議兵篇
臨武君與孫卿子議兵於趙孝成王前,王曰:請問兵要?
임무군이 손경자와 함께 조 효성왕 앞에서 군사를 의논하였다. 왕이 말하였다. 「군사의 요긴함을 여쭙습니다.」
臨武君對曰:上得天時,下得地利,觀敵之變動,後之發,先之至,此用兵之要術也。
임무군이 대답하였다. 「위로 하늘 때를 얻고 아래로 땅 이로움을 얻으며, 적의 달라지고 움직임을 보아 뒤에 떠나 먼저 이르는 것이 군사를 쓰는 요긴한 재주입니다.」
孫卿子曰:不然!臣所聞古之道,凡用兵攻戰之本,在乎壹民。弓矢不調,則羿不能以中微;六馬不和,則造父不能以致遠;士民不親附,則湯武不能以必勝也。故善附民者,是乃善用兵者也。故兵要在乎善附民而已。
손경자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들은 옛 도로는 무릇 군사를 쓰고 쳐 싸우는 밑동이 백성을 하나로 하는 데 있습니다.
활과 화살이 고르지 않으면 예도 작은 것을 맞히지 못하고, 여섯 말이 화하지 않으면 조보도 멀리 이르지 못하고, 선비와 백성이 친하여 붙지 않으면 탕임금과 무왕도 반드시 이기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백성을 잘 붙이는 이가 곧 군사를 잘 쓰는 이입니다. 그러므로 군사의 요긴함은 백성을 잘 붙이는 데 있을 뿐입니다.」
臨武君曰:不然。兵之所貴者埶利也,所行者變詐也。善用兵者,感忽悠闇,莫知其所從出。孫吳用之無敵於天下,豈必待附民哉!
임무군이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군사가 귀히 여기는 것은 형세와 이로움이요 행하는 것은 달라짐과 속임입니다. 군사를 잘 쓰는 이는 홀연하고 아득하여 아무도 그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지 못합니다. 손자와 오자가 이를 써서 천하에 맞설 이가 없었으니 어찌 반드시 백성 붙이기를 기다리겠습니까.」
孫卿子曰:不然。臣之所道,仁者之兵,王者之志也。君之所貴,權謀埶利也;所行,攻奪變詐也;諸侯之事也。仁人之兵,不可詐也;彼可詐者,怠慢者也,路亶者也,君臣上下之間,渙然有離德者也。故以桀詐桀,猶巧拙有幸焉。以桀詐堯,譬之:若以卵投石,以指撓沸;若赴水火,入焉焦沒耳。故仁人上下,百將一心,三軍同力;臣之於君也,下之於上也,若子之事父,弟之事兄,若手臂之扞頭目而覆胸腹也,詐而襲之,與先驚而後擊之,一也。且仁人之用十里之國,則將有百里之聽;用百里之國,則將有千里之聽;用千里之國,則將有四海之聽,必將聰明警戒和傳而一。故仁人之兵,聚則成卒,散則成列,延則若莫邪之長刃,嬰之者斷;兌則若莫邪之利鋒,當之者潰,圜居而方止,則若盤石然,觸之者角摧,案角鹿埵隴種東籠而退耳。且夫暴國之君,將誰與至哉?彼其所與至者,必其民也,而其民之親我歡若父母,其好我芬若椒蘭,彼反顧其上,則若灼黥,若讎仇;人之情,雖桀跖,豈又肯為其所惡,賊其所好者哉!是猶使人之子孫自賊其父母也,彼必將來告之,夫又何可詐也!故仁人用國日明,諸侯先順者安,後順者危,慮敵之者削,反之者亡。詩曰:「武王載發,有虔秉鉞;如火烈烈,則莫我敢遏。」此之謂也。
손경자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어진 이의 군사요 왕 노릇 하는 이의 뜻입니다. 그대가 귀히 여기는 것은 권세와 꾀와 형세와 이로움이요 행하는 것은 치고 빼앗고 달라지고 속임이니 제후의 일입니다.
어진 사람의 군사는 속일 수 없습니다. 저 속일 수 있는 이는 게으르고 거만한 이요 지친 이요 임금과 신하와 위아래 사이가 풀어져 떠나는 덕이 있는 이입니다. 그러므로 걸로 걸을 속이면 오히려 공교롭고 서투름에 요행이 있으나, 걸로 요임금을 속이는 것은 비유하면 알로 돌을 치고 손가락으로 끓는 물을 젓는 것과 같아, 물과 불에 달려드는 것처럼 들어가면 타고 빠질 뿐입니다.
그러므로 어진 사람의 위아래는 온갖 장수가 한마음이 되고 삼군이 힘을 같이합니다. 신하가 임금에 대하고 아래가 위에 대하기를 아들이 아비 섬기듯 아우가 형 섬기듯 하여, 손과 팔이 머리와 눈을 막고 가슴과 배를 덮는 것과 같으니, 속여 덮치는 것이나 먼저 놀라게 하고 뒤에 치는 것이나 하나입니다.
또 어진 사람이 열 리 나라를 쓰면 장차 백 리의 들음이 있고, 백 리 나라를 쓰면 장차 천 리의 들음이 있고, 천 리 나라를 쓰면 장차 사해의 들음이 있어, 반드시 귀 밝고 눈 밝고 깨어 경계하고 화하게 전하여 하나가 됩니다.
그러므로 어진 사람의 군사는 모이면 대오를 이루고 흩어지면 열을 이루며, 늘이면 막야의 긴 칼날 같아 걸리는 이가 끊어지고, 날카롭게 하면 막야의 날카로운 봉 같아 맞서는 이가 무너지며, 둥글게 자리 잡고 모나게 그치면 반석 같아 부딪는 이가 뿔이 꺾여 비칠비칠 물러갈 뿐입니다.
