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야가국缽邏耶伽國
缽邏耶伽國周五千餘里。國大都城據兩河交,周二十餘里,稼穡滋盛,果木扶疏。氣序和暢,風俗善順。好學藝,信外道。伽藍兩所,僧徒寡少,並皆習學小乘法教。天祠數百,異道寔多。
발라야가국은 둘레가 오천여 리다. 나라의 큰 도성은 두 강이 만나는 데에 자리하고 둘레가 이십여 리다. 심고 거두는 것이 넉넉하고 성하며 과일나무가 우거졌다. 기후가 화창하고 풍속이 착하고 순하다. 배우고 익히기를 좋아하며 외도를 믿는다. 절이 둘이요 승려가 적으며 모두 소승의 법과 가르침을 익혀 배운다. 하늘신 사당가 수백이요 외도가 참으로 많다.
2외도를 항복받으신 자리
大城西南瞻博迦花林中,有窣堵波,無憂王之所建也。基雖傾陷,尚百餘尺。在昔如來於此處降伏外道。其側則有髮爪窣堵波、經行遺跡。
큰 성 서남쪽 첨박가 꽃 숲 가운데 탑이 있으니 무우왕이 세운 것이다. 터가 기울고 꺼졌으나 아직 백여 자다. 옛날 여래가 이곳에서 외도를 항복받으셨다. 그 곁에는 머리카락과 손톱을 모신 탑과 거니신 자취가 있다.
3제바보살과 바라문의 문답
髮爪窣堵波側,有故伽藍,是提婆。菩薩作《廣百論》挫小乘、伏外道處。初,提婆菩薩自南印度至此伽藍,城中有外道婆羅門,高論有聞,辯才無礙,循名責實,反質窮辭。雅知提婆博究玄奧,欲挫其鋒,乃循名問曰:「汝為何名?」提婆曰:「名天。」外道曰:「天是誰?」提婆曰:「我。」外道曰:「我是誰?」提婆曰:「狗。」外道曰:「狗是誰?」提婆曰:「汝。」外道曰:「汝是誰?」提婆曰:「天。」外道曰:「天是誰?」提婆曰:「我。」外道曰:「我是誰?」提婆曰:「狗。」外道曰:「誰是狗?」提婆曰:「汝。」外道曰:「汝是誰?」提婆曰:「天。」如是循環,外道方悟。自時厥後,深敬風猷。
머리카락과 손톱을 모신 탑 곁에 옛 절이 있으니, 이는 제바보살이 『광백론』을 지어 소승을 꺾고 외도를 항복받은 자리다. 처음에 제바보살이 남인도에서 이 절에 이르렀는데, 성 안에 외도 바라문이 있어 높은 논변으로 이름이 있고 말재주가 걸림 없으며, 이름을 좇아 실상을 따지고 되받아 물어 말을 막았다. 제바가 그윽하고 깊은 것을 널리 궁구한 줄 익히 알고 그 날카로움을 꺾으려 하여, 이에 이름을 좇아 묻기를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하니, 제바가 이르기를 「이름은 천이다」 하였다. 외도가 이르기를 「천은 누구인가」 하니, 제바가 이르기를 「나다」 하였다. 외도가 이르기를 「나는 누구인가」 하니, 제바가 이르기를 「개다」 하였다. 외도가 이르기를 「개는 누구인가」 하니, 제바가 이르기를 「너다」 하였다. 외도가 이르기를 「너는 누구인가」 하니, 제바가 이르기를 「천이다」 하였다. 외도가 이르기를 「천은 누구인가」 하니, 제바가 이르기를 「나다」 하였다. 외도가 이르기를 「나는 누구인가」 하니, 제바가 이르기를 「개다」 하였다. 외도가 이르기를 「누가 개인가」 하니, 제바가 이르기를 「너다」 하였다. 외도가 이르기를 「너는 누구인가」 하니, 제바가 이르기를 「천이다」 하였다. 이렇게 돌고 돌자 외도가 비로소 깨달았다. 그때부터 뒤로 그 기풍을 깊이 공경하였다.
협주 1
唐言天
당나라 말로는 천이다.
