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국屈支國
屈支國。東西千餘里。南北六百餘里。國大都城周十七八里。宜穈麥有粳稻出蒲萄石榴。多梨柰桃杏。土產黃金銅鐵鉛錫。氣序和風俗質。文字取則印度。粗有改變。管絃伎樂特善諸國。服飾錦褐斷髮巾帽。貨用金錢銀錢小銅錢。王屈支種也。智謀寡昧迫於強臣。其俗生子以木押頭。欲其遍遞也。伽藍百餘所。僧徒五千餘人習學小乘教說一切有部。經教律儀取則印度。其習讀者。卽本文矣。尚拘漸教食雜三淨。潔清耽翫人以功競。
굴지국은 동서로 천여 리, 남북으로 육백여 리다. 나라의 큰 도성은 둘레가 열일고여덟 리다. 기장과 보리에 마땅하고 메벼가 있으며 포도와 석류가 난다. 배·능금·복숭아·살구가 많다. 땅에서 황금·구리·쇠·납·주석이 난다. 기후가 화창하고 풍속이 질박하다. 문자는 인도를 본떴으되 거칠게 고친 것이 있다. 관현과 기악은 여러 나라 가운데 특히 뛰어나다. 옷은 비단과 거친 베를 입고 머리를 자르며 두건과 모자를 쓴다. 돈은 금전·은전·작은 동전을 쓴다. 왕은 굴지 겨레인데 지모가 모자라 억센 신하에게 눌린다. 그 풍속에 아이를 낳으면 나무로 머리를 눌러 두루 고르게 하려 한다. 절이 백 남짓이요 승려가 오천여 명인데, 소승의 설일체유부를 배운다. 경과 계율의 법식은 인도를 본떴으므로 읽고 익히는 이들은 곧 본문 그대로 한다. 아직 점차 가르치는 데 매여 세 가지 깨끗한 고기를 섞어 먹는다. 깨끗함을 지키고 익히기를 즐겨 사람들이 공부로 다툰다.
2용의 못과 폐허가 된 성
國東境城北天祠前有大龍池。諸龍易形交合牝馬。遂生龍駒𢤱戾難馭。龍駒之子方乃馴駕。所以此國多出善馬。聞諸先志曰。近代有王。號曰金花。政教明察感龍馭乘。王欲終没鞭觸其耳。因卽潛隱以至于今。城中無井取彼池水。龍變爲人與諸婦會。生子驍勇走及奔馬。如是漸染人皆龍種。恃力作威不恭王命。王乃引搆突厥殺此城人。少長俱戮略無噍類。城今荒蕪人煙斷絕。
나라 동쪽 경계의 성 북쪽 하늘신 사당 앞에 큰 용의 못이 있다. 용들이 모습을 바꾸어 암말과 어울리므로 마침내 용 망아지가 나는데, 사납고 거세어 다루기 어렵다. 용 망아지의 새끼라야 비로소 길들여 부린다. 그래서 이 나라에 좋은 말이 많이 난다. 옛 기록에 이르기를, 근래에 왕이 있어 이름을 금화라 하였는데 정사와 가르침이 밝아 용을 부려 타기에 이르렀다 한다. 왕이 죽으려 할 때 채찍으로 그 귀를 건드리자 이내 자취를 감추어 오늘에 이르렀다. 성 안에 우물이 없어 그 못물을 길어 쓴다. 용이 사람으로 바뀌어 여러 여인과 어울려 아이를 낳으니, 굳세고 날래어 달리면 내닫는 말을 따라잡았다. 이렇게 점점 물들어 사람들이 다 용의 씨가 되었다. 힘을 믿고 위세를 부려 왕의 명을 받들지 않으니, 왕이 이에 돌궐을 끌어들여 이 성 사람을 죽였다. 어른이나 아이나 다 죽여 살아남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성은 지금 거칠어져 사람의 연기가 끊겼다.
협주 1
天祠
원문 天祠 — 불교 절이 아닌 다른 신을 모신 사당. 이 책에서는 「하늘신 사당」으로 옮긴다.
3조호리 두 절
荒城北四十餘里。接山阿。隔一河水。有二伽藍。同名照怙釐。而東西隨稱。佛像莊飾殆越人工。僧徒清齋誠爲勤勵東。照怙釐佛堂中有玉石。面廣二尺餘。色帶黃白狀如海蛤。其上有佛足履之迹。長尺有八寸。廣餘六寸矣。或有齋日照燭光明。
거친 성에서 북쪽으로 사십여 리를 가면 산기슭에 닿는데, 강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절이 둘 있다. 이름이 같이 조호리이며 동쪽과 서쪽으로 나누어 부른다. 불상의 꾸밈이 사람의 솜씨를 넘어선 듯하고, 승려들이 재계를 지켜 참으로 부지런하다. 동쪽 조호리 불당 안에 옥돌이 있는데 넓이가 두 자 남짓이요 빛이 누렇고 흰 것을 띠어 바다조개 같다. 그 위에 부처가 밟은 발자국이 있으니 길이가 한 자 여덟 치요 너비가 여섯 치 남짓이다. 재를 올리는 날이면 이따금 밝은 빛이 비친다.
