致士篇
衡聽、顯幽、重明、退姦、進良之術:朋黨比周之譽,君子不聽;殘賊加累之譖,君子不用;隱忌雍蔽之人,君子不近;貨財禽犢之請,君子不許。凡流言、流說、流事、流謀、流譽、流愬,不官而衡至者,君子慎之。聞聽而明譽之,定其當而當,然後士其刑賞而還與之,如是則姦言、姦說、姦事、姦謀、姦譽、姦愬莫之試也,忠言、忠說、忠事、忠謀、忠譽、忠愬莫不明通,方起以尚盡矣。夫是之謂衡聽、顯幽、重明、退姦、進良之術。
저울질하여 듣고, 그윽한 것을 드러내고, 밝은 것을 거듭하고, 간사한 이를 물리고, 어진 이를 나아가게 하는 재주는 이러하다.
패거리 지어 두루 얽은 기림을 군자는 듣지 않고, 해치고 도적질하며 허물을 덧씌우는 참소를 군자는 쓰지 않고, 숨기고 시새우고 막고 가리는 사람을 군자는 가까이하지 않고, 재물과 짐승과 송아지로 하는 청을 군자는 허락하지 않는다.
무릇 떠도는 말과 떠도는 이야기와 떠도는 일과 떠도는 꾀와 떠도는 기림과 떠도는 하소연이 마땅한 절차를 밟지 않고 가로질러 이르면 군자는 삼간다.
들어 살펴 밝게 기리고 그 마땅함을 정하여 마땅하게 한 뒤에 그 형벌과 상을 매겨 돌려주면, 간사한 말과 간사한 이야기와 간사한 일과 간사한 꾀와 간사한 기림과 간사한 하소연이 시험되지 못하고, 참된 말과 참된 이야기와 참된 일과 참된 꾀와 참된 기림과 참된 하소연이 밝게 통하지 않는 것이 없어 바야흐로 일어나 위로 다한다. 무릇 이를 저울질하여 듣고 그윽한 것을 드러내고 밝은 것을 거듭하고 간사한 이를 물리고 어진 이를 나아가게 하는 재주라 한다.
川淵深而魚鼈歸之,山林茂而禽獸歸之,刑政平而百姓歸之,禮義備而君子歸之。故禮及身而行修,義及國而政明,能以禮挾而貴名白,天下願,令行禁止,王者之事畢矣。《詩》曰:「惠此中國,以綏四方。」此之謂也。川淵者,魚龍之居也;山林者,鳥獸之居也;國家者,士民之居也。川淵枯則魚龍去之,山林險則鳥獸去之,國家失政則士民去之。無土則人不安居,無人則土不守,無道法則人不至,無君子則道不舉。故土之與人也,道之與法也者,國家之本作也,君子也者,道法之摠要也,不可少頃曠也。得之則治,失之則亂;得之則安,失之則危;得之則存,失之則亡。故有良法而亂者有之矣,有君子而亂者,自古及今,未嘗聞也。《傳》曰:「治生乎君子,亂生於小人。」此之謂也。
내와 못이 깊으면 물고기와 자라가 돌아오고, 산과 숲이 우거지면 새와 짐승이 돌아오고, 형벌과 정사가 고르면 백성이 돌아오고, 예와 옳음이 갖추어지면 군자가 돌아온다.
그러므로 예가 몸에 미치면 행실이 닦이고, 옳음이 나라에 미치면 정사가 밝고, 능히 예를 지녀 귀한 이름이 드러나면 천하가 바라고 명이 행해지고 금함이 그쳐지니 왕 노릇 하는 이의 일이 마쳐진다. 「시」에 이르기를 「이 나라 안을 은혜롭게 하여 사방을 편안히 하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내와 못은 물고기와 용이 사는 데요, 산과 숲은 새와 짐승이 사는 데요, 나라와 집은 선비와 백성이 사는 데다. 내와 못이 마르면 물고기와 용이 떠나고, 산과 숲이 험하면 새와 짐승이 떠나고, 나라와 집이 정사를 잃으면 선비와 백성이 떠난다.
땅이 없으면 사람이 편히 살지 못하고, 사람이 없으면 땅이 지켜지지 않고, 도와 법이 없으면 사람이 이르지 않고, 군자가 없으면 도가 들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땅과 사람, 도와 법은 나라와 집의 밑동이 되는 것이요, 군자란 도와 법의 아우르는 요긴함이라 잠시도 비울 수 없다.
이를 얻으면 다스려지고 잃으면 어지러우며, 얻으면 편안하고 잃으면 위태로우며, 얻으면 있고 잃으면 없어진다. 그러므로 좋은 법이 있는데도 어지러운 일은 있어도, 군자가 있는데 어지러운 일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일찍이 들은 적이 없다. 전하는 말에 이르기를 「다스림은 군자에게서 나고 어지러움은 소인에게서 난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得衆動天。美意延年。誠信如神。夸誕逐魂。
뭇 사람을 얻으면 하늘을 움직인다. 아름다운 뜻은 목숨을 늘인다. 참되고 미더움은 신령함과 같다. 허풍과 허탄함은 넋을 쫓는다.
