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彊國篇

순자 荀子 · 순황(荀況) · 기원전 3세기 · 단락 10 · 한자 2,779자 · 낭독 11.1분

「순자」 강국 「彊國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맹자가 성선(性善)을 말한 자리에 순자는 성악(性惡)을 놓았다. 사람의 성품은 나면서 이로움을 좋아하고 시새우고 미워하니, 그대로 두면 다투고 빼앗아 어지러워진다 — 그러므로 스승과 법으로 되게 하고 예와 옳음으로 이끈 뒤에야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착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쌓아서 되는 것이라 했다. 첫 편 「권학」이 「푸른 물감은 쪽에서 나오되 쪽보다 푸르다」로 열고, 「천론」은 하늘을 사람 일에서 떼어 내 「하늘을 크게 여겨 사모하기보다 물건으로 길러 마름질하라」고 한다. 「예론」은 예가 어디서 왔는지를 바람과 물건의 다툼에서 풀고, 「악론」은 음악을 그르다 한 묵자를 받아친다. 「정명」은 이름이 하늘이 정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맺은 약속임을 밝히고, 「성상」 한 편은 노동요 가락에 다스림과 어지러움을 실은 노래다. 「임금은 배요 뭇 사람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물은 배를 엎기도 한다」가 「왕제」에 있다. 이사와 한비가 그 문하에서 나왔다.

刑范正,金錫美,工冶巧,火齊得,剖刑而莫邪已。然而不剝脫,不砥厲,則不可以斷繩。剝脫之,砥厲之,則劙盤盂,刎牛馬,忽然耳。彼國者,亦彊國之剖刑已。然而不教誨,不調一,則入不可以守,出不可以戰。教誨之,調一之,則兵勁城固,敵國不敢嬰也。彼國者亦有砥厲,禮義節奏是也。故人之命在天,國之命在禮。人君者,隆禮尊賢而王,重法愛民而霸,好利多詐而危,權謀傾覆幽險而亡。

거푸집이 바르고 쇠와 주석이 좋고 대장장이가 공교롭고 불의 조절이 알맞아 거푸집을 가르면 막야(莫邪)가 나온다. 그러나 벗겨 내지 않고 숫돌에 갈지 않으면 새끼줄도 끊지 못한다. 벗겨 내고 숫돌에 갈면 소반과 사발을 가르고 소와 말을 베기를 잠깐 사이에 한다.

저 나라도 굳센 나라의 거푸집을 가른 것과 같다. 그러나 가르치지 않고 고르게 하나로 하지 않으면 들어와 지킬 수 없고 나가 싸울 수 없다. 가르치고 고르게 하나로 하면 군사가 굳세고 성이 튼튼하여 적국이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

저 나라에도 숫돌이 있으니 예와 옳음과 마디와 가락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운명은 하늘에 있고 나라의 운명은 예에 있다. 사람을 다스리는 이가 예를 높이고 어진 이를 높이면 왕 노릇 하고, 법을 무겁게 하고 백성을 사랑하면 으뜸이 되고, 이로움을 좋아하고 속임이 많으면 위태롭고, 권세와 꾀로 뒤엎고 그윽이 음험하면 없어진다.

威有三:有道德之威者,有暴察之威者,有狂妄之威者--此三威者,不可不孰察也。禮義則脩,分義則明,舉錯則時,愛利則形。如是,百姓貴之如帝,高之如天,親之如父母,畏之如神明。故賞不用而民勸,罰不用而威行,夫是之謂道德之威。禮樂則不脩,分義則不明,舉錯則不時,愛利則不形;然而其禁暴也察,其誅不服也審,其刑罰重而信,其誅殺猛而必,黭然而雷擊之,如牆厭之。如是,百姓劫則致畏,嬴則敖上,執拘則[最]聚,得間則散,敵中則奪,非劫之以形埶,非振之以誅殺,則無以有其下,夫是之謂暴察之威。無愛人之心,無利人之事,而日為亂人之道,百姓讙敖,則從而執縛之,刑灼之,不和人心。如是,下比周賁潰以離上矣,傾覆滅亡,可立而待也,夫是之謂狂妄之威。--此三威者,不可不孰察也。道德之威成乎安彊,暴察之威成乎危弱,狂妄之威成乎滅亡也。