또 저 사나운 나라의 임금은 장차 누구와 함께 이르겠습니까. 저이가 함께 이를 이는 반드시 그 백성인데, 그 백성이 나를 친함이 기쁘기가 어버이 같고 나를 좋아함이 향기롭기가 산초와 난초 같으며, 저이가 돌이켜 제 위를 돌아보면 지지고 자자한 듯 원수 같습니다. 사람의 정은 비록 걸과 척이라도 어찌 또 그 미워하는 바를 하고 그 좋아하는 바를 해치려 하겠습니까. 이는 남의 자손으로 하여금 제 어버이를 스스로 해치게 하는 것과 같으니 저이가 반드시 와서 일러 줄 것입니다. 무릇 또 어찌 속일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어진 사람이 나라를 씀에 날로 밝아져, 제후 가운데 먼저 따르는 이는 편안하고 뒤에 따르는 이는 위태롭고 맞서기를 헤아리는 이는 깎이고 거스르는 이는 없어집니다. 「시」에 이르기를 「무왕이 떠나매 삼가 도끼를 잡으셨네. 불이 이글이글하는 듯하니 아무도 나를 감히 막지 못하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입니다.」
孝成王、臨武君曰:善!請問王者之兵,設何道何行而可?
효성왕과 임무군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왕 노릇 하는 이의 군사는 어떤 도를 베풀고 어떻게 행해야 되는지 여쭙습니다.」
孫卿子曰:凡在大王,將率末事也。臣請遂道王者諸侯彊弱存亡之效,安危之埶:君賢者其國治,君不能者其國亂;隆禮貴義者其國治,簡禮賤義者其國亂;治者彊,亂者弱,是彊弱之本也。上足卬則下可用也,上不卬則下不可用也;下可用則強,下不可用則弱,是強弱之常也。隆禮效功,上也;重祿貴節,次也;上功賤節,下也,是強弱之凡也。好士者強,不好士者弱;愛民者強,不愛民者弱;政令信者強,政令不信者弱;民齊者強,民不齊者弱;賞重者強,賞輕者弱;刑威者強,刑侮者弱;械用兵革攻完便利者強,械用兵革窳楛不便利者弱。重用兵者強,輕用兵者弱;權出一者強,權出二者弱,是強弱之常也。
손경자가 말하였다. 「무릇 대왕께 달렸으니 장수는 끄트머리 일입니다. 제가 마침내 왕 노릇 하는 이와 제후의 굳세고 약하고 남고 없어지는 보람과 편안하고 위태로운 형세를 말하겠습니다.
임금이 어질면 그 나라가 다스려지고 임금이 능하지 못하면 그 나라가 어지럽습니다. 예를 높이고 옳음을 귀히 여기면 그 나라가 다스려지고 예를 소홀히 하고 옳음을 천히 여기면 그 나라가 어지럽습니다. 다스려지면 굳세고 어지러우면 약하니 이것이 굳세고 약함의 밑동입니다.
위가 우러를 만하면 아래를 쓸 수 있고 위가 우러를 만하지 않으면 아래를 쓸 수 없습니다. 아래를 쓸 수 있으면 굳세고 아래를 쓸 수 없으면 약하니 이것이 굳세고 약함의 떳떳함입니다.
예를 높이고 공을 보람 삼는 것이 위요, 녹을 무겁게 하고 절개를 귀히 여기는 것이 그다음이요, 공을 높이고 절개를 천히 여기는 것이 아래니 이것이 굳세고 약함의 대강입니다.
선비를 좋아하는 이는 굳세고 선비를 좋아하지 않는 이는 약하며, 백성을 사랑하는 이는 굳세고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이는 약하며, 정사와 명이 미더운 이는 굳세고 정사와 명이 미덥지 않은 이는 약하며, 백성이 가지런한 이는 굳세고 백성이 가지런하지 않은 이는 약하며, 상이 무거운 이는 굳세고 상이 가벼운 이는 약하며, 형벌이 위엄 있는 이는 굳세고 형벌이 업신여겨지는 이는 약하며, 기물과 쓰임과 병기와 갑옷이 온전하고 편하고 이로운 이는 굳세고 기물과 쓰임과 병기와 갑옷이 거칠고 나빠 편하고 이롭지 않은 이는 약합니다. 군사 씀을 무겁게 하는 이는 굳세고 군사 씀을 가벼이 하는 이는 약하며, 권세가 하나에서 나오면 굳세고 권세가 둘에서 나오면 약하니 이것이 굳세고 약함의 떳떳함입니다.」
齊人隆技擊,其技也,得一首者,則賜贖錙金,無本賞矣。是事小敵毳,則偷可用也,事大敵堅,則渙然離耳。若飛鳥然,傾側反覆無日,是亡國之兵也,兵莫弱是矣。是其去賃市傭而戰之幾矣。
제나라 사람은 재주로 치기를 높인다. 그 재주란 머리 하나를 얻으면 얼마쯤의 돈을 내리는 것이라 밑동 되는 상이 없다. 이는 일이 작고 적이 무르면 구차히 쓸 만하나 일이 크고 적이 굳세면 풀어져 흩어질 뿐이다. 나는 새처럼 기울고 뒤집힐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는 없어질 나라의 군사요 군사 가운데 이보다 약한 것이 없다. 이는 저잣거리에서 삯꾼을 사서 싸우게 하는 것과 거의 같다.