人主之害,不在乎不言用賢,而在乎誠必用賢。夫言用賢者口也,卻賢者行也,口行相反而欲賢者之至,不肖者之退也,不亦難乎!夫耀蟬者務在明其火,振其樹而已,火不明,雖振其樹,無益也。今人主有能明其德者,則天下歸之,若蟬之歸明火也。
임금의 해로움은 어진 이를 쓰겠다고 말하지 않는 데 있지 않고 참으로 반드시 어진 이를 쓰는 데 있다. 무릇 어진 이를 쓰겠다고 말하는 것은 입이요 어진 이를 물리치는 것은 행실이다. 입과 행실이 서로 어긋나면서 어진 이가 이르고 못난 이가 물러나기를 바라니 또한 어렵지 않은가.
무릇 매미를 잡는 이는 그 불을 밝히고 그 나무를 흔드는 데 힘쓸 뿐이다. 불이 밝지 않으면 비록 그 나무를 흔들어도 보탬이 없다. 이제 임금이 능히 그 덕을 밝히면 천하가 그에게 돌아오는 것이 매미가 밝은 불에 돌아오는 것과 같다.
臨事接民而以義,變應寬裕而多容,恭敬以先之,政之始也;然後中和察斷以輔之,政之隆也;然後進退誅賞之,政之終也。故一年與之始,三年與之終。用其終爲始,則政令不行而上下怨疾,亂所以自作也。《書》曰:「義刑義殺,勿庸以即,女惟曰『未有順事』。」言先教也。
일에 임하고 백성을 대하기를 옳음으로 하고, 달라짐에 응하기를 너그럽고 넉넉하여 많이 품으며, 공손함으로 앞서는 것이 정사의 처음이다. 그런 뒤에 알맞고 어우러지게 살펴 끊어 돕는 것이 정사의 성함이다. 그런 뒤에 나아가고 물러나게 하고 베고 상 주는 것이 정사의 마침이다.
그러므로 한 해는 그와 더불어 처음을 하고 세 해는 그와 더불어 마침을 한다. 그 마침을 처음으로 쓰면 정사와 명이 행해지지 않고 위아래가 원망하고 미워하니, 어지러움이 절로 지어지는 까닭이다. 「서」에 이르기를 「옳게 형벌하고 옳게 죽이되 곧바로 쓰지 말고, 너는 오직 『아직 따르는 일이 있지 않다』 하라」 하였으니 가르침을 먼저 함을 말한 것이다.
程者,物之準也;禮者,節之準也。程以立數,禮以定倫,德以敘位,能以授官。凡節奏欲陵,而生民欲寬,節奏陵而文,生民寬而安。上文下安,功名之極也,不可以加矣。
자(程)는 물건의 법도요 예는 마디의 법도다. 자로 셈을 세우고 예로 차례를 정하며, 덕으로 자리를 매기고 능함으로 벼슬을 준다.
무릇 마디와 가락은 촘촘하고자 하고 백성 살림은 너그럽고자 한다. 마디와 가락이 촘촘하면 꾸며지고 백성 살림이 너그러우면 편안하다. 위가 꾸며지고 아래가 편안한 것이 공과 이름의 끝이니 더할 것이 없다.
君者,國之隆也;父者,家之隆也。隆一而治,二而亂,自古及今,未有二隆争重而能長久者。
임금은 나라의 높음이요 아비는 집의 높음이다. 높음이 하나면 다스려지고 둘이면 어지럽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두 높음이 무게를 다투면서 오래간 일은 없었다.
師術有四,而博習不與焉:尊嚴而憚,可以爲師;耆艾而信,可以爲師;誦說而不陵不犯,可以爲師;知微而論,可以爲師。故師術有四,而博習不與焉。水深而回,樹落則糞本,弟子通利則思師。《詩》曰:「無言不讎,無德不報。」此之謂也。
스승 되는 재주에 넷이 있는데 널리 익힘은 여기 들지 않는다. 높고 엄하여 꺼려지면 스승이 될 수 있고, 나이 들어 미더우면 스승이 될 수 있고, 외고 말하되 넘보거나 범하지 않으면 스승이 될 수 있고, 작은 것을 알아 논하면 스승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스승 되는 재주에 넷이 있는데 널리 익힘은 여기 들지 않는다.
물이 깊으면 돌아 흐르고, 나뭇잎이 떨어지면 뿌리를 거름하고, 제자가 통하여 이로우면 스승을 생각한다. 「시」에 이르기를 「갚아지지 않는 말이 없고 갚아지지 않는 덕이 없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賞不欲僭,刑不欲濫,賞僭則利及小人,刑濫則害及君子。若不幸而過,寧僭勿濫;與其害善,不若利淫。
상은 지나치지 않아야 하고 형벌은 넘치지 않아야 한다. 상이 지나치면 이로움이 소인에게 미치고 형벌이 넘치면 해로움이 군자에게 미친다. 만일 불행히 지나치게 된다면 차라리 상이 지나칠지언정 형벌이 넘치지는 말 것이니, 착한 이를 해치기보다는 넘치는 이를 이롭게 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