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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80단

도연초 徒然草 · 요시다 겐코(吉田兼好) · 겐코 원년~2년(1331년 무렵) 성립 · 단락 20 · 한자 4,774자 · 낭독 11.9분

「도연초」 한 권 「161~180단」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할 일 없는 대로 온종일 벼루를 마주하고, 마음에 떠올랐다 스러지는 부질없는 일들을 두서없이 적어 가노라면」 —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243편의 짧은 글. 겐코 법사가 세상을 등진 뒤 무상과 사람됨, 꽃과 달, 옛 법도와 요즘 세태를 오가며 적었다. 「꽃은 한창일 때만, 달은 구름 한 점 없을 때만 보는 것이랴」(137단)처럼 오래 인용되는 대목이 곳곳에 있고, 솥발을 뒤집어쓴 법사나 이즈모의 사자상 이야기처럼 웃음이 나는 토막도 섞인다. 방장기와 함께 일본 수필의 두 기둥으로 꼽힌다.

1꽃 한창때는 입춘에서 일흔닷새

花の盛りは、冬至より百五十日とも、時正の後七日ともいへど、立春より七十五日、おほやう違はず。

꽃 한창때는 동지로부터 백쉰 날이라고도, 춘분 뒤 이레라고도 하지만, 입춘으로부터 일흔닷새면 대체로 어긋나지 않는다.

2헨조지의 승사 법사가 기러기를 죽이다

遍昭寺の承仕法師、池の鳥を日ごろ飼ひつけて、堂の内まで餌をまきて、戸ひとつをあけたれば、數も知らず入りこもりける後、おのれも入りて、立て篭めて捕へつつ殺しけるよそほひ、おどろ〳〵しく聞えけるを、草刈る童聞きて人に告げければ、村の男ども、おこりて入りて見るに、大鴈どもふためきあへる中に、法師まじりて、うち伏せねぢ殺しければ、この法師を捕へて、所より使廳へ出したりけり。殺すところの鳥を頚にかけさせて、禁獄せられけり。基俊大納言別當の時になむ侍りける。

헨조지의 승사(承仕) 법사가 못의 새들을 여러 날 길들여 먹이다가, 법당 안까지 모이를 뿌리고 문 하나를 열어 두었다. 수도 없이 들어와 모이자 저도 들어가 문을 닫아걸고 붙잡아 죽였는데, 그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풀 베던 아이가 듣고 남에게 알리니, 마을 사내들이 몰려 들어가 보았다. 큰 기러기들이 푸드덕거리는 가운데 법사가 섞여 눌러 넘어뜨리고 비틀어 죽이고 있었다.

이 법사를 붙잡아 고을에서 사청(使廳)으로 넘겼다. 죽인 새들을 목에 걸게 하여 옥에 가두었다. 모토토시 대납언이 별당이던 때의 일이었다.

3태충(太衝)의 태 자에 점을 찍는가

太衝の太の字、點打つ打たずといふこと、陰陽のともがら相論のことありけり。もりちか入道申し侍りしは、「吉平が自筆の占文の裏に書かれたる御記、近衞關白殿にあり。點うちたるを書きたり。」と申しき。

태충(太衝)의 '태' 자에 점을 찍느냐 찍지 않느냐 하는 일로 음양가들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모리치카 입도가 아뢰기를 "요시히라의 자필 점문 뒤에 쓰인 어기(御記)가 고노에 관백가에 있습니다. 점을 찍은 것으로 쓰여 있습니다" 하였다.

4만나면 반드시 쓸데없는 말을 한다

世の人相逢ふ時、しばらくも默止することなし、必ず言葉あり。そのことを聞くに、おほくは無益の談なり。世間の浮説、人の是非、自他のために失多く得少し。これをかたる時、互の心に、無益のことなりといふことを知らず。

세상 사람이 서로 만날 때 잠시도 잠자코 있는 일이 없고 반드시 말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들어 보면 대개 쓸데없는 말이다.

세간의 뜬소문, 남의 옳고 그름은 저에게나 남에게나 잃음이 많고 얻음이 적다.