4몸을 버리게 하는 천사
城中有天祠,瑩飾輪煥,靈異多端。依其典籍,此處是眾生植福之勝地也。能於此祠捐舍一錢,功逾他所惠施千金。復能輕生,祠中斷命,受天福樂,悠永無窮。天祠堂前有一大樹,樹葉扶疏,陰影蒙密。有食人鬼依而棲宅,故其左右多有遺骸。若人至此祠中,無不輕舍身命,既怵邪說,又為神誘,自古迄今,習謬無替。近有婆羅門,族姓子也,闊達多智,明敏高才,來至祠中,謂眾人曰:「夫曲俗鄙志,難以導誘,吾方同事,然後攝化。」亦既登臨,俯謂友曰:「吾有死矣!昔謂詭妄,今驗其實,天仙伎樂依空接引,當從勝境捐此鄙形。」尋欲投身,自取殞絕,親友諫諭,其志不移。遂布衣服,遍周樹下,及其自投,得全軀命。久而醒曰:「惟見空中諸天召命,斯乃邪雅神所引,非得天樂也。」
성 안에 하늘신 사당가 있으니 빛나게 꾸며 크고 환하며 신령한 이적이 여러 가지다. 그 전적에 따르면 이곳은 뭇 목숨이 복을 심는 뛰어난 땅이다. 이 사당에 한 돈을 버릴 수 있으면 그 공이 다른 데서 천금을 베푸는 것보다 낫고, 또 목숨을 가벼이 여겨 사당 안에서 목숨을 끊으면 하늘의 복락을 받아 아득히 끝이 없다고 한다. 하늘신 사당 집 앞에 큰 나무 하나가 있어 잎이 우거지고 그늘이 짙다.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이 거기 기대어 깃들어 사는 까닭에 그 좌우에 남은 뼈가 많다. 만일 사람이 이 사당에 이르면 몸과 목숨을 가벼이 버리지 않는 이가 없으니, 이미 삿된 말에 끌리고 또 귀신에게 꾀임을 받아 예부터 이제까지 그릇된 버릇이 바뀌지 않았다. 요즈음 한 바라문이 있었으니 겨레 있는 집안의 아들이다. 트이고 지혜가 많으며 밝고 민첩하고 재주가 높았는데, 사당에 와서 여러 사람에게 이르기를 「무릇 굽은 풍속과 낮은 뜻은 이끌어 타이르기 어렵다. 내가 바야흐로 같이 하고 그런 뒤에 거두어 교화하겠다」 하였다. 이윽고 올라가 굽어보며 벗에게 이르기를 「나는 죽으련다. 옛날에는 속임이라 여겼는데 이제 그 참됨을 겪었다. 하늘 신선의 풍류가 허공에 기대어 맞아 이끄니, 마땅히 뛰어난 곳을 좇아 이 더러운 모습을 버리겠다」 하고, 곧 몸을 던져 스스로 죽으려 하였다. 친한 벗들이 말렸으나 그 뜻이 옮겨지지 않았다. 벗들이 마침내 옷을 펴 나무 아래에 두루 깔았으므로, 그가 몸을 던졌을 때 목숨을 온전히 건졌다. 한참 뒤에 깨어나 이르기를 「다만 허공에서 여러 하늘이 부르는 것만 보았을 뿐이다. 이는 곧 삿된 귀신이 이끈 것이요 하늘의 즐거움을 얻은 것이 아니었다」 하였다.
