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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살라국憍薩羅國

대당서역기 大唐西域記 · 현장(玄奘) 지음 · 변기(辯機) 엮음 · 646년 (당 정관 20) · 단락 5 · 한자 1,689자 · 낭독 6.8분

「대당서역기」 제10권 「교살라국」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장이 열일곱 해 동안 서역과 인도 백서른여덟 나라를 밟고 돌아와 당 태종에게 올린 기록. 서유기의 밑감이 된 책이되, 여기에는 요괴가 아니라 나라마다의 둘레와 기후와 말과 믿음이 적혀 있다. 법현보다 이백 년 뒤, 혜초보다 팔십 년 앞선 길이다.

憍薩羅國周六千餘里,山嶺周境,林藪連接。國大都城周四十餘里。土壤膏腴,地利滋盛。邑里相望,人戶殷實。其形偉,其色黑。風俗剛猛,人性勇烈,邪正兼信,學藝高明。王,剎帝利也,崇敬佛教,仁慈深遠。伽藍百餘所,僧徒減萬人,並皆習學大乘法教。天祠七十餘所,異道雜居。

교살라국은 둘레가 육천여 리다. 산과 재가 지경을 두르고 숲과 늪이 잇달아 이어진다. 나라의 큰 도성은 둘레가 사십여 리다. 흙이 기름지고 땅의 이로움이 잘 자라고 성하다. 고을과 마을이 서로 바라보고 인가가 넉넉하고 실하다. 그 몸이 크고 그 낯빛이 검다. 풍속이 굳세고 사나우며 사람의 성품이 용맹하고 매섭다. 삿된 것과 바른 것을 아울러 믿고 배움과 재예가 높고 밝다. 왕은 찰제리인데 부처의 가르침을 높이 공경하고 어짊과 자애가 깊고 멀다. 절이 백여요 승려가 만 명에 조금 못 미치는데 모두 대승의 법과 가르침을 익혀 배운다. 하늘신 사당가 칠십여요 외도가 섞여 산다.

2용맹과 제바 — 바리의 물과 바늘 하나

城南不遠有故伽藍,傍有窣堵波,無憂王之所建也。昔者,如來曾於此處現大神通,摧伏外道。後龍猛菩薩止此伽藍。時此國王號娑多婆訶,珍敬龍猛,周衛門廬。時提婆菩薩自執師子國來求論義,謂門者曰:「幸為通謁。」時門者遂為白。龍猛雅知其名,盛滿缽水,命弟子曰:「汝持是水,示彼提婆。」提婆見水,默而投針。弟子持缽,懷疑而返。龍猛曰:「彼何辭乎?」對曰:「默無所說,但投針於水而已。」龍猛曰:「智矣哉,若人也!知幾其人,察微亞聖,盛德若此,宜速命入。」對曰:「何謂也?無言妙辯,其在是歟?」曰:「夫水也者,隨器方圓,逐物清濁,彌滿無間,澄湛莫測。滿而示之,比我學之智周也,彼乃投針,遂窮其極。此非常人,宜速召進。」而龍猛風範懍然肅物,言談者皆伏抑首。提婆素挹風徽,久希請益,方欲受業,先騁機神,雅懼威嚴,升堂僻坐,為玄永日,辭義清高。龍猛曰:「後學冠世,妙辯光前,我惟衰耄,遇斯俊彥,誠乃寫瓶有寄,傳燈不絕,法教弘揚,伊人是賴。幸能前席,雅談玄奧。」提婆聞命,心獨自負,將開義府,先遊辯囿,提振辭端,仰視質義。忽睹威顏,忘言杜口,避坐引責,遂請受業。龍猛曰:「復坐,今半授子至真妙理,法王誠教。」提婆五體投地,一心歸命,曰:「而今而後,敢聞命矣。」