이를 이야기할 때 서로의 마음에 쓸데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5제 고장 아닌 데 섞여 사는 모습

東の人の、都の人に交はり、都の人の、東に行きて身をたて、また本寺本山をはなれぬる顯密の僧、すべてわが俗にあらずして、人にまじはれる、見ぐるし。

동국 사람이 도읍 사람과 섞이고, 도읍 사람이 동국에 가서 몸을 세우며, 또 본사 본산을 떠난 현밀(顯密)의 승려가, 무릇 제 고장 아닌 데서 남들과 섞여 있는 것은 보기 흉하다.

6봄날에 눈부처를 만들어 놓고

人間の營みあへる業を見るに、春の日に雪佛を造りて、その爲に金銀珠玉の飾りを營み、堂塔を建てむとするに似たり。その構へを待ちてよく安置してむや。人の命ありと見る程も、下より消ゆる事、雪の如くなるうちに、いとなみ待つこと甚だ多し。

사람들이 서로 꾸리는 일을 보면, 봄날에 눈부처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위해 금은 주옥의 꾸밈을 마련하고 당탑을 세우려는 것과 같다. 그 채비를 기다려 잘 모셔 둘 수 있겠는가.

사람의 목숨이 있다고 보는 동안에도 아래에서부터 사라지는 것이 눈과 같은데, 마련하며 기다리는 일이 몹시 많다.

7제 길을 내세워 남과 다투지 마라

一道に携はる人、あらぬ道の席に臨みて、「あはれ我が道ならましかば、かくよそに見侍らじものを。」といひ、心にも思へる事、常のことなれど、世にわろく覺ゆるなり。知らぬ道の羨ましく覺えば、「あな羨まし、などか習はざりけむ。」と言ひてありなむ。我が智を取り出でて人に爭ふは、角あるものの角をかたぶけ、牙あるものの牙を噛み出す類なり。人としては善にほこらず、物と爭はざるを徳とす。他に勝る事のあるは大きなる失なり。品の高さにても、才藝のすぐれたるにても、先祖の譽にても、人にまされりと思へる人は、たとひ詞に出でてこそいはねども、内心に若干の科あり。謹みてこれを忘るべし。をこにも見え、人にもいひけたれ、禍ひをも招くは、たゞこの慢心なり。一道にもまことに長じぬる人は、みづから明らかにその非を知るゆゑに、志常に滿たずして、つひに物に誇ることなし。

한 가지 길에 몸담은 사람이 다른 길의 자리에 임하여 "아, 내 길이었다면 이렇게 남의 일처럼 보고 있지는 않을 텐데" 하고 말하거나 마음에 그리 여기는 것이 흔한 일이지만, 세상에 나쁘게 여겨진다.

모르는 길이 부럽게 여겨지거든 "아, 부럽구나. 어찌 익혀 두지 않았을까" 하고 말하면 된다.

제 지혜를 꺼내어 남과 다투는 것은, 뿔 있는 것이 뿔을 기울이고 어금니 있는 것이 어금니를 드러내는 것과 같은 부류다.

사람으로서는 선을 뽐내지 않고 남과 다투지 않는 것을 덕으로 삼는다. 남보다 나은 것이 있는 것은 큰 허물이다.

지체가 높은 것으로든, 재예가 뛰어난 것으로든, 선조의 명예로든, 남보다 낫다고 여기는 사람은 설령 말로 내지 않더라도 속마음에 적지 않은 허물이 있다. 삼가 이를 잊어야 한다.

어리석어 보이고 남에게 헐뜯기며 재앙까지 부르는 것은 오직 이 교만한 마음이다.

한 길에 참으로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그 그름을 밝히 아는 까닭에, 뜻이 늘 차지 않아 끝내 무엇을 두고 뽐내는 일이 없다.

