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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略篇

순자 荀子 · 순황(荀況) · 기원전 3세기 · 단락 109 · 한자 4,573자 · 낭독 18.3분

「순자」 대략 「大略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맹자가 성선(性善)을 말한 자리에 순자는 성악(性惡)을 놓았다. 사람의 성품은 나면서 이로움을 좋아하고 시새우고 미워하니, 그대로 두면 다투고 빼앗아 어지러워진다 — 그러므로 스승과 법으로 되게 하고 예와 옳음으로 이끈 뒤에야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착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쌓아서 되는 것이라 했다. 첫 편 「권학」이 「푸른 물감은 쪽에서 나오되 쪽보다 푸르다」로 열고, 「천론」은 하늘을 사람 일에서 떼어 내 「하늘을 크게 여겨 사모하기보다 물건으로 길러 마름질하라」고 한다. 「예론」은 예가 어디서 왔는지를 바람과 물건의 다툼에서 풀고, 「악론」은 음악을 그르다 한 묵자를 받아친다. 「정명」은 이름이 하늘이 정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맺은 약속임을 밝히고, 「성상」 한 편은 노동요 가락에 다스림과 어지러움을 실은 노래다. 「임금은 배요 뭇 사람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물은 배를 엎기도 한다」가 「왕제」에 있다. 이사와 한비가 그 문하에서 나왔다.

君人者,隆禮尊賢而王,重法愛民而霸,好利多詐而危。欲近四旁,莫如中央,故王者必居天下之中,禮也。

사람을 다스리는 이가 예를 높이고 어진 이를 높이면 왕 노릇 하고, 법을 무겁게 하고 백성을 사랑하면 으뜸이 되고, 이로움을 좋아하고 속임이 많으면 위태롭다. 사방을 가까이하고자 하면 가운데만 한 데가 없으니, 그러므로 왕 노릇 하는 이가 반드시 천하의 가운데 사는 것이 예다.

天子外屏,諸侯內屏,禮也。外屏、不欲見外也;內屏、不欲見內也。

천자는 병풍을 밖에 두고 제후는 병풍을 안에 두는 것이 예다. 밖에 두는 것은 밖을 보이고 싶지 않음이요, 안에 두는 것은 안을 보이고 싶지 않음이다.

諸侯召其臣,臣不俟駕,顛倒衣裳而走,禮也。詩曰:「顛之倒之,自公召之。」天子召諸侯,諸侯輦輿就馬,禮也。詩曰:「我出我輿,于彼牧矣。自天子所,謂我來矣。」

제후가 그 신하를 부르면 신하가 수레 메기를 기다리지 않고 옷을 거꾸로 입고 달려가는 것이 예다. 「시」에 이르기를 「엎어지고 뒤집히니 공(公)에게서 부르셨네」 하였다. 천자가 제후를 부르면 제후가 손수레를 타고 말에게 나아가는 것이 예다. 「시」에 이르기를 「내 수레를 내어 저 들에 가네. 천자 계신 데서 내게 오라 하셨네」 하였다.

天子山冕,諸侯玄冠,大夫裨冕,士韋弁,禮也。

천자는 산 무늬 면류관을 쓰고 제후는 검은 갓을 쓰고 대부는 비면을 쓰고 선비는 가죽 고깔을 쓰는 것이 예다.

天子御珽,諸侯御荼,大夫服笏,禮也。

천자는 정(珽)을 잡고 제후는 도(荼)를 잡고 대부는 홀을 잡는 것이 예다.

天子彫弓,諸侯彤弓,大夫黑弓,禮也。

천자는 새긴 활, 제후는 붉은 활, 대부는 검은 활을 쓰는 것이 예다.

諸侯相見,卿為介,以其教士畢行,使仁居守。

제후가 서로 볼 때 경이 부축하는 이가 되어 그 가르친 선비를 다 데리고 가고 어진 이를 남겨 지키게 한다.

聘人以珪,問士以璧,召人以瑗,絕人以玦,反絕以環。

사람을 부를 때는 규(珪)로 하고, 선비에게 안부를 물을 때는 벽(璧)으로 하고, 사람을 불러들일 때는 원(瑗)으로 하고, 사람과 끊을 때는 결(玦)로 하고, 끊었다 돌이킬 때는 환(環)으로 한다.

人主仁心設焉,知其役也,禮其盡也,故王者先仁而後禮,天施然也。

임금은 어진 마음을 베풀고 앎은 그 부림이요 예는 그 다함이다. 그러므로 왕 노릇 하는 이는 어짊을 먼저 하고 예를 뒤로 하니 하늘의 베풂이 그러하다.

聘禮志曰:「幣厚則傷德,財侈則殄禮。」禮云禮云,玉帛云乎哉!詩曰:「物其指矣,唯其偕矣。」不時宜,不敬文,不驩欣,雖指非禮也。

「빙례지」에 이르기를 「폐백이 두터우면 덕을 해치고 재물이 넘치면 예를 없앤다」 하였다. 예라 예라 하지만 옥과 비단을 이름이겠는가. 「시」에 이르기를 「물건이 맛있으니 오직 함께함이라」 하였다. 때에 마땅하지 않고 무늬를 공경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으면 비록 맛있어도 예가 아니다.

水行者表深,使人無陷;治民者表亂,使人無失,禮者,其表也。先王以禮義表天下之亂;今廢禮者,是棄表也,故民迷惑而陷禍患,此刑罰之所以繁也。

물을 건너는 이는 깊은 데를 표해 사람이 빠지지 않게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이는 어지러운 데를 표해 사람이 잃지 않게 하니 예란 그 표다. 앞선 임금이 예와 옳음으로 천하의 어지러움을 표하였다. 이제 예를 폐하는 것은 표를 버리는 것이라, 그러므로 백성이 홀려 헤매다 재앙에 빠지니 이것이 형벌이 번거로워지는 까닭이다.

舜曰:「維予從欲而治。」故禮之生,為賢人以下至庶民也,非為成聖也;然而亦所以成聖也,不學不成;堯學於君疇,舜學於務成昭,禹學於西王國。

순임금이 말하기를 「오직 나는 바람을 좇아 다스린다」 하였다. 그러므로 예가 생긴 것은 어진 사람 아래로 뭇 백성을 위함이지 성인을 이루기 위함이 아니다. 그러나 또한 성인을 이루는 까닭이니 배우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 요임금은 군주에게 배우고 순임금은 무성소에게 배우고 우임금은 서왕국에게 배웠다.

五十不成喪,七十唯衰存。

쉰이면 상례를 다 갖추지 않고 일흔이면 오직 상복만 둔다.

