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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국商彌國

대당서역기 大唐西域記 · 현장(玄奘) 지음 · 변기(辯機) 엮음 · 646년 (당 정관 20) · 단락 5 · 한자 442자 · 낭독 1.8분

「대당서역기」 제12권 「상미국」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현장이 열일곱 해 동안 서역과 인도 백서른여덟 나라를 밟고 돌아와 당 태종에게 올린 기록. 서유기의 밑감이 된 책이되, 여기에는 요괴가 아니라 나라마다의 둘레와 기후와 말과 믿음이 적혀 있다. 법현보다 이백 년 뒤, 혜초보다 팔십 년 앞선 길이다.

商彌國周二千五六百里。山川相間,堆阜高下。穀稼備植,菽麥彌豐,多蒲萄。出雌黃,鑿崖析石,然後得之。山神暴惡,屢為災害,祀祭後入,平吉往來。若不祈禱,風雹奮發。氣序寒,風俗急。人性淳質,俗無禮義,智謀寡狹,伎能淺薄。文字同睹貨邏國,語言別異。多衣氈褐。其王釋種也,崇重佛法,國人從化,莫不淳信。伽藍二所,僧徒寡少。

상미국은 둘레가 이천오륙백 리다. 산과 내가 서로 섞이고 언덕이 높고 낮다. 곡식을 갖추어 심고 콩과 보리가 더욱 넉넉하며 포도가 많다. 자황이 나는데 벼랑을 쪼고 돌을 쪼갠 뒤에야 얻는다. 산신이 사납고 악하여 여러 번 재앙과 해를 끼치므로, 제사한 뒤에 들면 평안하고 길하게 오간다. 만일 빌지 않으면 바람과 우박이 떨쳐 일어난다. 기후가 차고 풍속이 급하다. 사람의 성품이 순박하고 질박하나 풍속에 예와 의리가 없고, 지혜와 꾀가 적고 좁으며 재주와 능함이 얕고 엷다. 글자는 도화라국과 같으나 말이 다르다. 흔히 털옷과 거친 베옷을 입는다. 그 왕은 석가의 겨레인데 불법을 높이 무겁게 여기매 나라 사람이 교화를 좇아 순수히 믿지 않는 이가 없다. 절이 둘이요 승려가 적다.

2파미라 내

國境東北,逾山越谷,經危履險,行七百餘里,至波謎羅川。東西千餘里,南北百餘里,狹隘之處不逾十里。據兩雪山間,故寒風淒勁,春夏飛雪,晝夜飄風。地堿鹵,多礫石,播植不滋,草木稀少,遂致空荒,絕無人止。

나라 지경 동북쪽으로 산을 넘고 골짜기를 지나 위태로움을 겪고 험한 데를 밟아 칠백여 리를 가면 파미라 내에 이른다. 동서가 천여 리요 남북이 백여 리며 좁은 데는 십 리를 넘지 않는다. 두 설산 사이에 자리하였으므로 찬바람이 쓸쓸하고 굳세며, 봄과 여름에도 눈이 날리고 밤낮으로 바람이 나부낀다. 땅이 짜고 자갈이 많아 심어도 자라지 않고 풀과 나무가 드물고 적어, 마침내 비고 거칠어져 머무는 사람이 아주 없다.

3큰 용의 못 — 물이 갈려 동서로 흐르는 데

波謎羅川中有大龍池,東西三百餘里,南北五十餘里,據大蔥嶺內,當贍部洲中,其地最高也。水乃澄清皎鏡,莫測其深,色帶青黑,味甚甘美。潛居則鮫、螭、魚、龍、黿、鼉、龜、鱉,浮遊乃鴛鴦、鴻雁、駕鵝、鹔、鴇。諸鳥大卵,遺荒野,或草澤間,或沙渚上。池西派一大流,西至達摩悉鐵帝國東界,與縛芻河合而西流,故此已右,水皆西流。池東派一大流,東北至佉沙國西界,與徙多河合而東流,故此已左,水皆東流。

파미라 내 가운데 큰 용의 못이 있으니 동서가 삼백여 리요 남북이 오십여 리다. 큰 총령 안에 자리하여 섬부주 가운데 그 땅이 가장 높다. 물이 맑고 깨끗하여 밝은 거울 같고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으며, 빛깔이 푸르고 검은빛을 띠고 맛이 매우 달고 좋다. 잠겨 사는 것은 상어와 이무기와 물고기와 용과 자라와 악어와 거북과 남생이요, 떠 노니는 것은 원앙과 기러기와 오리와 도요와 능에다. 여러 새의 큰 알이 거친 들에 남으니, 더러는 풀과 못 사이요 더러는 모래섬 위다. 못 서쪽에서 큰 흐름 하나가 갈려 서쪽으로 달마실철제국 동쪽 지경에 이르러 박추하와 합쳐 서쪽으로 흐른다. 그러므로 여기서 오른쪽은 물이 다 서쪽으로 흐른다. 못 동쪽에서 큰 흐름 하나가 갈려 동북쪽으로 거사국 서쪽 지경에 이르러 사다하와 합쳐 동쪽으로 흐른다. 그러므로 여기서 왼쪽은 물이 다 동쪽으로 흐른다.

4발로라국

波謎羅川南,越山有缽露羅國,多金銀,金色如火。

파미라 내 남쪽으로 산을 넘으면 발로라국이 있으니 금과 은이 많고 금빛이 불 같다.

自此川中東南,登山履險,路無人裏,唯多冰雪。行五百餘里,至朅盤陁國。

여기서 내 가운데 동남쪽으로 산에 올라 험한 데를 밟는데, 길에 사람 사는 마을이 없고 오직 얼음과 눈만 많다. 오백여 리를 가면 갈반타국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