위엄에 셋이 있다. 도와 덕의 위엄이 있고, 사납게 살피는 위엄이 있고, 미치고 망령된 위엄이 있다. 이 세 위엄은 익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예와 옳음이 닦이고 갈래와 옳음이 밝고 일을 벌임이 때에 맞고 사랑과 이로움이 꼴로 드러난다. 이와 같으면 백성이 하느님처럼 귀히 여기고 하늘처럼 높이고 어버이처럼 친히 하고 신명처럼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상을 쓰지 않아도 백성이 힘쓰고 벌을 쓰지 않아도 위엄이 행해지니, 무릇 이를 도와 덕의 위엄이라 한다.

예와 악이 닦이지 않고 갈래와 옳음이 밝지 않고 일을 벌임이 때에 맞지 않고 사랑과 이로움이 꼴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사나움을 금하기를 살피고, 굴복하지 않는 이를 베기를 자세히 하고, 그 형벌이 무겁고 미더우며, 그 죽임이 사납고 반드시 하여, 갑자기 우레처럼 치고 담이 무너져 누르듯 한다. 이와 같으면 백성이 눌리면 두려워하나 느슨해지면 위를 업신여기고, 잡아 묶으면 모이나 틈을 얻으면 흩어지고, 적이 가운데 있으면 빼앗긴다. 형세로 누르지 않고 죽임으로 떨지 않으면 그 아래를 가질 수 없으니, 무릇 이를 사납게 살피는 위엄이라 한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도 없고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도 없이 날마다 사람을 어지럽히는 도를 하여, 백성이 떠들고 거스르면 좇아 잡아 묶고 형벌로 지지며 사람의 마음과 어우러지지 않는다. 이와 같으면 아래가 패거리 지어 무너져 위를 떠나니 뒤엎어져 없어짐을 서서 기다릴 만하다. 무릇 이를 미치고 망령된 위엄이라 한다.

이 세 위엄은 익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도와 덕의 위엄은 편안하고 굳셈에서 이루어지고, 사납게 살피는 위엄은 위태롭고 약함에서 이루어지고, 미치고 망령된 위엄은 없어짐에서 이루어진다.

公孫子曰:子發將西伐蔡,克蔡,獲蔡侯,歸致命曰:「蔡侯奉其社稷,而歸之楚;舍屬二三子而治其地。」既,楚發其賞,子發辭曰:「發誡布令而敵退,是主威也;徙舉相攻而敵退,是將威也;合戰用力而敵退,是眾威也。臣舍不宜以眾威受賞。」

공손자가 말하였다. 자발(子發)이 서쪽으로 채나라를 치러 가 채나라를 이기고 채후를 사로잡았다. 돌아와 명을 아뢰어 말하였다. 「채후가 그 사직을 받들어 초나라에 돌렸습니다. 저는 여러 사람에게 붙여 그 땅을 다스리게 하였습니다.」

이윽고 초나라가 그 상을 내리니 자발이 사양하며 말하였다. 「명을 내고 영을 펴 적이 물러난 것은 임금의 위엄이요, 옮겨 들어 서로 친 것은 장수의 위엄이요, 어울려 싸우고 힘을 써 적이 물러난 것은 뭇 사람의 위엄입니다. 신은 뭇 사람의 위엄으로 상을 받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다.」

譏之曰:子發之致命也恭,其辭賞也固。夫尚賢使能,賞有功,罰有罪,非獨一人為之也,彼先王之道也,一人之本也,善善惡惡之應也,治必由之,古今一也。古者明主之舉大事,立大功也,大事已博,大功已立,則君享其成,群臣享其功,士大夫益爵,官人益秩,庶人益祿。是以為善者勸,為不善者沮,上下一心,三軍同力,是以百事成,而功名大也。今子發獨不然:反先王之道,亂楚國之法,墮興功之臣,恥受賞之屬,無僇乎族黨,而抑卑其後世,案獨以為私廉,豈不過甚矣哉!故曰:子發之致命也恭,其辭賞也固。

나무라 말한다. 자발이 명을 아뢴 것은 공손하나 그 상을 사양한 것은 고루하다.