魏氏之武卒,以度取之,衣三屬之甲,操十二石之弩,負服矢五十個,置戈其上,冠冑帶劍,贏三日之糧,日中而趨百里,中試則復其戶,利其田宅,是數年而衰,而未可奪也,改造則不易周也,是故地雖大,其稅必寡,是危國之兵也。
위나라의 무졸(武卒)은 자로 재어 뽑는다. 세 겹 갑옷을 입고 열두 섬 쇠뇌를 잡고 화살 쉰 개를 지고 그 위에 창을 놓으며, 투구를 쓰고 칼을 차고 사흘 양식을 지고 한낮에 백 리를 달려야 한다. 시험에 붙으면 그 집의 부역을 면해 주고 그 밭과 집을 이롭게 해 준다. 이는 몇 해면 쇠하는데 그 혜택을 빼앗을 수 없고 고쳐 만들려 해도 두루 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땅이 비록 커도 그 세가 반드시 적으니 이는 위태로운 나라의 군사다.
秦人其生民郟阨,其使民也酷烈,劫之以埶,隱之以阨,忸之以慶賞,酋之以刑罰,使天下之民,所以要利於上者,非鬥無由也。阨而用之,得而後功之,功賞相長也,五甲首而隸五家,是最為眾彊長久,多地以正,故四世有勝,非幸也,數也。
진나라 사람은 그 백성을 살게 함이 좁고 답답하며 그 백성을 부림이 모질고 매섭다. 형세로 겁박하고 좁음으로 몰아넣고 기림과 상으로 길들이고 형벌로 다그쳐, 천하 백성이 위에서 이로움을 얻으려면 싸움 말고는 길이 없게 한다. 좁게 하여 쓰고 얻은 뒤에 공을 매기니 공과 상이 서로 자라나, 갑옷 입은 머리 다섯이면 다섯 집을 종으로 삼는다. 이것이 가장 무리가 굳세고 길고 오래며 땅을 많이 얻어 바로잡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네 대에 걸쳐 이김이 있으니 요행이 아니라 셈이다.
故齊之技擊,不可以遇魏氏之武卒;魏氏之武卒,不可以遇秦之銳士;秦之銳士,不可以當桓文之節制;桓文之節制,不可以敵湯武之仁義;有遇之者,若以焦熬投石焉。兼是數國者,皆干賞蹈利之兵也,傭徒鬻賣之道也,未有貴上安制綦節之理也。諸侯有能微妙之以節,則作而兼殆之耳。故招近募選,隆埶詐,尚功利,是漸之也;禮義教化,是齊之也。故以詐遇詐,猶有巧拙焉;以詐遇齊,辟之猶以錐刀墮太山也,非天下之愚人莫敢試。故王者之兵不試。湯武之誅桀紂也,拱挹指麾,而彊暴之國莫不趨使,誅桀紂若誅獨夫。故泰誓曰:「獨夫紂。」此之謂也。故兵大齊則制天下,小齊則治鄰敵。若夫招近募選,隆埶詐,尚功利之兵,則勝不勝無常,代翕代張,代存代亡,相為雌雄耳矣。夫是之謂盜兵,君子不由也。
그러므로 제나라의 재주로 치기는 위나라의 무졸을 만나지 못하고, 위나라의 무졸은 진나라의 날랜 선비를 만나지 못하고, 진나라의 날랜 선비는 환공과 문공의 절도 있는 마름질을 당하지 못하고, 환공과 문공의 절도 있는 마름질은 탕임금과 무왕의 어짊과 옳음에 맞서지 못한다. 만나는 이가 있으면 그을려 볶은 것으로 돌을 치는 것과 같다.
이 몇 나라를 아울러 보면 다 상을 구하고 이로움을 밟는 군사요 삯꾼과 팔려 온 이의 길이니, 위를 귀히 여기고 제도를 편안히 하고 절도를 다하는 이치가 있지 않다. 제후 가운데 능히 절도로 그를 미묘하게 하는 이가 있으면 일어나 아울러 위태롭게 할 뿐이다.
그러므로 가까이서 부르고 모아 뽑고 형세와 속임을 높이고 공과 이로움을 숭상하는 것은 차츰 물들이는 것이요, 예와 옳음과 가르쳐 달라지게 함은 가지런히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속임으로 속임을 만나면 오히려 공교롭고 서투름이 있으나, 속임으로 가지런함을 만나는 것은 비유하면 송곳과 칼로 태산을 무너뜨리려는 것과 같으니 천하의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감히 시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왕 노릇 하는 이의 군사는 시험하지 않는다. 탕임금과 무왕이 걸과 주를 벨 때 손 모으고 읍하여 가리키매 굳세고 사나운 나라가 달려와 부림받지 않는 이가 없어, 걸과 주 베기를 외로운 사내 베듯 하였다. 그러므로 「태서」에 이르기를 「외로운 사내 주」라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그러므로 군사가 크게 가지런하면 천하를 마름질하고 작게 가지런하면 이웃 적을 다스린다. 저 가까이서 부르고 모아 뽑고 형세와 속임을 높이고 공과 이로움을 숭상하는 군사는 이기고 못 이김이 떳떳하지 않아 번갈아 오므라들고 번갈아 펴지고 번갈아 남고 번갈아 없어져 서로 암수가 될 뿐이다. 무릇 이를 도둑의 군사라 하니 군자는 말미암지 않는다.
故齊之田單,楚之莊蹻,秦之衛鞅,燕之繆蟣,是皆世俗所謂善用兵者也,是其巧拙強弱,則未有以相君也。若其道一也,未及和齊也;掎契司詐,權謀傾覆,未免盜兵也。齊桓、晉文、楚莊、吳闔閭、越勾踐是皆和齊之兵也,可謂入其域矣,然而未有本統也,故可以霸而不可以王;是強弱之效也。
그러므로 제나라의 전단과 초나라의 장교와 진나라의 위앙과 연나라의 무기는 다 세속에서 이른바 군사를 잘 쓴다는 이들이나, 그 공교롭고 서투르고 굳세고 약함으로는 서로 나을 것이 없다. 그 도가 하나 같아 화하고 가지런함에 미치지 못하였고, 붙들고 얽고 엿보고 속이며 권세와 꾀로 기울어 엎으니 도둑의 군사를 면하지 못하였다.
