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우지녕의 서
若夫玉毫流照,甘露灑於大千;金鏡揚暉,薰風被於有截。故知示現三界,粵稱天下之尊;光宅四表,式標域中之大。是以慧日淪影,像化之跡東歸,帝猷宏闡,大章之步西極。
저 옥호에서 빛이 흘러 단이슬이 삼천대천세계에 뿌려지고, 금거울이 광채를 떨쳐 훈풍이 온 땅에 입혀졌다. 그러므로 삼계에 몸을 나타내신 이를 천하의 높은 분이라 일컫고, 사방에 빛으로 자리하신 것을 나라 안의 큼이라 표한 줄 알겠다. 이러므로 지혜의 해가 그림자를 감추자 그 모습을 본뜬 자취가 동쪽으로 돌아왔고, 제왕의 계책이 크게 펼쳐지자 큰 걸음이 서쪽 끝에 이르렀다.
有慈恩道場三藏法師諱玄奘,俗姓陳氏,其先潁川人也。帝軒提象,控華渚而開源;大舜賓門,基歷山而聳構。三恪照於姬載,六奇光於漢祀。書奏而承朗月,遊道而聚德星。縱壑駢鱗,培風齊翼。世濟之美,鬱為景冑。法師籍慶誕生,含和降德,結根深而䓲茂,導源浚而靈長。奇開之歲,霞軒月舉;聚沙之年,蘭薰桂馥。洎乎成立,藝殫墳素。九臯載響,五府交辟。以夫早悟真假,夙照慈慧,鏡真筌而延佇,顧生涯而永息。而朱紱紫纓,誠有界之徽網;寶車丹枕,實出世之津途。由是擯落塵滓,言歸閑曠。令兄長捷法師,釋門之棟榦者也。擅龍象於身世,挺鶖鷺於當年。朝野挹其風猷,中外羨其聲彩。既而情深友愛,道睦天倫。法師服勤請益,分陰靡棄。業光上首,擢秀檀林;德契中庸,騰芬蘭室。抗策平道,包九部而吞夢;鼓枻玄津,俯《四韋》而小魯。自茲徧遊談肆,載移涼燠。功既成矣,能亦畢矣。至於泰初日月,獨曜靈臺;子雲鞶帨,發揮神府。於是金文暫啓,佇秋駕而雲趨;玉柄纔撝,披霧巿而波屬。若會斲輪之旨,猶知拜瑟之微。以瀉瓶之多聞,泛虛舟而獨遠。迺於轘轅之地,先摧鍱腹之誇;井絡之鄉,遽表浮杯之異。遠邇宗挹,爲之語曰︰「昔聞荀氏八龍,今見陳門雙驥。」汝、潁多奇士,誠哉此言。
자은사 도량의 삼장법사가 있으니 휘는 현장이요 속성은 진씨이며 그 선대는 영천 사람이다. 헌원이 형상을 들어 화저에서 근원을 열었고, 순임금이 문에 손을 맞아 역산에 터를 세워 높이 지었다. 세 나라의 손님 대접이 주나라 시절에 빛났고 여섯 가지 기이한 꾀가 한나라 제사에 빛났다. 글을 올려 밝은 달을 받들었고 도에 노닐어 덕성이 모였다. 골짜기를 내달리는 물고기가 비늘을 나란히 하고 바람을 타는 새가 날개를 가지런히 하듯, 대대로 이어진 아름다움이 크게 성한 겨레를 이루었다. 법사는 경사를 빌려 태어나 화평함을 품고 덕을 내렸으니, 뿌리를 깊이 맺어 무성하고 근원을 깊이 이끌어 신령함이 길었다. 이를 갈 나이에 노을이 오르고 달이 뜨는 듯하였고, 모래를 모아 탑을 쌓는 나이에 난초와 계수의 향이 났다. 자라나매 재주가 옛 글에 다하였다. 아홉 굽이 못에서 소리가 울리자 다섯 관부가 다투어 불렀다. 참과 거짓을 일찍 깨치고 자비와 지혜를 일찍 비추었기에, 참된 그물을 거울삼아 오래 서 있다가 한살이를 돌아보고 길이 쉬려 하였다. 붉은 인끈과 자줏빛 갓끈은 참으로 이 세상의 아름다운 그물이요, 보배 수레와 붉은 베개는 실로 세상을 벗어나는 나루이다. 이로 말미암아 티끌과 찌끼를 떨치고 한가하고 넓은 데로 돌아갔다. 형 장첩법사는 불문의 기둥이 되는 이였다. 한 세상에 용상 같은 위엄을 떨치고 그때에 추로 같은 뛰어남을 드러내었다. 조정과 재야가 그 풍모를 우러르고 안팎이 그 이름을 부러워하였다. 형제의 정이 깊고 도에서도 화목하였다. 법사는 부지런히 섬기며 가르침을 청하여 짧은 시간도 버리지 않았다. 학업이 으뜸에 빛나 단림에서 빼어남을 뽑았고, 덕이 중용에 맞아 난실에 향기를 올렸다. 평탄한 길에서 채찍을 들어 아홉 갈래 경을 품고 큰 못을 삼켰으며, 그윽한 나루에서 노를 저어 네 베다를 굽어보며 노나라를 작다 하였다. 이로부터 강론하는 자리를 두루 다니며 여러 해를 옮겼다. 공이 이미 이루어졌고 재능도 다하였다. 태초의 해와 달이 홀로 영대를 비추고, 양자운의 수놓은 글이 신령한 곳간을 펼치는 데 이르렀다. 