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賦篇

순자 荀子 · 순황(荀況) · 기원전 3세기 · 단락 7 · 한자 1,209자 · 낭독 4.8분

「순자」 부 「賦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맹자가 성선(性善)을 말한 자리에 순자는 성악(性惡)을 놓았다. 사람의 성품은 나면서 이로움을 좋아하고 시새우고 미워하니, 그대로 두면 다투고 빼앗아 어지러워진다 — 그러므로 스승과 법으로 되게 하고 예와 옳음으로 이끈 뒤에야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착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쌓아서 되는 것이라 했다. 첫 편 「권학」이 「푸른 물감은 쪽에서 나오되 쪽보다 푸르다」로 열고, 「천론」은 하늘을 사람 일에서 떼어 내 「하늘을 크게 여겨 사모하기보다 물건으로 길러 마름질하라」고 한다. 「예론」은 예가 어디서 왔는지를 바람과 물건의 다툼에서 풀고, 「악론」은 음악을 그르다 한 묵자를 받아친다. 「정명」은 이름이 하늘이 정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맺은 약속임을 밝히고, 「성상」 한 편은 노동요 가락에 다스림과 어지러움을 실은 노래다. 「임금은 배요 뭇 사람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물은 배를 엎기도 한다」가 「왕제」에 있다. 이사와 한비가 그 문하에서 나왔다.

爰有大物,非絲非帛,文理成章。非日非月,爲天下明。生者以壽,死者以葬,城郭以固,三軍以强。粹而王,駁而伯,無一焉而亡。臣愚不識,敢請之王。王曰:此夫文而不采者與?簡然易知而致有理者與?君子所敬而小人所不者與?性不得則若禽獸,性得之則甚雅似者與?匹夫隆之則爲聖人,諸侯隆之則一四海者與?致明而約,甚順而體,請歸之禮。禮。

여기 큰 물건이 있다. 실도 아니고 비단도 아니되 무늬와 결이 글을 이룬다. 해도 아니고 달도 아니되 천하를 밝힌다. 산 이는 이로써 오래 살고 죽은 이는 이로써 장사 지내며, 성곽이 이로써 튼튼하고 삼군이 이로써 굳세다. 순수하면 왕 노릇 하고 섞이면 으뜸이 되고 하나도 없으면 없어진다. 신은 어리석어 알지 못하니 감히 왕께 여쭙니다.

왕이 말하였다. 이는 무릇 무늬 있되 빛깔로 꾸미지 않은 것인가. 간단하여 알기 쉬우면서 지극히 조리 있는 것인가. 군자가 공경하고 소인이 공경하지 않는 것인가. 성품이 이를 얻지 못하면 새와 짐승 같고 성품이 이를 얻으면 몹시 우아해지는 것인가. 필부가 이를 받들면 성인이 되고 제후가 이를 받들면 사해를 하나로 하는 것인가.

지극히 밝고 간략하며 몹시 따르고 몸에 배니, 예로 돌리기를 청한다. — 예.

皇天隆物,以示下民,或厚或薄,帝不齊均。桀、紂以亂,湯、武以賢。涽涽淑淑,皇皇穆穆,周流四海,曾不崇日。君子以修,跖以穿室。大參乎天,精微而無形。行義以正,事業以成。可以禁曓足窮,百姓待之而後泰寧。臣愚不識,願問其名。曰:此夫安寬平而危險隘者邪?脩潔之爲親而襍汙之爲狄者邪?甚深藏而外勝敵者邪?法禹、舜而能弇迹者邪?行爲動静,待之而後適者邪?血氣之精也,志意之榮也。百姓待之而後寧也,天下待之而後平也。明達純粹而無疵也,夫是之謂君子之知。知。

큰 하늘이 물건을 내려 아래 백성에게 보이는데 두터운 것도 있고 엷은 것도 있어 하느님이 고르게 하지 않았다. 걸과 주는 이로써 어지러웠고 탕과 무는 이로써 어질었다.