성 남쪽 멀지 않은 데 옛 절이 있고 곁에 탑이 있으니 무우왕이 세운 것이다. 옛날 여래가 일찍이 이곳에서 큰 신통을 나타내어 외도를 꺾어 엎드리게 하셨다. 뒤에 용맹보살이 이 절에 머물렀다. 그때 이 나라 왕은 이름을 사다바하라 하였는데, 용맹을 진귀히 공경하여 문과 집을 둘러 지켰다. 그때 제바보살이 집사자국에서 와서 논의하기를 구하며 문지기에게 이르기를 「부디 뵙기를 통해 주시오」 하니, 그때 문지기가 마침내 아뢰었다. 용맹이 그 이름을 익히 알아 바리에 물을 가득 채우고 제자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너는 이 물을 가지고 가서 저 제바에게 보이라」 하였다. 제바가 물을 보고 잠잠히 바늘을 던졌다. 제자가 바리를 들고 의심을 품고 돌아왔다. 용맹이 이르기를 「저가 무슨 말을 하더냐」 하니, 대답하기를 「잠잠히 말하는 바 없이 다만 바늘을 물에 던졌을 뿐입니다」 하였다. 용맹이 이르기를 「슬기롭구나, 그 사람이여. 기미를 아는 사람이요 은미한 것을 살피는 성인 버금이다. 성한 덕이 이와 같으니 마땅히 빨리 들라 하라」 하였다. 대답하기를 「무슨 뜻입니까. 말 없는 묘한 말재주가 여기 있습니까」 하니, 이르기를 「무릇 물이란 그릇을 따라 모나고 둥글며 사물을 좇아 맑고 흐리다. 가득 차 틈이 없고 맑고 깊어 헤아릴 수 없다. 가득 채워 보인 것은 내 배움의 지혜가 두루 함에 견준 것이요, 저가 이에 바늘을 던졌으니 마침내 그 끝을 궁구한 것이다. 이는 예사 사람이 아니니 마땅히 빨리 불러들이라」 하였다. 그런데 용맹의 기풍과 법도가 늠름하여 사물을 엄숙하게 하매, 말을 하는 이가 다 엎드려 머리를 숙였다. 제바는 본디 그 기풍과 아름다움을 사모하여 오래 가르침 받기를 바랐으므로, 바야흐로 업을 받으려 하면서도 먼저 기미와 정신을 달렸다. 아정히 그 위엄을 두려워하여 마루에 올라 한쪽에 비껴 앉아, 온종일 그윽한 이야기를 하니 말과 뜻이 맑고 높았다. 용맹이 이르기를 「뒤에 배우는 이가 세상에 으뜸이요 묘한 말재주가 앞선 이를 빛낸다. 나는 오직 늙고 삭았는데 이런 뛰어난 이를 만나니, 참으로 병을 기울여 옮길 데가 있고 등불을 전하여 끊이지 않겠다. 법의 가르침을 넓혀 드날리는 것은 이 사람에게 기댈 일이다. 부디 자리를 앞으로 옮겨 그윽하고 깊은 것을 아정히 이야기하라」 하였다. 제바가 명을 듣고 마음으로 홀로 자부하여, 장차 뜻의 곳간을 열려고 먼저 말재주의 동산에 노닐며 말끝을 떨쳐 들고 우러러보며 뜻을 따졌다. 그러다 홀연히 위엄 있는 얼굴을 보고 말을 잊고 입을 막았으며, 자리를 피해 스스로 꾸짖고 마침내 업 받기를 청하였다. 용맹이 이르기를 「다시 앉으라. 이제 지극히 참되고 묘한 이치와 법왕의 참된 가르침을 그대에게 반쯤 주겠다」 하였다. 제바가 온몸을 땅에 던지고 한마음으로 목숨을 돌려 이르기를 「이제부터 뒤로 감히 명을 듣겠습니다」 하였다.

협주 1

唐言引正。

당나라 말로는 인정이다.

