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龜茲
「양서 제이전」 한 권 「구자」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남조 양나라가 본 서른여섯 나라. 무령왕이 「다시 강국이 되었다」고 알린 표문, 신라가 처음 제 이름으로 등장하는 기록, 부처의 머리카락과 아육왕탑 이야기, 그리고 부상국·여인국 같은 바다 끝 전설까지 — 남해에서 서역까지 가장 폭넓은 제이전이다.
1구자
龜茲者,西域之舊國也。後漢光武時,其王名弘,爲莎車王賢所殺,滅其族。賢使其子則羅爲龜茲王,國人又殺則羅。匈奴立龜茲貴人身毒爲王,由是屬匈奴。然龜茲在漢世常爲大國,所都曰延城。魏文帝初卽位,遣使貢獻。晉太康中,遣子入侍。太元七年,秦主苻堅遣將呂光伐西域。至龜茲,龜茲王帛純載寶出奔,光入其城。城有三重,外城與長安城等,室屋壯麗,飾以琅玕金玉。光立帛純弟震爲王而歸,自此與中國絕不通。普通二年,王尼瑞摩珠那勝遣使奉表貢獻。
구자(龜茲)는 서역의 옛 나라다. 후한 광무제 때 그 왕 홍(弘)이 사차왕 현에게 살해되어 그 족속이 멸했다. 현이 아들 칙라를 구자왕으로 삼았는데 나라 사람들이 또 칙라를 죽이니, 흉노가 구자 귀인 신독을 세워 왕으로 삼으매 이로부터 흉노에 속했다. 그러나 구자는 한나라 시대에 늘 큰 나라였으니 도읍을 연성(延城)이라 한다. 위 문제가 즉위하자 사신을 보내 공물을 바쳤다. 진 태강 연간에 아들을 보내 입시시켰다. 태원 칠년에 진왕 부견이 장수 여광을 보내 서역을 쳤다. 구자에 이르니 구자왕 백순이 보물을 싣고 달아나매 광이 그 성에 들어갔다. 성이 세 겹인데 바깥 성은 장안성과 맞먹고 집들이 장려하며 낭간과 금옥으로 꾸몄다. 광이 백순의 아우 진(震)을 왕으로 세우고 돌아가니, 이로부터 중국과 끊겨 통하지 않았다. 보통 이년에 왕 니서마주나승이 사신을 보내 표를 받들고 공물을 바쳤다.