어둑하기도 하고 맑기도 하며 빛나기도 하고 그윽하기도 하여 사해를 두루 흐르되 일찍이 하루를 채우지 않는다. 군자는 이로써 닦고 도척은 이로써 집을 뚫는다.

크기는 하늘과 나란하고 정밀하고 작아 꼴이 없다. 행실과 옳음이 이로써 바르고 일이 이로써 이루어진다. 사나움을 금하고 막힘을 채울 수 있어 백성이 이를 기다린 뒤에야 크게 편안하다. 신은 어리석어 알지 못하니 그 이름을 묻기 바랍니다.

말하였다. 이는 무릇 너그럽고 고른 데를 편히 여기고 험하고 좁은 데를 위태로이 여기는 것인가. 닦아 깨끗한 것을 친히 하고 뒤섞여 더러운 것을 멀리하는 것인가. 몹시 깊이 감추되 밖으로 적을 이기는 것인가. 우임금과 순임금을 법 삼아 능히 자취를 덮는 것인가. 행함과 움직임과 고요함이 이를 기다린 뒤에야 알맞은 것인가.

피와 기운의 알맹이요 뜻의 꽃이다. 백성이 이를 기다린 뒤에야 편안하고 천하가 이를 기다린 뒤에야 고르다. 밝게 통하고 순수하여 흠이 없으니, 무릇 이를 군자의 앎이라 한다. — 앎.

有物於此,居則周静致下,動則綦高以鉅。圓者中規,方者中矩。大參天地,德厚堯、禹。精微乎毫毛,而充盈乎大㝢。忽兮其極之遠也,攭兮其相逐而反也,卬卬兮天下之咸蹇也。德厚而不捐,五采備而成文。往來惛憊,通于大神,出入甚極,莫知其門。天下失之則滅,得之則存。弟子不敏,此之願陳,君子設辭,請測意之。曰:此夫大而不塞者與?充盈大宇而不窕,入郄穴而不偪者與?行遠疾速而不可託訊者與?往來惛憊而不可爲固塞者與?曓至殺傷而不億忌者與?功被天下而不私置者與?託地而游宇,友風而子雨。冬日作寒,夏日作暑。廣大精神,請歸之雲。雲。

여기 물건이 있다. 머물면 두루 고요히 낮은 데 이르고 움직이면 지극히 높고 크다. 둥근 것은 그림쇠에 맞고 모난 것은 곱자에 맞는다. 크기는 하늘과 땅에 나란하고 덕은 요임금과 우임금보다 두텁다. 터럭보다 작고 정밀하면서 큰 집에 가득 찬다.

문득 그 끝이 멀고, 훌쩍 서로 좇아 돌아오고, 우뚝하여 천하가 다 우러른다. 덕이 두터워 버리지 않고 다섯 빛깔이 갖추어져 무늬를 이룬다. 오고 감이 아득하여 큰 신에 통하고, 나고 듦이 몹시 다하되 아무도 그 문을 알지 못한다. 천하가 이를 잃으면 스러지고 얻으면 있다.

제자가 재빠르지 못하여 이를 펴기를 바라니, 군자께서 말을 두시면 그 뜻을 헤아려 보기를 청합니다.

말하였다. 이는 무릇 크되 막히지 않는 것인가. 큰 집에 가득 차되 넘치지 않고 틈과 구멍에 들되 좁지 않은 것인가. 멀리 가고 빠르되 소식을 맡길 수 없는 것인가. 오고 감이 아득하여 굳게 막을 수 없는 것인가. 갑자기 이르러 죽이고 다치게 하되 꺼리지 않는 것인가. 공이 천하를 덮되 사사로이 두지 않는 것인가.

땅에 기대어 하늘에 노닐고 바람을 벗 삼고 비를 자식 삼는다. 겨울에는 추위를 짓고 여름에는 더위를 짓는다. 넓고 크고 정밀하고 신령하니, 구름으로 돌리기를 청한다. — 구름.