親迎之禮,父南向而立,子北面而跪,醮而命之:「往迎爾相,成我宗事,隆率以敬先妣之嗣,若則有常。」子曰:「諾!唯恐不能,敢忘命矣!」

몸소 맞이하는 예는 아비가 남쪽을 향해 서고 아들이 북쪽을 향해 꿇어앉으면 술을 따라 주며 명한다. 「가서 네 짝을 맞아 우리 종가의 일을 이루고, 힘써 이끌어 공경으로 앞선 어머니를 잇게 하라. 너는 곧 떳떳함이 있으리라.」 아들이 말한다. 「예. 오직 능하지 못할까 두려우나 감히 명을 잊겠습니까.」

夫行也者,行禮之謂也。禮也者,貴者敬焉,老者孝焉,長者弟焉,幼者慈焉,賤者惠焉。

무릇 행실이란 예를 행함을 이름이다. 예란 귀한 이를 공경하고 늙은 이에게 효도하고 어른에게 공손하고 어린 이를 사랑하고 천한 이에게 은혜로운 것이다.

賜予其宮室,猶用慶賞於國家也;忿怒其臣妾,猶用刑罰於萬民也。

그 집안에 내려 주는 것은 나라에 기림과 상을 쓰는 것과 같고, 그 신하와 첩에게 성내는 것은 만 백성에게 형벌을 쓰는 것과 같다.

君子之於子,愛之而勿面,使之而勿視,道之以道而勿彊。

군자가 아들에 대하여는 사랑하되 낯에 드러내지 않고, 부리되 눈여겨보지 않고, 도로 이끌되 억지로 하지 않는다.

禮以順人心為本,故亡於禮經而順於人心者,皆禮也。

예는 사람의 마음을 따르는 것을 밑동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예의 경전에는 없어도 사람의 마음에 따르는 것은 다 예다.

禮之大凡:--事生、飾驩也,送死、飾哀也,軍旅、施威也。

예의 큰 대강은 이러하다. 산 이를 섬김은 기쁨을 꾸미는 것이요, 죽은 이를 보냄은 슬픔을 꾸미는 것이요, 군사는 위엄을 베푸는 것이다.

親親、故故、庸庸、勞勞,仁之殺也;貴貴、尊尊、賢賢、老老、長長、義之倫也。行之得其節,禮之序也。仁、愛也,故親;義、理也,故行;禮、節也,故成。仁有里,義有門;仁、非其里而處之,非仁也;義,非其門而由之,非義也。推恩而不理,不成仁;遂理而不敢,不成義;審節而不和,不成禮;和而不發,不成樂。故曰:仁義禮樂,其致一也。君子處仁以義,然後仁也;行義以禮,然後義也;制禮反本成末,然後禮也。三者皆通,然後道也。

친한 이를 친히 하고 오랜 이를 오래 여기고 애쓴 이를 애썼다 하고 수고한 이를 수고했다 하는 것은 어짊의 덜어짐이요, 귀한 이를 귀히 하고 높은 이를 높이고 어진 이를 어질다 하고 늙은 이를 늙었다 하고 어른을 어른으로 여기는 것은 옳음의 갈래다. 행하여 그 마디를 얻는 것이 예의 차례다.

어짊은 사랑이므로 친하고, 옳음은 이치이므로 행하고, 예는 마디이므로 이룬다. 어짊에는 마을이 있고 옳음에는 문이 있으니, 어짊은 그 마을이 아닌 데 처하면 어짊이 아니요 옳음은 그 문이 아닌 데를 말미암으면 옳음이 아니다.

은혜를 밀되 이치에 맞지 않으면 어짊을 이루지 못하고, 이치를 이루되 감히 하지 못하면 옳음을 이루지 못하고, 마디를 살피되 화하지 못하면 예를 이루지 못하고, 화하되 펴지 못하면 음악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어짊과 옳음과 예와 음악은 그 이름이 하나라 한다.

군자는 어짊에 처하기를 옳음으로 한 뒤에야 어짊이요, 옳음을 행하기를 예로 한 뒤에야 옳음이요, 예를 마름질하되 밑동으로 돌아가 끄트머리를 이룬 뒤에야 예다. 셋이 다 통한 뒤에야 도다.

貨財曰賻,輿馬曰賵,衣服曰襚,玩好曰贈,玉貝曰唅。賻賵、所以佐生也,贈襚、所以送死也。送死不及柩尸,弔生不及悲哀,非禮也。故吉行五十,奔喪百里,賵贈及事,禮之大也。

재물을 부(賻)라 하고, 수레와 말을 봉(賵)이라 하고, 옷을 수(襚)라 하고, 노리개를 증(贈)이라 하고, 옥과 조개를 함(唅)이라 한다. 부와 봉은 산 이를 돕는 까닭이요, 증과 수는 죽은 이를 보내는 까닭이다. 죽은 이를 보내되 널과 주검에 미치지 못하고 산 이를 조문하되 슬퍼함에 미치지 못하면 예가 아니다. 그러므로 길한 일에는 하루 오십 리를 가고 상사에 달려갈 때는 백 리를 가며, 봉과 증이 일에 미치는 것이 예의 큼이다.

禮者、政之輓也;為政不以禮,政不行矣。

예란 정사의 끄는 줄이다. 정사를 하되 예로 하지 않으면 정사가 행해지지 않는다.

天子即位,上卿進曰:「如之何憂之長也?能除患則為福,不能除患則為賊。」授天子一策。中卿進曰:「配天而有下土者,先事慮事,先患慮患。先事慮事謂之接,接則事優成。先患慮患謂之豫,豫則禍不生。事至而後慮者謂之後,後則事不舉。患至而後慮者謂之困,困則禍不可禦。」授天子二策。下卿進曰:「敬戒無怠,慶者在堂,弔者在閭。禍與福鄰,莫知其門。豫哉!豫哉!萬民望之。」授天子三策。

천자가 자리에 오르면 상경이 나아가 말한다. 「어찌 근심이 그리 깁니까. 능히 근심을 없애면 복이 되고 능히 근심을 없애지 못하면 도적이 됩니다.」 하고 천자에게 첫째 책(策)을 준다.

중경이 나아가 말한다. 「하늘에 짝하여 아래 땅을 가진 이는 일에 앞서 일을 헤아리고 근심에 앞서 근심을 헤아립니다. 일에 앞서 일을 헤아림을 접(接)이라 하니 접하면 일이 넉넉히 이루어지고, 근심에 앞서 근심을 헤아림을 예(豫)라 하니 예하면 재앙이 나지 않습니다. 일이 이른 뒤에 헤아림을 뒤짐이라 하니 뒤지면 일이 들리지 않고, 근심이 이른 뒤에 헤아림을 막힘이라 하니 막히면 재앙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하고 천자에게 둘째 책을 준다.

