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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00단

도연초 徒然草 · 요시다 겐코(吉田兼好) · 겐코 원년~2년(1331년 무렵) 성립 · 단락 20 · 한자 4,406자 · 낭독 11.0분

「도연초」 한 권 「81~100단」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할 일 없는 대로 온종일 벼루를 마주하고, 마음에 떠올랐다 스러지는 부질없는 일들을 두서없이 적어 가노라면」 —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243편의 짧은 글. 겐코 법사가 세상을 등진 뒤 무상과 사람됨, 꽃과 달, 옛 법도와 요즘 세태를 오가며 적었다. 「꽃은 한창일 때만, 달은 구름 한 점 없을 때만 보는 것이랴」(137단)처럼 오래 인용되는 대목이 곳곳에 있고, 솥발을 뒤집어쓴 법사나 이즈모의 사자상 이야기처럼 웃음이 나는 토막도 섞인다. 방장기와 함께 일본 수필의 두 기둥으로 꼽힌다.

1병풍과 장지의 글씨가 서투르면 주인이 낮아 보인다

屏風障子などの繪も文字も、かたくななる筆樣して書きたるが、見にくきよりも、宿の主人の拙く覺ゆるなり。大かた持てる調度にても、心おとりせらるゝ事はありぬべし。さのみよき物を持つべしとにもあらず、損ぜざらむためとて、品なく見にくきさまに爲なし、珍しからむとて、用なき事どもしそへ、煩はしく好みなせるをいふなり。古めかしきやうにて、いたくこと〴〵しからず、費もなくて、物がらのよきがよきなり。

병풍이나 장지의 그림과 글씨가 고루한 필체로 쓰인 것은, 보기 흉한 것보다도 집주인이 옹졸하게 여겨지는 데 있다.

대체로 지닌 세간으로도 사람이 낮아 보이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좋은 물건만 지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상하지 않게 한다며 품 없고 보기 흉하게 손질하거나, 남달라 보이려고 쓸데없는 것들을 덧붙여 번거롭게 꾸며 놓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예스러우면서 지나치게 요란하지 않고, 비용도 들지 않으며 물건 자체가 좋은 것이 좋다.

2모자란 채로 두는 것이 좋다

「羅の表紙は、疾く損ずるが侘しき。」と人のいひしに、頓阿が、「羅は上下はづれ、螺鈿の軸は、貝落ちて後こそいみじけれ。」と申し侍りしこそ、心勝りて覺えしか。一部とある草紙などの、同じ樣にもあらぬを、醜しといへど、弘融僧都が、「物を必ず一具に整へむとするは拙き者のする事なり。不具なるこそよけれ。」といひしも、いみじく覺えしなり。總て何も皆事整ほりたるはあしき事なり。爲殘したるを、さてうちおきたるは、面白く、生き延ぶる事なり。「内裏造らるゝにも、必ず造りはてぬ所を殘す事なり。」と、ある人申し侍りしなり。先賢の作れる内外の文にも、章段の闕けたる事のみこそ侍れ。

"비단 표지는 쉬 상하는 것이 딱하다" 하고 누가 말하니, 돈아(頓阿)가 "비단은 위아래가 해지고 나전 축은 조개가 떨어진 뒤에야 훌륭하다" 하고 아뢴 것이 마음에 낫게 여겨졌다.

한 질이라는 책자 따위가 서로 같지 않은 것을 보기 흉하다 하지만, 고유(弘融) 승도가 "물건을 반드시 한 벌로 갖추려 하는 것은 옹졸한 자가 하는 짓이다.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야말로 좋다" 한 것도 훌륭하게 여겨졌다.

무릇 무엇이든 다 갖추어진 것은 나쁘다. 하다 만 것을 그대로 두는 것이 재미있고 오래가는 일이다. "내리를 지으실 때도 반드시 다 짓지 않은 데를 남기는 법이다" 하고 어떤 분이 말씀하셨다. 선현이 지은 안팎의 글에도 장과 단이 빠진 데가 있을 뿐이다.