8늙은 사람의 뛰어난 재주

年老いたる人の、一事すぐれたる才能ありて、「この人の後には、誰にか問はむ。」などいはるゝは、老の方人にて、生けるも徒らならず。さはあれど、それもすたれたる所のなきは、「一生この事にて暮れにけり。」と拙く見ゆ。「今はわすれにけり。」といひてありなむ。大方は知りたりとも、すゞろにいひ散らすは、さばかりの才にはあらぬにやと聞え、おのづから誤りもありぬべし。「さだかにも辨へ知らず。」などいひたるは、なほ實に道のあるじとも覺えぬべし。まして知らぬこと、したり顔に、おとなしくもどきぬべくもあらぬ人のいひ聞かするを、「さもあらず。」と思ひながら聞き居たる、いとわびし。

나이 든 사람이 한 가지 뛰어난 재능이 있어 "이 사람 뒤에는 누구에게 물으랴" 따위로 일컬어지는 것은 늙음의 편이 되어 주니, 살아 있는 것도 헛되지 않다.

그렇기는 하나 그것도 무디어진 데가 없으면 "한평생을 이 일로 저물었구나" 싶어 옹졸해 보인다. "이제는 잊었다" 하고 말면 된다.

대체로 알고 있더라도 함부로 늘어놓는 것은 그만한 재주는 아닌가 싶게 들리고, 저절로 잘못도 있게 마련이다. "분명히 헤아려 알지는 못한다" 따위로 말하는 편이, 오히려 참으로 그 길의 주인으로 여겨질 것이다.

하물며 알지도 못하는 일을 아는 체하며, 어른답게 반박할 수도 없는 사람이 말해 들려주는 것을 "그렇지 않은데" 여기면서 듣고 앉아 있는 것은 몹시 딱하다.

9'무슨 식(式)'이라는 말

「何事の式といふ事は、後嵯峨の御代迄はいはざりけるを、近き程よりいふ詞なり。」と、人の申し侍りしに、建禮門院の右京大夫、後鳥羽院の御位の後、また内裏住したることをいふに、「世の式も變りたる事はなきにも。」と書きたり。

"무슨 식(式)이라 하는 말은 고사가 천황 때까지는 쓰지 않던 것을 가까운 무렵부터 쓰는 말이다" 하고 어떤 사람이 아뢰었다.

그런데 겐레이몬인의 우쿄노다이부가, 고토바인이 자리에 오르신 뒤 다시 내리에 머문 일을 말하며 "세상의 식(式)도 달라진 것은 없지만" 하고 썼다.

10볼일 없이 남의 집에 가는 일

さしたる事なくて人の許行くは、よからぬ事なり。用ありて行きたりとも、その事果てなば疾く歸るべし。久しく居たる、いとむつかし。人と對ひたれば、詞多く、身もくたびれ、心も靜かならず、萬の事さはりて時を移す、互のため益なし。厭はしげにいはむもわろし、心づきなき事あらむをりは、なか〳〵その由をもいひてむ。おなじ心に向はまほしく思はむ人の、つれ〴〵にて、「今しばし、今日は心しづかに。」などいはむは、この限りにはあらざるべし。阮籍が青き眼、誰もあるべきことなり。その事となきに、人の來りて、のどかに物語して歸りぬる、いとよし。また文も、「久しく聞えさせねば。」などばかり言ひおこせたる、いと嬉し。

이렇다 할 일 없이 남의 집에 가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볼일이 있어 갔더라도 그 일이 끝나면 곧 돌아와야 한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은 몹시 거북하다.

남과 마주하고 있으면 말이 많아지고 몸도 지치며 마음도 고요하지 않다. 온갖 일이 막혀 때를 보내니 서로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싫은 기색으로 말하는 것도 나쁘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이 있을 때는 오히려 그 뜻을 말해 버리는 편이 낫다.

같은 마음으로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 무료하여 "조금만 더, 오늘은 마음 느긋하게" 따위로 말하는 것은 이런 경우가 아닐 것이다. 완적의 푸른 눈은 누구에게나 있을 만한 일이다.

이렇다 할 일 없는데 사람이 와서 느긋이 이야기하다 돌아가는 것은 몹시 좋다. 또 편지도 "오래 여쭙지 못하여" 하는 정도만 보내온 것이 몹시 반갑다.