하경이 나아가 말한다. 「공경하고 경계하여 게으르지 마소서. 기려 주는 이가 당에 있고 조문하는 이가 마을에 있으며, 재앙과 복이 이웃하여 아무도 그 문을 알지 못합니다. 미리 하소서, 미리 하소서. 만 백성이 바라봅니다.」 하고 천자에게 셋째 책을 준다.

禹見耕者耦、立而式,過十室之邑、必下。

우임금은 밭 가는 이가 짝지어 가는 것을 보면 서서 수레 앞턱나무에 절하였고, 열 집 되는 고을을 지날 때는 반드시 내렸다.

殺大蚤,朝大晚,非禮也。治民不以禮,動斯陷矣。

죽이기를 너무 이르게 하고 조회를 너무 늦게 하는 것은 예가 아니다. 백성을 다스리되 예로 하지 않으면 움직이는 족족 빠진다.

平衡曰拜,下衡曰稽首,至地曰稽顙。

몸을 저울대처럼 고르게 하는 것을 배(拜)라 하고, 저울대보다 낮추는 것을 계수(稽首)라 하고, 이마를 땅에 대는 것을 계상(稽顙)이라 한다.

大夫之臣,拜不稽首,非尊家臣也,所以辟君也。

대부의 신하는 절하되 계수하지 않으니 집안 신하를 높여서가 아니라 임금을 피하는 까닭이다.

一命齒於鄉,再命齒於族,三命,族人雖七十不敢先。上大夫,中大夫,下大夫。

한 번 명을 받으면 마을에서 나이로 차례하고, 두 번 명을 받으면 겨레에서 나이로 차례하고, 세 번 명을 받으면 겨레 사람이 비록 일흔이라도 감히 앞서지 못한다. 상대부와 중대부와 하대부가 있다.

吉事尚尊,喪事尚親。

길한 일에는 높은 이를 숭상하고 상사에는 친한 이를 숭상한다.

聘、問也。享、獻也。私覿、私見也。

빙(聘)은 물음이요, 향(享)은 바침이요, 사적(私覿)은 사사로이 뵘이다.

言語之美,穆穆皇皇。朝廷之美,濟濟鎗鎗。

말의 아름다움은 화목하고 빛남이요, 조정의 아름다움은 가지런하고 쟁쟁함이다.

為人臣下者,有諫而無訕,有亡而無疾,有怨而無怒。

남의 신하 아래 된 이는 간함은 있어도 헐뜯음은 없고, 떠남은 있어도 미워함은 없고, 원망은 있어도 성냄은 없다.

君於大夫,三問其疾,三臨其喪;於士,一問,一臨。諸侯非問疾弔喪不之臣之家。

임금이 대부에 대하여는 그 병을 세 번 묻고 그 상사에 세 번 임하며, 선비에 대하여는 한 번 묻고 한 번 임한다. 제후는 병을 묻고 상사를 조문하는 일이 아니면 신하의 집에 가지 않는다.

既葬,君若父之友食之則食矣,不辟梁肉,有醴酒則辭。

이미 장사한 뒤에 임금이나 아비의 벗이 먹이면 먹되 기장밥과 고기를 피하지 않으나, 단술이 있으면 사양한다.

寢不踰廟,讌衣不踰祭服,禮也。

잠자는 방이 사당을 넘지 않고 놀 때 입는 옷이 제복을 넘지 않는 것이 예다.

湯之咸,見夫婦。夫婦之道,不可不正也,君臣父子之本也。咸、感也,以高下下,以男下女,柔上而剛下。

탕임금의 「함(咸)」 괘는 지아비와 지어미를 본 것이다. 지아비와 지어미의 도는 바르지 않을 수 없으니 임금과 신하와 아비와 아들의 밑동이다. 함이란 느낌이니, 높은 것으로 낮은 데 낮추고 사내로 계집에게 낮추어 부드러움이 위에 있고 굳셈이 아래에 있다.

聘士之義,親迎之道,重始也。

선비를 부르는 옳음과 몸소 맞이하는 도는 처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다.

禮者,人之所履也,失所履,必顛蹶陷溺。所失微而其為亂大者,禮也。

예란 사람이 밟는 것이니 밟을 데를 잃으면 반드시 넘어지고 빠진다. 잃은 것은 작은데 그 어지러움이 되는 것이 큰 것이 예다.

禮之於正國家也,如權衡之於輕重也,如繩墨之於曲直也。故人無禮不生,事無禮不成,國家無禮不寧。君臣不得不尊,父子不得不親,兄弟不得不順,夫婦不得不驩,少者以長,老者以養。故天地生之,聖人成之。

예가 나라를 바로잡음은 저울이 가볍고 무거움에 대한 것 같고 먹줄이 굽고 곧음에 대한 것 같다. 그러므로 사람은 예가 없으면 살지 못하고 일은 예가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고 나라는 예가 없으면 편안하지 않다. 임금과 신하가 높지 않을 수 없고 아비와 아들이 친하지 않을 수 없고 형과 아우가 따르지 않을 수 없고 지아비와 지어미가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이는 이로써 자라고 늙은이는 이로써 길러진다. 그러므로 하늘과 땅이 낳고 성인이 이룬다.

和鸞之聲,步中武象,趨中韶護。君子聽律習容而後出。

방울 소리가 걸으면 「무」와 「상」에 맞고 달리면 「소」와 「호」에 맞는다. 군자는 가락을 듣고 몸가짐을 익힌 뒤에 나간다.

霜降逆女,冰泮殺止,十日一御。

서리 내리면 아내를 맞고 얼음이 풀리면 그친다. 열흘에 한 번 모신다.

坐視膝,立視足,應對言語視面。立視前六尺而大之--六六三十六,三丈六尺。

앉아서는 무릎을 보고 서서는 발을 보며, 응대하고 말할 때는 얼굴을 본다. 서서는 앞으로 여섯 자를 보되 이를 크게 하니, 여섯에 여섯이면 서른여섯이라 세 길 여섯 자다.

文貌情用,相為內外表裡。禮之中焉,能思索謂之能慮。

무늬와 모양과 정과 쓰임은 서로 안과 밖이 되고 겉과 속이 된다. 예의 가운데서 능히 생각하고 찾는 것을 능히 헤아린다 한다.

禮者,本末相順,終始相應。

예란 밑동과 끄트머리가 서로 따르고 처음과 끝이 서로 응하는 것이다.

禮者,以財物為用,以貴賤為文,以多少為異。

예란 재물로 쓰임을 삼고 귀하고 천함으로 무늬를 삼고 많고 적음으로 다름을 삼는다.

下臣事君以貨,中臣事君以身,上臣事君以人。

아래 신하는 재물로 임금을 섬기고, 가운데 신하는 몸으로 임금을 섬기고, 위 신하는 사람으로 임금을 섬긴다.