제 환공과 진 문공과 초 장왕과 오 합려와 월 구천은 다 화하고 가지런한 군사라 그 지경에 들었다 할 만하나, 밑동 되는 벼리가 있지 않았으므로 으뜸은 되어도 왕 노릇은 할 수 없었다. 이것이 굳세고 약함의 보람이다.
孝成王、臨武君曰善!請問為將?
효성왕과 임무군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장수 되는 법을 여쭙습니다.」
孫卿子曰:知莫大乎棄疑,行莫大乎無過,事莫大乎無悔,事至無悔而止矣,成不可必也。故制號政令欲嚴以威,慶賞刑罰欲必以信,處舍收藏欲周以固,徙舉進退欲安以重,欲疾以速;窺敵觀變欲潛以深,欲伍以參;遇敵決戰必道吾所明,無道吾所疑:夫是之謂六術。無欲將而惡廢,無急勝而忘敗,無威內而輕外,無見利而不顧其害,凡慮事欲孰而用財欲泰:夫是之謂五權。所以不受命於主有三:可殺而不可使處不完,可殺而不可使擊不勝,可殺而不可使欺百姓:夫是之謂三至。凡受命於主而行三軍,三軍既定,百官得序,群物皆正,則主不能喜,敵不能怒:夫是之謂至臣。慮必先事,而申之以敬,慎終如始,終始如一:夫是之謂大吉。凡百事之成也,必在敬之;其敗也,必在慢之。故敬勝怠則吉,怠勝敬則滅;計勝欲則從,欲勝計則凶。戰如守,行如戰,有功如幸,敬謀無壙,敬事無壙,敬吏無壙,敬眾無壙,敬敵無壙:夫是之謂五無壙。謹行此六術、五權、三至,而處之以恭敬無壙,夫是之謂天下之將,則通於神明矣。
손경자가 말하였다. 「앎은 의심을 버리는 것보다 큰 것이 없고, 행함은 허물 없는 것보다 큰 것이 없고, 일은 뉘우침 없는 것보다 큰 것이 없습니다. 일이 뉘우침 없는 데 이르면 그칠 뿐이니 이룸은 반드시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부르짖음과 정사와 명은 엄하여 위엄 있고자 하고, 기림과 상과 형벌은 반드시 하여 미덥고자 하고, 머물고 거두어 갈무리함은 두루 하여 굳고자 하고, 옮기고 들고 나아가고 물러남은 편안하여 무겁고자 하며 재빨라 빠르고자 하고, 적을 엿보고 달라짐을 봄은 잠기어 깊고자 하며 다섯으로 셋으로 맞추어 보고자 하고, 적을 만나 싸움을 끊을 때는 반드시 내가 밝은 바를 말미암고 내가 의심하는 바를 말미암지 않아야 하니, 무릇 이를 여섯 재주라 합니다.
장수 되기를 바라 물러남을 미워하지 말고, 이김을 급히 하여 짐을 잊지 말고, 안에 위엄 부리며 밖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이로움을 보고 그 해로움을 잊지 말며, 무릇 일을 헤아림은 익고자 하고 재물 씀은 넉넉하고자 하니, 무릇 이를 다섯 저울이라 합니다.
임금에게서 명을 받지 않는 것이 셋 있으니, 죽을지언정 온전하지 못한 데 처하게 할 수 없고, 죽을지언정 이기지 못할 것을 치게 할 수 없고, 죽을지언정 백성을 속이게 할 수 없으니, 무릇 이를 세 지극함이라 합니다.
무릇 임금에게서 명을 받아 삼군을 부리되 삼군이 이미 정해지고 온갖 벼슬이 차례를 얻고 뭇 물건이 다 발라지면 임금도 기쁘게 하지 못하고 적도 성나게 하지 못하니, 무릇 이를 지극한 신하라 합니다.
헤아림은 반드시 일보다 먼저 하고 공경으로 거듭하며 끝을 삼가기를 처음같이 하여 처음과 끝이 하나 같으니, 무릇 이를 큰 길함이라 합니다.
무릇 온갖 일의 이루어짐은 반드시 그것을 공경하는 데 있고 그 무너짐은 반드시 그것을 게을리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경이 게으름을 이기면 길하고 게으름이 공경을 이기면 없어지며, 셈이 바람을 이기면 좇아지고 바람이 셈을 이기면 흉합니다.
싸우기를 지키듯 하고 가기를 싸우듯 하고 공이 있어도 요행처럼 여기며, 꾀를 공경하여 비움이 없고 일을 공경하여 비움이 없고 아전을 공경하여 비움이 없고 무리를 공경하여 비움이 없고 적을 공경하여 비움이 없으니, 무릇 이를 다섯 비움 없음이라 합니다.
삼가 이 여섯 재주와 다섯 저울과 세 지극함을 행하고 공손하고 공경하여 비움 없음으로 처하면, 무릇 이를 천하의 장수라 하니 곧 신명에 통합니다.」
臨武君曰:善!請問王者之軍制?