11조개 맞히기와 바둑판 튕기기 — 눈앞을 보라

貝をおほふ人の、わが前なるをばおきて、よそを見渡して、人の袖の陰、膝の下まで目をくばる間に、前なるをば人に掩はれぬ。よく掩ふ人は、よそまでわりなく取るとは見えずして、近きばかりを掩ふやうなれど、多く掩ふなり。棊盤のすみに石を立てて彈くに、むかひなる石をまもりて彈くはあたらず。わが手もとをよく見て、こゝなるひじり目をすぐに彈けば、立てたる石必ずあたる。萬のこと外に向きて求むべからず、たゞここもとを正しくすべし。清獻公がことばに、「好事を行じて前程を問ふことなかれ。」といへり。世を保たむ道もかくや侍らむ。内を愼まず、輕くほしきまゝにしてみだりなれば、遠國必ずそむく時、始めて謀をもとむ。「風に當り濕に臥して、病を神靈に訴ふるは愚かなる人なり。」と醫書にいへるが如し。目の前なる人の愁へをやめ、惠みを施し、道を正しくせば、その化遠く流れむことを知らざるなり。禹の行きて三苗を征せしも、師をかへして徳を布くには如かざりき。

조개 맞히기를 하는 사람이 제 앞의 것은 두고 저쪽을 둘러보며 남의 소매 그늘과 무릎 아래까지 눈을 돌리는 사이에, 제 앞의 것을 남에게 빼앗긴다.

잘 맞히는 사람은 저쪽까지 무리하게 집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가까운 것만 덮는 듯하면서도 많이 맞힌다.

바둑판 모서리에 돌을 세우고 튕길 때, 맞은편 돌만 지켜보며 튕기면 맞지 않는다. 제 손끝을 잘 보아 여기 있는 눈금을 곧게 튕기면 세워 둔 돌이 반드시 맞는다.

온갖 일을 밖으로 향해 구할 것이 아니라, 다만 제 발밑을 바르게 해야 한다.

청헌공의 말에 "좋은 일을 행하고 앞길을 묻지 말라" 하였다. 세상을 지키는 길도 이러할 것이다.

안을 삼가지 않고 가벼이 제멋대로 하여 어지러우면, 먼 지방이 반드시 등질 때에야 비로소 꾀를 구한다. "바람을 맞고 습한 데 누워 놓고 병을 신령에게 호소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하고 의서에 말한 것과 같다.

눈앞 사람의 시름을 그치게 하고 은혜를 베풀며 도를 바르게 하면, 그 감화가 멀리 흘러가리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우임금이 가서 삼묘를 친 것도, 군사를 돌이켜 덕을 펴는 것만 못했다.

12젊을 때와 늙은 뒤

若き時は血氣内にあまり、心物に動きて、情欲おほし。身をあやぶめて碎け易きこと、珠を走らしむるに似たり。美麗を好みて寶を費し、これを捨てて苔の袂にやつれ、勇める心盛りにして物と爭ひ、心に恥ぢ羨み、好む所日々に定まらず、色に耽り情にめで、行ひを潔くして百年の身を誤り、命を失へたるためし願はしくして、身の全く久しからむことをば思はず。すけるかたに心ひきて、ながき世語りともなる。身をあやまつことは、若き時のしわざなり。老いぬる人は精神衰へ、淡くおろそかにして、感じ動くところなし。心おのづから靜かなれば、無益のわざをなさず、身を助けて愁へなく、人の煩ひなからむことを思ふ。老いて智の若き時にまされること、若くして貌の老いたるにまされるが如し。

젊을 때는 혈기가 안에 넘치고 마음이 사물에 움직여 정욕이 많다. 몸을 위태롭게 하여 부서지기 쉬운 것이 구슬을 굴리는 것과 같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여 재물을 쓰고, 이를 버리고는 이끼 소매에 초라해지며, 사나운 마음이 한창이라 남과 다투고, 마음으로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며, 좋아하는 바가 날마다 정해지지 않는다. 색에 빠지고 정에 홀려, 행실을 깨끗이 한다며 백 년의 몸을 그르치고, 목숨을 잃은 본보기를 바라며 몸이 온전히 오래가기를 생각하지 않는다. 끌리는 쪽으로 마음이 이끌려 오래 두고 할 이야깃거리가 된다.