易曰:「復自道,何其咎?」春秋賢穆公,以為能變也。

「역」에 이르기를 「제 길로 돌아오니 무슨 허물이랴」 하였다. 「춘추」가 목공을 어질다 한 것은 능히 달라졌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士有妒友,則賢交不親;君有妒臣,則賢人不至。蔽公者謂之昧,隱賢者謂之妒,奉妒昧者謂之交譎。交譎之人,妒昧之臣,國之薉孽也。

선비에게 시새우는 벗이 있으면 어진 사귐이 친해지지 않고, 임금에게 시새우는 신하가 있으면 어진 사람이 이르지 않는다. 공변됨을 가리는 이를 어둡다 하고 어진 이를 숨기는 이를 시새운다 하며, 시새우고 어두운 이를 받드는 이를 사귐을 속인다 한다. 사귐을 속이는 사람과 시새우고 어두운 신하는 나라의 거칠고 재앙 되는 것이다.

口能言之,身能行之,國寶也。口不能言,身能行之,國器也。口能言之,身不能行,國用也。口言善,身行惡,國妖也。治國者敬其寶,愛其器,任其用,除其妖。

입으로 능히 말하고 몸으로 능히 행하면 나라의 보배요, 입으로 능히 말하지 못해도 몸으로 능히 행하면 나라의 그릇이요, 입으로 능히 말해도 몸으로 행하지 못하면 나라의 쓰임이요, 입으로 착함을 말하고 몸으로 악함을 행하면 나라의 요물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이는 그 보배를 공경하고 그 그릇을 사랑하고 그 쓰임을 맡기고 그 요물을 없앤다.

不富無以養民情,不教無以理民性。故家五畝宅,百畝田,務其業,而勿奪其時,所以富之也。立大學,設庠序,修六禮,明七教,所以道之也。詩曰:「飲之食之,教之誨之。」王事具矣。

가멸지 않으면 백성의 정을 기를 수 없고 가르치지 않으면 백성의 성품을 다스릴 수 없다. 그러므로 집마다 다섯 이랑 터와 백 이랑 밭을 주어 그 일에 힘쓰게 하고 그 때를 빼앗지 않는 것이 가멸게 하는 까닭이요, 태학을 세우고 상서(庠序)를 베풀고 여섯 예를 닦고 일곱 가르침을 밝히는 것이 이끄는 까닭이다. 「시」에 이르기를 「마시게 하고 먹게 하며 가르치고 깨우치네」 하였으니 왕의 일이 갖추어진 것이다.

武王始入殷,表商容之閭,釋箕子之囚,哭比干之墓,天下鄉善矣。

무왕이 처음 은나라에 들어가 상용의 마을을 표하고 기자를 가둔 데서 풀어 주고 비간의 무덤에서 곡하매 천하가 착함으로 향하였다.

天下國有俊士,世有賢人。迷者不問路,溺者不問遂,亡人好獨。詩曰:「我言維服,勿用為笑。先民有言,詢於芻蕘。」言博問也。

천하 나라에 뛰어난 선비가 있고 세상에 어진 사람이 있다. 헤매는 이는 길을 묻지 않고 빠지는 이는 여울을 묻지 않으며 망하는 이는 홀로 하기를 좋아한다. 「시」에 이르기를 「내 말이 오직 옳으니 웃음거리로 삼지 마오. 앞사람이 한 말이 있으니 꼴 베고 나무하는 이에게도 물으라」 하였으니 널리 물음을 말한 것이다.

有法者以法行,無法者以類舉。以其本知其末,以其左知其右,凡百事異理而相守也。慶賞刑罰,通類而後應;政教習俗,相順而後行。

법이 있는 것은 법으로 행하고 법이 없는 것은 갈래로 들어 처리한다. 그 밑동으로 그 끄트머리를 알고 그 왼쪽으로 그 오른쪽을 아니, 무릇 온갖 일이 이치가 달라도 서로 지킨다. 기림과 상과 형벌은 갈래에 통한 뒤에 응하고, 정사와 가르침과 익힌 풍속은 서로 따른 뒤에 행해진다.

八十者一子不事,九十者舉家不事,廢疾非人不養者,一人不事,父母之喪,三年不事,齊衰大功,三月不事,從諸侯來,與新有昏,期不事。

여든인 이는 아들 하나가 일하지 않고, 아흔인 이는 온 집이 일하지 않고, 병들어 남이 아니면 기르지 못하는 이는 한 사람이 일하지 않는다. 어버이 상에는 세 해 일하지 않고, 재최와 대공에는 석 달 일하지 않으며, 제후에게서 와서 새로 혼인한 이는 한 해 일하지 않는다.

子謂子家駒續然大夫,不如晏子;晏子功用之臣也,不如子產;子產惠人也,不如管仲;管仲之為人,力功不力義,力知不力仁,野人也,不可為天子大夫。

공자가 자가구를 이르되 대범한 대부이나 안자만 못하고, 안자는 공과 쓰임의 신하이나 자산만 못하고, 자산은 은혜로운 사람이나 관중만 못하다 하였다. 관중의 사람됨은 공에 힘쓰고 옳음에 힘쓰지 않으며 앎에 힘쓰고 어짊에 힘쓰지 않으니 시골 사람이라 천자의 대부가 될 수 없다.

孟子三見宣王,不言事。門人曰:「曷為三遇齊王而不言事?」孟子曰:「吾先攻其邪心。」

맹자가 선왕을 세 번 뵙되 일을 말하지 않았다. 문인이 말하였다. 「어찌하여 제나라 왕을 세 번 만나고도 일을 말하지 않으십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나는 먼저 그 그릇된 마음을 친다.」

公行子之之燕,遇曾元於塗,曰:「燕君何如?」曾元曰:「志卑。志卑者輕物,輕物者不求助;苟不求助,何能舉?氐羌之虜也,不憂其係壘也,而憂其不焚也。利夫秋毫,害靡國家,然且為之,幾為知計哉!」

공행자가 연나라에 가다가 길에서 증원을 만나 말하였다. 「연나라 임금은 어떠하오.」 증원이 말하였다. 「뜻이 낮습니다. 뜻이 낮은 이는 물건을 가벼이 여기고, 물건을 가벼이 여기는 이는 도움을 구하지 않습니다. 진실로 도움을 구하지 않으면 어찌 능히 들겠습니까. 저(氐)와 강(羌)의 사로잡힌 이는 매이고 묶임을 근심하지 않고 그 주검이 불살라지지 않음을 근심합니다. 가을 터럭만큼 이롭고 나라에 해로운데도 그것을 하니 어찌 셈을 안다 하겠습니까.」

