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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道篇

순자 荀子 · 순황(荀況) · 기원전 3세기 · 단락 12 · 한자 3,945자 · 낭독 15.8분

「순자」 군도 「君道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맹자가 성선(性善)을 말한 자리에 순자는 성악(性惡)을 놓았다. 사람의 성품은 나면서 이로움을 좋아하고 시새우고 미워하니, 그대로 두면 다투고 빼앗아 어지러워진다 — 그러므로 스승과 법으로 되게 하고 예와 옳음으로 이끈 뒤에야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착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쌓아서 되는 것이라 했다. 첫 편 「권학」이 「푸른 물감은 쪽에서 나오되 쪽보다 푸르다」로 열고, 「천론」은 하늘을 사람 일에서 떼어 내 「하늘을 크게 여겨 사모하기보다 물건으로 길러 마름질하라」고 한다. 「예론」은 예가 어디서 왔는지를 바람과 물건의 다툼에서 풀고, 「악론」은 음악을 그르다 한 묵자를 받아친다. 「정명」은 이름이 하늘이 정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맺은 약속임을 밝히고, 「성상」 한 편은 노동요 가락에 다스림과 어지러움을 실은 노래다. 「임금은 배요 뭇 사람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물은 배를 엎기도 한다」가 「왕제」에 있다. 이사와 한비가 그 문하에서 나왔다.

有亂君,無亂國;有治人,無治法,羿之法非亡也,而羿不世中;禹之法猶存,而夏不世王。故法不能獨立,類不能自行;得其人則存,失其人則亡。法者、治之端也;君子者、法之原也。故有君子,則法雖省,足以遍矣;無君子,則法雖具,失先後之施,不能應事之變,足以亂矣。不知法之義,而正法之數者,雖博臨事必亂。故明主急得其人,而闇主急得其埶。急得其人,則身佚而國治,功大而名美,上可以王,下可以霸;不急得其人,而急得其埶,則身勞而國亂,功廢而名辱,社稷必危。故君人者,勞於索之,而休於使之。書曰:「惟文王敬忌,一人以擇。」此之謂也。

어지러운 임금은 있어도 어지러운 나라는 없고, 다스리는 사람은 있어도 다스리는 법은 없다. 예(羿)의 법이 없어진 것이 아니나 예가 대대로 맞히지 못하고, 우임금의 법이 오히려 남아 있으나 하나라가 대대로 왕 노릇 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법은 홀로 서지 못하고 갈래는 스스로 행해지지 못한다. 그 사람을 얻으면 있고 그 사람을 잃으면 없어진다. 법이란 다스림의 실마리요 군자란 법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군자가 있으면 법이 비록 성글어도 두루 미치기에 넉넉하고, 군자가 없으면 법이 비록 갖추어져도 먼저와 나중의 베풂을 잃어 일의 달라짐에 응하지 못하여 어지러워지기에 넉넉하다.

법의 뜻을 알지 못하고 법의 셈만 바로잡는 이는 비록 넓어도 일에 임하면 반드시 어지럽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은 그 사람 얻기를 급히 하고 어두운 임금은 그 형세 얻기를 급히 한다. 그 사람 얻기를 급히 하면 몸이 편하고 나라가 다스려지고 공이 크고 이름이 아름다워, 위로는 왕 노릇 할 수 있고 아래로는 으뜸이 될 수 있다. 그 사람 얻기를 급히 하지 않고 그 형세 얻기를 급히 하면 몸이 수고롭고 나라가 어지럽고 공이 무너지고 이름이 욕되어 사직이 반드시 위태롭다.

그러므로 사람을 다스리는 이는 그를 찾는 데 수고롭고 그를 부리는 데 쉰다. 「서」에 이르기를 「오직 문왕이 공경하고 조심하여 한 사람을 가렸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合符節,別契券者,所以為信也;上好權謀,則臣下百吏誕詐之人乘是而後欺。探籌、投鉤者,所以為公也;上好曲私,則臣下百吏乘是而後偏。衡石稱縣者,所以為平也;上好覆傾,則臣下百吏乘是而後險。斗斛敦概者,所以為嘖也;上好貪利,則臣下百吏乘是而後豐取刻與,以無度取於民。故械數者,治之流也,非治之原也;君子者,治之原也。官人守數,君子養原;原清則流清,原濁則流濁。故上好禮義,尚賢使能,無貪利之心,則下亦將綦辭讓,致忠信,而謹於臣子矣。如是則雖在小民,不待合符節,別契券而信,不待探籌投鉤而公,不待衝石稱縣而平,不待斗斛敦概而嘖。故賞不用而民勸,罰不用而民服,有司不勞而事治,政令不煩而俗美。百姓莫敢不順上之法,象上之志,而勸上之事,而安樂之矣。故藉歛忘費,事業忘勞,寇難忘死,城郭不待飾而固,兵刃不待陵而勁,敵國不待服而詘,四海之民不待令而一,夫是之謂至平。詩曰:「王猶允塞,徐方既來。」此之謂也。

부절을 맞추고 증서를 가르는 것은 미더움을 삼는 바다. 그러나 위에서 권세와 꾀를 좋아하면 신하와 온갖 아전 가운데 허탄하고 속이는 이가 이를 타고 속인다.

산가지를 뽑고 갈고리를 던지는 것은 공변됨을 삼는 바다. 그러나 위에서 굽고 사사로움을 좋아하면 신하와 온갖 아전이 이를 타고 치우친다.

저울과 저울추로 다는 것은 고름을 삼는 바다. 그러나 위에서 뒤엎기를 좋아하면 신하와 온갖 아전이 이를 타고 음험해진다.