몸을 그르치는 것은 젊을 때의 짓이다.

늙은 사람은 정신이 쇠하여 담박하고 무심해져 느껴 움직이는 바가 없다. 마음이 저절로 고요하니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고, 몸을 돌보아 시름이 없으며 남에게 폐가 되지 않기를 생각한다.

늙어서 지혜가 젊을 때보다 나은 것은, 젊어서 얼굴이 늙은 이보다 나은 것과 같다.

13오노노 고마치의 일

小野小町がこと、極めてさだかならず。衰へたるさまは、玉造といふ文に見えたり。この文清行が書けりといふ説あれど、高野大師の御作の目録に入れり。大師は承和のはじめにかくれ給へり。小町が盛りなる事、その後のことにや、なほおぼつかなし。

오노노 고마치의 일은 도무지 분명하지 않다. 쇠한 모습은 『다마쓰쿠리(玉造)』라는 글에 보인다.

이 글은 기요유키가 썼다는 설이 있으나 고야 대사의 저작 목록에 들어 있다. 대사는 조와 초에 돌아가셨다. 고마치가 한창이던 때는 그 뒤의 일이 아닌가 하니, 아무래도 미덥지 않다.

14작은 매에 좋은 개

小鷹によき犬、大鷹に使ひぬれば、小鷹に惡くなるといふ。大に就き小を捨つる理まことにしかなり。人事多かる中に、道を樂しむより氣味深きはなし。これ實の大事なり。一たび道を聞きて、これに志さむ人、孰れの業かすたれざらむ、何事をか營まむ。愚かなる人といふとも、賢き犬の心に劣らむや。

작은 매에 좋은 개를 큰 매에 쓰면 작은 매에 나빠진다고 한다. 큰 것을 취하고 작은 것을 버리는 이치가 참으로 그러하다.

사람의 일이 많은 가운데 도를 즐기는 것보다 맛이 깊은 것은 없다. 이것이 참된 큰일이다.

한번 도를 듣고 이에 뜻을 두는 사람이라면 어느 일인들 버리지 못하겠으며 무엇을 꾸리겠는가.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 한들 영리한 개의 마음만 못하겠는가.