今夫亡箴者,終日求之而不得;其得之也,非目益明也,眸而見之也。心之於慮亦然。

이제 바늘을 잃은 이가 종일 구해도 얻지 못하다가 그것을 얻으매, 눈이 더 밝아져서가 아니라 눈을 크게 뜨고 본 것이다. 마음이 헤아림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義」與「利」者,人之所兩有也。雖堯舜不能去民之欲利;然而能使其欲利不克其好義也。雖桀紂不能去民之好義;然而能使其好義不勝其欲利也。故義勝利者為治世,利克義者為亂世。上重義則義克利,上重利則利克義。故天子不言多少,諸侯不言利害,大夫不言得喪,士不通貨財。有國之君不息牛羊,錯質之臣不息雞豚,冢卿不脩幣,大夫不為場園,從士以上皆羞利而不與民爭業,樂分施而恥積藏;然故民不困財,貧窶者有所竄其手。

「옳음」과 「이로움」은 사람이 둘 다 가진 것이다. 비록 요임금과 순임금이라도 백성이 이로움 바람을 없애지 못하나 능히 그 이로움 바람이 그 옳음 좋아함을 이기지 못하게 할 수 있고, 비록 걸과 주라도 백성이 옳음 좋아함을 없애지 못하나 능히 그 옳음 좋아함이 그 이로움 바람을 이기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옳음이 이로움을 이기면 다스려진 세상이 되고 이로움이 옳음을 이기면 어지러운 세상이 된다. 위가 옳음을 무겁게 하면 옳음이 이로움을 이기고 위가 이로움을 무겁게 하면 이로움이 옳음을 이긴다.

그러므로 천자는 많고 적음을 말하지 않고, 제후는 이롭고 해로움을 말하지 않고, 대부는 얻고 잃음을 말하지 않고, 선비는 재물을 통하지 않는다. 나라를 가진 임금은 소와 양을 불리지 않고, 예물을 놓고 벼슬한 신하는 닭과 돼지를 불리지 않고, 총경은 폐백을 닦지 않고, 대부는 마당과 뜰을 짓지 않는다. 선비 위로는 다 이로움을 부끄러워하여 백성과 생업을 다투지 않고, 나누어 베풂을 즐거워하고 쌓아 갈무리함을 부끄러워한다. 그러므로 백성이 재물에 막히지 않고 가난한 이가 손 붙일 데가 있다.

文王誅四,武王誅二,周公卒業,至成康則案無誅已。

문왕이 넷을 베고 무왕이 둘을 베고 주공이 그 업을 마치매, 성왕과 강왕에 이르러서는 곧 벨 것이 없었다.

多積財而羞無有,重民任而誅不能,此邪行之所以起,刑罰之所以多也。

재물을 많이 쌓고 없음을 부끄러워하며 백성의 짐을 무겁게 하고 능하지 못함을 베니, 이것이 그릇된 행실이 일어나고 형벌이 많아지는 까닭이다.

上好義,則民闇飾矣!上好富,則民死利矣!二者治亂之衢也。民語曰:「欲富乎?忍恥矣!傾絕矣!絕故舊矣!與義分背矣!」上好富,則人民之行如此,安得不亂!

위가 옳음을 좋아하면 백성이 남몰래 꾸미고, 위가 가멸음을 좋아하면 백성이 이로움에 죽는다. 둘은 다스려짐과 어지러움의 갈림길이다. 백성의 말에 이르기를 「가멸고자 하는가. 부끄러움을 참으라. 기울어 끊으라. 옛 벗을 끊으라. 옳음과 갈라 등지라」 하였다. 위가 가멸음을 좋아하면 사람과 백성의 행실이 이와 같으니 어찌 어지럽지 않겠는가.

湯旱而禱曰:「政不節與?使民疾與?何以不雨至斯極也!宮室榮與?婦謁盛與?何以不雨至斯之極也!苞苴行與?讒夫興與?何以不雨至斯極也!」

탕임금이 가물 때 빌어 말하였다. 「정사가 마디에 맞지 않습니까. 백성을 괴롭혔습니까. 어찌하여 비 오지 않음이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집이 화려합니까. 아낙의 청탁이 성합니까. 어찌하여 비 오지 않음이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뇌물이 행해집니까. 헐뜯는 이가 일어납니까. 어찌하여 비 오지 않음이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天之生民,非為君也;天之立君,以為民也。故古者,列地建國,非以貴諸侯而已;列官職,差爵祿,非以尊大夫而已。

하늘이 백성을 낸 것은 임금을 위해서가 아니요, 하늘이 임금을 세운 것은 백성을 위해서다. 그러므로 옛적에 땅을 갈라 나라를 세운 것은 제후를 귀하게 하려는 것만이 아니요, 벼슬을 벌이고 벼슬과 녹을 차등한 것은 대부를 높이려는 것만이 아니다.

主道知人,臣道知事。故舜之治天下,不以事詔而萬物成。農精於田,而不可以為田師,工賈亦然。

임금의 도는 사람을 아는 것이요 신하의 도는 일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리매 일로 이르지 않아도 만물이 이루어졌다. 농부는 밭에 정밀하나 밭 다스리는 스승이 될 수 없으니 장인과 장사꾼도 그러하다.

以賢易不肖,不待卜而後知吉。以治伐亂,不待戰而後知克。

어진 이로 못난 이를 바꾸면 점치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길함을 알고, 다스려짐으로 어지러움을 치면 싸우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이김을 안다.

齊人欲伐魯,忌卞莊子,不敢過卞。晉人欲伐衛,畏子路,不敢過蒲。

제나라 사람이 노나라를 치려 하되 변장자를 꺼려 감히 변 땅을 지나지 못하였고, 진나라 사람이 위나라를 치려 하되 자로를 두려워하여 감히 포 땅을 지나지 못하였다.

不知而問堯舜,無有而求天府。--曰:先王之道,則堯舜已;六貳之博,則天府已。

알지 못하면 요임금과 순임금에게 묻고 가진 것이 없으면 하늘 곳간에서 구한다. 말하기를, 앞선 임금의 도가 곧 요임금과 순임금이요 여섯 경전의 넓음이 곧 하늘 곳간이다.

君子之學如蛻,幡然遷之。故其行效,其立效,其置顏色、出辭氣效。無留善,無宿問。

군자의 배움은 허물벗기 같아 훌쩍 옮겨 간다. 그러므로 그 행함이 본받고 그 섬이 본받고 그 낯빛을 두고 말과 기운을 냄이 본받는다. 착함을 묵혀 두지 않고 물음을 하룻밤 재우지 않는다.

善學者盡其理,善行者究其難。

잘 배우는 이는 그 이치를 다하고 잘 행하는 이는 그 어려움을 캔다.

君子立志如窮,雖天子三公問正,以是非對。

군자는 뜻 세우기를 막힌 듯이 하여, 비록 천자와 삼공이 바름을 물어도 옳고 그름으로 대답한다.