3찬 것은 이지러지고 성한 것은 쇠한다

竹林院入道左大臣殿、太政大臣にあがり給はむに、何の滯りかおはせむなれども、「珍しげなし。一の上にてやみなむ。」とて、出家し給ひにけり。洞院左大臣殿、この事を甘心し給ひて、相國の望みおはせざりけり。亢龍の悔いありとかやいふ事侍るなり。滿ちては缺け、物盛りにしては衰ふ。萬の事さきの詰りたるは、破れに近き道なり。

지쿠린인 입도 좌대신께서 태정대신에 오르시는 데 무슨 걸림이 있으셨겠는가마는, "새로울 것이 없다. 일인지상(一の上)에서 그만두겠다" 하시고 출가하셨다.

도인 좌대신께서 이 일을 훌륭하게 여기시어 상국의 자리를 바라지 않으셨다.

"높이 오른 용에게는 뉘우침이 있다" 하는 말이 있다. 차면 이지러지고, 무엇이든 한창이면 쇠한다. 온갖 일에서 앞이 꽉 막힌 것은 무너짐에 가까운 길이다.

4법현 삼장의 마음 약한 기색

法顯三藏の天竺に渡りて、故郷の扇を見ては悲しび、病に臥しては漢の食を願ひ給ひける事を聞きて、「さばかりの人の、無下にこそ、心弱き氣色を、人の國にて見え給ひけれ。」と人のいひしに、弘融僧都、「優に情ありける三藏かな。」といひたりしこそ、法師の樣にもあらず、心にくく覺えしか。

법현 삼장이 천축에 건너가 고향의 부채를 보고 슬퍼하고, 병들어 누워서는 한나라 음식을 원하셨다는 일을 듣고 "그만한 분이 참으로 딱하게도 마음 약한 기색을 남의 나라에서 보이셨구나" 하고 누가 말하니, 고유 승도가 "넉넉히 정이 있던 삼장이로구나" 한 것이야말로 법사답지 않고 그윽하게 여겨졌다.

5미친 사람을 흉내 내면 곧 미친 사람이다

人の心すなほならねば、僞りなきにしもあらず、されど自ら正直の人などかなからむ。己すなほならねど、人の賢を見て羨むは世の常なり。いたりて愚かなる人は、たま〳〵賢なる人を見てこれを憎む。「大きなる利を得むが爲に少しきの利を受けず、僞り飾りて名を立てむとす。」と謗る。おのれが心に違へるによりて、この嘲りをなすにて知りぬ。この人は下愚の性うつるべからず、僞りて小利をも辭すべからず。假にも愚をまなぶべからず。狂人のまねとて大路を走らば、則ち狂人なり。惡人のまねとて人を殺さば、惡人なり。驥を學ぶは驥のたぐひ、舜を學ぶは舜の徒なり。僞りても賢をまなばむを賢といふべし。

사람의 마음이 곧지 않으니 거짓이 없지도 않다. 그래도 저절로 정직한 사람이 어찌 없겠는가.

제가 곧지 않아도 남의 어짊을 보고 부러워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은 어쩌다 어진 사람을 보면 이를 미워한다. "큰 이익을 얻으려고 작은 이익을 받지 않고, 꾸미고 속여 이름을 세우려 한다" 하고 헐뜯는다.

제 마음과 다르기에 이런 비웃음을 하는 것이니 알 만하다. 이 사람은 아주 어리석은 성품이라 고쳐질 수 없어, 거짓으로라도 작은 이익을 사양하지 못하고 잠시라도 어진 이를 흉내 내지 못한다.

미친 사람 흉내라 하여 큰길을 달리면 곧 미친 사람이다. 악인 흉내라 하여 사람을 죽이면 악인이다. 천리마를 배우면 천리마의 무리요, 순임금을 배우면 순임금의 무리다.

거짓으로라도 어짊을 배우는 것을 어질다 해야 한다.

6고레쓰구 중납언의 뛰어난 말재간

惟繼中納言は、風月の才に富める人なり。一生精進にて、讀經うちして、寺法師の圓伊僧正と同宿して侍りけるに、文保に三井寺やかれし時、坊主にあひて、「御坊をば寺法師とこそ申しつれど、寺はなければ今よりは法師とこそ申さめ。」といはれけり。いみじき秀句なりけり。

고레쓰구 중납언은 시문의 재주가 넉넉한 사람이다. 한평생 정진하며 독경을 하고 절 법사인 엔이 승정과 한집에 지내셨는데, 분포 연간에 미이데라가 불탔을 때 승정을 만나 "스님을 절 법사(寺法師)라 불러 왔습니다만, 절이 없어졌으니 이제부터는 그냥 법사라 부르겠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훌륭한 재담이었다.