말과 되와 평미레는 알맞음을 삼는 바다. 그러나 위에서 이로움 탐하기를 좋아하면 신하와 온갖 아전이 이를 타고 많이 거두고 적게 주어 법도 없이 백성에게서 취한다.

그러므로 기구와 셈이란 다스림의 흐름이지 다스림의 근원이 아니다. 군자란 다스림의 근원이다. 벼슬아치는 셈을 지키고 군자는 근원을 기른다. 근원이 맑으면 흐름이 맑고 근원이 흐리면 흐름이 흐리다.

그러므로 위에서 예와 옳음을 좋아하고 어진 이를 높이고 능한 이를 부리며 이로움을 탐하는 마음이 없으면, 아래도 장차 사양을 다하고 참됨과 미더움을 다하여 신하와 아들 노릇에 삼갈 것이다.

이와 같으면 비록 작은 백성이라도 부절을 맞추고 증서를 가르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미덥고, 산가지를 뽑고 갈고리를 던지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공변되고, 저울로 달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고르고, 말과 되와 평미레를 기다리지 않고도 알맞다.

그러므로 상을 쓰지 않아도 백성이 힘쓰고, 벌을 쓰지 않아도 백성이 굴복하고, 관리가 수고롭지 않아도 일이 다스려지고, 정사와 명이 번거롭지 않아도 풍속이 아름답다. 백성이 감히 위의 법을 따르지 않고 위의 뜻을 본뜨지 않고 위의 일에 힘쓰지 않는 이가 없어 그것을 편안히 즐긴다.

그러므로 거두어들여도 비용을 잊고, 일하여도 수고로움을 잊고, 도적과 어려움에도 죽음을 잊는다. 성곽이 꾸미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튼튼하고, 병기가 갈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굳세고, 적국이 굴복시키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굽히고, 사해의 백성이 명을 기다리지 않아도 하나가 된다. 무릇 이를 지극한 고름이라 한다. 「시」에 이르기를 「왕의 꾀가 참으로 가득하니 서(徐) 땅이 이미 왔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請問為人君?曰:以禮分施,均遍而不偏。請問為人臣?曰:以禮侍君,忠順而不懈。請問為人父?曰:寬惠而有禮。請問為人子?曰:敬愛而致文。請問為人兄?曰:慈愛而見友。請問為人弟?曰:敬詘而不苟。請問為人夫?曰:致功而不流,致臨而有辨。請問為人妻?曰:夫有禮則柔從聽侍,夫無禮則恐懼而自竦也。此道也,偏立而亂,俱立而治,其足以稽矣。請問兼能之奈何?曰:審之禮也。古者先王審禮以方皇周浹於天下,動無不當也。故君子恭而不難,敬而不鞏,貧窮而不約,富貴而不驕,並遇變態而不窮,審之禮也。故君子之於禮,敬而安之;其於事也,徑而不失;其於人也,寡怨寬裕而無阿;其為身也,謹修飾而不危;其應變故也,齊給便捷而不惑;其於天地萬物也,不務說其所以然,而致善用其材;其於百官之事伎藝之人也,不與之爭能,而致善用其功;其待上也,忠順而不懈;其使下也,均遍而不偏;其交遊也,緣類而有義;其居鄉里也,容而不亂。是故窮則必有名,達則必有功,仁厚兼覆天下而不閔,明達用天地理萬變而不疑,血氣和平,志意廣大,行義塞於天地之間,仁智之極也。夫是之謂聖人;審之禮也。

남의 임금 되는 법을 여쭙니다. 말하기를, 예로 갈라 베풀되 고르고 두루 하여 치우치지 않는다.

남의 신하 되는 법을 여쭙니다. 말하기를, 예로 임금을 섬기되 참되고 따르며 게으르지 않는다.

남의 아비 되는 법을 여쭙니다. 말하기를, 너그럽고 은혜로우며 예가 있다.

남의 아들 되는 법을 여쭙니다. 말하기를, 공경하고 사랑하며 꾸밈을 다한다.

남의 형 되는 법을 여쭙니다. 말하기를, 사랑하고 벗으로 대한다.

남의 아우 되는 법을 여쭙니다. 말하기를, 공경하여 굽히되 구차하지 않다.

남의 지아비 되는 법을 여쭙니다. 말하기를, 공을 다하되 흐르지 않고 임하기를 다하되 가림이 있다.

남의 지어미 되는 법을 여쭙니다. 말하기를, 지아비에게 예가 있으면 부드럽게 따라 받들고, 지아비에게 예가 없으면 두려워하며 스스로 삼간다.

이 도는 한쪽만 서면 어지럽고 다 서면 다스려지니 살펴볼 만하다.

아울러 능하려면 어찌합니까. 말하기를, 예를 살피는 것이다. 옛날 앞선 임금이 예를 살펴 천하에 두루 미쳤으므로 움직임에 마땅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러므로 군자는 공손하되 어려워하지 않고, 공경하되 움츠리지 않고, 가난하고 막혀도 옹색하지 않고, 가멸고 귀해도 뽐내지 않고, 아울러 달라짐을 만나도 막히지 않으니 예를 살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자가 예에 대하여는 공경하고 편안히 하며, 일에 대하여는 곧바로 하되 잃지 않으며, 사람에 대하여는 원망이 적고 너그러워 아첨함이 없으며, 제 몸에 대하여는 삼가 닦고 꾸미되 위태롭지 않으며, 달라진 까닭에 응함에는 재빠르고 날래되 헷갈리지 않으며, 하늘과 땅과 만물에 대하여는 그 그러한 까닭을 말하기에 힘쓰지 않고 그 재목을 잘 쓰기를 다하며, 온갖 벼슬의 일과 재주 있는 사람에 대하여는 그와 능함을 다투지 않고 그 공을 잘 쓰기를 다한다.