이에 금빛 글이 잠깐 열리자 가을 수레를 기다리듯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옥 자루를 겨우 휘두르자 안개를 헤치는 저자처럼 물결지어 잇달았다. 수레바퀴 깎는 뜻을 안다면 비파에 절하는 은미함도 알 것이다. 병을 기울이듯 많이 들은 것으로 빈 배를 띄워 홀로 멀리 갔다. 이에 환원 땅에서는 먼저 배에 쇠판을 두른 이의 뽐냄을 꺾었고, 정락의 고을에서는 곧 잔을 띄우는 기이함을 드러내었다. 멀고 가까운 이들이 우러러 말하기를 「옛날에는 순씨의 여덟 용을 들었더니 오늘은 진씨 문의 두 준마를 본다」 하였다. 여수와 영수 가에 기이한 선비가 많다더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法師自幼迄長,遊心玄籍。名流先達,部執交馳,趨末忘本,摭華捐實,遂有南北異學,是非紛糾。永言於此,良用憮然。或恐傳譯踳駮,未能筌究,欲窮香象之文,將罄龍宮之目。以絶倫之德,屬會昌之期,杖錫拂衣,第如遐境。於是背玄灞而延望,指葱山而矯迹。川陸綿長,備嘗艱險。陋博望之非遠,嗤法顯之為局。遊踐之處,畢究方言,鐫求幽賾,妙窮津會。於是詞發雌黃,飛英天竺;文傳貝葉,聿歸振旦。
법사는 어려서부터 자라기까지 그윽한 글에 마음을 노닐었다. 이름난 이들과 앞서 통달한 이들이 저마다 갈래를 세워 달렸으나, 끝을 좇다 근본을 잊고 꽃을 줍다 열매를 버려, 마침내 남북으로 배움이 갈리고 옳고 그름이 어지러이 얽혔다. 이를 두고 길이 말하자니 참으로 서글펐다. 또 옮긴 글이 어그러지고 섞여 끝까지 밝히지 못할까 저어하여, 향상의 글을 다하고 용궁의 목록을 비우고자 하였다. 견줄 데 없는 덕으로 창성한 때를 만나 지팡이를 짚고 옷을 떨쳐 먼 곳으로 나아갔다. 이에 검은 파수를 등지고 멀리 바라보며 파미르를 가리켜 자취를 옮겼다. 물길과 뭍길이 아득히 길어 어려움과 험함을 두루 겪었다. 장건이 멀리 갔다는 것을 좁다 하고 법현이 다녀온 것을 국한되었다 여겼다. 다니며 밟은 곳마다 그 고장 말을 끝까지 익히고 그윽한 이치를 파고들어 나루가 모이는 자리를 묘하게 다하였다. 이에 말이 자황처럼 나와 천축에 꽃다움을 날렸고, 글이 패엽으로 전해져 마침내 중국으로 돌아왔다.
太宗文皇帝金輪纂御,寶位居尊。載佇風徽,召見青蒲之上;迺睠通識,前膝黃屋之間。手詔綢繆,中使繼路。俯摛睿思,乃製《三藏聖教序》,凡七百八十言。今上昔在春闈,裁《述聖記》,凡五百七十九言。啓玄妙之津,盡揄揚之旨。蓋非道映雞林,譽光鷲嶽,豈能緬降神藻,以旌時秀!
태종 문황제가 금륜으로 다스리며 보배 자리에 높이 앉으셨다. 그 풍모를 기다려 푸른 부들자리 위로 불러 보시고, 통달한 앎을 돌아보시어 누런 수레 사이에서 무릎을 앞으로 하셨다. 손수 쓴 조서가 은근하고 사신이 길에 잇달았다. 슬기로운 생각을 굽혀 펴시어 『삼장성교서』를 지으시니 모두 칠백팔십 자다. 지금 임금께서 지난날 동궁에 계실 때 『술성기』를 지으시니 모두 오백칠십아홉 자다. 그윽하고 묘한 나루를 열고 기리는 뜻을 다하셨다. 도가 계림에 비치고 명예가 영취산에 빛나지 않았다면, 어찌 신묘한 글을 멀리 내리시어 한 시대의 빼어난 이를 드러내셨겠는가.
奉詔翻譯梵本,凡六百五十七部。具覽遐方異俗,絶壤殊風,土著之宜,人備之序,正朔所暨,聲教所覃,著《大唐西域記》,勒成一十二卷。編録典奧,綜覈明審,立言不朽,其在茲焉。
조서를 받들어 범본을 옮기니 모두 육백오십칠 부다. 먼 곳의 다른 풍속과 아득한 땅의 남다른 습속, 그 땅에 붙박여 사는 마땅함과 사람이 갖춘 차례, 정삭이 미치는 데와 가르침이 퍼진 데를 두루 살펴 『대당서역기』를 지어 열두 권으로 엮었다. 전적의 깊은 뜻을 모아 적고 밝고 자세히 살펴 견주었으니, 말을 세워 썩지 않게 함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