
만승의 나라는 넓고 크고 가멸고 두텁다 할 만한데, 더하여 다스리고 가리고 굳세고 튼튼한 도가 있으면 이와 같으면 태연하고 즐거워 근심과 어려움이 없으니, 그런 뒤에 다섯 다함을 기르는 갖춤이 갖추어진다.
그러므로 온갖 즐거움은 다스려진 나라에서 나고 근심과 걱정은 어지러운 나라에서 난다. 즐거움 좇기를 급히 하고 나라 다스리기를 느슨히 하는 이는 즐거움을 아는 이가 아니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은 반드시 먼저 그 나라를 다스린 뒤에 온갖 즐거움이 그 가운데를 얻는다. 어두운 임금은 반드시 즐거움 좇기를 급히 하고 나라 다스리기를 느슨히 하므로 근심과 걱정을 이루 헤아릴 수 없어 반드시 몸이 죽고 나라가 없어짐에 이른 뒤에야 그치니 어찌 슬프지 않은가. 장차 즐거움을 삼으려다 근심을 얻고, 장차 편안함을 삼으려다 위태로움을 얻고, 장차 복을 삼으려다 죽고 없어짐을 얻으니 어찌 슬프지 않은가. 아아, 사람을 다스리는 이는 또한 이 말을 살필 만하다.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림에 도가 있고 임금에게 직분이 있다. 저 날을 꿰어 자세히 다스리고 하루에 굽이굽이 벌이는 것은 저 온갖 아전과 벼슬한 사람을 시켜 하게 할 바요, 이 때문에 노닐고 놀고 편안히 쉬는 즐거움을 다치게 하지 못한다.
저 한 재상을 논하여 아울러 거느리게 하고 신하 아래와 온갖 아전으로 하여금 도에 머물고 방향을 향하여 힘쓰지 않는 이가 없게 하는 것은 무릇 임금의 직분이다.
이와 같으면 천하를 하나로 하여 이름이 요임금과 우임금에 짝한다. 이런 임금은 지극히 간략함을 지키되 자세하고 일이 지극히 편안하되 공이 있어, 옷을 드리우고 자리 위에서 내려오지 않아도 바다 안 사람이 아무도 얻어 임금 삼기를 바라지 않는 이가 없다. 무릇 이를 지극한 간략함이라 하니 즐거움이 이보다 큰 것이 없다.
人主者,以官人為能者也;匹夫者,以自能為能者也。人主得使人為之,匹夫則無所移之。百畝一守,事業窮,無所移之也。今以一人兼聽天下,日有餘而治不足者,使人為之也。大有天下,小有一國,必自為之然後可,則勞苦秏(卒頁)莫甚焉。如是,則雖臧獲不肯與天子易埶業。以是縣天下,一四海,何故必自為之?為之者,役夫之道也,墨子之說也。論德使能而官施之者,聖王之道也,儒之所謹守也。傳曰:農分田而耕,賈分貨而販,百工分事而勸,士大夫分職而聽,建國諸侯之君分土而守,三公摠方而議,則天子共己而已矣。出若入若,天下莫不平均,莫不治辨,是百王之所同也,而禮法之大分也。
임금이란 사람에게 벼슬 주는 것을 능함으로 삼는 이요, 필부란 스스로 능한 것을 능함으로 삼는 이다. 임금은 사람을 시켜 하게 할 수 있으나 필부는 옮길 데가 없다. 백 이랑을 혼자 지키면 일이 막혀 옮길 데가 없는 것이다.
이제 한 사람으로 천하를 아울러 듣는데 날이 남고 다스릴 것이 모자란 것은 사람을 시켜 하게 하기 때문이다. 크게 천하를 가지고 작게 한 나라를 가지고도 반드시 스스로 한 뒤에야 된다면 수고로이 애쓰고 지침이 이보다 심할 수 없다. 이와 같으면 비록 종이라도 천자와 형세와 일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로써 천하를 달고 사해를 하나로 하는데 무슨 까닭으로 반드시 스스로 하겠는가. 스스로 하는 것은 부림받는 사내의 길이요 묵자의 말이다. 덕을 논하고 능한 이를 부려 벼슬로 베푸는 것은 거룩한 왕의 길이요 선비가 삼가 지키는 바다.
전하는 말에 이르기를, 농부는 밭을 나누어 갈고 장사꾼은 재화를 나누어 팔고 온갖 장인은 일을 나누어 힘쓰고 사대부는 직분을 나누어 듣고 나라 세운 제후의 임금은 땅을 나누어 지키고 삼공은 방면을 거느려 의논하니 천자는 제 몸을 공손히 할 뿐이다 하였다. 나가도 이와 같고 들어도 이와 같아 천하가 고르지 않은 것이 없고 다스려지고 가려지지 않은 것이 없으니, 이는 온갖 왕이 같이한 바요 예와 법의 큰 갈래다.