15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일이 많다 — 술

世には心得ぬ事の多きなり。友あるごとには、まづ酒をすゝめ、強ひ飮ませたるを興とする事、いかなる故とも心得ず。飮む人の顔、いと堪へ難げに眉をひそめ、人目をはかりて捨てむとし、遁げむとするを捕へて、引き留めて、すゞろに飮ませつれば、うるはしき人も忽ちに狂人となりてをこがましく、息災なる人も目の前に大事の病者となりて、前後も知らず倒れふす。祝ふべき日などはあさましかりぬべし。あくる日まであたまいたく、物食はずによび臥し、生を隔てたるやうにして、昨日のこと覺えず、公私の大事を缺きて煩ひとなる。人をしてかゝる目を見すること、慈悲もなく、禮儀にもそむけり。かく辛き目にあひたらむ人、ねたく口惜しと思はざらむや。他の國にかゝる習ひあなりと、これらになき人事にて傳へ聞きたらむは、あやしく不思議に覺えぬべし。人の上にて見たるだに、心うし。思ひ入りたるさまに心にくしと見し人も、思ふ所なく笑ひのゝしり、詞おほく、烏帽子ゆがみ、紐はづし、脛高くかゝげて、用意なきけしき、日頃の人とも覺えず。女は額髪はれらかに掻きやり、まばゆからず、顔うちさゝげてうち笑ひ、杯持てる手に取りつき、よからぬ人は、肴とりて口にさしあて、みづからも食ひたる、さまあし。聲の限り出して、おの〳〵謠ひ舞ひ、年老いたる法師召し出されて、黑く穢き身を肩ぬぎて、目もあてられずすぢりたるを、興じ見る人さへうとましく憎し。あるはまた我が身いみじき事ども、傍痛くいひ聞かせ、あるは醉ひ泣きし、下ざまの人はのりあひ諍ひて、淺ましく、恐ろしく、はぢがましく、心憂き事のみありて、はては許さぬ物どもおし取りて、縁より落ち、馬車より落ちてあやまちしつ。物にも乘らぬ際は、大路をよろぼひ行きて、築地、門の下などに向きて、えもいはぬ事ども爲ちらし、年老い袈裟かけたる法師の、小童の肩をおさへて、聞えぬ事どもいひつゝよろめきたる、いとかはゆし。かゝる事をしても、この世も後の世も、益あるべき業ならば如何はせむ。この世にては過ち多く、財を失ひ、病をまうく。百藥の長とはいへど、萬の病は酒よりこそ起れ。憂へを忘るといへど、醉ひたる人ぞ、過ぎにし憂さをも思ひ出でて泣くめる。後の世は、人の智惠を失ひ、善根を燒く事火の如くして、惡を増し、萬の戒を破りて、地獄に墮つべし。「酒をとりて人に飮ませたる人、五百生が間手なき者に生る。」とこそ、佛は説き給ふなれ。かく疎ましと思ふものなれど、おのづから捨て難き折もあるべし。月の夜、雪の朝、花のもとにても、心のどかに物語して、杯いだしたる、萬の興を添ふるわざなり。つれ〴〵なる日、思ひの外に友の入り來て、取り行ひたるも心慰む。なれ〳〵しからぬあたりの御簾のうちより、御菓子、御酒など、よきやうなるけはひしてさし出されたる、いとよし。冬せばき所にて、火にて物いりなどして、隔てなきどちさし向ひて多く飮みたる、いとをかし。旅の假屋、野山などにて、「御肴何。」などいひて、芝の上にて飮みたるもをかし。いたういたむ人の、強ひられて少し飮みたるもいとよし。よき人のとりわきて、「今一つ、上すくなし。」などのたまはせたるも嬉し。近づかまほしき人の上戸にて、ひし〳〵と馴れぬる、また嬉し。さはいへど、上戸はをかしく罪許さるゝものなり。醉ひくたびれて朝寐したる所を、主人の引きあけたるに、まどひて、ほれたる顔ながら、細き髻さしいだし、物も著あへず抱きもち、引きしろひて逃ぐるかいどり姿のうしろ手、毛おひたる細脛のほど、をかしくつき〴〵し。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일이 많다. 벗이 있을 때마다 우선 술을 권하고 억지로 마시게 하는 것을 흥으로 삼는 일은 무슨 까닭인지 알 수 없다.

마시는 사람의 얼굴이 몹시 견디기 어려운 듯 눈살을 찌푸리고, 남의 눈을 살펴 버리려 하고 달아나려 하는 것을 붙잡아 끌어 세워 함부로 마시게 한다. 그러면 반듯한 사람도 이내 미친 사람이 되어 우스워지고, 탈 없던 사람도 눈앞에서 큰 병자가 되어 앞뒤 없이 쓰러져 눕는다.

축하할 날 따위에는 어이없기 짝이 없다. 이튿날까지 머리가 아프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며 신음하며 누워, 생을 달리한 듯하여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공사(公私)의 큰일을 그르쳐 탈이 된다.

남에게 이런 꼴을 보이는 것은 자비도 없고 예의에도 어긋난다. 이렇게 쓰라린 꼴을 당한 사람이 분하고 안타깝게 여기지 않겠는가.

