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왕오천축국전 › 한 권

남천축국南天竺國

왕오천축국전 往五天竺國傳 · 혜초(慧超) · 727년 (신라 성덕왕 26) · 단락 1 · 한자 325자 · 낭독 1.3분

「왕오천축국전」 한 권 「남천축국」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신라 승려 혜초가 스무 살 무렵 인도와 서역 마흔 나라를 발로 밟고 쓴 여행기. 천 년 넘게 사라졌다가 1908년 돈황 석굴에서 두루마리 잔본으로 되찾았다. 고향을 그리는 오언시 다섯 수가 함께 실려 있다.

1용수보살의 절과 고향 그리는 노래

即從中天國南行三箇餘月。至南天竺國王所住。王有八百頭象。境土極寬。南至南海。東至東海。西至西海。北至中天。西天東天等國接界。衣著飲食人風。與中天相似。唯言音稍別。土地熱於中天。土地所出。㲲布象水牛黃牛。亦少有羊。無駝騾驢等。有稻田。無黍粟等。至於綿絹之屬。五天總無。王及領首百姓等。極敬三寶足寺足僧。大小乘俱行。於彼山中。有一大寺。是龍樹菩薩便夜叉神造。非人所作。竝鑿山為柱。三重作樓。四面方圓三百餘步。龍樹在日。寺有三千僧。獨供養以十五石米。每日供三千僧。其米不竭。取却還生。元不減少。然今此寺廢。無僧也。龍樹壽年七百。方始亡也。于時在南天路。為言曰。五言月夜□□路。浮雲颯颯歸。減書參去便。風急不聽迴。我國天岸北。他邦地角西。日南無有雁。誰為向林飛。

곧 중천축국에서 남쪽으로 석 달 남짓 가서 남천축국 왕이 사는 곳에 이르렀다. 왕은 코끼리 팔백 마리를 가졌다. 경토가 몹시 넓어 남쪽은 남해에, 동쪽은 동해에, 서쪽은 서해에 이르고, 북쪽은 중천축·서천축·동천축 등 나라와 경계를 접한다.

옷차림과 음식과 풍속은 중천축과 비슷한데 오직 말소리가 조금 다르다. 땅은 중천축보다 덥다. 땅에서 나는 것은 모직 천과 코끼리와 물소와 황소요, 양도 조금 있으나 낙타와 노새와 나귀 따위는 없다. 벼논은 있으나 기장과 조 따위는 없다. 무명과 비단 따위는 다섯 천축에 다 없다.

왕과 수령과 백성들은 삼보를 지극히 공경하여 절도 많고 승려도 많으며, 대승과 소승이 함께 행해진다.

그 산속에 큰 절이 하나 있는데, 용수보살(龍樹菩薩)이 야차신(夜叉神)을 부려 지은 것이요 사람이 지은 것이 아니다. 산을 뚫어 기둥을 삼고 삼층으로 누각을 지었는데, 네 면 둘레가 삼백 걸음 남짓이다. 용수가 살아 있을 때 절에는 승려 삼천 명이 있었는데, 쌀 열닷 섬만으로 날마다 삼천 승려를 공양해도 그 쌀이 마르지 않았다. 퍼내면 도로 생겨나 본디대로 줄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 절은 폐허가 되어 승려가 없다. 용수는 나이 칠백에야 비로소 세상을 떠났다.

그때 남천축 길에서 오언시로 읊었다.

달 밝은 밤에 □□ 길을 바라보니 뜬구름은 너울너울 돌아가네. 편지를 봉해 가는 인편에 부치려 하나 바람이 급해 돌아보지도 않네. 내 나라는 하늘 끝 북쪽이요 남의 땅은 땅 모서리 서쪽이라. 해 남쪽에는 기러기가 없으니 뉘라서 내 고향 계림(林)을 향해 날아가 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