百里之地,可以取天下。--是不虛;其難者在人主之知之也。取天下者,非負其土地而從之之謂也,道足以壹人而已矣。彼其人苟壹,則其土地奚去我而適它?故百里之地,其等位爵服,足以容天下之賢士矣;其官職事業,足以容天下之能士矣;循其舊法,擇其善者而明用之,足以順服好利之人矣。賢士一焉,能士官焉,好利之人服焉,三者具而天下盡,無有是其外矣。故百里之地,足以竭埶矣。致忠信,箸仁義,足以竭人矣。兩者合而天下取,諸侯後同者先危。詩曰:「自西自東,自南自北,無思不服。」一人之謂也。
백 리 땅으로 천하를 얻을 수 있다. 이는 헛말이 아니다. 그 어려움은 임금이 이를 아는 데 있다.
천하를 얻는다는 것은 그 땅을 지고 좇는다는 말이 아니라 도가 사람을 하나로 하기에 넉넉하다는 것일 뿐이다. 저 그 사람이 진실로 하나가 되면 그 땅이 어찌 나를 떠나 다른 데로 가겠는가.
그러므로 백 리 땅이라도 그 등급과 자리와 벼슬과 옷이 천하의 어진 선비를 담기에 넉넉하고, 그 벼슬과 일이 천하의 능한 선비를 담기에 넉넉하며, 그 옛 법을 좇아 그 좋은 것을 가려 밝게 쓰면 이로움을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 굴복시키기에 넉넉하다. 어진 선비가 하나 되고 능한 선비가 벼슬하고 이로움을 좋아하는 사람이 굴복하면, 셋이 갖추어져 천하가 다하고 그 밖에 있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백 리 땅으로 형세를 다하기에 넉넉하고, 참됨과 미더움을 다하고 어짊과 옳음을 드러내어 사람을 다하기에 넉넉하다. 둘이 합하면 천하를 얻고 제후 가운데 뒤늦게 같이하는 이가 먼저 위태롭다. 「시」에 이르기를 「서에서 동에서 남에서 북에서 굴복하지 않는 이가 없네」 하였으니 한 사람을 이름이다.
羿、蜂門者,善服射者也;王良、造父者,善服馭者也。聰明君子者,善服人者也。人服而埶從之,人不服而埶去之,故王者已於服人矣。故人主欲得善射--射遠中微,則莫若羿、蜂門矣;欲得善馭--及速致遠,則莫若王良、造父矣。欲得調壹天下,制秦楚,則莫若聰明君子矣。其用知甚簡,其為事不勞,而功名致大,甚易處而極可樂也。故明君以為寶,而愚者以為難。夫貴為天子,富有天下,名為聖王,兼制人,人莫得而制也,是人情之所同欲也,而王者兼而有是者也。重色而衣之,重味而食之,重財物而制之,合天下而君之,飲食甚厚,聲樂甚大,臺謝甚高,園囿甚廣,臣使諸侯,一天下,是又人情之所同欲也,而天子之禮制如是者也。制度以陳,政令以挾,官人失要則死,公侯失禮則幽,四方之國,有侈離之德則必滅,名聲若日月,功績如天地,天下之人應之如景嚮,是又人情之所同欲也,而王者兼而有是者也。故人之情,口好味,而臭味莫美焉;耳好聲,而聲樂莫大焉;目好色,而文章致繁,婦女莫眾焉;形體好佚,而安重閒靜莫愉焉;心好利,而穀祿莫厚焉。合天下之所同願兼而有之,睪牢天下而制之若制子孫,人苟不狂惑戇陋者,其誰能睹是而不樂也哉!欲是之主,並肩而存;能建是之士,不世絕;千歲而不合,何也?曰:人主不公,人臣不忠也。人主則外賢而偏舉,人臣則爭職而妒賢,是其所以不合之故也。人主胡不廣焉,無卹親疏,無偏貴賤,惟誠能之求?若是,則人臣輕職業讓賢,而安隨其後。如是,則舜禹還至,王業還起;功壹天下,名配舜禹,物由有可樂,如是其美焉者乎!嗚呼!君人者,亦可以察若言矣。楊朱哭衢涂,曰:「此夫過舉蹞步,而覺跌千里者夫!」哀哭之。此亦榮辱、安危、存亡之衢已,此其為可哀,甚於衢涂。嗚呼!哀哉!君人者,千歲而不覺也。
예와 봉문은 활쏘기에 잘 익은 이요, 왕량과 조보는 수레 몰기를 잘 굴복시킨 이요, 귀 밝고 눈 밝은 군자는 사람을 잘 굴복시키는 이다. 사람이 굴복하면 형세가 따라오고 사람이 굴복하지 않으면 형세가 떠나가니, 그러므로 왕 노릇 하는 이는 사람을 굴복시키는 데서 그친다.