有物於此,㒩㒩兮其狀,屢化如神。功被天下,爲萬世文。禮樂以成,貴賤以分。養老長幼,待之而後存。名號不美,與曓爲鄰。功立而身廢,事成而家敗。弃其耆老,收其後世。人屬所利,飛鳥所害。臣愚不識,請占之五泰。五泰占之曰:此夫身女好而頭馬首者與?屢化而不壽者與?善壯而拙老者與?有父母而無牝牡者與?冬伏而夏游,食桑而吐絲,前亂而後治,夏生而惡暑,喜溼而惡雨。蛹以爲母,蛾以爲父。三俯三起,事乃大已。夫是之謂蠶理。蠶。

여기 물건이 있다. 벌거벗은 듯한 그 모양에 여러 번 달라지기를 신처럼 한다. 공이 천하를 덮어 만대의 꾸밈이 된다. 예와 악이 이로써 이루어지고 귀하고 천함이 이로써 갈린다. 늙은이를 기르고 아이를 키움이 이를 기다린 뒤에야 있다.

이름은 아름답지 않아 사나움과 이웃한다. 공이 서면 몸이 무너지고 일이 이루어지면 집이 무너진다. 그 늙은 것을 버리고 그 뒷대를 거둔다. 사람 무리에게는 이롭고 나는 새에게는 해롭다. 신은 어리석어 알지 못하니 오태(五泰)께 점쳐 주시기를 청합니다.

오태가 점쳐 말하였다. 이는 무릇 몸은 여자처럼 곱고 머리는 말 머리 같은 것인가. 여러 번 달라지되 오래 살지 못하는 것인가. 젊어서는 잘하고 늙어서는 서툰 것인가. 아비와 어미는 있되 암수는 없는 것인가.

겨울에 엎드리고 여름에 노닐며, 뽕을 먹고 실을 토하고, 앞은 어지럽고 뒤는 다스려지며, 여름에 나되 더위를 미워하고, 축축한 것을 좋아하되 비를 미워한다. 번데기를 어미로 삼고 나방을 아비로 삼는다. 세 번 엎드리고 세 번 일어나면 일이 이에 크게 마쳐진다. 무릇 이를 누에의 이치라 한다. — 누에.

有物於此,生於山阜,處於室堂。無知無巧,善治衣裳。不盜不竊,穿窬而行。日夜合離,以成文章。以能合從,又善連衡。下覆百姓,上飾帝王。功業甚博,不見賢良。時用則存,不用則亡。臣愚不識,敢請之王。王曰:此夫始生鉅,其成功小者邪?長其尾而銳其剽者邪?頭銛達而尾趙繚者邪?一往一來,結尾以爲事。無羽無翼,反覆甚極。尾生而事起,尾邅而事已。簪以爲父,管以爲母。既以縫表,又以連裏。夫是之謂箴理。箴。

여기 물건이 있다. 산언덕에서 나서 방과 마루에 머문다. 앎도 없고 재주도 없되 옷 짓기를 잘한다. 훔치지도 않고 도둑질하지도 않되 뚫고 넘어 다닌다. 밤낮으로 붙었다 떨어졌다 하며 무늬를 이룬다. 능히 세로로 아우르고 또 가로로 잇기를 잘한다. 아래로는 백성을 덮고 위로는 제왕을 꾸민다. 공과 업이 몹시 넓되 어질다 보이지 않는다. 때에 쓰이면 있고 쓰이지 않으면 없다. 신은 어리석어 알지 못하니 감히 왕께 여쭙니다.

왕이 말하였다. 이는 무릇 처음 날 때는 크고 그 이룬 공은 작은 것인가. 그 꼬리가 길고 그 끝이 뾰족한 것인가. 머리는 날카롭게 통하고 꼬리는 감돌아 얽히는 것인가.