5다섯 해마다 여는 큰 보시의 마당
大城東,兩河交,廣十餘里,土地爽塏,細沙彌漫。自古至今,諸王豪族,凡有舍施,莫不至止,周給不計,號大施場。今戒日王者,聿修前緒,篤述惠施,五年積財,一旦傾舍,於其施場,多聚珍貨。初第一日,置大佛像,眾寶莊嚴,即持上妙奇珍,而以奉施。次常住僧,次見前眾,次高才碩學、博物多能,次外道學徒、隱淪肥遁,次鰥寡孤獨、貧窮乞人。備極珍玩,窮諸上饌,如是節級,莫不周施。府庫既傾,肥玩都盡,髻中明珠,身諸瓔珞,次第施與,初無所悔。既舍施已,稱曰:「樂哉!凡吾所有,已入金剛堅固藏矣。」從此之後,諸國君王各獻珍服。嘗不逾旬,府庫充仞。
큰 성 동쪽 두 강이 만나는 데는 넓이가 십여 리요 땅이 시원하고 높으며 고운 모래가 널리 깔렸다. 예부터 이제까지 여러 왕과 호족이 무릇 베푸는 일이 있으면 여기에 이르지 않는 이가 없어, 두루 나누어 주기를 헤아리지 않았으므로 큰 보시의 마당이라 부른다. 지금의 계일왕은 앞선 실마리를 이어 닦아 베풂을 도탑게 하니, 다섯 해 동안 재물을 쌓았다가 하루아침에 다 기울여 그 보시 마당에 진귀한 재화를 많이 모았다. 처음 첫날에는 큰 불상을 모시고 여러 보배로 엄정히 꾸민 뒤, 곧 가장 좋고 기이한 보배를 가져다 받들어 보시하였다. 다음은 늘 머무는 승려, 다음은 앞에 나타난 무리, 다음은 재주가 높고 배움이 큰 이와 사물을 널리 알고 능한 것이 많은 이, 다음은 외도의 배우는 무리와 숨어 사는 이, 다음은 홀아비와 과부와 고아와 늙어 자식 없는 이와 가난하여 빌어먹는 이였다. 진귀하고 완상할 것을 다 갖추고 좋은 음식을 다하여, 이처럼 차례를 따라 두루 베풀지 않음이 없었다. 곳간이 이미 기울고 아끼던 것이 다 없어지자, 상투 가운데 밝은 구슬과 몸의 여러 영락을 차례로 베풀어 주되 처음부터 뉘우치는 바가 없었다. 이미 베풀기를 마치고 일컫기를 「즐겁구나. 무릇 내가 가진 것이 이미 금강의 굳은 곳간에 들었도다」 하였다. 이 뒤로 여러 나라 임금이 저마다 진귀한 옷을 바쳐 열흘이 넘지 않아 곳간이 가득 찼다.
6두 강이 만나는 곳
大施場東合流口,日數百人自溺而死。彼俗以為欲求生天,當於此處絕粒自沈,沐浴中流,罪垢消滅。是以異國遠方,相趨萃止,七日斷食,然後絕命。至於山猿、野鹿,群遊水濱,或濯流而返,或絕食而死。當戒日王之大施也,有一彌猴,居河之濱,獨在樹下屏跡絕食,經數日後自餓而死。故諸外道修苦行者,於河中立高柱,日將旦也,便即升之,一手一足執柱端,躡傍杙,一手一足虛懸外申,臨空不屈,延頸張目,視日右轉,逮乎曛暮,方乃下焉。若此者,其徒數十,冀斯勤苦,出離生死,或數十年未嘗懈息。從此西南入大林中,惡獸野象,群暴行旅,非多徒黨,難以經涉。行五百餘里,至憍賞彌國。
큰 보시 마당 동쪽 두 강이 만나는 어귀에는 날마다 수백 사람이 스스로 빠져 죽는다. 그 고장 풍속으로는 하늘에 나기를 구하려면 마땅히 이곳에서 낟알을 끊고 스스로 잠기며 흐름 가운데서 목욕하면 죄와 때가 사라져 없어진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다른 나라 먼 데서 서로 달려와 모여들어, 이레 동안 밥을 끊은 뒤에 목숨을 끊는다. 산의 원숭이와 들의 사슴까지도 물가에 무리지어 노닐다가 더러는 흐름에 씻고 돌아가고 더러는 밥을 끊고 죽는다. 계일왕이 크게 보시할 때에 원숭이 한 마리가 강가에 살았는데, 홀로 나무 아래에서 자취를 감추고 밥을 끊더니 며칠 뒤 스스로 굶어 죽었다. 그러므로 여러 외도로서 고행을 닦는 이들은 강 가운데 높은 기둥을 세우고, 날이 밝으려 하면 곧 거기 올라 한 손과 한 발로 기둥 끝을 잡고 곁의 말뚝을 밟으며, 한 손과 한 발은 허공에 걸어 밖으로 펴서 공중에 임하여 굽히지 않고, 목을 늘이고 눈을 부릅떠 해를 보며 오른쪽으로 돌다가 날이 저물어서야 비로소 내려온다. 이런 이가 그 무리 수십인데, 이 부지런한 괴로움으로 나고 죽음을 벗어나기를 바라 더러는 수십 해를 일찍이 게을리 쉬지 않는다. 여기서 서남쪽으로 큰 숲에 들어가면 사나운 짐승과 들 코끼리가 무리지어 길손을 사납게 하므로, 무리가 많지 않으면 지나가기 어렵다. 오백여 리를 가면 교상미국에 이른다.
협주 1
舊曰拘睒彌國,訛也。中印度境。
옛적에는 구섬미국이라 하였으나 잘못이다. 중인도 경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