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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行篇

순자 荀子 · 순황(荀況) · 기원전 3세기 · 단락 8 · 한자 617자 · 낭독 2.5분

「순자」 법행 「法行篇」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맹자가 성선(性善)을 말한 자리에 순자는 성악(性惡)을 놓았다. 사람의 성품은 나면서 이로움을 좋아하고 시새우고 미워하니, 그대로 두면 다투고 빼앗아 어지러워진다 — 그러므로 스승과 법으로 되게 하고 예와 옳음으로 이끈 뒤에야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착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쌓아서 되는 것이라 했다. 첫 편 「권학」이 「푸른 물감은 쪽에서 나오되 쪽보다 푸르다」로 열고, 「천론」은 하늘을 사람 일에서 떼어 내 「하늘을 크게 여겨 사모하기보다 물건으로 길러 마름질하라」고 한다. 「예론」은 예가 어디서 왔는지를 바람과 물건의 다툼에서 풀고, 「악론」은 음악을 그르다 한 묵자를 받아친다. 「정명」은 이름이 하늘이 정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맺은 약속임을 밝히고, 「성상」 한 편은 노동요 가락에 다스림과 어지러움을 실은 노래다. 「임금은 배요 뭇 사람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물은 배를 엎기도 한다」가 「왕제」에 있다. 이사와 한비가 그 문하에서 나왔다.

公輸不能加於繩墨,聖人不能加於禮。禮者,衆人法而不知,聖人法而知之。

공수(公輸)도 먹줄에 더할 수 없고 성인도 예에 더할 수 없다. 예란 뭇 사람이 본받되 알지 못하고 성인은 본받으며 안다.

曾子曰:「無內人之疏而外人之親,無身不善而怨人,無刑己至而呼天。內人之疏而外人之親,不亦遠乎!身不善而怨人,不亦反乎!刑已至而呼天,不亦晚乎!《詩》曰:『涓涓源水,不雝不塞。轂已破碎,乃大其輻。事已敗矣,乃重太息。』其云益乎!」

증자가 말하였다.

「안의 사람을 멀리하고 밖의 사람을 친히 하지 말고, 제 몸이 착하지 않으면서 남을 원망하지 말고, 형벌이 이미 이르러서야 하늘을 부르지 말라. 안의 사람을 멀리하고 밖의 사람을 친히 하니 또한 멀지 않은가. 제 몸이 착하지 않으면서 남을 원망하니 또한 거꾸로 아닌가. 형벌이 이미 이르러서야 하늘을 부르니 또한 늦지 않은가.

「시」에 이르기를 『졸졸 흐르는 샘물을 막지도 메우지도 않았네. 바퀴통이 이미 부서지고서야 그 바큇살을 크게 하네. 일이 이미 무너지고서야 크게 한숨짓네』 하였으니, 그것이 보탬이 되겠는가.」

曾子病,曾元持足。曾子曰:「元志之!吾語汝。夫魚鱉黿鼉猶以淵爲淺而堀其中,鷹鳶猶以山爲卑而增巢其上,及其得也,必以餌。故君子能無以利害義,則恥辱亦無由至矣。」

증자가 앓을 때 증원이 발을 붙들었다. 증자가 말하였다. 「원아, 새겨 두어라. 내가 너에게 말하겠다. 무릇 물고기와 자라와 큰 자라와 악어도 오히려 못을 얕다 하여 그 가운데를 파고, 매와 소리개도 오히려 산을 낮다 하여 그 위에 둥지를 더한다. 그런데도 잡히고 마는 것은 반드시 미끼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자가 능히 이로움으로 옳음을 해치지 않으면 부끄러움과 욕됨이 또한 이를 길이 없다.」

子貢問於孔子曰:「君子之所以貴玉而賤珉者,何也?爲夫玉之少而珉之多邪?」孔子曰:「惡!賜,是何言也!夫君子豈多而賤之,少而貴之哉!夫玉者,君子比德焉。溫潤而澤,仁也;栗而理,知也;堅剛而不屈,義也;廉而不劌,行也;折而不撓,勇也;瑕適竝見,情也;扣之,其聲清揚而遠聞,其止輟然,辭也。故雖有珉之雕雕,不若玉之章章。《詩》曰:『言念君子,溫其如玉。』此之謂也。」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군자가 옥을 귀히 여기고 민(珉)을 천히 여기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무릇 옥이 적고 민이 많아서입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아, 사야. 이 무슨 말이냐. 무릇 군자가 어찌 많다고 천히 여기고 적다고 귀히 여기겠느냐.