7아랫사람에게 술을 먹이는 일

下部に酒のまする事は心すべき事なり。宇治に住みける男、京に具覺坊とてなまめきたる遁世の僧を、小舅なりければ、常に申し睦びけり。ある時迎へに馬を遣したりければ、「遥かなる程なり、口つきの男に、まづ一度せさせよ。」と酒を出したれば、さしうけさしうけよゝと飮みぬ。太刀うち佩きてかひ〴〵しげなれば、頼もしく覺えて、召し具して行くほどに、木幡の程にて、奈良法師の、兵士あまた具して逢ひたるに、この男立ち對ひて、「日暮れにたる山中に、怪しきぞ。とまり候へ。」といひて、太刀をひき拔きければ、人も皆太刀ぬき矢矧げなどしけるを、具覺坊手をすりて、「現心なく醉ひたるものに候ふ。枉げて許し給はらむ。」といひければ、おの〳〵嘲りて過ぎぬ。この男具覺坊にあひて、「御坊は口惜しき事し給ひつるものかな。おのれ醉ひたること侍らず。高名つかまつらむとするを、拔ける太刀空しくなし給ひつること。」と怒りて、ひたぎりに斬り落しつ。さて、「山賊あり。」とのゝしりければ、里人おこりて出であへば、「われこそ山賊よ。」といひて走りかゝりつゝ斬り廻りけるを、あまたして手負はせ、うち伏せてしばりけり。馬は血つきて宇治大路の家に走り入りたり。あさましくて、男ども數多走らかしたれば、具覺坊は梔原にによび伏したるを、求め出でて、舁きもて來つ。からき命生きたれど、腰きり損ぜられて、かたはになりにけり。

아랫사람에게 술을 먹이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

우지에 살던 사내가, 도읍의 구가쿠보라 하는 우아한 둔세승을 처남이라 하여 늘 사이좋게 지냈다. 어느 때 마중하러 말을 보냈더니 "먼 길이니 말고삐 잡는 사내에게 우선 한잔 시켜라" 하고 술을 내주었다. 잔을 받고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칼을 차고 다부져 보이므로 든든하게 여겨 데리고 가는데, 고하타 근처에서 나라 법사가 군사를 여럿 데리고 마주쳤다. 이 사내가 맞서 서서 "날 저문 산속에 수상하다. 멈추어라" 하고 칼을 뽑았다. 저쪽도 모두 칼을 뽑고 화살을 메기고 하였다.

구가쿠보가 손을 비비며 "제정신 없이 취한 자입니다. 굽어살펴 용서해 주십시오" 하니, 저마다 비웃고 지나갔다.

이 사내가 구가쿠보에게 "스님은 안타까운 일을 하셨구려. 내가 취한 일이 없소. 공을 세우려는 것을, 뽑은 칼을 헛되이 만드셨소" 하고 성을 내며 대뜸 베어 넘겼다.

그러고는 "산적이다" 하고 외치니 마을 사람들이 몰려 나왔다. "내가 바로 산적이다" 하며 달려들어 마구 베고 돌아다니는 것을, 여럿이 상처를 입히고 넘어뜨려 묶었다.

말은 피가 묻은 채 우지 오지의 집으로 달려 들어갔다. 어이가 없어 사내들을 여럿 달려 보냈더니, 구가쿠보는 치자나무 밭에 신음하며 엎드려 있는 것을 찾아내어 메고 왔다. 간신히 목숨은 건졌으나 허리가 잘려 상해 병신이 되고 말았다.