임무군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왕 노릇 하는 이의 군대 제도를 여쭙습니다.」
孫卿子曰:將死鼓,御死轡,百吏死職,士大夫死行列。聞鼓聲而進,聞金聲而退,順命為上,有功次之;令不進而進,猶令不退而退也,其罪惟均。不殺老弱,不獵禾稼,服者不禽,格者不舍,奔命者不獲。凡誅,非誅其百姓也,誅其亂百姓者也;百姓有扞其賊,則是亦賊也。以故順刃者生,蘇刃者死,奔命者貢。微子開封於宋,曹觸龍斷於軍,殷之服民,所以養生之者也,無異周人。故近者歌謳而樂之,遠者竭蹙而趨之,無幽閒辟陋之國,莫不趨使而安樂之,四海之內若一家,通達之屬莫不從服,夫是之謂人師。詩曰:「自西自東,自南自北,無思不服。」此之謂也。王者有誅而無戰,城守不攻,兵格不擊,上下相喜則慶之,不屠城,不潛軍,不留眾,師不越時。故亂者樂其政,不安其上,欲其至也。
손경자가 말하였다. 「장수는 북에서 죽고 마부는 고삐에서 죽고 온갖 아전은 직분에서 죽고 사대부는 대열에서 죽습니다. 북소리를 들으면 나아가고 쇳소리를 들으면 물러나니, 명을 따르는 것이 위요 공이 있는 것이 그다음입니다. 나아가지 말라 했는데 나아가는 것은 물러나지 말라 했는데 물러나는 것과 같아 그 죄가 오직 고릅니다.
늙고 약한 이를 죽이지 않고 벼와 곡식을 짓밟지 않으며, 굴복한 이를 사로잡지 않고 맞서는 이를 놓아주지 않으며, 목숨 붙여 달아나 오는 이를 잡지 않습니다.
무릇 벤다는 것은 그 백성을 베는 것이 아니라 그 백성을 어지럽힌 이를 베는 것입니다. 백성 가운데 그 도적을 막아 지키는 이가 있으면 이 또한 도적입니다. 그러므로 칼날을 따르는 이는 살고 칼날에 맞서는 이는 죽고 목숨 붙여 달아나 오는 이는 바칩니다.
미자 개는 송나라에 봉해지고 조촉룡은 군중에서 베였으며, 은나라의 굴복한 백성을 살려 기른 것이 주나라 사람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가까운 이는 노래하여 즐거워하고 먼 이는 넘어지며 달려오며, 그윽하고 궁벽한 나라가 없어 아무도 달려와 부림받아 그것을 편안히 즐기지 않는 이가 없어, 사해 안이 한 집 같고 통하는 무리가 좇아 굴복하지 않는 이가 없으니 무릇 이를 사람의 스승이라 합니다. 「시」에 이르기를 「서에서 동에서 남에서 북에서 굴복하지 않는 이가 없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입니다.
왕 노릇 하는 이는 벰이 있어도 싸움이 없습니다. 성을 지키면 치지 않고 군사가 맞서면 두드리지 않으며, 위아래가 서로 기뻐하면 기려 줍니다. 성을 도륙하지 않고 군사를 몰래 숨기지 않고 무리를 오래 붙들어 두지 않으며 군사가 철을 넘기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어지러운 이들이 그 정사를 즐거워하여 제 위를 편안히 여기지 않고 그가 이르기를 바랍니다.」
臨武君曰:善!
임무군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陳囂問孫卿子曰:先生議兵,常以仁義為本;仁者愛人,義者循理,然則又何以兵為?凡所為有兵者,為爭奪也。
진효가 손경자에게 물었다. 「선생께서 군사를 의논하시매 늘 어짊과 옳음을 밑동으로 삼으십니다. 어진 이는 사람을 사랑하고 옳은 이는 이치를 좇는데, 그러면 또 무엇 하러 군사를 두겠습니까. 무릇 군사를 두는 까닭은 다투어 빼앗기 위함입니다.」
孫卿子曰:非汝所知也!彼仁者愛人,愛人故惡人之害之也;義者循理,循理故惡人之亂之也。彼兵者所以禁暴除害也,非爭奪也。故仁者之兵,所存者神,所過者化,若時雨之降,莫不說喜。是以堯伐驩兜,舜伐有苗,禹伐共工,湯伐有夏,文王伐崇,武王伐紂,此四帝兩王,皆以仁義之兵,行於天下也。故近者親其善,遠方慕其德,兵不血刃,遠邇來服,德盛於此,施及四極。詩曰:「淑人君子,其儀不忒,其儀不忒,正是四國。」此之謂也。
손경자가 말하였다. 「그대가 알 바가 아니다. 저 어진 이는 사람을 사랑하니 사람을 사랑하므로 남이 그를 해침을 미워하고, 옳은 이는 이치를 좇으니 이치를 좇으므로 남이 그를 어지럽힘을 미워한다. 저 군사란 사나움을 금하고 해로움을 없애는 까닭이지 다투어 빼앗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진 이의 군사는 머무는 데가 신묘하고 지나는 데가 달라져, 때맞은 비가 내리는 것 같아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다. 이 때문에 요임금이 환두를 치고 순임금이 유묘를 치고 우임금이 공공을 치고 탕임금이 하나라를 치고 문왕이 숭을 치고 무왕이 주를 쳤으니, 이 네 임금과 두 왕이 다 어짊과 옳음의 군사로 천하에 행한 것이다.
그러므로 가까운 이는 그 착함을 친히 하고 먼 데는 그 덕을 사모하여, 군사가 칼날에 피 묻히지 않아도 멀고 가까운 데가 와서 굴복하고 덕이 여기서 성하여 네 끝까지 미쳤다. 「시」에 이르기를 「맑은 사람 군자여, 그 몸가짐이 어긋나지 않네. 그 몸가짐이 어긋나지 않으니 이 사방 나라를 바로잡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李斯問孫卿子曰:秦四世有勝,兵強海內,威行諸侯,非以仁義為之也,以便從事而已。
이사가 손경자에게 물었다. 「진나라가 네 대에 걸쳐 이겨 군사가 바다 안에 굳세고 위엄이 제후에게 행해지는 것은 어짊과 옳음으로 한 것이 아니라 편함으로 일을 좇았을 뿐입니다.」
孫卿子曰:非汝所知也!汝所謂便者,不便之便也;吾所謂仁義者,大便之便也。彼仁義者,所以脩政者也;政脩則民親其上,樂其君,而輕為之死。故曰:凡在於軍,將率末事也。秦四世有勝,諰諰然常恐天下之一合而軋己也,此所謂末世之兵,未有本統也。故湯之放桀也,非其逐之鳴條之時也;武王之誅紂也,非以甲子之朝而後勝之也,皆前行素脩也,所謂仁義之兵也。今女不求之於本,而索之於末,此世之所以亂也。
손경자가 말하였다. 「그대가 알 바가 아니다. 그대가 이르는 편함이란 편하지 않은 편함이요, 내가 이르는 어짊과 옳음이란 크게 편한 편함이다.