무릇 어진 이를 높이고 능한 이를 부리며 공 있는 이에게 상 주고 죄 있는 이를 벌하는 것은 한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저 앞선 임금의 도요 한 사람의 밑동이요 착함을 착하다 하고 모짊을 모질다 하는 응함이다. 다스림은 반드시 이로 말미암으니 옛날과 지금이 하나다.

옛날 밝은 임금이 큰일을 벌이고 큰 공을 세울 때, 큰일이 이미 넓어지고 큰 공이 이미 서면 임금은 그 이룸을 누리고 뭇 신하는 그 공을 누렸다. 사대부는 벼슬이 오르고 벼슬아치는 녹이 오르고 뭇 사람은 몫이 늘었다. 그래서 착함을 하는 이가 힘쓰고 착하지 않음을 하는 이가 막혀, 위아래가 한마음이고 삼군이 힘을 같이하였다. 그래서 온갖 일이 이루어지고 공과 이름이 컸다.

이제 자발만이 그렇지 않아, 앞선 임금의 도를 거스르고 초나라의 법을 어지럽히고 공을 일으킨 신하를 무너뜨리고 상 받는 무리를 부끄럽게 하였다. 겨레와 이웃에 나눔이 없고 그 뒷대를 눌러 낮추면서 홀로 제 청렴으로 삼았으니 어찌 지나침이 심하지 않은가. 그러므로 이르기를, 자발이 명을 아뢴 것은 공손하나 그 상을 사양한 것은 고루하다 한다.

荀卿子說齊相曰:處勝人之埶,行勝人之道,天下莫忿,湯武是也。處勝人之埶,不以勝人之道,厚於有天下之埶,索為匹夫不可得也,桀紂是也。然則得勝人之埶者,其不如勝人之道遠矣!夫主相者,勝人以埶也,是為是,非為非,能為能,不能為不能,併己之私欲,必以道,夫公道通義之可以相兼容者,是勝人之道也。今相國上則得專主,下則得專國,相國之於勝人之埶,亶有之矣。然則胡不敺此勝人之埶,赴勝人之道,求仁厚明通之君子而託王焉,與之參國政,正是非!如是,則國孰敢不為義矣!君臣上下,貴賤長少,至於庶人,莫不為義,則天下孰不欲合義矣!賢士願相國之朝,能士願相國之官,好利之民莫不願以齊為歸,是一天下也。相國舍是而不為,案直為是世俗之所以為,則女主亂之宮,詐臣亂之朝,貪吏亂之官,眾庶百姓皆以爭奪貪利為俗,曷若是而可以持國乎?今巨楚縣吾前,大燕(魚酋)吾後,勁魏鉤吾右,西壤之不絕若繩,楚人則乃有襄賁開陽以臨吾左,是一國作謀,則三國必起而乘我。如是,則齊必斷而為四、三,國若假城然耳,必為天下大笑。曷若兩者孰足為也!夫桀紂,聖王之後子孫也,有天下者之世也,埶籍之所存,天下之宗室也,土地之大,封內千里,人之眾數以億萬,俄而天下倜然舉去桀紂而奔湯武,反然舉惡桀紂而貴湯武。是何也?夫桀紂何失?而湯武何得也?曰:是無它故焉,桀紂者善為人所惡也,而湯武者善為人所好也。人之所惡何也?曰:汙漫、爭奪、貪利是也。人之所好者何也?曰:禮義、辭讓、忠信是也。今君人者,譬稱比方則欲自並乎湯武,若其所以統之,則無以異於桀紂,而求有湯武之功名,可乎?故凡得勝者,必與人也;凡得人者,必與道也。道也者,何也?禮義、辭讓、忠信是也。故自四五萬而往者,彊勝非眾之力也,隆在信矣。自數百里而往者,安固非大之力也,隆在脩政矣。今已有數萬之眾者也,陶誕比周以爭與;已有數百里之國者也,汙漫突盜以爭地;然則是棄己之所安彊,而爭己之所以危弱也;損己之所不足,以重己之所有餘。若是其悖繆也,而求有湯武之功名,可乎!辟之,是猶伏而咶天,救經而引其足也。說必不行矣,愈務而愈遠。為人臣者,不恤己行之不行,苟得利而已矣,是渠衝入穴而求利也,是仁人之所羞而不為也。故人莫貴乎生,莫樂乎安;所以養生安樂者,莫大乎禮義。人知貴生樂安而棄禮義,辟之,是猶欲壽而歾頸也,愚莫大焉。故君人者,愛民而安,好士而榮,兩者亡一焉而亡。詩曰:「价人維藩,大師維垣。」此之謂也。