위를 대함에는 참되고 따르며 게으르지 않고, 아래를 부림에는 고르고 두루 하여 치우치지 않고, 사귀어 노닒에는 무리를 따라 옳음이 있고, 마을에 삶에는 품되 어지럽지 않다.

그러므로 막히면 반드시 이름이 있고 통하면 반드시 공이 있다. 어짊과 두터움이 천하를 아울러 덮되 근심하지 않고, 밝게 통하여 하늘과 땅을 쓰고 만 가지 달라짐을 다스리되 의심하지 않으며, 피와 기운이 고르고 뜻이 넓고 커서 행실과 옳음이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하니 어짊과 슬기의 끝이다. 무릇 이를 성인이라 하니 예를 살핀 것이다.

請問為國?曰聞修身,未嘗聞為國也。君者儀也,民者景也,儀正而景正。君者槃也,民者水也,槃圓而水圓。君者盂也,盂方而水方。君射則臣決。楚莊王好細腰,故朝有餓人。故曰:聞修身,未嘗聞為國也。

나라 다스리는 법을 여쭙니다. 말하기를, 몸 닦는 것은 들었어도 나라 다스리는 것은 일찍이 듣지 못하였다.

임금은 해시계요 백성은 그림자이니 해시계가 바르면 그림자가 바르다. 임금은 소반이요 백성은 물이니 소반이 둥글면 물이 둥글다. 임금은 사발이니 사발이 모나면 물이 모난다. 임금이 활을 쏘면 신하가 깍지를 낀다. 초 장왕이 가는 허리를 좋아하니 조정에 주린 사람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몸 닦는 것은 들었어도 나라 다스리는 것은 일찍이 듣지 못하였다 한다.

君者,民之原也;原清則流清,原濁則流濁。故有社稷者而不能愛民,不能利民,而求民之親愛己,不可得也。民不親不愛,而求為己用,為己死,不可得也。民不為己用,不為己死,而求兵之勁,城之固,不可得也。兵不勁,城不固,而求敵之不至,不可得也。敵至而求無危削,不滅亡,不可得也。危削滅亡之情,舉積此矣,而求安樂,是狂生者也。狂生者,不胥時而落。故人主欲彊固安樂,則莫若反之民;欲附下一民,則莫若反之政;欲脩政美俗,則莫若求其人。彼或蓄積而得之者不世絕。彼其人者,生乎今之世,而志乎古之道。以天下之王公莫好之也,然而是子獨好之;以天下之民莫為之也,然而是子獨為之。好之者貧,為之者窮,然而是子猶將為之也,不為少頃輟焉。曉然獨明於先王之所以得之,所以失之,知國之安危臧否,若別白黑。是其人也,大用之,則天下為一,諸侯為臣;小用之,則威行鄰敵;縱不能用,使無去其疆域,則國終身無故。故君人者,愛民而安,好士而榮,兩者無一焉而亡。詩曰:「介人維藩,大師為垣。」此之謂也。

임금은 백성의 근원이다. 근원이 맑으면 흐름이 맑고 근원이 흐리면 흐름이 흐리다.

그러므로 사직을 가진 이가 백성을 사랑하지 못하고 백성을 이롭게 하지 못하면서 백성이 저를 친히 사랑하기를 구하면 얻을 수 없다. 백성이 친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데 저를 위해 쓰이고 저를 위해 죽기를 구하면 얻을 수 없다. 백성이 저를 위해 쓰이지 않고 저를 위해 죽지 않는데 군사가 굳세고 성이 튼튼하기를 구하면 얻을 수 없다. 군사가 굳세지 않고 성이 튼튼하지 않은데 적이 이르지 않기를 구하면 얻을 수 없다. 적이 이르렀는데 위태롭고 깎이고 없어지지 않기를 구하면 얻을 수 없다.

위태롭고 깎이고 없어지는 정이 다 여기 쌓였는데 편안하고 즐겁기를 구하니 이는 미쳐 사는 이다. 미쳐 사는 이는 때를 기다리지 않고 떨어진다.

그러므로 임금이 굳세고 튼튼하고 편안하고 즐겁고자 하면 백성에게 돌이키는 것만 한 것이 없고, 아래를 붙이고 백성을 하나로 하고자 하면 정사에 돌이키는 것만 한 것이 없고, 정사를 닦고 풍속을 아름답게 하고자 하면 그 사람을 구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저 더러 쌓아 얻은 이가 대대로 끊이지 않는다. 저 사람이란 지금 세상에 나서 옛 도에 뜻을 둔 이다. 천하의 왕공이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도 이 사람만은 홀로 좋아하고, 천하의 백성이 아무도 하지 않아도 이 사람만은 홀로 한다. 좋아하는 이가 가난하고 하는 이가 막히는데도 이 사람은 오히려 장차 그것을 하여 잠시도 그치지 않는다.

환히 홀로 앞선 임금이 얻은 까닭과 잃은 까닭에 밝고, 나라의 편안함과 위태로움과 좋고 나쁨 알기를 희고 검음 가리듯 한다.

이런 사람은 크게 쓰면 천하가 하나가 되고 제후가 신하가 되며, 작게 쓰면 위엄이 이웃 적에게 행해지고, 설령 쓰지 못하더라도 그 지경을 떠나지 않게 하면 나라가 죽도록 탈이 없다.