君子隘窮而不失,勞倦而不苟,臨患難而不忘細席之言。歲不寒無以知松柏,事不難無以知君子無日不在是。

군자는 좁고 막혀도 잃지 않고 수고롭고 고달파도 구차하지 않으며, 근심과 어려움에 임하여도 자리에서 한 말을 잊지 않는다. 해가 춥지 않으면 소나무와 잣나무를 알 길이 없고, 일이 어렵지 않으면 군자가 하루도 여기 있지 않은 적이 없음을 알 길이 없다.

雨小,漢故潛。夫盡小者大,積微者箸,德至者色澤洽,行盡而聲問遠,小人不誠於內而求之於外。

비가 작아도 한수는 그러므로 깊다. 무릇 작은 것을 다한 이가 크고 작은 것을 쌓은 이가 드러난다. 덕이 이른 이는 낯빛이 윤택하고 행실을 다한 이는 이름이 멀리 간다. 소인은 안으로 참되지 못하면서 밖에서 그것을 구한다.

言而不稱師謂之畔,教而不稱師謂之倍。倍畔之人,明君不內,朝士大夫遇諸塗不與言。

말하면서 스승을 일컫지 않는 것을 저버림이라 하고, 가르치면서 스승을 일컫지 않는 것을 등짐이라 한다. 등지고 저버리는 사람은 밝은 임금이 들이지 않고, 조정의 사대부가 길에서 만나도 더불어 말하지 않는다.

不足於行者,說過;不足於信者,誠言。故春秋善胥命,而詩非屢盟,其心一也。善為詩者不說,善為易者不占,善為禮者不相,其心同也。

행함에 모자란 이는 말이 지나치고, 미더움에 모자란 이는 말을 참되다 우긴다. 그러므로 「춘추」가 서명(胥命)을 좋게 여기고 「시」가 자주 맹세함을 그르다 한 것은 그 마음이 하나다. 「시」를 잘하는 이는 풀이하지 않고 「역」을 잘하는 이는 점치지 않고 예를 잘하는 이는 도와주지 않으니 그 마음이 같다.

曾子曰:「孝子言為可聞,行為可見。言為可聞,所以說遠也;行為可見,所以說近也;近者說則親,遠者悅則附;親近而附遠,孝子之道也。」

증자가 말하였다. 「효자는 말을 들을 만하게 하고 행실을 볼 만하게 한다. 말을 들을 만하게 함은 먼 이를 기쁘게 하는 까닭이요, 행실을 볼 만하게 함은 가까운 이를 기쁘게 하는 까닭이다. 가까운 이가 기뻐하면 친하고 먼 이가 기뻐하면 붙으니, 가까운 이를 친하게 하고 먼 이를 붙게 하는 것이 효자의 도다.」

曾子行,晏子從於郊,曰:「嬰聞之:君子贈人以言,庶人贈人以財。嬰貧無財,請假於君子,贈吾子以言:乘輿之輪,太山之木也,示諸檃栝,三月五月,為幬采,敝而不反其常。君子之檃栝,不可不謹也。慎之!蘭茞槁本,漸於蜜醴,一佩易之。正君漸於香酒,可讒而得也。君子之所漸,不可不慎也。」

증자가 떠나매 안자가 들 밖까지 따라와 말하였다. 「제가 들으니 군자는 남에게 말을 주고 뭇 사람은 남에게 재물을 준다 합니다. 저는 가난하여 재물이 없으니 군자의 것을 빌려 그대에게 말을 드리겠습니다.

수레의 바퀴는 태산의 나무입니다. 도지개에 넣어 석 달 다섯 달이면 수레 덮개의 굽은 살이 되어, 해져도 그 떳떳함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군자의 도지개는 삼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삼가소서.

난초와 구릿대와 고본도 꿀과 단술에 담그면 한 번 차는 것으로 바뀝니다. 바른 임금도 향기로운 술에 담그면 헐뜯음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군자가 담그는 바는 삼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人之於文學也,猶玉之於琢磨也。詩曰:「如切如磋,如琢如磨。」謂學問也。和之璧,井里之厥也,玉人琢之,為天子寶。子贛季路故鄙人也,被文學,服禮義,為天下列士。

사람이 글과 배움에 대함은 옥이 쪼고 갈림에 대함과 같다. 「시」에 이르기를 「자르는 듯 다듬는 듯 쪼는 듯 가는 듯」 하였으니 배우고 물음을 이름이다. 화씨의 옥은 정리(井里)의 돌덩이였는데 옥공이 쪼아 천자의 보배가 되었다. 자공과 계로는 본디 시골 사람이었는데 글과 배움을 입고 예와 옳음을 입어 천하의 이름난 선비가 되었다.

學問不厭,好士不倦,是天府也。

배우고 묻기를 싫어하지 않고 선비 좋아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으니 이것이 하늘 곳간이다.

君子疑則不言,未問則不言,道遠日益矣。

군자는 의심스러우면 말하지 않고 아직 묻지 않았으면 말하지 않으니, 도는 멀고 날은 더해 간다.

多知而無親,博學而無方,好多而無定者,君子不與。

아는 것이 많되 친함이 없고, 널리 배우되 방향이 없고, 많음을 좋아하되 정함이 없는 이는 군자가 함께하지 않는다.

少不諷誦,壯不論議,雖可,未成也。

젊어서 외우지 않고 자라서 논하고 의논하지 않으면 비록 옳은 데가 있어도 이루지 못한다.

君子壹教,弟子壹學,亟成。

군자가 한결같이 가르치고 제자가 한결같이 배우면 빨리 이룬다.

君子進則益上之譽,而損下之憂。不能而居之,誣也;無益而厚受之,竊也。學者非必為仕,而仕者必如學。

군자는 나아가면 위의 기림을 더하고 아래의 근심을 던다. 능하지 못하면서 그 자리에 있으면 속임이요, 이로움 없이 두터이 받으면 훔침이다. 배우는 이가 반드시 벼슬하려는 것은 아니나 벼슬하는 이는 반드시 배운 것처럼 해야 한다.