8오노노 도후가 썼다는 화한낭영집

あるもの小野道風の書ける和漢朗詠集とて持ちたりけるを、ある人、「御相傳浮けることには侍らじなれども、四條大納言撰ばれたるものを、道風書かむこと、時代や違ひはべらむ、覺束なくこそ。」といひければ、「さ候へばこそ、世に有り難きものには侍りけれ。」とていよ〳〵秘藏しけり。

어떤 자가 오노노 도후가 쓴 『화한낭영집』이라 하여 지니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 "물려받으신 내력이 헛되지야 않겠습니다만, 시조 대납언이 가려 뽑으신 것을 도후가 썼다면 시대가 어긋나지 않겠습니까. 미덥지 않습니다" 하니, "그렇기에 세상에 드문 물건인 것이지요" 하고 더욱 소중히 간직하였다.

9고양이 요괴에 놀란 법사

「奧山に、猫またと云ふものありて、人を食ふなる。」と人のいひけるに、「山ならねども、これらにも、猫の經あがりて、猫またになりて、人とる事はあなるものを。」といふものありけるを、なに阿彌陀佛とかや連歌しける法師の、行願寺の邊にありけるが聞きて、「一人ありかむ身は心すべきことにこそ。」と思ひける頃しも、ある所にて、夜ふくるまで連歌して、たゞ一人かへりけるに、小川の端にて、音に聞きし猫またあやまたず足もとへふと寄り來て、やがて掻きつくまゝに、頚のほどを食はむとす。肝心もうせて、防がむとするに力もなく、足も立たず、小川へころび入りて、「助けよや、猫また、よやよや。」と叫べば、家々より松どもともして、走り寄りて見れば、このわたりに見知れる僧なり。こはいかにとて、川の中より抱き起したれば、連歌の賭物とりて、扇小箱など懷に持ちたりけるも、水に入りぬ。希有にして助かりたるさまにて、這ふ〳〵家に入りにけり。飼ひける犬の、暗けれど主を知りて、飛びつきたりけるとぞ。

"깊은 산에 고양이 요괴라는 것이 있어 사람을 잡아먹는다더라" 하고 누가 말하니, "산이 아니라도 이런 데서도 고양이가 나이를 먹어 고양이 요괴가 되어 사람을 채는 일이 있다더라" 하는 자가 있었다.

아무개 아미타불이라던가 하는 연가 짓는 법사가 교간지 근처에 살았는데, 이를 듣고 "혼자 다니는 몸은 조심해야겠구나" 하고 여기던 무렵이었다. 어느 곳에서 밤 깊도록 연가를 짓고 혼자 돌아오는데, 개울가에서 소문으로 듣던 고양이 요괴가 어김없이 발치로 쑥 다가와 곧바로 달려들며 목덜미를 물려 하였다.

넋이 나가 막으려 해도 힘이 없고 다리도 서지 않아 개울에 굴러 들어가 "살려 다오, 고양이 요괴다, 여봐라 여봐라" 하고 외쳤다. 집집에서 관솔불을 켜 들고 달려와 보니 그 언저리에서 낯익은 승려였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하며 개울에서 안아 일으키니, 연가에서 딴 상품으로 부채와 작은 상자 따위를 품에 지니고 있던 것도 물에 젖어 버렸다.

간신히 살아난 꼴로 엉금엉금 기어 집에 들어갔다. 기르던 개가 어두워도 주인을 알아보고 뛰어들었던 것이라 한다.

10오토쓰루마루의 대답

大納言法印のめしつかひし乙鶴丸、やすら殿といふ者を知りて、常にゆき通ひしに、ある時いでて歸り來るを、法印、「いづこへ行きつるぞ。」と問ひしかば、「やすら殿の許まかりて候。」といふ。「そのやすら殿は、男か法師か。」とまた問はれて、袖かき合せて、「いかゞ候らむ。頭をば見候はず。」と答へ申しき。などか頭ばかりの見えざりけむ。

대납언 법인이 부리던 오토쓰루마루가 야스라도노라는 자와 알고 지내며 늘 오갔다. 어느 때 나갔다 돌아오는 것을 법인이 "어디를 갔더냐" 하고 물으니 "야스라도노께 다녀왔습니다" 한다.

"그 야스라도노는 사내냐 법사냐" 하고 또 물으시니, 소매를 여미며 "어떠하올지요. 머리는 보지 못했습니다" 하고 아뢰었다.