그러므로 사람을 다스리는 이는 백성을 사랑하여 편안하고 선비를 좋아하여 영광스러우니 둘 가운데 하나만 없어도 없어진다. 「시」에 이르기를 「좋은 사람이 울타리요 큰 무리가 담이라」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道者,何也?曰:君之所道也。君者,何也?曰:能群也。能群也者,何也?曰:善生養人者也,善班治人者也,善顯設人者也,善藩飾人者也。善生養人者人親之,善班治人者人安之,善顯設人者人樂之,善藩飾人者人榮之。四統者俱,而天下歸之,夫是之謂能群。不能生養人者,人不親也;不能班治人者,人不安也;不能顯設人者,人不樂也;不能藩飾人者,人不榮也。四統者亡,而天下去之,夫是之謂匹夫。故曰:道存則國存,道亡則國亡。省工賈,眾農夫,禁盜賊,除姦邪:是所以生養之也。天子三公,諸侯一相,大夫擅官,士保職,莫不法度而公:是所以班治之也。論德而定次,量能而授官,皆使人載其事,而各得其所宜,上賢使之為三公,次賢使之為諸侯,下賢使之為士大夫:是所以顯設之也。修冠弁衣裳,黼黻文章,琱琢刻鏤,皆有等差:是所以藩飾之也。故由天子至於庶人也,莫不騁其能,得其志,安樂其事,是所同也;衣煖而食充,居安而游樂,事時制明而用足,是又所同也。若夫重色而成文章,重味而成珍備,是所衍也。聖王財衍,以明辨異,上以飾賢良而明貴賤,下以飾長幼而明親疏。上在王公之朝,下在百姓之家,天下曉然皆知其所以為異也,將以明分達治而保萬世也。故天子諸侯無靡費之用,士大夫無流淫之行,百吏官人無怠慢之事,眾庶百姓無姦怪之俗,無盜賊之罪,其能以稱義遍矣。故曰:治則衍及百姓,亂則不足及王公。此之謂也。

도란 무엇인가. 말하기를, 임금이 이끄는 바다. 임금이란 무엇인가. 말하기를, 능히 무리 짓는 이다.

능히 무리 짓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말하기를, 사람을 잘 낳고 기르는 이요, 사람을 잘 나누어 다스리는 이요, 사람을 잘 드러내어 자리 매기는 이요, 사람을 잘 울타리 지어 꾸미는 이다.

사람을 잘 낳고 기르면 사람이 친히 하고, 사람을 잘 나누어 다스리면 사람이 편안해하고, 사람을 잘 드러내어 자리 매기면 사람이 즐거워하고, 사람을 잘 울타리 지어 꾸미면 사람이 영광스러워한다. 네 벼리가 다 갖추어지면 천하가 그에게 돌아오니 무릇 이를 능히 무리 짓는다 한다.

사람을 낳고 기르지 못하면 사람이 친히 하지 않고, 사람을 나누어 다스리지 못하면 사람이 편안해하지 않고, 사람을 드러내어 자리 매기지 못하면 사람이 즐거워하지 않고, 사람을 울타리 지어 꾸미지 못하면 사람이 영광스러워하지 않는다. 네 벼리가 없어지면 천하가 그를 떠나니 무릇 이를 필부라 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도가 있으면 나라가 있고 도가 없어지면 나라가 없어진다 한다.

장인과 장사꾼을 줄이고 농부를 많게 하며 도적을 금하고 간사함을 걷는 것이 낳고 기르는 바다.

천자에게 삼공이 있고 제후에게 재상 하나가 있고 대부가 벼슬을 맡고 선비가 직분을 지켜, 법도에 맞고 공변되지 않은 이가 없는 것이 나누어 다스리는 바다.

덕을 논하여 차례를 정하고 능함을 헤아려 벼슬을 주어, 다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일을 지고 저마다 마땅한 자리를 얻게 하며, 위의 어진 이는 삼공을 삼고 그다음 어진 이는 제후를 삼고 아래 어진 이는 사대부를 삼는 것이 드러내어 자리 매기는 바다.

갓과 옷과 치마와 수놓은 무늬와 새기고 쪼은 것을 닦아 다 등급의 차이가 있게 하는 것이 울타리 지어 꾸미는 바다.

그러므로 천자로부터 뭇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 능함을 달리고 그 뜻을 얻고 그 일을 편안히 즐기지 않는 이가 없으니 이는 같은 바요, 옷이 따뜻하고 밥이 넉넉하고 사는 데가 편안하고 노닒이 즐겁고 일이 때에 맞고 제도가 밝고 쓰임이 넉넉하니 이 또한 같은 바다.

무릇 빛깔을 겹쳐 무늬를 이루고 맛을 겹쳐 진귀함을 갖추는 것은 남는 것이다. 거룩한 임금은 남는 것을 마름질하여 가림과 다름을 밝히니, 위로는 어질고 착한 이를 꾸며 귀하고 천함을 밝히고 아래로는 어른과 아이를 꾸며 가깝고 멂을 밝힌다.

위로는 왕공의 조정에 있고 아래로는 백성의 집에 있어 천하가 환히 다 그 다르게 된 까닭을 아니, 장차 갈래를 밝히고 다스림에 이르러 만대를 지키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자와 제후에게 헛되이 쓰는 비용이 없고, 사대부에게 흘러 넘치는 행실이 없고, 온갖 아전과 벼슬아치에게 게으른 일이 없고, 뭇 백성에게 간사하고 괴이한 풍속이 없고 도적의 죄가 없으니, 그 능히 옳음에 걸맞게 함이 두루 미친 것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다스려지면 남는 것이 백성에게까지 미치고 어지러우면 왕공에게도 넉넉하지 않다 하니 이를 이름이다.