그러므로 임금이 활 잘 쏘아 멀리 쏘고 작은 것을 맞히는 이를 얻고자 하면 예와 봉문만 한 이가 없고, 수레 잘 몰아 빠르게 멀리 이르는 이를 얻고자 하면 왕량과 조보만 한 이가 없고, 천하를 고르고 하나로 하여 진나라와 초나라를 마름질하고자 하면 귀 밝고 눈 밝은 군자만 한 이가 없다. 그 앎을 씀이 매우 간략하고 그 일함이 수고롭지 않으면서 공과 이름이 지극히 크니, 처하기 매우 쉽고 지극히 즐거울 만하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은 보배로 여기고 어리석은 이는 어렵게 여긴다.
무릇 귀하기가 천자가 되고 가멸기가 천하를 가지고 이름이 거룩한 왕이 되어 남을 아울러 마름질하고 아무도 그를 마름질하지 못하는 것은 사람의 정이 같이 바라는 바인데, 왕 노릇 하는 이가 아울러 이를 가진다.
빛깔을 겹쳐 입고 맛을 겹쳐 먹고 재물을 겹쳐 마름질하고 천하를 합하여 임금 노릇 하며, 먹고 마심이 매우 두텁고 소리와 음악이 매우 크고 대와 정자가 매우 높고 동산이 매우 넓으며, 제후를 신하로 부리고 천하를 하나로 하는 것은 또한 사람의 정이 같이 바라는 바인데, 천자의 예와 제도가 이와 같다.
제도가 펴지고 정사와 명이 두루 미쳐, 벼슬한 사람이 요긴함을 잃으면 죽고 공과 후가 예를 잃으면 갇히며 사방 나라에 넘치고 떨어진 덕이 있으면 반드시 없어진다. 이름과 소리가 해와 달 같고 공과 자취가 하늘과 땅 같아 천하 사람이 그림자와 메아리처럼 응하는 것은 또한 사람의 정이 같이 바라는 바인데, 왕 노릇 하는 이가 아울러 이를 가진다.
그러므로 사람의 정이 입은 맛을 좋아하는데 냄새와 맛이 이보다 아름다운 것이 없고, 귀는 소리를 좋아하는데 소리와 음악이 이보다 큰 것이 없고, 눈은 빛깔을 좋아하는데 무늬가 지극히 번다하고 아낙이 이보다 많은 데가 없고, 몸은 편안함을 좋아하는데 편안하고 무겁고 한가하고 고요함이 이보다 즐거운 것이 없고, 마음은 이로움을 좋아하는데 곡식과 녹이 이보다 두터운 것이 없다.
천하가 같이 바라는 바를 합하여 아울러 가지고 천하를 우리에 넣어 마름질하기를 아들과 손자 마름질하듯 하니, 사람이 진실로 미치고 홀리고 어리석고 좁은 이가 아니면 누가 이를 보고 즐거워하지 않겠는가.
이를 바라는 임금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이를 세울 수 있는 선비가 대대로 끊이지 않는데, 천 해가 되도록 합하지 못하니 어째서인가. 말하기를, 임금이 공변되지 않고 신하가 참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금은 어진 이를 밖으로 하고 치우쳐 들며, 신하는 직분을 다투고 어진 이를 시새우니 이것이 합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임금이 어찌 넓게 하여 친하고 멂을 돌아보지 않고 귀하고 천함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참으로 능한 이만 구하지 않는가. 이와 같으면 신하가 직분을 가벼이 여기고 어진 이에게 사양하여 그 뒤를 따르기를 편안히 할 것이다. 이와 같으면 순임금과 우임금이 도로 이르고 왕의 업이 도로 일어나 공이 천하를 하나로 하고 이름이 순임금·우임금에 짝하리니, 물건 가운데 즐거울 만한 것이 이처럼 아름다운 것이 있겠는가.