무릇 옥이란 군자가 덕을 견주는 것이다. 따뜻하고 부드러워 윤이 나니 어짊이요, 조밀하고 결이 있으니 앎이요, 굳세어 굽히지 않으니 옳음이요, 모나되 베지 않으니 행실이요, 꺾일지언정 휘지 않으니 날램이요, 티와 흠이 아울러 보이니 정이요, 두드리면 그 소리가 맑게 울려 멀리 들리고 그침이 뚝 끊어지니 말이다.

그러므로 비록 민이 아무리 아롱져도 옥의 환함만 못하다. 「시」에 이르기를 『군자를 생각하니 따뜻하기가 옥 같네』 하였으니 이를 이름이다.」

曾子曰:「同游而不見愛者,吾必不仁也;交而不見敬者,吾必不長也;臨財而不見信者,吾必不信也。三者在身,曷怨人?怨人者窮,怨天者無識。失之己而反諸人,豈不亦迂哉!」

증자가 말하였다. 「함께 노닐되 사랑받지 못하면 내가 반드시 어질지 못한 것이요, 사귀되 공경받지 못하면 내가 반드시 어른답지 못한 것이요, 재물에 임하여 믿음을 받지 못하면 내가 반드시 미덥지 못한 것이다. 이 셋이 제 몸에 있는데 어찌 남을 원망하겠는가. 남을 원망하는 이는 막히고 하늘을 원망하는 이는 앎이 없다. 제게서 잃고 남에게 돌리니 어찌 또한 에돌지 않은가.」

南郭惠子問於子貢曰:「夫子之門,何其雜也?」子貢曰:「君子正身以俟,欲來者不距,欲去者不止。且夫良醫之門多病人,檃栝之側多枉木,是以雜也。」

남곽혜자가 자공에게 물었다. 「선생의 문은 어찌 그리 잡되오.」

자공이 말하였다. 「군자는 몸을 바르게 하고 기다립니다. 오려는 이를 막지 않고 가려는 이를 붙들지 않습니다. 또 무릇 좋은 의원의 문에 병든 사람이 많고 도지개 곁에 굽은 나무가 많으니, 그래서 잡된 것입니다.」

孔子曰:「君子有三恕。有君不能事,有臣而求其使,非恕也;有親不能報,有子而求其孝,非恕也;有兄不能敬,有弟而求其聽令,非恕也。士明於此三恕,則可以端身矣。」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에게 세 가지 미루어 헤아림이 있다. 임금이 있는데 섬기지 못하면서 신하를 두어 그 부림을 구하는 것은 미루어 헤아림이 아니다. 어버이가 있는데 갚지 못하면서 자식을 두어 그 효도를 구하는 것은 미루어 헤아림이 아니다. 형이 있는데 공경하지 못하면서 아우를 두어 그 명 듣기를 구하는 것은 미루어 헤아림이 아니다. 선비가 이 세 가지 미루어 헤아림에 밝으면 몸을 바로 할 수 있다.」

孔子曰:「君子有三思,而不可不思也。少而不學,長無能也;老而不教,死無思也;有而不施,窮無與也。是故君子少思長則學,老思死則教,有思窮則施也。」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에게 세 가지 생각할 것이 있으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자라서 능함이 없고, 늙어서 가르치지 않으면 죽어서 생각해 주는 이가 없고, 가졌으면서 베풀지 않으면 막혔을 때 함께할 이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어려서 자람을 생각하여 배우고, 늙어서 죽음을 생각하여 가르치고, 가졌을 때 막힘을 생각하여 베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