至道大形:隆禮至法則國有常,尚賢使能則民知方,纂論公察則民不疑,賞克罰偷則民不怠,兼聽齊明則天下歸之;然後明分職,序事業,材技官能,莫不治理,則公道達而私門塞矣,公義明而私事息矣:如是,則德厚者進而佞說者止,貪利者退而廉節者起。書曰:「先時者殺無赦,不逮時者殺無赦。」人習其事而固,人之百事,如耳目鼻口之不可以相借官也。故職分而民不慢,次定而序不亂,兼聽齊明而百事不留:如是,則臣下百吏至於庶人,莫不修己而後敢安止,誠能而後敢受職;百姓易俗,小人變心,姦怪之屬莫不反愨:夫是之謂政教之極。故天子不視而見,不聽而聰,不慮而知,不動而功,塊然獨坐而天下從之如一體,如四胑之從心:夫是之謂大形。詩曰:「溫溫恭人,維德之基。」此之謂也。

지극한 도의 큰 꼴은 이러하다. 예를 받들고 법을 지극히 하면 나라에 떳떳함이 있고, 어진 이를 높이고 능한 이를 부리면 백성이 방향을 알고, 논함을 모으고 공변되게 살피면 백성이 의심하지 않고, 이긴 이에게 상 주고 게으른 이를 벌하면 백성이 게으르지 않고, 아울러 듣고 가지런히 밝으면 천하가 그에게 돌아온다.

그런 뒤에 갈래와 직분을 밝히고 일을 차례 지으며 재주와 능함에 벼슬을 주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으면, 공변된 도가 이르고 사사로운 문이 막히며 공변된 옳음이 밝고 사사로운 일이 그친다. 이와 같으면 덕이 두터운 이가 나아가고 아첨하는 이가 그치며, 이로움을 탐하는 이가 물러나고 청렴한 이가 일어난다.

「서」에 이르기를 「때보다 앞선 이는 죽여 용서하지 말고 때에 미치지 못한 이도 죽여 용서하지 말라」 하였다.

사람이 제 일을 익혀 굳어지면, 사람의 온갖 일이 귀와 눈과 코와 입이 서로 벼슬을 빌릴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직분이 갈리면 백성이 게으르지 않고, 차례가 정해지면 순서가 어지럽지 않고, 아울러 듣고 가지런히 밝으면 온갖 일이 밀리지 않는다.

이와 같으면 신하와 온갖 아전으로부터 뭇 사람에 이르기까지 제 몸을 닦은 뒤에야 감히 편안히 머무르고 참으로 능한 뒤에야 감히 직분을 받지 않는 이가 없다. 백성이 풍속을 바꾸고 소인이 마음을 고치며 간사하고 괴이한 무리가 도타움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가 없으니, 무릇 이를 정사와 가르침의 끝이라 한다.

그러므로 천자가 보지 않아도 보고, 듣지 않아도 밝고, 헤아리지 않아도 알고, 움직이지 않아도 공이 있어, 흙덩이처럼 홀로 앉아 있어도 천하가 한 몸처럼 따르고 네 팔다리가 마음을 따르듯 한다. 무릇 이를 큰 꼴이라 한다. 「시」에 이르기를 「따뜻하고 공손한 사람이여, 오직 덕의 터전이로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為人主者,莫不欲彊而惡弱,欲安而惡危,欲榮而惡辱,是禹桀之所同也。要此三欲,辟此三惡,果何道而便?曰:在慎取相,道莫徑是矣。故知而不仁,不可;仁而不知,不可;既知且仁,是人主之寶也,王霸之佐也。不急得,不知;得而不用,不仁。無其人而幸有其功,愚莫大焉。今人主有大患:使賢者為之,則與不肖者規之;使知者慮之,則與愚者論之;使脩士行之,則與汙邪之人疑之,雖欲成功,得乎哉!譬之,是猶立直木而恐其景之枉也,惑莫大焉!語曰:好女之色,惡者之孽也;公正之士,眾人之痤也;脩道之人,汙邪之賊也。今使汙邪之人,論其怨賊,而求其無偏,得乎哉!譬之,是猶立枉木而求其景之直也,亂莫大焉。

남의 임금 된 이가 굳세고자 하고 약함을 미워하며, 편안하고자 하고 위태로움을 미워하며, 영광스럽고자 하고 욕됨을 미워하지 않는 이가 없으니 이는 우임금과 걸이 같은 바다.

이 세 바람을 요긴히 하고 이 세 미움을 피하는 데 과연 어느 길이 편한가. 말하기를, 재상을 삼가 취하는 데 있으니 도에 이보다 지름길이 없다.

그러므로 슬기롭되 어질지 않으면 안 되고 어질되 슬기롭지 않으면 안 된다. 이미 슬기롭고 또 어질면 이는 임금의 보배요 왕과 으뜸의 도움이다. 급히 얻지 않으면 슬기롭지 못하고, 얻고도 쓰지 않으면 어질지 못하다. 그 사람이 없이 그 공이 있기를 바라니 어리석음이 이보다 큰 것이 없다.

이제 임금에게 큰 근심이 있다. 어진 이를 시켜 하게 하면서 못난 이와 더불어 그것을 헤아리고, 슬기로운 이를 시켜 헤아리게 하면서 어리석은 이와 더불어 그것을 논하고, 닦은 선비를 시켜 행하게 하면서 더럽고 그릇된 사람과 더불어 그것을 의심한다. 비록 공을 이루고자 한들 되겠는가. 비유하면 이는 곧은 나무를 세우고 그 그림자가 굽을까 두려워하는 것과 같으니 홀림이 이보다 큰 것이 없다.