4다섯 해마다 여는 큰 모임
大城西門外路左右各有立佛像。高九十餘尺。於此像前建五年一大會處。每歲秋分數十日間。舉國僧徒皆來會集。上自君王下至士庶。捐廢俗務奉持齋戒。受經聽法渴日忘疲。諸僧伽藍莊嚴佛像。瑩以珍寶飾之錦綺。載諸輦輿謂之行像。動以千數雲集會所。常以月十五日晦日。國王大臣謀議國事。訪及高僧然後宣布。
큰 성 서문 밖 길 좌우에 각각 선 불상이 있으니 높이가 아흔 자 남짓이다. 이 불상 앞에 다섯 해마다 큰 모임을 여는 자리를 마련한다. 해마다 추분 무렵 수십 일 동안 온 나라 승려가 다 모여든다. 위로 임금부터 아래로 선비와 백성까지 세속 일을 접고 재계를 받들어 지키며, 경을 받고 법을 들으며 해가 짧음을 아쉬워하고 고단함을 잊는다. 여러 절이 불상을 꾸미되 진귀한 보배로 빛내고 비단으로 장식하여 수레에 싣고 나오니 이를 행상이라 한다. 흔히 천을 헤아려 구름처럼 모임 자리에 모인다. 늘 보름과 그믐에 국왕과 대신이 나랏일을 의논하되, 높은 승려에게 물은 뒤에야 널리 알린다.
5아사리이 절
會場西北渡河至阿奢理貳伽藍。庭宇顯敝佛像工飾。僧徒肅穆精勤匪怠。並是耆艾宿德碩學高才。遠方俊彥慕義至止。國王大臣士庶豪右。四事供養久而彌敬。聞諸先志曰。昔此國先王崇敬三寶。將欲遊方觀禮聖迹。乃命母弟攝知留事。其弟受命。竊自割勢防未萌也。封之金函持以上王。王曰。斯何謂也。對曰。迴駕之日乃可開發。卽付執事隨軍掌護。王之還也果有搆禍者曰。王令監國婬亂中宮。王聞震怒欲置嚴刑。弟曰。不敢逃責願開金函。王遂發而視之。乃斷勢也。曰斯何異物欲何發明。對曰。王昔遊方命知留事。懼有讒禍割勢自明。今果有徵願垂照覽。王深驚異情愛彌隆。出入後庭無所禁礙。王弟於後行遇一夫擁五百牛欲事形腐。見而惟念。引類增懷。我今形虧豈非宿業。卽以財寶贖此羣牛。以慈善力男形漸具。以形具故遂不入宮。王怪而問之。乃陳其始末。王以爲奇特也。遂建伽藍。式旌美迹傳芳後葉。
모임 자리에서 서북쪽으로 강을 건너면 아사리이 절에 이른다. 뜰과 집이 훤하고 불상의 꾸밈이 정교하다. 승려들이 엄숙하고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모두 나이 들고 덕이 높으며 배움이 크고 재주가 높은 이들이다. 먼 곳의 뛰어난 이들이 그 뜻을 사모하여 이른다. 국왕과 대신, 선비와 백성, 세력 있는 집안이 네 가지로 공양하기를 오랠수록 더욱 공경한다. 옛 기록에 이르기를, 옛날 이 나라 선왕이 삼보를 높이 받들어 여러 곳을 다니며 성인의 자취에 예를 올리려 하였다. 이에 아우에게 명하여 남은 일을 맡아 보게 하였다. 그 아우가 명을 받고 남몰래 스스로 거세하여 아직 싹트지 않은 일을 막았다. 그것을 금함에 넣고 봉하여 왕에게 올렸다. 왕이 「이것이 무엇이냐」 하니 대답하기를 「수레를 돌리시는 날에야 열어 보소서」 하였다. 곧 일 맡은 이에게 맡겨 군사를 따라 지키게 하였다. 왕이 돌아오자 과연 화를 꾸미는 자가 있어 「왕께서 나라를 맡기신 이가 중궁을 어지럽혔습니다」 하였다. 왕이 듣고 크게 노하여 엄한 형벌에 처하려 하니, 아우가 「책망을 피하지 않겠으나 금함을 열어 보소서」 하였다. 왕이 마침내 열어 보니 잘린 살이었다. 왕이 「이것이 무슨 물건이며 무엇을 밝히려 함이냐」 하니, 대답하기를 「왕께서 지난날 여러 곳을 다니시며 남은 일을 맡기셨을 때, 헐뜯는 화가 있을까 두려워 스스로 거세하여 밝힌 것입니다. 이제 과연 조짐이 있으니 살펴 주소서」 하였다. 왕이 깊이 놀라고 기이히 여겨 아끼는 정이 더욱 두터워졌다. 뒷궁에 드나드는 데 막는 것이 없었다. 왕의 아우가 뒤에 길을 가다가 한 사내가 소 오백 마리를 몰아 거세하려는 것을 보았다. 보고 생각하기를, 같은 무리를 보니 마음이 더한다, 내가 지금 몸이 이지러진 것도 어찌 지난 업이 아니겠는가 하고는, 곧 재물로 이 소 떼를 대속하여 놓아주었다. 자비롭고 착한 힘으로 사내의 몸이 차차 갖추어졌다. 몸이 갖추어졌으므로 마침내 궁에 들지 않았다. 왕이 이상히 여겨 물으니 그 처음과 끝을 아뢰었다. 왕이 기이하게 여겨 마침내 절을 세우고 그 아름다운 자취를 기려 뒷세상에 향기를 전하였다.
협주 1
唐言奇特
당나라 말로는 기특이다.
從此西行六百餘里。經小沙磧至跋禄迦國。
여기서 서쪽으로 육백여 리를 가면 작은 모래벌을 지나 발록가국에 이른다.
협주 1
舊謂姑黑又曰亟黑
옛적에는 고묵이라 하고 또 극묵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