한 번 가고 한 번 오며 꼬리를 매어 일을 삼는다. 깃도 없고 날개도 없되 오가기를 몹시 다한다. 꼬리가 나면 일이 일어나고 꼬리가 머뭇거리면 일이 그친다. 비녀를 아비로 삼고 대롱을 어미로 삼는다. 이미 겉을 꿰매고 또 안을 잇는다. 무릇 이를 바늘의 이치라 한다. — 바늘.

天下不治,請陳佹詩:天地易位,四時易鄉。列星殞墜,旦暮晦盲。幽晦登昭,日月下藏。公正無私,反見從橫,志愛公利,重樓疏堂,無私罪人,憼革貳兵。道德純備,讒口將將。仁人絀約,敖曓擅彊,天下幽險,恐失世英。螭龍爲蝘蜓,鴟梟爲鳳凰。比干見刳,孔子拘匡。昭昭乎其知之明也,郁郁乎其遇時之不祥也。拂乎其欲禮義之大行也,闇乎天下之晦盲也。皓天不復,憂無疆也。千歲必反,古之常也。弟子勉學,天不忘也。聖人共手,時幾將矣。與愚以疑,願聞反辭。其《小歌》曰:念彼遠方,何其塞矣!仁人絀約,曓人衍矣。忠臣危殆,讒人服矣。

천하가 다스려지지 않으니 어긋난 시를 펴기를 청한다.

하늘과 땅이 자리를 바꾸고 네 철이 방향을 바꾸었다. 벌여 선 별이 떨어지고 아침과 저녁이 어둡다. 그윽하고 어두운 것이 밝은 자리에 오르고 해와 달이 아래로 숨었다.

공변되고 사사로움이 없는데 도리어 이리저리 휘둘린다 여겨지고, 뜻이 공변된 이로움을 사랑하는데 겹집과 트인 마루를 두었다 하고, 사사로이 남을 벌하지 않는데 갑옷을 갖추고 병기를 두었다 한다. 도와 덕이 순수하고 갖추어졌는데 헐뜯는 입이 시끄럽다.

어진 사람이 물리쳐지고 매이며 거만하고 사나운 이가 굳셈을 오로지한다. 천하가 그윽하고 험하니 세상의 뛰어난 이를 잃을까 두렵다. 이무기와 용이 도마뱀이 되고 올빼미가 봉황이 된다. 비간은 심장이 갈리고 공자는 광(匡)에서 갇혔다.

밝고 밝구나, 그 앎의 밝음이여. 답답하구나, 그 때 만남의 상서롭지 못함이여. 떨쳐 일어나려는구나, 그 예와 옳음이 크게 행해지기를 바람이여. 어둡구나, 천하의 캄캄함이여.

흰 하늘이 돌아오지 않으니 근심이 가없다. 천 해면 반드시 돌아오는 것이 옛날의 떳떳함이다. 제자들은 힘써 배우라, 하늘이 잊지 않는다. 성인이 손을 모으니 때가 거의 이르렀다. 어리석어 의심스러우니 되받는 말을 듣기 바란다.

그 「작은 노래」에 이르기를 — 저 먼 데를 생각하니 어찌 그리 막혔는가. 어진 사람은 물리쳐지고 매이는데 사나운 사람은 넘쳐난다. 참된 신하는 위태롭고 헐뜯는 사람은 자리를 얻는다.

琁、玉、瑤、珠,不知佩也。襍布與帛,不知異也。閭娵、子奢,莫之媒也。嫫母、力父,是之喜也。以盲爲明,以聾爲聰,以危爲安,以吉爲凶。嗚呼上天,曷維其同!

아름다운 옥과 구슬을 찰 줄 모른다. 거친 베와 비단을 가릴 줄 모른다. 여추(閭娵)와 자사(子奢) 같은 고운 이에게 중매하는 이가 없고, 모모(嫫母)와 역보(力父) 같은 추한 이를 기뻐한다. 눈먼 것을 밝다 하고 귀먹은 것을 잘 듣는다 하며, 위태로운 것을 편안하다 하고 길한 것을 흉하다 한다. 아, 위 하늘이여. 어찌 그것이 같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