말에 이르기를, 고운 여인의 빛깔은 미운 이의 재앙이요, 공변되고 바른 선비는 뭇 사람의 부스럼이요, 도를 닦는 사람은 더럽고 그릇된 이의 도적이라 하였다. 이제 더럽고 그릇된 사람으로 하여금 그 원망하고 미워하는 이를 논하게 하면서 치우치지 않기를 구하니 되겠는가. 비유하면 이는 굽은 나무를 세우고 그 그림자가 곧기를 구하는 것과 같으니 어지러움이 이보다 큰 것이 없다.

故古之人為之不然:其取人有道,其用人有法。取人之道,參之以禮;用人之法,禁之以等。行義動靜,度之以禮;知慮取舍,稽之以成;日月積久,校之以功,故卑不得以臨尊,輕不得以縣重,愚不得以謀知,是以萬舉而不過也。故校之以禮,而觀其能安敬也;與之舉措遷移,而觀其能應變也;與之安燕,而觀其能無流慆也;接之以聲色、權利、忿怒、患險,而觀其能無離守也。彼誠有之者,與誠無之者,若白黑然,可詘邪哉!故伯樂不可欺以馬,而君子不可欺以人,此明王之道也。

그러므로 옛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람을 취함에 도가 있고 사람을 씀에 법이 있었다.

사람을 취하는 도는 예로 견주는 것이요, 사람을 쓰는 법은 등급으로 금하는 것이다. 행실과 옳음과 움직임과 고요함은 예로 헤아리고, 앎과 헤아림과 취하고 버림은 이룸으로 살피고, 날과 달이 오래 쌓이면 공으로 견준다.

그러므로 낮은 이가 높은 이에게 임하지 못하고, 가벼운 이가 무거운 이에게 매달리지 못하고, 어리석은 이가 슬기로운 이를 꾀하지 못한다. 그래서 만 가지를 벌여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예로 견주어 그가 능히 편안히 공경하는지 보고, 그와 더불어 일을 벌이고 옮겨 그가 능히 달라짐에 응하는지 보고, 그와 더불어 편안히 쉬어 그가 능히 흐르고 게으르지 않은지 보고, 소리와 빛깔과 권세와 이로움과 성냄과 근심과 험함으로 그를 대하여 그가 능히 지킴을 떠나지 않는지 본다.

저 참으로 그것이 있는 이와 참으로 그것이 없는 이는 희고 검은 것 같으니 굽힐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백락은 말로 속일 수 없고 군자는 사람으로 속일 수 없으니 이것이 밝은 임금의 도다.

人主欲得善射--射遠中微者,縣貴爵重賞以招致之。內不可以阿子弟,外不可以隱遠人,能中是者取之;是豈不必得之之道也哉!雖聖人不能易也。欲得善馭--及速致遠者,一日而千里,縣貴爵重賞以招致之。內不可以阿子弟,外不可以隱遠人,能致是者取之;是豈不必得之之道也哉!雖聖人不能易也。欲治國馭民,調壹上下,將內以固城,外以拒難,治則制人,人不能制也;亂則危辱滅亡,可立而待也。然而求卿相輔佐,則獨不若是其公也,案唯便嬖親比己者之用也,豈不過甚矣哉!故有社稷者,莫不欲彊,俄則弱矣;莫不欲安,俄則危矣;莫不欲存,俄則亡矣。古有萬國,今有十數焉,是無他故,莫不失之是也。故明主有私人以金石珠玉,無私人以官職事業,是何也?曰:本不利於所私也。彼不能而主使之,則是主闇也;臣不能而誣能,則是臣詐也。主闇於上,臣詐於下,滅亡無日,俱害之道也。夫文王非無貴戚也,非無子弟也,非無便嬖也,倜然乃舉太公於州人而用之,豈私之也哉!以為親邪?則周姬姓也,而彼姜姓也;以為故邪?則未嘗相識也;以為好麗邪?則夫人行年七十有二,齳然而齒墮矣。然而用之者,夫文王欲立貴道,欲白貴名,以惠天下,而不可以獨也。非于是子莫足以舉之,故舉是子而用之。於是乎貴道果立,貴名果白,兼制天下,立七十一國姬姓獨居五十三人。周之子孫,苟非狂惑者,莫不為天下之顯諸侯,如是者能愛人也。故舉天下之大道,立天下之大功,然後隱其所憐所愛,其下猶足以為天下之顯諸侯。故曰:唯明主為能愛其所愛,闇主則必危其所愛。此之謂也。

임금이 활 잘 쏘는 이 — 멀리 쏘아 작은 것을 맞히는 이 — 를 얻고자 하면 귀한 벼슬과 무거운 상을 걸어 불러들인다. 안으로 아들과 아우를 두둔하지 못하고 밖으로 먼 데 사람을 숨기지 못하며, 능히 이를 맞히는 이를 취한다. 이것이 어찌 반드시 얻는 길이 아니겠는가. 비록 성인이라도 바꿀 수 없다.