저 어짊과 옳음이란 정사를 닦는 까닭이다. 정사가 닦이면 백성이 그 위를 친히 하고 그 임금을 즐거워하여 그를 위해 죽기를 가벼이 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무릇 군대에 있어 장수는 끄트머리 일이라 한 것이다.
진나라가 네 대에 걸쳐 이겼으나 늘 천하가 하나로 합하여 저를 짓누를까 두려워 조마조마하니, 이것이 이른바 끝세상의 군사요 밑동 되는 벼리가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탕임금이 걸을 내친 것은 명조에서 쫓던 그때가 아니요, 무왕이 주를 벤 것은 갑자일 아침으로 이긴 것이 아니라 다 앞서 행함을 평소에 닦았기 때문이니 이른바 어짊과 옳음의 군사다. 이제 그대가 밑동에서 구하지 않고 끄트머리에서 찾으니 이것이 세상이 어지러운 까닭이다.」
禮者、治辨之極也,強固之本也,威行之道也,功名之總也,王公由之所以得天下也,不由所以隕社稷也。故堅甲利兵不足以為勝,高城深池不足以為固,嚴令繁刑不足以為威。由其道則行,不由其道則廢。
예란 다스리고 가림의 끝이요 굳세고 튼튼함의 밑동이요 위엄이 행해지는 길이요 공과 이름의 거느림이니, 왕공이 이를 말미암아 천하를 얻고 말미암지 않아 사직을 떨어뜨린다. 그러므로 굳은 갑옷과 날카로운 병기가 이김이 될 수 없고, 높은 성과 깊은 못이 굳음이 될 수 없고, 엄한 명과 번거로운 형벌이 위엄이 될 수 없다. 그 도를 말미암으면 행해지고 그 도를 말미암지 않으면 폐한다.
楚人鮫革犀兕以為甲,鞈堅如金石;宛鉅鐵矛,慘如蜂蠆,輕利僄遫,卒如飄風;然而兵殆於垂沙,唐蔑死。莊蹻起,楚分而為三四,是豈無堅甲利兵也哉!其所以統之者非其道故也。汝潁以為險,江漢以為池,限之以鄧林,緣之以方城;然而秦師至,而鄢郢舉,若振槁然,是豈無固塞隘阻也哉!其所以統之者非其道故也。紂刳比干,囚箕子,為炮烙刑,殺戮無時,臣下懍然莫必其命,然而周師至,而令不行乎下,不能用其民,是豈令不嚴,刑不繁也哉!其所以統之者非其道故也。
초나라 사람은 상어 가죽과 무소 가죽으로 갑옷을 하여 굳기가 쇠와 돌 같았고, 완(宛) 땅의 큰 쇠창은 참혹하기가 벌과 전갈 같았으며, 가볍고 날쌔고 빠르기가 마치 회오리바람 같았다. 그런데도 군사가 수사(垂沙)에서 위태로워 당말이 죽었고 장교가 일어나 초나라가 갈려 서넛이 되었다. 이 어찌 굳은 갑옷과 날카로운 병기가 없어서겠는가. 그를 거느린 바가 그 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수와 영수를 험한 것으로 삼고 강수와 한수를 못으로 삼고 등림으로 막고 방성으로 둘렀다. 그런데도 진나라 군사가 이르매 언과 영이 마른 것을 떨치듯 들렸다. 이 어찌 굳은 요새와 좁고 험한 데가 없어서겠는가. 그를 거느린 바가 그 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가 비간을 가르고 기자를 가두고 포락의 형벌을 만들어 죽이기를 때 없이 하매 신하 아래가 떨며 아무도 제 목숨을 기약하지 못하였다. 그런데도 주나라 군사가 이르매 명이 아래에 행해지지 않아 그 백성을 쓸 수 없었다. 이 어찌 명이 엄하지 않고 형벌이 번거롭지 않아서겠는가. 그를 거느린 바가 그 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古之兵,戈矛弓矢而已矣,然而敵國不待試而詘;城郭不辨,溝池不抇,固塞不樹,機變不張;然而國晏然不畏外而固者,無它故焉,明道而鈞分之,時使而誠愛之,下之和上也如影嚮,有不由令者,然後俟之以刑。故刑一人而天下服,罪人不郵其上,知罪之在己也。是故刑罰省而威流,無它故焉,由其道故也。古者帝堯之治天下也,蓋殺一人,刑二人,而天下治。傳曰:「威厲而不試,刑錯而不用。」此之謂也。
옛적의 군사는 창과 활과 화살뿐이었으나 적국이 시험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굽혔다. 성곽을 가리지 않고 도랑과 못을 파지 않고 굳은 요새를 세우지 않고 기계와 달라짐을 펴지 않았으나, 나라가 편안하여 밖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었던 것은 다른 까닭이 없다. 도를 밝혀 고르게 나누고 때맞춰 부리며 참으로 사랑하여 아래가 위에 화하기를 그림자와 메아리같이 하고, 명을 말미암지 않는 이가 있은 뒤에야 형벌로 기다린 것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을 형벌하매 천하가 굴복하고, 죄지은 이가 제 위를 원망하지 않고 죄가 제게 있음을 알았다. 이 때문에 형벌이 줄어도 위엄이 흘렀으니 다른 까닭이 없다. 그 도를 말미암았기 때문이다.