어찌하여 머리만은 보이지 않았을까.

11적설일(赤舌日)이라는 것

赤舌日といふ事、陰陽道には沙汰なき事なり。昔の人これを忌まず。この頃何者のいひ出でて忌み始めけるにか、この日ある事末通らずといひて、その日いひたりしこと、爲たりし事叶はず、得たりし物は失ひ、企てたりし事成らずといふ、愚かなり。吉日を選びてなしたるわざの、末通らぬを數へて見むも、亦等しかるべし。その故は、無常變易の境、ありと見るものも存せず、始めあることも終りなし。志は遂げず、望みは絶えず。人の心不定なり、ものみな幻化なり。何事かしばらくも住する。この理を知らざるなり。吉日に惡をなすに必ず凶なり、惡日に善を行ふにかならず吉なりといへり。吉凶は人によりて日によらず。

적설일(赤舌日)이라는 것은 음양도에서는 다루지 않는 일이다. 옛사람은 이를 꺼리지 않았다. 요즘 누가 말을 꺼내어 꺼리기 시작한 것인지, 이날 있는 일은 끝이 통하지 않는다 하여, 그날 한 말과 한 일은 이루어지지 않고 얻은 물건은 잃으며 꾀한 일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어리석다.

길일을 골라 한 일 가운데 끝이 통하지 않은 것을 세어 보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까닭인즉, 무상하고 변해 가는 경계에서는 있다고 보이는 것도 남아 있지 않고, 시작이 있는 것도 끝이 없다. 뜻은 이루어지지 않고 바람은 끊이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은 정해짐이 없고 사물은 모두 허깨비다. 무엇이 잠시라도 머물겠는가. 이 이치를 모르는 것이다.

"길일에 악을 행하면 반드시 흉하고, 흉일에 선을 행하면 반드시 길하다" 하였다. 길흉은 사람에게 달렸지 날에 달린 것이 아니다.

12화살 두 대를 쥐지 말라

ある人弓射る事を習ふに、もろ矢をたばさみて的に向ふ。師の曰く、「初心の人二つの矢を持つことなかれ。後の矢を頼みて、初めの矢になほざりの心あり、毎度たゞ得失なく、この一箭に定むべしと思へ。」といふ。わづかに二つの矢、師の前にて一つをおろそかにせむと思はむや。懈怠の心、みづから知らずといへども、師これを知る。このいましめ萬事にわたるべし。道を學する人、夕には朝あらむことを思ひ、朝には夕あらむことを思ひて、重ねて懇に修せむことを期せり。況んや一刹那のうちにおいて、懈怠の心あることを知らむや。何ぞたゞ今の一念において、直ちにすることの甚だ難き。

어떤 사람이 활 쏘기를 배우는데 화살 두 대를 손에 끼고 과녁을 향했다. 스승이 말하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두 대의 화살을 지니지 말라. 뒤의 화살을 믿고 첫 화살에 소홀한 마음이 생긴다. 매번 그저 맞고 못 맞고를 떠나 이 한 대로 정하겠다고 여겨라" 하였다.

겨우 두 대의 화살을 두고 스승 앞에서 하나를 소홀히 하려 마음먹겠는가마는, 게으른 마음은 제가 모르더라도 스승은 이를 안다.

이 경계는 온갖 일에 걸친다. 도를 배우는 사람은 저녁에는 아침이 있으려니 여기고 아침에는 저녁이 있으려니 여겨, 거듭 정성껏 닦으리라 기약한다. 하물며 한 찰나 사이에 게으른 마음이 있음을 알겠는가.

어찌하여 바로 지금의 한 생각에서 곧바로 하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가.