子貢問於孔子曰:「賜倦於學矣,願息事君。」孔子曰:「詩云:‘溫恭朝夕,執事有恪。’事君難,事君焉可息哉!」「然則,賜願息事親。」孔子曰:「詩云:‘孝子不匱,永錫爾類。’事親難,事親焉可息哉!」「然則賜願息於妻子。」孔子曰:「詩云:‘刑于寡妻,至于兄弟,以御於家邦。’妻子難,妻子焉可息哉!」「然則賜願息於朋友。」孔子曰:「詩云:‘朋友攸攝,攝以威儀。’朋友難,朋友焉可息哉!」「然則賜願息耕。」孔子曰:「詩云:‘晝爾于茅,宵爾索綯,亟其乘屋,其始播百穀。’耕難,耕焉可息哉!」「然則賜無息者乎?」孔子曰:「望其壙,皋如也,顛如也,鬲如也,此則知所息矣。」子貢曰:「大哉!死乎!君子息焉,小人休焉。」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저는 배움에 지쳤으니 임금 섬기는 데서 쉬기를 바랍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시」에 이르기를 『아침저녁으로 따뜻하고 공손하여 일 잡음에 삼감이 있네』 하였다. 임금 섬김이 어려우니 임금 섬김에서 어찌 쉬겠느냐.」

「그러면 저는 어버이 섬기는 데서 쉬기를 바랍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시」에 이르기를 『효자가 다하지 않으니 길이 네 무리에게 내리리라』 하였다. 어버이 섬김이 어려우니 어버이 섬김에서 어찌 쉬겠느냐.」

「그러면 저는 아내와 자식에게서 쉬기를 바랍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시」에 이르기를 『아내에게 본을 보여 형제에 이르고 그로써 집과 나라를 다스리네』 하였다. 아내와 자식이 어려우니 아내와 자식에게서 어찌 쉬겠느냐.」

「그러면 저는 벗에게서 쉬기를 바랍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시」에 이르기를 『벗이 잡아 주는 바니 몸가짐으로 잡아 주네』 하였다. 벗이 어려우니 벗에게서 어찌 쉬겠느냐.」

「그러면 저는 밭 갈기에서 쉬기를 바랍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시」에 이르기를 『낮에는 띠를 베고 밤에는 새끼를 꼬아 빨리 지붕에 올라야 비로소 온갖 곡식을 뿌리네』 하였다. 밭 갈기가 어려우니 밭 갈기에서 어찌 쉬겠느냐.」

「그러면 저는 쉴 데가 없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그 무덤을 보아라. 봉긋하고 우뚝하고 솥발 같으니 여기서 쉴 데를 알 것이다.」

자공이 말하였다. 「크도다, 죽음이여. 군자는 거기서 쉬고 소인은 거기서 그친다.」

國風之好色也,傳曰:「盈其欲而不愆其止。其誠可比於金石,其聲可內於宗廟。」小雅不以於汙上,自引而居下,疾今之政以思往者,其言有文焉,其聲有哀焉。

「국풍」이 빛깔을 좋아함에 대하여 전하는 말에 이르기를 「그 바람을 채우되 그 그침을 어기지 않았다. 그 참됨이 쇠와 돌에 견줄 만하고 그 소리가 종묘에 들일 만하다」 하였다. 「소아」는 더러운 위에 붙지 않고 스스로 물러나 아래에 살며, 지금의 정사를 미워하여 지난 이를 생각하니 그 말에 무늬가 있고 그 소리에 슬픔이 있다.

國將興,必貴師而重傅,貴師而重傅,則法度存。國將衰,必賤師而輕傅;賤師而輕傅,則人有快;人有快則法度壞。

나라가 일어나려 하면 반드시 스승을 귀히 하고 사부를 무겁게 한다. 스승을 귀히 하고 사부를 무겁게 하면 법도가 남는다. 나라가 쇠하려 하면 반드시 스승을 천히 하고 사부를 가벼이 한다. 스승을 천히 하고 사부를 가벼이 하면 사람이 제멋대로 하고, 사람이 제멋대로 하면 법도가 무너진다.

古者匹夫五十而士。天子諸侯子十九而冠,冠而聽治,其教至也。

옛적에 필부는 쉰이 되어야 선비가 되었다. 천자와 제후의 아들은 열아홉에 갓을 쓰고 갓을 쓰면 다스림을 들었으니 그 가르침이 지극했던 것이다.

君子也者而好之,其人也;其人而不教,不祥。非君子而好之,非其人也;非其人而教之,齎盜糧,借賊兵也。

군자이면서 배움을 좋아하면 그 사람이니, 그 사람인데 가르치지 않으면 상서롭지 못하다. 군자가 아니면서 좋아하면 그 사람이 아니니, 그 사람이 아닌데 가르치면 도둑에게 양식을 주고 도적에게 병기를 빌려주는 것이다.

不自嗛其行者,言濫過。古之賢人,賤為布衣,貧為匹夫,食則饘粥不足,衣則豎褐不完;然而非禮不進,非義不受,安取此?

제 행실에 흡족하지 못한 이는 말이 넘치고 지나치다. 옛적의 어진 사람은 천하기가 베옷 입은 이요 가난하기가 필부라, 먹는 것은 죽도 넉넉하지 못하고 입는 것은 짧은 털옷도 온전하지 못하였다. 그런데도 예가 아니면 나아가지 않고 옳음이 아니면 받지 않았으니 어디서 이것을 취하였겠는가.

子夏家貧,衣若縣鶉。人曰:「子何不仕?」曰:「諸侯之驕我者,吾不為臣;大夫之驕我者,吾不復見。柳下惠與後門者同衣,而不見疑,非一日之聞也。爭利如蚤甲,而喪其掌。」

자하가 집이 가난하여 옷이 매단 메추리 같았다. 사람이 말하였다. 「그대는 어찌 벼슬하지 않소.」 말하였다. 「제후로서 내게 교만한 이에게는 내가 신하가 되지 않고, 대부로서 내게 교만한 이는 내가 다시 보지 않소. 유하혜가 뒷문 지키는 이와 옷을 같이 입어도 의심받지 않은 것은 하루 들은 이름이 아니오. 이로움 다투기를 손톱만큼 하다가 그 손바닥을 잃는 법이오.」

君人者不可以不慎取臣,匹夫不可不慎取友。友者、所以相有也。道不同,何以相有也?均薪施火,火就燥;平地注水,水流濕。夫類之相從也,如此其著也,以友觀人,焉所疑?取友善人,不可不慎,是德之基也。詩曰:「無將大車,維塵冥冥。」言無與小人處也。

사람을 다스리는 이는 신하 취하기를 삼가지 않을 수 없고, 필부는 벗 취하기를 삼가지 않을 수 없다. 벗이란 서로 가지는 까닭이니 도가 같지 않으면 무엇으로 서로 가지겠는가.

땔나무를 고르게 놓고 불을 놓으면 불이 마른 데로 나아가고, 땅을 고르게 하고 물을 부으면 물이 젖은 데로 흐른다. 무릇 갈래가 서로 좇음이 이처럼 드러나니, 벗으로 사람을 보면 어찌 의심할 것이 있겠는가. 벗을 취하되 착한 사람으로 하기를 삼가지 않을 수 없으니 이것이 덕의 터다. 「시」에 이르기를 「큰 수레를 밀지 마오. 오직 먼지만 자욱하리」 하였으니 소인과 함께 처하지 말라는 말이다.