옛적에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대개 한 사람을 죽이고 두 사람을 형벌하매 천하가 다스려졌다. 전하는 말에 이르기를 「위엄이 매서우나 시험하지 않고 형벌을 놓아두되 쓰지 않는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凡人之動也,為賞慶為之,則見害傷焉止矣。故賞慶、刑罰、埶詐,不足以盡人之力,致人之死。為人主上者也,其所以接下之百姓者,無禮義忠信,焉慮率用賞慶、刑罰、埶詐,除阨其下,獲其功用而已矣。大寇則至,使之持危城則必畔,遇敵處戰則必北,勞苦煩辱則必奔,霍焉離耳,下反制其上。故賞慶、刑罰、埶詐之為道者,傭徒鬻賣之道也,不足以合大眾,美國家,故古之人羞而不道也。故厚德音以先之,明禮義以道之,致忠信以愛之,尚賢使能以次之,爵服慶賞以申之,時其事,輕其任,以調齊之,長養之,如保赤子。政令以定,風俗以一,有離俗不順其上,則百姓莫不敦惡,莫不毒孽,若祓不祥;然後刑於是起矣。是大刑之所加也,辱孰大焉!將以為利邪?則大刑加焉,身苟不狂惑戇陋,誰睹是而不改也哉!然後百姓曉然皆知循上之法,像上之志,而安樂之。於是有能化善、脩身、正行、積禮義、尊道德,百姓莫不貴敬,莫不親譽;然後賞於是起矣。是高爵豐祿之所加也,榮孰大焉!將以為害邪?則高爵豐祿以持養之;生民之屬,孰不願也!雕雕焉縣貴爵重賞於其前,縣明刑大辱於其後,雖欲無化,能乎哉!故民歸之如流水,所存者神,所為者化。××××之屬為之化而順,暴悍勇力之屬為之化而愿,旁辟曲私之屬為之化而公,矜糾收繚之屬為之化而調,夫是之謂大化至一。詩曰:「王猶允塞,徐方既來。」此之謂也。
무릇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 기림과 상을 위해서라면 해롭고 다칠 것을 보면 그친다. 그러므로 기림과 상과 형벌과 형세와 속임은 사람의 힘을 다하고 사람의 죽음을 이룰 수 없다.
임금이 되고 위가 된 이가 아래 백성을 대하는 데 예와 옳음과 참됨과 미더움이 없이 오직 기림과 상과 형벌과 형세와 속임으로 그 아래를 몰아 좁게 하여 그 공과 쓰임을 얻으려 할 뿐이면, 큰 도적이 이르러 그로 하여금 위태로운 성을 지키게 하면 반드시 저버리고, 적을 만나 싸우게 하면 반드시 달아나고, 수고롭고 애쓰고 번거롭고 욕되면 반드시 내빼어 홀연히 떠날 뿐이며 아래가 도리어 그 위를 마름질한다.
그러므로 기림과 상과 형벌과 형세와 속임을 도로 삼는 것은 삯꾼과 팔려 온 이의 길이라 큰 무리를 합하고 나라를 아름답게 할 수 없으니, 옛사람이 부끄러워하여 말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덕의 소리를 두터이 하여 앞세우고, 예와 옳음을 밝혀 이끌고, 참됨과 미더움을 다하여 사랑하고, 어진 이를 높이고 능한 이를 부려 차례 짓고, 벼슬과 옷과 기림과 상으로 거듭하며, 그 일을 때맞추고 그 짐을 가볍게 하여 고르고 가지런히 하고, 기르고 자라게 하기를 갓난아이 보살피듯 한다.
정사와 명이 정해지고 풍속이 하나 되매, 풍속을 떠나 그 위를 따르지 않는 이가 있으면 백성이 도탑게 미워하지 않는 이가 없고 독한 재앙으로 여기지 않는 이가 없어 상서롭지 못한 것을 떨어내듯 한다. 그런 뒤에 형벌이 이에 일어난다. 이는 큰 형벌이 더해지는 바이니 욕됨이 무엇이 이보다 크겠는가. 장차 이롭게 여기랴. 곧 큰 형벌이 더해지니, 몸이 진실로 미치고 홀리고 어리석고 좁지 않다면 누가 이를 보고 고치지 않겠는가.
그런 뒤에 백성이 환히 다 위의 법을 좇고 위의 뜻을 본뜰 줄 알아 그것을 편안히 즐긴다. 이에 능히 착하게 되고 몸을 닦고 행실을 바로 하고 예와 옳음을 쌓고 도와 덕을 높이는 이가 있으면 백성이 귀히 여기고 공경하지 않는 이가 없고 친히 하고 기리지 않는 이가 없다. 그런 뒤에 상이 이에 일어난다. 이는 높은 벼슬과 넉넉한 녹이 더해지는 바이니 영광이 무엇이 이보다 크겠는가. 장차 해롭게 여기랴. 곧 높은 벼슬과 넉넉한 녹으로 지녀 기르니 사는 백성의 무리 가운데 누가 바라지 않겠는가.