수레 잘 모는 이 — 빠르게 멀리 이르러 하루에 천 리를 가는 이 — 를 얻고자 하면 귀한 벼슬과 무거운 상을 걸어 불러들인다. 안으로 아들과 아우를 두둔하지 못하고 밖으로 먼 데 사람을 숨기지 못하며, 능히 이에 이르는 이를 취한다. 이것이 어찌 반드시 얻는 길이 아니겠는가. 비록 성인이라도 바꿀 수 없다.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몰아 위아래를 고르게 하나로 하며, 장차 안으로 성을 굳게 하고 밖으로 어려움을 막아, 다스려지면 남을 마름질하고 남에게 마름질당하지 않으며 어지러우면 위태롭고 욕되고 없어짐을 서서 기다릴 만하다. 그런데도 경과 재상과 돕는 이를 구하는 데는 유독 이처럼 공변되지 않고 다만 가까이 아첨하고 저와 친한 이를 쓰니 어찌 지나침이 심하지 않은가.

그러므로 사직을 가진 이가 굳세고자 하지 않는 이가 없는데 이윽고 약해지고, 편안하고자 하지 않는 이가 없는데 이윽고 위태로워지고, 있고자 하지 않는 이가 없는데 이윽고 없어진다. 옛날에 만 나라가 있었는데 이제 열몇이 있으니 이는 다른 까닭이 없다. 여기서 잃지 않은 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은 쇠와 돌과 구슬과 옥으로 사사로이 주는 일은 있어도 벼슬과 직분과 일로 사사로이 주는 일은 없다. 이는 어째서인가. 말하기를, 본디 사사로이 하는 이에게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저가 능하지 못한데 임금이 시키면 이는 임금이 어두운 것이요, 신하가 능하지 못하면서 능하다 속이면 이는 신하가 속이는 것이다. 임금이 위에서 어둡고 신하가 아래에서 속이면 없어질 날이 멀지 않으니 함께 해로운 길이다.

무릇 문왕에게 귀한 겨레가 없은 것이 아니요 아들과 아우가 없은 것이 아니요 가까이 아첨하는 이가 없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훌쩍 태공을 주(州) 땅 사람 가운데서 들어 썼으니 어찌 사사로이 한 것이겠는가.

친하다 여겼는가. 주나라는 희(姬)씨요 저이는 강(姜)씨다. 옛 사이라 여겼는가. 일찍이 서로 알지 못하였다. 곱다 여겼는가. 저 사람은 나이 일흔둘에 이가 다 빠졌다.

그런데도 그를 쓴 것은, 무릇 문왕이 귀한 도를 세우고 귀한 이름을 밝혀 천하를 은혜롭게 하고자 하였으나 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아니면 그 일을 들 수 없었으므로 이 사람을 들어 쓴 것이다.

이에 귀한 도가 과연 서고 귀한 이름이 과연 밝아져 천하를 아울러 마름질하고 일흔한 나라를 세웠는데 희씨가 홀로 쉰셋을 차지하였다. 주나라의 자손이 진실로 미치고 홀린 이가 아니면 천하의 드러난 제후가 되지 않은 이가 없으니, 이러한 이가 능히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하의 큰 도를 들고 천하의 큰 공을 세운 뒤에 그 가엾이 여기고 사랑하는 이를 숨겨 주어도, 그 아래가 오히려 천하의 드러난 제후가 될 만하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오직 밝은 임금이라야 능히 그 사랑하는 이를 사랑하고 어두운 임금은 반드시 그 사랑하는 이를 위태롭게 한다 하니 이를 이름이다.

牆之外,目不見也;里之前,耳不聞也;而人主之守司,遠者天下,近者境內,不可不略知也。天下之變,境內之事,有弛易齵差者矣,而人主無由知之,則是拘脅蔽塞之端也。耳目之明,如是其狹也;人主之守司,如是其廣也;其中不可以不知也,如是其危也。然則人主將何以知之?曰:便嬖左右者,人主之所以窺遠收眾之門戶牖嚮也,不可不早具也。故人主必將有便嬖左右足信者,然後可。其知惠足使規物,其端誠足使定物,然後可;夫是之謂國具。人主不能不有遊觀安燕之時,則不得不有疾病物故之變焉。如是,國者,事物之至也如泉原,一物不應,亂之端也。故曰:人主不可以獨也。卿相輔佐,人主之基杖也,不可不早具也。故人主必將有卿相輔佐足任者,然後可。其德音足以填撫百姓,其知慮足以應待萬變,然後可;夫是之謂國具。四鄰諸侯之相與,不可以不相接也,然而不必相親也,故人主必將有足使喻志決疑於遠方者,然後可。其辯說足以解煩,其知慮足以決疑,其齊斷足以距難,不還秩,不反君,然而應薄扞患,足以持社稷,然後可,夫是之謂國具。故人主無便嬖左右足信者,謂之闇;無卿相輔佐足任使者,謂之獨;所使於四鄰諸侯者非其人,謂之孤;孤獨而晻,謂之危。國雖若存,古之人曰亡矣。詩曰:「濟濟多士,文王以寧。」此之謂也。

담 밖은 눈이 보지 못하고 마을 앞은 귀가 듣지 못한다. 그런데 임금이 맡아 지키는 것은 멀리는 천하요 가까이는 지경 안이라 대강이라도 알지 않을 수 없다.

천하의 달라짐과 지경 안의 일에 느슨해지고 어긋난 것이 있는데 임금이 알 길이 없으면, 이것이 붙들리고 눌리고 가려 막히는 실마리다. 귀와 눈의 밝음이 이처럼 좁고 임금이 맡아 지키는 것이 이처럼 넓으며, 그 가운데를 알지 않을 수 없음이 이처럼 위태롭다.