3용맹이 목을 준 자리

龍猛菩薩善閑藥術,餐餌養生,壽年數百,志貌不衰,引正王既得妙藥,壽亦數百。王有稚子,謂其母曰:「如我何時得嗣王位?」母曰:「以今觀之,未有期也。父王年壽已數百歲,子孫老終者蓋亦多矣。斯皆龍猛福力所加,藥術所致。菩薩寂滅,王必殂落。夫龍猛菩薩智慧弘遠,慈悲深厚,周給群有,身命若遺。汝宜往彼,試從乞頭,若遂此志,當果所願。」王子恭承母命,來至伽藍,門者驚懼,故得入焉。時龍猛菩薩方贊誦經行,忽見王子,佇而謂曰:「今夕何夕,降跡僧坊,若危若懼,疾驅來至?」對曰:「我承茲母餘論,語及行舍之士,以為含生寶命,經語格言,未有輕舍報身,施諸求欲。我慈母曰:『不然。十方善逝、三世如來,在昔發心,逮乎證果,勤求佛道,修習戒忍,或投身飼獸,或割肌救鴿,月光王施婆羅門頭,慈力王飲餓藥叉血,諸若此類,羌難備舉。求之先覺,何代無人?今龍猛菩薩篤斯高志。』我有所求,人頭為用,招募累歲,未之有舍。欲行暴劫殺,則罪累尤多,虐害無辜,穢德彰顯。唯菩薩修習聖道,遠期佛果,慈沾有識,惠及無邊,輕身若浮,視身如朽,不違本願,垂允所求!」龍猛曰:「俞,誠哉是言也!我求佛聖果,我學佛能舍,是身如響,是身如泡,流轉四生,去來六趣,宿契弘誓,不違物欲。然王子,有一不可者,其將若何?我身既終,汝父亦喪,顧斯為意,誰能濟之?」龍猛徘徊顧視,求所絕命,以幹茅葉自刎其頸,若利劍斷割,身首異處。王子見已,驚奔而去。門者上白,具陳始末,王聞哀感,果亦命終。

용맹보살은 약술에 밝고 익숙하여 먹고 마셔 삶을 기르매 나이가 수백이 되어도 뜻과 모습이 쇠하지 않았고, 인정왕도 묘한 약을 얻어 나이가 또한 수백이었다. 왕에게 어린 아들이 있어 그 어머니에게 이르기를 「나 같은 이는 어느 때 왕위를 이을 수 있겠습니까」 하니, 어머니가 이르기를 「이제 보건대 기약이 없다. 아버지 왕의 나이가 이미 수백 살이요 자손으로 늙어 죽은 이도 아마 많을 것이다. 이는 다 용맹의 복의 힘이 더한 바요 약술이 이룬 바다. 보살이 고요히 사라지면 왕도 반드시 돌아가실 것이다. 무릇 용맹보살은 지혜가 넓고 멀며 자비가 깊고 두터워 뭇 있는 것에 두루 주고 몸과 목숨을 버린 것같이 여긴다. 너는 마땅히 저리 가서 시험 삼아 머리를 빌어 보라. 이 뜻을 이루면 마땅히 바라던 바를 얻으리라」 하였다. 왕자가 어머니의 명을 공손히 받들어 절에 이르니 문지기가 놀라 두려워하여 그로 말미암아 들어갈 수 있었다. 그때 용맹보살이 바야흐로 기려 외며 거닐다가 홀연히 왕자를 보고 우두커니 서서 이르기를 「오늘 저녁이 어떤 저녁이기에 승방에 자취를 내렸는가. 위태로운 듯 두려운 듯 빨리 달려 이르렀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제가 어머니의 남은 말씀을 이었는데, 말이 몸을 버리는 선비에 미쳤습니다. 산 것이 목숨을 보배로 여긴다는 것은 경의 말씀이요 격언이라, 갚음의 몸을 가벼이 버려 구하는 이에게 주는 일이 있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제 자애로운 어머니가 이르시기를 『그렇지 않다. 시방의 잘 가신 이와 삼세의 여래가 옛날 마음을 내어 열매를 증득하기까지, 부지런히 부처의 도를 구하고 계와 참음을 닦고 익히되, 더러는 몸을 던져 짐승을 먹이고 더러는 살을 베어 비둘기를 구하였다. 월광왕은 바라문에게 머리를 주었고 자력왕은 굶주린 야차에게 피를 마시게 하였으니, 이 같은 무리를 다 들기 어렵다. 앞서 깨달은 이를 구하면 어느 시대엔들 사람이 없겠느냐. 이제 용맹보살이 이 높은 뜻에 도탑다』 하셨습니다. 제가 구하는 바가 있어 사람의 머리를 쓰려고 여러 해 불러 모았으나 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사납게 겁박하여 죽이려 하면 죄가 더욱 많고, 죄 없는 이를 모질게 해치면 더러운 덕이 드러납니다. 오직 보살께서는 거룩한 도를 닦고 익혀 멀리 부처의 열매를 기약하시며, 자애가 뜻 있는 것에 젖고 은혜가 가없는 데 미치며, 몸을 뜬 것같이 가벼이 여기고 몸 보기를 썩은 것같이 하시니, 본디 원을 어기지 마시고 구하는 바를 들어 주소서」 하였다. 용맹이 이르기를 「그렇다. 참되도다, 이 말이여. 나는 부처의 거룩한 열매를 구하고 나는 부처가 버릴 줄 아신 것을 배운다. 이 몸은 울림 같고 이 몸은 거품 같아 네 가지 남을 굴러 흐르고 여섯 갈래를 오간다. 지난날 맺은 넓은 서원이 있으니 사물의 바람을 어기지 않겠다. 그러나 왕자여, 한 가지 안 될 것이 있으니 장차 어찌하겠는가. 내 몸이 이미 마치면 네 아버지도 돌아가실 것이다. 이를 돌아보아 생각하면 누가 건질 수 있겠는가」 하였다. 용맹이 서성이며 둘러보아 목숨을 끊을 것을 구하다가, 마른 띠 잎으로 스스로 그 목을 베니 날카로운 칼로 끊는 듯하여 몸과 머리가 자리를 달리하였다. 왕자가 보고 놀라 달아났다. 문지기가 올라가 아뢰며 처음과 끝을 갖추어 아뢰니, 왕이 듣고 슬퍼 느껴 과연 또한 목숨을 마쳤다.