다른 나라에 이런 풍습이 있다더라 하고 우리에게 없는 일로 전해 들었다면 괴이하고 이상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남의 일로 보아도 딱하다. 생각이 깊은 모습으로 그윽하게 보이던 사람도 아무 헤아림 없이 웃고 떠들며 말이 많아지고, 에보시가 비뚤어지고 끈이 풀리며 정강이를 높이 걷어붙여 조심성 없는 꼴이 평소의 그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자는 앞머리를 훤히 쓸어 올리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얼굴을 쳐들고 웃으며, 잔 든 손에 매달린다. 못난 사람은 안주를 집어 남의 입에 대어 주고 저도 먹으니 꼴사납다.

목청껏 소리를 내어 저마다 노래하고 춤추며, 늙은 법사를 불러내어 검고 더러운 몸을 어깨까지 벗기고 눈 뜨고 못 볼 몸짓으로 비트는 것을, 흥겨워 구경하는 사람마저 꺼림칙하고 밉다.

어떤 이는 또 제 자랑을 남부끄럽게 늘어놓아 들려주고, 어떤 이는 취해 울며, 아랫사람들은 욕지거리로 다투어 어이없고 무섭고 창피하고 딱한 일만 있다가, 끝내는 허락받지 않은 물건을 빼앗아 들고 마루에서 떨어지고 말과 수레에서 떨어져 다친다.

탈것에도 오르지 못하는 축은 큰길을 비틀거리며 가다가 담장과 문 아래 따위를 향해 말 못 할 짓들을 저지른다. 나이 들고 가사를 걸친 법사가 어린아이의 어깨를 짚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며 비틀거리는 것은 몹시 딱하다.

이런 짓을 하고도 이 세상에도 뒷세상에도 이로울 일이라면 어쩌겠는가마는, 이 세상에서는 잘못이 많고 재물을 잃고 병을 얻는다. 온갖 약의 으뜸이라 하지만 갖가지 병은 술에서 일어난다. 시름을 잊는다 하지만, 취한 사람이야말로 지나간 서러움까지 떠올려 우는 듯하다.

뒷세상에서는 사람의 지혜를 잃게 하고 선근을 태우는 것이 불과 같아, 악을 늘리고 온갖 계율을 깨어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술을 들어 남에게 마시게 한 사람은 오백 생 동안 손 없는 자로 태어난다" 하고 부처께서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꺼림칙하다 여기는 것이지만, 저절로 버리기 어려운 때도 있으리라.

달 밝은 밤, 눈 오는 아침, 꽃 아래에서 마음 느긋이 이야기하며 잔을 내놓는 것은 온갖 흥을 더하는 일이다. 무료한 날에 뜻밖에 벗이 들어와 한잔 차린 것도 마음이 위로된다.

허물없지 않은 집의 발 안에서 과자와 술 따위를 좋은 모양새로 내어 주는 것도 몹시 좋다. 겨울에 좁은 데서 불에 무엇을 구워 가며 스스럼없는 사이끼리 마주 앉아 많이 마시는 것도 몹시 좋다.

나그넷길의 임시 오두막이나 들과 산 따위에서 "안주는 무엇으로" 따위 하며 잔디 위에서 마시는 것도 좋다. 몹시 괴로워하는 사람이 억지로 권유받아 조금 마시는 것도 몹시 좋다.

좋은 분이 각별히 "한 잔 더, 잔이 비었소" 따위로 말씀하시는 것도 반갑다.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이 술꾼이어서 척척 친해지는 것도 또 반갑다.

그렇게 말은 하지만 술꾼은 우습고도 죄가 용서되는 것이다.

취해 지쳐 늦잠 자는 데를 주인이 열어젖히면, 허둥대며 얼빠진 얼굴로 가는 상투를 내밀고 옷도 제대로 걸치지 못한 채 안고 끌어당기며 달아나는 옷자락 걷어 올린 뒷모습, 털 난 가는 정강이 언저리가 우습고도 어울린다.

16구로도(黑戸)라는 방

黑戸は、小松の御門位に即かせ給ひて、昔唯人に坐しし時、まさな事せさせ給ひしを忘れ給はで常に營ませ給ひける間なり。御薪に煤けたれば黑戸といふとぞ。

구로도(黑戸)는, 고마쓰 천황께서 자리에 오르신 뒤 옛날 여느 사람이시던 때에 하시던 서투른 일을 잊지 않으시고 늘 하시던 방이다. 땔나무 그을음이 배어 구로도라 한다고 한다.