또렷하게 귀한 벼슬과 무거운 상을 그 앞에 달고 밝은 형벌과 큰 욕됨을 그 뒤에 다니, 비록 감화되지 않으려 한들 되겠는가. 그러므로 백성이 그에게 돌아오기를 흐르는 물같이 하고, 머무는 데가 신묘하고 하는 바가 달라진다. □□□□한 무리가 이 때문에 감화되어 따르고, 사납고 날래고 힘센 무리가 이 때문에 감화되어 삼가고, 치우치고 굽고 사사로운 무리가 이 때문에 감화되어 공변되고, 뻣뻣하고 얽히고 죄어든 무리가 이 때문에 감화되어 고르니, 무릇 이를 크게 감화되어 지극히 하나가 됨이라 한다. 「시」에 이르기를 「왕의 꾀가 참으로 가득하니 서(徐) 땅이 이미 왔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凡兼人者有三術:有以德兼人者,有以力兼人者,有以富兼人者。彼貴我名聲,美我德行,欲為我民,故辟門除涂,以迎吾入。因其民,襲其處,而百姓皆安。立法施令,莫不順比。是故得地而權彌重,兼人而兵俞強:是以德兼人者也。非貴我名聲也,非美我德行也,彼畏我威,劫我埶,故民雖有離心,不敢有畔慮,若是則戎甲俞眾,奉養必費。是故得地而權彌輕,兼人而兵俞弱:是以力兼人者也。非貴我名聲也,非美我德行也,用貧求富,用飢求飽,虛腹張口,來歸我食。若是,則必發夫掌窌之粟以食之,委之財貨以富之,立良有司以接之,已期三年,然後民可信也。是故得地而權彌輕,兼人而國俞貧:是以富兼人者也。故曰:以德兼人者王,以力兼人者弱,以富兼人者貧,古今一也。
무릇 남을 아우르는 데 세 재주가 있다. 덕으로 남을 아우르는 이가 있고 힘으로 남을 아우르는 이가 있고 가멸음으로 남을 아우르는 이가 있다.
저이가 내 이름과 소리를 귀히 여기고 내 덕과 행실을 아름답게 여겨 내 백성이 되기를 바라므로 문을 열고 길을 쓸어 내가 들어옴을 맞는다. 그 백성을 말미암고 그 사는 데를 그대로 두어 백성이 다 편안하며, 법을 세우고 명을 베풀매 순히 견주지 않는 이가 없다. 이 때문에 땅을 얻으매 권세가 더욱 무겁고 남을 아우르매 군사가 더욱 굳세니 이것이 덕으로 남을 아우르는 것이다.
내 이름과 소리를 귀히 여긴 것도 아니요 내 덕과 행실을 아름답게 여긴 것도 아니라, 저이가 내 위엄을 두려워하고 내 형세에 겁박되었으므로 백성이 비록 떠나는 마음이 있어도 감히 저버릴 생각을 못 한다. 이와 같으면 갑옷 입은 군사가 더욱 많아지고 받들어 기름이 반드시 든다. 이 때문에 땅을 얻으매 권세가 더욱 가볍고 남을 아우르매 군사가 더욱 약하니 이것이 힘으로 남을 아우르는 것이다.
내 이름과 소리를 귀히 여긴 것도 아니요 내 덕과 행실을 아름답게 여긴 것도 아니라, 가난하여 가멸음을 구하고 주려서 배부름을 구하여 빈 배와 벌린 입으로 내 밥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와 같으면 반드시 저 곳간의 곡식을 내어 먹이고 재화를 맡겨 가멸게 하고 좋은 벼슬아치를 세워 대접하여, 세 해가 지난 뒤에야 백성을 믿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땅을 얻으매 권세가 더욱 가볍고 남을 아우르매 나라가 더욱 가난하니 이것이 가멸음으로 남을 아우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덕으로 남을 아우르는 이는 왕 노릇 하고 힘으로 남을 아우르는 이는 약해지고 가멸음으로 남을 아우르는 이는 가난해진다 하니 옛날과 지금이 하나다.
兼并易能也,唯堅凝之難焉。齊能并宋,而不能凝也,故魏奪之。燕能并齊,而不能凝也,故田單奪之。韓之上地,方數百里,完全富足而趨趙,趙不能凝也,故秦奪之。故能并之,而不能凝,則必奪;不能并之,又不能凝其有,則必亡。能凝之,則必能并之矣。得之則凝,兼并無強。古者湯以薄,武王以滈,皆百里之地也,天下為一,諸侯為臣,無他故焉,能凝之也。故凝士以禮,凝民以政;禮脩而士服,政平而民安;士服民安,夫是之謂大凝。以守則固,以征則強,令行禁止,王者之事畢矣。
아울러 삼키기는 쉽게 능할 수 있으나 오직 굳게 엉기게 하기가 어렵다.
제나라가 송나라를 아우를 수는 있었으나 엉기게 하지 못하였으므로 위나라가 빼앗았다. 연나라가 제나라를 아우를 수는 있었으나 엉기게 하지 못하였으므로 전단이 빼앗았다. 한나라의 윗땅은 사방 몇백 리에 온전하고 가멸고 넉넉하여 조나라로 돌아갔으나 조나라가 엉기게 하지 못하였으므로 진나라가 빼앗았다.
그러므로 능히 아우르고도 엉기게 하지 못하면 반드시 빼앗기고, 아우르지도 못하고 또 그 가진 것을 엉기게 하지도 못하면 반드시 없어진다. 능히 엉기게 하면 반드시 능히 아우른다. 얻으면 엉기게 하니 아울러 삼키는 데 굳셈이 없다.
옛적에 탕임금은 박으로, 무왕은 호로 하였으니 다 백 리 땅이었는데 천하가 하나 되고 제후가 신하가 되었으니 다른 까닭이 없다. 능히 엉기게 한 것이다.
그러므로 선비를 엉기게 하기는 예로 하고 백성을 엉기게 하기는 정사로 한다. 예가 닦이면 선비가 굴복하고 정사가 고르면 백성이 편안하니, 선비가 굴복하고 백성이 편안한 것을 무릇 크게 엉김이라 한다. 이로써 지키면 굳고 이로써 치면 굳세며 명이 행해지고 금함이 그치니 왕 노릇 하는 이의 일이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