4바위를 뚫어 지은 다섯 층 절

國西南三百餘里至跋邏末羅耆厘山,岌然特起,峰巖峭險,既無崖谷,宛如全石。引正王為龍猛菩薩鑿此山中,建立伽藍。去山十數里,鑿開孔道,當其山下,仰鑿疏石。其中則長廊步檐,崇臺重閣。閣有五層,層有四院,並建精舍,各鑄金像,量等佛身,妙窮工思。自餘莊嚴,唯飾金寶。從山高峰臨註飛泉,周流重閣,交帶廊廡,疏寮外穴,明燭中宇。初,引正王建此伽藍也,人力疲竭,府庫空虛,功猶未半,心甚憂戚。龍猛謂曰:「大王何故若有憂負?」王曰:「輒運大心,敢樹勝福,期之永固,待至慈氏。功績未成,財用已竭,每懷此恨,坐而待旦。」龍猛曰:「勿憂。崇福勝善,其利不窮,有興弘願,無憂不濟。今日還宮,當極歡樂,後晨出遊,歷覽山野,已而至此,平議營建。」王既受誨,奉以周旋。龍猛菩薩以神妙藥,滴諸大石,並變為金。王遊見金,心口相賀,回駕至龍猛所曰:「今日畋遊,神鬼所惑,山林之中,時見金聚。」龍猛曰:「非鬼惑也,至誠所感,故有此金。宜時取用,濟成勝業。」遂以營建,功畢有餘。於是五層之中,各鑄四大金像,餘尚盈積,充諸帑藏。招集千僧,居中禮誦。龍猛菩薩以釋迦佛所宣教法,及諸菩薩所演述論,鳩集部別,藏在其中。故上第一層惟置佛像及諸經論,下第五層居止凈人、資產、什物,中間三層僧徒所舍。聞諸先志曰:引正王營建已畢,計工人所食鹽價,用九拘胝金錢。其後僧徒忿諍,就王平議。時諸凈人更相謂曰:「僧徒諍起,言議相乖,兇人伺隙,毀壞伽藍。」於是重關反拒,以擯僧徒。自爾以來,無復僧眾。遠矚山巖,莫知門徑。時引善醫方者入中療疾,蒙面入出,不識其路。

