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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비타국劫比他國

대당서역기 大唐西域記 · 현장(玄奘) 지음 · 변기(辯機) 엮음 · 646년 (당 정관 20) · 단락 7 · 한자 716자 · 낭독 2.9분

「대당서역기」 제4권 「겁비타국」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장이 열일곱 해 동안 서역과 인도 백서른여덟 나라를 밟고 돌아와 당 태종에게 올린 기록. 서유기의 밑감이 된 책이되, 여기에는 요괴가 아니라 나라마다의 둘레와 기후와 말과 믿음이 적혀 있다. 법현보다 이백 년 뒤, 혜초보다 팔십 년 앞선 길이다.

劫比他國周二千餘里,國大都城周二十餘里。氣序土宜,同毗羅刪拿國。風俗淳和,人多學藝。伽藍四所,僧徒千餘人,並學小乘正量部法。天祠十所,異道雜居,同共遵事大自在天。

겁비타국은 둘레가 이천여 리요 나라의 큰 도성은 둘레가 이십여 리다. 기후와 땅에 마땅한 것이 비라산나국과 같다. 풍속이 순박하고 화하며 사람이 배움과 재예가 많다. 절이 넷이요 승려가 천여 명인데 모두 소승 정량부의 법을 배운다. 하늘신 사당가 열이요 외도가 섞여 사는데 다 함께 대자재천을 좇아 섬긴다.

城東二十餘里有大伽藍,經制輪奐,工窮剞劂。聖形尊像,務極莊嚴。僧徒數百人,學正量部法。數萬凈人,宅居其側。

성 동쪽 이십여 리에 큰 절이 있으니 지은 규모가 크고 화려하며 솜씨가 정교함을 다하였다. 거룩한 모습의 존상은 꾸밈이 지극히 엄정하다. 승려가 수백 명인데 정량부의 법을 배운다. 수만의 정인이 그 곁에 집을 짓고 산다.

3세 보배 층계 — 하늘에서 내려오신 자리

伽藍大垣內有三寶階,南北列,東面下,是如來自三十三天降還所也。昔如來起自勝林,上升天宮,居善法堂,為母說法。過三月已,將欲下降,天帝釋乃縱神力,建立寶階,中階黃金,左水精,右白銀。如來起善法堂,從諸天眾,履中階而下;大梵王執白拂,履銀階而右侍;天帝釋持寶蓋,蹈水精階而左侍。天眾淩虛,散花贊德。數百年前,猶有階級,逮至今時,陷沒已盡。諸國君王悲慨不遇,壘以磚石,飾以珍寶,於其故基,擬昔寶階,其高七十餘尺,上起精舍。中有石佛像,而左右之階有釋、梵之像,形擬厥初,猶為下勢。傍有石柱,高七十餘尺,無憂王所建。色紺光潤,質堅密理,上作師子蹲踞向階,雕鏤奇形,周其方面,隨人罪福,影現柱中。

절의 큰 담 안에 세 보배 층계가 있어 남북으로 벌여 서고 동쪽으로 내려오니, 이는 여래가 삼십삼천에서 내려오신 자리다. 옛날 여래가 승림에서 일어나 하늘 궁에 올라 선법당에 계시며 어머니를 위해 법을 말씀하셨다. 석 달이 지나 내려오려 하시니, 천제석이 이에 신통의 힘을 부려 보배 층계를 세웠다. 가운데 층계는 황금이요 왼쪽은 수정이며 오른쪽은 백은이었다. 여래가 선법당에서 일어나 여러 하늘 무리를 거느리고 가운데 층계를 밟아 내려오시고, 대범왕은 흰 불자를 잡고 은 층계를 밟아 오른쪽에서 모시며, 천제석은 보배 일산을 들고 수정 층계를 밟아 왼쪽에서 모셨다. 하늘 무리가 허공을 타고 꽃을 뿌리며 덕을 기렸다. 수백 년 전만 해도 층계가 남아 있었으나 오늘에 이르러 꺼져 다 없어졌다. 여러 나라 임금이 만나 보지 못함을 슬퍼하여 벽돌과 돌을 쌓고 진귀한 보배로 꾸며 그 옛터에 옛 보배 층계를 본떠 만드니, 높이가 칠십여 자요 위에 정사를 세웠다. 그 안에 돌부처 상이 있고 좌우 층계에는 제석과 범왕의 상이 있어, 모양이 처음 것을 본떠 아직도 내려오는 자세다. 곁에 돌기둥이 있으니 높이가 칠십여 자요 무우왕이 세운 것이다. 빛이 검푸르고 윤이 나며 바탕이 굳고 결이 촘촘하다. 위에 사자가 층계를 향해 웅크린 것을 만들고 기이한 모양을 새겨 그 네 면을 둘렀는데, 사람의 죄와 복에 따라 그림자가 기둥 가운데 나타난다.