순경자가 제나라 재상에게 말하였다.

「남을 이기는 형세에 있으면서 남을 이기는 도를 행하면 천하가 성내지 않으니 탕임금과 무왕이 그러합니다. 남을 이기는 형세에 있으면서 남을 이기는 도로 하지 않으면, 천하를 가진 형세가 두터워도 필부가 되기를 구해도 얻지 못하니 걸과 주가 그러합니다. 그러한즉 남을 이기는 형세를 얻는 것이 남을 이기는 도만 훨씬 못합니다.

무릇 임금과 재상은 형세로 남을 이기는 이입니다.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하며, 능한 것을 능하다 하고 능하지 못한 것을 능하지 못하다 하며, 제 사사로운 바람을 아울러 반드시 도로 하고, 공변된 도와 통하는 옳음으로 서로 아울러 품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남을 이기는 도입니다.

이제 재상께서는 위로 임금을 오로지 얻고 아래로 나라를 오로지 얻었으니 남을 이기는 형세는 참으로 가지셨습니다. 그러면 어찌 이 남을 이기는 형세를 몰아 남을 이기는 도로 달려가지 않습니까. 어질고 두텁고 밝게 통하는 군자를 구하여 왕을 맡기고 그와 더불어 나라 정사를 헤아려 옳고 그름을 바로잡으십시오.

이와 같으면 나라에 누가 감히 옳음을 하지 않겠습니까. 임금과 신하와 위아래와 귀하고 천하고 어른과 아이가 뭇 사람에 이르기까지 옳음을 하지 않는 이가 없으면, 천하에 누가 옳음에 맞기를 바라지 않겠습니까. 어진 선비가 재상의 조정을 바라고 능한 선비가 재상의 벼슬을 바라며, 이로움을 좋아하는 백성이 제나라로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는 이가 없을 것이니 이것이 천하를 하나로 함입니다.

재상께서 이를 버리고 하지 않고 곧바로 이 세속이 하는 대로 하시면, 계집 임금이 궁을 어지럽히고 속이는 신하가 조정을 어지럽히고 탐하는 아전이 벼슬을 어지럽히며, 뭇 백성이 다 다투어 빼앗고 이로움을 탐하는 것으로 풍속을 삼을 것이니 어찌 이러고서 나라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

이제 큰 초나라가 우리 앞에 달렸고 큰 연나라가 우리 뒤를 노리고 굳센 위나라가 우리 오른쪽을 걸었으며, 서녘 땅이 끊이지 않은 것이 새끼줄 같습니다. 초나라 사람이 곧 양분(襄賁)과 개양(開陽)을 두어 우리 왼쪽에 다가섰습니다. 한 나라가 꾀를 내면 세 나라가 반드시 일어나 우리를 타고 오를 것입니다. 이와 같으면 제나라는 반드시 넷이나 셋으로 갈라져 나라가 빌린 성 같을 뿐이니 반드시 천하의 큰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두 가지 가운데 어느 것이 할 만합니까.