아아, 사람을 다스리는 이는 또한 이 말을 살필 만하다. 양주가 갈림길에서 울며 말하기를 「여기서 반걸음을 잘못 들면 천 리를 어긋난 것을 깨닫게 되는구나」 하고 슬피 울었다. 이 또한 영광과 욕됨과 편안함과 위태로움과 남고 없어짐의 갈림길이니 그 슬퍼할 만함이 갈림길보다 심하다. 아아, 슬프도다. 사람을 다스리는 이가 천 해가 되도록 깨닫지 못하는구나.
無國而不有治法,無國而不有亂法;無國而不有賢士,無國而不有罷士;無國而不有愿民,無國而不有悍民;無國而不有美俗,無國而不有惡俗。兩者並行而國在,上偏而國安,在下偏而國危;上一而王,下一而亡。故其法治,其佐賢,其民愿,其俗美,而四者齊,夫是之謂上一。如是則不戰而勝,不攻而得,甲兵不勞而天下服。故湯以亳,文王以鄗,皆百里之地也,天下為一,諸侯為臣,通達之屬,莫不從服,無它故焉,四者齊也。桀紂即厚有天下之埶,索為匹夫而不可得也,是無它故焉,四者並亡也。故百王之法不同,若是所歸者一也。
다스리는 법이 없는 나라가 없고 어지럽히는 법이 없는 나라가 없으며, 어진 선비가 없는 나라가 없고 못난 선비가 없는 나라가 없으며, 삼가는 백성이 없는 나라가 없고 사나운 백성이 없는 나라가 없으며, 아름다운 풍속이 없는 나라가 없고 나쁜 풍속이 없는 나라가 없다.
둘이 나란히 행해지면 나라가 있고, 위가 치우치면 나라가 편안하고, 아래가 치우치면 나라가 위태롭다. 위가 하나면 왕 노릇 하고 아래가 하나면 없어진다.
그러므로 그 법이 다스려지고 그 돕는 이가 어질고 그 백성이 삼가고 그 풍속이 아름다워 넷이 가지런하면 무릇 이를 위가 하나라 한다. 이와 같으면 싸우지 않고 이기고 치지 않고 얻으며 갑옷과 병기가 수고롭지 않아도 천하가 굴복한다.
그러므로 탕임금은 박으로, 문왕은 호로 하였으니 다 백 리 땅이었는데 천하가 하나 되고 제후가 신하가 되어 통하는 무리가 좇아 굴복하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다른 까닭이 없다. 넷이 가지런했던 것이다. 걸과 주는 곧 두터이 천하의 형세를 가지고도 필부 되기를 구해도 얻을 수 없었으니 다른 까닭이 없다. 넷이 아울러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온갖 왕의 법이 같지 않아도 이처럼 돌아가는 데는 하나다.
上莫不致愛其下,而制之以禮。上之於下,如保赤子,政令制度,所以接下之人百姓,有不理者如豪末,則雖孤獨鰥寡必不加焉。故下之親上,歡如父母,可殺而不可使不順。君臣上下,貴賤長幼,至於庶人,莫不以是為隆正;然後皆內自省,以謹於分。是百王之所同也,而禮法之樞要也。然後農分田而耕,賈分貨而販,百工分事而勸,士大夫分職而聽,建國諸侯之君分土而守,三公總方而議,則天子共己而止矣。出若入若,天下莫不均平,莫不治辨。是百王之所同,而禮法之大分也。若夫貫日而治平,權物而稱用,使衣服有制,宮室有度,人徒有數,喪祭械用皆有等宜,以是用挾於萬物,尺寸尋丈,莫得不循乎制度數量然後行,則是官人使吏之事也,不足數於大君子之前。故君人者,立隆政本朝而當,所使要百事者誠仁人也,則身佚而國治,功大而名美,上可以王,下可以霸。立隆正本朝而不當,所使要百事者非仁人也,則身勞而國亂,功廢而名辱,社稷必危,是人君者之樞機也。故能當一人而天下取,失當一人而社稷危。不能當一人,而能當千百人者,說無之有也。既能當一人,則身有何勞而為?垂衣裳而天下定。故湯用伊尹,文王用呂尚,武王用召公,成王用周公旦。卑者五伯,齊桓公閨門之內,縣樂、奢泰、游抏之脩,於天下不見謂脩,然九合諸侯,一匡天下,為五伯長,是亦無他故焉,知一政於管仲也,是君人者之要守也。知者易為之興力,而功名綦大。舍是而孰足為也?故古之人,有大功名者,必道是者也。喪其國危其身者,必反是者也。故孔子曰:「知者之知,固以多矣,有以守少,能無察乎?愚者之知,固以少矣,有以守多,能無狂乎?」此之謂也。
위가 그 아래를 지극히 사랑하여 예로 마름질하지 않는 이가 없다. 위가 아래에 대하기를 갓난아이 보살피듯 하여, 정사와 명과 제도가 아래 사람과 백성을 대함에 터럭 끝만큼이라도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있으면 비록 외롭고 홀로 되고 홀아비와 과부라도 반드시 더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래가 위를 친함이 기쁘기가 어버이 같아 죽일 수는 있어도 따르지 않게 할 수는 없다. 임금과 신하와 위와 아래와 귀하고 천함과 어른과 아이가 뭇 사람에 이르기까지 이로써 높은 바름을 삼지 않는 이가 없고, 그런 뒤에 다 안으로 스스로 살펴 제 갈래에 삼간다. 이는 온갖 왕이 같이한 바요 예와 법의 지도리다.