나라 서남쪽 삼백여 리에 발라말라기리산에 이르니 우뚝 유난히 솟았다. 봉우리와 바위가 가파르고 험하며 벼랑과 골짜기가 없어 완연히 통돌 같다. 인정왕이 용맹보살을 위해 이 산 가운데를 뚫어 절을 세웠다. 산에서 십수 리 떨어진 데서 구멍 길을 뚫어 열고, 그 산 아래에 이르러 우러러 돌을 뚫어 텄다. 그 안에는 긴 회랑과 걸어 다니는 처마와 높은 대와 겹다락이 있다. 다락이 다섯 층이요 층마다 뜰이 넷인데 다 정사를 세우고 저마다 금 상을 부어 만들었으니 크기가 부처의 몸과 같고 묘하기가 솜씨와 생각을 다하였다. 그 나머지 엄정한 꾸밈은 오직 금과 보배로만 꾸몄다. 산 높은 봉우리에서 나는 샘을 쏟아 내려 겹다락을 두루 흐르고 행랑에 띠처럼 얽히게 하며, 성긴 창을 밖으로 뚫어 밝게 안을 비추게 하였다. 처음에 인정왕이 이 절을 세울 때 사람의 힘이 다하고 곳간이 비었는데 공이 아직 반도 못 되매 마음이 몹시 근심스러웠다. 용맹이 이르기를 「대왕은 무슨 까닭으로 근심을 진 듯합니까」 하니, 왕이 이르기를 「문득 큰 마음을 부려 감히 뛰어난 복을 심고 길이 굳기를 기약하여 자씨가 오실 때까지 기다리려 하였는데, 공적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재물과 쓸 것이 이미 다하였습니다. 늘 이 한을 품고 앉아 아침을 기다립니다」 하였다. 용맹이 이르기를 「근심하지 마소서. 복을 높이고 착함을 뛰어나게 하면 그 이로움이 다함이 없고, 넓은 원을 일으키면 건지지 못할 근심이 없습니다. 오늘 궁에 돌아가 마음껏 즐기시고, 뒷날 아침에 나가 노닐며 산과 들을 두루 보시다가 이윽고 여기 이르러 세울 일을 고르게 의논하십시다」 하였다. 왕이 가르침을 받아 받들어 두루 하였다. 용맹보살이 신묘한 약으로 여러 큰 돌에 떨어뜨리니 다 금으로 바뀌었다. 왕이 노닐다 금을 보고 마음과 입으로 서로 하례하며, 수레를 돌려 용맹에게 이르러 이르기를 「오늘 사냥하며 노닐다가 귀신에게 홀렸는지 산과 숲 가운데 때때로 금 무더기가 보였습니다」 하니, 용맹이 이르기를 「귀신에게 홀린 것이 아닙니다. 지극한 정성이 감응한 바이므로 이 금이 있습니다. 마땅히 때맞추어 가져다 써서 뛰어난 업을 이루소서」 하였다. 마침내 그것으로 세우니 공을 마치고도 남았다. 이에 다섯 층 안에 각각 큰 금 상 넷을 부어 만들었는데도 남은 것이 아직 쌓여 곳간을 채웠다. 천 승려를 불러 모아 그 안에 살며 예를 올리고 외게 하였다. 용맹보살이 석가 부처가 펴신 가르침과 법과 여러 보살이 펴 지은 논을 모아 갈래로 나누어 그 안에 곳간으로 두었다. 그러므로 위 첫째 층에는 오직 부처의 상과 여러 경과 논을 두고, 아래 다섯째 층에는 정인과 자산과 세간 살림을 두었으며, 가운데 세 층은 승려가 사는 데다. 앞선 기록에서 들으니 이르기를, 인정왕이 세우기를 마치고 일한 사람이 먹은 소금값을 헤아리니 아홉 구지 금전을 썼다 한다. 그 뒤에 승려가 성내어 다투어 왕에게 나아가 고르게 의논하였다. 그때 여러 정인이 다시 서로 이르기를 「승려의 다툼이 일어 말과 의논이 어긋나니, 흉악한 사람이 틈을 엿보아 절을 헐어 무너뜨릴 것이다」 하고, 이에 겹문을 거꾸로 막아 승려를 물리쳤다. 그때부터 뒤로 다시 승려가 없다. 멀리 산과 바위를 바라보아도 문의 길을 알 수 없다. 때때로 의술을 잘하는 이를 끌어들여 그 안에 들어가 병을 고치게 하는데, 얼굴을 가리고 들고 나므로 그 길을 알지 못한다.

협주 2

唐言黑蜂。

당나라 말로는 검은 벌이다.

拘胝者,唐言億。

구지란 당나라 말로 억이다.

從此大林中南行九百餘里,至案達羅國。

여기서 큰 숲으로 남쪽으로 구백여 리를 가면 안달라국에 이른다.

협주 1

南印度境。

남인도 경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