무릇 걸과 주는 거룩한 임금의 뒷자손이요 천하를 가진 이의 대를 이은 이입니다. 형세와 문서가 있는 바요 천하의 종실이며, 땅의 큼이 봉한 안이 천 리요 사람의 많음이 억만으로 헤아렸습니다. 그런데 이윽고 천하가 훌쩍 걸과 주를 버리고 탕임금과 무왕에게 달려갔고, 돌이켜 걸과 주를 미워하고 탕임금과 무왕을 귀히 여겼습니다.

이는 어째서입니까. 무릇 걸과 주가 무엇을 잃었고 탕임금과 무왕이 무엇을 얻었습니까. 말하기를, 이는 다른 까닭이 없습니다. 걸과 주는 사람이 미워하는 바를 잘하였고 탕임금과 무왕은 사람이 좋아하는 바를 잘하였습니다.

사람이 미워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더럽고 게으름과 다투어 빼앗음과 이로움을 탐함이 그것입니다. 사람이 좋아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예와 옳음과 사양과 참됨과 미더움이 그것입니다.

이제 사람을 다스리는 이가 견주어 말하면 스스로 탕임금과 무왕에 나란하고자 하나, 그 아우르는 바로 말하면 걸과 주와 다를 것이 없으면서 탕임금과 무왕의 공과 이름이 있기를 구하니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무릇 이김을 얻는 이는 반드시 사람과 함께하고 사람을 얻는 이는 반드시 도와 함께합니다. 도란 무엇입니까. 예와 옳음과 사양과 참됨과 미더움이 그것입니다.

그러므로 네댓 만에서 위로 가는 것은 굳세게 이기는 것이 뭇 사람의 힘이 아니라 받듦이 미더움에 있는 것이요, 몇백 리에서 위로 가는 것은 편안하고 굳음이 큼의 힘이 아니라 받듦이 정사를 닦음에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미 몇만의 무리를 가진 이가 속이고 패거리 지어 편을 다투고, 이미 몇백 리의 나라를 가진 이가 더럽고 넘보고 훔쳐 땅을 다툽니다. 그러면 이는 제가 편안하고 굳센 바를 버리고 제가 위태롭고 약해지는 바를 다투는 것이며, 제게 모자란 것을 덜어 제게 남는 것을 무겁게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어그러지고 그르면서 탕임금과 무왕의 공과 이름이 있기를 구하니 되겠습니까. 비유하면 이는 엎드려 하늘을 핥고 목맨 이를 구한다며 그 발을 당기는 것과 같습니다. 말이 반드시 행해지지 않고 힘쓸수록 더욱 멀어집니다.

남의 신하 된 이가 제 행실이 행해지지 않음을 돌보지 않고 구차히 이로움만 얻으려 하면, 이는 성 뚫는 수레가 구멍에 들어가 이로움을 구하는 것이니 어진 사람이 부끄러워하여 하지 않는 바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삶보다 귀한 것이 없고 편안함보다 즐거운 것이 없는데, 삶을 기르고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바에 예와 옳음보다 큰 것이 없습니다. 사람이 삶을 귀히 여기고 편안함을 즐길 줄 알면서 예와 옳음을 버리면, 비유하면 이는 오래 살고자 하면서 목을 베는 것과 같으니 어리석음이 이보다 큰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다스리는 이는 백성을 사랑하여 편안하고 선비를 좋아하여 영광스러우니 둘 가운데 하나만 없어도 없어집니다. 「시」에 이르기를 「좋은 사람이 울타리요 큰 무리가 담이라」 하였으니 이를 이름입니다.」