藍苴路作,似知而非。懦弱易奪,似仁而非。悍戇好鬥,似勇而非。

쪽빛을 짜고 길을 내듯 꾸미는 것은 슬기로운 듯하나 아니요, 무르고 약하여 쉽게 빼앗기는 것은 어진 듯하나 아니요, 사납고 미련하여 싸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날랜 듯하나 아니다.

仁義禮善之於人也,辟之若貨財粟米之於家也,多有之者富,少有之者貧,至無有者窮。故大者不能,小者不為,是棄國捐身之道也。

어짊과 옳음과 예와 착함이 사람에게 있어서는 비유하면 재물과 곡식이 집에 있는 것과 같다. 많이 가진 이는 가멸고 적게 가진 이는 가난하고 도무지 없는 이는 막힌다. 그러므로 큰 것은 능하지 못하고 작은 것은 하지 않으니 이는 나라를 버리고 몸을 버리는 길이다.

凡物有乘而來,乘其出者,是其反也。

무릇 물건은 타고 오는 것이 있으니, 그 나온 데를 타는 것이 그 돌이킴이다.

流言滅之,貨色遠之。禍之所由生也,生自纖纖也。是故君子蚤絕之。

떠도는 말은 없애고 재물과 빛깔은 멀리하라. 재앙이 말미암아 나는 바는 가늘고 가는 데서 난다. 이 때문에 군자는 일찍 끊는다.

言之信者,在乎區蓋之間。疑則不言,未問則不言。

말이 미더운 것은 구개(區蓋) 사이에 있다. 의심스러우면 말하지 않고 아직 묻지 않았으면 말하지 않는다.

知者明於事,達於數,不可以不誠事也。故曰:「君子難說,說之不以道,不說也。」

슬기로운 이는 일에 밝고 셈에 통하니 일을 참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군자는 기쁘게 하기 어려우니 기쁘게 하되 도로 하지 않으면 기뻐하지 않는다」 하였다.

語曰:「流丸止於甌臾,流言止於知者。」此家言邪說之所以惡儒者也。是非疑,則度之以遠事,驗之以近物,參之以平心,流言止焉,惡言死焉。

말에 이르기를 「구르는 알은 오목한 데서 그치고 떠도는 말은 슬기로운 이에게서 그친다」 하였다. 이것이 집안의 말과 그릇된 말이 선비를 미워하는 까닭이다. 옳고 그름이 의심스러우면 먼 일로 헤아리고 가까운 물건으로 시험하고 고른 마음으로 맞추어 보면, 떠도는 말이 거기서 그치고 나쁜 말이 거기서 죽는다.

曾子食魚,有餘,曰:「泔之。」門人曰:「泔之傷人,不若奧之。」曾子泣涕曰:「有異心乎哉!」傷其聞之晚也。

증자가 물고기를 먹다 남으매 말하였다. 「쌀뜨물에 담그라.」 문인이 말하였다. 「쌀뜨물에 담그면 사람을 상하니 젓갈로 담그는 것만 못합니다.」 증자가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내가 다른 마음이 있었겠느냐.」 그것을 늦게 들은 것을 아파한 것이다.

無用吾之所短,遇人之所長。故塞而避所短,移而從所仕。疏知而不法,辨察而操僻,勇果而無禮,君子之所憎惡也。

내 짧은 것으로 남의 긴 것을 만나지 말라. 그러므로 막히면 짧은 데를 피하고 옮겨 맡을 데를 좇는다. 성글게 알면서 법 삼지 않고, 따져 살피면서 치우친 것을 잡고, 날래고 굳세면서 예가 없는 것은 군자가 미워하는 바다.

多言而類,聖人也;少言而法,君子也;多言無法,而流湎然,雖辯,小人也。

말이 많되 갈래에 맞으면 성인이요, 말이 적되 법에 맞으면 군자요, 말이 많고 법이 없어 흘러 빠지면 비록 말을 잘해도 소인이다.

國法禁拾遺,惡民之串以無分得也,有夫分義,則容天下而治;無分義,則一妻一妾而亂。

나라 법이 떨어진 것 줍기를 금하는 것은 백성이 갈래 없이 얻는 데 익숙해짐을 미워해서다. 저 나눔과 옳음이 있으면 천하를 담고도 다스리고, 나눔과 옳음이 없으면 한 아내와 한 첩으로도 어지럽다.

天下之人,唯各特意哉,然而有所共予也。言味者予易牙,言音者予師曠,言治者予三王。三王既以定法度,制禮樂而傳之,有不用而改自作,何以異於變易牙之和,更師曠之律?無三王之法,天下不待亡,國不待死。

천하 사람이 오직 저마다 뜻이 다르나 그래도 함께 주는 바가 있다. 맛을 말하는 이는 역아에게 주고, 소리를 말하는 이는 사광에게 주고, 다스림을 말하는 이는 세 왕에게 준다.

세 왕이 이미 법도를 정하고 예와 악을 마름질하여 전하였는데, 쓰지 않고 고쳐 스스로 짓는 이가 있으면 역아의 맛냄을 바꾸고 사광의 가락을 고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세 왕의 법이 없으면 천하가 없어지기를 기다릴 것 없고 나라가 죽기를 기다릴 것 없다.

飲而不食者,蟬也;不飲不食者,浮蝣也。

마시되 먹지 않는 것은 매미요, 마시지도 먹지도 않는 것은 하루살이다.

虞舜、孝己孝而親不愛,比干、子胥忠而君不用,仲尼、顏淵知而窮於世。劫迫於暴國而無所辟之,則崇其善,揚其美,言其所長,而不稱其所短也。

우순과 효기는 효도하였으나 어버이가 사랑하지 않았고, 비간과 자서는 참되었으나 임금이 쓰지 않았고, 중니와 안연은 슬기로웠으나 세상에 막혔다. 사나운 나라에 겁박당하여 피할 데가 없으면, 그 착함을 높이고 그 아름다움을 드날리고 그 긴 데를 말하되 그 짧은 데를 일컫지 않는다.

惟惟而亡者,誹也;博而窮者,訾也;清之而俞濁者,口也。

예예 하면서도 없어지는 것은 헐뜯음이요, 넓으면서도 막히는 것은 흠잡음이요, 맑게 하려 할수록 더 흐려지는 것은 입이다.

君子能為可貴,不能使人必貴己;能為可用,不能使人必用己。

군자는 능히 귀할 만하게 될 수는 있어도 남으로 하여금 반드시 저를 귀히 여기게 하지는 못하고, 능히 쓰일 만하게 될 수는 있어도 남으로 하여금 반드시 저를 쓰게 하지는 못한다.

誥誓不及五帝,盟詛不及三王,交質子不及五伯。

고하고 맹세함은 다섯 임금에게 미치지 않았고, 맹세하고 저주함은 세 왕에게 미치지 않았고, 볼모를 주고받음은 다섯 패자에게 미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