17톱밥과 마른 모래

鎌倉の中書王にて御鞠ありけるに、雨ふりて後未だ庭の乾かざりければ、いかゞせむと沙汰ありけるに、佐々木隱岐入道、鋸の屑を車に積みておほく奉りたりければ、一庭に敷かれて、泥土のわづらひ無かりけり。「とりためけむ用意ありがたし。」と人感じあへりけり。この事をある者の語り出でたりしに、吉田中納言の、「乾き砂子の用意やはなかりける。」とのたまひたりしかば、恥しかりき。いみじと思ひける鋸の屑、賤しく異樣のことなり。庭の儀を奉行する人、乾き砂子をまうくるは、故實なりとぞ。

가마쿠라의 중서왕(中書王)께서 공차기를 하시는데, 비가 온 뒤라 아직 뜰이 마르지 않았다. 어찌할까 의논하던 참에 사사키 오키 입도가 톱밥을 수레에 실어 많이 올렸으므로, 온 뜰에 깔아 진흙의 성가심이 없었다.

"모아 두었던 마음씀이 드물다" 하고 사람들이 감탄하였다.

이 일을 어떤 자가 꺼내어 이야기했더니, 요시다 중납언께서 "마른 모래는 마련해 두지 않았던가" 하고 말씀하셨으므로 부끄러웠다.

훌륭하다 여겼던 톱밥은 천하고 별난 것이었다. 뜰의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이 마른 모래를 마련하는 것이 고실(故實)이라 한다.

18보검을 지니는 것은 누구인가

ある所の侍ども、内侍所の御神樂を見て人に語るとて、「寶劒をばその人ぞ持ち給へる。」などいふを聞きて、内裏なる女房の中に、「別殿の行幸には、晝御座の御劒にてこそあれ。」と忍びやかにいひたりし、心憎かりき。その人、ふるき典侍なりけるとかや。

어느 집의 사무라이들이 나이시도코로의 신악(神樂)을 보고 남에게 이야기하며 "보검은 아무개가 지니고 계셨다" 따위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내리에 있던 여방들 가운데 "별전(別殿)의 행차에는 낮 어좌의 검으로 하는 법이지요" 하고 나직이 말한 것이 그윽하였다.

그 사람은 오래된 전시(典侍)였다던가.

19나란다지의 대문 방향

入宋の沙門道眼上人、一切經を持來して、六波羅のあたり、燒野といふ所に安置して、殊に首楞嚴經を講じて、那蘭陀寺と號す。その聖の申されしは、「那蘭陀寺は大門北むきなりと、江帥の説とていひ傳へたれど、西域傳、法顯傳などにも見えず、更に所見なし。江帥はいかなる才覺にてか申されけむ、おぼつかなし。唐土の西明寺は北向き勿論なり。」と申しき。

송나라에 다녀온 사문 도겐 상인이 일체경을 가져와 로쿠하라 근처 야키노라는 곳에 모시고, 특히 『수능엄경』을 강하며 나란다지(那蘭陀寺)라 이름 붙였다.

그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나란다지는 대문이 북향이라고 고노소치(江帥)의 설이라 하여 전해 오지만, 『서역전』이나 『법현전』 따위에도 보이지 않고 도무지 근거가 없다. 고노소치는 무슨 근거로 말씀하셨는지 미덥지 않다. 당나라의 서명사가 북향인 것은 물론이다" 하였다.

20사기초(左義長)라는 것

さぎちやうは、正月に打ちたる毬杖を、真言院より神泉苑へ出して燒きあぐるなり。法成就の池にこそと囃すは、神泉苑の池をいふなり。

사기초(左義長)는, 정월에 치던 공채를 신곤인에서 신센엔으로 내어다 태워 올리는 것이다.

"법성취(法成就)의 못이로다" 하고 추임새를 넣는 것은 신센엔의 못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