力術止,義術行,曷謂也?曰:秦之謂也。威彊乎湯武,廣大乎舜禹,然而憂患不可勝校也。諰諰然常恐天下之一合而軋己也,此所謂力術止也。曷謂乎威彊乎湯武?湯武也者,乃能使說己者使耳。今楚、父死焉,國舉焉,負三王之廟,而辟於陳蔡之間,視可司間,案欲剡其脛而以蹈秦之腹,然而秦使左案左,使右案右,是乃使讎人役也;此所謂威彊乎湯武也。曷謂廣大乎舜禹也?曰:古者百王之一天下,臣諸侯也,未有過封內千里者也。今秦南乃有沙羨與俱,是乃江南也。北與胡貉為鄰,西有巴戎,東在楚者乃界於齊,在韓者踰常山乃有臨慮,在魏者乃據圉津--即去大梁百有二十里耳!其在趙者剡然有苓而據松柏之塞,負西海而固常山,是地遍天下也。威動海內,彊殆中國,然而憂患不可勝校也,諰諰然常恐天下之一合而軋己也;此所謂廣大乎舜禹也。然則奈何?曰:節威反文,案用夫端誠信全之君子治天下焉,因與之參國政,正是非,治曲直,聽咸陽,順者錯之,不順者而後誅之。若是,則兵不復出於塞外,而令行於天下矣。若是,則雖為之築明堂於塞外而朝諸侯,殆可矣。假今之世,益地不如益信之務也。

힘의 재주가 그치고 옳음의 재주가 행해진다는 것은 무엇을 이름인가. 말하기를, 진(秦)나라를 이름이다.

위엄과 굳셈이 탕임금과 무왕보다 크고 넓고 큼이 순임금과 우임금보다 크다. 그런데도 근심을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두려워하며 늘 천하가 하나로 어울려 저를 누를까 겁낸다. 이것이 이른바 힘의 재주가 그친 것이다.

무엇을 위엄과 굳셈이 탕임금과 무왕보다 크다 하는가. 탕임금과 무왕은 저를 기뻐하는 이를 부릴 수 있었을 뿐이다. 이제 초나라는 아비가 거기서 죽고 나라가 들려 나갔으며 세 왕의 사당을 지고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로 물러났다. 틈을 엿보아 정강이를 갈아 진나라의 배를 밟고자 하나, 진나라가 왼쪽으로 하라면 왼쪽으로 하고 오른쪽으로 하라면 오른쪽으로 한다. 이는 곧 원수를 부림꾼으로 삼은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위엄과 굳셈이 탕임금과 무왕보다 크다는 것이다.

무엇을 넓고 큼이 순임금과 우임금보다 크다 하는가. 말하기를, 옛날 온갖 임금이 천하를 하나로 하고 제후를 신하 삼되 봉한 안이 천 리를 넘은 이가 있지 않았다.

이제 진나라는 남으로 사선(沙羨)까지 아울렀으니 곧 강남이요, 북으로 오랑캐와 이웃하고, 서로 파(巴)와 융(戎)을 두고, 동으로 초나라에 있던 데는 제나라와 지경을 대고, 한나라에 있던 데는 상산을 넘어 임려(臨慮)를 두고, 위나라에 있던 데는 어진(圉津)을 차지하였으니 대량(大梁)에서 백이십 리 떨어졌을 뿐이다. 조나라에 있던 데는 우뚝이 영(苓)을 두고 송백의 요새를 차지하여 서해를 지고 상산을 굳게 하였다. 이는 땅이 천하에 두루 미친 것이다.

위엄이 바다 안을 움직이고 굳셈이 중국을 위태롭게 한다. 그런데도 근심을 이루 헤아릴 수 없고 두려워하며 늘 천하가 하나로 어울려 저를 누를까 겁낸다. 이것이 이른바 넓고 큼이 순임금과 우임금보다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말하기를, 위엄을 줄이고 꾸밈으로 돌아가, 저 바르고 참되고 미덥고 온전한 군자를 써서 천하를 다스리게 하고, 그와 더불어 나라 정사를 헤아려 옳고 그름을 바로잡고 굽고 곧음을 다스리며, 함양에서 들어 따르는 이는 두고 따르지 않는 이는 그 뒤에 벤다. 이와 같으면 군사가 다시 변방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명이 천하에 행해질 것이다. 이와 같으면 비록 변방 밖에 명당을 지어 제후를 조회하게 하여도 거의 될 것이다.

이제 이 세상에 땅을 더하는 것은 미더움을 더하기에 힘쓰는 것만 못하다.

應侯問孫卿子曰:入秦何見?