그런 뒤에 농부는 밭을 나누어 갈고 장사꾼은 재화를 나누어 팔고 온갖 장인은 일을 나누어 힘쓰고 사대부는 직분을 나누어 듣고 나라 세운 제후의 임금은 땅을 나누어 지키고 삼공은 방면을 거느려 의논하니, 천자는 제 몸을 공손히 할 뿐이다. 나가도 이와 같고 들어도 이와 같아 천하가 고르지 않은 것이 없고 다스려지고 가려지지 않은 것이 없다. 이는 온갖 왕이 같이한 바요 예와 법의 큰 갈래다.
저 날을 꿰어 고르게 다스리고 물건을 저울질하여 쓰임에 걸맞게 하며, 옷에 제도가 있고 집에 도가 있고 사람 무리에 셈이 있고 상사와 제사와 기물과 쓰임에 다 등급과 마땅함이 있게 하여, 이로써 만물에 두루 미쳐 치와 자와 발과 길이 제도와 셈과 도량을 좇은 뒤에야 행해지지 않는 것이 없게 하는 것은 벼슬한 사람과 아전을 부리는 일이니 큰 군자 앞에서 셀 만한 것이 못 된다.
그러므로 사람을 다스리는 이가 높은 정사를 조정에 세움이 마땅하고 온갖 일을 요긴히 하게 하는 이가 참으로 어진 사람이면 몸이 편안하고 나라가 다스려지고 공이 크고 이름이 아름다워, 위로는 왕 노릇 할 수 있고 아래로는 으뜸이 될 수 있다. 높은 바름을 조정에 세움이 마땅하지 않고 온갖 일을 요긴히 하게 하는 이가 어진 사람이 아니면 몸이 수고롭고 나라가 어지럽고 공이 무너지고 이름이 욕되어 사직이 반드시 위태로우니, 이것이 임금의 지도리다.
그러므로 능히 한 사람을 마땅히 하면 천하를 얻고 한 사람을 마땅히 하기를 잃으면 사직이 위태롭다. 한 사람을 마땅히 하지 못하면서 능히 천 사람 백 사람을 마땅히 한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 이미 한 사람을 마땅히 하면 제 몸에 무슨 수고로움이 있겠는가. 옷을 드리우매 천하가 정해진다.
그러므로 탕임금은 이윤을 쓰고 문왕은 여상을 쓰고 무왕은 소공을 쓰고 성왕은 주공 단을 썼다. 낮게는 다섯 패자니, 제 환공은 안방 안에서 음악을 달고 사치하고 놀이에 빠져 천하에 닦았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나 아홉 번 제후를 모으고 천하를 한 번 바로잡아 다섯 패자의 어른이 되었으니 이 또한 다른 까닭이 없다. 정사를 관중에게 하나로 할 줄 안 것이다. 이것이 사람을 다스리는 이가 요긴히 지킬 바다.
슬기로운 이는 그를 위하여 힘을 일으키기 쉽고 공과 이름이 지극히 크다. 이를 놓고 무엇이 할 만하겠는가. 그러므로 옛사람 가운데 큰 공과 이름을 가진 이는 반드시 이를 길로 삼은 이요, 그 나라를 잃고 그 몸을 위태롭게 한 이는 반드시 이를 거스른 이다. 그러므로 공자가 말하였다. 「슬기로운 이의 앎은 본디 많은데 지키는 것이 적으니 능히 살피지 않겠는가. 어리석은 이의 앎은 본디 적은데 지키는 것이 많으니 능히 미치지 않겠는가.」 이를 이름이다.
