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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게라갈국那揭羅曷國

대당서역기 大唐西域記 · 현장(玄奘) 지음 · 변기(辯機) 엮음 · 646년 (당 정관 20) · 단락 9 · 한자 1,270자 · 낭독 5.1분

「대당서역기」 제2권 「나게라갈국」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장이 열일곱 해 동안 서역과 인도 백서른여덟 나라를 밟고 돌아와 당 태종에게 올린 기록. 서유기의 밑감이 된 책이되, 여기에는 요괴가 아니라 나라마다의 둘레와 기후와 말과 믿음이 적혀 있다. 법현보다 이백 년 뒤, 혜초보다 팔십 년 앞선 길이다.

那揭羅曷國東西六百餘里,南北二百五六十里。山周四境,懸隔危險。國大都城周二十餘里。無大君長主令,役屬迦畢試國。豐穀稼,多花果,氣序溫暑,風俗淳質。猛銳驍雄,輕財好學,崇敬佛法,少信異道。伽藍雖多,僧徒寡少,諸窣堵波荒蕪圮壞。天祠五所,異道百餘人。

나게라갈국은 동서로 육백여 리, 남북으로 이백오륙십 리다. 산이 사방을 둘러 매달린 듯 험하다. 나라의 큰 도성은 둘레가 이십여 리다. 큰 임금이 명을 주관하지 않고 가필시국에 매여 부림을 받는다. 곡식이 넉넉하고 꽃과 열매가 많다. 기후가 따뜻하고 무더우며 풍속이 순박하고 질박하다. 사납고 날래며 굳세고, 재물을 가벼이 여기고 배우기를 좋아한다. 불법을 높이 공경하고 다른 도는 적게 믿는다. 절은 많으나 승려가 적고 여러 탑이 거칠어지고 무너졌다. 하늘신 사당가 다섯이요 외도가 백여 명이다.

2연등불에게 수기를 받은 자리

城東二里有窣堵波,高三百餘尺,無憂王之所建也。編石特起,刻雕奇制,釋迦菩薩值然燈佛敷鹿皮衣布發掩泥得受記處。時經劫壞,斯跡無泯。或有齋日,天雨眾花,群黎心競,式修供養。其西伽藍,少有僧徒。次南小窣堵波,是昔掩泥之地,無憂王避大路,遂僻建焉。

성 동쪽 이 리에 탑이 있으니 높이가 삼백여 자다. 무우왕이 세운 것이다. 돌을 엮어 우뚝 세우고 새김이 기이하다. 석가보살이 연등불을 만나 사슴 가죽 옷을 펴고 머리를 풀어 진창을 덮어 수기를 받은 자리다. 겁이 지나 무너져도 이 자취는 스러지지 않았다. 더러 재일이면 하늘이 온갖 꽃을 비처럼 내리므로, 백성이 다투어 마음을 내어 법식대로 공양한다. 그 서쪽 절에는 승려가 적다. 그다음 남쪽의 작은 탑은 옛날 진창을 덮은 자리다. 무우왕이 큰길을 피하여 마침내 한쪽으로 물려 세웠다.

3부처의 이가 있던 옛터

城內有大窣諸波故基。聞諸先志曰:昔有佛齒,高廣嚴麗。今既無齒,唯餘故基。其側有窣堵波,高三十餘尺。彼欲相傳,不知源起,云從空下,峙基於此。既非人工,實多靈瑞。

성 안에 큰 탑의 옛터가 있다. 옛 기록에 이르기를, 옛날 부처의 이가 있어 높고 넓으며 엄정하고 아름다웠다 한다. 이제 이는 없고 오직 옛터만 남았다. 그 곁에 탑이 있으니 높이가 삼십여 자다. 저들이 서로 전하기는 하나 그 유래를 알지 못하고, 공중에서 내려와 여기에 터를 잡았다 한다. 사람의 솜씨가 아니며 실로 신령한 상서가 많다.

4꽃을 산 자리

城西南十餘里有窣堵波,是如來自中印度淩虛遊化,降跡於此,國人感慕,建此靈基。其東不遠有窣堵波,是釋迦菩薩昔值然燈佛於此買花。

성 서남쪽 십여 리에 탑이 있으니, 여래가 중인도에서 허공을 타고 다니며 교화하다가 여기에 자취를 내리신 곳이다. 나라 사람들이 감동하고 사모하여 이 신령한 터를 세웠다. 그 동쪽 멀지 않은 데 탑이 있으니, 석가보살이 옛날 연등불을 만나 여기서 꽃을 산 자리다.

5작은 돌고개의 절

城西南二十餘里至小石嶺,有伽藍,高堂重閣,積石所成。庭宇寂寥,絕無僧侶。中有窣堵波,高二百餘尺,無憂王之所建也。

성 서남쪽 이십여 리를 가면 작은 돌고개에 이르니 절이 있다. 높은 집과 겹다락을 돌을 쌓아 이루었다. 뜰과 집이 고요하고 승려가 아주 없다. 안에 탑이 있으니 높이가 이백여 자요 무우왕이 세운 것이다.

