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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篇

순자 荀子 · 순황(荀況) · 기원전 3세기 · 단락 1 · 한자 831자 · 낭독 3.3분

「순자」 군자 「君子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맹자가 성선(性善)을 말한 자리에 순자는 성악(性惡)을 놓았다. 사람의 성품은 나면서 이로움을 좋아하고 시새우고 미워하니, 그대로 두면 다투고 빼앗아 어지러워진다 — 그러므로 스승과 법으로 되게 하고 예와 옳음으로 이끈 뒤에야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착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쌓아서 되는 것이라 했다. 첫 편 「권학」이 「푸른 물감은 쪽에서 나오되 쪽보다 푸르다」로 열고, 「천론」은 하늘을 사람 일에서 떼어 내 「하늘을 크게 여겨 사모하기보다 물건으로 길러 마름질하라」고 한다. 「예론」은 예가 어디서 왔는지를 바람과 물건의 다툼에서 풀고, 「악론」은 음악을 그르다 한 묵자를 받아친다. 「정명」은 이름이 하늘이 정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맺은 약속임을 밝히고, 「성상」 한 편은 노동요 가락에 다스림과 어지러움을 실은 노래다. 「임금은 배요 뭇 사람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물은 배를 엎기도 한다」가 「왕제」에 있다. 이사와 한비가 그 문하에서 나왔다.

天子無妻,告人無匹也。四海之內無客禮,告無適也。足能行,待相者然後進;口能言,待官人然後詔。不視而見,不聽而聰,不言而信,不慮而知,不動而功,告至備也。天子也者,埶至重,形至佚,心至愈,志無所詘,形無所勞,尊無上矣。《詩》曰:「普天之下,莫非王土;率土之濱,莫非王臣。」此之謂也。聖王在上,分義行乎下,則士大夫無流淫之行,百吏官人無怠慢之事,衆庶百姓無姦怪之俗,無盜賊之罪,莫敢犯上之大禁。天下曉然皆知夫盜竊之不可以爲富也,皆知夫賊害之不可以爲壽也,皆知夫犯上之禁不可以爲安也。由其道,則人得其所好焉;不由其道,則必遇其所惡焉:是故刑罰綦省而威行如流。世曉然皆知夫爲姦則雖隱竄逃亡之由不足以免也,故莫不服罪而請。《書》云:「凡人自得罪。」此之謂也。故刑當罪則威,不當罪則侮;爵當賢則貴,不當賢則賤。古者刑不過罪,爵不踰德,故殺其父而臣其子,殺其兄而臣其弟。刑罰不怒罪,爵賞不踰德,分然各以其誠通。是以爲善者勸,爲不善者沮,刑罰綦省而威行如流,政令致明而化易如神。傳曰:「一人有慶,兆民賴之。」此之謂也。亂世則不然:刑罰怒罪,爵賞踰德,以族論罪,以世舉賢。故一人有罪而三族皆夷,德雖如舜,不免刑均,是以族論罪也。先祖當賢,後子孫必顯,行雖如桀、紂,列從必尊,此以世舉賢也。以族論罪,以世舉賢,雖欲無亂,得乎哉!《詩》曰:「百川沸騰,山冢崒崩;高岸爲谷,深谷爲陵。哀今之人,胡憯莫懲!」此之謂也。論法聖王,則知所貴矣;以義制事,則知所利矣。論知所貴,則知所養矣;事知所利,則動知所出矣。二者,是非之本,得失之原也。故成王之於周公也,無所往而不聽,知所貴也。桓公之於管仲也,國事無所往而不用,知所利也。吳有伍子胥而不能用,國至於亡,倍道失賢也。故尊聖者王,貴賢者霸,敬賢者存,慢賢者亡,古今一也。故尚賢使能,等貴賤,分親疏,序長幼,此先王之道也。故尚賢使能,則主尊下安;貴賤有等,則令行而不流;親疏有分,則施行而不悖;長幼有序,則事業捷成而有所休。故仁者,仁此者也;義者,分此者也;節者,死生此者也;忠者,惇慎此者也。兼此而能之,備矣。備而不矜,一自善也,謂之聖。不矜矣,夫故天下不與争能而致善用其功。有而不有也,夫故爲天下貴矣。《詩》曰:「淑人君子,其儀不忒,其儀不忒,正是四國。」此之謂也。

천자에게 아내가 없다 함은 짝이 없음을 이르는 것이다. 사해 안에 손님의 예가 없다 함은 맞설 이가 없음을 이르는 것이다.

발이 능히 걸을 수 있으나 돕는 이를 기다린 뒤에 나아가고, 입이 능히 말할 수 있으나 벼슬아치를 기다린 뒤에 조서를 내린다. 보지 않고도 보고, 듣지 않고도 밝고, 말하지 않고도 미덥고, 헤아리지 않고도 알고, 움직이지 않고도 공이 있으니 지극히 갖추어졌음을 이르는 것이다.

천자란 형세가 지극히 무겁고 몸이 지극히 편하고 마음이 지극히 흐뭇하며, 뜻이 굽힐 바가 없고 몸이 수고로울 바가 없어 높음에 위가 없다. 「시」에 이르기를 「넓은 하늘 아래 왕의 땅 아닌 데가 없고, 땅 끝까지 왕의 신하 아닌 이가 없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거룩한 임금이 위에 있어 갈래와 옳음이 아래에 행해지면, 사대부에게 흘러 넘치는 행실이 없고 온갖 아전과 벼슬아치에게 게으른 일이 없고 뭇 백성에게 간사하고 괴이한 풍속이 없어, 도적의 죄가 없고 감히 위의 큰 금함을 범하는 이가 없다.