응후가 손경자에게 물었다. 「진나라에 들어가 무엇을 보셨습니까.」

孫卿子曰:其固塞險,形埶便,山林川谷美,天材之利多,是形勝也。入境,觀其風俗,其百姓樸,其聲樂不流汙,其服不佻,甚畏有司而順,古之民也。及都邑官府,其百吏肅然,莫不恭儉、敦敬、忠信而不楛,古之吏也。入其國,觀其士大夫,出於其門,入於公門;出於公門,歸於其家,無有私事也;不比周,不朋黨,倜然莫不明通而公也,古之士大夫也。觀其朝廷,其朝閒,聽決百事不留,恬然如無治者,古之朝也。故四世有勝,非幸也,數也。是所見也。故曰:佚而治,約而詳,不煩而功,治之至也,秦類之矣。雖然,則有其諰矣。兼是數具者而盡有之,然而縣之以王者之功名,則倜倜然其不及遠矣!是何也?則其殆無儒邪!故曰粹而王,駮而霸,無一焉而亡。此亦秦之所短也。

손경자가 말하였다.

「그 요새가 험하고 형세가 편하고 산과 숲과 내와 골이 아름답고 하늘이 낸 재물의 이로움이 많으니 이는 형세가 나은 것입니다.

지경에 들어 그 풍속을 보니 그 백성이 순박하고 그 소리와 악이 흐르거나 더럽지 않고 그 옷이 방정맞지 않으며, 관리를 몹시 두려워하고 따르니 옛날의 백성입니다.

도읍과 관부에 이르니 그 온갖 아전이 엄숙하여 공손하고 검소하고 도탑고 공경하고 참되고 미덥지 않은 이가 없고 거칠지 않으니 옛날의 아전입니다.

그 나라에 들어 그 사대부를 보니 제 문을 나서면 관청 문에 들고 관청 문을 나서면 제 집에 돌아가 사사로운 일이 없습니다. 패거리 짓지 않고 무리 짓지 않아 훤히 밝게 통하고 공변되지 않은 이가 없으니 옛날의 사대부입니다.

그 조정을 보니 그 조정이 한가하여 온갖 일을 듣고 끊는 데 밀리는 것이 없어 고요하기가 다스리는 이가 없는 듯하니 옛날의 조정입니다.

그러므로 네 대에 걸쳐 이김이 있은 것은 요행이 아니라 셈입니다. 이것이 본 바입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편안하면서 다스려지고 간략하면서 자세하고 번거롭지 않으면서 공이 있는 것이 다스림의 지극함이라 하니 진나라가 이에 가깝습니다.

그러하나 두려워할 것이 있습니다. 이 여러 가지를 아울러 다 가졌으면서도 왕 노릇 하는 이의 공과 이름에 견주면 아득히 미치지 못함이 멉니다. 이는 어째서입니까. 아마도 유자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순수하면 왕 노릇 하고 섞이면 으뜸이 되고 하나도 없으면 없어진다 합니다. 이 또한 진나라가 짧은 바입니다.」

積微:月不勝日,時不勝月,歲不勝時。凡人好敖慢小事,大事至然後興之務之,如是,則常不勝夫敦比於小事者矣。是何也?則小事之至也數,其縣日也博,其為積也大;大事之至也希,其縣日也淺,其為積也小。故善日者王,善時者霸,補漏者危,大荒者亡。故王者敬日,霸者敬時,僅存之國危而後戚之。亡國至亡而後知亡,至死而後知死,亡國之禍敗,不可勝悔也。霸者之善箸焉,可以時託也;王者之功名,不可勝日志也。財物貨寶以大為重,政教功名反是--能積微者速成。詩曰:「德輶如毛,民鮮克舉之。」此之謂也。

작은 것을 쌓음이란 이러하다. 달이 날을 이기지 못하고 철이 달을 이기지 못하고 해가 철을 이기지 못한다.

무릇 사람이 작은 일을 게을리하고 업신여기다가 큰일이 이른 뒤에야 일으켜 힘쓰기를 좋아한다. 이와 같으면 늘 저 작은 일에 도탑게 매달린 이를 이기지 못한다.