13소를 팔려던 사람 — 살아 있음의 즐거움

「牛を賣る者あり、買ふ人、明日その價をやりて牛を取らむといふ。夜の間に牛死ぬ。買はむとする人に利あり、賣らむとする人に損あり。」と語る人あり。これを聞きて傍なるものの曰く、「牛の主まことに損ありといへども、又大なる利あり。その故は、生あるもの死の近き事を知らざること、牛既に然なり。人またおなじ。はからざるに牛は死し、計らざるに主は存せり。一日の命萬金よりもおもし。牛の價鵝毛よりも輕し。萬金を得て一錢を失はむ人、損ありといふべからず。」といふに、皆人嘲りて、「その理は牛の主に限るべからず。」といふ。また曰く、「されば、人死を憎まば、生を愛すべし。存命の喜び日々に樂しまざらむや。愚かなる人この樂しみを忘れて、いたづがはしく〈原文「いたつがはしく」〉外の樂しみをもとめ、この財を忘れて、危く他の財を貪るには、志滿つる事なし。いける間生を樂しまずして、死に臨みて死を恐れば、この理あるべからず。人みな生を樂しまざるは、死を恐れざる故なり。死を恐れざるにはあらず、死の近き事を忘るゝなり。もしまた生死の相にあづからずといはば、實の理を得たりといふべし。」といふに、人いよ〳〵嘲る。

"소를 파는 자가 있는데, 사는 사람이 내일 그 값을 치르고 소를 가져가겠다 했다. 밤사이에 소가 죽었다. 사려던 사람에게는 이익이고 팔려던 사람에게는 손해다" 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를 듣고 곁에 있던 자가 말하기를 "소 임자에게 참으로 손해가 있다 하나 또한 큰 이익이 있다. 까닭인즉, 목숨 있는 것이 죽음이 가까움을 알지 못하는 것은 소가 이미 그러하다. 사람 또한 같다. 뜻하지 않게 소는 죽고 뜻하지 않게 임자는 살아 있다. 하루의 목숨이 만금보다 무겁고 소의 값은 거위 털보다 가볍다. 만금을 얻고 한 푼을 잃은 사람을 손해 보았다 할 수 없다" 하였다.

모두들 비웃으며 "그 이치는 소 임자에게만 한정될 것이 아니다" 하였다.

또 말하기를 "그러니 사람이 죽음을 미워한다면 삶을 아껴야 한다. 살아 있는 기쁨을 날마다 즐기지 않겠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이 즐거움을 잊고 부산스레 바깥의 즐거움을 구하며, 이 보배를 잊고 위태롭게 남의 재물을 탐하니 뜻이 채워질 때가 없다. 살아 있는 동안 삶을 즐기지 않고 죽음에 임하여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이 이치가 있을 수 없다. 사람이 모두 삶을 즐기지 않는 것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 가까움을 잊는 것이다. 만일 또 생사의 모습에 매이지 않는다 한다면 참된 이치를 얻었다 할 만하다" 하니, 사람들이 더욱 비웃었다.

14칙서를 든 채 말에서 내린 북면

常磐井相國出仕したまひけるに、敕書を持ちたる北面あひ奉りて、馬よりおりたりけるを、相國後に、「北面なにがしは、敕書を持ちながら下馬し侍りしものなり、かほどのもの、いかでか君に仕うまつり候ふべき。」と申されければ、北面を放たれにけり。敕書を馬の上ながら捧げて見せ奉るべし、おるべからずとぞ。

도키와이 상국께서 출사하시는데, 칙서를 지닌 북면(北面)이 마주쳐 뵙고 말에서 내렸다.

상국께서 나중에 "북면 아무개는 칙서를 지니고서도 말에서 내린 자입니다. 그만한 자가 어찌 임금을 섬길 수 있겠습니까" 하고 아뢰시니, 북면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칙서는 말 위에서 받들어 보여 드릴 것이지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5상자 끈은 어디에 다는가

「箱のくりかたに緒を著くる事、いづ方につけ侍るべきぞ。」と、ある有職の人に尋ね申し侍りしかば、「軸につけ表紙につくること、兩説なれば、何れも難なし。文の箱は多くは右につく。手箱には軸につくるも常のことなり。」と仰せられき。

"상자의 파낸 자리에 끈을 매는 일은 어느 쪽에 매어야 합니까" 하고 어떤 유직(有職)에 밝은 분께 여쭈었더니 "축에 매는 것과 표지에 매는 것 두 설이 있으니 어느 쪽이든 흠이 없습니다. 문서 상자는 대개 오른쪽에 맵니다. 손 상자에는 축에 매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16메나모미라는 풀

めなもみといふ草あり。蝮にさされたる人、かの草を揉みてつけぬれば、すなはち癒ゆとなむ。見知りておくべし。

메나모미라는 풀이 있다. 살무사에 물린 사람이 그 풀을 짓이겨 붙이면 곧 낫는다고 한다. 알아 두어야 한다.