6구파라 용의 굴과 부처의 그림자

伽藍西南,深澗峭絕,瀑布飛流,懸崖壁立。東岸石壁有大洞穴,瞿波羅龍之所居也。門徑狹小,窟穴冥暗,崖石津滴,蹊徑餘流。昔有佛影,煥若真容,相好具足,儼然如在。近代已來,人不遍睹,縱有所見,仿佛而已。至誠祈請,有冥感者,乃暫明視,尚不能久。昔如來在世之時,此龍為牧牛之士,供王乳酪,進奉失宜。既獲譴責,心懷恚恨,即以金錢買花,供養受記窣堵波,願為惡龍,破國害王。即趣石壁,投身而死。遂居此窟,為大龍王,便欲出穴,成本惡願。適起此心,如來已鑒,湣此國人為龍所害,運神通力,自中印度至。龍見如來,毒心遂止,受不殺戒,願護正法。因請如來:「常居此窟,諸聖弟子,恒受我供。」如來告曰:「吾將寂滅,為汝留影,遣五羅漢常受汝供。正法隱沒,其事無替。汝若毒心奮怒,當觀吾留影,以慈善故,毒心當止。此賢劫中,當來世尊,亦悲湣汝,皆留影像。」影窟門外有二方石,其一石上有如來足蹈之跡,輪相微現,光明時燭。影窟左右多諸石室,皆是如來諸聖弟子入定之處。影窟西北隅有窣堵波,是如來經行之處。其側窣堵波,有如來髮、爪。鄰此不遠有窣堵波,是如來顯暢真宗,說蘊界處之所也。影窟西有大盤石,如來嘗於其上濯浣袈裟,文影微現。

절 서남쪽은 깊은 골짜기가 가파르게 끊기고 폭포가 날아 흐르며 벼랑이 벽처럼 섰다. 동쪽 기슭 돌벽에 큰 굴이 있으니 구파라 용이 살던 곳이다. 문과 길이 좁고 굴속이 어두우며 벼랑 돌에서 물이 방울지고 좁은 길에 흐르는 물이 남아 있다. 옛날 부처의 그림자가 있어 참모습처럼 빛나 잘생긴 상호를 갖추어 엄연히 계신 듯하였다. 근래 이래로 사람들이 두루 보지 못하고, 설령 보는 이가 있어도 어렴풋할 뿐이다. 지극한 정성으로 빌어 보이지 않게 감응한 이라야 잠깐 밝게 볼 수 있으나 그것도 오래가지 못한다. 옛날 여래가 세상에 계실 때 이 용은 소를 치던 사람이었다. 왕에게 젖과 타락을 바치다가 바치는 것이 마땅치 못하여 꾸지람을 들었다. 마음에 원한을 품고 곧 금전으로 꽃을 사서 수기를 받은 탑에 공양하고 원하기를 「악한 용이 되어 나라를 깨뜨리고 왕을 해치리라」 하였다. 곧 돌벽으로 나아가 몸을 던져 죽었다. 마침내 이 굴에 살며 큰 용왕이 되어 굴을 나가 본디 악한 원을 이루려 하였다. 이 마음을 일으키자 여래가 이미 살피시고, 이 나라 사람들이 용에게 해를 입을 것을 가엾이 여겨 신통의 힘을 부려 중인도에서 오셨다. 용이 여래를 보자 독한 마음이 마침내 그쳐 죽이지 않는 계를 받고 바른 법을 지키기를 원하였다. 이에 여래께 청하기를 「늘 이 굴에 머무시어 여러 성스러운 제자들이 항상 저의 공양을 받게 하소서」 하였다. 여래가 이르시기를 「나는 장차 적멸에 들리라. 너를 위해 그림자를 남기고 다섯 나한을 보내어 늘 너의 공양을 받게 하리라. 바른 법이 숨어 사라져도 그 일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네가 만일 독한 마음으로 성내거든 마땅히 내가 남긴 그림자를 보아라. 자비롭고 착한 까닭에 독한 마음이 그칠 것이다. 이 현겁 가운데 오실 세존들도 또한 너를 가엾이 여겨 다 그림자를 남기시리라」 하셨다. 그림자 굴 문밖에 모난 돌 둘이 있는데, 그 한 돌 위에 여래가 밟으신 자취가 있어 바퀴 무늬가 어렴풋이 나타나고 밝은 빛이 때때로 비친다. 그림자 굴 좌우에 석실이 많으니 다 여래의 여러 성스러운 제자들이 선정에 들던 곳이다. 그림자 굴 서북쪽 모퉁이에 탑이 있으니 여래가 거닐던 곳이다. 그 곁 탑에는 여래의 머리카락과 손톱이 있다. 여기서 멀지 않은 탑은 여래가 참된 종지를 드러내어 온·계·처를 말씀하신 곳이다. 그림자 굴 서쪽에 큰 너럭바위가 있으니 여래가 일찍이 그 위에서 가사를 빨던 곳이라, 무늬와 그림자가 어렴풋이 나타난다.