이는 어째서인가. 작은 일은 이름이 잦고 그 걸린 날이 넓고 그 쌓임이 크며, 큰일은 이름이 드물고 그 걸린 날이 얕고 그 쌓임이 작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날을 잘 쓰는 이는 왕 노릇 하고, 철을 잘 쓰는 이는 으뜸이 되고, 새는 데를 깁는 이는 위태롭고, 크게 거친 이는 없어진다. 그러므로 왕 노릇 하는 이는 날을 공경하고 으뜸 되는 이는 철을 공경하며, 겨우 남은 나라는 위태로워진 뒤에야 서러워한다. 없어지는 나라는 없어짐에 이른 뒤에야 없어짐을 알고 죽음에 이른 뒤에야 죽음을 아니, 없어지는 나라의 재앙과 무너짐은 이루 뉘우칠 수 없다.

으뜸 되는 이의 착함은 드러나 철로 맡길 만하고, 왕 노릇 하는 이의 공과 이름은 이루 날로 새길 수 없다.

재물과 보배는 큰 것을 무겁게 여기나 정사와 가르침과 공과 이름은 이와 거꾸로다. 능히 작은 것을 쌓는 이가 빨리 이룬다. 「시」에 이르기를 「덕은 가볍기가 터럭 같으나 백성 가운데 능히 드는 이가 드물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凡姦人之所以起者,以上之不貴義,不敬義也。夫義者,所以限禁人之為惡與姦者也。今上不貴義,不敬義,如是,則天下之人百姓,皆有棄義之志,而有趨姦之心矣,此姦人之所以起也。且上者下之師也,夫下之和上,譬之猶響之應聲,影之像形也。故為人上者,不可不順也。夫義者,內節於人,而外節於萬物者也;上安於主,而下調於民者也;內外上下節者,義之情也。然則凡為天下之要,義為本,而信次之。古者禹湯本義務信而天下治,桀紂棄義倍信而天下亂。故為人上者,必將慎禮義,務忠信,然後可。此君人者之大本也。堂上不糞,則郊草不瞻曠芸;白刃扞乎胸,則目不見流矢;拔戟加乎首,則十指不辭斷;非不以此為務也,疾養緩急之有相先者也。

무릇 간사한 이가 일어나는 까닭은 위에서 옳음을 귀히 여기지 않고 옳음을 공경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릇 옳음이란 사람이 모짊과 간사함을 하는 것을 막고 금하는 바다. 이제 위에서 옳음을 귀히 여기지 않고 옳음을 공경하지 않으면, 천하 사람과 백성이 다 옳음을 버릴 뜻이 있고 간사함으로 달려갈 마음이 있게 되니 이것이 간사한 이가 일어나는 까닭이다.

또 위란 아래의 스승이다. 무릇 아래가 위와 어우러지는 것은 비유하면 메아리가 소리에 응하고 그림자가 꼴을 닮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남의 위가 되는 이는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무릇 옳음이란 안으로 사람에게 마디를 짓고 밖으로 만물에 마디를 짓는 것이요, 위로 임금을 편안히 하고 아래로 백성을 고르게 하는 것이다. 안과 밖과 위와 아래에 마디가 있음이 옳음의 정이다.

그러한즉 무릇 천하를 다스리는 요긴함은 옳음이 밑동이요 미더움이 그다음이다. 옛날 우임금과 탕임금은 옳음을 밑동으로 삼고 미더움에 힘써 천하가 다스려졌고, 걸과 주는 옳음을 버리고 미더움을 등져 천하가 어지러웠다. 그러므로 남의 위가 되는 이는 반드시 예와 옳음을 삼가고 참됨과 미더움에 힘쓴 뒤에야 된다. 이것이 사람을 다스리는 이의 큰 밑동이다.

마루 위를 쓸지 않으면 들의 풀을 돌아보아 김맬 겨를이 없고, 흰 칼날이 가슴을 막으면 눈이 흐르는 화살을 보지 못하고, 창을 뽑아 머리에 대면 열 손가락이 끊김을 사양하지 않는다. 이것을 힘쓰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프고 가렵고 느리고 급함에 서로 먼저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