그러면 임금은 무엇으로 그것을 알겠는가. 말하기를, 가까이 아첨하는 곁의 사람은 임금이 먼 데를 엿보고 뭇 사람을 거두는 문이요 창이니 일찍 갖추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임금에게 반드시 가까이 아첨하는 곁의 사람으로 믿을 만한 이가 있은 뒤에야 된다. 그 앎과 은혜가 물건을 헤아리기에 넉넉하고 그 바르고 참됨이 물건을 정하기에 넉넉한 뒤에야 되니, 무릇 이를 나라의 갖춤이라 한다.

임금이 노닐고 보고 편안히 쉬는 때가 없을 수 없으니 병들고 탈나는 달라짐이 없을 수 없다. 이와 같으니 나라란 일과 물건이 이르는 것이 샘의 근원 같아 한 가지라도 응하지 못하면 어지러움의 실마리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임금은 홀로 할 수 없다 한다.

경과 재상과 돕는 이는 임금의 터전이요 지팡이니 일찍 갖추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임금에게 반드시 경과 재상과 돕는 이로 맡길 만한 이가 있은 뒤에야 된다. 그 덕과 소리가 백성을 어루만지기에 넉넉하고 그 앎과 헤아림이 만 가지 달라짐에 응하기에 넉넉한 뒤에야 되니, 무릇 이를 나라의 갖춤이라 한다.

네 이웃 제후와 서로 사귐은 서로 잇지 않을 수 없으나 반드시 서로 친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임금에게 반드시 먼 데서 뜻을 깨우치고 의심을 끊게 할 만한 이가 있은 뒤에야 된다. 그 따지고 말함이 번거로움을 풀기에 넉넉하고, 그 앎과 헤아림이 의심을 끊기에 넉넉하고, 그 가지런히 끊음이 어려움을 막기에 넉넉하며, 벼슬을 돌려주지 않고 임금을 저버리지 않으면서 다가오는 것에 응하고 근심을 막아 사직을 붙들기에 넉넉한 뒤에야 되니, 무릇 이를 나라의 갖춤이라 한다.

그러므로 임금에게 가까이 아첨하는 곁의 사람으로 믿을 만한 이가 없으면 어둡다 하고, 경과 재상과 돕는 이로 맡길 만한 이가 없으면 외롭다 하고, 네 이웃 제후에게 보내는 이가 그 사람이 아니면 홀로다 한다. 홀로 외롭고 어두우면 위태롭다 한다. 나라가 비록 있는 듯해도 옛사람은 없어졌다 하였다. 「시」에 이르기를 「많고 많은 선비여, 문왕이 이로써 편안하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材人:愿愨拘錄,計數纖嗇,而無敢遺喪,是官人使吏之材也。脩飭端正,尊法敬分,而無傾側之心,守職脩業,不敢損益,可傳世也,而不可使侵奪,是士大夫官師之材也。知隆禮義之為尊君也,知好士之為美名也,知愛民之為安國也,知有常法之為一俗也,知尚賢使能之為長功也,知務本禁末之為多材也,知無與下爭小利之為便於事也,知明制度,權物稱用之為不泥也,是卿相輔佐之材也,未及君道也。能論官此三材者而無失其次,是謂人主之道也。若是則身佚而國治,功大而名美,上可以王,下可以霸,是人主之要守也。人主不能論此三材者,不知道此道,安值將卑埶出勞,併耳目之樂,而親自貫日而治詳,一日而曲辨之,慮與臣下爭小察而綦偏能,自古及今,未有如此而不亂者也。是所謂視乎不可見,聽乎不可聞,為乎不可成,此之謂也。

사람의 재목은 이러하다.

삼가고 도탑고 붙들어 적으며, 셈이 잘고 아끼며 감히 빠뜨리고 잃음이 없으면 이는 벼슬아치와 아전을 부리는 재목이다.

닦아 꾸미고 바르며 법을 높이고 갈래를 공경하여 기울어지는 마음이 없고, 직분을 지키고 일을 닦아 감히 덜고 더하지 않아 대대로 전할 만하되 침노하고 빼앗게 할 수 없으면 이는 사대부와 벼슬 맡은 이의 재목이다.

예와 옳음을 받드는 것이 임금을 높이는 것인 줄 알고, 선비를 좋아하는 것이 이름을 아름답게 하는 것인 줄 알고,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 나라를 편안히 하는 것인 줄 알고, 떳떳한 법이 있는 것이 풍속을 하나로 하는 것인 줄 알고, 어진 이를 높이고 능한 이를 부리는 것이 공을 길게 하는 것인 줄 알고, 밑동에 힘쓰고 끄트머리를 금하는 것이 재물을 많게 하는 것인 줄 알고, 아래와 작은 이로움을 다투지 않는 것이 일에 편한 줄 알고, 제도를 밝히고 물건을 저울질하여 쓰임에 걸맞게 하는 것이 막히지 않는 것인 줄 알면, 이는 경과 재상과 돕는 이의 재목이나 아직 임금의 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능히 이 세 재목에 벼슬을 논하여 매기되 그 차례를 잃지 않으면 이를 임금의 도라 한다. 이와 같으면 몸이 편하고 나라가 다스려지고 공이 크고 이름이 아름다워, 위로는 왕 노릇 할 수 있고 아래로는 으뜸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임금이 요긴히 지킬 바다.

임금이 이 세 재목을 논하지 못하고 이 도를 알아 이끌지 못하면, 곧 형세를 낮추고 수고를 내며 귀와 눈의 즐거움을 아울러 몸소 날을 꿰어 자세히 다스리고 하루에 굽이굽이 가리려 하며, 신하와 작은 살핌을 다투고 치우친 능함을 다하려 한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와 같이 하고 어지럽지 않은 이는 있지 않았다. 이것이 이른바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없는 것을 들으며 이룰 수 없는 것을 한다는 것이니 이를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