17제 몸에 붙어 제 몸을 축내는 것들

其の物につきて、その物を費し損ふもの、數を知らずあり。身に虱あり。家に鼠あり。國に賊あり。小人に財あり。君子に仁義あり。僧に法あり。

그것에 붙어 그것을 축내고 상하게 하는 것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몸에는 이가 있다. 집에는 쥐가 있다. 나라에는 도적이 있다. 소인에게는 재물이 있다. 군자에게는 인의가 있다. 승려에게는 법이 있다.

18『일언방담』에서 마음에 닿은 말

たふとき聖のいひおきけることを書きつけて、一言芳談とかや名づけたる草紙を見侍りしに、心に會ひて覺えし事ども。 一爲やせまし、爲ずやあらましと思ふことは、おほやう爲ぬはよきなり。 一後世を思はむものは、糂汰瓶一つも持つまじきことなり。持經、本尊にいたるまで、よき物を持つ、よしなきことなり。 一遁世者は、なきに事かけぬやうをはからひて過ぐる、最上のやうにてあるなり。 一上臈は下臈になり、智者は愚者になり、徳人は貧になり、能ある人は無能になるべきなり。 一佛道を願ふといふは、別のこと無し、暇ある身になりて、世のこと心にかけぬを、第一の道とす。 この外も、ありし事ども、覺えず。

거룩한 성인이 남긴 말을 적어 『일언방담(一言芳談)』이라던가 이름 붙인 책자를 보았는데, 마음에 닿아 여겨진 것들.

하나. 할까 말까 망설이는 일은 대체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나. 후세를 생각하는 이는 된장 항아리 하나도 지녀서는 안 된다. 지니는 경전과 본존에 이르기까지 좋은 것을 지니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하나. 둔세한 사람은 없어도 아쉽지 않도록 헤아려 지내는 것이 가장 좋은 모습이다.

하나. 높은 자는 낮은 자가 되고, 지혜로운 자는 어리석은 자가 되며, 넉넉한 자는 가난해지고, 재주 있는 사람은 재주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나. 불도를 바란다는 것은 별다른 것이 아니다. 한가한 몸이 되어 세상일을 마음에 걸지 않는 것을 으뜸가는 도로 삼는다.

이 밖에도 있었던 것들은 기억나지 않는다.

19호리카와 상국과 관청의 궤

堀河の相國は、美男のたのしき人にて、その事となく過差を好み給ひけり。御子基俊卿を大理になして、廳務を行はれけるに、廳屋の唐櫃見苦しとて、めでたく作り改めらるべきよし仰せられけるに、この唐櫃は、上古より傳はりて、そのはじめを知らず、數百年を經たり。累代の公物、古弊をもちて規模とす。たやすく改められ難きよし、故實の諸官等申しければ、その事やみにけり。

호리카와 상국은 잘생기고 넉넉한 사람으로, 이렇다 할 것 없이 지나친 치레를 좋아하셨다.

아드님 모토토시 경을 검비위사의 별당으로 삼아 관청 일을 보게 하셨는데, 관청의 당궤가 보기 흉하다 하여 훌륭하게 새로 만들도록 하라고 이르셨다.

그런데 이 당궤는 아주 옛날부터 전해 와 그 시초를 알 수 없고 수백 년을 지난 것이다. 대대로 내려온 관물은 낡은 것을 본보기로 삼으니 쉽게 고치기 어렵다는 뜻을 고실(故實)에 밝은 여러 관인들이 아뢰었으므로, 그 일은 그만두게 되었다.

20고가 상국이 물을 드는 그릇

久我の相國は、殿上にて水を召しけるに、主殿司土器をたてまつりければ、「まがりを參らせよ。」とて、まがりしてぞめしける。

고가 상국은 전상에서 물을 드시는데, 도노모즈카사가 질그릇을 올리자 "마가리를 올려라" 하시고 마가리로 드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