治國者分已定,則主相臣下百吏,各謹其所聞,不務聽其所不聞;各謹其所見,不務視其所不見。所聞所見誠以齊矣。則雖幽閒隱辟,百姓莫敢不敬分安制,以化其上,是治國之徵也。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갈래가 이미 정해지면 임금과 재상과 신하 아래와 온갖 아전이 저마다 그 들은 바를 삼가고 듣지 못한 바를 들으려 힘쓰지 않으며, 저마다 그 본 바를 삼가고 보지 못한 바를 보려 힘쓰지 않는다. 들은 바와 본 바가 참으로 가지런해지면, 비록 그윽하고 한가하고 숨고 궁벽한 데라도 백성이 감히 갈래를 공경하고 제도를 편안히 여겨 그 위에 감화되지 않는 이가 없으니 이것이 다스려진 나라의 증표다.
主道治近不治遠,治明不治幽,治一不治二。主能治近則遠者理,主能治明則幽者化,主能當一則百事正。夫兼聽天下,日有餘而治不足者,如此也,是治之極也。既能治近,又務治遠;既能治明,又務見幽;既能當一,又務正百,是過者也,過猶不及也。辟之是猶立直木而求其影之枉也。不能治近,又務治遠;不能察明,又務見幽;不能當一,又務正百,是悖者也。辟之是猶立枉木而求其影之直也。故明主好要,而闇主好詳;主好要則百事詳,主好詳則百事荒。君者、論一相,陳一法,明一指,以兼覆之,兼炤之,以觀其盛者也。相者,論列百官之長,要百事之聽,以飾朝廷臣下百吏之分,度其功勞,論其慶賞,歲終奉其成功以效於君。當則可,不當則廢。故君人勞於索之,而休於使之。
임금의 도는 가까운 것을 다스리고 먼 것을 다스리지 않으며, 밝은 것을 다스리고 그윽한 것을 다스리지 않으며, 하나를 다스리고 둘을 다스리지 않는다.
임금이 능히 가까운 것을 다스리면 먼 것이 다스려지고, 임금이 능히 밝은 것을 다스리면 그윽한 것이 감화되고, 임금이 능히 하나를 마땅히 하면 온갖 일이 발라진다. 무릇 천하를 아울러 들으면서 날이 남고 다스릴 것이 모자란 것이 이와 같으니 이것이 다스림의 끝이다.
이미 가까운 것을 다스리면서 또 먼 것 다스리기에 힘쓰고, 이미 밝은 것을 다스리면서 또 그윽한 것 보기에 힘쓰고, 이미 하나를 마땅히 하면서 또 백을 바로잡기에 힘쓰는 것은 지나침이니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비유하면 이는 곧은 나무를 세우고 그 그림자가 굽기를 구하는 것과 같다.
가까운 것을 다스리지 못하면서 또 먼 것 다스리기에 힘쓰고, 밝은 것을 살피지 못하면서 또 그윽한 것 보기에 힘쓰고, 하나를 마땅히 하지 못하면서 또 백을 바로잡기에 힘쓰는 것은 어그러짐이다. 비유하면 이는 굽은 나무를 세우고 그 그림자가 곧기를 구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은 요긴함을 좋아하고 어두운 임금은 자세함을 좋아한다. 임금이 요긴함을 좋아하면 온갖 일이 자세하고 임금이 자세함을 좋아하면 온갖 일이 거칠어진다.
임금이란 한 재상을 논하고 한 법을 펴고 한 가리킴을 밝혀 아울러 덮고 아울러 비추어 그 성함을 보는 이다. 재상이란 온갖 벼슬의 어른을 논하여 벌이고 온갖 일의 들음을 요긴히 하여 조정과 신하 아래와 온갖 아전의 갈래를 꾸미고, 그 공과 수고를 헤아려 그 기림과 상을 논하며 해 끝에 그 이룬 공을 받들어 임금에게 바치는 이다. 마땅하면 되고 마땅하지 않으면 폐한다. 그러므로 사람을 다스리는 이는 그를 찾는 데 수고롭고 그를 부리는 데 쉰다.