4네 부처의 자취와 목욕하신 곳

寶階側不遠有窣堵波,是過去四佛坐及經行遺跡之所。其側窣堵波,如來在昔於此澡浴。其側精舍,是如來入定之處。精舍側有大石基,長五十餘步,高七尺,是如來經行之處。足所履跡,皆有蓮花之文。基左右各有小窣堵波,帝釋、梵王之所建也。

보배 층계 곁 멀지 않은 데 탑이 있으니 지나간 네 부처가 앉으시고 거니신 자취가 있는 자리다. 그 곁 탑은 여래가 옛날 여기서 목욕하신 자리다. 그 곁 정사는 여래가 선정에 드신 곳이다. 정사 곁에 큰 돌 터가 있으니 길이가 오십여 걸음이요 높이가 일곱 자다. 이는 여래가 거니신 자리다. 발이 밟은 자취마다 연꽃 무늬가 있다. 터 좌우에 각각 작은 탑이 있으니 제석과 범왕이 세운 것이다.

5연화색 비구니와 선현

釋、梵窣堵波前,是蓮花色苾芻尼欲先見佛,化作轉輪王處。如來自天宮還贍部洲也,時蘇部底宴坐石室,竊自思曰:「今佛還降,人、天導從,如我今者,何所宜行?嘗聞佛說,知諸法空,體諸法性,是則以慧眼觀法身也。」時蓮花色苾芻尼欲初見佛,化為轉輪王,七寶導從,四兵警衛,至世尊所,復苾芻尼。如來告曰:「汝非初見。夫善現者,觀諸法空,是見法身。」

제석과 범왕의 탑 앞은 연화색 비구니가 부처를 먼저 뵈려고 전륜왕으로 변한 자리다. 여래가 하늘 궁에서 섬부주로 돌아오실 때, 소부저가 석실에서 고요히 앉아 남몰래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제 부처가 돌아 내려오시매 사람과 하늘이 이끌고 따르는데, 나 같은 이는 무엇을 함이 마땅한가. 일찍이 부처의 말씀을 들으니 여러 법이 빔을 알고 여러 법의 성품을 체득하는 것이 곧 지혜의 눈으로 법신을 보는 것이라 하였다」 하였다. 그때 연화색 비구니가 부처를 맨 처음 뵈려고 전륜왕으로 변하여 일곱 보배가 이끌고 네 가지 군사가 지키는 가운데 세존께 이르러 다시 비구니가 되었다. 여래가 이르시기를 「너는 처음 본 것이 아니다. 무릇 선현은 여러 법이 빈 것을 보았으니 이것이 법신을 본 것이다」 하셨다.

협주 1

唐言善現。舊曰須扶提,或曰須菩提,譯曰善吉,皆訛也。

당나라 말로는 선현이다. 옛적에는 수부제라 하고 더러 수보리라 하여 옮기기를 선길이라 하였으나 다 잘못이다.

6용못이 지키는 성스러운 자취

聖跡坦內,靈異相繼。其大窣堵波東南有一龍池,恒護聖跡。既有冥衛,難以輕犯。歲久自壞,人莫能毀。

성스러운 자취가 있는 담 안에 신령한 이적이 잇달아 일어난다. 그 큰 탑 동남쪽에 용못 하나가 있어 늘 성스러운 자취를 지킨다. 이미 보이지 않는 지킴이 있으므로 가벼이 범하기 어렵다. 세월이 오래되어 절로 무너지기는 하나 사람이 헐지는 못한다.

從此東南行減二百里,至羯若鞠阇國。

여기서 동남쪽으로 이백 리 남짓을 가면 갈야국사국에 이른다.

협주 1

唐言曲女城國。中印度境。

당나라 말로는 곡녀성국이다. 중인도 경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