7혜라성 — 부처의 정골

城東南三十餘里,至醯羅城。周四五里,豎峻險固,花林池沼,光鮮澄鏡。城中居人,淳質正信。復有重閣,畫棟丹楹。第二閣中有七寶小窣堵波,置如來頂骨。骨周一尺二寸,髮孔分明,其色黃白,盛以寶函,置窣堵波中。欲知善惡相者,香末和泥,以印頂骨,隨其福感,其文渙然。又有七寶小窣堵波,以貯如來髑髏骨,狀若荷葉,色同頂骨,亦以寶函緘絡而置。又有七寶小窣堵波,貯如來眼睛,睛大如柰,光明清徹,曒映中外,又以七寶函緘封而置。如來僧伽胝袈裟,細氎所作,其色黃赤,置寶函中,歲月既遠,微有損壞。如來錫杖,白鐵作環,栴檀為笴,寶筒盛之。近有國王聞此諸物並是如來昔親服用,恃其威力,迫脅而歸。既至本國,置所居宮,曾未浹辰,求之已失。爰更尋訪,已還本處。斯五聖跡,多有靈異。迦畢試王令五凈行給侍香花,觀禮之徒,相繼不絕。諸凈行等欲從虛寂,以為財用人之所重,權立科條,以止喧雜。其大略曰:「諸欲見如來頂骨者,稅一金錢;若取印者,稅五金錢。」自餘節級,以次科條。科條雖重,觀禮彌眾。

성 동남쪽 삼십여 리를 가면 혜라성에 이른다. 둘레가 네댓 리인데 가파르고 굳으며, 꽃 숲과 못이 산뜻하고 거울처럼 맑다. 성 안에 사는 사람들은 순박하고 질박하며 바르게 믿는다. 또 겹다락이 있어 들보에 그림을 그리고 기둥을 붉게 칠하였다. 둘째 층 다락 안에 일곱 보배로 만든 작은 탑이 있어 여래의 정수리뼈를 모셨다. 뼈는 둘레가 한 자 두 치인데 털구멍이 또렷하고 빛이 누렇고 희다. 보배 함에 담아 탑 안에 두었다. 착함과 악함의 상을 알고자 하는 이는 향가루를 진흙에 개어 정수리뼈에 찍는데, 그 복의 감응에 따라 무늬가 뚜렷이 나타난다. 또 일곱 보배로 만든 작은 탑이 있어 여래의 해골뼈를 담았으니, 모양이 연잎 같고 빛이 정수리뼈와 같으며 또한 보배 함에 봉해 두었다. 또 일곱 보배로 만든 작은 탑이 있어 여래의 눈동자를 담았으니, 눈동자가 능금만 하고 밝은 빛이 맑게 사무쳐 안팎을 환히 비추며, 또한 일곱 보배 함에 봉해 두었다. 여래의 승가지 가사는 고운 무명으로 지었는데 빛이 누렇고 붉으며 보배 함에 두었다. 세월이 오래되어 조금 상하였다. 여래의 석장은 흰 쇠로 고리를 만들고 전단으로 자루를 삼았으며 보배 통에 담았다. 근래 어떤 국왕이 이 여러 물건이 다 여래가 옛날 몸소 쓰시던 것이라는 말을 듣고, 제 위세를 믿고 위협하여 가져갔다. 본국에 이르러 사는 궁에 두었는데, 열흘도 되지 않아 찾으니 이미 없어졌다. 이에 다시 찾아보니 이미 본디 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이 다섯 성스러운 자취에는 신령한 이적이 많다. 가필시왕이 다섯 정행에게 명하여 향과 꽃을 바치게 하니, 보고 예배하는 무리가 잇달아 끊이지 않는다. 여러 정행들은 비고 고요한 데를 좇고자 하나 재물은 사람들이 무겁게 여기는 것이므로, 임시로 조목을 세워 시끄럽고 섞임을 막았다. 그 대략에 이르기를 「여래의 정수리뼈를 보려는 이는 금전 하나를 내고, 찍어 보려는 이는 금전 다섯을 내라」 하였다. 그 밖의 등급도 차례로 조목을 매겼다. 조목이 무거우나 보고 예배하는 이가 더욱 많다.

8손을 대면 흔들리는 탑

重閣西北有窣堵波,不甚高大,而多靈異,人以指觸,便即搖震,連基傾動,鈴鐸和鳴。

겹다락 서북쪽에 탑이 있는데 그리 높고 크지 않으나 신령한 이적이 많다. 사람이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곧 흔들려 터까지 기울어 움직이고 방울이 어울려 울린다.

從此東南山谷中行五百餘里,至健馱邏國。

여기서 동남쪽으로 산골짜기를 오백여 리 가면 건타라국에 이른다.

협주 1

舊曰乾陁衛,訛也。北印度境。

옛적에는 건타위라 하였으나 잘못이다. 북인도 경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