用國者,得百姓之力者富,得百姓之死者彊,得百姓之譽者榮。--三得者具而天下歸之,三得者亡而天下去之;天下歸之之謂王,天下去之之謂亡。湯武者,脩其道,行其義,興天下同利,除天下同害,天下歸之。故厚德音以先之,明禮義以道之,致忠信以愛之,賞賢使能以次之,爵服賞慶以申重之,時其事,輕其任,以調齊之,潢然兼覆之,養長之,如保赤子。生民則致寬,使民則綦理,辯政令制度,所以接天下之人百姓,有非理者如豪末,則雖孤獨鰥寡,必不加焉。是故百姓貴之如帝,親之如父母,為之出死斷亡而不愉者,無它故焉,道德誠明,利澤誠厚也。亂世則不然,汙漫突盜以先之,權謀傾覆以示之,俳優、侏儒、婦女之請謁以悖之,使愚詔知,使不肖臨賢,生民則致貧隘,使民則極勞苦。是故,百姓賤之如尪,惡之如鬼,日欲司間而相與投藉之,去逐之。卒有寇難之事,又望百姓之為己死,不可得也,說無以取之焉。孔子曰:「審吾所以適人,適人之所以來我也。」此之謂也。
나라를 쓰는 이는 백성의 힘을 얻는 이가 가멸고, 백성의 죽음을 얻는 이가 굳세고, 백성의 기림을 얻는 이가 영광스럽다. 세 얻음이 갖추어지면 천하가 그에게 돌아오고 세 얻음이 없으면 천하가 그를 떠난다. 천하가 그에게 돌아옴을 왕이라 하고 천하가 그를 떠남을 없어짐이라 한다.
탕임금과 무왕은 그 도를 닦고 그 옳음을 행하여 천하가 같이 이로운 것을 일으키고 천하가 같이 해로운 것을 없애매 천하가 그에게 돌아왔다.
그러므로 덕의 소리를 두터이 하여 앞세우고, 예와 옳음을 밝혀 이끌고, 참됨과 미더움을 다하여 사랑하고, 어진 이에게 상 주고 능한 이를 부려 차례 짓고, 벼슬과 옷과 상과 기림으로 거듭 무겁게 하며, 그 일을 때맞추고 그 짐을 가볍게 하여 고르고 가지런히 하고, 넘실넘실 아울러 덮어 기르고 자라게 하기를 갓난아이 보살피듯 하였다.
백성을 살림에 지극히 너그럽고 백성을 부림에 지극히 이치에 맞으며, 정사와 명과 제도를 가려 천하 사람과 백성을 대함에 터럭 끝만큼이라도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있으면 비록 외롭고 홀로 되고 홀아비와 과부라도 반드시 더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백성이 그를 귀히 여기기를 하느님같이 하고 그를 친히 하기를 어버이같이 하여, 그를 위하여 죽음을 내고 없어짐을 끊으면서도 즐거워하지 않음이 없었으니 다른 까닭이 없다. 도와 덕이 참으로 밝고 이로움과 은택이 참으로 두터웠기 때문이다.
어지러운 세상은 그렇지 않다. 더럽고 질펀하고 부딪고 훔쳐 앞세우고, 권세와 꾀로 기울어 엎어 보이고, 광대와 난쟁이와 아낙의 청탁으로 어그러뜨리며, 어리석은 이로 슬기로운 이를 가르치게 하고 못난 이로 어진 이에게 임하게 한다. 백성을 살림에 지극히 가난하고 좁게 하고 백성을 부림에 지극히 수고로이 애쓰게 한다.
이 때문에 백성이 그를 천히 여기기를 곱사등이같이 하고 미워하기를 귀신같이 하여, 날로 틈을 엿보아 서로 더불어 던지고 짓밟아 쫓아내려 한다. 마침내 도적과 어려움의 일이 있어 또 백성이 저를 위하여 죽기를 바라도 얻을 수 없으니 취할 길이 없는 것이다. 공자가 말하기를 「내가 남에게 가는 바를 살피면 남이 내게 오는 바를 안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傷國者,何也?曰:以小人尚民而威,以非所取於民而巧,是傷國之大災也。大國之主也,而好見小利,是傷國。其於聲色、臺榭、園囿也,愈厭而好新,是傷國。不好脩正其所以有,啖啖常欲人之有,是傷國。三邪者在匈中,而又好以權謀傾覆之人,斷事其外,若是,則權輕名辱,社稷必危,是傷國者也。大國之主也,不隆本行,不敬舊法,而好詐故,若是,則夫朝廷群臣,亦從而成俗於不隆禮義而好傾覆也。朝廷群臣之俗若是,則夫眾庶百姓亦從而成俗於不隆禮義而好貪利矣。君臣上下之俗,莫不若是,則地雖廣,權必輕;人雖眾,兵必弱;刑罰雖繁,令不下通。夫是之謂危國,是傷國者也。
나라를 해치는 것은 무엇인가. 말하기를, 소인으로 백성 위에 세워 위엄 부리고 백성에게서 취해서는 안 될 것을 공교로이 취하는 것이 나라를 해치는 큰 재앙이다.
큰 나라의 임금이면서 작은 이로움 보기를 좋아하니 이것이 나라를 해친다. 소리와 빛깔과 대와 정자와 동산에 대하여 물릴수록 새것을 좋아하니 이것이 나라를 해친다. 제가 가진 바를 닦아 바로잡기를 좋아하지 않고 늘 남이 가진 것을 삼키려 하니 이것이 나라를 해친다.
