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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연나국梵衍那國

대당서역기 大唐西域記 · 현장(玄奘) 지음 · 변기(辯機) 엮음 · 646년 (당 정관 20) · 단락 5 · 한자 614자 · 낭독 2.5분

「대당서역기」 제1권 「범연나국」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장이 열일곱 해 동안 서역과 인도 백서른여덟 나라를 밟고 돌아와 당 태종에게 올린 기록. 서유기의 밑감이 된 책이되, 여기에는 요괴가 아니라 나라마다의 둘레와 기후와 말과 믿음이 적혀 있다. 법현보다 이백 년 뒤, 혜초보다 팔십 년 앞선 길이다.

梵衍那國。東西二千餘里。南北三百餘里。在雪山之中也。人依山谷逐勢邑居。國大都城據崖跨谷。長六七里。北背高巖。有宿麥少花果。宜畜牧多羊馬。氣序寒烈風俗剛獷。多衣皮褐亦其所宜。文字風教貨幣之用。同都貨邏國。語言少異。儀貌大同。淳信之心特甚隣國。上自三寶下至百神。莫不輸誠竭心宗敬。商估往來者。天神現徵祥。示祟變求福德。伽藍數十所。僧徒數千人。宗學小乘說出世部。

범연나국은 동서로 이천여 리, 남북으로 삼백여 리다. 설산 가운데 있다. 사람들은 산골짜기를 따라 형세대로 고을을 이루어 산다. 나라의 큰 도성은 벼랑에 기대어 골짜기를 걸터앉았으며 길이가 예닐곱 리다. 북쪽으로 높은 바위를 등졌다. 보리가 있고 꽃과 열매는 적다. 목축에 마땅하여 양과 말이 많다. 기후가 몹시 차고 풍속이 굳세고 거칠다. 가죽옷과 거친 베옷을 많이 입으니 또한 그 땅에 마땅한 바다. 문자와 풍속의 가르침, 돈 쓰는 법이 도화라국과 같고 말이 조금 다르며 몸가짐과 생김새는 대체로 같다. 도탑게 믿는 마음이 이웃 나라보다 유난히 깊다. 위로 삼보부터 아래로 온갖 신에 이르기까지 정성을 다해 받들지 않는 것이 없다. 장사꾼이 오갈 때면 하늘 신이 조짐을 나타내어 재앙을 보이고 복과 덕을 구하게 한다. 절이 수십이요 승려가 수천인데 소승 설출세부를 으뜸으로 배운다.

2선 돌부처와 놋쇠 불상

王城東北山阿有立佛石像。高百四五十尺。金色晃曜寶飾煥爛。東有伽藍。此國先王之所建也。伽藍東有鍮石釋迦佛立像高百餘尺。分身別鑄總合成立。

왕성 동북쪽 산기슭에 선 돌부처가 있으니 높이가 백사오십 자다. 금빛이 눈부시고 보배 꾸밈이 빛난다. 동쪽에 절이 있으니 이 나라 선왕이 세운 것이다. 절 동쪽에 놋쇠로 만든 석가불 선 상이 있으니 높이가 백여 자다. 몸을 나누어 따로 부어 만든 뒤 모두 합쳐 세운 것이다.

3누운 부처와 무차대회

城東二三里伽藍中有佛入涅槃臥像。長千餘尺。其王每此設無遮大會。上自妻子下至國珍。府庫既傾復以身施。羣官僚佐就僧酬贖。若此者以爲所務矣。

성 동쪽 이삼 리 절 안에 부처가 열반에 든 누운 상이 있으니 길이가 천여 자다. 그 왕이 늘 여기서 무차대회를 연다. 위로 아내와 자식부터 아래로 나라의 보배까지 내놓아 곳간이 다 비면 다시 제 몸까지 보시한다. 여러 관원과 신하들이 승려에게 나아가 값을 치르고 도로 모셔 온다. 이런 일을 힘써야 할 일로 삼는다.

4부처의 이와 상낙가박사의 가사

臥像伽藍東南行二百餘里。度大雪山。東至小川澤。泉池澄鏡林樹青葱。有僧伽藍。中有佛齒及劫初時獨覺齒。長餘五寸。廣減四寸。復有金輪王齒。長三寸廣二寸。商諾迦縛娑大阿羅漢所持鐵鉢量可八九升。凡三賢聖遺物。並以黃金緘封。又有商諾迦縛娑九條僧伽胝衣。絳赤色設諾迦草皮之所績成也。商諾迦縛娑者。阿難弟子也。在先身中以設諾迦草衣。於解安居日持施衆僧。承茲福力於五百身中陰生陰恒服此衣。以最後身從胎俱出。身既漸長。衣亦隨廣。及阿難之度出家也。其衣變爲法服。及受具戒。更變爲九條僧伽胝。將證寂滅入邊際定。發智願力留此袈裟。盡釋迦遺法。法盡之後方乃變壞。今已少損信有徵矣。

누운 상이 있는 절에서 동남쪽으로 이백여 리를 가서 큰 설산을 넘고 동쪽으로 가면 작은 내와 못이 있다. 샘과 못이 거울처럼 맑고 숲이 푸르다. 절이 있는데 그 안에 부처의 이와 겁 초에 홀로 깨친 이의 이가 있다. 길이가 다섯 치 남짓이요 너비가 네 치에 조금 못 미친다. 또 금륜왕의 이가 있으니 길이가 세 치요 너비가 두 치다. 상낙가박사 큰 아라한이 지니던 쇠바리가 있는데 크기가 여덟아홉 되쯤이다. 무릇 세 성현의 남긴 물건은 다 황금으로 봉해 두었다. 또 상낙가박사의 아홉 조 승가지 옷이 있으니 짙은 붉은빛이며 설낙가풀 껍질로 짜서 이룬 것이다. 상낙가박사는 아난의 제자다. 앞선 몸으로 있을 때 설낙가풀 옷을 안거를 푸는 날에 여러 승려에게 보시하였다. 그 복의 힘을 받아 오백 몸을 지나는 동안 중음에서 나서 늘 이 옷을 입었다. 마지막 몸에서는 태에서 함께 나왔다. 몸이 점점 자라자 옷도 따라 넓어졌다. 아난에게 제도되어 출가하매 그 옷이 법복으로 바뀌었고, 구족계를 받자 다시 아홉 조 승가지로 바뀌었다. 적멸을 증득하고 변제정에 들려 할 때, 지혜와 원의 힘을 내어 이 가사를 남겨 석가의 남은 법이 다할 때까지 두게 하였다. 법이 다한 뒤에야 비로소 삭아 없어질 것이다. 지금 조금 상하였으니 그 조짐을 믿을 만하다.

협주 1

舊曰商那和修訛也

옛적에는 상나화수라 하였으나 잘못이다.

從此東行入雪山。踰越黑嶺至迦畢試國。

여기서 동쪽으로 설산에 들어 흑령을 넘으면 가필시국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