천하가 환히 다 무릇 훔치는 것으로 가멸어질 수 없음을 알고, 다 무릇 해치는 것으로 오래 살 수 없음을 알고, 다 무릇 위의 금함을 범하는 것으로 편안할 수 없음을 안다. 그 도를 말미암으면 사람이 그 좋아하는 바를 얻고, 그 도를 말미암지 않으면 반드시 그 미워하는 바를 만난다. 그러므로 형벌이 지극히 적어도 위엄이 흐르듯 행해진다.

세상이 환히 다 무릇 간사한 짓을 하면 비록 숨고 달아나도 면할 수 없음을 알므로 죄에 굴복하고 청하지 않는 이가 없다. 「서」에 이르기를 「무릇 사람은 스스로 죄를 얻는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그러므로 형벌이 죄에 마땅하면 위엄이 서고 죄에 마땅하지 않으면 업신여겨지며, 벼슬이 어짊에 마땅하면 귀해지고 어짊에 마땅하지 않으면 천해진다.

옛날에는 형벌이 죄를 넘지 않고 벼슬이 덕을 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 아비를 죽이고도 그 아들을 신하 삼고, 그 형을 죽이고도 그 아우를 신하 삼았다. 형벌이 죄를 넘지 않고 벼슬과 상이 덕을 넘지 않아 갈라져 저마다 그 참됨으로 통하였다. 그래서 착함을 하는 이가 힘쓰고 착하지 않음을 하는 이가 막혀, 형벌이 지극히 적어도 위엄이 흐르듯 행해지고 정사와 명이 지극히 밝아 달라짐이 신처럼 쉬웠다. 전하는 말에 이르기를 「한 사람에게 경사가 있으면 억조 백성이 이에 힘입는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어지러운 세상은 그렇지 않다. 형벌이 죄에 성내고 벼슬과 상이 덕을 넘으며, 겨레로 죄를 논하고 대(代)로 어진 이를 든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죄가 있으면 세 겨레가 다 죽으니, 덕이 비록 순임금 같아도 같은 형벌을 면하지 못한다. 이것이 겨레로 죄를 논함이다. 조상이 어질면 뒤의 자손이 반드시 드러나니, 행실이 비록 걸과 주 같아도 벌여 선 자리가 반드시 높다. 이것이 대로 어진 이를 듦이다. 겨레로 죄를 논하고 대로 어진 이를 들면서 비록 어지럽지 않으려 한들 되겠는가.

「시」에 이르기를 「온갖 내가 끓어 넘치고 산꼭대기가 무너지네. 높은 언덕이 골이 되고 깊은 골이 언덕이 되네. 슬프다, 이제 사람들이 어찌 그치지 않는가」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거룩한 임금을 논하여 법 삼으면 귀히 여길 바를 알고, 옳음으로 일을 마름질하면 이로울 바를 안다. 논하여 귀히 여길 바를 알면 기를 바를 알고, 일에서 이로울 바를 알면 움직여 나올 바를 안다. 이 둘은 옳고 그름의 밑동이요 얻고 잃음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성왕이 주공에 대하여 가는 데마다 듣지 않는 바가 없었으니 귀히 여길 바를 안 것이요, 환공이 관중에 대하여 나랏일에 가는 데마다 쓰지 않는 바가 없었으니 이로울 바를 안 것이다. 오나라에 오자서가 있었으나 쓰지 못하여 나라가 없어짐에 이르렀으니 도를 등지고 어진 이를 잃은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을 높이는 이는 왕 노릇 하고, 어진 이를 귀히 여기는 이는 으뜸이 되고, 어진 이를 공경하는 이는 남고, 어진 이를 업신여기는 이는 없어진다. 예나 지금이나 하나다.

그러므로 어진 이를 높이고 능한 이를 부리며, 귀하고 천함을 등급 지으며, 가깝고 먼 것을 가르며, 어른과 아이를 차례 짓는 것이 앞선 임금의 도다. 그러므로 어진 이를 높이고 능한 이를 부리면 임금이 높고 아래가 편안하며, 귀하고 천함에 등급이 있으면 명이 행해지고 흐르지 않으며, 가깝고 먼 것에 갈림이 있으면 베풂이 행해지고 어그러지지 않으며, 어른과 아이에 차례가 있으면 일이 빨리 이루어지고 쉴 데가 있다.

그러므로 어짊이란 이것을 어질게 하는 것이요, 옳음이란 이것을 가르는 것이요, 절개란 이것에 죽고 사는 것이요, 참됨이란 이것을 도탑고 삼가는 것이다. 이를 아울러 능하면 갖추어진 것이다. 갖추었으되 뽐내지 않고 한결같이 스스로 착하게 하는 것을 거룩함이라 한다.

뽐내지 않으므로 천하가 그와 능함을 다투지 않고 그 공을 잘 쓰게 한다. 가졌으되 가진 체하지 않으므로 천하에 귀하게 된다. 「시」에 이르기를 「착한 사람 군자여, 그 몸가짐이 어긋나지 않네. 그 몸가짐이 어긋나지 않으니 이 네 나라를 바로잡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