세 그릇됨이 가슴속에 있고 또 권세와 꾀로 기울어 엎는 사람으로 그 밖의 일을 끊기를 좋아하면, 이와 같으면 권세가 가볍고 이름이 욕되어 사직이 반드시 위태로우니 이것이 나라를 해치는 것이다.
큰 나라의 임금이면서 밑동 되는 행실을 높이지 않고 옛 법을 공경하지 않고 속임수를 좋아하면, 이와 같으면 무릇 조정의 뭇 신하도 따라서 예와 옳음을 높이지 않고 기울어 엎기를 좋아하는 데 풍속을 이룬다. 조정의 뭇 신하 풍속이 이와 같으면 무릇 뭇 백성도 따라서 예와 옳음을 높이지 않고 이로움 탐하기를 좋아하는 데 풍속을 이룬다.
임금과 신하와 위와 아래의 풍속이 이와 같지 않은 것이 없으면 땅이 비록 넓어도 권세가 반드시 가볍고, 사람이 비록 많아도 군사가 반드시 약하고, 형벌이 비록 번거로워도 명이 아래로 통하지 않는다. 무릇 이를 위태로운 나라라 하니 이것이 나라를 해치는 것이다.
儒者為之不然,必將曲辨:朝廷必將隆禮義而審貴賤,若是、則士大夫莫不敬節死制者矣。百官則將齊其制度,重其官秩,若是、則百吏莫不畏法而遵繩矣。關市幾而不征,質律禁止而不偏,如是、則商賈莫不敦愨而無詐矣。百工將時斬伐,佻其期日,而利其巧任,如是,則百工莫不忠信而不楛矣。縣鄙則將輕田野之稅,省刀布之歛,罕舉力役,無奪農時,如是、農夫莫不朴力而寡能矣。士大夫務節死制,然而兵勁。百吏畏法循繩,然後國常不亂。商賈敦愨無詐,則商旅安,貨通財,而國求給矣。百工忠信而不楛,則器用巧便而財不匱矣。農夫朴力而寡能,則上不失天時,下不失地利,中得人和,而百事不廢。是之謂政令行,風俗美,以守則固,以征則彊,居則有名,動則有功。此儒之所謂曲辨也。
선비는 그렇게 하지 않고 반드시 굽이굽이 가린다.
조정은 반드시 예와 옳음을 높이고 귀하고 천함을 살피니, 이와 같으면 사대부가 절개를 공경하고 제도에 죽지 않는 이가 없다. 온갖 벼슬은 그 제도를 가지런히 하고 그 벼슬의 차례를 무겁게 하니, 이와 같으면 온갖 아전이 법을 두려워하고 먹줄을 좇지 않는 이가 없다. 관문과 저자는 살피되 세를 받지 않고 저울과 자를 금하여 그치되 치우치지 않으니, 이와 같으면 장사꾼이 도탑고 참되어 속임이 없지 않은 이가 없다. 온갖 장인은 때맞춰 베고 자르며 그 날짜를 가벼이 하고 그 공교로운 맡음을 이롭게 하니, 이와 같으면 온갖 장인이 참되고 미더워 거칠지 않은 이가 없다. 고을과 시골은 밭과 들의 세를 가볍게 하고 돈의 거둠을 덜고 힘 부리는 일을 드물게 일으켜 농사 때를 빼앗지 않으니, 이와 같으면 농부가 순박하게 힘쓰고 잔재주가 적지 않은 이가 없다.
사대부가 절개를 힘쓰고 제도에 죽으므로 군사가 굳세다. 온갖 아전이 법을 두려워하고 먹줄을 좇으므로 나라가 늘 어지럽지 않다. 장사꾼이 도탑고 참되어 속임이 없으면 장사와 나그네가 편안하고 재화가 통하여 나라의 구함이 채워진다. 온갖 장인이 참되고 미더워 거칠지 않으면 기물과 쓰임이 공교롭고 편하여 재물이 모자라지 않는다. 농부가 순박하게 힘쓰고 잔재주가 적으면 위로 하늘 때를 잃지 않고 아래로 땅 이로움을 잃지 않고 가운데로 사람 화함을 얻어 온갖 일이 폐하지 않는다.
이를 정사와 명이 행해지고 풍속이 아름답다 하니, 이로써 지키면 굳고 이로써 치면 굳세며 머물면 이름이 있고 움직이면 공이 있다. 이것이 선비가 이르는 굽이굽이 가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